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356화 (356/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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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클라스

일단 시작은 광역 스킬 무효화. 수면 네 방.

네 명이 쓰러지기도 전에 블링크, 그리고 수면 걸린 반대쪽 군인 하나의 목을 그대로 찍었다.

"크억…."

죽진 않았다. 바로 죽지는 않게 힘 조절을 했으니까.

남아있는 다섯 놈 중에서 몇 놈이 소리를 듣고 돌아본 것 같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뭉쳐있는 놈들. 아무 의미 없다.

스스로 제약을 거는 게 너무 많다. 총도 못 쏘고 광역 스킬도 못 쓴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가장 무서운 스킬은 그거다. 번개 파동과 얼음 회오리.

둘 다 즉발기고 내가 블링크를 쓰기도 전에 나를 맞출 수 있는 스킬.

하지만 이놈들은 동료가 옆에 있으므로 쓸 수 없다. 게다가 이 여자들도 있잖아.

무엇보다 내가 저런 놈들이라면 그런 광역 스킬 있는 놈들을 팀으로 받을 것 같지가 않다.

그리고 광역 스킬 무효화.

이것도 걱정 없다. 같은 편의 방어 버프까지 다 풀어버릴 거잖아. 솔직히 이놈들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총이 가지고 있는 공포감? 그래 그건 안다. 하지만 정말 쓸모없다.

내가 봤을 때는 시대에 뒤떨어진 멍청이들로 보인다.

이런 놈들 열 명을 쓰느니 차라리 스킬 몰빵한 실력자 두 명 정도가 더 낫지.

게다가 투명도 못 쓸 거다. 적뿐만 아니라 아군에게도 안 보이잖아.

할 수 없는 것들을 열거하면 끝도 없다.

보호막도 못 쓸 거다. 보호막 안쪽에서 총을 발사하면 보호막을 뚫지 못하잖아?

보호막 모양을 잘 성형하면 되나? 하긴, 그건 가능하겠네.

어쨌든 병신 머저리들로밖에 안 보인다. 대체 왜 저런 놈들이 왜 필요한지 모를 정도로.

이놈들이 어떤 상대를 상정하고 이런 호위 부대를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약점투성이다.

빈틈이 너무 많아 어디를 찔러야 할지 고민이 될 정도의 놈들.

아니…. 너무 빈틈이 커서 함정처럼 보일 지경.

투칵 투칵 투칵

탐지는 있나 보네. 정확하게 내 쪽을 향해 공기총을 쏘는 녀석들.

그렇게 혹평을 해서 그런가? 약간 방심했네. 분명 블링크를 썼는데 허벅지 쪽에 불타는 듯한 통증이 났다.

아니 방심했다기보단 저놈들의 반응이 그렇게 빠를 줄 몰랐다고 해야 하나?

아니지. 그게 방심이지. 아무튼.

허벅지가 다친 건 별걱정은 안된다.

어차피 난 이동하는 데 다리를 쓰지 않잖아. 블링크로 최대한 멀리 떨어진 다음 사각에 숨어 포션을 하나 빠르게 마셨다.

통증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잠시 기다린다.

탐지 쓰고 있는 놈들. 마스터면 20초. 투명화를 쓰고 있는 나를 잡으려면 탐지는 계속 써야 한다.

이대로 가만히 있기만 해도 똥줄이 타는 것은 녀석들.

총소리를 듣고 방문이 빼꼼 열린다. 슬쩍 보이는 김유리의 얼굴.

바로 블링크로 거리를 좁힌 다음 거리 조절을 잘 해서 광역 스킬 무효화를 뿌리고 김유리를 매혹했다.

머리 위에 시간이 뜨는 것을 확인하고 바로 그녀의 옆으로 다시 블링크 해서 작게 속삭였다.

"호위들을 이쪽으로 모이게 해. 그리고 죽여."

그리고 다시 블링크. 호위들의 반대쪽으로 빠르게 연속해서 움직인다.

블링크는 개 사기야. 대체 이걸 뭐로 잡을 건데?

"전원 VVIP 방 앞을 호위한다!"

남은 다섯이 그 지시를 받고 방문 앞으로 진형을 짜며 모였고, 그렇게 그들의 등 뒤에 있던 김유리는 네 명에게 스킬을 썼다.

그대로 쓰러지는 거로 봐선 아마 기절인 거 같다. 수면일 수도 있고.

그렇게 네 명을 무력화시킨 김유리는 수납에서 대검 하나를 꺼내더니 마지막 남은 한 명의 목을 그었다.

자신의 호위 대상이 자기를 찍을 거라는 생각은 못 했는지 허무하게 당하고 빛이 되는 군인.

상황 종료. 실로 시시하기 짝이 없다.

그러니까 공기총 같은 걸 왜 쓰는 거야. 멍청이들인가?

"그만!"

방금 죽인 남자 외에도 자기가 기절시킨 네 명 중 하나를 죽이는 김유리.

내가 죽이라고 해서 그렇구나. 암튼 그녀를 멈추게 하고 나는 다시 외쳤다.

"최 상무를 제압해!"

방 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바로 다시 나왔다.

"제압했습니다."

거참. 겁나 빠르네. 일 처리 속도 보소.

나는 투명화를 풀었고 김유리는 나를 보더니 환하게 웃는다.

그래. 저게 없으면 허전하지. 자. 이제 정리를 할 차례인데.

"이 여자들. 왜 깨어나지 않지?"

광역 스킬 무효화를 맞았는데도 일어나질 않는다. 스킬로 이렇게 된 건 아니라는 소리.

"약물로 재워져 있습니다. 앞으로 24시간 정도는 더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하…. 그래. 확실하네. 대단해.

"아까 그 우수 뭐시기 열 명. 못 오게 할 수 있어?"

"가능합니다."

"그럼 오지 말라고 해."

"네."

대답한 김유리는 바로 잠자고 있는 군인에게 다가가 무전기를 들더니 오지 말라고 지시를 내린다.

"됐습니다."

좋아. 그럼 일단 됐고.

이제는 여기를 정리해야지.

넘쳐나는 코인 창고. 하아. 정말…. 나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야.

"이 여자들. 약물로 재워져 있다고? 이 한 여자당 50만 코인이 들어있는 거 맞나?"

"네. 맞습니다."

"20명이니까 천만?"

"네."

"미쳤네. 어디서 이런 코인이 났지?"

"중국입니다."

"뭐?"

의외의 대답에 잠깐 생각이 멈췄다.

"짱개?"

"네."

"하아. 좀 더 자세히 설명해봐."

"어떤 걸 말씀입니까?"

"이 여자들. 중국. 이거에 대해서 니가 알고 있는 거 전부다."

내 말을 들은 김유리는 천천히 말을 시작한다.

"중국에 흑해방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첫 한마디만 듣고 나는 풉하고 웃을 뻔했다.

씨발. 짱개 놈들은 왜 이름이 저 모양이야. 내가 웃자 김유리는 잠시 말을 멈췄고 나는 계속하라는 손짓을 했다.

"세상이 이렇게 된 다음 중국에서 강한 세력을 갖게 된 조직입니다. 이 여자들은 그곳에 주문하면 오는 여자들입니다. 원하는 코인 양을 말하고 인원수를 말하면 거기에 맞춰서 이렇게 배달해줍니다. 보통은 외국에…."

"잠깐. 너 스킬 뭐냐?"

나는 VVIP 방 안에 쓰러져있는 최 상무를 보고 물었다.

"기절, 탐지, 수납, 추적입니다."

"추적?"

"네."

"왜지?"

"최 상무님이 어디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잠깐. 그럼 넌 벙커 위치를 알겠네?"

"네."

"니 전임이었던 최 팀장은 벙커 위치 모르는 거 아니었어?"

"최 팀장은 벙커의 위치를 알 수 있는 등급이 아니었습니다."

"하…. 니가 특별한 거냐? 아니면 최 팀장이 무능한 거냐?"

"저는 비서실 출신이어서 어쩔 수 없이 추적을……."

"알겠고. 그럼 스킬 네 개야?"

"네."

"존나 이해 안가네. 투명도 없고 비행도 없고, 나는 너희들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최 상무랑 이놈들은 기절 당했다는 거지.

고민이네. 일단 사람이 너무 많다. 적당히 네 개로 추려야 하는데.

왜 여자를 알몸으로 이렇게 놓은 거야. 아. 피곤해 정말.

"이 여자들. 안 죽냐?"

"아직 죽으려면 시간이 남았습니다."

후우. 귀찮네. 약물로 재웠다고? 이 추운 날씨에 그래서 이렇게 홀딱 벗기고 옮기고?

언제 죽어도 이상하진 않겠네. 정말 세상엔 미친놈들 투성이야. 나는 상대도 안 되네.

남자 군인 중에 가장 키와 덩치가 가장 작은 네 명을 골라 입고 있는 옷만 빼고 모두 다 무장해제 했다.

그런 다음 테이프 질. 눈과 입도 꼼꼼하게 가리고 팔과 다리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둘둘 감는다.

"계속 말해. 그래서 그 짱개 놈들이 이 여자들을 여기로 보내줬다고?"

"아니요. 인천항까지 배달해줍니다. 거기에서 저희가 인수 받아서 가져오고요."

여자의 말을 들으며 다른 녀석들을 하나씩 끌고 와 덩치 작은 네놈 위에 포개 놨다.

그리고 목을 내리찍었고 바로 뒤로 물러섰다.

하나씩 죽어가며 덩치 작은놈들에게 코인이 빨려 들어간다. 좋아. 이건 됐고.

"아니 그럼 그놈들은 이런 여자들을 어떻게 만들지? 천만 코인이잖아? 인구로 따지면 2만 명이라고."

"아시다시피. 중국에는 인구가 많습니다."

담담한 말투가 소름 돋는다. 그래. 그건 나도 알지. 그건 나도 아는데…. 아. 정말 짱개 새끼들은 상상을 초월하는구나.

이번엔 여자들을 하나씩 끌고 와서 남자들 위에 올려놓는다.

약에 잠든 알몸의 여자들. 사람처럼 보이질 않는다. 안색도 그렇고 몸 상태도 그렇고…. 그냥 무슨 악취미적인 인형 같다.

바로바로 죽여서 코인을 먹인다. 여자 스무명. 남자 하나당 다섯 명씩.

"근데. 이해가 안 간다. 왜 천만 코인이나 여기에 보냈지? 그 대가는 뭐야? 설마 식량? 짱개놈들이 그 넓은 땅에서 식량이 모자라 코인을 주고 식량을 사진 않을 텐데."

여자들이 하나하나 줄어들고 마지막 네 명이 남았다.

"문화재랑 미술품들입니다."

"문화재? 미술품?"

마지막 여자들을 남자 위에 하나씩 올려놓은 나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네."

환하게 터지는 빛.

벙커 안에는 이제 최 상무와 김유리. 그리고 나와 꽁꽁 묶인 네 명의 덩치 작은 남자만 남게 되었다.

남자 하나당 250만 코인씩 들어있는 코인 지갑.

불쌍한 놈들. 자신들이 그런 운명이 될 거라는 걸 알았을까?

"그 미친놈들은 세상이 이렇게 됐는데 그딴 거에 욕심을 낸다고? 그래서 그런 걸 받고 사람 2만 명 목숨값이랑 같은 코인을 보내고?”

“네.”

하여간, 씨발 짱개들. 지들 문화재는 지들 손으로 다 때려 부수고 남의 거는 드럽게 노려요.

븅신같은 것들.

하긴, 짱개 새끼들이 그러는 게 하루 이틀이냐.

음…. 다됐나? 아차. 생각해보니 아직 위에 있는 차에 기사 놈이 남아있겠네.

"너. 엘리베이터 타고 올라가면 차에 최 상무 기사 있을 거다. 죽이고 와라."

"네."

김유리가 올라갔고, 나는 최 상무에게 갔다.

김유리의 기절을 맞고 쓰러져 있는 녀석. 바지는 챙겨 입었지만, 옷은 엉망으로 구겨져서 바지춤에 넣어져 있다.

그 짧은 시간을 못 참아서 섹스나 하려 하고. 하여간 이 새끼도 정상은 아냐.

테이프로 잘 묶어서 방 밖으로 끌고 나왔다.

덩치가 제법 있어서 끌고 나오기 조금 짜증이 난다. 그냥 죽일까? 사실 죽여도 크게 상관은 없는데.

따로 얻어 낼 정보가 있나? 김유리 저 여자만 해도 어지간한 건 다 알고 있을 거 같은데.

혹시 모르니까 일단 데리고는 간다. 괜히 죽였다가 후회하는 것보단 낫지.

탐지를 살펴보니 위에 있던 기척이 사라졌고, 김유리의 기척이 내려오고 있다.

생각보다 깔끔하게 마무리됐어. 이젠 이걸 끌고 집까지 가는 게 일이네.

"다녀왔습니다."

눈 하나 깜짝 않고 담담한 표정을 짓는 여자.

확실히 최 상무 놈이 홀딱 반할 외모긴 하다. 쿨뷰티라고 해야 하나? 차갑고 도도한 미녀?

근데 내 눈에는 민희가 더 낫다. 그거야 뭐 내 주관적인 견해니 그렇다고 치고.

"너. 니가 타고 온 승합차 있지?"

"네."

항상 이 녀석이 타고 다니던 승합차. 저번에 천안 갈 때 봤었지.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디 있지?"

"벙커 밖에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 없던데."

"이쪽 출구가 아닙니다."

"그래? 어디 있는 데?"

"이쪽입니다."

나를 데리고 엘리베이터 반대쪽으로 가는 여자.

그쪽에는 커다란 화물 엘리베이터와 작은 엘리베이터가 하나 있었다.

"아. 이런 큰 게 있구나.“

청평에서는 못 봤던 거 같은데. 아니다. 거기도 있었나?

하긴 이 안에 짐이나 이런 걸 가져오려면 당연히 이정도 엘리베이터는 있어야겠지.

"구루마 같은 거 있냐?"

"있습니다. 가져올까요?"

"어. 가져와 봐."

그사이 나는 벙커 안에 있는 군인 놈들의 짐을 싹 다 수납 안에 넣었다. 언젠간 이것도 필요하겠지.

아. 펜스에 줄까? 쓸만할 텐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김유리가 구루마를 가져왔고, 나는 거기에 남자 하나를 실었다.

그렇게 지상으로 올라가니 승합차가 있었고, 나는 차 안에다가 남자를 밀어 넣었다.

최대한 덩치 작은 녀석들을 골랐는데도 네 명을 다 옮기고 나니 꽤 힘이 든다.

여자들이 제정신이었으면 매혹 걸고 알아서 움직이라고 하는데. 에휴. 이게 무슨 고생이야.

어쨌든 이제 마지막 하나만 남았다. 최 상무.

고민을 조금 해본다. 이 새끼는 어떻게 하지?

일단 녀석도 낑낑거리면서 차에 실었다. 어쨌든 여기에 둘 수는 없지.

"너 운전 할 줄 알지?"

"네."

"운전해. 길은 내가 알려줄 테니까."

어지간해서는 알아서 가게 해두고 나는 그사이 다른 일을 하고 싶지만, 뒤에 실려있는 코인이 천만이 넘는다.

함부로 따로 보냈다가 만에 하나 다른 놈들이 채가기라도 하면 골치 아프다. 번거로워도 내가 호위를 해야지.

천만 코인이면 이럴 만하잖아. 수원이 그렇게 먼 것도 아니고.

내가 혼자 썼던 본진 벙커까지 운전을 시키니 한 시간도 채 안 걸려서 도착했다.

김유리를 내리게 하고 벙커로 함께 들어가 방안에 가두고 문을 잠근다.

매혹을 위해 뚫어 놓은 창문으로 나를 보면서도 아무런 의혹을 품지 않는 얼굴.

매혹 시간은 2시간. 게다가 패시브의 영향으로 210퍼센트 증가했기에 지속시간은 6시간이 넘는다.

패시브 몇 번만 더 찍으면 무한 매혹도 가능하겠어.

하지만. 페이즈 아웃을 쓰면 풀리니 의미는 없지. 그래서 여기에 이렇게 가둬놓는 거고.

그렇게 차를 타고 나와서 이번엔 근처 아무 모텔을 들어가 최 상무를 욕조 안에 던져놨다.

어차피 묶여있으니 쟤는 저래도 상관없어. 그럼 됐고.

이제 코인 분배를 하러 가야지. 한 사람당 250만씩이라니…. 고맙다. 짱개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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