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348화 (348/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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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시리즈

팩토리.

주목적은 여기 오는 놈들을 차례차례 잡아 죽이는 것.

공산품을 신경 쓰고 식량으로 그걸 살 수 있는 녀석들이라면 어느 정도 먹고살 만한 녀석들이니 수익이 짭짤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건 맞았다. 짭짤했지. 아마 한참은 더 여기서 사냥할 수 있을 거야.

이건 이대로 간다. 문제없어.

대호 그리고 SG.

두 재벌가를 신경 쓴 이유. 그게 바로 SG 시티 때문이다.

58만 명이라는 압도적인 인구. 다 잡아 죽이기도 힘들뿐더러 아이까지 있는 곳.

여기를 내 손으로 치우기 힘들어서 이 쌩쑈를 하고 있던 거다.

서로 싸움을 붙이고 알아서 정리된 녀석들을 처리할 셈이었지.

SG 시티의 58만 명이 처음에 주어졌던 500코인만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2억 9천이라는 코인이 나왔을 테니까.

그런데 그게 아니라고 한다. 코인이 없다고. 58만 명이 전부다.

코인. 그래. 가지고 있는 코인을 쓰게 하는 건 어렵지 않다.

모든 주민에게 500코인짜리 물건 아무거나 하나씩 사서 내놓으라고만 해도 되잖아.

만약 살인했거나 임자 없는 코인을 먹어서 코인이 500 이상 있었다고 하더라도 의미가 없다.

500코인짜리 물건을 사서 낸 순간 도시 안에 있는 사람들은 코인이 0인 게 되는 거다.

사람들이 뻔히 보고 있으니 함부로 쓰기도 힘들지.

게다가 있다고 하더라도 꼴랑 얼마 안 될 거다.

물품 제출 전에 저 안에서 몰래 열 명을 죽였다고 하더라도 5,000코인밖에 안 된다.

아무짝에도 의미 없는 코인 양.

개개인이 코인을 얼마나 가졌는지는 본인만 알 수 있지만, 당연히 다른 사람들도 알 방법은 있다.

매혹.

가장 쉽고 편한 방법. 물론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겠지만, 결국은 전부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일일이 물어보고 확인 할 필요도 없다.

그냥 불심검문으로 아무나 잡고 물어보기만 해도 다들 알아서 코인을 0으로 만들겠지.

그리고 스킬도 마찬가지다.

저 안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스킬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전원 생산 스킬일 수도 있고.

처음부터, 세상이 멸망했을 때부터 그런 통제를 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제멋대로 스킬을 찍은 사람이 있으면 그냥 내보내 버리면 되니까.

근데 58만이나 남았으니 사실 이건 무리겠지.

세상이 망하자마자 스킬 찍은 사람이 꽤 될 테니까.

어쨌든 우리나라는 주민등록증이 있는 나라이기에 얼마든지 제어가 가능한 곳이다.

인권이나 개인의 자유 같은 걸 조금만 무시해버리면 억지로 만들어 낸 도시 같은 건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됐어. 대충 정리가 됐다.

결론은 저 SG 시티는 무시해도 된다는 거다. 위협도 안 되고 누군가가 먹어치울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는 곳.

기억에서 당장 지워도 되겠네.

덕분에 머리가 조금 맑아졌다. 해야 할 것이 명확해진 상황.

서로 싸우게 할 필요도 없어졌다.

피치 못해서 서로 죽이게 할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서로 싸워서 상대방의 코인을 흡수해 버리면 스킬 마스터 한 놈들이 그걸 자기가 써버릴 거다.

그건 안되지. 그런 일은 있으면 안 돼.

보이는 족족 죽여야지. 아. 개운해졌어. 이제야 조금 속 편하네.

내가 계획했던 건 조금 복잡하긴 했다.

대호 그룹의 회장과 상무, 이사를 전부 죽이고 최신영이 대호 그룹의 남은 이들을 이끌게 한다.

SG 그룹의 회장과 장남을 죽이고 떠버리 서민준이 SG 그룹의 남은 이들을 이끌게 한다.

물론 최신영은 정통성이 떨어진다. 그래서 대호 그룹은 상당히 약화될거다.

물론 서민준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SG 그룹 역시 약화하긴 했을 거다.

하지만 그대로 두면 결국 SG가 이긴다.

정통성에서 차이가 나는 데다가 능력도 서민준이 더 뛰어나 보이니까.

최신영이야 뭣도 잘 모르는 아가씨일 뿐이니.

그래서 내가 그녀를 도와 서민준까지 정리해버리는 그림.

그리고 남은 이들을 나에게 푹 빠진 최신영이 관리하는 것.

이게 내 목표였다.

근데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냥 둬도 알아서 흘러갈 거 같다.

SG 센터에 오는 녀석들만 계속 조져도 되겠어. 당분간은.

아. 개운해. 깔끔해! 역시 사람은 단순하게 살아야지! 심플 이즈 베스트!

대신 녀석들이 긴장할 수 있게 대호랑 SG의 있어 보이는 놈들은 보이는 족족 잡아야지.

됐네. 아. 정리 끝! 이렇게 속이 편해지다니.

좋아. 기분이 좋아졌으니 이 즐거운 기분으로 SG 센터에 오는 놈들을 사냥하자.

코인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으니까. 다다익선이라고!

게다가 블링크도 마스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마스터만 하면 순간 이동을 배울 수 있어.

그럼 이제 이렇게 힘들게 안 날아와도 될 거야. 그거참 좋은 일이네.

자. 그럼 즐겁고 상큼하게 마스터해보자. 신나게! 활기차게!

그렇게 밤 열 시까지 사냥했다. 역시 사람이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이는 곳.

대체 대한민국에 사람이 얼마나 남아있는 거야?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네.

솔직히 정말 좋긴 하다. 말도 안 되는 거지.

아무리 죽여도 끝이 없다니. 이런 개꿀 사냥터가 어딨어.

게다가 드랍 되는 코인도 많다. 절대 시시하지 않은 코인 양.

떨구는 생필품도 많다.

팩토리에서 막 나온…. 아니지. 막 나온 것까진 아니지만 어쨌든 한참을 쓸 수 있는 생필품도 드랍 된다.

그리고 장비도 꽤 많이 떨어진다.

벌써 전기충격기나 흉기들 같은 것도 주운 게 수납에 한가득하다.

어차피 나는 내 손에 익은 마체테만 쓰니 크게 필요는 없지만.

공기총도 몇 자루 더 주웠다. 납탄도 잔뜩, 공기 주입기? 뭐 그런 것도 제법 있다.

게다가 방검복이나 방탄복 그런 것도.

점점 수납 안이 청계천이 돼가는 느낌이야.

청평 인원 정도는 풀로 세팅해줄 수 있을 것 같아.

SG 센터가 닫혔으니 이제 오늘의 마지막 녀석들을 잡을 차례다.

기왕이면 위쪽으로 올라가는 놈들을 잡자. 돌아가는 길이 심심하지 않도록.

하나둘씩 떠나는 차들.

어디로 가나 유심히 바라본다. 과연 오늘 마지막으로 운 나쁘게 걸리는 놈은 누구?

두구두구두구.

짜잔!

당첨! 지금 막 서울 방향 고속도로로 올라가는 저 차!

흥겨운 마음에 블링크를 삼삼칠 박자에 맞춰서 쓴다.

슉슉 다가가 어느새 속도를 올리는 차와 비슷한 위치에 도착한 나.

으…. 하지만 녀석이 빠르다. 젠장. 하지만! 하지만 신에게는 블링크 12번이 더 남아있습니다!

한참을 앞으로 빠르게 날아가 다가오는 차를 마주한다.

다른 녀석들이 다가올 수도 있으니 어느 정도는 거리를 벌려야지. 방해꾼은 싫어.

그렇게 기다리다 보니 금방 차가 다가온다.

건방지게 상향등을 켜고 점점 다가오는 차.

거리가 점점 줄어들었고 나는 적절한 타이밍에 수납에 들어있는 차 한 대를 꺼냈다.

마지막으로 잡았던 녀석들의 승합차.

아주 나이스한 타이밍에 승합차가 떨어졌고, 다가오던 차는 핸들을 꺾어보지만 늦었다.

내가 이래 봬도 타이밍이 예술이거든.

콰앙!!!!!!

거의 시속 100킬로는 되었던 거 같은데. 그 속도로 승합차를 박으면 어떻게 될까?

뭐긴 뭐야. 빛이 되는 거지.

차 안에서 터지는 빛.

탐지를 돌려보니 아직 하나가 남았다.

기절했는지 꼼짝도 안 하는 모습.

다시 슬쩍 다가가 승합차를 수납으로 다시 담아서 공중으로 한참 올라갔다.

그리고 드랍.

휘유우우우웅 콰앙!

짜부가 된 차 안에서 터지는 또 한 번의 빛.

깔끔하네. 이제 쓸데없는 건 치우고?

승합차를 수납으로 담아서 도로 옆을 한참 벗어나 논 같은 곳에다가 꺼내서 버렸다.

그리고 사람이 타고 있던 차도 똑같이 그 옆에 버렸다.

도로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코인 주머니 두 개.

[46,231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81,981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흐음. 뭐 쏘쏘하네. 이로써 오늘 하루 수익은 82만.

날마다 늘어나는 수익. 이제 보유 코인은 1440만.

숫자가 늘어나니 감흥이 없어진다. 근데 이런 코인들도 언젠간 다 쓰게 될까?

솔직히 지금은 쓰는 속도 보다 버는 속도가 더 빠른 거 같다.

내 여자들에게 주는 포션이 적은 양이 아닌데도 점점 많아지고 있어.

음…. 민희도 더 줘야겠다. 여유 되면 청평이랑 펜스에도 포션 좀 뿌리고.

SG 센터에 오는 녀석들의 숫자는 아직 줄어들지 않고 있으니 한참은 더 먹을 수 있겠지.

이제 집에 돌아갈 시간.

블링크의 숙련은 94퍼센트. 앞으로 300번. 포션 8개.

블링크만 최대 사거리로 써도 75킬로미터는 갈 수 있는 거리다. 이대로 집까지 날아가면서 블링크만 써도 마스터 하겠네.

이래서 좋다니까. 숙련이 낭비가 없어.

그럼 가보자. 즐겁고 신나게! 레츠고!

무한 점멸이라니. 이건 유즈맵 세팅에서나 가능한 짓이었는데.

할 수 있다고 해도 하다가 손이 아파서 관두는 짓이다.

하지만 나는 해냈다. 블링크 마스터를.

당장 스킬 창을 열어보고 싶지만, 집에 돌아갈 때까지 참아야지.

허공에서 종이를 꺼내고 어쩌고 할 수는 없잖아.

블링크 마스터가 되면서 거리가 500미터로 늘었다.

기본이 200미터인데. 패시브로 2.5배가 늘어나니 500미터. 아. 지금 패시브부터 먼저 찍어볼까?

그럼 3.1배가 될 텐데. 그래. 일단 패시브부터 찍자.

스킬 지속시간 증가 6과 스킬 반경 증가 6. 각각 60만 코인씩 두 개. 와. 120만이 순식간에 녹았네.

자. 그럼…. 간다! 초장거리 블링크!

수치상으로는 620미터까지 가능한 블링크지만, 그 정도 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블링크를 할 때마다 주변의 풍경이 훅훅 변한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스킬이야.

기동력에서는 이길 스킬이 없다. 가속화? 그런 거 필요 없어.

누가 요즘 세상에 땅을 기어 다님? 대세는 하늘이지.

비행과 블링크의 조합은 아무도 막을 수 없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니 걱정이 커진다.

이 스킬들은 나만 쓸 수 있는 게 아니야.

물론 패시브들이 있기에 내가 월등하게 유리하긴 하겠지만…. 패시브도 마찬가지다. 남들도 찍을 수 있어.

내가 스킬을 보고 써본 바로는 이것만큼 좋은 조합이 없다.

그렇다면? 남들에게도 좋겠지.

만약 비행에 블링크 있는 녀석과 마주치면…. 어떻게 될까?

아주 난리 부르스가 날 거 같은데.

서로 죽일 수는 있는 거야? 공중에서 번쩍번쩍하다가 서로 지칠 것 같은데.

누가 물약 많이 먹나 싸움이 되려나?

아니다. 결국은 그러면 인질 놀음이 될 것 같다.

정말 독고다이로 돌아다니는 놈이면 모를까, 세력과 동료가 있는 놈들이라면 주변 놈들을 노리는 게 더 빠르고 간편할 거다.

이거 정말…. 귀찮네.

벙커에 있는 여자들에게 블링크 대비 전투라도 훈련 시켜야겠어.

스킬을 알아갈수록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대비해야 할 것, 챙겨야 할 것, 전부 스킬로 하려니 힘들어 죽겠네.

뭔가 장비 같은 걸 쓸 수 없을까? 으음. 그러느니 걍 스킬 하나 배우는 게 빠르려나.

어쨌든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벙커 근처에 도착했다.

오. 나의 집. 나의 홈. 나의 안식처.

탐지 거리가 310미터가 됐기에 제법 멀리서도 네 여자의 기척이 느껴졌다.

너무 좋네. 탐지로 느껴지는 기척만으로도 이렇게 좋다니.

마지막으로 블링크! 그리고 페이즈 아웃. 땅속으로 내려가 해제!

"짜잔!"

"아오! 씨! 깜짝이야!"

깜짝 놀라 욕이 입 밖까지 나왔다가 들어가는 세아.

"정말! 그렇게 자꾸 갑자기 나타나지 말라고요!"

잔소리하는 승희.

"놀랐잖아요! 아이 놀라라."

가만히 멈춰 서서 놀란 듯 손을 모으고 바르르 떠는 미나.

"왔어요!?"

태연하게 나에게 인사하는 안나.

나를 맞이하는 각양각색의 여자들과 반응.

크. 집에 돌아온 기분이 느껴진다.

따듯한 집안의 공기와 네 여자의 반김.

그래. 역시 이들과 함께하기로 한 건 최고의 선택이야.

"밖에 나갔다 온 아빠의 선물!"

나는 수납에 있는 물건들을 잔뜩 꺼내서 늘어놨다.

회귀가 아닌 거의 다 팩토리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이지만 쓸만한 것들이 많기에 여자들은 눈을 밝히며 뭐가 뭔지 확인해본다.

"그럼 씻고 올게. 구경하고 있어."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 나를 보고 있는 여자는 없었다.

다들 물건들에 정신이 팔려있는 모습.

그래. 뭐 그렇지. 괜찮아. 나는 강하니까. 훌쩍.

뜨거운 물로 몸을 씻고 나오니 여자들은 몇 개 안 되는 화장품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오빠! 이것도 거기서 파는 거예요?"

미나의 질문.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거기 이것만 있어요? 다른 건 없어요?"

"왜? 화장품 필요해?"

"아뇨…. 반가워서. 이거 예전에 썼던 거라."

"아. 근데 네가 화장도 했니? 받아만 본 거 아냐?"

"그룹 초창기 때는 메이크업 하는 분이 다 따라다니는 건 아녔었어요…. 화장 고치거나 지방에서는 저희가 직접 하기도 했으니까."

"아. 그래? 그럼 화장 잘하겠네?"

"뭐, 무대 화장이긴 하지만, 야외 행사나 그런 거 용으로도 많이 하긴 했죠."

"그래? 그럼 백화점 1층 한번 가야겠네."

"네? 아! 회귀!?"

"응. 화장품 더 필요해서 나에게 물어본 거지?"

"맞아요. 맞아. 와. 그럼 안나를 화장시켜 볼 수 있는 건가!?"

내 말에 승희와 세아도 물끄러미 안나를 바라보았다.

"저기에서 더 이뻐진다고?"

세아의 어이없다는 말투.

하지만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래. 그게 내가 원하는 거였어! 나이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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