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346화 (346/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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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시리즈

최 상무와 최 이사는 신영이 나오자 발걸음을 옮긴다.

그들을 따라가는 신영. 셋은 한 방으로 들어갔고, 방 안에 있는 또 다른 문을 열었다.

얼레? 엘리베이터? 아하. 여기가 또 다른 출구구나?

아마도 여기가 이 녀석들 전용 출구인가보다. 그래. 뭐 있는 게 당연하지. 없으면 안 되지.

그대로 쭉 올라와 보니 지상이 아니었다.

뭐야? 여기는? 지하인가? 그렇게 둘러보고 있는데 준비되어있는 차량 두 대가 보인다.

최 상무가 앞차에 탔고, 최 이사와 신영은 뒤차에 탄다. 그들이 전부 타자 바로 출발하는 차량.

아니…. 여긴 대체 어디냐고. 왜 지상이 아닌거야.

일단 차는 출발했으니 저걸 따라가야 하는데…. 페이즈 아웃으로는 따라갈 방법이 없다.

상상력을 풀 동원해서 어떻게 못 따라가나…. 에이 젠장. 공중에 뜨는 것도 가능한데 왜 이런 건 안 되냐고.

일단 구석진 곳에 가서 바로 해제를 쓰고 투명화와 비행, 반사를 걸었다.

탐지를 돌려보니 이 층에는 아무도 없다. 아마도 여긴 비밀통로인가 봐.

지하벙커에 있는 사람들의 기척만 잡히네.

일단 아무도 없으니 차를 따라가야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네.

블링크를 섞어서 비행으로 날아가며 차를 시야에 두고 따라간다.

근데 이 지하 통로는 뭘까? 일반 도로는 아닌거 같아.

차선 같은 것도 없는 평범한 콘크리트 통로.

조명도 겨우 길이 있다는 정도만 밝혀져 있다. 정말…. 알 수 없는 곳이네.

그렇게 한참을 따라가다 보니 길 끝에 엘리베이터 같은 게 나왔다.

뭐야? 정말 이해가 안 가네. 신기하다. 신기해.

최 상무의 차가 엘리베이터에 들어가고 문이 닫힌다.

위로 올라가는 표시. 위라고? 그럼 가봐야지.

페이즈 아웃을 써서 위로 올라가 본다.

그렇게 지면을 뚫고 올라와 보니 지하주차장 같은 곳이다.

참나…. 무슨 스파이 영화도 아니고. 뭐가 이렇게 은밀해?

조금 기다리니 최 상무의 차가 엘리베이터에서 나왔고 바로 옆쪽에 주차한다.

차에서 내리는 최 상무.

그 사이에 엘리베이터가 또 도착했고, 최 이사와 신영이 타고 있는 차도 주차를 한다.

세 사람은 자연스럽게 한쪽 통로로 들어가서 또다시 엘리베이터를 탔다.

힘들다. 힘들어. 이건 또 어디까지 가려나.

페이즈 아웃을 쓰면 전자 계기판이 안 보이는 건 조금 짜증 난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위로 올라가는 거겠지? 바로 위로 올라가 봤다.

주변이 밝아지며 시야가 트였고, 나는 여기가 어딘지 알게 되었다.

대호 디지털미디어 시티 D동.

아아…. 그렇구나. 그랬어. 이제야 이해가 가네.

이 지하에 그런 통로가 있었다니.

예전에 그 최 팀장이 여기에다 물건을 가져왔던 이유가 있었네. 이제야 알았어.

그럼 이제…. 이 녀석들이 어디로 갔나 확인을 해봐야 하는데.

다행히 지상으로 나왔으니 알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일단 밖으로 나가 공중에서 탐지 한번 돌려보면 대충 다 어디 있는지 알겠지.

그렇게 나가려는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쪽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 중 눈에 띄는 여자 하나.

이야. 이쁜 여자네. 보기 드문 미모야. 스타일도 좋고.

관심이 확 가는 미모다. 그리고 목에 사원증을 걸고 있기에 한번 다가가 봤다.

어디 보자. 이름이 김유리. 김유리? 아. 얘가 최 팀장 후임인가 보구나?

게다가 최 상무랑 회장까지 신경 쓰고 있다는?

으음. 어느 정도 이해는 가네. 이 정도 미모면 신경 쓰일 만하지.

근데 얘들 온 게 최 상무랑 최 이사랑 신영이가 여기 온 거랑 연관이 있는 건가? 아무래도 그런 거 같지?

엘리베이터를 타는 무리들. 한 번에 다 못 타서 차례로 탄다.

음…. 회의라도 있는 건가? 아무래도 그게 가장 그럴 듯해 보이는데.

일단 밖으로 나갔다. 역시 구석에서 투명화와 비행, 반사를 쓰고 바로 탐지를 돌린다.

아. 정말 불편하네. 페이즈 아웃은 이게 문제야. 버프가 왜 다 풀리냐고.

그래도 이런 스킬에 불평불만을 하면 내가 나쁜 새끼지. 닥치고 쓰자.

방금 엘리베이터를 탄 무리가 올라가는 기척이 느껴진다.

최상층. 그러니까 5층으로 올라가더니 내리는 무리.

거기에도 몇 명의 사람이 있는 기척이 느껴진다. 어디. 저기로 한번 가볼까.

그대로 하늘을 날아 옥상으로 올라가 바로 페이즈 아웃을 썼다.

아무래도 이렇게 우르르 모이면 보안 때문에라도 탐지를 돌릴 거 같으니 함부로 있을 수는 없다.

그렇게 옥상에서 한 층을 내려오니 최 상무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있는 최 이사, 그 옆에 최신영.

방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던 녀석들도 그 옆에 전부 앉아있다. 그리고 또다시 들어오는 무리들.

김유리가 보였고, 그녀를 본 최 상무의 표정이 살짝 변하는 게 보였다.

하. 이놈들 뭔가 있긴 있나 보네. 근데 너무 티 내는 거 아냐?

회의실 안에 인원은 거의 20명 정도.

음…. 이정도 모여있으면 탐지를 써도 쉽게 확인이 안 될 거 같지?

저번처럼 녹음해서 들어도 상관없긴 하지만 사람이 이렇게 많으면 나중에 들었을 때 구분이 힘들 것 같다.

페이즈 아웃을 풀어봐야겠다. 어디…. 좋은 데 없나.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사각에서 빠르게 해제를 하고 투명화와 비행, 반사를 썼다.

아…. 이것좀 매크로로 한 번에 쓸 수 없나. 정말…. 힘들다 힘들어.

포션을 하나 사서 마시면서 바깥으로 슬쩍 나왔다. 다들 자리에 앉기 시작하는 사람들.

혹시 모르니 녹음은 해야지. 머리로 기억하는 건 한계가 있어. 녹음이 짱이야.

"정숙 해주시고요. 지금부터 스마트 팜 F 라인 경과보고와 천안 공장 및 SG 바이오캐미칼 과의 합작 건에 대한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회의.

솔직히 말해서 한 80퍼센트는 이해 못 했다.

나는 사람 죽이는 데는 자신 있지만…. 결국 대학교 1학년 한 학기를 다닌 평범한 학생이니까.

지들끼리 뭐라고 뭐라고 전문용어 삑삑 써가면서 잘난 척하고 떠드니 내가 알아들을 수 있나….

그래도 대충 이해한 것은 몇 가지 있다.

대호 그룹의 스마트 팜은 존나 잘나가고 있다는 것.

그 여세를 몰아 천안에도 스마트 팜을 잔뜩 짓고 있다는 것.

그리고…. 떠버리 놈이 그 천안의 스마트 팜을 인수하고 싶다는 것.

여기서 떠버리…. 그러니까 이름이 뭐냐. 서민준. 그래 서민준이. 그놈의 이름이 나올 줄 몰랐다.

역시 나름 대가리가 잘 돌아가는 놈인가보다.

녀석은 SG 바이오캐미칼이라는 회사의 사장이 되어 무려 대호 그룹으로 부터 스마트 팜을 인수하려고 하고 있다.

아니…. 대학물 맛을 겨우 찔끔 맛본 나도 저게 말이 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아무리 일부라지만, 한 그룹의 주력 사업을 타 그룹이 인수하겠다고 한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근데 그 짓을 하려 하고 있다. 그것도 상당히 파격적으로.

물론, 모든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나는 그 녀석이 왜 그러는지를 안다.

새로운 배를 찾고 있는 거지. 팩토리가 망해버리면 침몰할 SG그룹에서 혼자만 살아날 수 있는 새로운 배를 찾는 거다.

그리고 그 파격적인 제안에 대호 그룹 역시 술렁인다. 지금 이들이 여기 모인 가장 큰 이유는 그게 크다.

스마트 팜 사업에 대한 보고는 기왕 모인 김에 하는 거고.

어쨌든 이야기는 잘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거에 문외한인 내가 들어도 이들에게 내민 조건이 상당히 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니까.

이들의 반응을 보면 안다. 대부분이 천안 그거 줘버리고 SG에서 준다는 것을 받자는 분위기가 크다.

어쨌든 회의는 한참 진행이 되다가 끝났다.

그리고 나는 회의도 회의지만 다른 것에도 눈이 갔다.

회의 내용은 다 듣고 있는 듯하지만 넋이 조금 빠진 것 같은 최신영.

회의 내용에 얼굴을 굳히며 끝까지 심각한 표정을 짓는 뺀질이 최 이사.

근엄한 표정을 짓고 회의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주기적으로 김유리를 바라보고 있는 최 상무.

그리고 야망이 불타는 듯한 김유리.

캬. 재밌어. 마치 아침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야.

팝콘이라도 씹어먹으면 좋겠는데. 아. 수납 안에 팝콘도 있는데! 크. 있는데도 못 먹는다니. 가혹하네.

자리에서 일어서는 사람들.

어떻게 할까. 이제 슬슬 SG 센터가 문을 열 시간이다.

가서 사냥할까? 아니면 여기서 뭔가를 더 알아볼까?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데 최 상무가 김유리를 잠깐 바라보고 짧은 눈짓을 하는 게 보였다.

오오. 이건 또 뭐지?

최 이사는 최신영을 데리고 나갔고, 사람들 역시 하나둘씩 다 나가기 시작했다.

결국, 최 상무와 김유리. 둘만 남은 회의실.

페이즈 아웃을 써야 하나? 이대로 있어도 되려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최 상무가 회의실 문으로 다가가 문을 잠근다.

그리고 그런 최 상무에게 다가오는 김유리. 바로 격정적인 키스를 하는 두 사람.

이야…. 직관 꿀이네. 어쩌다 보니 로열석을 얻게 되었어.

키스하면서 김유리의 정장 재킷을 벗기고 블라우스 단추를 하나씩 풀더니 결국은 브라까지 벗긴다.

허겁지겁 가슴을 빨기 시작하는 최 상무.

어젯밤에도 싸모님이랑 한판 한 거 같은데…. 정력적이야. 체력 좋아.

그렇게 한참 가슴을 빨더니 자신의 물건을 꺼내고 스타킹을 찢은 뒤 바로 삽입을 시도한다.

아…. 뭐. 김유리 저 여자가 신음 내는 모습을 보는 건 보기 좋긴 한데.

아저씨가 헐떡거리는 걸 라이브로 보고 싶지는 않네. 흥이 팍 식었어.

그렇게 서로 엉겨 붙고 헉헉거리던 두 사람은 상황이 그래서 그런지 금방 관계를 끝낸다.

수납을 열어 새 스타킹을 꺼내 신는 김유리.

최 상무는 담배를 꺼내 피며 그런 김유리에게 말한다.

"벙커…. 들어오고 싶은 생각은 아직도 없는 거야?"

"저는 과한 욕심은 싫어요. 그리고 상무님 곁에는 사모님도 계시는데."

"너만 좋다면 얼마든지…."

"무리하지 마세요. 사람들의 눈이 있잖아요."

"이런. 또 차였군."

그러면서 담배를 한모금 더 빠는 최 상무.

여유로운 척은 하지만 묘한 초조함이 있다. 이 남자도 웃기네. 그렇게 이 여자가 좋은가.

"천안으로 가나?"

"네. 숙소에 잠시 들렀다가 바로 갈 생각이에요."

"그래. 알았어. 가봐."

그렇게 옷매무새를 전부 정리한 김유리는 꾸벅 인사를 하더니 회의실의 잠긴 문을 열고 나갔다.

회의실에 남아서 김유리가 방금 나간 곳을 바라보는 최 상무.

하. 정말 대단하네. 최 상무 저거 눈빛 봐라. 완전 첫사랑에 빠진 소년이네.

하긴 자기 위치 정도 되는데 꼬셔서 안 넘어오는 여자라니…. 신기하긴 하겠지. 오기도 생길 거고.

그래도 저건 좀 오바 아닌가? 그 정도로 좋은가?

그렇게 피우던 담배를 재떨이에 꺼버리고 자신도 옷매무새를 한 번 더 정리하더니 회의실 밖으로 나간다.

흐음. 좋은 걸 보긴 했네. 게다가…. 녹음까지 했고?

스마트폰의 녹음을 껐다. 흐음. 이걸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이제 SG 센터로 가야 하나? 아니, 기왕 늦은 김에 오늘은 여기나 더 살펴보고 가보자.

김유리. 그 여자도 흥미가 간다.

대체 무슨 빽이 있길래 최 상무 같은 남자가 꼬셔도 안 넘어가는 거야?

페이즈 아웃을 써서 로비로 내려갔다.

마침 로비 바깥으로 나가는 그녀가 보인다. 명색이 팀장이 됐잖아? 숙소로 갔다가 천안으로 간다고?

한번 따라가 보자. 따라갔다가 바로 청주로 넘어가면 되겠네.

최 팀장처럼 그녀의 주변으로 무장 병력이 따른다.

대체 무슨 일을 하기에 저렇게 경호가 붙는 거야? 신기하네.

승합차에 올라탄 김유리. 그리고 세 명의 군인이 따라 탄다.

나머지 군인은 뒤차에 올라탔고, 승합차 세대가 출발했다.

바로 그들을 따라가 본다. 아. 진짜 페이즈 아웃 풀리면 자동으로 투명화, 비행, 반사 좀 켜졌으면 좋겠네.

디지털미디어 시티 부지를 벗어나지 않고 한쪽으로 향하는 차량들.

한 건물 앞에 서더니 김유리 혼자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음. 여기가 숙소인가? 제법 좋아 보인다. 대우가 후한가 봐.

기척으로 봐선 최상층인 3층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안에서 한 10분 정도 있다가 다시 나오는 김유리.

다시 차에 탔고, 승합차 세대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천안에 가는 거겠지? 따라가려면 찬바람 또 좀 맞아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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