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344화 (344/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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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댓글들은 전부 다 잘 보고 있습니다.

조아라 댓글 시스템이 조금 불편해서 일일이 답변은 달아드리지 못하지만, 항상 흐믓하게 보고 있습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잦은 연참과 자극적인 이야기로 보답하겠습니다.

인천.

지금 몇 시간 째 돌고 있는데도 사람이 없다.

아니…. 이렇게 없을 수 있는 거야? 말이 되나?

이미 이런 곳은 정리가 다 된 거야? 아무도 없는데?

잡 찌끄레기 놈들도 하나 없다. 정말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고요하다.

펜스나 캐슬처럼 딱 오면 똻! 하고 찾아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리 뒤져봐도 없다.

그래. 인천이 크긴 해. 작은 곳은 아냐. 그건 나도 알아.

근데 이 정도로 없는 건 조금 말이 안 되잖아? 이유가 뭐지? 이미 망했나?

윤서한테 물어보고 올걸. 언제 정보인지.

그렇게 한참을 돌고 있는데 저 멀리서 뭔가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차. 차야! 차가 움직이고 있어!

존나게 반가운 마음에 차를 향해 갔다. 탐지에 걸리는 건 차 안에 있는 사람 하나. 근데…. 저 차는 어디로 가는 거야?

계속해서 쫓아가 봤다. 차는 큰 도로를 올라타고 바닷가 쪽으로 가고 있다.

바닷가? 아까 그쪽은 찾아봤는데.

아니었다. 차가 가는 것은 바닷가가 아니다. 다리. 저건…. 인천대교.

씨발! 영종도!

그래. 알겠다. 이유를 알겠어. 이 새끼들…. 영종도에 있었구나!?

나는 왜 인천만 존나게 돌았을까. 왜 영종도를 한번 가볼 생각을 안 했을까?

역시 이래서 사람은 머리가 좋아야 몸이 고생 안 해. 어휴. 그래. 영종도라고.

근데…. 거긴 왜?

거긴 공항 아냐? 인천 공항이 시설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다. 공항을 거점 삼아서 사는 건가?

흐음…. 공항이라. 사실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시설도 좋고 있을 것도 다 있잖아. 근데…. 뭐 먹고 사냐?

차를 따라 영종도로 들어갔다. 멀리 보이는 공항. 하늘에서 보니 왠지 나도 저기 착륙해야 할것 같다.

한번 해볼까? 신나게 날아서 활주로에 안착하는 거야…. 그리고….

뭔 지랄 같은 생각이냐. 시속 50킬로 따리가.

그런데 차가 공항 쪽이 아닌 반대편으로 틀었다.

뭐야? 공항이 아니야? 저쪽에 뭔가가 있어?

그러네. 의외로 뭐가 잔뜩 있네? 나는 영종도엔 공항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에잉 씨발. 내가 공항에 와볼 일이 있었어야지.

한참을 들어간 차는 섬 끄트머리 바닷가로 향했다.

그리고…. 그때서야 알았다. 여기구나. 여기가 인천의 펜스나 캐슬 같은 곳이구나.

저건 뭐야. 인공적으로 만든 호수 같은데. 아. 그래. 저거 그거구나? 낚시터?

바글바글하게 잡히는 인간의 기척.

적어도 펜스 정도 규모는 되는 거 같다.

하긴 그 정도 모여있어야 소문이 나긴 하겠지. 신기하네? 한번 둘러볼까?

한참을 둘러보니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다.

수많은 어선, 아마도 물고기를 잡는 거겠지.

그리고 낚시터. 저기선 물고기를 가둬놓고 키우는 거 같다.

바다에 떠 있는 알 수 없는 무언가들. 사람들이 배를 타고 거기 왔다 갔다 하는 거 보니 아마 양식장인 거 같고.

게다가 비닐하우스도 있다. 축사 같은 것들도.

이야…. 그렇구나. 여기는 농, 축산, 어업을 다하는구나.

씨발. 식탁의 풍요로움을 생각하면 여기가 최고네. 여기는 굶어 죽을 염려는 안 해도 되겠어.

전기 무제한, 게다가 스킬로 기름 생성 같은 게 있으니 배 같은 건 얼마든지 운영할 수 있을 거다.

바다는 말 그대로 무제한 적으로 먹을거리를 제공해주잖아.

게다가 저기 갯벌 같은 것도 있고…. 대단하네.

예전에 동해에 승희랑 갔을 때도 어촌에 대해서 생각은 했었는데…. 여기에 이렇게 대규모로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있네.

바다를 끼고 있다는 것만으로 상당히 풍요로운 느낌이 난다.

바다가 그런 느낌이 있긴 하지. 식량의 보고잖아?

생각해보니 배도 그렇다. 비행 스킬 하나만 있어도 배 타고 작업하다가 죽을 염려는 없잖아.

기름도 무제한, 위험하면 비행, 만약 배가 고장 나거나 문제가 생겨도 그냥 아무 배나 다 가지고 와서 쓰면 된다.

역시 어촌이 짱이네. 그랬어. 그랬구나.

게다가 여기는 섬이다. 섬으로 들어오는 다리는 두 개. 저 다리 두 개만 막아도 육로로 들어오는 인간들은 다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나처럼 비행으로 들어오면 의미 없긴 하지만…. 그래도 방어는 쉬웠을 거다.

이렇게 살 수 있었던 이유가 있어. 인정한다. 물론…. 그만큼 수준은 낮겠지만.

그래. 이만큼 알았으면 됐다. 여기는 굳이 건들 필요가 없어.

오히려 살려두고 이용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생선들. 못 먹은 지 꽤 됐지.

이들에겐 날마다 밥상에 올라오는 평범한 것들이지만, 내륙에서는 맛을 못 본 지 오래다.

좋아. 이 정도면 됐어. 여긴 끝. 다음으로 가자.

인천에서 부평인지 부천인지 암튼 간 거기는 바로 근처라 근처까지 이동하는 데는 어렵지 않았다.

간판들을 보면서 이동한 곳. 어쨌든 이 근처인 거 같긴 한데.

근데 이곳도 아무것도 없다. 정말 기척 보기 힘드네.

해가 지고 있는 도시. 하지만 그 도시에는 빛이 머물러 있다.

전기가 무제한이라 도시는 빛이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이 빛들은 언제까지 여기 있을까?

하늘 높은 곳에서 하이바를 벗어봤다.

차가운 바람. 하지만 시야는 조금 더 선명해졌다.

여기 어딘가에 사람이 있긴 할까?

아까는 우연히 차를 발견해서 찾았지만 여기는 어떨까?

우연 같은 거에 너무 기대하면 안 된다. 발품 판 만큼 결과가 있는 법이지.

꼼꼼하게 도시를 훑어본다. 그래도 여기는 도시가 바둑판식으로 딱딱 떨어져서 돌기는 편하네.

블럭 하나하나를 살피며 돌아보지만 결국 기척은 없었다.

정말…. 개미새끼 한 마리 안 보인다. 아니. 개미는 있겠지. 비유가 그렇다는 거야.

내가 뭘 잘못 알았다던가, 아니면 이놈들이 망했던가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돌아다니는 찌끄레기라도 찾아내면 물어보기라도 할 텐데…. 어째 이렇게 하나도 없냐.

됐다. 없으면 됐어. 내 눈에 안 띄었으면 그것도 그놈들 팔자지.

이제 돌아가 보자. 수원으로 가자. 오늘 밤에는 하고 싶은 게 있으니까.

하늘 높이 날아 방향을 가늠해본다. 여기서 수원을 가려면 남동쪽인가?

어디 보자…. 맞지? 맞긴 한데….

보니까 여기서 옆으로 쭉 가면 거기네. 대림동.

짱개들의 산실. 만악의 근원.

바로 옆 수준은 아니지만, 가는 김에 한 번 들리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바로 가본다. 구경하는데 돈 내는 거 아니니까.

대림동 근처에 도착하니…. 크. 거짓말같이 기척들이 바글바글 느껴진다.

역시 이럴 줄 알았어. 좋아 여기도 킵.

당장이라도 쳐 잡고 싶지만…. 이놈들은 좋은 교보재잖아? 일단은 아낀다. 이 새끼들을 잡을 사람은 따로 있어.

적당히 구경했으니 이제 수원으로 가자. 가는데…. 아직 시간이 조금 이르네. 어디 더 볼 곳 없나?

금천. 이쪽은 저번에 컴퍼니 놈들 마무리 지을 때 왔었지. 여기는 뭐 별거 없을 거고.

그대로 쭉쭉 내려간다. 으음. 왼쪽은 안양, 오른쪽은 안산.

둘 다 익숙하네. 근데…. 안산이라고.

여기도 한번 봐야겠다. 안산도 제법 크잖아? 들어보기도 많이 봤고.

비행으로 날아가며 블링크를 계속해서 쓴다. 이동하고 다니면서 의외로 많이 써서 그런지 숙련이 쭉쭉 오른다.

지금 벌써 고급 74퍼센트. 정말 이렇게 실용적으로 숙련한 건 처음이네.

아니지. 탐지도 숙련하면서 즐거웠지. 암튼 간. 그게 중요한 건 아니고.

안산. 의외로 여기는 기척이 잡히는 게 많다. 왜 이리 많지? 여기는 먹고살 만한가?

어쨌든 좋아. 여기도 사냥터로 찜해놓자. 갈 곳 많네. 아직 그래도 제법 많이 남았어.

그렇게 적당히 돌아가려는데 눈에 뭔가가 보인다.

저 밑에는 뭐냐. 왜 이리 퍼래. 눈에 보이는 파란 계열의 지붕들.

아…. 공장이구나? 그럼 저기가 거기네? 시흥 공단. 뭐…. 저기까지 가볼 필요는 없겠지.

됐다. 이제 수원으로 가자. 너무 날고 있었더니 몸이 차갑다. 좀 따듯한 곳에서 몸 좀 녹여야겠어.

아니. 뭐라도 좀 먹을까? 계속 빈속이었네.

아까 인천 거기에서 뭐라도 먹고 올 걸 그랬나? 아. 미역국 먹고 싶네. 뜨끈한 미역국.

누구 생일인 사람 없나? 이건 또 뭔 개드립이야….

적당히 가다가 눈에 보이는 커다란 마트로 들어간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여기라면 먹을 수 있는 게 많을 거다.

나에겐 최고의 사기 스킬 회.귀.가 있으니까.

뭘 먹어볼까? 가서 골라보고 가장 좋은 거로 골라야지.

마트에 들어와 진열대와 바닥의 쓰레기들을 살펴본다.

근데 마트에는 생각보다 쓰레기가 별로 없다. 다들 죄 가져가는 게 많지 여기서 먹는 일은 별로 없으니까.

그래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니 상관없다. 대충 비슷해 보이는 쓰레기라도 아무거나 잡고 회귀시키면 계속해서 먹을게 생긴다.

사실 이렇게 뒤질 필요도 없는데. 수납에 넘치는 게 음식인데 나는 왜 이러고 있냐.

근데 또 웃긴 건 쓰레기들 회귀시켜서 가챠 뽑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마 그 맛에 이 짓을 하는 건지도.

어쨌든 그렇게 끼니도 해결하고 수원으로 날아갔다.

비행장에 도착하니 시간은 11시. 음. 아직 좀 이른가?

페이즈 아웃을 쓰고 벙커로 내려간다. 하루를 시마이하고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있는 위층 직원들.

어차피 여긴 내 관심사가 아니야. 아래로 내려가서 최신영의 방으로 향했다.

벌써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 일찍 자네. 새 나라에 어린이구만?

구석탱이로 가서 해제 후 탐지를 돌렸다.

다들 각자 방에 틀어박혀서 잘 있는 거 같네.

얼래. 회장 녀석, 오늘은 여자랑 같이 있나 봐? 기척이 셋이네.

뭐…. 좋은 시간 보내시던가.

상무도, 상무 부인도, 뺀질이도 다 제 방에 있다. 그럼 뭐 됐고.

최신영에게 무효화를 걸고 수면과 매혹을 걸었다.

그리고 나는 투명화와 비행, 반사를 킨다.

오늘부터는 조금 다른 짓을 할 거다. 제대로 해본 적은 없지만…. 뭐 잘 되겠지. 자신은 있으니까.

먼저 카메라를 찾아내 수납에 넣어버렸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 방을 조금 둘러봤다.

어디 벽이나 천장에 심어놓지 않는 한 카메라 같은 걸 놓을 곳은 한정되어있으니 찾는 건 어렵지 않다.

어두운 게 흠이긴 하지만 그 정도야 뭐.

자. 준비는 끝났고.

옷을 벗어서 수납 안에 다 집어넣었다.

알몸이긴 하지만 투명화를 쓰고 있으니 상관없잖아? 누가 보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최신영의 침대로 다가간다. 이불을 목까지 뒤집어쓰고 자고 있는 여자.

이불을 걷으니 온기가 훅 느껴진다. 아. 좋네.

밖에서 종일 떨었더니 몸이 얼어붙어 있는 느낌이었다고.

이불 안으로 들어가 신영을 끌어안고 이불을 덮었다. 잠이 들어있지만 내 몸의 냉기가 느껴지는지 몸을 꿈틀거리는 모습.

그런 건 신경 쓰지 않고 옷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손에 걸리는 브라. 아. 귀찮네. 일단 벗겨야겠다.

어차피 매혹이 걸려있으니 수면이 깨도 상관없다. 어차피 지금은 잠에서 깨울 생각도 없긴 하지만.

옷을 하나씩 벗겨서 머리맡에 놓았다. 면티, 브라, 편해 보이는 반바지, 팬티까지.

알몸이 된 신영. 무드등에 비친 알몸은 상당히 보기 좋다.

아련하게 나를 유혹하는 느낌.

아까처럼 다시 옆에 누워서 이불을 덮었고 이번에는 몸을 아예 신영에게 바짝 밀착했다.

다시 느껴지는 냉기에 몸을 뒤척이며 돌아눕는다. 그래? 그럼 나야 좋지.

왼팔을 신영의 머릿밑으로 넣어서 끌어안은 채 오른쪽 가슴을 움켜잡았고 오른팔은 허리를 감싸고 왼쪽 가슴을 움켜잡았다.

완벽하게 뒤에서 끌어안은 모습. 그리고 그녀의 엉덩이 사이에서 부풀어 오른 나의 물건.

아. 좋다. 몸이 녹고 있어.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 이러고 좀 더 있어야겠다.

이러다 잠들면 진짜 대박일 텐데. 불면증인걸 감사해야 하나?

몇 분을 이러고 있었을까? 몸도 충분히 따듯해진 것 같다.

손에 느껴지는 가슴의 감촉. 너무 좋다. 남자라면 싫어할 수 없는 감촉이야.

게다가 가슴에 달린 앙증맞은 꼭지는 더욱 좋다.

어쩜 이렇게 가지고 놀기 좋은 곳에 딱 달렸지? 물론…. 그러라고 달린 것은 아니지만.

자꾸 뒤척이려는 신영. 그때마다 수면을 걸었다.

만져지는 느낌에 잠이 깨려던 여자는 계속해서 잠에 빠진다.

쯧쯧. 불쌍해라. 그래도 걱정 마 곧 기분이 좋아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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