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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어디 보자. 박찬식 부장. 34세. 어쩌고저쩌고 블라블라. 기절, 투명화, 수납, 블링크. 네 개? 와. 이 새끼 벌써 네 개야?"
"아우아으 오이…."
"아. 말하려면 빼고 말해라. 뭐하냐?"
내 자지를 뱉어내고 입을 한 번 쓰윽 닦은 실장이 다시 말한다.
"박 부장은 창업 맴버라…."
"그럼 너희 중에 네 개 넘게 스킬 있는 놈들은 없는 거야?"
"네."
"계속해."
다시 내 자지를 입에 머금는 실장.
살짝살짝 느낌이 오는데 거기서 멈추네.
"야. 너는 내가 사정할 때까지 끼어들지 마."
실장은 내 말을 듣고 다시 열과 성의를 다해 빨기 시작한다.
암튼…. 컴퍼니 이 새끼들은 나름 엘리트 놈들인데 스킬이 네 개 정도밖에 안 된다고?
그럼 지금 상위 평균이 네 개 정도 된다고 봐야 하는 건가. 조금 더 한 놈들은 다섯 개 정도?
아니지. 내가 신경 쓸 놈들은 그런 상위 평균 놈들이 아니다.
스킬이 네 개건 다섯 개건 상관없어. 내가 모르는 스킬 효과로 나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놈들이 무섭지.
"고재영 부장. 42세. 기절, 반사, 변신. 오 변신? 좋아. 정보 얻을 놈이 하나 더 생겼네. 그리고…. 또 소형규. 38세. 이 아저씨는 어렸을 때 이름 가지고 놀림 많이 받았겠네. 마비, 탐지, 수납. 뭐야. 얘도 수납이네. 이현석 부장. 29세. 스물아홉인데 부장이야? 그래. 나이가 무슨 상관이냐. 실력 있으면 됐지. 기절, 투명화, 수납. 야. 경리야. 니네 왜 이리 수납이 많냐?"
"팀원들의 식량을 가지고 다니려면 수납만큼 좋은 게 없어서요."
"아. 그런가. 그러네. 안에 넣어놓으면 변질도 안 된다며?"
"네. 그렇습니다."
"아. 근데 니네 식량은 어디 있느냐? 왜 없어?"
"대표님 수납에…."
"아. 저 새끼도 수납이야? 그래서 식량은 다 거기 들어가 있고?"
"네."
"그냥 죽였으면 큰일 날뻔했네. 일단 알겠어."
수납. 확실히 좋다. 다음엔 정말 딱 봐도 개사기 스킬이 나온 게 아니면 수납 스킬을 배워야지.
그럼 이제 이 배낭도 그만 들고 다닐 수 있겠지. 나름 정들었던 배낭인데.
"다음…. 김상현 부장. 이 아저씨는 죽었으니 됐고."
내 말에 경리와 실장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린다. 뭐지? 나름 인망 있던 사람이었나 보지? 뭐, 그거야 알 필요 없고.
"정종찬이. 개새끼. 번개, 반사, 가속화. 역시 스킬 세 개인 건 알고 있었구나?"
"네. 그래서 차장으로 입사했으니까요."
"그래. 그렇군. 캐슬의 성채 추천도 있었을 거고?"
내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 두 여자. 뭐 그런 것까진 모르려나? 하긴. 세희 년을 성채에게 상납한 게 자랑은 아니니까.
대표 녀석 정도는 알고 있으려나.
"크게 위협적인 놈들은 없는데…. 네 번째 스킬을 배운 놈도 있을 거란 말이지."
인사기록카드에는 김 부장의 페이즈 아웃이 적혀있지 않았다.
그 말은 아직 반영이 안 됐다는 소리고, 다른 녀석들도 숙련 속도가 비슷하다면 충분히 네 번째 스킬이 있을 수 있다는 소리다.
아무래도 무리 짓는 놈들은 경쟁하게 되고 그 안에서 성장 속도가 얼추 비슷해질 테니까.
문제는 네 번째 스킬에 귀찮은 스킬이 많다는 거다.
광역 스킬 무효화와 스킬 사용 불가 지대, 페이즈 아웃 같은.
게다가 아까 뭐시기 부장 놈이 블링크가 있다고 했지? 블링크는 단거리 순간이동일 텐데…. 뭐, 쓰기 전에 재워버리면 되긴 하지만.
"10시에 온다고 했지?"
"네."
"아직 시간은 남아도네. 일찍 오는 놈 하나 없나."
이제 일곱 시 반이 조금 넘은 시간. 아직 두 시간 반이나 남았다.
뭘 하지? 함부로 자리를 비울 수도 없고. 아니…. 매혹 두 명이 있으니 잠시 다녀오는 것은 괜찮을까?
정세희 그년도 데리고 와야 하는데. 다 정리하고 데려와야 하나.
"경리야. 니 스킬은 뭐냐?"
"저는 투명이랑 축소입니다."
"축소? 와. 나 그거 찍은 사람 처음 보네. 축소는 뭐지? 말 그대로 작아지는 건가?"
"네. 사람이나 사물을 작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 진짜? 어디 보자…. 아. 잠깐만. 실장아 쌀 테니까 다 삼켜라."
나는 실장의 입안에 사정했고, 여자는 그대로 꿀꺽 삼켰다.
아주 익숙한 모습인데? 대표 놈 거 어지간히 삼켰나 봐?
그대로 삼키고 말도 안 했는데 청소펠라까지 깔끔하게 하는 모습이 역시 경력자답다.
이래서 다들 경력직 쓰려는 거지. 물론 경력직 같은 신입이 제일 좋긴 하지만.
"너도 가서 서. 암튼…. 그럼 그 축소는 다른 사람에게도 쓸 수 있어?"
"아니요. 저 자신과 사물만입니다."
"아. 그런가. 하긴 다른 사람을 걸어버리면…. 축소시키고 밟아버리면 끝이잖아. 근데 될 법도 한데? 사물까지 적용이라 밸런스 맞추는 건가. 한번 써봐라. 너한테 써봐."
"네."
그러더니 자신에게 축소를 쓰는 경리.
크기가 거의 손바닥만 하게 변한 여자. 와. 신기하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여자를 살짝 쥐었다.
"조심해주세요. 조금 세게 쥐기만 해도 아프니까."
경리가 고래고래 외치는 모습. 하. 이거 되게 웃기네. 진짜 신기하잖아?
여자애들이 가지고 노는 인형처럼 변한 여자. 아니…. 피규어라고 해야 하나?"
"야. 너 벗어봐."
"네?"
"벗으라고. 옷 전부."
매혹에 걸렸으니 군말 없이 내 말을 따르는 경리.
손바닥만 한 여자가 알몸이 되어버리자…. 이거 또 나름 괜찮은 모습이다.
뭐랄까? 19금 피규어 같은 모습?
다시 의자에 앉아 책상 위에 경리을 올려놨다.
어떤 피규어 장인도 이렇게 리얼하게 사람을 만들진 못할 거다. 당연하지. 이 여자는 진짜 사람이니까.
"앉아서 자위해봐."
손바닥만 한 여자가 앉아서 자위하기 시작했다.
이거 참…. 새로운 기분이네. 야하긴 한데…. 웃기기도 하다.
탐지를 써보니 이 여자의 기척이 상당히 작게 나온다. 하긴, 당연한 건가? 면적이 줄었으니 기척도 작아지는 게 맞겠지.
이 정도 사이즈라면 내가 탐지를 돌려도 축소 쓴 녀석들을 지금껏 발견 못 했을 수도 있다.
멀리 떨어져 있으면 거의 점처럼 보일 테니까. 탐지가 없던 시절이면 아예 발견을 못 했을 확률이 높고.
"야. 그렇게 작아지면 먹는 양도 적어지냐?"
"!%@#%@%"
아이씨…. 목소리도 작아지는 건 귀찮네.
"야. 원래대로 돌아와 봐."
여자의 축소가 풀렸고, 그대로 책상 위에 알몸으로 걸터앉게 된 경리.
아이 깜작이야.
같이 커진 옷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방금까지 자위를 해서 그런지 얼굴이 붉어진 경리가 더듬거리며 말한다.
"먹는 것은…. 원래대로 먹어야 해요."
"아. 그래? 그럼 평생 작게 사는 건 의미가 없네."
대략 보아하니 사이즈가 10분의 1 정도로 줄어드는 거 같다.
소비하는 식량도 그 정도로 줄면 축소만큼 세상 살기 편해지는 스킬도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안되네.
그나저나…. 눈앞에 알몸의 여자가 책상 위에 떡하니 앉아있고 야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네.
방금 한발 뽑긴 했는데…. 회복 포션으로 절여지고 질병 해제로 깔끔해진 내 몸은 그 정도로 나약하진 않다.
게다가 아무래도 체력 증가가 정력 쪽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단 말이지.
시간도 넉넉한데 이걸 그냥 둘 수는 없지?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뜨면 되는 거잖아?
"실장 너는 부를 때까지 밖에 나가 있어. 혹시나 누군가 오면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 나한테 알려. 지금부터는 내가 대표다."
"네."
매혹에 걸렸다고 바보가 된 건 아니다. 저 여자는 내가 지금부터 뭘 할지 뻔히 알겠지. 그래서 저렇게 마땅찮은 표정을 짓는 거고.
하지만 그렇다고 거부하거나 할 수는 없다. 매혹은 그런 스킬이니까.
실장이 나가고, 나는 바지와 속옷을 내렸다.
그리고 눈앞에 이미 준비된 여자의 보지에 그대로 자지를 찔러 넣는다.
"하읏…."
"입 다물어. 소리 내지 마."
"읍…."
적당한 높이에 앉아있는 경리의 어깨를 붙잡고 난폭하게 박아댄다.
배려심과 여자의 만족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섹스.
이건 섹스라기보단 거의 여자를 오나홀 취급하는 자위 같은 행위지.
웃긴 건 매혹에 걸린 여자는 그런 나의 난폭함에도 알아서 느끼고 절정한다.
코미디가 따로 없네. 웃긴다 진짜.
그렇게 경리의 몸 안에 잔뜩 싸버렸다.
여자의 속옷을 들고 적당히 내 자지를 닦은 나는 옷을 추스르고 내보냈다.
조금 천천히 할 걸 그랬나? 아직도 시간이 넘쳐나네.
탐지에는 여전히 아무런 기척이 없다.
이놈들…. 딱 시간 맞춰서 오려나? 빨리 끝내고 싶은데.
무료하게 의자에 앉아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몸을 흔들거리고 있는데 안쪽에서 읍읍하는 소리가 난다.
대표 녀석. 이제야 일어난 거야? 잠꾸러기 새끼네.
몸을 일으켜 대표에게 갔다.
암담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녀석.
"쩝. 미안하게 됐수다. 당신이 뭘 크게 잘못한 건 없긴 한데."
사실 그렇긴 하다. 내가 뭐 이유가 있어서 이러는 건 아니니까.
있다고 해봐야 정종찬이를 받아준 잘못? 아니면 살아있는 거?
어차피 세희 년을 데리고 와서 매혹질 하기 전까진 이놈에게 들어야 할 것도 없고 듣고 싶지도 않다.
그저 측은하게 바라봐 줄 수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네.
나에게 뭔가를 말하고 싶은지 자꾸 읍읍거리는 남자.
뭔가 제안이라도 하고 싶은가 보지? 하지만 저 남자가 나에게 줄 수 있는 건 없다.
아. 하나 있네. 목숨.
이불을 들어 얼굴에 덮어씌웠다. 시끄럽기도 하고 남자가 반쯤 벌거벗은 모습을 계속 보고 싶지는 않으니까.
다시 책상으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할 게 없으니 정보나 계속 들어야겠지?
"둘 다 들어와 봐!"
내가 소리치자 실장과 경리가 둘 다 들어왔다.
음…. 뭘 물어봐야 하나?
"아. 그래. 변신. 부장 중에 변신 있는 놈 있지?"
"네."
"변신에 대해 아는 거 있어?"
변신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그 녀석들 중에 가장 주의해야 하는 놈들은 블링크와 변신 두 녀석이니까.
블링크는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하니까 상관없을 것 같다.
내가 스킬 만든 녀석이라면 아무리 단거리 텔레포트라고 해도 보이지 않는 곳이나 시야에 닿지 않는 곳으로 블링크를 쓸 수 있게 만들진 않았을 거다.
이건 뭐…. 내 상식선에서나 적용되는 이야기긴 하지만.
하지만 변신은 그렇지 않다.
방금 경리가 축소를 쓴 것을 보고 생각난 일이다.
곤충, 특히 파리나 모기 같은 걸로 변신해버리면 탐지에 안 걸릴 거 같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아니면 개미나 뭐 이런 거. 뭐든 체적이 작아지면 탐지에 안 걸릴 확률이 상당히 높아지잖아.
탐지 스킬의 카운터가 이렇게 또 늘어나네.
"어떤 것이 궁금하십니까?"
"곤충이나 작은 거로 변신이 되나?"
"네.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 그럼 귀찮아지는데."
"근데 잘 안 씁니다. 작은 벌레 같은 것으로는 변신 안 하려 하더군요."
"왜?"
"급사할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아…. 그래. 그렇구나."
하긴 몸이 작아지는 이득에 비해 리스크가 너무 크구나. 천적이 너무 많겠네.
게다가 벌레 같은 건 추위에 약하지.
지금 계절에 밖에서 벌레로 변신하면 그대로 얼어 뒤지겠네.
"그럼 평소에는?"
"새로 변신을 많이 하더군요. 이동하기 좋다고."
"아…. 그러네. 새로 변신하면 비행 스킬이 필요 없네."
"그런데 변신 중에는 스킬을 쓰지 못합니다."
"그래? 그럼 쓰레기네. 됐어. 크게 문제없겠네."
새로 변신해서 근처까지 왔다가 건물 안에서 벌레로 변신하면? 근데 이 계절에 새 변신이 되나? 새도 추울 텐데.
추운 데서 사는 새로 변신하면 되나? 모르겠네.
"부장들에게 연락할 수 있는 수단 같은 건 없지? 그러니 이렇게 정기적으로 모이는 거잖아?"
"네. 그렇습니다."
"그래. 아. 근데 정종찬이 말인데."
"네. 말씀하세요."
"팀원 다 잃었잖아? 근데 그 새끼를 아직 받아주는 거야?"
"한번 실수했다고 함부로 퇴사시키진 않습니다."
"하. 존나 관대하네. 그럼 다시 팀원을 붙여주나?"
"아니요. 본인이 직접 스카웃 하게 합니다."
"아…. 본인의 실수는 본인이 만회한다? 그래서 스카웃 해오면 바로 입사야?"
"아니요. 면접을 보죠."
"그래서 면접에서 맘에 안 들면?"
"크게 문제가 없지 않은 이상 면접은 대부분 통과하지만….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그대로 불합격 통지합니다."
"아니. 그렇기야 하겠지. 근데 그게 끝이야?"
"불합격 통지되면요? 네. 그대로 코인이 되는 거죠."
"아. 그래? 그걸 물어본 거였어. 그대로 놓아줄 리는 없을 거로 생각했으니까."
"근데 그런 경우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많고 적은 게 문제가 아니니까. 아. 뭔가 오네."
탐지에 걸린 기척. 내 뒤쪽에 있던 기척이라 알아채는 게 조금 늦었다.
하지만 탐지 범위가 130미터가 되어서 그런지 조금 여유로워진 느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 이렇게 일찍 오는 부지런한 놈이라니. 고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