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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
페이즈 아웃은 내가 생각해도 사기다.
이건…. 마땅하게 대응법이 없어.
있다면 내가 우연히 썼던 것처럼 광역 스킬 무효화를 쓰는 수밖에 없는데…. 뭐 누가 어디 있는 줄 알고 그걸 쓰냐고. 게다가 그 스킬 찍은 사람이 몇이나 있으려나?
그렇게 생각하니 운이 진짜 좋았네. 목숨 하나 벌었다고 봐야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페이즈 아웃 상태에서 스킬이 안 써진다는 것?
그리고 스킬에서 벗어나서 이쪽으로 돌아올 때는 아주 잠깐 무방비가 된다는 것?
또…. 없다. 그냥 좋아. 개사기야.
문제는 그거다.
내가 쓸 때는 개사긴데…. 남이 쓸 때는 골치 아프다는 것.
이거면…. 솔직히 모여 있는 놈들은 다 잡아 죽일 수 있다는 소리잖아.
진짜 아무도 오지 않는 산골 오지로 도망가서 살아야 하나.
모르겠다. 뭐 스킬을 더 찍다 보면 이 스킬의 상성 스킬도 나오겠지? 아직 모든 스킬을 다 본건 아니니까.
그나저나…. 추워죽겠네. 씨발.
아침 햇살을 받으며 공중에 떠 있는 나.
자는 민희에게 나갔다 온다고 말하고 해가 뜨자마자 나왔더니 이제 겨우 여섯 시 반.
아직 녀석들이 오진 않을 거다.
출근은 아홉 시잖아. 아니…. 여덟 시 반? 모르겠네. 이놈들은 좇소라서 더 일찍 출근하나?
어쨌든 조금 생각을 해보자. 어떻게 잡아 죽여야 이놈들을 잘 죽였다고 소문이 날지.
그래 봐야 어차피 패턴은 비슷하겠지만.
일단…. 정보가 필요해. 녀석들이 오늘 모이는 것은 알지만 몇 시에 몇 명이 모이는지도 모른다.
역시…. 정보 하면 매혹이지. 일단 매혹을 할 수 있는 여자를 찾는 게 우선이다.
만약 없다면 지금이라도 세희 년을 데리고 와야 해. 근데 설마 남자밖에 없겠어? 여자는 있겠지.
탐지로 건물을 돌려보니 다섯 명이 그대로 있다.
이놈들은 숙식도 여기서 하는 건가…. 하긴 그게 안전하겠지. 괜히 바깥을 돌아다닐 이유도 없고.
그럼…. 페이즈 아웃의 개시를 시작해 볼까?
2층에 세 명, 3층에 두 명. 3층의 두 명은 붙어있다.
일단 따로 있는 녀석들부터 볼까?
빠르게 땅으로 내려가 페이즈 아웃을 썼다.
뿌옇게 변하는 세상. 정말…. 이 공간이 익숙해지는 날이 오려나?
그때는 내가 정신이 이상해지는 날이겠지?
1층 입구를 그대로 통과한다. 지금의 나는 그 어떤 것도 막을 수 없다.
그대로 2층 천장을 뚫고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그래도 안쪽을 확인할 겸 원래 구조를 따라 움직였다.
1층은 회사가 아닌 일반 건물의 로비. 편의점도 있고 은행 ATM기 있는 곳도 있다.
그리고 길가 쪽으로 나 있는 테이크 아웃 커피 가게 하나. 뭐. 별다른 건 없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발견하고 올라가자 회사 간판이 보인다.
상경 기획. 뭘 기획한다는 걸까? 모르겠다. 내 알 바 아니지.
아까 기척 있던 게 어디더라…. 아, 이게 불편하네.
습관적으로 쓰던 탐지를 쓰고 아무것도 나오지 않아서 순간 당황했다.
어차피 아직 페이즈 아웃은 그리 오래 쓸 수 없으니 리필할 겸 빠르게 풀고 탐지를 써서 기척의 위치를 파악한 다음 다시 페이즈 아웃을 썼다.
후. 이 짓도 익숙해져야 하는데.
설마 그 찰나의 시간에 누가 탐지를 돌리거나 나를 보지는 않았겠지?
기척을 봤었던 곳으로 다가간다.
전무 이사실이라고 쓰여 있는 방.
어휴…. 지랄 염병이다. 진짜.
스르륵 방문을 통과해 방 안으로 들어갔다.
예전에는 전무 이사의 개인 사무실이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뭐랄까. 노총각 원룸 같은 방?
그리고 그 한쪽 구석 1인용 철제 침대에는 한 남자가 누워 자고 있었다.
40대? 50대? 어쨌든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남자.
측은한 모습으로 잠을 자는 모습. 뭐. 그렇구나. 됐고.
오래 보고 있을 필요도 없다. 다음 방으로 가자.
이번에는 자료실이라고 적혀있는 곳인데 여기 안에도 별반 다를 건 없었다.
아까 전무 이사실이 노총각 원룸이라면 여기는 대학생 원룸?
그리고 침대에서 대짜로 누워서 자는 남자 하나. 얘는 좀 젊어 보이네. 내 또래 정도?
남자는 관심 없어. 다음.
작은 회의실인 것 같은 방인데 여기는 그나마 조금 깔끔했다. 적어도 쓰레기통 같은 방은 아니니까.
침대에 누워서 자는 젊은 여자. 오. 젊은 여자. 좋지. 일단 하나 건졌다.
나름 반반한 얼굴의 여자. 나이는…. 20대 후반?
바로 페이즈 아웃을 풀었다. 그리고 광역 스킬 무효화. 바로 매혹.
일단 걸어놨으니 됐고…. 잠깐만. 이러고 페이즈 아웃을 쓰면?
아…. 씨. 그걸 생각 못 했네. 매혹이 풀리나?
해보자. 자고 있으니까 괜찮겠지.
페이즈 아웃을 썼다가 바로 풀었다.
매혹이 풀려 있는 여자. 머리 위에 시간이 사라졌다. 아…. 귀찮네.
페이즈 아웃도 만능이 아니었다. 전투 중이나 매혹 중에는 못 쓴다는 소리잖아.
아니, 전투 중에는 쓸 수 있겠지. 하지만 재워놓은 거랑 매혹 걸어 놓은 건 다 풀린다는 소리다.
후…. 그래. 뭐. 그건 어쩔 수 없지. 이 정도 성능인데 고작 그걸로 투덜거리면 양심 없지.
일단 그럼 다 둘러보자. 일단 확인부터 하자.
다시 페이즈 아웃을 쓰고 이번엔 3층으로 올라갔다.
대표이사실이라고 적혀있는 방.
문을 통과해서 들어가니 제법 번듯한 사무실이 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작은 방.
안에 보니 침대 하나가 있고 남자 하나랑 여자 하나가 반라의 모습으로 자고 있다.
대표 이사가 30대 중반이라 그랬지? 그럼 이 새끼가 대표 이사인가 보네.
씨발. 밑에 아저씨랑 총각은 혼자 쓸쓸하게 자는데 혼자 이러고 있냐.
아무리 봐도 부인은 아닌거 같지? 나이가 젊잖아? 20대 초중반 같은데.
뭐, 아무렴 어떠냐. 젊은 여자랑 잠을 자든 떡을 치든.
페이즈 아웃을 풀었다.
역시나 대규모 무효화, 매혹과 수면.
이제 페이즈 아웃은 당분간 못쓰겠네.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어쩔 수 없지.
테이프를 꺼내 대표 놈을 묶었다.
테이프 질을 마무리 할 때쯤 테이프 뜯는 소리에 여자가 눈을 뜬다.
나를 보고 환하게 웃는 여자.
"옷부터 입어라."
"네."
일단 대표는 묶었으니…. 이젠 밑에 녀석들 차례네.
먼저 젊은 남자부터 방문을 열고 들어가 바로 무효화와 수면을 걸었다.
그리고 전무와 여자에게도 수면을 걸고 다시 젊은 남자의 방으로 돌아왔다.
그다음 이어진 테이프 질. 됐고. 얘는…. 여기에 둬도 상관없겠지?
다음은 전무 이사. 불쌍한 아저씨도 테이프 질 했다.
마지막으로 젊은 여자. 무효화와 매혹. 자. 정리 끝.
일단 죽이는 건 나중에 하고…. 자는 여자를 깨웠다.
역시 여자를 깨우는 데는 가슴 만지는 것만큼 좋은 게 없지.
한참을 주무르자 부스스 일어나는 여자. 그리고 역시나 환한 웃음.
이 여자는 좀 웃는 게 어색하네. 평소에 잘 안 웃나 보지?
"옷 입고 대표이사실로 와."
"네."
그렇게 대표이사실로 가서 책상 의자에 앉았다.
으음…. 짜식. 의자 좋네. 굉장히 편한걸? 책상도 크고 좋아 보이고 말야.
그렇게 기다리자 여자 둘이 내 앞에 다 모였다.
이제 간단하고 편리한 정보 추출의 시간.
"오늘 업무 회의인지 나발인지 하지?"
"네."
"네."
"어…. 둘 중 누가 위야?"
"김 실장님이요."
2층에서 자던 여자가 사장 옆에서 자고 있던 여자를 보고 말한다.
나이가 더 젊어 보이는데…. 실장이야? 웃기네?
"니가 김 실장? 그럼 너는 뭐냐?"
"저는 경리…."
"경리…. 이제 돈도 안 쓰는 데 무슨 경리야."
"돈 대신 식량을 관리해요."
"아. 식량. 그렇지. 알았어. 그럼 김 실장 니가 대답해봐. 오늘 업무 회의 그거 몇 시에 몇 명이 오냐?"
"10시에 여섯 명이 옵니다."
"여섯 명? 생각보다 적네. 한 열 명 올 줄 알았는데."
음…. 그다음은…. 아. 그래.
"정종찬이라고 알아?"
"네. 정 차장 말씀하시는 거죠?"
"그놈도 오늘 와?"
"네. 옵니다."
오오. 씨발 새끼. 드디어 오는구나.
썅놈 새끼. 그때의 내가 아니다. 더는 숨어서 덜덜 떨 필요 없다. 새끼야. 보이기만 보여봐라.
후…. 두근두근 하네. 그리고…. 또 뭐 있냐.
아. 그래.
"찰리라는 놈하고 정민희라고 알아?"
"찰리…. 알고 있습니다. 정민희면 정 과장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래. 그 팀 있는 부장. 아. 뭐였지? 김 부장?"
"네.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도 오나?"
"네."
음…. 이새끼들. 아직 그쪽 팀 박살 난 지는 모르는구나.
그래. 그럼 오늘 오는 놈들은 다섯이라는 소리네. 정종찬 새끼 포함해서.
"그리고…. 아. 캐슬 이야기 들었어?"
"네.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조금 골치가 아픕니다."
"어떻게 하기로 했어?"
"일단 조 상무님이랑 소 부장 팀이 확인하러 갔습니다."
"상무…. 상무는 또 뭐야. 술 상무인가? 암튼. 소 부장 팀이 갔다고? 그럼 그 소 부장은 오늘 안 오나?"
"아니요. 오늘 올 겁니다. 오늘 그 이야기도 해야 하니까요."
"아하…. 그래. 그렇단 말이지. 어디 보자…. 오늘 오는 사람들 스킬들 다 알고 있나?"
"네. 인사기록카드에 있습니다."
"인사기록카드…. 진짜 니네 컨셉 질 하나는 확실하게 하는구나. 가져와 봐."
"네. 알겠습니다."
실장이 나가고 혼자 남은 경리는 우두커니 내 앞에 서 있다.
으음…. 경리라. 왜 본사에 남겨 놨는지 알 것 같다.
세상이 망하기 전이였고 저런 여자가 회사에 있었으면, 아마 남자들의 시선을 잔뜩 받았겠지.
하얀 블라우스에 회색 정장 치마. 굽있는 구두. 역시 오피스 룩은 진리야.
그렇게 여자를 바라보다가 내가 앉은 책상을 봤다.
음…. 대표 이사면 사장이잖아? 그럼 여기는 사장실이네. 그치?
그리고 경리긴 하지만…. 음. 뭐 비서라고 치고.
좋은 생각이 났다.
역시 나는 변태 새끼가 맞아.
"너 이리 와봐."
"네."
내게 다가오는 경리.
가까이에서 보니 화장 안 한 얼굴치고는 제법 괜찮다. 피부도 좋고.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경리를 한 바퀴 돌면서 살펴봤다.
음…. 좋아. 될 거 같아.
경리의 블라우스 앞 단추를 두 개 정도 풀었다.
나름 가슴이 커서 가슴골과 살색 브라가 살짝 보인다.
역시. 딱 좋네.
나는 다시 의자에 앉았고 바지 지퍼를 내려 자지를 꺼냈다.
"너. 여기 책상 밑으로 들어가. 그리고 빨아."
"네."
경리가 책상 밑으로 들어갔고, 나는 의자를 조금 앞으로 당겼다.
상당히 불편한 자세일 텐데 나의 허벅지를 잡고 내 자지를 입에 넣는 경리.
대표이사실에는 경리가 내 자지를 빠는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야. 몰래 하는 거니까 소리는 내지 말아야지."
"에. 아에으이다."
아. 좋네. 이런 짓을 해볼 수 있다니. 컴퍼니 새끼들. 회사 컨셉인거 인정한다.
이거 하나로 너희들의 컨셉은 존중받아 마땅해.
"여기 가져왔습니다."
김 실장은 내 밑에 있는 경리의 뒤통수를 보면서 인상을 찌푸린다.
매혹이 이래서 문제야. 여러명에게 매혹을 걸고 한쪽과 이런 행위를 하면 다른 이들이 명백하게 적대 의사를 보인다.
그것도 내가 아닌 여자에게.
뭐…. 나야 알 바 아니지. 어차피 다들 죽을 건데.
"웃어. 미간 찌푸리지 말고."
인사기록카드를 받아들고 김 실장에게 말하자 그제야 얼굴을 펴고 웃는다.
저 어색한 얼굴. 씨발. 매혹은 이래서 문제야.
나는 인사기록카드를 팔락 펼치며 김 실장에게 물었다.
"너는 뭔데 여기 대표 놈하고 같이 자냐?"
"그게…."
말하기 껄끄러운지 말을 못 하는 실장.
"아. 됐다. 뭐 불륜 상대나 오피스 와이프 그런 거겠지. 됐고…. 오늘 오는 사람 다 남자야?"
"네."
"아이씨…. 왜 다 남자야. 귀찮네. 아니다. 어차피 데리고 오긴 해야 하니까. 너. 스킬이 뭐냐?"
"저는 염력과 추적입니다."
"추적? 그래? 추적 스킬 지금 쓴 사람 있어?"
"있었는데요…. 지금은 끊겼습니다."
"아…. 무효화 맞아서 그런가 보구나. 에이씨. 누구한테 걸었는데?"
"조 상무요."
"한 명?"
"네."
"한 명한테만 걸 수 있어? 아니잖아?"
"네. 네 명까지 걸 수 있습니다."
"그거 걸면 걸린 사람은 모르지?"
"네."
"그거 거리 제약은 있냐? 지속 시간은?"
"거리 제약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거리가 멀어져서 풀리거나 한 적은 없습니다. 지속 시간은 2주요."
"2주? 2주일?"
"네."
"너 그거 마스터냐?"
"네."
"그럼 처음에는? 스킬 배우고 난 다음 처음엔 얼만큼이었어?"
"하루요."
"하루…. 그럼 하루. 이틀, 일주일, 이주일?"
"네. 맞습니다."
"흐음…."
생각보다 기네. 근데 그게 왜 필요하지? 왜 쓴 걸까? 감시용인가?
"그거 쓰면 넌 그 추적 스킬 당한 사람이나 물건이 어디 있는지 다 알아?"
"네. 방향과 거리가 나옵니다."
"아. 그래? 그렇군."
음…. 상당히 애매한 스킬이란 말이지. 쓸모는 있어 보이는데 막상 찍기는 아까운 스킬.
그렇게 스킬 이야기를 듣는데 경리 이 여자…. 드럽게 못한다.
느껴지기는커녕 자꾸 이빨도 닿고…. 아주 엉망진창이야.
"야. 나와."
내가 의자를 뒤로 빼며 말하자 경리가 손등으로 침을 닦으며 일어나 책상 앞으로 선다.
"너. 실장. 니가 해봐."
프릴 달린 블라우스에 조금 긴 갈색 정장 치마를 입은 여자.
대표 녀석의 오피스 와이프가 될 정도로 이쁘장한 그녀는 내 다리 사이에 들어왔고, 방금까지 경리의 침 범벅이었단 내 자지를 입에 물었다.
음…. 경리 쟤보단 훨씬 낫네.
그렇게 실장의 따듯한 입과 혀를 느끼며 나는 인사기록카드를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