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235화 (23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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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뷰

"으으으…. 다시는 하지 마요. 다시는."

진저리를 치며 침낭에서 나오는 민희.

제법 무서웠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침낭은 잘 접고 있는 모습.

의외로 착실하단 말야. 저런 모습을 보면.

"왜? 그러니까 더 하고 싶잖아."

"아니…. 어휴…. 아니에요. 아닌거 같아.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요?"

"나에 대한 믿음이 없었나 보지. 설마 내가 떨어뜨렸겠어?"

"그거랑은 달라요. 어휴. 비행 스킬…. 나는 못 배울 거 같아."

그렇게 엄살 부리는 민희의 허리에 팔을 두르고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어느 호텔이든 로비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다.

깔끔한 대리석 바닥과 전문가들이 꾸며놓은 내부 장식들, 그리고 그 특유의 분위기.

세상이 망하기 전에 와봤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을.

하긴, 망했으니 이런 곳도 서슴지 않고 올 수 있게 된 거긴 하지만.

데스크 앞까지 향한 나와 민희.

나는 재빨리 데스크 안쪽으로 들어가 민희를 보고 말했다.

"예약하셨습니까? 손님?"

그런 나를 보고 피식하고 웃는 민희.

"여기 아니에요."

"응?"

"따라와요."

민희는 내가 데스크를 나오자 내 팔짱을 낀다.

흐음…. 이러고 가니까 왠지 돈독한 느낌인데?

참 신기하단 말이지. 이 여자랑은 왜 이렇게 빠르게 친해진 걸까?

게다가 더 이상한 것은 이 여자가 나를 배신할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똑똑한 여자라 이해득실을 따져서 그런 걸까? 단지 그런 이유만은 아닐 텐데.

쉽게 이해가 안 간단 말이지. 뭐…. 크게 상관은 없지만. 아주 방심하고 있는 건 아니니까.

자연스럽게 엘리베이터로 가는 민희.

나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약간 당황해서 그녀에게 말했다.

"이걸 타게?"

"그럼 걸어가게요?"

"아니…. 괜찮아? 이런 걸 탈 용기가 있단 말야?"

"못 탈 건 뭐예요. 엘리베이터 로프 교체 주기는 길면 20년 정도 된다고요. 고작 5년 정도 점검 안 했다고 쉽게 문제가 생기거나 하진 않아요."

"그…. 그래?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그냥 다니다가 주워들었어요.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타요."

"으음…. 그래."

조금 찝찝한 마음은 들었지만, 그냥 탔다.

어차피 비행을 배웠잖아? 만약에 무슨 일이 있어도 땅으로 처박혀서 쥐포가 되지는 않겠지.

엘리베이터에 타자 버튼을 누르는 민희. 뭐야? 스페셜 라운지?

"익숙해 보이는데?"

"몇 번 와봤으니까요."

"여길?"

"뭐, 여기도 와봤고요. 게다가 호텔은 대부분 비슷해요."

"이야…. 잘살았나 봐?"

그런 나를 보고 씨익 웃는 민희. 어쩜 이렇게 요망할까?

사소한 몸짓이나 행동, 표정 하나하나가 남자를 안달 나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

과거가 궁금해지는 여자야. 근데 물어보기도 힘들고 말이지.

하긴…. 비밀로 남아 있을 때 더 신비스러운 것도 있으니까.

스페셜 라운지라고 되어있는 곳에 오니 여기에 로비가 하나 더 있었다.

아하…. 비싼 방들은 여기서 체크인 하나 보네?

역시, 이래서 고기도 먹어본 놈이 맛을 안다니까.

데스크 안쪽으로 가서 카드키를 가져온 민희가 내 손을 잡고 앞장선다.

"가죠."

민희와 함께 들어온 방은 정말 화려하다 못해 호화스러웠다.

역시…. 이래서 호텔호텔 하는구나? 지금껏 봤던 것 중에서 가장 좋아 보이는 방이다.

한강이 바로 보이는 뷰. 역시…. 한강뷰 집값이 비싼 이유를 알 거 같네.

그냥 흐르는 강일 뿐이지만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다.

그렇게 촌놈처럼 강을 보고 있자 민희가 내게 다가와 마치 연인처럼 팔짱을 끼고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경치가 맘에 드나 봐요?"

"그러게. 내가 이렇게 한강을 좋아할 줄은 몰랐네."

"자기가 오자고 해놓고."

"나야 그냥 막연히 좋을 거라고 생각만 했지. 이렇게 멋질 줄 알았나?"

그렇게 잠시 바깥을 바라보는 우리. 그러다가 민희가 내 몸을 살짝 돌리며 나에게 안겨 온다.

은은한 향기와 그려놓은 듯한 민희의 얼굴.

그리고 품에 안겨있는 가느다란 허리.

생각보다 분위기가 좋네.

그럴듯한 음악이라도 틀어져 있으면 훨씬 좋았을걸.

"고마워요."

"뭐가? 아. 쪽지?"

"네."

"아직 제대로 확인도 안 된 거잖아. 아직 고마워하긴 이르지 않을까?"

"그거랑 별개에요. 나를 위해 뭔가 알아봐 줬다는 게 고마운 거예요."

"말해 놓은 건 지켜야지. 그 정도 책임감은 있는 사람이니까."

"후후…. 진짜 이상한 사람이야. 어디서 이런 사람이 나왔지?"

그러면서 또 씨익 웃는다.

정말 웃음이 매력적인 여자. 벙커에 있는 내 여자들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그렇기에 놓치고 싶지 않은 여자.

부디 이 관계가 오래갔으면 좋겠는데.

"그럼…. 일 이야기부터 해볼까?"

"어머? 분위기는 다잡아 놓고 갑자기?"

그러면서 나의 목에 팔을 감는다.

젠장…. 이렇게 나오면 또 내가 넘어갈 수밖에 없지.

물론 이렇게 될 걸 기대하고 있긴 했지만…. 에이 모르겠다. 여기까지 와서 뭘 고민해.

입맞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진한 키스.

내 손은 그녀의 블라우스 단추를 풀고 바지를 벗긴다.

오늘은 붉은색 화려한 속옷 세트. 정말…. 눈이 즐거운 여자야.

아무리 속옷에 관심 없는 남자라 할지라도 이렇게 차려입은 듯한 속옷을 보면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것까지 다 신경 썼다는 거니까. 물론…. 그녀는 자연스럽게 준비한 거겠지만.

나도 바로 옷을 벗어 알몸이 되었고 선물 포장지를 풀듯 민희의 속옷을 벗겼다.

크기도 하지만 모양이 이쁜 그녀의 가슴, 그리고 잘 정리된 음모와 살짝 가려진 아래쪽.

가슴에 입을 가져다 대고 빨면서 그녀의 엉덩이를 손으로 쓸어내린다.

"아기 같아…."

나의 머리를 감싸 안으며 꼭지를 희롱하는 내 혀를 느끼는 민희.

대체 어떤 아기가 이렇게 음탕하게 가슴을 빤다는 거야? 만약 그런 아기가 있으면 걔는 좀 의심해 봐야 해. 2회차가 아닌지.

그리 애무가 길지 않았는데도 빠르게 텐션이 올라가는 여자.

이 여자도 나를 만나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던 걸까?

아무래도 그런 느낌이 든다. 아니면 그렇게 느끼게 하는 걸지도?

뭐가 됐든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민희 덕분에 나의 물건도 잔뜩 발기된다.

전희는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어차피 아래로 만족하게 할 자신 있으니까.

민희를 한강뷰가 보이는 유리 벽으로 돌아서게 하고 그녀의 뒤에 섰다.

물건을 잡고 다리 사이에 스윽 비비자 그녀의 엉덩이가 빨리 넣어달라는 듯 작게 출렁인다.

끄트머리가 그녀의 안쪽으로 들어갔고, 바로 안쪽 깊숙하게 밀어 넣자 민희의 몸이 유리 벽에 바짝 붙는다.

와…. 저런건 밖에서 봐야 하는데. 가슴이 유리 벽에 찰싹 달라붙는 거…. 나도 보고 싶다.

"아아…. 너무 좋아…."

활처럼 휜 민희의 허리와 부드러운 엉덩이. 그리고 따듯한 안쪽에 들어가 있는 나의 물건.

능숙한 조임에 아랫도리에 전해지는 감각. 역시 좋아. 맘에 들어.

규칙적으로 흔드는 나의 움직임에 민희의 입에서 신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자신의 기분에 솔직한 여자. 마치 새처럼 지저귀는 여자.

그런 신음은 장작에 뿌려지는 기름처럼 내 정욕을 활활 태운다.

바짝 힘을 얻은 물건이 잔뜩 딱딱해지고 뜨거운 기둥이 되어 민희의 안쪽을 헤집는다.

만족스러움이 가득한 신음. 그리고 몸짓.

체위를 바꿀 생각 같은 건 안 한다. 어차피 여러 번 하면 되니까.

그렇게 같은 자세와 같은 속도로 한참을 계속해서 밀어 넣자 민희는 잔뜩 가버리며 한껏 야한 신음을 낸다.

그런 신음을 들으며 안쪽에 깊게 사정한 나.

후우. 확실히 체력 증가와 신체 능력 증가 효과가 있다보다.

한번 했는데도 힘든 기색이 전혀 느껴지지 않네.

"하아…. 왜 이렇게 좋은 거야…."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리는 민희.

들리라고 한 소리겠지만…. 저런 말을 듣고 좋아하지 않을 남자는 없지.

물건을 뽑아내고 몸을 숙이고 있는 민희를 뒤에서 안아 일으켰다.

자연스럽게 손에 잡힌 가슴. 몸을 일으킨 민희는 아직 팔팔한 나의 물건을 보며 신기한 듯 물어본다.

"오기 전에 약이라도 먹고 와요? 어떻게 이렇게 쌩쌩하지?"

엉덩이로 내 물건을 쓱쓱 비비는 민희.

"약은 무슨. 그런 게 어딨겠어."

"하긴…. 그렇겠죠. 근데 아무리 젊다고 해도 이건 조금 대단한 거 아니에요? 어떻게 이렇지?"

내 물건을 손으로 감싸며 살살 어루만지는 민희.

방금 사정을 해서 아직 민감해져 있는 상태라 그녀의 손은 더없이 자극적이다.

"글쎄. 짐작 가는 게 없진 않아. 그래서 나중에 의사를 만나면 한번 물어보려고."

"음? 의사요? 뭘요?"

"발기력에 대해서."

"발기력…. 흐음. 그쪽은 전공이 아닌데…. 한번 말해봐요."

"응? 뭘?"

"의사를 만나면 한번 물어본다면서요? 해봐요. 비록 레지까지 밖에 못했지만."

"어? 의사야?"

"전문의는 아니에요. 알다시피 세상이 망해버려서. 어차피 이젠 의미도 없고."

"이야…. 공부 열심히 했구나?"

"그런 게 이제 무슨 소용 있겠어요. 암튼 물어봐요. 뭔데요?"

"아…. 그게. 질병 해제. 알지?"

"그쵸. 사실상 의사들이 의미 없어진 스킬인데."

나는 민희에게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말해줬다.

질병 해제로 혈액 순환에 방해가 되는 것들이 다 치료돼서 피가 잘 돌고 덕분에 발기가 오래 지속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

"흐응…. 상당이 흥미로운 관점이네요. 근데 그건 어디서 들은 거예요?"

"그냥 내가 생각한 건데?"

"어떻게 하면 그런 걸 생각할 수 있죠? 보통은 관심이 크게 없을 텐데?"

"질병 해제 스킬 가지고 있는 사람이 스킬 숙련을 올리고 있거든. 근데 딱히 병이 없는 것 같은데 질병 해제를 쓰게 되면 계속 써진단 말이지? 숙련도가 오른다는 건 뭔가가 치료가 돼가고 있다는 거잖아? 그래서 그거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거기까지 갔지."

그렇게 이야기하며 나는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런 나에게 다가와 무릎 끄트머리에 앉는 민희. 빳빳하게 서 있는 내 물건을 계속 어루만지며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

"일리가 있어요. 어차피 여기는 다 해면체로 돼 있고 피가 이쪽으로 쏠려서 단단하게 되는 거니까요. 혈액 순환이 좋아지면 당신 말대로 그렇게 될 수는 있겠네요."

"흐음…. 그래? 그게 말이 되는 소리였구나."

"정작 의학을 배운 나도 그런 건 생각 안 해봤는데…. 당신 진짜 특이한 사람이네요."

"그냥 상상력이 풍부한 거지. 쓸데없는 잡지식이 많고…?"

민희의 손이 점점 과감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잡고 흔들면…. 안 되는데?

"좋아요?"

"당연히…. 좋지. 근데 기왕이면 손보다는 이쪽이 더 좋지."

내가 민희가 앉아있는 무릎을 살짝 벌리고 아래쪽에 손을 가져가자 움찔하는 모습.

나를 살짝 흘겨보더니 몸을 살짝 일으키곤 내 물건을 잡고 자신의 아래쪽에 맞춘다.

천천히 내려앉는 민희.

"하아…."

물건이 끝까지 들어가자 잔뜩 기분 좋은 표정으로 고개를 치켜든다.

"혹시."

"으음…. 네?"

"불면증도 질병 해제로 치료가 될까?"

내 목에 팔을 감고 조금씩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는 민희.

"불면증요?"

"응. 그것도 질병으로 칠까? 그럼 질병 해제로 치료가 되나 싶어서."

"당신 불면증이에요?"

"어."

"불면증…. 불면증이라. 그건 원인이 많아서 조금 애매하네요. 기질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적으니…. 아마 안될 것 같은데."

"그래? 젠장. 아쉽네."

"흐음. 그것도 제 전공이 아니라 자세하게는 모르겠네요."

"그런가."

그러면서 민희의 가슴을 양쪽으로 움켜쥐었다.

목을 감고 있는 민희의 팔에 힘이 바짝 들어가는 게 느껴진다.

그리고 엉덩이를 움직이는 것도 서서히 원운동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일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이거 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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