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일곱 번째 스킬
패시브는 코인만 있다면 얼마든지 찍을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 망설일 필요가 없다.
일단 패시브 같아 보이는 건 다 찍어야 한다.
문제는 패시브가 확실한지 알 수 없다는 것.
일단 데미지 감소는 확실하지 않으니 빼자.
스킬 반경 증가와 신체 능력 증가 이 두 개는 패시브가 맞을 거고.
['신체 능력 증가' 스킬을 배우는데 50만 코인이 소모됩니다. 배우시겠습니까?]
으…. 씨발. 50만…. 50만이라니.
지금 남은 건 70만 코인. 와 빡쎄네. 체력 증가도 50만이던데 이것도 50만이야?
일단 아니오를 눌렀다.
코인도 코인이지만 체력 증가가 어느 정도 효과를 가졌는지부터 확인해야지.
나중에 신체 능력 증가랑 같이 적용되면 어떤 게 어떤 효과인지 헷갈릴 수도 있잖아.
상세하게 설명이 나오지 않기에 몸으로 직접 알아볼 수밖에 없는 스킬들.
하…. 한번만 더 욕하자. 스킬 만든 이 개새끼들아!
체력 증가. 다행히 이건 확인하기 쉬울 것 같다.
스킬을 써보면 되잖아. 20번만 연속으로 사용하면 피로가 몰려왔었으니 확인하기도 쉽다.
어디 한번 확인해볼까?
투명화와 해제를 반복했다.
열 번을 넘어 스무 번. 몸이 힘들지 않다. 오오…. 이 여유라니.
다시 더 써본다. 과연 얼마나 더 써야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려나?
서른여덟…. 서른아홉…. 마흔…. 마흔하나!
허억…. 뒤지겠네. 마흔하나? 대략 마흔이면…. 두 배 오른 거야? 좋네…. 완전 좋아.
이러고 회복 포션을 먹었을 때 전부 회복되면…. 효율이 두 배로 오르는 거잖아?
체력 회복 포션 소를 사서 마셨다.
어…. 근데 뭔가 느낌이 다르다. 다 회복 된 게 아니야? 어디…. 확인해보자.
스무 번. 회복 포션 소를 사서 마시니 스킬 스무 번을 쓰고 다시 죽을 것 같아졌다.
젠장…. 이래서야 뭐 이득 보는 게 없네. 잠시만…. 그럼 회복 포션 중을 마시면?
소는 2천 코인, 중은 3천 코인이다.
가격은 1.5배. 그럼 효과도 1.5배일까? 중을 먹고 30번인지 확인하면 되겠지?
바로 사서 먹었다.
그리고 다시 스킬 반복.
스물여덟, 스물아홉, 서른! 오오. 아직 살만해. 어디 그럼….
마흔! 마흔하나! 허억…. 꽉 찼다. 회복 포션 중으로 마흔한 번 스킬을 쓸 수 있는 체력이 꽉 찼다.
이것만 해도 큰 수확이다. 2천 코인으로 스무 번 쓸 수 있던 게 3천 코인으로 마흔 번 쓸 수 있게 됐으니까.
됐어. 이것만 해도 50만 코인이 아깝지 않다. 포션 가격을 엄청나게 세이브 할 수 있다는 소리니까.
승희와 미나, 세아, 안나가 체력 증가를 찍을 수 있게 되면 이것부터 찍게 해야겠네. 좋아 좋아. 맘에 들어.
자. 이제 체력 증가는 됐고, 이제 스킬 범위 증가를 확인해 봐야 하는데….
"나 잠깐 도와줄 사람?"
방 밖으로 나가 외쳤지만 아무도 없다.
이것들이…. 다 어디 간 거야?
똑똑
"네에."
"승희야. 바빠?"
"아뇨."
승희가 나왔고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나 스킬 확인하는 것 좀 도와줘."
"그래요. 오래 걸려요?"
"아니. 그리 오래 안 걸려."
"네에. 뭐 하면 돼요?"
"옷 입어."
"네?"
"여긴 좁아서. 밖에 나가야 해."
"아아…. 알겠어요."
나는 옷을 입고 줄자를 챙겼다.
승희가 옷을 입고 나오자 밖으로 나가려는데 부엌에서 미나가 빼꼼 얼굴을 내민다.
"어? 어디 가요?"
"스킬 테스트하러."
"아! 새로운 스킬 또 익혔어요? 멀리 나가요?"
"아니. 이 앞에서 할 거야."
"곧 밥 먹을 거니까 바로 들어와요."
"응."
"다녀올게요!"
그렇게 부엌으로 들어가는 미나의 표정이 밝다.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식사를 책임지고 있는 미나. 돌아가면서 식사를 차리라고 해도 꼭 본인이 차린다고 고집하는 여자.
펜스에서 받아온 음식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아 보인다.
승희와 함께 밖으로 나오니 차가운 바람이 훅 몰아친다.
후우. 이놈의 겨울. 대체 언제 끝나니? 힘들다. 정말.
"으으. 더 입고 나올 걸 그랬나."
"금방 끝나. 이것 좀 밟아볼래?"
줄자의 끝을 내밀고 승희 보고 밟으라 한 뒤 주욱 늘렸다.
거리를 체크하고 30미터 떨어진 곳부터는 1미터씩 금을 그었다.
"됐고…. 승희야. 앉아있어."
"어? 왜요?"
"너한테 수면 쓸 거야."
"에엑? 수면? 이 추운 데서?"
"금방 깨워줄 테니 걱정 마. 내가 설마 너한테 안 좋은 일 하겠니?"
"으음…. 알았어요."
승희가 앉았고, 나는 뒤로 돌아 걸어갔다.
60미터. 휘유. 겁나 머네. 스킬 하나에 두 배는…. 너무 큰 욕심이겠지?
그래도 해본다. 사람은 꿈을 크게 가져야지.
"자라!"
될 리가 없지. 10만 코인에 범위 두 배면…. 양심이 없네.
50미터로 와서 써봤지만 역시 안된다.
40미터. 역시 안된다.
크윽…. 그럼…. 39미터! 30미터의 30퍼센트면 39미터잖아? 퍼센트 적용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일단 해본다.
역시…. 될리가 없다.
그럼 36미터. 20퍼센트라면 가망이 있어!
쳇. 쪼잔한 새끼들. 이거 개똥망 패시브 아냐? 막 1퍼센트 이래 버리면 30센치 밖에 안 늘어나는 건데.
"하고 있는 거예요?"
내가 가까워지자 나에게 소리치는 승희.
"어. 기다려봐."
이번엔 33미터. 될까? 돼야 하는데?
오! 승희가 잠들었다.
나는 바로 광역 스킬 무효화를 썼고, 승희가 쓰러지자마자 바로 벌떡 일어난다.
"으아! 나 방금 졸았어!"
"내가 재웠는데 다시 깨운 거야."
"아…. 그래요? 어휴 깜짝이야."
"한 번만 더 해볼게! 옆으로 쓰러지지 않게 무릎 안고 있어. 고개는 들고."
승희가 자세를 취하고 이번엔 34미터에서 써봤다.
역시 안되네.
나는 '자라자라자라'라고 중얼거리며 조금씩 앞으로 걸어갔고, 33미터가 되는 순간 승희가 고개를 푹 파묻었다.
바로 무효화를 써주고 승희에게 다가간다.
"으. 느낌 이상해."
"고생했어. 끝났으니 들어가자."
"알바비는요?"
"응?"
"사람을 썼으면 대가를 줘야죠."
"어…. 뭐로 주면 되나? 이런 거?"
내가 손 하트를 날려주니 승희가 질색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미안."
"특별 수당도 받아야겠네."
"뭘 원하는데?"
"으음…. 조금 생각해보고요."
"내 사랑이 담긴 키스. 이런 건?"
또다시 질색하는 표정.
얘가…. 어디 키스 귀한 줄 모르고!
"들어가요.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그렇게 다시 벙커로 들어가니 미나가 점심 준비를 다 차려놨기에 바로 밥을 먹었다.
으음…. 전문가의 솜씨가 들어간 밥상.
미나의 요리가 맛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건 또 다른 맛이다.
익숙하고 혀가 아는 맛. MSG의 맛인가?
든든하게 밥을 먹고 다시 방으로 들어와 누웠다.
포만감과 편안함. 역시…. 사람은 별거 없어. 등따습고 배부르면 그게 최고지.
다시 스킬 생각으로 돌아간다.
스킬 범위 증가…. 10퍼센트가 늘었다. 수면이라면 33미터. 탐지라면 110미터.
생각보다 별로 안 늘었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다른 패시브와 다르게 스킬 반경 증가1 이었으니까.
결국 2도 있고 3도 있고…. 계속 늘어난다는 소리잖아?
10퍼센트씩 늘어나려나? 아니면 에스컬레이트 하게 확확 늘어나려나?
어쨌든 발전 가능성이 있으니…. 계속 찍어봐야겠지.
자…. 이제 신체 능력 증가를 확인해 볼 시간이다.
일단…. 찍기전에 내 상태를 체크해야겠지?
근데 너무 막막하다.
시력이나 지구력 같은 것도 오르는 거야? 모르겠다 정말.
막막하긴 하지만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해본다.
게임이라면 당연히 힘, 민첩, 지능.
보통은 체력도 붙지만, 체력은 체력 증가로 따로 올라갔고.
힘…. 이건 뭐 바로 확인할 수 있겠지. 민첩…. 이것도 확인할 수 있을 거고.
근데 지능은? 이게 바로 확인이 되는 건가? IQ 검사라도 해야 하나?
모르겠다. 일단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
"잠시 나갔다 올게!"
"또 어디 가요?"
거실에 앉아서 안나와 한글 공부를 하는 미나가 나를 보며 물어본다.
"스킬 확인."
"오래 걸려요?"
"글쎄? 가봐야 알겠는데? 오늘 안에는 들어오지 않을까?"
"알겠어요. 조심히 다녀와요."
"썽철. 다녀와!"
안나의 발음이 점점 좋아진다. 이게 다 미나의 덕분이겠지?
밖에 나온 나는 바로 전동 휠을 타고 목적지를 향해 갔다.
내가 간 곳은 헬스장.
내가 지금 낼 수 있는 힘이 얼만큼인지 확인하기엔 가장 좋은 곳.
지난번에 봐둔 곳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었다.
문이 안 잠겨있어서 다행이야. 부술뻔했잖아.
어디 보자…. 근데 뭘 해야 하나? 역시 저거겠지?
누워서 철봉에 판 끼운걸 드는 거. 이게 뭐더라? 벤치? 아. 여기 적혀있네. 벤치 프레스라고.
일단 한번 해본다. 몇 킬로까지 들 수 있으려나.
봉에 원판을 끼워 넣었다. 와. 드럽게 무겁네. 20킬로짜리 원판이 이렇게 무겁다고?
이거…. 생각보다 힘들겠는데?
어디 보자. 20킬로 두 개 끼웠으니 40킬로지? 한번 들어볼까?
아니지. 아니야. 내가 아무리 헬알못이라도 이 정도는 안다. 봉 무게가 있잖아.
봉 무게가 20킬로라고 알고 있는데. 이러면 60킬로지.
60킬로라…. 될까? 되겠지? 여자들 몸무게가 50 정도는 되잖아?
자세를 잡고 누워서 있는 힘껏 들어 올려봤다.
오…. 된다…. 됐어. 그래. 60킬로는 들 수 있네. 크게 무리는 없었다.
좋아. 70킬로 도전이다.
양쪽에 5킬로짜리 원판을 끼우고 다시 들어봤다.
와. 10킬로 늘었는데 겁나 빡쎄네.
70킬로도 됐고. 다음은 80킬로 간다.
80킬로는 정말 겨우 들었다. 아무래도 90은 안될 거 같아.
됐어. 이 정도면 확인됐지? 다음엔…. 민첩성?
민첩성은 뭐로 확인해야 하나. 달리기? 역시 그것밖에 없겠지.
밖으로 나왔다. 어차피 거리는 별로 안 중요하니까. 똑같은 구간을 뛰어보면 되겠지.
스마트 폰으로 스톱워치를 켜고 헬스장 입구에서 도로 끝까지 뛰었다.
14.5초. 헉…. 헉…. 아오. 씨발. 심장 터지겠네. 하아. 후우. 좋아. 기억해 놓고. 허억.
한 번 더 재보자. 어차피 헬스장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니까. 일단 숨 좀 고르고.
이번엔 15.2초. 아오. 뒤지겠네. 뭐 이거 뛰었다고…. 후우. 뒤질 것 같냐. 하아.
땀이 미친 듯이 나기에 그대로 헬스장 앞에 쭈그려 앉아 조금 쉬었다.
차가운 날씨라 땀이 급속도로 식는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으면 진짜 미친놈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갑자기 냅다 뛰는 새끼가 정상으로 보이진 않겠지.
그렇게 앉아서 쉬면서 간판 같은 것들을 잘 살펴봤다.
시력 같은 것도 좋아질 수 있으니까 잘 기억해 놓는다. 흐릿한 간판. 안 보이는 간판들.
또 뭐가 있을까? 지구력 같은 건 정확하게 측정할 방법을 모르겠고.
에이. 모르겠다. 일단 이 정도면 되겠지. 일단 찍어본다.
['신체 능력 증가' 스킬을 배우는데 50만 코인이 소모됩니다. 배우시겠습니까?]
당당하게 예를 눌렀다.
스킬 창에 당당하게 올라가 있는 신체 능력 증가.
그리고 스킬 선택 칸.
좋아. 이건 됐고…. 이제 확인의 시간.
충분히 쉰 다음 다시 뛰었다.
시간을 보지 않아도 확실히 알 수 있다. 아까와 속도가 달라.
스마트 폰을 보니 11.8초가 나왔다. 허억. 와. 씨. 몇 초가 줄어든 거야? 후우.
다시 돌아가 본다. 후우…. 일단 숨 좀 고르고. 간다!
이번엔 12초. 확연하게 줄긴 했다. 아이고. 뒤지겠네. 몸이 힘든 건 변함 없구나. 에고고.
헬스장에 들어가서 벤치 했던 곳에 드러누웠다.
좀 쉬고 해야지. 하아. 힘들어 죽겠네.
아까 꼽아놓은 80킬로짜리 벤치. 두 손으로 꽉 잡고 들었다.
가볍게 들리는 느낌. 와씨…. 이게 뭐냐? 진짜로?
90킬로로 올렸고, 가뿐하게 들었다.
무려 100킬로. 된다. 빠듯하지만 들었다. 와. 이렇게 확 늘어난다고?
110킬로에 도전해본다. 설마…. 될까?
갖은 힘을 다 주고 나서야 겨우겨우 들었다.
내려놓다가 죽을뻔했지만, 부들거리는 팔로 어떻게 겨우 제자리에 놓을 수 있었다.
와…. 어디 계산해보자. 달리기 초 잰 거랑…. 벤치 무게랑…. 음….
한 30퍼센트? 그 정도 오른 건가? 30퍼센트라. 미친 듯이 강해진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얕볼 수 없는 느낌.
게다가 이건 퍼센트잖아. 운동 하나도 안 한 내가 이 정도니…. 막 3대 500치던 사람들 그런 사람이었으면 바로 650이 되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니 좋네. 이거…. 운동을 해야 하나?
어쨌든 테스트는 끝났다. 이제 돌아가자.
헬스장 앞에서 아까 봐뒀던 간판들을 바라봤다.
음…. 아까랑 똑같은 거 같은데.
시력 이런 거는 적용이 안되나 봐.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