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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
여자들이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으며 조용히 들어왔던 곳으로 나갔다.
신중을 기해야해. 여기서 작은 소음이라도 내서 쟤들이 나를 발견하면…. 끔찍해진다.
다행히 나뭇가지를 밟거나 화분을 떨어뜨리는 짓은 하지 않고 뒷문으로 나올 수 있었다.
어후. 식은땀이 다 나네. 이게 무슨 일이야 대체.
내가 들어온 걸 알고 몰래카메라라도 찍은 건가?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처음 걸었던 매혹의 효과가 너무 잘 받았던 걸까? 물론 여자에게 인기가 많다면 당연히 기분은 좋겠지.
근데 난 아니다. 그런 일이 나에게 일어날 리가 없어.
일부러 크게 돌아 다시 화원 정면으로 돌아왔다.
문을 열자 안에서 이야기하던 여자들의 말이 딱 끊긴다.
모습을 드러내며 의아하단 표정을 짓고 말한다.
"뭐야? 말소리가 들리던데?"
"아무것도 아니에요."
윤서가 모습을 드러내며 말한다.
그리고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는 여자들.
"일단, 한 바퀴 돌고 왔는데."
내가 이야기하자 전부 나를 바라본다.
으음…. 약간 뻘쭘하긴 하지만 티 내면 안 돼. 지금 티를 내면 전부 훔쳐 들었다는 걸 그대로 밝히는 꼴이잖아.
"동산…. 생각보다 거지 같네?"
내가 봤던 것들을 전부 이야기하자 여자들은 집중해서 내 말에 귀를 기울인다.
내가 생각하기엔 마땅한 침입 루트가 없다. 조금 더 지켜보는 것 말고는 답이 없어 보인다.
그런 것들까지 전부 다 말하자 여자들의 표정에 궁금증이 떠오른다.
"저희도 보고 와도 돼요?"
윤서가 말하자 송이 역시 나를 바라본다.
행동력이 좋은 여자들이야. 보통은 이러기 쉽지 않은데.
"꽤 걸릴 텐데?"
"두 시간 정도 다녀온 거 같은데요."
"말했잖아. 중간에 산도 있고 입구 쪽은 좀 돌아야 하고. 체력에 자신 있어? 이렇게 추운 날 산 오르락내리락 하는 건 생각보다 힘들어."
"괜찮아요. 그 정도야 뭐."
"그래? 그럼 다녀와. 대신 너무 붙지는 마. 괜히 발각당하면 기습하는 의미가 없어지니까."
"알겠어요. 또 가실 분 있나요? 가고 싶은 분 거수."
"나."
"어? 저도."
"얼래…. 이렇게 다 가도 돼요? 나도 가고 싶은데."
"어…. 저도 가고 싶은데."
의외로 남은 넷도 전부 손을 든다.
"전부 다 가는 건 좀 그런데? 두 명만 가. 윤서랑 송이는 따로 가고."
"어? 왜요?"
송이가 왜 그러냐는 듯 나를 바라본다.
"둘은 공격 스킬 있잖아."
"아…."
결국, 처음은 윤서와 정현이가 가기로 했다.
둘이 친한가? 모르겠네. 일단은 두 명에게 길을 상세히 알려줬고, 둘은 바로 나갔다.
"너흰 참 신기하네. 보통은 이런 날 밖에 나가는 거 싫지 않나?"
"그래도 궁금하잖아요. 여기까지 와서 몸 사리는 게 더 웃기지 않아요?"
송이의 대답에 나는 나름 타당한 이유라고 생각했다.
하긴 여기서 아무것도 안 할 거였으면 애초에 합류를 안 했겠지.
"그럼. 다들 다시 투명화 쓰자. 저기 건물에서 쌍안경 같은 거로 보면 이 안은 보일 거 같은데."
"알겠어요."
"네."
"아? 네."
송이와 지원, 지아는 전부 투명화를 썼다.
다시 화원 안은 아무도 없는 것처럼 변했고, 나는 놓인 의자 중에 제일 편해 보이는 것을 하나 들어서 적당히 거리를 벌리고 화원 바깥쪽에 붙어서 앉았다.
"왜 그렇게 멀리 떨어져요?"
지아의 질문. 정말 저 가스나는 궁금한 것도 많아.
"거긴 더워서."
"여기랑 거기랑 달라요?"
"어."
"그런가?"
뭔가 부스럭부스럭하는 소리가 나더니 다시 지아의 혼잣말이 들린다.
"아. 이쪽이 뜨거운 바람이 직빵으로 오는구나?"
"이제 말 좀 그만해. 조용히 밖이나 보고 있어."
"네에."
지아가 입을 다물자 화원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
웅웅거리는 히터 돌아가는 소리만 가득한 화원.
나는 가만히 앉아서 시선을 바깥의 맞이방 쪽으로 향하고 생각에 잠겼다.
전기 펜스.
전기가 진짜 들어오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전기가 무제한인데 안 켜놓을 이유가 없다.
고장 났으면 모를까 킬 수 있는데 안 켜진 않았을 거다.
그럼…. 그걸 무력화시킬 방법은 있나?
자르거나 훼손한다면 안쪽에서 그걸 알 방법은?
영화 같은 데서 많이 보긴 했지만, 그걸 자르면 어떻게 되는지 본적이 없다.
으음…. 생각보다 허술해 보이는데 상당히 귀찮다.
일단 감전은 무서우니까. 쉽게 볼 게 아니다. 두번이나 당해봐서 잘 알지.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은 기분.
그리고 들어가서도 문제다.
집행부라고 했던가? 탐지가 있는 놈들…. 그놈들이 문제다.
외딴곳에서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당연히 의심할 것이다.
아무리 탐지로 발견하는 기척에 이름표가 없더라도 충분히 의심스러운 상황이니 일단 문답 무용으로 공격하고 볼 거다.
반사도 있으니 당할 것 같지는 않지만…. 그렇게 한 녀석이라도 잡게 되면 당장 빈자리가 티가 나겠지?
그럼 적진에 갇히게 된다. 별로 원치 않는 그림이야.
만약 그런 짓을 하려면 정말 첫 놈을 잡고 나서 속전속결로 전부 다 끝내야 하는데…. 그게 되냐는 거지.
게다가 더 귀찮은 건 만약 그렇게 점령을 하더라도 운영을 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아까 봤던 그 수많은 사람. 그들을 이 다섯 명이 제어할 수 있을까?
아무리 스킬이 쓰레기인 사람들이라도 숫자가 많아지면 위험하다.
은신이 사람의 타격까지 막아주는 건 아니잖아. 여기에서 공격할 수 있는 건 둘밖에 없다.
그것도 광선이랑 발화. 둘 다 사람들을 즉사시킬 수는 없는 스킬.
게다가 노동자 녀석들은 죽이거나 상처입혀서는 안 된다.
결국엔 계속해서 그들을 제어해야 하는데 괜히 악감정을 주고 시작할 필요는 없지.
하아. 그냥 다 죽일까?
다 죽이고 소수만 남겨서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아냐. 그건 좀 그래.
일단 이들은 캠프 같은 시설이 없다. 사람들을 충원할 방법이 없어.
게다가 나는 이 여자들에게 동산을 주기로 했다.
그걸 어길 수는 없지.
순간 이 여자들도 다 같이 죽여버리면 되지…. 라는 생각을 했네. 나도 참….
뭐, 그건 최후의 수단이니 놔두고.
일단은 해보는 데까진 해봐야지. 벌써 최악의 상황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잖아.
게다가 이런 곳이 몇 군데는 더 있다.
남양주도 그렇고 다른 곳도 그렇고 지금 공략해두는 게 나중에 도움이 될 거다.
무슨 방법이 있을까…. 일단은 정보가 필요한데.
저기도 분명 관리하는 녀석들이 있을 것이고 거기에 여자도 있을 거다.
여자에게 접근만 할 수 있다면 매혹을 걸어버리면 되는데…. 그게 또 쉽지가 않네.
공격한다는 것을 노출한다면 침투할 방법은 꽤 있을 텐데.
차라리 그렇게 할까? 하나씩 하나씩 야금야금 털어먹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앉아있는 내 무릎 위에 무언가가 올라탔다.
깜짝 놀란 나는 소리칠 뻔했다가 작게 '쉿….' 하는 소리에 입을 다물었다.
"저예요."
이 목소리는…. 송이?"
송이의 손이 내 몸을 더듬는 게 느껴진다.
그렇게 내 팔을 더듬던 송이의 손이 내 손을 들었고 내 손에는 물컹한 감촉이 느껴졌다.
뭐야…. 설마 가슴?
그것도 옷 위로 만져지는 가슴이 아니다. 맨가슴이야.
설마 이 여자…. 옷을 벗고 있는 거야?
혹시나 해서 내 무릎 위에 올라탄 송이의 몸을 만져보았다.
미쳤어…. 이여자. 맨살이다. 아무것도 안 입고 있는 알몸이야.
"너…. 미쳤구나?"
아주 작게 속삭이는 내 말에 작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미친 거 아냐?
지원이랑 지아가 저 옆에 있을 텐데. 이런 짓을?
게다가 이해가 안 가는 건 이 여자는 매혹이 걸려있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도 이런 짓을 한다고? 정말로?
"스릴있지 않아요?"
내 귓가에 속삭이는 송이의 목소리.
틀린 말은 아니다. 방금 등줄기로 찌릿한 게 올라왔으니까.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내가 그런 생각을 하거나 말거나 송이는 내 바지를 더듬어 아주 천천히 소리가 안 나게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말리고 싶은데…. 손이 나가지 않는다.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놔둬 보고 싶어졌다.
지퍼를 전부 열었는지 손이 안쪽으로 들어와 내 자지를 꺼냈다.
그리고 느껴지는 따듯한 감각.
입안…. 그리고 혀.
보이지는 않지만 생생하게 느껴지는 감각. 순식간에 힘이 들어가는 자지.
히터 소리가 제법 커서 다행이다. 안 그랬으면 송이가 내 자지를 머금은 소리가 다 들렸을 거야.
그렇게 한참을 입으로 빨고 있던 송이가 천천히 내 자지를 뱉어낸다.
그리고 느껴지는 또 다른 따듯한 감촉.
미치겠네. 정말 하려는 건가?
송이의 가느다란 손가락이 빳빳한 내 자지를 잡고 천천히 자신의 보지로 인도한다.
이미 충분히 젖어있는 보지에 자지가 들어가는 느낌.
씨발…. 에라 모르겠다. 인제 와서 빼라고 할 수도 없고.
나는 양손으로 송이의 가슴을 잡았다.
신음은 들리지 않아도 송이의 몸이 움찔하는 게 느껴진다.
어디 한번 참아봐라. 이 건방진 여자야. 소리를 내지 않을 자신이 있으니 이러는 거겠지?
가슴을 움켜쥐고 양쪽 꼭지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용케 소리를 내지 않고 버티는 송이.
그녀의 허리가 앞뒤로 천천히 움직이다가 이제는 천천히 원을 그리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지 않아도, 신음을 듣지 않아도 이 여자가 좋아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젠장…. 혼자만 좋다니. 나는 이런 거로는 충분하지 못하다고.
한참을 그렇게 혼자서 허리를 움직이는 송이.
안 되겠어. 나도 해야지. 나는 송이를 일으키며 같이 몸을 일으켰다.
그러면서 의자가 텅하고 뒤로 밀리는 소리가 났다.
"어디 가세요?"
지원이의 목소리. 깜짝 놀랐네.
"아니. 스트레칭."
"아아."
"거봐. 오빠가 아니고 아저씨라니까?"
"지아 너는 조용히 해."
내 말에 더는 말을 하지 않는 지아.
방금 목소리로 두 명이 여전히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내가 스트레칭을 한다고 했으니 조금 소리가 나도 크게 이상하진 않을 거다.
"기둥 잡아."
송이에게 작게 속삭이자 송이는 내 말대로 화원 안에 있는 나무 기둥을 잡았는지 몸이 밀리지 않게 됐다.
그런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천천히 허리를 흔든다.
야한 소리가 나지 않게 천천히 움직이지만 이 정도로는 어림없다.
속도를 조금 높였다. 다행히 소리는 나지 않는다.
시각도 청각도 없는 오로지 촉각만 있는 섹스.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느낌이 왔다. 이런 상황이라 스릴이 있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자극이 빨리 온다.
송이의 안쪽에 깊숙이 사정을 하고 잠시 그대로 있었다.
송이 역시 여운을 느끼는 듯 그대로 꼼짝 않고 가만히 있다.
혹여 소리가 날까 조심스럽게 자지를 빼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다시 의자에 앉았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쌌으니 기분이 좋긴 한데 수명이 줄어드는 기분이야.
"저 잠시 나갔다 올게요."
어느새 아까 있던 자리로 돌아간 송이가 조용히 말한다.
"그래."
"어? 어디 가요?"
내가 대답하자 지아가 궁금하다는 듯 물어본다.
"화장실."
"아…. 미안해요. 다녀오세요."
빠르게 사과하는 지아. 화장실 간다는데 왜 미안해하지?
음…. 여자들의 세계는 알 수가 없는단 말이야.
그나저나 송이 저 여자…. 정말 대단하네.
아까 말한 것처럼 정말 섹스하는걸 즐기는 건가?
뭐, 상관없긴 한데…. 조금 부담스럽긴 하다.
30대가 되면 다 저렇게 되는 건가? 꼭 그런 건 아닌거 같은데.
암튼 스릴은 있었지만 두 번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
왠지 지아는 몰라도 지원이는 눈치챘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