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205화 (20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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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

미나는 유연해서 그런지 한쪽 다리를 들고 있어도 그리 힘들어하는 것 같진 않다.

좋아. 아주 좋아.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 없지. 그대로 삽입을 시도한다.

머릿속에서는 조금 어려운 자세로 여겨졌었는데, 막상 해보니 의외로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아마 내 물건이 빳빳하게 서 있다 못해 치켜 올라갈 정도라서 그런 거겠지?

"하읏…. 오빠…."

매달린 채로 작게 오빠라고 부르는 미나의 목소리. 왜 이리 섹시한거야….

귓가에 그렇게 속삭이면 반칙이라고. 너무 좋잖아.

허리를 움직일수록 미나가 나를 더욱더 강하게 끌어안는다.

이러한 반응들이 남자를 좀 더 자신감 넘치게 만들어 주는 거지. 안 그래도 활활 타고 있는 성욕에 기름을 끼얹는 느낌.

"아아…. 오빠…. 사랑해요…. 흐윽…."

사랑한다는 말.

굉장히 기묘하게 들렸다.

미나와 나는 단순한 육체적인 쾌락을 좇고 있는 게 아니었다.

서로를 사랑하고 정신적인 감응까지 하는 사이.

미나의 사랑한다는 말은 별거 아닌 것 같아도 나에겐 강한 자극으로 다가왔다.

이 진흙탕 같은 세상에서 피어난 한 송이 연꽃 같은 느낌.

"나도 사랑해."

허리 움직이는 속도를 조금 더 올렸다.

잔뜩 녹아내릴 것 같은 표정으로 나에게 매달리는 미나.

나는 안쪽에 깊게 사정했고 가늘게 떨리는 그녀의 몸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런 미나에게 키스하자 부드러운 그녀의 혀가 얽혀온다.

사랑. 사랑이 있는 섹스.

역시 이게 좋다. 단순히 육체가 이어져 쾌락만을 갈구하는 섹스로는 얻을 수 없는 만족감.

그렇게 부드러운 키스가 끝나고 미나가 부끄러운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속삭인다.

"가봐요."

어떤 기분일까?

독점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마음.

나는 미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 마음은 지워버렸다.

내가 더 잘하면 되잖아. 부족한 느낌 들지 않도록 말이지.

미나를 한 번 더 끌어안고 방 밖으로 나왔다.

아직도 완전히 수그러들지 않은 물건을 덜렁거리며 알몸인 상태로 거실에 나온 나는 세아와 눈이 마주쳤다.

'변.태.'

분명 세아의 입 모양은 저렇게 말하고 있다.

저 가스나가…. 한 번 더 덮쳐버릴까 보다.

나는 피식 웃고 안나의 방으로 갔다.

방에 들어가자 나를 보고 생글거리며 웃는 안나.

아. 안나가 빨리 한국말에 능숙해졌으면 좋겠다.

이 외국인 아가씨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상세히 알고 싶어.

"안나."

"썽철."

마치 영화의 여배우처럼 우아하게 다가와 내 허리를 팔로 감는 안나.

가볍게 입 맞추자 다시 한번 얼굴에 환한 웃음이 피어오른다.

화사한 꽃 같은 여자.

그런 안나의 옷을 벗겼다.

눈부신 알몸. 마치 여신을 조각해놓은 것 같은 몸매.

어디에 자랑할 수 없는 게 아쉬울 정도다. 말 그대로 사기 같은 여자.

안나를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그녀의 위에 올라타 가슴에 입을 가져다 대고 빨았다.

"읏."

그저 한번 빨기만 했을 뿐인데도 바로 텐션이 올라가는 안나.

살짝 힘이 빠졌던 물건이 확 커지는 게 느껴진다.

솔직히 이런 모습을 보고 발기가 안 되면…. 그건 문제 있는 거야. 진짜 심각한 거라고.

가슴을 입에 물고 꼭지를 계속해서 빨았다.

"흣. 읏. 윽…. 하아."

짧고 빠르게 느끼는 안나. 다행이야. 신음은 통역이 필요 없잖아.

느껴지는 게 잦아질수록 안나의 몸이 들썩들썩한다. 이번엔 다른 쪽 가슴을 빨기 시작했다.

입안에 들어온 꼭지를 입천장과 혀 사이에 놓고 세게 빨면 바로바로 반응을 보인다.

그 반응이 재밌고 뿌듯하다. 내가 이 여자를 기분 좋게 하고 있다는 즐거움.

이번엔 안나의 풍만한 양쪽 가슴을 모아 양쪽 꼭지를 한데 모았다.

기대에 찬 안나의 표정. 두 개의 꼭지를 동시에 입에 물고 세차게 빨기 시작한다.

"흑. 응. @%@#%. 조아."

안나가 짧게 뭐라고 하며 격렬하게 몸을 튕긴다.

하반신이 나의 몸에 닿을 정도로 들썩거리는 모습. 이렇게 좋아하다니. 그만둘 수가 없다.

"하아. 썽철. @$!%#%. 으읏."

그렇게 뭐라고 해봐야 내가 못 알아듣는다고. 나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양쪽 가슴을 두 손으로 계속해서 쭈물거리며 꼭지를 빨자 양팔로 내 머리를 꽉 끌어안는다.

조심하지 않으면 가슴에 파묻혀 질식사하겠어. 그건 그거대로 호상인가?

다시 터질 것 같이 부푼 나의 물건.

어제 그렇게 섹스하고 지금 두번이나 한 거라고 믿기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왜 갑자기 이렇게 혈기왕성해졌지?

단순히 포션빨이라고 하기엔 뭔가가 이상하다. 포션은 그 전부터 먹어왔잖아.

그게 갑자기 이렇게 효과를 보인다고? 잘 모르겠다. 암튼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고.

지금은 안나가 우선이야.

가슴에서 입을 떼자 안나의 표정이 약간 아쉬워하는 것처럼 바뀐다.

하지만 두 다리를 벌리자 그 표정은 기대로 바뀌었다.

나는 그 기대를 만족하게 해주기 위해 내 물건을 잡고 안나의 음부에 가져다 댔다.

새하얀 피부에 피어나있는 아름다운 꽃잎 같은 곳.

선홍색 꽃잎 사이를 내 물건으로 슬쩍 헤치고 밀어 넣는다.

기대하던 표정이 만족감으로 변하는 모습. 끝까지 다 집어넣자 안나의 입에서 상큼한듯한 신음이 나온다.

"하아."

더운 날 시원한 청량음료를 한잔 딱 마시고 내는 감탄 같은 신음.

안나와 하는 섹스는 게임 같다. 안나는 정말 즐겁게 섹스하고 함께 하는 사람에게도 그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그녀가 억압당했을 때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겠지? 결국,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본 남자는 내가 유일하다는 이야기잖아?

이거 또 이러면 기분 좋지. 저절로 허리를 움직이는 데 힘이 들어간다.

"썽철. 하아. 하라쇼. 하라쇼."

아. 이건 알아듣겠다. 하라쇼. 좋다는 뜻이지? 나도 이런 단어 정도는 안다 이거야.

양손으로 안나의 가슴을 꽉 잡고 허리를 열심히 움직인다.

손으로 잡고 있는데도 출렁이는 가슴과 오므라드는 안나의 발가락.

새하얀 발가락. 입으로 빨아보고 싶다. 어쩜 발가락마저 저렇게 이쁘냐.

조금이라도 더 안나에게 쾌락을 주기 위해서 무념무상으로 허리를 흔들다 보니 살짝 느껴지기 시작했다.

저 밑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마그마 같은 느낌. 곧 터질 것 같은 화산.

안돼. 조금만 더 느끼고 싶다. 조금만 더 느끼게 해주고 싶어.

하지만 밀려오는 사정감을 막을 수는 없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최후의 순간까지 참으며 허리를 빠르게 움직이다가 안나의 다리를 잡고 몸을 바짝 밀착시키며 사정한다.

눈을 감고 여운을 느끼는 안나.

그런 안나의 가슴을 살짝 만지며 입술에 키스해줬다.

역시나 햇살같이 화사하게 웃는 안나.

"씅희. 가."

하아. 이 여자들은 왜 이리 착한 걸까?

내가 없는 곳에서 어떻게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독점하지 않고 공유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거다.

그만큼 서로 많은 것을 양보하고 있다는 거겠지. 바보 같은 여자들.

그리고 그중 가장 속상할 수도 있는 여자. 승희.

모르겠다. 내가 승희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별생각 없을 수도 있다. 괜히 나 혼자서 자의식과잉으로 이러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

하지만 그런 마음이 없진 않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똑똑

"안 사요!"

내가 노크하자 안에서 승희의 목소리가 들린다.

다분히 장난기 가득한 목소리. 나는 다시 한번 노크했다.

똑똑

"좋은 말씀 전하러 왔습니다."

"안에 아무도 없어요!"

문고리를 돌려봤지만, 안에서 잠겨있다.

흐음. 이러면 못 들어갈 것 같아?

"세아야."

내가 부르자 세아가 피식 웃더니 다가와 가볍게 중얼거린다.

"해제."

철컥

잠금장치가 열리는 소리. 잠금 해제 스킬이 있는 세아에겐 이런 문 같은 건 의미가 없지.

"꺄악!"

안에서 들리는 비명.

세아가 내 엉덩이를 찰싹 때렸고 나는 그런 세아의 가슴을 꼬집으려 했지만 이미 소파로 도망가버린다.

나는 씨익 웃으며 문을 열었다. 침대 위에서 이불을 두르고 있는 승희.

"이상하다. 안에서 소리가 들렸는데."

마치 4살짜리 꼬마랑 놀아주는 것처럼 어색한 연기를 하며 침대에 앉았다.

아직도 꼼짝 않고 있는 승희. 나는 그런 이불 틈으로 손을 쓰윽 집어넣었다.

손에 승희의 몸이 닿았다. 아마도 종아리?

내 손이 닿자 움찔하며 다리를 옮긴다.

나는 그런 승희의 이불을 천천히 들췄다.

예상외로 울고 있는 승희.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깜짝 놀라 당황해하며 말했다.

"왜? 왜 우는 거야 갑자기."

말없이 그냥 내 품으로 안기는 승희.

하아. 왜 갑자기 우는 거야. 종잡을 수 없는 승희의 모습에 나는 사고회로가 멈추는 기분이다.

방금까지 장난치면서 놀았잖아? 왜 이렇게 되는 거지?

"왜 그래. 울지마. 왜 울어서 이쁜 얼굴을 찌푸려."

승희는 계속 말없이 내 품에 안겨있다.

마치 아이가 된 것 같다. 조금 전의 모습도 그렇고 마치 떼쓰는 아이 같은 모습이다.

그런 승희의 등을 말없이 토닥여줬다.

나름 승희를 진정시키기 위해 이러는 거지만 벌거벗은 상태로 다 큰 여자의 등을 토닥이는 모습이 그리 순수해 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

한참을 그렇게 있던 승희는 훌쩍거리더니 작게 중얼거린다.

"내껀데."

딱 한 마디 말이지만 승희가 왜 이러는지 알 거 같다.

그리고 승희가 나를 얼마나 마음에 두고 있는지도 알 것 같다.

사실 따지고 보면 승희에겐 그리 좋은 일들은 아니었잖아?

내 욕심에 졸지에 함께 살게 된 여자들.

그것도 다들 평범한 수준이 아니다. 미나도 그렇고 세아도 그렇고 안나는…. 더더욱 그렇고.

자신의 것을 뺏겼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겠지. 왜 공유해야 하는지도 그렇고.

아무리 머리로 이해하고 승낙했다지만 마음마저 그렇진 못했을 거다.

그리고 그게 이렇게 터져 나온 거고.

"승희야."

대답 없는 승희.

하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너랑 가장 먼저 만났지, 너한텐 몹쓸 짓도 많이 했고. 그치?"

역시나 아무 말이 없다. 하지만 대답을 기대하고 말한 게 아니기에 계속해서 말한다.

"대신 우린 꽤 오래 같이 있었잖아? 그리고 너랑 바다도 다녀왔지. 좋았잖아? 바다."

이번엔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승희.

"그때 그 바다랑 하조대. 그건 너랑 나만 가지고 있는 추억이잖아. 아마 이렇게 다 같이 또 바다에 갈 수도 있겠지. 그리고 그때는 못 먹었던 고기를 구우면서 바다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을 거야. 근데 너와 함께한 그때의 바다와 밤에 했던 불꽃놀이. 그건 너랑 나만 가진 추억이야. 아마 다들 그 이야기가 나오면 너를 부러워하겠지."

잠자코 내 말을 듣는 승희. 이제 우는 건 멈춘 것 같다.

"그러니 너무 슬퍼하진 마. 이게 위로가 될 거 같진 않지만, 그래도 나는 항상 너에게 고마워하고 있어."

"칫. 나쁜 남자."

그러더니 내 품에서 나와 눈물을 닦는다.

"뭐해요. 옷 입어요."

"어? 옷 입으라고?"

"네. 지금은 안 할 거예요."

"그래?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해."

내가 두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나를 불만스럽게 바라보는 승희.

"어휴. 바부팅."

"왜? 왜 또…."

"가란다고 진짜 가면 어떻게 해. 빨리 와요. 둔한 남자. 으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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