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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처음 느끼는 자극에 내 물건은 쩌릿쩌릿한 느낌이 들 정도다.
최대한 천천히 움직인다고 했지만, 생각보다 자극이 크다. 와. 이거 장난 아니네.
민희는 그런 작은 움직임에도 뭔가 많이 느껴지는지 아까보다 더 들뜬 모습이다.
이대로 천천히 한다고 자극이 줄어들 것 같진 않다.
그럴 바에야 그냥 더 움직이고 빨리 싸버리는 게 낫겠어.
움직임 속도를 높이자 민희는 아예 소파에 얼굴을 파묻고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다.
그렇게 좋은가? 어휴. 지금 저 여자를 신경 쓸 때가 아냐.
결국, 나도 참지 못하고 애널에서 물건을 뺐다.
엉덩이에 뿌려지는 정액.
그렇게 사정을 한 뒤에도 여자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못 한다.
엉덩이를 타고 흐르는 정액과 음부에서 뚝뚝 떨어지는 애액.
나는 주변 테이블에 장식돼있는 부들부들한 재질의 러그를 들어 그녀의 엉덩이를 닦아줬다.
그제야 몸을 돌려 소파로 풀썩하고 누워버리는 민희.
"하아. 쉽지 않네."
아직도 아랫도리에 감각이 느껴지는 것 같다. 그 정도로 자극적이었던 첫 경험.
그렇다고 그렇게 자주 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뭐라고 해야 하나…. 정상이 아니라고 해야 하나?
왠지 부자연스러운 느낌. 그래 그런 느낌이다.
"처음 치곤…. 잘했어요. 그리 쉬운 게 아닌데."
그러더니 인벤토리를 열어 담배와 라이터를 꺼내는 민희.
담배 한개피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인 후 한 모금 빨아들인 뒤 연기를 후하고 내뿜는다.
소파에서 알몸으로 하이힐만 신은 채 옆으로 누워 담배 연기를 뿜는 여자라니.
상당히 퇴폐적이다. 팜므파탈이란게 저런 걸까?
"씻고 올게."
"같이 가요."
"그래? 그러던지."
천천히 담배를 다 피운 민희는 몸을 일으키더니 내게 다가왔다.
"가요."
"그러고 가려고?"
"아무도 없잖아요?"
"그래도…. 그래라. 뭐 무슨 상관이냐."
알몸에 하이힐만 신은 여자가 복도를 걸어가는 모습이라니.
게다가 그걸 알몸의 남자가 따라가고 있고.
거참…. 상식이란 존재하지 않는 세상답다. 정말로.
"어? 어디가? 화장실은 여기잖아?"
"이쪽으로 와요."
민희는 나를 펫샵으로 데려갔다. 대체 여긴 왜?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간 민희는 나를 안으로 이끌었지만, 거기에는 뭐 특별한 게 따로 없었다.
"여긴…. 왜?"
"여기서 씻어요. 샤워기가 있잖아요. 바닥도 타일이고."
"아…. 정말 쓸데없이 꼼꼼하구나?"
"기왕 씻을 거면 똑바로 씻어야죠."
그러더니 인벤토리를 열고 이것저것을 주섬주섬 꺼낸다.
수건, 보디샴푸, 샤워타올, 갈아입을 옷…. 이야. 수납 스킬은 진짜 좋구나.
적당히 씻을 생각이었는데 민희덕에 제대로 씻게 된 나는 다 씻고 옷을 입는 민희를 보며 당황했다.
옷을 안 가져왔네. 치사한 여자. 이럴 거면 말 좀 하지.
사실 그냥 돌아가도 상관없지만, 기분이 조금 그래서 투명화를 썼다.
그런 나를 보고 피식 웃는 민희.
가구 매장에 돌아와서 투명화 상태로 옷을 입고 투명화를 푼 뒤 푹신한 소파에 앉았다.
내 옆에 앉을 줄 알았는데 조금 떨어져서 소파에 앉는 민희. 하긴, 우리가 무슨 연인도 아니고 같이 앉을 필요는 없지.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거예요?"
"기다려야지. 오후 6시까지."
"그 다음 엔요?"
"탐지 스킬 쓰는 녀석이 셋이라고?"
"네. 세 명요."
"혹시 만나기로 한 장소가 있나?"
"여기잖아요?"
"아니. 여기 아울렛에서도 특정한 장소가 있냐고. 여긴 넓잖아."
"아아. 있어요. 여기 위층에 라운지."
"그래? 가보자."
"지금요?"
"어."
"뭐…. 그래요."
민희와 함께 그 라운지라는 곳을 가봤다.
적당히 모여서 이야기할만한 공간. 이 정도면 됐네.
"됐어. 가자."
"끝이에요?"
"어."
"흐응. 알 수 없는 사람이네."
다시 가구 매장으로 돌아온 나와 민희.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제발 주어를 말해줄래요? 다짜고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해요?"
"아. 그러네. 같이 있을 거야?"
"그걸로 설명이 다 된다고 생각해요?"
"녀석들을 다 죽이는 자리에 같이 있을 거냐고."
"아아. 그 이야기에요? 뭐…. 상관없지 않나요?"
"부담스럽거나 거북하면 아예 물러나 있어도 되는데."
"상관없어요. 뭐 언제부터 그런 거 따졌다고."
"그렇다면 내일 그 자리에선 너에게 매혹을 쓸 거야."
"그래요. 그게 마음이 놓인다면."
"음…. 정말 괜찮은 거야?"
"혹시 제가 너무 쉽게 그들을 배신하는 것 때문에 그런 거예요?"
"그런 건 아냐. 애초에 믿음이 없었으면 배신도 없는 법이지. 그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걱정하는 게 아냐. 나와의 관계에 대해서 걱정하는 거지. 나를 너무 믿는 거 같아서."
"방금 본인이 말해놓고도 그래요? 믿음이 없으면 배신도 없다면서요. 나도 당신 믿지 않아요."
"그래? 그런데 이렇게 순순히 따른다고?"
"글쎄요. 믿음이라기보단 계약이죠. 당신이 저를 죽일 마음이 없다면 나도 당신을 죽일 필요 없는 거 아니겠어요?"
"그래…. 뭐 맞는 말이긴 한데…."
"의외의 부분에서 참 소심하네요."
"의외가 아니고 나는 원래 소심한 쫄보 새끼야. 뜻밖에 힘이 주어졌지만, 의심과 소심함을 버리지 못하는 멍청한 놈이지."
"흐음. 그건 좀 인간적이네요."
"아무튼, 알았어. 좀 자."
"그쪽은요?"
"소파에서 잘 거야."
"왜요? 나랑 같이 침대에서 자죠?"
"그럼 너 잠 못 자."
"흐응…. 세 번 했는데도 아직 자신 있어요?"
"응. 보여줄까?"
"난 상관 없는데."
그러면서 싱긋 웃는 민희. 정말…. 남자 꽤나 울리고 다녔겠다.
저 여자랑 엮이면 삶이 정말 피곤해지겠어, 아니면 엄청 행복해지던가.
"됐어. 잠이나 자."
"알았어요. 잘 자요."
익숙하게 전시되어있는 침대로 들어가 눕는 여자.
그걸 확인한 나는 소파에 몸을 파묻었다.
어차피 불면증 때문에 잠은 못 잘 거다. 이러고 눈이나 감고 있어야지.
아무리 잠을 안 잔다고 해도 눈을 오래 뜨고 있으면 눈의 피로가 상당하니까…. 눈은 감고 있어야 한다.
대신 뇌는 잠을 못 자고 밤새 혹사당하겠지. 그래도 눈을 감고 있으면 그나마 덜 혹사당한다.
원래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게 부담이 크니까. 눈만 감고 있어도 뇌는 상당히 쉴 수 있다.
그나저나…. 내일 오후 여섯 시까지 뭘 하지?
계속 저여자랑 붙어있어야 하나?
저 여자랑 그때까지 할 게 있나? 생각나는 건 섹스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하루 온종일 섹스만 할 수는 없잖아? 짐승도 아니고.
아침에 여자가 일어나면 캐슬이나 한번 근처까지 가볼까? 그건 좀 괜찮네.
캐슬의 방어 상태도 확인을 해봐야 하긴 하니까.
동산의 방어를 들어보니 캐슬도 그리 호락호락할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정세희. 그년이 거기 있다는 게 상당히 걸린다.
매혹 스킬인 걸 알고도 상납받았다는 것은 매혹에 대한 대처가 되어있다는 뜻이다.
지금 내 주력 스킬이 수면이긴 하지만 이렇게 여러 명을 공략할 때는 매혹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매혹이야말로 내 필살기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런데 그게 봉인 당한다? 그럼 상당히 골치 아파진다.
하아…. 머리아프네.
스킬빨로 이겨야 하는데 그 스킬이 안 먹히면 나는 결국은 그냥 찌질한 쫄보 1일 뿐이다.
무슨 수를 쓰긴 써야겠는데. 어쩌지? 에휴.
매혹 대책…. 뭐가 있을까? 사실 대책이라고 해도 마땅히 할 게 없을 거다.
반사가 있긴 하지만 반사를 지울 수 있는 나에겐 별다른 위협이 되지 않으니까.
오히려 반사만 믿고 의기양양해 있다면 내가 역으로 털어버릴 수 있을 테니 나야 좋은 일이지.
미리 매혹을 다 해놓기? 그것도 무효화로 지우고 내가 매혹을 해버릴 수 있다.
뭐가 됐든 내가 거는 매혹은 막을 수 없는 스킬이다. 음…. 지금까지 나온 스킬로는 크게 걱정할 게 없어.
스킬 사용 불가지대 같은 거라면 모르겠다. 이름 그대로의 스킬이라면 거기는 매혹이고 뭐고 아무것도 안 될 테니까.
모르겠다. 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 상태에선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닌거 같다.
스킬에 대한 상성을 따져봤을 때 내가 조심해야 할 것은 가속화밖에 없다.
아니지. 그것도 투명화로 커버가 되지.
탐지에 논타겟팅 공격 스킬이 있는 녀석? 그래 그 정도면 좀 힘들겠네. 하지만 논타겟팅 스킬들은 모두 다 쓰레기잖아.
걱정하지 말자.
스킬이 여섯 개인 사람은 한 개 있는 사람의 여섯 배 강한 게 아니다.
따지고 보면 서른여섯 배보다 강하다. 그러니 내가 스킬 상성으로 질 리는 없다. 내가 방심하면 모를까.
그만 고민하고 다른 걸 생각하자. 뭘 생각할까?
정민희. 저 여자.
서른두 살이지만 굉장히 매력적인 여자.
왜 이리 호의적인지 알 수 없는 여자. 내 애널 아다를 빼앗아간 여자.
부디 배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비단 저 여자뿐만이 아니다. 캠프에 남아있는 윤서, 지원, 송이, 정현. 그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안 하던 짓을 했더니 뒤통수를 맞더라…. 이런 결과를 얻고 싶지 않다.
내가 너무 어설픈 건가?
사람을 너무 믿는 건가? 충분한 보상을 약속했는데 거기에서 더 욕심을 부릴까?
모르겠다. 인간이 그렇게 이성적이고 현명하게만 살았다면 그건 인간이 아니지.
언제나 실수를 하고 그걸 반복하는 게 인간이잖아.
게다가 악의와 불합리는 인간의 기본 패시브다.
어디까지 추해지고 역겨워질지 모르는 게 인간.
과연 그런 인간을 말로만으로 믿을 수 있을 것인가?
그것도 고민할 필요 없지.
수틀리면 그냥 다 죽여버리면 된다. 적어도 내가 손해 볼 것은 없다.
간단하게 생각하자 간단하게.
아니다 싶으면 다 죽이면 되는 거야.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그렇게 뒤척이면서 이런저런 잡생각을 한다.
하지만 생각하는 것도 상당히 번거로운 짓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바로 뒤에 민희가 자고 있는 게 컸다.
"자요?"
갑자기 들리는 민희의 목소리.
"아니."
"안자면 나 좀 잠깐 도와줄래요?"
"응?"
무슨 일이지? 뭐 문제라도 있나?
혹시 모르니 반사는 켜놓고 민희에게 다가간다.
"왜?"
이불 속에서 뭔가를 꼼지락거리는 여자.
"잠깐 이것 좀 봐줘요."
이불을 활짝 젖혔고, 그 안에는 알몸으로 누워있는 민희가 있었다.
"하아…."
나는 그런 그녀에게 달려들었고, 결국 오후 4시가 될 때까지 다섯 번 정도를 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