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192화 (19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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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미나는 잔뜩 느끼고 있긴 하지만 거실에 안나가 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모습이 더 꼴린다.

완전히 알몸인 것도 좋지만 헐렁한 티셔츠 사이로 보이는 가슴골도 좋은 거 아니겠어?

침대 위에서의 미나도 좋지만 이렇게 스릴있는 것도 짜릿하다.

한껏 신음을 참고 있는 모습도 더욱 색기가 넘치고.

충분히 젖은 미나를 확인하자 참기가 힘들어졌다.

바지를 벗었다. 어차피 투명화를 쓰고 있어서 보이지 않으니 민망함 같은 것은 없다.

이거 좋네…. 알몸으로 밖에 나다녀도 되는 거잖아?

투명화 쓰던 녀석들…. 이렇게 좋은 걸 자기들만 하고 있던 거야?

스스로 해제하거나 내가 가진 광역 스킬 무효화로 지우는 게 아니라면 알몸인 상태를 들킬 리가 없다.

하…. 역시 스킬 중엔 투명화가 최고였어. 이런 좋은 스킬을 이제야 배우다니.

미나의 바지를 살짝 젖혔다. 밑의 통이 헐렁헐렁한 바지라 다행이다. 굳이 벗길 필요 없으니.

내가 뭘 할지 눈치챈 미나가 부엌의 벽을 짚고 몸을 살짝 앞으로 몸을 기울인다.

허리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매끈한 라인. 남자를 자극하는 아름다운 곡선.

나는 그대로 내 물건을 잡고 미나의 음부에 가져갔다.

똑똑

화들짝 놀란 나와 미나.

노크 소리가 들린 곳에는 안나가 우리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썽철. 미나. 방. 침대. 해."

이런…. 이미 알고 있던 건가…. 역시 탐지는…. 제길.

마치 딸아이에게 섹스하는 장면에 걸린 부모의 느낌이다. 물론 나이는 미나보다 안나가 더 많지만.

나는 보이지도 않는데 민망함과 뻘쭘함이 느껴졌다.

내가 그 정도인데 미나는 어떻겠어…. 허둥지둥하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척하지만 잘 안된다.

결국, 미나는 도망치듯 자신의 방으로 가버렸다.

안나는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자기가 방해한 것 같아 오히려 당황한 모습.

나는 괜히 그런 안나가 얄미워 가까이 다가가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썽철!"

팔을 휘휘 저어 나를 잡으려 드는 안나. 그렇다고 투명화를 쓰고 있는 나를 잡을 수는 없다.

나는 그런 안나의 팔을 피한 다음 뒤에서 안나를 끌어안아 가슴을 꽉 잡고 다시 도망갔다.

"$#%@%@&"

안나가 뭐라고 러시아어로 말했지만, 당연히 못 알아들었다.

대충 표정과 뉘앙스로 봤을 때는 '잡히기만 해봐라.' 이런 느낌 같은데.

그렇게 느린 손짓에 잡히겠냐. 못된 계집애. 모른 척 좀 하지.

방으로 돌아와 투명화를 풀었다.

에이. 아쉬워라. 스릴있고 좋았는데.

그냥 무시하고 할 걸 그랬나? 미나랑 계속하고 끝난 다음 안나하고도 하고…. 그렇게 마음껏 해도 사실 상관은 없잖아?

쩝. 근데 약간 흥이 식었다. 쩝. 어쩔 수 없지. 다음에 하지 뭐. 오늘만 날인 것도 아니니까.

어차피 내일은 컴퍼니 놈들을 쳐 죽이러 가야 하니 오늘 캠프에 가봐야 한다.

기왕 이렇게 된 거 가서 확인해 봐야지.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니까.

느긋하게 나갈 준비를 했다.

그렇게 배낭을 챙기다가 석궁을 들고 생각했다. 이거…. 볼트만 넉넉하면 참 좋을 텐데.

다른 석궁을 좀 구해봐야 하나? 아니면 여기에 걸어서 쓸 수 있는 볼트만이라도 따로 잔뜩 구하거나.

이래서 궁수는 안된다니까. 게임처럼 자동화살충전 같은 게 있으면 참 좋은데.

아니면 명중률 보정이라던가.

하긴, 총이라고 다르겠냐. 총도 총알 없으면 무용지물이지.

쏴본 적도 없으니 역시 명중률 엉망일 텐데.

물론 총이랑 총알은 둘 다 구할 수 없게 된 세상이지만.

배낭을 메고 투명화를 써봤다. 거울에 비추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문제없이 배낭도 보이지 않게 됐네. 좋아. 투명화 만세다.

준비를 마친 뒤 투명화를 풀고 밖으로 나가자 미나가 안나랑 한글 공부를 하고 있었다.

내가 옷을 입고 배낭을 메고 있는 것을 보자 놀란 표정을 짓는 미나가 나에게 물어본다.

"어? 나가는 건 내 일 아니었어요?"

"응. 근데 미리 가서 준비할 게 있어서. 지금 나가려고."

미나가 자리에서 일어섰고, 안나도 그런 미나를 따라 일어섰다.

"썽철. 나가?"

"응. 다녀올게."

"음…. 음…. 안전? @#%%!#%[email protected] 초심?"

"조심?"

"아! 조심. [email protected]$!%@#%. 조심. 조심."

"그래. 조심할게. 미나야. 다녀올게. 승희랑 세아에게도 이야기 좀 해주고."

"알았어요. 조심하세요."

미나가 가만히 다가와 나를 꼭 안아준다.

그런 미나를 보고 안나 역시 질 수 없다는 듯 나를 안아준다.

그래. 당연히 조심해야지. 이런 여자들을 두고 죽어버리면 억울해서 제대로 죽기나 할 수 있겠어?

벙커 밖으로 나와 전동 휠에 올라탔다.

전동 휠까지 투명화가 되겠지? 역시 된다.

아직 투명화 하급인데도 이 정도는 되는 거 보면…. 대체 스킬이 오르면 뭐가 늘어나는 거야?

알 수가 없네. 일단 스킬이 오르면 확인해 봐야겠어.

캠프를 향해 전동 휠을 타고 달린다.

예전보다 마음이 편해졌다. 누군가에게 발각당할까 봐 강박적으로 탐지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렇다고 아예 안 돌리지는 않겠지만 지금처럼 자주 쓸 필요는 없겠지.

캠프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궁금해진다.

과연 어떻게 됐을까? 처음으로 아무런 구속력 없는 약속을 해봤는데 과연 결과가 어떨까?

있었으면 좋겠는데. 그편이 더 편하고 재밌으니까.

없어졌으면…. 뭐 어쩔 수 없지. 다음에 만나면 만나자마자 죽이는 수밖에.

캠프 근처에 가자 아직도 연기가 나고 있는 워터파크가 보였다.

설마, 아직 타고 있는 거야? 아니 뭐…. 불을 끄려고 노력한 것도 아니고 비가 온 것도 아니니 그럴 수는 있겠지만….

안에 탈 만한 게 그렇게 많이 있나? 신기하네. 사흘이면 이미 탈 거 다 타고 사그라들었어야 하는 거 아냐?

탐지에 사람의 기척이 걸린다.

네 명의 기척. 와. 말한 대로 있는 거야? 이거, 나름 감동인데?

워터파크에는 버스가 몇 대 늘어나 있었다. 다 합쳐서 네 대니까 세대가 더 늘었네.

기척은 주차장 앞에 있는 건물에 모여있었다. 아마도 본관이 전부 불바다가 되어있으니 여기서 숙식을 해결한 모양이다.

이 건물은 본관이랑 지상으로 연결 돼 있는 것은 아니니 불탈 염려는 없어 보인다.

매캐한 냄새. 나무 타는 냄새와 약간 안 좋은 냄새들.

사람의 시신이 없어진다는 것은 참 다행이야. 시신까지 있었으면 냄새…. 끔찍했겠지.

오래 있다가는 옷에 냄새가 잔뜩 밸 거 같다. 이래서야 은신하는 의미도 없겠네.

그래도 불에 타고 있는 건물들은 확인해 봐야지.

어느 정도인지, 안에 들어갈 수는 있는지.

가까이 다가가니 아직도 연기가 잔뜩 나고 있다.

더 볼 필요도 없다. 아직 멀었네.

비가 잔뜩 오든지 아니면 더는 탈 게 없을 때까지 더 타야 할 것 같다.

다행히 생각보다 건물은 튼튼한 거 같다. 결국, 시간이 더 걸린다는 이야기.

여자들이 있는 건물 쪽으로 향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고 음식점들과 편의점 같은 것들이 있는 곳.

여자들은 건물 안에서 각자 흩어져 있다.

함께 일은 하지만 굳이 뭉쳐 있을 필요는 없다는 듯 적당히 떨어져서 자유롭게 쉬고 있는 것 같은 모습.

이러고 쉬고 있다가 버스가 나타나면 바로 튀어나가는 건가? 그런 거 같네.

투명화를 하고 있기에 발소리를 죽이고 하나하나 여자들을 살펴봤다.

음식점마다 하나씩 자리 잡고 있는 여자들.

게다가 전부 투명화를 쓰고 있다. 하긴. 지속시간이 기니까 깨어있기만 하면 계속 쓰고 있는 게 안전하긴 하지.

나처럼 탐지가 있는 사람이 오는 게 아닌 이상 발각될 일이 없으니까 저러고 있는 게 맞다.

매혹을 배웠을 때부터 확인해보고 싶었던 게 있었다.

투명화를 쓴 상태에서 매혹을 걸면 상대가 나를 인지할 수 있는가?

특히 목소리만으로 내 지시를 따를 것인가? 이런 것들.

지금 한번 해봐야겠다. 그래야 앞으로 다수와의 사냥에서 쓸 수 있지.

네 명의 여자가 있는 곳 중 한 명만 음식점 문이 열려있었다.

환기를 시키려고 그랬나? 덕분에 소리를 죽이고 안으로 들어갔다.

투명화를 쓴 상태에서 움직임 없이 꼼짝 않고 있는 여자. 넷 중에 누구인지 모르는 게 흠이네.

그거야 뭐 확인해보면 되지.

투명화를 쓰고 있는 여자에게 탐지를 돌린 상태에서 매혹을 걸었다.

매혹은 함부로 쓰고 싶진 않지만, 남발할 생각은 아니니 괜찮겠지. 괜찮을 거야. 암.

"투명화 풀어."

내가 말하자마자 바로 여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한송이. 불 지르는 게 매력적인 미친년.

나이는 서른이 넘었는데도 눈 밑에 난 점이 매력적인 색기 넘치는 여자.

음식점 안의 난방이 빵빵해서 그런가? 몸에 달라붙는 원피스 하나만 입고 있다. 하…. 이거 상당히 꼴리네.

아까 미나랑 할뻔하다가 못해서 약간 불완전연소 상태였는데…. 이걸 보니 참기 힘드네.

"뭐 하고 있었어?"

"잠깐…. 졸고 있었어요."

"어때. 내가 누군지는 알겠어?"

"네."

목소리만으로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가 보다. 이러면 투명화와 매혹의 조합은 상당한 파괴력을 지닌다.

어떤 여자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 충실한 인형이 될 수 있다는 소리니까.

아니지. 이 여자는 내 목소리를 한번 들어봐서 그런가? 음…. 한 번도 내 목소리를 안 들어본 여자에게도 테스트해보긴 해야겠네.

"내가 자리를 뜨고 난 다음 상황에 대해서 말해줄래?"

송이는 낮은 목소리로 조곤조곤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떠난 후 남게 된 넷은 내 의견을 받아들이기로 한 이상 서로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한다.

서로에 대해 별다른 악감정 같은 게 없으니 가능했던 일들. 직장 내 부조리 같은 건 없었나 보다.

하긴 당장 서로 죽일 수 있는 세상인데…. 함부로 그런 짓은 못하겠지.

대신 서로에 대한 간섭은 최대한 줄이기로 했다고 한다.

버스가 올 때만 서로 힘을 합치는 거로 하고 그 외의 자유시간에는 서로 일절 간섭하지 않기로.

서로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쉴 때는 무슨 짓을 해도 신경 쓰지 않았다고도 했고.

뭐, 나름 합리적이긴 하네. 다행히 그리 멍청한 여자들은 아니었어.

"버스 세 대가 늘어나 있던데."

"네. 그건 다 정리했고요, 두 대가 더 있었는데 그들은 캠프가 저 모양이 된 걸 확인하자 여기서 차를 세우지 않고 바로 돌아갔어요. 추적은 못 했어요."

"그래. 그거야 어쩔 수 없지. 사람은 어느 정도나 있었지?"

"버스당 열 명은 넘었었어요. 외부 인원은 버스당 네 명씩 있었고요."

"다 죽였나?"

"네."

"그래? 잘했네."

내가 칭찬하자 마치 수줍은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는 송이.

음…. 이런 모습을 보니 더 참기가 힘드네. 어차피 시간도 한가한데 한번 해야겠어.

"서로 무슨 짓을 하든지 신경 안 쓴다고?"

"네."

"가서 문 닫고 와."

어차피 음식점 입구의 문은 유리문이라 밖에서 안쪽이 다 보이겠지만 그런 문이라도 닫혀있어야 소리를 조금이라도 줄인다.

그렇게 문을 닫은 송이가 내 근처로 다가와 제자리에 섰다.

내가 정확하게 어디 있는지 모르니 전혀 엉뚱한 곳을 보고 있는 송이.

"이리와."

"저기…. 모습은 드러내지 않으실 건가요? 아니, 그전에…. 원래 투명화가 있으셨나요?"

"궁금한 게 많나 봐?"

"아…. 죄송해요."

"잔말 말고 따라와."

나는 송이의 손목을 잡고 밖에서 안쪽이 안 보이는 쪽으로 들어갔다.

묘하게 상기돼있는 송이. 나는 그런 여자를 벽 쪽으로 붙였다.

"엉덩이 뒤로 빼."

원피스 치마를 들춰 올리며 말하자 벽에 손을 짚은 송이가 엉덩이를 뒤로 쭉 뺐다.

드러나는 큰 엉덩이. 젊은 여자들과는 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팬티를 내리자 팬티 가운데에 젖어있는 게 보였다.

뭐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렇게 젖어있냐?

"너…. 상당히 음탕하구나?"

부끄러운지 다리를 베베 꼬는 여자. 나는 그런 송이의 엉덩이를 살살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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