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145화 (14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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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

키스는…. 왜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근데 좋다. 왜일까?

왜 키스를 하면서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할까? 좋으면 좋은 거지.

몸이 알려주잖아. 키스를 하면 남자는 발기가 되고 여자는 젖는다.

원래 그렇게 생긴 거고 그냥 하면 되는 건데. 왜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을까.

키스가 좋긴 하지만 빨리 끝내고 싶은 건 더 탐나는 것들이 눈앞에 있기 때문일 거다.

이를테면…. 가슴.

키스도 좋지만, 가슴을 빨고 싶다. 핥고 싶고 부비부비하고 싶다.

세아와 나의 입술이 떨어졌다.

한껏 풀어진 얼굴. 평소보다 붉어지고 흐느적거리는 표정.

그런 표정을 눈에 담아두며 세아의 후드티를 벗겼다.

순순히 옷을 벗는 세아, 그리고 평소의 스포츠 브라와는 다른 야한 브라.

지난번 백화점에서 주머니에 집어 넣었던 건가? 나를 위해서 입고 온 거야?

"이쁘네."

세아는 한마디 또 톡 쏠 것 같은 표정이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는다. 다만 입꼬리가 실룩거리며 올라갈 뿐.

그런 모습이 귀여워 바지도 벗겼다.

브라와 팬티가 세트일 텐데 둘 다 제대로 봐줘야지. 그래야 준비해온 사람이 보람 있지.

"일어서봐. 어디 좀 보자."

"그…. 그냥 봐. 뭘 일어서라 그래!"

"빨리. 기왕 볼 거면 제대로 봐야지."

무릎에서 일어나 내 앞에 선 세아.

내가 지긋이 바라보자 세아는 차마 눈도 못 마주치고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나를 봐야지. 어딜 보는 거야."

"시끄럽고…. 그냥 보면 안 돼?"

"안되지. 속옷 세트보다 니가 더 이쁜데."

"아악! 그런 말 좀 하지 말라고! 닭살 돋으니까!"

그렇게 말해도 좋아하는 표정은 변하지 않는다. 이렇게 귀여운 짓을 하는데 어떻게 이뻐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그대로 세아의 몸을 끌어안아 배에 얼굴을 가져다 댄다.

얼굴에 느껴지는 매끈한 배의 감촉, 머리에 얹어진 세아의 가슴.

한쪽 팔에 감기는 허리와 그려놓은 듯한 배꼽.

세아는 내 숨결이 간지러운지 자꾸 몸을 움츠린다.

그런 몸짓 하나하나가 나를 더 심술궂게 만든다. 귀여운 반응을 더 보고 싶다.

배를 살짝 핥았고 움츠러드는 게 심해진다.

"뭐…. 뭐 하는 거야."

이번엔 키스, 그리고 입술로 배를 살짝 문다.

별거 아닌 행동이지만 반응이 참 재밌다. 내 어깨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데?

이번엔 치골로 입을 가져가자 세아의 몸이 움찔한다.

놀란 거야? 아니면 느낀 거야?

뭐가 됐든 좋은 느낌이야. 계속하고 싶어지니까.

"왜 자꾸…."

몸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랐나 보다.

서 있던 다리를 베베 꼬기 시작한다. 너무 뜸을 들이나? 그럼 안되지.

브라를 벗기자 탐스러운 가슴이 드러났고 나는 바로 입을 가져다 댔다.

키가 작은 편인 세아라서 앉은 나와 높이가 딱 맞다.

몸을 바짝 밀착하고 두 손으로 등을 어루만지며 가슴을 빠니까 세아가 작게 신음을 낸다.

"읏…."

가슴을 빨면서 두 손으로 팬티를 내린다.

알몸이 되어 나에게 안겨 가슴을 빨리고 있는 세아.

두 손으로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느낄 때마다 살짝씩 머리를 잡아당긴다.

격하게 했다간 머리털 다 잡아 뜯겠네….

"언제까지 가슴만…. 으응."

그래. 계속 가슴만 빨 수는 없지. 자지가 터지기 일보 직전이니까.

가슴을 빨면서 침대에 덮인 시트를 확 잡아서 치웠다.

그리고 그대로 세아를 번쩍 안아 살포시 침대에 눕혔다.

작은 몸이지만 완벽한 비율의 세아. 그런 모습을 보며 옷을 벗는다.

알몸이 된 나를 보고 수줍은 듯 작게 말하는 세아.

"빨리 와…."

평소에는 그렇게 틱틱거리더니 지금은 그런 게 없다. 솔직하게 자신의 욕망을 표출하는 한 여자만 있을 뿐.

무릎을 꿇고 세아의 다리를 벌렸다.

연한 색 음모가 조금 나 있는 그 밑에 선홍빛 음부가 활짝 모습을 드러낸다.

이미 남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 몸.

기대를 충족시켜 주기 위해 바로 내 물건을 가져다 댄다.

꾸물거리는 세아의 음부가 내 물건의 머리를 먹어치우듯 받아들였고 내가 조금 허리를 움직이자 천천히 안으로 밀려 들어간다.

"하으으으읏…."

끝까지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한껏 느끼는 세아.

물건을 살짝만 움직였는데도 잔뜩 민감해져 있는지 몸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저렇게 좋을까? 어떤 느낌일지 정말 궁금하다.

이번엔 조금 더 빠르게 조금 더 깊숙이 넣었다.

침대 시트를 움켜잡고 앓는 소리를 내는 세아.

작은 행동 하나에도 반응이 이렇게 좋으면 남자 입장에서도 신날 수밖에 없잖아?

속도를 느리게 하며 뿌리 끝까지 밀어 넣었다.

헛바람을 들이키는 세아. 내가 무릎을 세우고 있어서 세아의 엉덩이가 들리고 하반신이 공중에 뜨게 되었다.

몸을 앞으로 숙이며 안쪽 깊숙한 곳까지 찔러 넣자 몸을 파르르 떨면서 신음을 내기 시작한다.

격렬해지는 허리의 움직임. 출렁거리는 가슴. 조이는 세아의 안쪽.

자세를 바꾸거나 여러가지 기교를 부릴 필요 없이 그저 정공법으로 밀어붙이는 섹스.

나는 그렇게 많은 것을 알지 못한다. 그저 우직하게 밀고 나갈 뿐.

체위를 다양하게 하면 여러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테지만, 나는 그 정도로 절륜하진 않다.

그저 할 수 있는 것만 충실하게 할 뿐이다. 그걸로도 제법 만족하게 할 수 있으니까.

신음도 못 지르고 잔뜩 가버린 세아. 나 역시 그런 모습을 보며 사정을 준비한다.

찌르르하며 느껴지는 사정감이 머릿속을 잔뜩 채우고 끝까지 버티다가 결국은 세아의 안쪽에 격렬하게 토해낸다.

"하아…."

밤을 새우고 섹스를 하는 건 쉽지 않다. 잠을 못 자는 거지 피로를 안 느끼는 것은 아니니까.

회복 포션이라도 먹어야겠어. 힘들어 죽겠네.

그대로 세아의 옆에 눕자 헐떡이고 있던 세아가 내 쪽으로 돌아눕고 그윽하게 바라본다.

"짐승."

뭘 어쨌다고 짐승이라는 거야. 별거 한 것도 없는데.

옆으로 포개져 있는 세아의 가슴에 손을 대니 흠칫하며 놀란다.

그 반응이 보기 좋아 계속하게 된다. 나를 흘겨보면서도 하지 말라는 소리는 안 하는 세아.

"똑바로 누워봐요."

그러더니 내가 바로 눕자 그 위에 올라와 엎드리는 세아.

"왜 이러는 거야."

"좋으면서 왜 튕겨요. 가만히 있어 봐요."

틀린 말은 아니다. 세아의 몸이 고스란히 내 몸에 느껴지는데 싫을 리가 없지.

체력이 한껏 바닥난 게 느껴지지만, 어차피 포션을 먹을 거라 탐지를 한 번 더 돌렸다.

근데 기척이 잡혔다. 씨발? 뭐지?

두 명의 인간. 문제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걷는 속도가 아니다. 이건…. 차다. 문제는 그 차가 우리가 있는 쪽으로 오고 있다는 거다.

"세아야. 잠깐만 내려와 봐."

내가 심각한 얼굴로 말하자 세아가 빠르게 내 몸에서 내려간다.

나는 창문으로 다가가 밖을 살폈다.

호텔 입구로 들어오는 차 한 대.

곧 있으면 호텔 입구로 들어올 거다. 입구까지 거리는…. 확실하지 않다. 밑으로 내려가야 하나?

나를 걱정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세아. 맞아. 세아가 있었지.

"세아야! 이리 와봐!"

알몸인 세아의 손을 붙잡고 복도를 달렸다.

입구 바로 위쪽에 있는 방. 그 방 문 앞에서 세아에게 외쳤다.

"열어줘!"

"해제!"

문을 열고 들어가 창문을 바라봤다.

차에서 내려 호텔 입구 쪽으로 걸어오는 두 남자.

그리 나이가 많아 보이진 않는다. 기껏해야 30 초반?

정장에 코트를 입고 있는 두 남자. 뭐 하는 새끼들이지? 정장? 혹시 저놈들 컴퍼니 그놈들인가?

일단 포션을 하나 사서 입에 때려 부었다.

남자들이 다가온다. 거리는…. 조금만 더….

수면은 무조건 될것 같은데 무효화는 거리가 안 될 것 같다.

평지라면 반경 범위까지 합쳐서 쓸 수 있지만, 지금은 허공에다가 쓸 수는 없으니까.

"세아야. 혹시 내가 만약에라도 잠들면 인정사정 보지 말고 바로 깨워야 해!"

"에? 응!"

남자 둘이 거리에 들어오고, 나는 바로 수면을 걸었다.

그 자리에서 쓰러지는 두 남자. 휴. 다행이다. 반사는 아니었어.

"됐다. 일단 가서 옷 입자."

질내사정을 하고 뛰어서 그런지 세아의 허벅지에 정액이 흐르는 게 보였다.

옷 입기 전에 먼저 씻어야겠네.

방으로 돌아가 빠르게 씻고 옷을 입은 뒤 1층으로 내려갔다.

뭐 하는 새끼들일까? 과연 대답할까? 부디 하면 좋겠는데.

세상모르고 잠들어버린 녀석들.

놈들을 질질 끌어 1층 로비로 끌고 왔다.

어우씨. 드럽게 무겁네. 뭐 이리 덩치가 크냐.

두 남자의 주머니에 있는 것들을 모두 꺼냈다.

별건 없었다. 차키와 담배. 열쇠. 카드키…. 심플하다. 뭐 특별한 건 없다.

정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만한 게 없나?

일단은 테이프로 팔과 다리를 꽁꽁 묶은 뒤 눈을 가렸다.

반사가 있긴 하지만 혹시 모르니까. 게다가 세아는 반사가 없잖아.

준비가 다 되었으니 세아에게 다가가 말했다.

"지금부터 조금 잔인할 수도 있는데…. 다른 데 가 있을래?"

"아니. 보고 있으면 안 돼요?"

"상관은 없지. 없는데…. 괜찮아?"

"어차피 나도 각오 해야 한다면서요."

"그렇긴 하지."

"됐어요. 신경 쓰지 말고 평소 하던 대로 해요."

"그래. 알았어."

바로 조인트를 깠다.

두번째 발차기에 차인 남자가 일어난다.

세 번째 조인트를 까자 그제야 비명을 지른다.

"크으으윽."

똑같이 옆에 있는 남자도 조인트를 깠다.

이새끼는 좀 터프한지 다섯 번째에 잠에서 깬다. 통증이 없는 놈인가? 드럽게 둔하네.

"아…. 좇같네."

"씨발! 이게 뭐야!"

묘하게 침착한 한 놈과 평소에 자주 볼 수 있는 한 놈.

나는 침착한 놈에게 관심이 쏠렸다.

뭘까? 이런 상황에서 뭐가 이렇게 차분하지?

"안나 보러 온 거냐?"

"..."

"넌 뭐야! 이 개새끼야! 이거 안 풀어?"

시끄러운 놈을 다시 재웠다. 저 새끼는 별 도움이 안될 거 같아.

조용히 귀를 쫑긋거리며 아무 말이 없는 차분남. 옆의 남자가 조용해지니 천천히 입을 연다.

"저기…. 선생님?"

"입 다물어. 물어보는 거 말고 대답하지 마."

"죄송합니다. 그래도 이건 물어봐야겠어요.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서."

매우 차분하고 이성적인 목소리.

신기했다. 평소대로라면 씹고 넘어갔을 텐데. 이 남자의 말투는 뭔가 사람을 궁금하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해봐."

"물어보는 걸 다 대답하면 살려주나요?"

핵심을 찌르는 질문. 사실 저렇게 물어보면 대답할 수가 없다.

살려준다고 해도 그걸 누가 믿겠냐고. 생사여탈권이 나에게 있는데.

누군가를 심문하는 행위 자체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짓인 걸 나도 안다.

협박할 거리가 있거나 인질이 있을 때나 가능한 일이지, 이런 상황에선 당연히 말도 안 된다.

"어…. 안 되겠네. 어차피 죽어."

"그렇죠? 혹시나 했네요."

얼음회오리나 번개 파동일지도 몰라서 거리를 벌리고 있기에 저 남자가 이 상황을 모면할 방법은 없다.

그런데도 정말 태연하다. 무슨 방법이 있는 거야?

한숨을 푹 쉬는 남자.

그러더니 팔과 다리를 쫙 펴면서 몸에 붙은 테이프를 전부 뜯어내고 마치 사라지듯 그 자리에서 없어졌다.

내가 반사적으로 무효화와 수면을 쓰지 않았다면 아마 내 배가 뚫렸을 것이다.

잠에 빠진 남자. 그의 주먹이 내 배에 닿았고 나는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으니까.

바닥에 쓰러진 남자를 보며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씨발…. 방금 목숨 하나 번 거야? 와…. 소름 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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