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120화 (12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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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주

"왜 갑자기 고양이?"

"아냐. 내 헛소리였어."

"이상한 사람이야."

그러더니 부스스 몸을 일으키는 세아.

자신의 몸 위에 덮여있는 내 후리스를 보더니 나를 바라본다.

"이거 뭐에요? 그쪽 거에요?"

"어."

"어쩐지 덥더라. 왜 쓸데없는 짓을 해요?"

약간 싸한 공기에 몸을 부르르 떨면서 저런 소리나 하고 있고…. 정말 웃긴 아이야.

덥다면서 몸은 왜 두 팔로 감싸는데?

내가 후리스를 등에 덮어주자 나를 힐끗 보더니 고개를 돌린다.

아…. 츤데레 진짜 좋아. 미치겠네. 어쩜 저렇게 귀여운 짓거리를 하지?

그대로 끌어안고 깨물어주고 싶다. 가슴이든 어디든 그냥 보이는 대로 부비부비하고 싶다.

하지만 오늘은 참아야지.

쾌락을 알아버린 건 세아다.

매혹에 걸렸었든 어쨌든 간에 세아는 섹스가 고통스럽고 끔찍한 게 아닌 즐겁고 기분 좋은 것이란 걸 알게 됐다.

결국, 몸이 타는 것은 세아지 내가 아니다.

여자가 세아 밖에 없었다면 똥줄이 타는 건 나였겠지만, 나는 승희와 미나가 있다.

그에 반해 세아는 없다. 자신을 기분 좋게 만들어 줄 남자가 없다.

물론 물류센터에 남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들 임자가 있는 데다가 남은 건 미성년자 둘 뿐.

만약 그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세아가 다른 남자에게 몸을 허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 남자 혐오를 버리지 못했으니까.

세아가 물류센터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몰라도 진영이에게 대하는 걸 보고 확신했다.

말도 제대로 안 섞는 모습. 그러니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결국, 장기전으로 가면 유리한 건 나다.

뭐…. 만약 내게 먼저 다가오지 않고 다른 남자들과 친하게 지내게 된다 하더라도 크게 상관은 없다.

그건 그거 나름대로 좋은 거니까. 본인이 노력해서 남자 혐오를 고치게 된 거잖아? 축하해줄 일이지.

어차피 나는 매혹만 있으면 원할 때 얼마든지 세아랑 할 수도 있는 거고.

세아가 벌떡 일어났고 저린 팔을 주무르고 있던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음? 어디가?"

"...화장실! 그런 것도 말하고 가야 해요?"

"아냐. 미안."

화장실로 들어가 문을 쾅 닫는 세아.

샤워기 소리가 세차게 들리고 변기 물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난 왜 이런 걸 유심히 듣고 있는 거야. 변태같이.

아. 변태 맞나? 그럼 계속 들어야지.

한참 뒤 화장실 문을 열고 나오는 세아와 눈이 마주쳤다.

"뭐야…? 왜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데요?"

"이뻐서."

"어우…. 아저씨 같아."

세아의 약간 경멸하는 표정. 좋네. 저런 표정도.

츤데레 로리 거유한테 매도당하는 느낌도 제법 괜찮은 거 같다. 중독되겠네.

이래서 세아에게 짓궂게 구는 걸 멈출 수가 없어.

"이상한 소리 그만하고 하던거 마저 하러 가요. 이제 몸 괜찮으니까."

"아. 그건 됐어. 이제 안 해도 돼."

"엥? 아직 많이 남았잖아요? 여기 반 정도밖에 못 했는데?"

"네가 해준 거에서 찾을 건 다 찾았어. 더 안 해도 돼."

"뭐야…. 진짜 볼일이 있긴 했던 거에요?"

"당연하지."

세아가 침대에 앉아있는 내게로 다가오더니 내 앞에 앉았다.

"솔직히 말해봐요. 나 데리고 나오려고 그냥 아무 핑계나 댄 거죠?"

"그건 또 무슨 소리냐?"

"아니 이상하잖아요. 별 의미도 없는 오피스텔 문들을 잔뜩 열질 않나. 밤새 내 팔베개를 해줘 놓고선 찾을 건 다 찾았다고 하질 않나. 다른 게 목적이 있던 거 아니에요?"

"다른 거? 나는 니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발뺌하기는. 그냥 나를 안고 싶다고 솔직히 말하면 되잖아요? 그러려고 데리고 나온 거 아니에요?"

팔짱을 끼고 나에게 쏘아붙이는 세아.

나는 오히려 그런 모습이 귀여워 피식하고 웃었다.

"정확하죠? 내가 센터 안에 있으면 나랑 못하니까 이런 허술한 핑계를 대고 나온 거잖아요. 딱 걸리니까 웃는 거 봐."

나는 몸을 일으켜 침대 밑으로 내려갔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줄 알고 깜짝 놀란 세아는 내가 그냥 내려가자 약간 무안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내 배낭에서 넣어놨던 노트북 세 개를 꺼내서 세아의 앞에 내려놓았다.

그런 나를 의아하게 바라보는 세아.

"나는 노트북이랑 안에 있는 프로그램들이랑 자료들이 필요해서 너에게 도움을 요청한 거야. 이것들은 밤사이에 네가 자는 동안 원하는 것들을 찾아서 이미 확인까지 다 하고 챙겨 놓은 거고. 알겠니?"

내 말에 세아가 당황한 표정으로 얼굴을 붉히더니 더듬으며 소리치듯 말한다.

"누…. 누가 노트북이 필요하다고 오피스텔을 뒤져요! 밖에 매장 같은데 돌아다니면 남아도는 게 노트북인데!"

"그런 노트북에는 프로그램이 없잖니. 오피스나 포토샵이나 이런 것들. 나라고 굳이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거 같니?"

어제 노트북들을 고르면서 안에 있는 프로그램들도 확인해서 다행이다.

세아가 저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볼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야동 찾으러 왔다고 말하는 건 무리였을 텐데 자연스러운 변명을 생각해낸 나 자신을 칭찬한다.

"그…. 그런 이유로 포션을 그렇게 펑펑 썼다고요…?"

"그건 다른 이유도 있지. 네 스킬 숙련도도 올릴 겸 투자한 거니까."

"아니…. 그쪽이 내 스킬 숙련도를 왜 신경 쓰냐고요!"

"리더한테 아직 못 들었나? 뭐 어차피 너도 곧 스킬 마스터 해야 하니 이번 기회에 잘 들어. 스킬은 마스터 하게 되면 다른 스킬을 또 얻을 수 있어."

"뭐…. 뭐라고요?"

"네 잠금 해제 스킬이 고급에서 숙련도가 100 퍼센트가 되는 순간 두번째 스킬을 고를 수 있을 거야."

"아니…. 그게 무슨 소리…. 설마, 그쪽은 이미?"

"너와 고공동 백화점에 갔을 때 우리는 당당히 길을 걸어가도 아무도 마주치지 않았지. 그리고 난 백화점에서 녀석들이 어디에 있는지 뻔히 알고 있다는 듯 망설임 없이 올라갔어. 어떻게 했을까?"

"그거야…. 그런 스킬이 있겠죠. 그 뭐였지? 무슨 인간 탐지 였는데. 그런 스킬이 있잖아요!"

"그래. 주변 인간 탐지. 일정 범위에 있는 인간의 기척을 느끼게 해주는 스킬이야. 나는 그 스킬을 가지고 있어."

"근데 그 이야기를 왜…. 어!?"

"그리고 난 수면 스킬도 가지고 있어."

"지…. 진짜네?"

"어때. 이제 조금 이해가 됐어? 내가 왜 그랬는지?"

누군가를 속이고 싶을 때는 9개의 진실에 한 개의 거짓만 섞으면 된다.

다들 9개의 진실에 정신이 팔려 한 개의 거짓을 간파하지 못하니까.

물론 나는 거짓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세아를 데리고 나온 것엔 세아와 하고 싶었던 것도 있긴 했으니까.

하지만 졸지에 나를 오해한 꼴이 된 세아는 얼굴이 빨개졌고 당장이라도 이 자리를 도망가고 싶어하는 표정이 되었다.

어디. 좀 더 놀려볼까?

"그렇게 나에게 안기고 싶었어?"

"으아아아악!"

화장실 갈 때 내려놓았던 후리스를 내 머리에 덮어씌우더니 나를 마구 때리는 세아.

"푸하하하."

"웃지 마! 웃지 말라고! 으아아아!"

아. 웃음이 멈추질 않는다.

때리는 것도 별로 아프지도 않고, 그냥 이 상황이 유쾌하기만 했다.

이제는 때리는 것도 아니고 거의 몸부림치는 수준이 된 세아를 진정시키기 위해 그녀를 잡았다.

"놔! 으아앙. 놓으라고!"

"괜찮아. 실수할 수도 있지. 어휴. 우리 세아 어린이. 진정해요. 뚝."

"아아악! 애 취급하지 말라고!"

한결 저항이 거세졌지만, 어차피 힘으로 나를 이길 수 없다.

그대로 붙잡아 세아의 등을 내 가슴에 딱 붙이고 끌어안았다.

씩씩거리며 아직도 민망한지 몸부림을 치지만 내가 단단히 잡고 있자 결국엔 저항을 멈춘다.

"놔. 난 죽어버릴 거야. 그러니까 놓으라고!"

"어허. 죽으면 안 되지. 니가 죽으면 내가 얼마나 얼마나 슬프겠니."

"웃기지 마! 아까 그렇게 웃어놓고 뭐가 슬프다고!"

아까 웃은 거랑 죽으면 슬픈 거랑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지만, 암튼 지금 세아가 정신이 없는 건 확실히 알 거 같다.

"그리고 네가 틀린 건 아냐. 당연히 너 같은 여자랑은 언제든지 하고 싶은 건 사실이니까."

슬쩍 보이는 세아의 목덜미, 그리고 귀엽게 생긴 작은 귀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 속삭이니 몸을 부르르 떤다.

의외로 여자들은 귓가에 가까이 붙으면 이런 반응을 보인단 말이지.

약간 소름 끼쳐 하며 진저리치는 모습? 근데 싫어서 그렇다기보단 그냥 생리적인 반응인 것 같다. 내가 내뱉는 숨이 간지러워서 그런 거니까 어쩔 수 없지.

"밤새 손 하나 안 대놓고 무슨 소리야!"

녀석. 역시 이 녀석도 내심 기대했었구나?

"그거야 네가 스킬 탈진으로 쓰러져 있는데 어떻게 손을 대니. 난 그 정도로 막돼먹은 놈은 아니라고."

"아! 몰라 몰라! 놔줘! 갈 거야! 나 돌아갈 거니까 놔!"

아…. 안되겠다.

오늘은 될 수 있으면 안 하고 그냥 보내려고 했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이런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를 그냥 보내면 내가 남자라고 할 수가 없지.

나는 세아의 후드 밑으로 손을 집어넣으며 다시 속삭였다.

"정말 갈 거야?"

맨살에 내 손이 닿자 흠칫하는 세아.

다시 반항하며 몸부림치던 몸이 그대로 멈추고 힘이 빠진다.

"다시 물어볼게. 진짜 갈 거야?"

이번엔 옷 안으로 들어간 손이 슬슬 위로 올라가 손끝에 세아의 그 짱짱한 브라가 닿았다.

얘는 이런 걸 어떻게 계속 입고 있냐. 답답하게.

"...가."

"뭐라고?"

"...다고."

"말을 해야지 혼자 웅얼거리면 어떻게 해."

"안 간다고! 이 바부팅아!"

세아가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듣자마자 내 손이 브라 안으로 쑤욱 들어갔다.

단숨에 손에 가득 차는 가슴. 손가락 사이에 귀여운 유두가 걸린다.

"히엑."

여자의 유두는 민감한 곳이다. 닿는 것만으로도 저런 괴상한 소리가 나올 만큼.

나는 아예 브라를 올려버리고 다른 손까지 합세해서 양손으로 세아의 가슴을 하나씩 잡고 움켜잡았다.

따듯한 후드의 안쪽에서 만져지는 가슴은 새로운 느낌이 든다.

두 손 가득 손에 차는 가슴과 엄지와 검지에 잡히는 젖꼭지.

세아는 그대로 내 몸에 눕다시피 하며 몸이 펴진다.

"으읏…."

"이것 봐. 꼭지가 섰어."

"그런 거 일일이 말하지 말라구웃…."

아직도 성깔이 남아있네. 조금 더 고분고분하게 만들어볼까?

내가 양쪽 젖꼭지를 동시에 꼬집자 세아의 허리가 퉁겨져 오른다.

"비겁하게…. 자꾸 거기만…."

"더 해달라고?"

이번엔 살짝 비틀었다.

손가락을 움직일 때마다 세아의 몸이 실시간으로 그녀가 어떠한 느낌인지를 알려준다.

통통 튀는 듯한 몸. 그리고 거친 숨소리.

너무 좋다. 오늘 온종일 이러고 있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아.

온종일? 장난해? 밥이랑 화장실이랑 잠만 해결된다면 이러고 평생 있을 수도 있지.

"아읏…. 그만 괴롭…. 혀."

"아아. 알았어. 다른 곳도 해달라고?"

세아를 상대하면 언제나 장난기가 평소보다 200퍼센트는 더 나오는 거 같다. 그만큼 재밌고 귀여운 아이.

왼손을 내려서 그녀의 바지 안으로 파고들었다.

청바지를 입고 있긴 했지만, 워낙 마른 여자라 치골 사이로 손이 쑥 들어간다.

손끝에 세아의 음부가 닿았고 그곳은 이미 벌써 젖어있다.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 없지.

그대로 중지의 손가락 마디 하나 정도를 안으로 집어넣었다.

"흐읏."

몸을 잔뜩 움츠리는 세아.

그런 세아는 내 품에 쏙 안기어 내 손장난에 조금씩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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