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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
처음 스킬에서 중급으로 넘어가는 데는 고작 250번.
여자가 둘이 있어서 다행이다. 안 그랬으면 매혹 걸고 20분 뒤에 풀린 다음 다시 걸어야 했는데.
수면처럼 강제로 깨울 수도 없으니 상당히 오래 걸렸겠지. 풀로 달려도 사흘 하고도 한나절은 걸리겠네.
하지만 여자가 둘이니 참 편하다. 그냥 번갈아 가면서 계속 쓰면 되니까.
희주가 기절에서 깰 때쯤 나연이보고 다시 기절 한 번 더 쓰게 하면 반사 당할 리도 없다.
포션을 물처럼 벌컥벌컥 마셔가며 금방 매혹을 중급으로 올렸다.
그러자 스킬 지속시간이 30분으로 늘고 두 명에게 걸 수 있게 되었다.
씨발…. 시간도 늘어난다고? 역시 굉장히 사기네.
나연이와 희주에게 둘 다 매혹을 걸고 희주가 깨어나길 기다렸다.
매혹이 웃긴 건, 나에 대해서만 절대적으로 변한다는 거다.
그 외에는 평상시와 똑같다. 여자들을 인형처럼 만드는 게 아니고, 오직 나에 대한 영향력만 극상으로 만들어 주는 스킬.
매혹이 제대로 됐는지 궁금하다.
평소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것들을 시켜봐야 하는데…. 뭐가 좋을까.
스킬은 믿을 수 있지만, 아직 어느 정도까지 가능한지는 모르기에 문밖에서만 여자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있는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명령을 내렸다.
"둘 다 옷 벗어봐."
두말없이 입고 있던 네글리제를 벗는 두 여자.
"둘 다 앉아서 자위해봐."
내 말을 듣자 둘은 망설임 없이 앉아 자신의 손가락으로 보지를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이것 참…. 보기 좋네. 씨발…. 매혹이 개사기이긴 하구나.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했다. 음…. 뭐가 좋을까?
"둘이 키스해봐. 서로 자위해주고."
나연이와 희주가 키스하며 서로의 보지에 손가락을 넣고 애무하기 시작했다.
"허허."
헛웃음이 나왔다.
둘의 관계를 알고 있는 나에겐 참 충격적인 광경이 아닐 수가 없다.
저건 연기로 될 일이 아니야. 씨발…. 연기로 저 짓을 한다고? 과연 할 수 있을까?
스킬은 절대적인데, 그걸 못 믿은 내가 약간 바보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적어도 이 둘의 매혹 시간이 끝나지 않게만 한다면, 이 여자들은 절대 나에게 위해를 가할 수가 없다.
당당하게 자물쇠를 풀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열정적으로 키스를 하며 서로의 보지에 손가락을 넣고 만져주는 두 명에게 말했다.
"둘 다 그만."
그대로 멈추는 두 사람.
나는 침대에 몸을 기대 누우며 말했다.
"자. 둘 다 나를 만족시켜봐."
단순한 명령이었지만…. 효과는 대단했다.
나를 살포시 눕히고 내 자지를 빨기 시작하는 나연이와 내게 키스를 하며 내 젖꼭지를 살살 만지는 희주.
희주는 한참을 그렇게 하다가 자신의 가슴을 내 얼굴에 가져다 대고 젖꼭지로 내 입술을 살살 간지럽힌다.
그사이 나연이는 발기한 내 자지를 자신의 보지에 넣고 열성적으로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두 여자가 나를 위해 열정적으로 온몸을 이용하여 만족을 주려 하는 모습은…. 굉장히 자극적이다.
정복욕? 그런 부분이 채워진다. 남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당연한 감정.
물론 그게 스킬로 만들어진 가짜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지속시간이 유지되는 한 그건 진짜가 되니까.
근데, 만족하게 하라는 명령의 끝은 어디까지지? 한번 지켜봐야겠네.
나연이는 필사적으로 허리를 흔들면서 내 자지를 자극했고, 희주 역시 끊임없이 내 몸을 핥고, 손을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가게 하고 키스를 하고 내 젖꼭지를 핥았다.
결국, 사정을 하긴 했지만 기분은 그렇게 썩 좋지는 않았다. 뭔가 강제로 사정 당한 느낌이야.
눈이 하트로 변하며 나에게 살갑게 구는 모습을 바란 건 아니었지만, 생각했던 모습이랑은 조금 달랐다.
확실히 자연스러운 모습이 없어.
그리고 웃긴 건 내가 사정을 하자 나연이가 내려오고 이번엔 희주가 내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시무룩해져 있는 내 자지를 다시 세우려고 안간힘을 쓰는 희주와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내 몸을 핥는 나연.
갑자기 별로 기분이 안 좋아졌다.
아마 이 여자들은 매혹이 끝나거나 내게 다른 명령이 오기 전까진 계속 나를 만족하게 하려 들겠지?
"그만."
내 말에 여자들은 행동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고만 있다.
뭐지…. 굉장히 이상한데.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
잠시 생각을 하는 동안, 여자들은 계속 아무것도 안 하고 내 곁에 앉아있다.
그런 그녀들이 약간 섬찟한 느낌이 든다.
"둘 다 평상시대로 행동해."
그러자 나연이는 침대에 앉아 나를 바라보고 희주는 바닥에 있는 자신의 이불 앞에 앉아 나를 보기 시작했다.
으…. 뭐가 달라진 건데. 이거 생각보다 상당히 불쾌하네.
매혹이 아니고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 놓은 느낌이다. 내가 뭔가를 잘못한 건가?
아니면 이 둘의 상태가 썩 좋지 않아서 이렇게 어색한 건가?
일단 나에 대한 맹목적인 순종은 확실히 이해했다.
그럼 어디까지 가능한 거지? 속마음 같은 것은 당연히 말하겠지?
"나연아."
"네."
"평소에 나를 어떻게 생각해?"
"오빠 친구들을 죽인 원수요. 근데 잘 모르겠어요. 미워해야 하는데 요즘에는 조금 좋아지려고 해요. 섹스해주지 않아서 아쉬워요."
...뭐지? 내가 뭘 들은 거야?
아니…. 얼추 예상은 하긴 했는데. 이건 정말 의외네. 미치겠다. 정말.
"희주야."
"네."
"평소에 나를 어떻게 생각해?"
"좋아요. 저를 쓰레기 더미에서 구해줬어요. 계속 옆에 있고 싶어요. 나만 사랑해줬으면 좋겠어요."
하아.
미친년들이라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자기들과 함께 있던 남자들을 다 죽인 남자를 좋게 본다고? 제정신들이야?
모르겠다.
이 스킬은 조금 불쾌해.
사람의 진심을 여과 없이 그대로 밝히게 된다니…. 편하긴 한 데 그리 즐겁진 않다.
만약 승희에게 써서 물어보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둘 다 옷 입어."
나연이와 희주는 자신들의 네글리제를 다시 입었다.
"그거 말고 원래 입고 있던 외출복."
"어디 있는지 몰라요."
"어디 있는지 몰라요."
약간…. 고장난 로봇 같다.
똑같은 말을 하는 두 여자를 보며 스킬 만든 새끼의 얼굴이 다시 한번 궁금해졌다.
"따라 나와."
두 사람은 얌전히 나를 따라 나왔다.
나는 그녀들의 아지트에서 입고 왔었던 옷들을 내어줬고, 옷을 받아든 여자들은 자신들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지금 당장 가도 되려나? 어차피 계획은 다 세워졌으니까.
나는 평소에 나가던 준비를 하고 여자 둘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온 여자들은 그제야 조금 사람다워졌다.
오랜만에 밖으로 나온 거라 그런지 주변을 둘러보고 숨을 크게 내쉬기도 하며 평범한 모습들을 보인다.
"물류센터. 위치 알아?"
"네."
"네."
"그럼 물류센터로 가자."
"그런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또 저러네.
대충 어떤 것인지 알 것 같다.
매혹이 걸려있을 때는 내 말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내 명령에 할 수 없는 일이 있으면 거기에 대한 이유를 출력하듯이 말한다.
조금 부드럽게 말할 수는 없나? 무슨 로봇 같잖아.
"나에 대해 말하는 것도 평상시처럼 말해."
"알았어."
"응."
이제야 좀 낫네. 근데 이거 이렇게 일일이 말해줘야 하는 거야? 그럼 매혹 할 때마다 세팅을 해야 해? 어휴 존나 귀찮네 진짜.
"가자. 나 따라와."
나는 물류센터를 향해 출발했다.
나를 따라오는 두 여자는 마치 산책이라도 하는 듯 주변을 둘러보며 걷는다.
배낭에 석궁에 손도끼에 마체테까지 잔뜩 들고 있는 내 모습이 웃긴다는 생각이 들 정도.
그렇게 탐색을 돌리고 여자들의 매혹을 리필하며 물류센터 근처까지 도착했다.
"와씨. 물약을 몇 개를 처먹는 거야."
매혹을 배우면서 30만 코인을 썼지만, 아직 나에겐 25만 정도의 코인이 남았기에 물약 정도는 얼마든지 살 수 있다.
게다가 물류센터를 털어버리면 거기서도 코인은 잔뜩 나올 테니까. 코인 걱정은 안 한다.
다만 물약을 너무 마시면 어느 정도 이후로는 효과가 상당히 떨어진다.
이럴 거면 조금 쉬고 올 걸 그랬나.
경비를 서는 녀석들의 시야에 잡히지 않는 곳까지 접근해서 탐지를 돌렸다.
100m로 늘어난 범위 덕분에 물류센터 입구에 두 명 말고도 안쪽에 몇 명이 더 보였다.
"자. 이제부터 너희 둘이 저기로 가서 도움을 청하는 것처럼 해서 사람들을 끌고 나와. 나연이 너 기절 몇 명 가능하지?"
"3명."
"그러면, 최대 7명까지만 불러서 나와. 이 옆에 카페에 있을 테니 그쪽으로 끌고 와. 방법은 너희가 알아서 하고. 나쁜 놈들로부터 동료를 잃고 이쪽으로 도망왔다고 해. 그리고 29분 지나기 전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나와. 알았지?"
"응."
"알았어."
나는 여자들의 매혹을 리필하고 말했다.
"가."
나연이와 희주가 물류센터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나는 물류센터 옆에 있는 엉망이 된 카페에 배낭을 숨기고 빨간 조끼와 손도끼를 들었다.
이걸 감춰놓길 잘했지. 쓸모가 있을 줄 알았어.
기왕이면 얼굴 가릴 수 있을 만한 것도 있으면 좋겠는데.
아마 투쟁 연대인지 뭔지 하는 이 병신들은 보이는 족족 사람을 쳐 죽이는 놈들은 아닐 거다.
게다가 도움을 요청하러 온 이쁘장한 여자와 나름 평균 이상은 되는 여자를 함부로 대하진 않겠지.
뭐…. 당하면 어쩔 수 없는 거고.
그녀들에겐 가혹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어차피 죽어도 크게 문제는 없다.
하지만 기왕이면 생각한 대로 됐으면 좋겠다.
가장 골치 아픈 상황은 다짜고짜 붙잡아서 가두는 것.
그렇게 되면 매혹이 풀릴 테고 나는 두 여자의 통제권도 잃고 내 정보까지 밝혀지게 된다.
뭐 잡힌다고 내 정보를 바로 줄줄 말하지는 않겠지만, 가장 맘에 안 드는 상황이 되겠지.
어쨌든 그런 상황만 막으면 된다. 다른 상황은 상관없어.
게다가 만약에 그렇게 된다고 해도 저 투쟁 연대 놈들은 여자들에 정신이 팔려서 어수선해질거다.
뭐가 됐든 혼자서 이 많은 놈을 덮치는 것보단 낫다.
다소 무리를 하거나 평소 내 스타일이 아니더라도 오늘은 여기 온 이상 싹 정리하고 말 생각이다.
그래야 마음껏 세희 년을 잡으러 갈 수 있으니까.
잠깐 기다리며 탐지를 돌리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이쪽으로 오는 게 느껴졌다.
숫자는…. 여덟.
나연이와 희주를 빼면 여섯.
딱 좋네. 시작이 좋다.
그래도 두 사람이 그리 멍청한 여자들은 아니었으니까, 이정도는 문제없이 해내네.
그나마 다행이야. 바로 일이 틀어지지는 않아서.
나는 몸을 숨기고 그들이 카페 안쪽으로 올 때까지 잠자코 기다렸다. 조금만 더 와서 모습이 보이면, 바로 그때부터 시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