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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탐사
본진의 입구 앞에서 탐지를 돌렸다.
안에 있는 지연은 한번 테이프를 끊은 전적이 있으니까. 구속구라고 해도 방심할 수 없다.
다행히 안쪽 방에서 기척이 느껴지길래 벙커 안으로 들어갔다.
따듯한 공기.
차가운 곳에서 따듯한 곳으로 들어오면 몸이 가렵다.
대체 왜그러는 걸까? 나만 그런가?
자물쇠가 멀쩡한 것을 확인하고 문에 난 창 안쪽을 바라봤다.
입에 물린 개구기도 잘 하고 있고…. 뭐 문제가 없네.
근데 저걸 개구기라 부르나? 개구기는 입 벌리는 기구 아냐? 재갈이라고 해야 하나? 정확한 명칭을 모르겠네.
아. 쓰레기 아직 안 버렸지. 찾아봐야지. 어디 보자…. 개그 볼? 내가 부르던 거랑 대충 이름은 비슷하네….
배낭을 벗고 옷을 벗은 뒤 지연의 방에 들어갔다.
아직 방안에 울리는 진동음들.
그리고 지연은 실신한 듯 쓰러져 있다.
이크…. 너무 심했나.
가슴과 딜도 스위치를 꺼주고 몸에서 떼어 냈다.
개그 볼 때문에 침이 잔뜩 흘러 몸을 적시고 있지만 이건 지금 떼줄 수는 없네.
살아있나? 아. 살아있으니까 아직 안 사라졌겠지?
가슴에 귀를 대보니 심장은 잘 뛰고 있다.
숨소리도 정상인 거 같고.
그냥 지쳐 쓰러진 건가? 그나저나 가슴은 참 좋네.
재밌을 것 같아서 해본 건데 그다지 재미가 없다.
방금까지 승희랑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와서 그런가…. 별로 신나지 않는다.
아직 현탐이라서 그런가? 좇같은 놈이 죽은 듯 잠들어 있어서 이런 거겠지?
벗은 몸을 보고 있더니 좇같은 놈이 다시 자길 불렀냐며 슬슬 반응한다.
에이 씨발 좇같은 놈.
좇같은 자지 새끼.
약간 여러가지가 섞인 것 같다.
승희랑 해피타임을 보내고 온 것도 분명 클 테고, 너무 성인용품으로 떡칠을 해놔서 그런 것도 있는 거 같다.
테이프로 묶인 막 잡은 여자와 성인용품으로 셋팅 해놓은 여자의 차이랄까.
확실히 성인용품이 편하고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긴 하는데 막 존나게 꼴리거나 하진 않는단 말이지.
일어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재웠다.
그리고 입에 있는 개그 볼을 뺐다.
이게 제일 큰 거 같다. 몸매 좋은 여자를 알몸으로 만들어 놨는데도 이 흉측한 게 비주얼을 다 망치고 있어.
침이 흥건한 개그 볼을 던져버렸다.
이건 다시는 안 써야지.
팔과 다리에 묶인 구속구도 다 풀어 줬다.
구속구가 확실히 좋긴 좋네. 팔이랑 다리에 자국이 하나도 없어.
몸에 달린 것들을 전부 다 떼어버리고 침대에 바로 눕혀 놓으니 이제야 좀 보기가 좋다.
내 좇같은 자지도 내 생각에 동의하는지 끄덕거린다.
어휴. 씨발 머리속에 좇물 밖에 안 들어 있는 새끼.
방금 두번이나 싸고 왔는데 또 되나? 하긴. 안될 리가 없지. 한창 젊은 나인데.
출렁이는 큰 가슴. 괜찮은 몸매. 애교 있게 살짝 나온 아랫배. 도톰한 보짓살.
세상이 망하고 나자 남자들이 어떤 여자를 좋아하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살아남은 여자들은 한결같이 이쁘장하고 몸매가 좋다.
안 그런 여자들은 다 죽었으니까.
식량을 구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처음에야 사람들이 급속도로 죽어 나가고 세상에 남아있는 음식들이 많았으니 그나마 약탈할만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인류가 만들어 놓은 음식들은 거의 바닥을 보였다. 그리고 새로 생산되는 음식들은 거의 없다.
그런 상황에서는 사람 하나하나의 입이 부담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필요 없는 인원은 급속도로 도태되었고 생존 능력이 부족한 노약자와 여자들부터 빠르게 숫자가 줄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도 이쁜 여자들은 살아남았다.
배부른 남자들은 식욕을 다 채운 다음에 성욕을 채워야 했으니까.
어디에서도 이쁜 여자는 함부로 죽이지 않았다.
감금하고 묶어두고 별짓을 다 해도 죽이진 않았다.
그 지하상가에 있던 외국인 여자. 그 여자처럼.
그 때문에 지금껏 살아있는 여자들은 크게 둘 중 하나다.
능력이 좋거나, 이쁘거나.
하지만 이쁜 여자라도 공격 스킬이 있으면 생존율이 그리 높지는 않았다.
그게 남자들의 본능이니까.
가시가 많은 장미 정도면 모르겠지만, 그 가시에 찔려서 죽을 수 있다면 차라리 밟아버리는 게 낫지.
그래. 눈앞에 누워있는 지연이도 이쁘다. 게다가 이렇게 벗고 있으면 당연히 더 이쁘다.
하지만 이 여자는 위험한 여자다.
지금도 잠을 자고 있다는 수면 시간이 떠 있으니 이렇게 바라볼 수 있는 거지 평상시라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방법이 없을까? 가시를 뽑아버리는 방법?
전에 옮겨적어 놨던 스킬 목록에도 그런 건 없었다.
있어 봐야 침묵? 말을 못 하면 스킬도 못 쓰겠지. 하지만 말소리도 못 들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스킬 봉인이나 안티 스킬 필드. 그런 거 없나? 있으면 좋을 텐데.
이 세상을 이렇게 만든 놈들은 창의력이 부족한 놈들이야. 너무 스킬에 의존하게 해놨어.
응? 스킬에 카운터도 좀 만들고 상성도 좀 만들고 그랬어야지.
패시브 스킬들도 좀 만들고 말야. 근력 향상. 이런 거 얼마나 좋아.
주먹으로 벽도 부수고 차 정도도 번쩍번쩍 들어서 던지고….
아…. 너무 밸붕인가? 재미없겠네.
어쨌든, 가시가 없어진 지연이의 다리를 벌렸다.
좇같은 좇 새끼가 하고 싶다고 눈물을 흘리고 있어서 어쩔 수 없다.
그냥 넣기엔…. 조금 무섭지?
입이랑 손 정도는 묶어야지…. 난 쫄보니까.
입에는 테이프를, 손은 구속구로 묶어서 침대에 걸었다.
팔이 들어 올려지자 가슴이 도드라져 보인다.
커다란 가슴. 남자의 행복.
두 손으로 가슴을 만지니 손이 파묻힌다.
손가락 사이로 튀어나오는 가슴이라니. 너무 좋잖아…. 시부랄.
잠깐 가슴을 만끽하고 슬슬 내 자지를 잡았다.
쿠퍼액이 줄줄 흐르는 자지 대가리를 지연의 보지에 문지른다.
딜도에 희롱당한 보지는 다시 찾아온 자극에 미약하게 반응했고, 덕분에 내 자지는 들어갈 용기를 얻었다.
귀두부터 살살 집어넣는다.
딜도 때문인지 원래 그런 건진 몰라도 자지가 수월하게 안으로 들어간다.
투명 듀오가 열심히 써서 그런가? 에휴. 불쌍한 놈들.
그러니까 끝까지 말 좀 듣지. 그랬으면 지들이 원했던 대로 마음껏 얘랑 할 수 있었을 텐데.
자는 여자의 몸에 자지를 집어넣고 흔드는 일은 여러모로 편하다.
그냥 마음껏 허리를 흔들다가 싸고 싶을 때 싸면 된다.
여자의 감정, 절정, 기분, 분위기 이런 건 필요 없다. 무의식중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으으으!"
아. 깼네. 뭐 상관없지. 다시 재우면 되니까.
지연이를 다시 재우고 나는 마저 힘을 썼다.
단기간에 세 번째라 그런지 사정량이 좀 적은 것 같지만 어쨌든 기분은 좋다.
좋으면 된 거야. 아무렴.
몸을 일으키고 간단하게 화장실에서 물로 몸을 씻어냈다.
불과 한 시간 정도 전에 똑같지만 다른 벙커에서 승희랑 히히덕 거렸는데….
모양이 같은 벙커, 같은 위치에 있는 화장실이라 그런지 같은 곳에 있는 것 같다고 착각이 든다.
지연의 구속구를 풀어주고 입에 있는 테이프를 떼줬다.
그리고 밖으로 나와 자물쇠를 잠갔다.
좀 쉬게 해주자. 앞으로 할 일은 많으니까.
음. 이제 무엇을 할까. 잘까?
한심한 일상이다.
죽이고 섹스하고 할 게 없으면 잘 생각을 하다니.
침대에 누워서 이런저런 잡생각을 했다.
중동의 평화는 어느 정도 지켰다고 생각했는데 그 빨간 조끼 놈들이 나타났다.
물류센터.
그래. 거기가 문제다. 모든 병신이 모여있는 곳.
미친 새끼들. 거기를 왜 먹으려고 드는 거지?
단순히 물류센터의 물건들이 목적이 아닌 거 같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어.
뭘까? 뭐가 있지?
굳이 거기를 노려야 할 필요가 없는데. 왜 굳이 거기로 가려 하는 걸까?
간지나서? 아니면 거길 먹으면 누가 상이라도 주나?
그런 병신같은 이유로 거기를 차지하려는 것은 아닐 거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텐데.
뭘까. 대체 뭘까.
이 거지 같은 세상을 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음식이다.
전기도 물도 풍족하니 죽지 않을 만큼의 음식만 구한다면 그럭저럭 살만한 세상이 된다.
그럼 대체 뭘까. 아무리 생각해도 음식인데.
음식이 많이 있나? 그럴 리가. 있다 하더라도 4년이나 지났다.
음식이 아무리 많이 있다 하더라도 4년이면 이미 썩어서 흔적도 남지 않았겠지.
자급자족할만한 게 있나?
논과 밭? 농사라도 짓고 있나?
아니다. 농사는 그리 쉬운 게 아니다. 그건 나 같은 새끼도 알만한 일이지.
농사가 그냥 땅에다가 쌀을 뿌리면 벼가 무럭무럭 자라는 그런 쉬운 작업이 아니다.
손도 많이 가고 전문적인 지식도 필요하고 농약이나 뭐 이것저것 필요한 게 많을 거야.
그리고 그런 거라면 물류센터를 갈 필요가 없다. 차라리 조금만 교외로 나가서 아무 마을이나 털어버리는 게 낫지.
아…. 궁금해. 궁금하다.
왜 다들 거기로 가려 하는지 궁금하다. 궁금증이 커진다. 큰일이네.
확인해 보고 싶다.
내 두 눈으로 확인해 봐야 직성이 풀릴 거 같아.
근데…. 괜찮나? 거긴 세희년도 있고 그 빨간 조끼 놈들도 있다.
뭐라고 부른다고? 마녀? 미쳤네 진짜.
무슨 애새끼들만 모여있는 곳도 아니고…. 마녀라니 씨발. 단체로 중2병인가?
그럼 나는 중동의 왕이다 씹쌔끼들아.
으디 감이 마녀 나부랭이가 중동의 왕한테 깝치려고….
한번 봐야겠다. 당장 오늘 밤이라도 가봐야겠어.
바로 쳐들어가는 것은 아니더라도 한번 확인은 해봐야 공략을 하든지 말든지 하지.
탐지가 없었으면 꿈도 못 꿨을 일이다.
게다가 빨간 조끼…. 뭐였지? 투쟁 연합? 투쟁 연대? 아유. 씨발 여기 이름 부르는 것도 민망하네.
암튼 그 새끼들은 탐지가 없다.
30명이 넘는다고? 그 많은 놈이 한 곳에 모여있을 리가 없다. 결국은 하나둘씩 잘라 먹을 수 있다는 소리.
좋은 생각이 났다.
구해놓은 빨간 조끼, 그리고 손도끼.
그거면 충분히 재밌는 짓을 할 수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