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61화 (6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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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얼씨구. 요것 봐라.

투명화 상태로 서로 반대로 뛰어가는 두 놈이 너무 웃긴다.

기껏 생각해낸 게 저건가? 한심하다 못해 한숨이 난다.

일단 두 놈을 재웠다.

니들이 선택한 결과야. 나는 분명히 기회를 주려고 했어.

아직 지하상가 안쪽에는 다섯 놈이 있다.

이대로 이놈들을 재워둘 수 없는 없으니 죽여야지 뭐.

투명화는 쓸만한데…. 아쉽구만.

마체테를 들어 내리찍었다.

[52,321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크…. 코인 인플레 나겠네. 하긴 오늘 잡아 죽인 게 몇 명인데.

다른 놈에게 다가가 마저 내리찍었다.

[73,987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보유 코인이 60만을 넘었다.

이정도면 탐지 스킬 올리는 것도 금방이겠어.

음식들 들고 갈 놈들이 없어진 게 아쉽다.

저걸 어떻게 다 들고 가냐. 번거롭게.

탐지를 돌렸다. 지하상가에서 꼼짝 않는 다섯 명.

네 명이 뭉쳐있고 한 명은 따로 있다. 뭐지? 일행이 아닌가? 아니면 한 명이 대가리고 밑에 놈 네 명이 뭉쳐있는 건가?

아이씨…. 들어가는건 싫은데.

계속 도발해볼까?

"종식아! 니 부하들 데려가라!"

이 새끼들 안 들리나? 그럴 리가 없지. 나름 짱구 굴리고 있는 거겠지?

나는 지하상가 입구로 바짝 다가가 계속 외쳤다.

"종식아! 거기 짱박혀서 뭐하냐!? 어여 나와! 니 똘마니들이 너 찾잖아!"

탐지에 잡히는 놈들은 아직도 미동이 없다. 우와. 이걸 버틴다고? 독하다 독해.

"아휴. 우리 종식이가 꼬리말은 개새끼가 됐네? 안 나오냐? 내가 들어가? 어휴 저딴 것도 대가리랍시고 염병을 떤 거야?"

놈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 명은 반대쪽으로, 한 명이 올라오고 있다.

나는 바로 몸을 숨겼다.

내가 진짜 조폭도 아니고 맞다이 깔 필요가 없잖아?

근데 저 새끼는 정말 이런 거로 튀어나온다고? 대가리가 없나?

"뭐야! 이 씨발 새끼 어디갔어?"

저놈이 종식인가? 다부져 보이긴 하는데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잔뜩 각오하고 올라왔는데 아무것도 없는 걸 보면 당연히 그렇겠지.

뭐 상대 조직이 잔뜩 폼잡고 서 있고 자기 부하들이 무릎 꿇고 피떡이 돼 있는 모습 같은 걸 생각했나?

그런 거 없다. 등신아.

재웠다.

시시하다. 이 병신들은 정말 시시한 놈들이다.

대가리에 똥만 찬 시시한 새끼들. 겉멋만 쳐들어서 제대로 된 생각도 못 하는 병신들.

아까 반대쪽으로 간 놈들은 아마 차로 반대편에 막아뒀던 출구로 나온 거 같다.

밖으로 나온 세 놈도 당황해 하는 모습이다.

아마도 뒤에서 기습이라도 하려고 돌아나온거 같은데 아무것도 없으니 황당하겠지.

그리고 지들 대가리가 갑자기 쓰러졌으니 어이도 없을거고.

"형님!"

세놈이 종식이에게 다가갔다.

알아서 내 스킬 범위로 들어오는 놈들.

마침 숫자도 딱 맞다. 에휴. 그냥 자라 븅신들아.

근데…. 그럼 안에 있는 하나는 뭐야? 왜 꼼짝도 안 해?

왜 안나와? 찝찝하게.

일단 그건 그거고, 한겨울에 자정이 넘은 시간. 이대로 놔두면 자는 네 놈은 얼어 죽겠지?

넷 다 옮기기는 귀찮은데. 그냥 여기서 해야 하나.

아우 씨발. 추워죽겠네.

너무 귀찮다. 일단 한 놈씩만 하자.

종식이는 분명히 가오 부리며 대답을 안 할 거야. 제일 어려 보이는 놈으로 하자.

테이프 칠을 꼼꼼하게 하고 눈을 가렸다.

그리고 군홧발로 정강이를 신나게 찼다.

"아아악!"

"야. 깼으면 닥쳐봐."

"이 씨발 새끼가!"

뻔한 패턴이라 정말 식상하다. 이래서 고등교육이 중요하다니까.

내가 밀린 고등교육을 지금 해줄 수는 없으니 한 과목만 빠르게 해줄게. '물리'라고…. 좋은 거야.

존나게 쳐 팼더니 드디어 입을 다물었다.

역시 패는 게 최고라니까.

"안에 있는 하나는 뭐야. 왜 안 나와."

"안에…. 하나? 뭔 소리야.?"

"밑에 사람 하나 더 있잖아. 뭐냐고."

"아…. 로라?"

"로라?"

"큭큭. 씨발 그년 찾으러 온 거야?"

"뭐라는 거야 이 병신은. 왜 갑자기 헛소리야?"

"어쩌냐? 크크크. 이미 그년은 우리가 존나게 따먹었는데? 보지가 너덜거릴 때까지 따먹었어. 킥킥."

"미쳤나?"

일단 재웠다. 이 병신은 뭐라는 건지 모르겠네.

말을 들어보니 이놈들이 잡아둔 여자인가 본데. 로라? 이름이 로라야? 존나 글로벌한 이름이네.

잡아놓은 여자면 뭐 걱정할 필요는 없겠네. 어쩐지 안 튀어나오더라.

어디 한번 보러 가볼까?

탐지를 돌렸다. 혹시라도 숨어있는 놈이 있을까 봐.

하지만 추정 반경 75m안에 있는 놈들을 전부 잡아주는 탐지다.

숨고 자시고 할 수가 없지.

로라라고 불린 여자가 있는 곳. 그쪽으로 가봤다.

"헉! 안돼. 안돼요. 나. 안돼요. 오늘. 그만."

아…. 왜 로라인지 알겠다.

백인 여자. 어눌한 한국말. 알몸에 얇은 담요로 몸을 가리고 있는 피폐한 모습.

잔뜩 쓸려있는 팔이 수갑에 채워져 상가 안에 있는 파이프 같은데 채워져 있다.

그러니까…. 여기에서 음식을 받고 이 여자한테 몸을 팔게 시킨 거야? 딱 봐도 그렇지?

"음…. 아이 씨발."

머리속에서 Where are you from? 같은 질문을 생각하다가 관뒀다.

씨발. 지금 이 여자 고향이 어딘지가 뭐가 중요하냐. 븅신 빡대가리 새끼야.

하…. 한숨이 나온다.

여자의 상황과 피폐한 모습이 참 불쌍하다.

나는 그런 여자를 놔두고 밖으로 나왔다.

차갑게 식어가는 네 명. 그냥 찍어 죽였다. 너무나도 귀찮다.

[2,193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1,459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3,218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6,498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시시하다. 시시한 종식이는 이렇게 시시한 코인을 놔두고 시시하게 죽었다.

아까 투명 듀오가 치워놓은 음식들을 들고 지하로 다시 내려갔다.

내가 다시 오자 두려워하는 여자.

백마를 안아볼 기회이긴 한데…. 그러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

그냥 측은할 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고통 없이 죽여주는 것뿐.

재우고, 죽였다.

적어도 고통은 못 느끼고 죽었겠지.

[10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100은 뭐야. 이것 참 미묘한 숫자네.

됐어. 더 신경 쓰지 말자. 이미 죽었는데 뭐 신경 쓸 필요 있나.

탐지를 돌렸다.

아무도 없는 기척.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게 너무 기분 좋다. 깨끗하게 방 청소를 마친 기분이랄까.

밖으로 나왔다.

추운 겨울, 이 거리에는 나밖에 없다.

"으아아아아아아!"

소리를 질러봤다. 속이 뻥 뚫리는 기분.

중동에 핫플레이스들은 다 털어버렸다.

완전히 사람이 없을 거라는 생각은 들진 않지만, 거의 없다고 봐야지.

품에 있는 카드키. 아직 할 일이 남았다.

이제는 힘든 일을 마친 나에게 상을 줄 시간이야.

발걸음도 가볍게 아까 갔었던 아파트로 향한다.

꽁꽁 묶어놨으니 별일 없겠지.

아파트가 보이고 탐지를 돌렸다. 꼼짝없이 가만히 있는 여자의 기척.

카드키로 아파트 입구를 열고 들어간다.

아파트…. 참 좋네. 역시 살려면 이런 데서 살아야지.

그런데 그림의 떡이다. 보안이 잘돼 있는 아파트인 만큼 집 문을 열기가 힘들다.

내가 가진 카드키. 상당히 유용할지도.

3층이라 조금 낮고 베란다 창문을 깨고 들어갈 수 있으니 완벽한 피난처는 아니지만, 그래도 쓸모는 있어 보인다.

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훈훈한 기운에 몸이 녹는다.

배낭이랑 파카를 벗어 거실 아무 데나 내려놨다.

어디 보자. 여자는 잘 있나?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여자가 없다.

뭐지? 하고 찾아보니 화장실 변기에 앉아있다.

"와. 거긴 어떻게 갔냐?"

나를 노려보고 있는 여자.

바지를 벗긴 채로 간 게 다행이네. 그럴 의도가 아니었는데.

"그래도 오줌도 가릴 줄 알고…. 착하네?"

나를 노려보는 눈이 몹시 사납다.

매도당하는 기분이야. 오싹오싹한걸?

"읏차."

"읍읍읍읍!"

내가 여자를 번쩍 들자 몸을 바둥거리지만, 테이프 칠을 워낙 잘해놔서 별로 의미 없는 몸짓이 됐다.

침대에 내동댕이치자 여자의 긴 머리가 팔락하고 나풀거린다.

"다음엔 변기에 물도 내려? 알았지?"

아…. 노려보는 모습. 중독될 것 같네. 입을 열어주지 못하는 게 아쉽다.

욕하는 것도 들어보고 싶은데.

밖에 나가서 마체테를 가져왔다.

칼을 들고 들어오자 흠칫하지만, 표정은 여전히 사납다.

"움직이면 다치니까 가만히 있어라?"

마체테로 다리에 감아둔 테이프를 자르자마자 발길질이 날아온다.

하지만 바지가 무릎에 걸려있어서 발길질은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다.

"오. 이런 거 들고 있는데 그렇게 발로 차면 위험하지! 그리고 니 보지 보인다."

내 이죽거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길질해댄다. 아예 자기 무릎에 걸려있는 팬티와 바지를 벗어버린 여자.

팔은 아직 묶여있으면서 몸을 일으키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계속 지켜봤다.

가슴을 까고 아래는 아무것도 안 입은 채 결국 일어나 나를 노려본다.

"왜? 어디 가게?"

일어났다고 뭘 해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뭘 어쩌겠어. 저 꼬라지를 하고서.

"읍읍으읍!!"

"뭐? 사랑한다고?"

나에게 달려와 발길질을 하는 여자.

느려터진 발차기…. 맞아도 안 아프겠다.

나는 그냥 가만히 있었고, 여자는 자기가 나를 차 놓고는 균형을 못 잡고 침대에 넘어졌다.

"그렇게 보여주고 싶었어?"

"읍!!읍읍읍!!!!"

내가 양쪽 발목을 잡고 다리를 벌리자 몸을 발버둥 친다.

움직일 때마다 이쁜 핑크빛 보지가 뻐끔거리는 거 같네.

재웠다.

몸부림이 너무 심해. 게다가 옷을 못 벗기겠어.

자는 여자의 테이프를 모두 뜯고 위에 입고 있는 옷도 벗겼다.

그리고 다리를 M자로 테이프 칠을 하고 팔을 위로 묶은 다음 침대 철제 프레임에 둘둘 감아버렸다.

보기 좋군. 사진이라도 찍어놓고 싶어.

그리고 여자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뜯었다.

거리가…. 어디보자. 스킬을 쓰면 어느 정도까지 범위가 오려나. 근데 스킬 쓰면 괜찮나? 테이프 같은 건 안 녹나?

전에 돼지가 썼을 때 방은 멀쩡했는데. 뭐…. 설마 테이프가 녹겠어? 녹아도 다시 재우지 뭐.

그렇게 20분을 기다리니 여자가 눈을 떴다.

"이 썅놈아! 좇같이 생긴 새꺄!"

캬.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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