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60화 (6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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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지금부터 돌아가서 지하상가에 있는 놈들을 다 죽일 거야."

내 말에 깜짝 놀라는 두 놈.

"다…. 다요?"

"그래. 다."

"거기 조폭은요? 종식이 파는 스무 명도 넘는다고요!"

"내가 다 처리할 거야. 너희는 약간만 도와주면 돼."

"그…."

나는 그들을 무시하고 여자를 안아 들었다.

자신들을 전혀 경계하지 않는 나를 두려운 듯이 바라보는 두 놈.

나는 침대에 여자를 내려놓고 여자의 크롭티를 브라까지 함께 올렸다.

풍만한 가슴이 출렁하고 쏟아진다.

내가 그 가슴을 만지자 녀석들의 표정이 조금 바뀌었다.

탐욕. 가장 확실한 동기부여지.

"잘 생각해봐. 나는 지금 니네를 죽일 수 있지만 안 죽이고 있어. 게다가 쓰러트리는 건 내가 하고 결국 코인은 니들이 먹을 거야. 그리고 이 여자도 니네가 가질 수 있지. 그간 고생했다며? 어때. 마음껏 박아보고 싶지 않아?"

흔들리는 표정. 참 단순한 놈들이다.

"그걸 다 어떻게 믿어요? 일이 끝나고 저희를 죽일 수도 있잖아요?"

새끼 예리하네. 어떻게 알았지? 하긴 그렇게 생각하는 게 정상이긴 하지.

쩝. 어쩔 수 없다. 저들을 믿게 할 방법 같은 건 없으니까.

"그럼 지금 뒤지던가."

내 말에 녀석들이 나를 잔뜩 경계한다. 그래 봐야 저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되지? 니네가 지금 나랑 거래하는 거냐? 니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나한테 죽을 수 있어. 나는 너희에게 부탁하는 게 아니고 선택지를 주는 거야. 지금 죽을래 아니면 내 일을 돕고 니들 목숨이랑 저 여자를 가질래?"

아무 말도 못하는 놈들. 나는 여자의 돌핀 팬츠와 팬티를 벗겼다.

다리가 묶여있어서 다 벗기지는 못하고 내리는 것뿐이었지만 오히려 그게 더 야했다.

"어떻게 할래?"

"...알았어요."

"야!"

"씨발! 그럼 지금 당장 죽을래? 선택할 수 있는 게 없잖아! 븅신아!"

나는 그런 여자를 놔두고 일어섰다.

내가 움직이자 움찔거리는 놈들.

그런 녀석들을 무시하고 밖으로 나갔다.

"가자. 빨리 끝내자고."

나는 금속 배트하고 도끼를 녀석들에게 던져줬다.

아예 무기까지 돌려주자 당황해하는 녀석들.

"당장 나오지 않으면 진짜 다 죽여버릴 거니까 빨랑 나와라."

각자 자기의 무기를 들고 쭈뼛거리며 나오는 녀석들.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할 일은 간단해. 니들이 아까 하던 거 계속하면 돼. 대신 아까랑 다른 점은 나오는 놈들이 그 자리에서 쓰러질 거야. 너네는 몸을 숨기고 있다가 쓰러지는 놈들부터 바로바로 죽여. 비명을 지르든 뭘 하든 신경 쓰지 마. 그냥 죽여. 알겠냐? 알았으면 가자. 앞장서."

도살장에 들어가는 소들같이 앞장서는 녀석들.

나는 그런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가 투명화를 해도 나는 너희를 볼 수 있어. 내 지인이 투명화 스킬이라 약점을 알려줬지. 그러니 허튼짓은 하지 마. 바로 죽으니까."

약점은 개뿔. 그냥 개씹사기 탐지 덕분이지.

그 자체로도 좋지만 유독 투명화에 하드 카운터다. 몸을 숨겼는데 기척이 감지되면 그게 무슨 소용이야.

녀석들은 별말 없이 앞장서서 걸어갔다.

아마 열심히 통밥을 굴리고 있겠지.

어차피 카드키는 나한테 있으니 단번에 죽이지도 못한다. 죽어줄 생각도 없고.

아마 할 수 있는 건 난전 중에 도망가는 것 정도? 그 정도가 가장 가망이 높으려나.

올 때는 짐이 있어서 그런가 20분 정도 걸렸는데 다시 갈 때는 빨리 가서 그런지 10분 만에 도착했다.

멀리 지하상가 입구가 보이고 탐지로 사람들의 기척이 느껴지자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가. 가서 나오는 놈들 다 조져."

투명화를 쓰고 두말없이 가는 녀석들.

나는 탐지로 그들을 살펴보며 아까 있었던 2층으로 올라갔다.

안에는 아직도 사람이 꽤 있었다.

꼼짝 않고 있는 녀석들이 서른이 좀 넘고, 움직이는 놈들은 다 합치면 열 명 정도.

결국, 안에 있는 것은 마흔이 넘는다.

순서대로 튀어나오게 해야 최대한 편안하게 정리 할 텐데.

탐지를 계속 쓰고 있더니 약간 현기증이 났다.

체력과 상관없이 멀미가 나는 느낌이다. 기척이 많이 느껴져서 그런가….

마흔 정도로 이정도인데 사람이 더 많을 때 쓰면 어떨까? 이게 이 스킬의 페널티인가.

20분 정도 흘렀을 때, 네 명이 입구 쪽으로 나오는 게 탐지에 걸렸다.

투명 듀오는 나름 충실하게 적당한 자리에 자리 잡고 있다.

어디, 제대로 일하나 볼까?

남자 네 명이 밖으로 나왔다.

짐을 한가득 들고 있는 녀석들. 입구에서 약간 멀어지자 내가 바로 재워버렸다.

그러자 투명 듀오가 쓰러진 남자들에게 다가갔고, 곧이어 남자 넷은 금방 빛이 되어 사라졌다.

남자들이 들고 있던 짐을 한쪽으로 옮기는 투명 듀오.

좋아. 잘하고 있네. 불쌍한 놈들.

또 대기…. 이번엔 세 명이 나온다. 또다시 잠들었고 투명 듀오가 처리했다.

아까보다 움직임이 재빨라진 거 같다.

협조적이긴 한데...과연 저들은 어떻게 할까?

여자를 포기하고 그대로 도망갈까?

코인은 자신들이 먹고 있으니 적당한 타이밍에 도망가려 하겠지?

나는 내 마음속에 금을 하나 그었다.

얼추 내 스킬이 닿는 거리보다 약간 앞에 그은 금.

저들 중 누구라도 그 금을 넘으면 둘 다 바로 재워버려야지.

또 세 명이 나온다.

잠들었고, 죽었다.

단순하고 깔끔한 작업.

이것 참 맘에 드는 방식이긴 한데. 유지가 안 되니 원.

이 거지 같은 세상에서 완벽하게 신뢰를 할 방법이란 없을까?

그런 스킬 없나? 계약이라던가, 거래라던가.

차라리 그런 게 있으면 훨씬 더 맘이 편할텐데.

아니면 최면이나…. 종속. 그런 거.

분명 세상을 이 꼴로 만든 놈들은 그런 것도 충분히 가능할 거 같은데…. 하여간 스킬 만든 새끼 얼굴은 꼭 보고 싶다.

상가 안쪽에는 이제 서른 남짓.

돌아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아마도 조폭들과 좌판을 열었던 녀석들만 남은 거 같은데.

시장은 자정까지 열린다. 남은 시간은 30분 정도.

더 찾아올 놈들이 있으려나? 이 시간까지 안 왔으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안에서 두 명이 움직였다.

입구 바깥으로 나오는 두 명. 들고 있는 짐이 제법 된다.

아마도 좌판 열던 사람이겠지?

역시나 재웠다. 그리고 죽었다.

이건 뭐 너무 간단해서 하품이 나올 지경이네.

역시 매복과 기습은 최고야.

특히 상대가 생각도 안 하고 있을 때 하면 더더욱 그렇다.

이렇게 몇 명까지 줄일 수 있으려나?

떼거리로 뭉쳐서 나오지만 않으면 이대로 전멸까지도 가능하겠지만…. 그건 무리겠지.

자정이 다되어가자 좌판을 열었던 사람들이 계속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들 오늘이 마지막 장사 날이 되었다.

그래도 죽는지도 모르고 고통 없이 죽었으니 그걸로 만족하라고.

이제 안에 남은 것은 스무 명 조금 넘는다.

시간은 자정. 안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던 녀석들이 이래저래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제 슬슬 끌어내 볼까?

"아아아악!!!!!"

있는 힘껏 소리를 질렀다. 얼마 만에 이렇게 큰소리를 내보는 건지.

그리고 1층으로 내려갔다. 이제는 나도 움직여야 할 시간.

안에서 움직이던 녀석들이 움직임이 멈췄다.

무슨 일인가 싶겠지.

"살려줘!!!!!"

내가 다시 한번 크게 소리치자 안에서 두 명이 튀어나왔다.

캬. 정장이라니. 역시 가오 빼면 시체인 새끼들.

바로 재웠다.

쓰러진 조폭에게 다가갔지만 바로 처리하지 않는 투명 듀오.

"죽여!!!!"

녀석들을 끌어내는 게 목적이라 나는 마음껏 소리 질렀다.

그제야 조폭 두 놈이 빛이 되어 사라졌다. 으이그 멍청한 새끼들.

이번엔 네 명이 튀어나온다. 좋아. 아주 딱 좋아.

제발 이렇게만 계속 튀어나와라. 제발.

네 명 역시 바로 잠들고 죽었다.

이쯤 되면 안쪽에서도 눈치를 챘으려나?

일단 석궁을 장전했다. 볼트를 다 쓰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 이놈들을 다 처리해야 해.

방비하기 시작하면 귀찮아진다. 도망가면 더 귀찮아지고.

안에 있는 놈들의 움직임이 멈췄다.

숫자는 어디 보자…. 열일곱.

더 나오지 않나? 좀 더 나와야 하는데.

"형님!!!!!!!!"

소리를 질러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이건 좀 오버였나? 씨발. 뭐 방법이 없나?

"야. 여기 조폭 이름이 뭐라고?"

내가 물어보자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투명 듀오 중 하나가 말했다.

"종식이파요!"

씨발 이름하고는.

"종식아! 형님 왔다! 안 튀어나오냐!"

가오 부리는 새끼들이 지들 대가리 이름을 함부로 불러대면 가만히 있을 수는 없겠지.

"종식아! 빨랑 안 나오냐!?"

아…. 그 마트에 있던 새끼들 이름이 뭐였지.

맞아. 영철이파. 영철이였어. 성이 뭐더라. 아이 씨발. 대충하자.

"종식아! 영철이 형님 오셨다. 언능 안 튀어나오냐!"

효과가 있다.

안쪽에서 우르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준비해라. 치기 좋은 놈들부터 쳐라."

투명 듀오에게만 들리게 적당한 크기로 말한 나는 입구로 석궁을 겨눴다.

여섯…. 일곱? 하여간 우르르 나오기 시작했고, 뒤에 놈들도 따라 나오고 있다.

입구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놈들은 밖에 아무도 없자 당황한 듯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투칵.

석궁이 날아가 한 놈의 가슴팍에 맞았다.

석궁 맞은 놈이 그대로 쓰러졌고, 놈들은 그대로 몸을 숙였다.

총소리라고 생각했나? 일단 가운데 네놈을 재웠다.

차례로 줄줄이 쓰러지자 당황한 남은 두 놈.

그리고 그놈들도 바로 빠따와 도끼를 맞고 쓰러졌다.

"뭐야! 씨발!"

"어떤 새끼야!"

뒤따라 나오던 다섯, 나는 한 놈에게 또 석궁을 날렸다.

엉뚱하게도 옆에 있던 놈이 맞았지만 뭐…. 맞았으면 됐지.

갑자기 동료가 쓰러지자 깜짝 놀라는 네 놈.

그들을 재웠다.

크….가슴 뻐근해. 바로 회복 포션을 마신다.

네놈이 쓰러지고 먼저 잠들었던 놈들이 부스스 일어난다.

하지만 바로 투명 듀오가 열일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일어난 놈들부터 대가리가 깨지기 시작한다.

"으악!"

"아악!"

투명 듀오가 순식간에 쓰러져 있던 조폭들을 다 죽여버렸다.

그렇게 코인을 다 챙긴 투명 듀오.

안에 남아있는 놈들은 다섯.

자 이제 한 놈만 더 잡으면 나 혼자서도 가능하겠지?

"내려가자."

움직임이 없는 두 놈.

"뭐해? 얼마 남지 않았어. 내려가."

내 말과 동시에 두 놈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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