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59화 (59/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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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유유히 1층으로 내려가 쓰러진 남자들에게 다가갔다.

불쌍한 녀석들. 너희가 무슨 죄가 있겠니.

마체테를 휘둘러 네 명의 남자를 찍었다.

숙련된 솜씨로 한 방에 보내버리는 실력!

[3,028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4,192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2,989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4,128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짐은 적당히 옆에다 놔두고 탐지를 다시 켠다.

좋아. 투명남 두 명은 아직 그대로 지하상가 입구 앞에 있다.

스피드하고 깔끔한 일 처리. 아주 좋았어.

다시 지루한 대기.

남자 세 명이 또 안으로 들어갔고, 남자 넷과 여자 하나가 껴있는 무리도 한팀이 들어갔다.

아. 방금 여자 괜찮았는데. 하필 다섯이네.

괜찮든 말든 일단은 투명 듀오를 신경 쓴다.

아마 그들이 노리는 것은 아까 들어갔던 나이 좀 있는 남자 둘에 여자 하나 팀이겠지?

그 팀이 가장 만만해 보이니까.

투명 듀오가 슬슬 물러났다.

아직 투명화 갱신 시간이 아닌데 저러는 거 보니 3인조가 나오나 보다.

3인조는 물건을 별로 안 들고 있었다. 하지만 투명 듀오는 그들을 쫓아갔다.

근데 왜 하필 반대 방향이야. 귀찮게.

1층으로 내려가 거리를 벌리며 따라간다.

늘어난 탐지의 사정거리는 정말 만족스럽다. 이 정도면 대단하지.

한참을 쫓아가는데 멀리에서 평소에 듣기 힘든 소리가 들렸다.

삑삑

차!? 설마?

남자 둘과 여자 하나는 차를 타고 왔다.

와. 대단한데? 당당하게 차를 몰고 다닌다고? 무슨 능력이길래?

투명 듀오는 3인조가 차 문을 열자 급하게 거리를 좁혔다.

소리가 들렸는지 남자 둘이 고개를 돌렸지만, 늦었다.

머리가 움푹 들어가 버린 남자와 목에서 피를 뿜는 다른 남자.

"꺅!"

여자의 비명, 그리고 잘 안 들리지만 뭔가 스킬을 쓰려 했던 거 같다.

하지만 투명 듀오가 빨랐다. 허물어지듯 쓰러지는 여자.

그리고 셋 다 코인 주머니가 되었다.

투명 듀오 놈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웃고 있겠지? 안 봐도 뻔하지.

모습을 드러낸 투명 듀오는 코인을 먹고 놀란 표정을 짓는다.

"이야…. 코인 뭐 이리 많냐?"

"왜? 여자?"

"어. 미쳤는데? 5만 코인이야."

"진짜? 와 씨발. 아. 내가 먹을걸! 개새야. 반띵하자."

"아. 나도 주고 싶은데 코인을 줄 방법이 없네?"

"씨발아. 현물로 주면 되지."

"알았어. 설마 이런 걸 떼먹겠냐?"

"와. 근데 5만? 뭐하는 년이었지?"

"글쎄. 야. 근데 그게 문제가 아냐. 이새끼들 차 있었어."

"맞다! 잠깐만…. 근데 차키는?"

"어?"

...아주 지랄 만담을 하네.

븅신들인가? 차키는 죽은놈 시체 타고 하늘나라 갔겠지.

"아…. 아 씨발! 아…. 존나 아깝네!"

"근데 아까 차 문 열지 않았냐? 가보자."

"그거 안 잠기냐?"

"몰라. 그러니까 가서 열어봐야지."

두 놈은 차로 가더니 차 문을 열었다.

"뭐야. 아무것도 없네."

"트렁크는 어떻게 열지?"

"그거 앞자리 찾아봐. 버튼 있을 거야."

아무래도 존나 어리바리한데. 쟤들은 어떻게 살아남은 거야?

한참 차를 뒤지던 그들은 결국 딱히 좋은 것을 못 찾았는지 남자가 떨어뜨린 가방 쪽으로 와서 살폈다.

"아. 씹. 뭔 담배만 보루로 있어."

"븅신아. 담배면 득템이지. 이새끼 배부른 소리 처하고 있네."

"0.1인데?"

"아…. 미친년. 무슨 0.1을 피고 지랄이야. 무슨 향이냐?"

"존나 들고 가기 싫네."

"그래도 챙겨. 내다 버리는 것보단 낫지. 무겁지도 않고."

"됐어. 니가 챙겨라."

"새끼. 지랄하네. 나중에 달라고나 하지 마라."

목소리를 잔뜩 죽이고 지들끼리 투닥거리던 놈들은 봉지를 버리고 담배만 챙겨서 다시 몸을 숨긴다.

봉지는 부스럭거리니 버리는 건가? 하긴.

탐지를 키고 그들을 따라간다.

그들은 아까 물건 숨겨둔 곳으로 가서 챙기고 한 방향을 향해서 계속 나아갔다.

들키지 않게 넉넉하게 거리를 벌리고 쫓아갔고, 20분 정도를 걸어 한 아파트로 향했다.

비싸고 평수 넓은 아파트…. 좋은데 사네?

탐지를 돌리니 기척 하나가 더 느껴졌다.

아마도 이들이 말했던 여자겠지?

투명 듀오는 기척이 느껴지는 쪽으로 향했고, 104동 입구에서 멈추더니 품에서 카드키를 꺼냈다.

호오. 저것만 있으면 그냥 들어갈 수 있다 이건데.

여자가 있는 곳은 3층 같았다.

원래 살던 집이었을까? 아니면 적당한 사람들을 덮쳐서 차지한 걸까?

일단 중요한 것은 지금 저놈들을 처리해야 한다는 거다.

지금 놓치면 안에 들어가 버린 저놈들을 잡을 수가 없으니까.

입구가 유리긴 한데…. 부숴버리면 소리가 날 테니까 무리다.

저들이 카드키로 문을 열어 문이 열리는 것을 확인하고, 나는 바로 그 둘을 재웠다.

으. 일이 조금 귀찮아지긴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게 슬프네.

탐지를 돌렸다. 내 앞의 두 명, 그리고 3층에 한 명. 더는 없다.

좋아. 그럼…. 일단 남자들을 테이프 질 하고 카드키를 챙겨 문을 열었다.

남자들을 하나씩 질질 끌고 안으로 들어가 1층에 놔뒀다. 밖은 추우니까, 얼어 죽으면 안 돼.

이놈들이 들고 온 물건들도 하나씩 다 옮겨놓고 고민했다. 어떤 방법이 가장 확실한가?

집 안에 있는 여자. 능력을 알아야 하는데.

여기 복도에서 시끄럽게 굴면 여자가 알아채려나? 아직 잘 시간은 아니니까.

카드키. 이거면 집 안으로 들어갈 수는 있을 텐데.

스킬을 모르니 함부로 움직이기가 좀 그렇네. 역시 깨워야 하나.

남자 한 놈을 깨웠다.

강제로 일어나기는 쉽지 않기에 조금 많이 때렸더니 겨우 눈을 뜬다.

"야. 지금부터 니 입을 열어줄 건데, 투명화 쓰거나 큰소리치면 그 자리에서 죽일 거야. 알겠냐?"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투명1은 몸을 꿈틀거린다.

들고 있던 손도끼로 머리를 한대 툭 치자 화들짝 놀라는 투명1.

진짜 입의 테이프를 뜯어주자 당황해한다.

"니들 집 안에 있는 여자. 스킬 뭐야."

"다…. 당신 뭐야."

"헛소리해도 죽일 거야. 순순히 말하면 니들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따먹게 해줄 테니까. 빨리 말해."

"네?"

"시간 없다. 빨리."

"그…. 번개! 번개 파동인가 그래요. 스킬 쓰면 자신 주변에 번개로 된 파동이 팍하고 나와서…."

"또."

"네?"

"스킬 하나 더 없어?"

"네? 무슨 소리에요…. 스킬은 하나죠…."

"너 투명화 숙련도 몇퍼야."

"그…. 봐야 알겠는데요."

이 새끼는 마스터가 아니군. 만땅을 안 찍었어.

일단 재운다. 그리고 다음 투명2를 후려친다.

똑같이 물어보고 여자의 스킬이 번개 파동이라는 것을 알았다.

10만 코인짜리 쓰레기 스킬.

대학교에서 그 돼지가 썼던 얼음 스킬이랑 비슷한 거겠지.

반경 안에 든 모든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거. 얼음은 얼리는 거였으니 번개는 감전일 테고.

아…. 씨발. 그때 번개 트랩에 걸린 게 또 생각나네. 존나게 짜릿했는데.

일단 재웠다.

그리고 두 놈을 묶어서 꽁꽁 테이프 질을 했다.

이러면 도망은 못가겠지.

번개 파동이라. 가까이 붙지만 않으면 되는 간단한 스킬.

문 앞에서 탐지를 썼다. 여자는 방에 있는지 거리가 약간 된다. 씨발. 집 존나게 크네.

당당하게 카드를 찍고 문을 열었다.

훈훈한 집안의 공기가 나를 반긴다.

집안은 의외로 깔끔하다. 크기도 크고, 가구도 장식장 같은 것도 상당히 고급스럽다.

"뭐야! 벌써 왔어?"

여자의 목소리. 방문을 열고 한 여자가 나왔다.

오. 젊다. 이쁜 정도는 아닌데 나름 매력적이다. 약간 보정 안 한 SNS 여신처럼 생겼네.

옷도 굉장히 도발적이다. 저걸 뭐라 부르지? 크롭티? 그런 거에 돌핀 팬츠.

투명 듀오를 자극하려는 몸부림인가? 아니면 편해서 저러고 입고 있는 건가?

"넌 뭐야!"

잔뜩 경계하는 여자.

하긴, 나라도 놀라겠다.

웬 배낭에 마체테에 손도끼에 석궁까지 달고 다니는 남자가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오면 누구라도 놀라겠지.

"안녕?"

"꺄아악!"

씨발…. 인사만 했는데 도망가냐.

재빨리 방으로 들어가고 싶었겠지만, 여자의 움직임보단 내 말이 더 빠르다.

"자라."

여자는 방문 손잡이를 잡은 채 그대로 허물어지듯 쓰러졌다.

너무 격하게 쓰러져서 혹시나 깰까 했는데 다행히 잔다.

혹시 몰라서 한 번 더 스킬을 쓰고 여자에게 다가갔다.

"오우."

가슴도 크고 몸매도 괜찮고 옷도 도발적이고. 아주 좋네.

일단 손과 발을 묶고 입을 꼼꼼하게 막았다.

자. 스킬 봉인완료. 아깝네. 입으로는 못 빨아주겠어.

이젠 남자 놈들을 끌고 와 볼까나.

1층으로 가서 남자 두 놈을 빠따로 두드려 팼다.

스킬이 투명화인 두 놈은 내게 저항할 수 없다.

언제든지 상대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사기야. 왜 다들 이런 좋은 스킬을 안 고르는지.

두 놈 다 잠에서 깬 걸 확인하고 나는 말했다.

"두 놈. 이제부터 내가 말하는 것에 조금이라도 반항하면 그대로 후려칠 거야. 방금 맞아봐서 알지?"

죽음에 대한 공포는 무섭지만, 폭력에 대한 공포 역시 만만치 않다.

죽음은 한순간이지만 폭력은 오래간다.

나는 놈들의 눈과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줬다.

금속 빠따를 들고 있는 나를 겁에 질린 모습으로 보고 있는 두 놈.

"니들 팔다리 테이프 칠 해놓은 거 잘라줄 거니까 팔 대라."

내가 팔다리마저 순순히 다 풀어주자 당황해 한다.

"한번 어떻게 되나 궁금하면 덤벼들어봐도 되는데. 어때? 해볼래?"

신체 능력이 얼마나 좋든 간에 두 놈이 내가 두 글자 말하는 동안 나를 무력화시키거나 도망갈 수는 없다.

아무리 쫄보 새끼인 나도 내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을 알면 간땡이가 붓는 법이다.

그리고 그런 허세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절묘하게 먹혀들어 간다. 뭐, 허세가 아니긴 하지만.

"짐 들어."

어떻게 돼가는지 상황을 이해 못 하는 두 놈은 일단 순순히 말을 듣는다.

"올라가. 니들 집으로."

짐을 들고 집 앞까지 올라간 두 녀석.

내가 카드키로 문을 열고 들어가라고 손으로 제스쳐를 하자 어이없어하며 들어간다.

그리고 집 안에 테이프로 묶여있는 여자를 보고 깜짝 놀란다.

"자. 니들이 원하던 여자가 이쁘게 포장되어 있네? 누가 했을까?"

나를 바라보는 두 녀석.

나는 그런 놈들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내 부탁 몇 개만 해라. 그럼 저 여자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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