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55화 (55/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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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복잡한 자살

"아…. 그건 또 왜 가져 오는 거예요…."

바이브레이터를 들고 알몸으로 들어오는 나를 보며 승희가 곤혹스럽다는 듯 말한다.

하지만, 표정 어딘가에서는 기뻐하는 모습이 보인다.

미세하게 올라가 있는 입꼬리라던가, 크게 거절하지 않는 모습들…. 그런 곳에서 내심 기대한다는 듯한 느낌이 든다.

뭐…. 찐따 병신 새끼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상관없지.

나는 한다. 하고 싶은 대로.

승희의 가슴을 한입 가득 넣고 빤다.

질리지 않는 느낌. 이 살덩이 때문에 인생 망한 새끼가 얼마나 많을까?

게다가 두 개라는 게 사기다.

한 개였으면 존나 아쉬웠을 거야. 빨면서 못 만지잖아.

입이랑 손이랑 지들이 먼저 차지하겠다고 싸웠을지도 몰라.

유두는 왜 그렇게 야한 걸까?

고작 새끼손가락 한 마디도 안 되는데. 씨발. 말도 안 되는 거야 이건.

만져도 좋고 손가락으로 문질러도 좋고 손바닥으로 쓰다듬어도 좋다.

비비고 빙빙 돌리고 꼬집고 잡아 늘이고 꾹 눌러도 좋다.

혀로 핥고 굴리고 입술로 깨물고 빨고 비벼도 좋다.

이 세상 모든 남자는 유두 성애자고 유두 패티쉬야.

젖꼭지의 노예고 젖꼭지의 수호자라고.

열정적인 나의 애무에 승희는 금방 젖어 든다.

바이브레이터를 집어넣자 벌써 기대되는지 승희의 몸이 탐욕스럽게 받아들인다.

일단은 약으로 스위치를 올리자 기대했던 것보다 약한 진동에 실망하는 듯한 승희.

하지만 약 올린다.

물 한잔을 가장 맛있게 마시려면 뜨거운 사막 위를 걸어갔다 오면 된다고 어떤 병신이 말한 거 같은데.

뭐 그런 거다. 감질나게 조금씩 몸을 자극한다.

"왜…. 약하게…."

만족스럽지 않은 승희는 자신의 몸을 쓰다듬으며 보채기 시작한다.

음란해진 여자. 쾌락이 뭔지 맛을 봐버린 여자.

그런 그녀의 몸을 살살 어루만진다.

가슴과 허리를 손끝으로 살짝살짝 만지며 그녀의 배꼽 언저리를 한 바퀴 돌린다.

손끝이 닿을 때마다 움찔거리는 몸. 그대로 올라가 가슴을 스치며 젖꼭지를 살짝 꼬집는다.

"하앙."

야한 목소리. 야한 신음.

야한 여자는 표정이 다르다. 다물어지지 않는 입과 게슴츠레하게 뜬 눈.

드러난 목선에서, 깊게 파인 쇄골에서 색기가 흐른다.

혀로 쇄골을 핥으며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으면 내 숨소리에 간지러움을 느끼는 승희는 한껏 몸을 움츠러트린다.

고개를 어깨에 붙이며 내 얼굴을 밀어내는 승희를 힘으로 누르며 다시 목덜미에 얼굴을 묻는다.

부르르 하며 진저리를 치는 승희. 앙탈을 부리는 모습에 짜릿한 기분이 든다.

하지 말라는 것은 꼭 해야 하는 애들 같은 마음. 남자는 다 커도 애새끼라는 말이 틀리지 않아.

"진동…. 더 세게 좀…."

약한 진동으로는 절정이 오지 않는다.

올락 말락 하며 애태우는 느낌인가보다. 자기도 느끼고 싶겠지. 절정을 맞이하고 싶겠지.

"부탁하는 자세가 글러 먹었는데?"

내가 히죽거리며 말하자 승희는 나를 보고 눈을 흘긴다.

"어떻게…. 부탁해야 하나요?"

"글쎄. 무릎 꿇고 엎드려서 머리를 조아리며 말해봐."

승희가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강하게 부탁드립니다."

이 여자도 이제는 즐기는 거 같다. 이런 짓도 스스럼없이 하는 것을 보면.

"그대로 있어."

부으으으으으응

스위치를 강으로 올리자 엎드린 자세로 몸을 움찔거린다.

"하아아앙."

얼굴을 침대에 파묻으며 강렬한 진동에 신음을 내지른다.

"음탕한 신음이 안 나게 막아버려야겠네. 고개 들어."

엎드린 자세에서 고개만 든 승희의 얼굴 앞에 내 자지를 내밀었다.

신음에 한껏 커진 내 자지가 껄떡거리며 승희에게 인사를 한다. 안녕?

"아움."

승희는 내 자지를 입에 물었다.

몸 안에서 떨고 있는 바이브레이터의 효과인지는 몰라도 승희는 아주 정성껏 내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쭙 쭙 쭈웁 쭙

음탕한 소리.

오로지 나의 만족을 위한 행위.

따듯한 입속과 물결치는 혀의 움직임이 내 자지를 감싼다.

귀두 끝에 닿는 입 안쪽과 뿌리 쪽에 닿는 입술. 그 사이의 공허함.

부드러운 입술이 자지 뿌리 끝부터 귀두까지 한번 훑고 다시 내려간다.

그럴 때마다 느껴지는 쾌감, 그리고 만족감.

승희의 귓불을 만지작거린다.

마지 유두와 비슷한 감각. 하지만 진짜보단 약하다.

손을 쭉 뻗어 가슴을 만진다.

손끝에 걸리는 진짜 젖꼭지. 그래. 이게 진짜다.

진동에 절정이 온 그녀는 내가 가슴과 젖꼭지를 만지자 몸을 꿈틀거리며 비튼다.

자지를 빠는 게 소홀해졌기에 다른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잡았다.

팔을 움직여 마치 장난감처럼 그녀의 머리를 흔든다.

빨라진 움직임에 커지는 쾌감.

가슴을 만지고 있던 손까지 머리를 잡고 흔들었다.

나올 것 같은 느낌. 흔드는 속도를 올린다.

땅속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오르는 마그마가 화산으로 터지듯 승희의 입안에 터져 나온다.

사정하는 중에도 승희의 혀가 계속 꼬물락 거리며 나의 자지를 자극했고, 나는 참기 힘든 강한 쾌감을 느꼈다.

신경이 잔뜩 움츠러드는 느낌. 머리가 뒤로 바짝 당겨진다.

"하아."

한숨과 함께 찾아온 공허함.

남자들을 현자로 만들어 주는 기분.

정액을 그대로 삼킨 승희가 그대로 발라당 누웠다.

바이브레이터의 진동은 강력하니까.

그녀는 펠라를 하면서도 계속 절정 상태였다.

잠깐 사정 후의 여운을 느끼던 나는 벗은 채 꿈틀거리며 자신의 가슴을 만지는 승희를 보았다.

자극을 좀 더 줘볼까?

승희의 옆으로 가서 클리에 손끝을 가져다 댔다.

"히익."

이건 또 신기한 반응일세. 히익이라니.

중지로 살살 클리를 만져준다. 마치 유두처럼 되어버린 민감한 곳.

내 손길이 닿을 때마다 움찔거리는 강도가 커진다.

내 팔을 잡으며 미치겠다는 듯 얼굴을 파묻는다.

손가락을 집어넣어 바이브레이터를 조금 더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상반신을 벌떡 일으킬 만큼 몸을 구부렸다가 다시 눕는 승희.

그러더니 옆으로 누워 몸을 동그랗게 말았다.

목덜미에서 허리와 엉덩이로 이어지는 곡선이 참 아름답다.

아무리 봐도 이쁘다고밖에 볼 수 없는 여체의 곡선.

그냥 보고 있기에는 너무 아깝다. 승희의 몸에 드러난 곡선들을 어루만진다.

가슴의 곡선, 어깨의 곡선, 등의 곡선, 엉덩이의 곡선.

손길이 닿을 때마다 곡선은 펴지기도 하고 반대로 휘기도 한다.

그 아름다운 몸짓에 방금 사정을 한 내 친구가 다시 힘을 되찾았다.

바이브레이터를 뽑고 대신해서 내 자지를 넣었다.

그리고 스위치를 약으로 내리고 클리 윗부분에 바이브레이터를 댔다.

"아아아…. 너무 좋아."

대체 어떤 기분일까 궁금해지는 반응이다.

한껏 신음을 내며 서슴지 않고 자신의 쾌락을 몸으로 표현한다.

보지 안쪽이 꾹꾹 하며 힘이 들어가고, 꽉 조여진 질 안쪽은 내게도 큰 쾌감을 준다.

왜 남자는 이 상태를 길게 유지하지 못할까.

나만 못하는 거야? 아니지? 남자라면 다 하는 고민이잖아?

승희가 내 손을 가져가 손가락을 빨았다.

신기하게도 그 미지근한 입안에 들어간 손가락 때문인지 자극적이게 느껴지던 감각이 조금 누그러들었다.

쾌감이 사라진 것은 아니고, 조금 더 유지할 수 있다고 해야 할까?

한껏 꼿꼿해진 내 자지는 구불구불한 질 속을 조금 더 헤집을 수 있게 되었다.

"흐윽. 흣. 응. 응. 으응. 응."

흐느끼는 듯한 신음으로 바뀌며 조임이 더 강해졌다.

참기 힘든 느낌. 이걸 참으면 내가 부처지.

두번째 사정은 승희의 몸안에 뜨겁게 뿌려진다.

내팽개쳐진 바이브레이터가 침대 위에서 약하게 브으응거리고, 나는 그대로 승희 위에 포개지듯 엎드렸다.

볼에 닿는 가슴, 손에 닿는 가슴.

만족스러운 섹스의 끝, 나는 다시 가슴에 도달했다.

핥고 만지는 사람도, 만져지는 사람도 서로 만족한다.

그것이 가슴. 위대한 가슴의 위력.

"좋냐?"

승희는 대답 대신 내 머리를 꼭 끌어안았다.

가슴에 파묻히는 머리. 행복해 죽겠네.

그 상태로 시끄러운 바이브레이터에 손을 뻗어 스위치를 껐다.

저런 귀한 물건을 남겨주신 오피스텔의…. 몰라 이름은 까먹었다. 암튼 오피스텔의 귀인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이렇게 즐겁고 행복한 섹스를 하고 있어요.

아직도 나를 안고 가슴으로 나를 질식 시키려는 승희.

나도 그녀의 가는 허리를 끌어안는다.

매력적인 몸이야. 젊고 탱탱한 몸.

이제 겨우 스물. 적어도 15년? 20년은 이렇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너. 필요한 거 있냐?"

"필요한 거요?"

잠시 말이 없는 승희.

"딱히요. 근데 조금 심심한 건 있어요."

심심…. 그건 내가 뭘 어떻게 해줄 수가 없네.

"너. 내가 밉냐?"

대답이 없는 승희. 으이그 등신아 왜 그런 걸 또 쳐 물어보냐.

"아뇨. 왜 미워해야 하죠?"

"감금하고 있잖아. 이렇게 너를 장난감 다루듯이 하고 있고."

"감금…. 그건 어쩔 수 없잖아요? 나 안 믿잖아요. 자물쇠 몇 개로 서로 안심할 수 있다면 차라리 그게 낫죠."

"서로라니?"

"만약 오빠가 나를 이 방에서 풀어주면, 제가 배신할까 봐 저를 의심스럽게 지켜보겠죠? 그건 저도 마찬가지예요. 뭐 하나 할 때마다 의심 사지 않게 행동하고, 오빠를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거 표현하고…. 그러는 거 저도 싫어요. 그냥 이렇게 자물쇠 있는 방에 들어있는 게 낫지."

잠시 말을 멈춘 승희는 계속 이야기했다.

"미워하냐고요? 아빠의 복수를 해줬잖아요. 솔직히 말하면 미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한테 이러는 거…. 싫지는 않아요. 임신할 걱정도 없고…. 기분이 안 좋은 것도 아니고. 그러니 신경 쓰지 마요. 밖에서 공포에 떨면서 사는 거랑 비교하면 차라리 나으니까."

모르겠다. 내가 듣기 좋은 말을 하는 것인지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그리고…. 서로 믿을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잖아요? 그러니 저도 욕심 안내요. 근데 한 가지만 약속해줄래요? 강제력은 없어도 마음이라도 편해지려고."

"...뭔데."

"배신 안 할 테니까 죽이지 말아줄래요?"

웃긴다. 이 빌어먹을 세상에서나 나올만한 말이다.

"그래. 네 말대로 강제성은 없으니까. 약속 같은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지."

"나는 밖에서 음식을 구해올 자신 없어요. 사람 죽이고 코인 얻어올 기술도 능력도 없고요. 오빠가 없어지면 저는 이 방안에서 굶어 죽거나 필사적으로 문을 부수고 나가서 음식을 구하러 나가야 해요. 결국, 죽는 건 마찬가지라고요."

담담하게 말하는 승희. 지극히 현실적이고 계산적인 그녀의 말이 차라리 믿음이 간다.

"내가 오빠를 죽이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좀 더 복잡한 자살이 될 뿐이죠."

좀 더 복잡한 자살이라. 왠지 표현이 맘에 드네.

"그러니 나가서 죽지 마요."

나는 승희의 가슴을 살짝 깨물었다.

"꺅! 아파요! 왜 이래?"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방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는 승희에게 짧게 한마디 했다.

"걱정 마."

나는 승희의 방문을 닫고 자물쇠를 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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