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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51화 (5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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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기숙사

트랩의 발동 원리는 뭘까?

사람? 무게? 접촉?

보통 지뢰나 이런 것들은 무게나 접촉만으로도 터진다고 알고 있다.

그럼 트랩은? 스킬인데? 작동 원리가 뭘까?

실험이 필요하다.

그리고 쓰는 놈에게 정보를 얻어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 안 밟지.

한방에 즉사를 안 한 게 정말 다행이다. 정말로.

아침에 일어났는데 트랩 깔아 뒀던 곳에 코인이 있고 거의 25만 코인 정도가 떨어져 있다면 씨발 무슨 생각이 들까?

이대로 저놈들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내가 못 참을 것 같다.

그렇다고 또 가다가 밟는 건 사양이야.

으…. 씨발 그때 민지랑 있던 남자 놈한테 정보를 얻었어야 했는데.

에휴….

씨발….

별수 없다. 안 죽었잖아. 안 죽었으면 됐어. 코인으로 민다.

중급 포션 하나를 더 사서 손에 들었다. 혹시 몰라 감전 돼서 떨어질 수도 있으니 테이프로도 감았다.

그리고 삼 분의 일 정도는 아예 입에 머금었다.

짜릿! 하는 순간 꿀꺽 삼키면 죽지야 않겠지.

최대한 보폭을 넓혀서 계단의 가장자리로 걸어 올라갔다.

트랩 발동 범위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넓지는 않을 거 같으니까.

한 걸음을 내딛는 게 오싹오싹하다.

트라우마 걸리겠네. 씨발. 트랩…. 아 개 같네 진짜.

"탐지."

아직 놈들은 움직임이 없다. 근데…. 방에 문을 잠그고 자고 있으면 들어갈 방법이 있나?

이 개 짓거리를 하고 올라가서 선수를 못 치면 더 거지 같은데.

게다가 트랩 말고 뭐가 더 있을지 모른다.

음…. 스킬중에 이렇게 설치하는 스킬은 더 없는 것 같았지만, 원시적인 함정도 있을 수 있으니까.

뭐가 됐든 존나게 땀을 뻘뻘 흘리면서 2층까지 올라왔다.

발걸음을 죽이고 네 녀석이 모여있던 곳 앞까지 왔다.

와. 씨발. 이젠 없겠지. 설마.

탐지로 기척을 느꼈을 때는 한방인 줄 알았는데 와서 보니까 방이 두 개였다.

왜 방을 두 개로 나눴지? 남자 둘, 여자 둘인가?

일단 문이 열려야 할 텐데…. 잠가놓았으면 귀찮은데.

게다가 문이 열려도 문제다.

문 앞에 트랩이 있으면? 아냐. 이건 무리야. 지들도 실수로 밟을 수도 있잖아.

굳이 트랩을 설치 해놓을 필요는 없지.

제발 문이 열리길 바라면서 정말 1분에 1mm씩 천천히 문고리를 열었다.

잠겨있는 느낌 없이 열리는 문.

와 문도 안 잠그고 자네. 병신들이.

겨울이라 난방을 풀로 틀어놔서 그런지 방안은 후덥지근했다.

이불을 걷어차고 자는 남자 두 놈.

하나는 나이가 조금 있어 보인다. 다른 한 놈은 내 또래로 보이고.

밑에서 자는 놈은 덩치가 조금 있어서 그런지 코 고는 소리가…. 어휴. 존나 시끄럽네.

일단 자는 놈들을 수면으로 더 재웠다. 그럼 이놈들은 일단 됐고.

옆방으로 갔다.

여기는 여자 방인가? 방문에 귀를 바짝 댔다.

신식 건물이라 그런가? 밖에서는 안의 소리가 들리지 않네. 뭐…. 제발 열리길 바라야지.

천천히 문고리를 돌린다. 천천히…. 천천히….

오케이! 열렸다.

열렸어! 씨발! 됐어!

심장이 쿵쾅거리고 흥분된다. 어디 면상들 한번 보자. 뭐 하는 놈들이냐.

아….

돼지 여자 하나. 그나마 마른 여자 하나.

근데 마른 여자는 나이가 조금 있어 보인다. 거의 마흔? 모르겠네.

씨발. 의욕이 팍 죽는다.

스킬이고 뭐고 정보고 뭐고 그냥 다 쳐 죽이고 싶다.

그래도 한다.

해야지. 암. 테이프 마스터님이 놀 수는 없지.

탐지를 돌린다. 이 네 명 말고 잡히는 것은 없다.

그리고 그 네 명도 수면이 덧씌워져 있다.

그럼. 게임은 끝이지.

남자 놈들 부터 테이프 질을 하기 시작했다.

이층 침대에 있어서 존나게 귀찮다. 진짜 쳐 죽이고 싶네.

남자 두 놈의 눈과 팔, 다리를 다 묶고 여자방으로 왔다.

아…. 정말 만지기 싫다.

손이 닿는 것도 싫다. 존나 끔찍하네.

그렇다고 안 할 수는 없잖아. 어휴…. 씨발.

돼지 여자를 테이프 질 다하고 나니 땀이 아주 뻘뻘 난다.

그나마 아줌마는 할 만했다. 할 만했다는 거지 만질 만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남자 방으로 가서 윗층에 있는 놈 다리를 잡고 바닥으로 당겼다.

몸이 반쯤 바깥으로 나왔을 때 손을 놓자 그대로 휘청하면서 바닥으로 떨어져 구른다.

"크헉..."

혹시나 떨어지면서 눈에 붙여 놓은 테이프가 안 떨어져 있는지를 봤다.

음. 멀쩡하네.

통증에 아파하는 남자를 놔두고 침대 1층에서자는 덩치를 마체테 면으로 때렸다.

"아! 아! 아! 이거 뭐야! 악!"

"씨발놈들아. 움직이면 죽는다."

자다가 갑자기 온몸이 묶이고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은 남자 둘은 그대로 굳었다.

역시, 말귀 잘 알아듣는 놈들이 좋다니까.

"움직여도 죽이고, 떠들어도 죽이고, 하여간 가만히 숨만 쉬어라. 허튼짓 하지 말고."

그렇게 남자들 방에서 나간 뒤 다시 조용히 돌아와서 남자 놈들을 지켜봤다.

덩치 놈이 조심스럽게 침대 모서리에 자신의 팔을 구속한 테이프를 살살 비비기 시작했다.

하…. 씨발. 머리 좋네. 저런 깜찍한 짓을 하네.

퍽!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 얼굴을 발로 깠다.

"커헉."

"씹쌔끼야. 넌 목숨이 여벌로 있니? 왜 한번 말하면 안 들어? 응?"

코에서 피를 철철 흘리는 덩어리.

그런 덩어리의 머리를 잡고 일으키려다가 번들거리는 머리를 보니 도저히 잡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한 번 더 해봐라. 다음엔 뭐 어떻게 될지 직접 알아봐."

과연, 또 시도할 깡이 있을까? 어디 한번 보자고.

그대로 방을 나서서 옆방의 여자들에게 갔다.

마체테 옆면으로 여자들의 몸을 몇 대씩 후려쳤다.

짝! 짝! 짝! 짝!

맨살 위주로 때리니 소리가 찰지다.

"꺅!"

"아악! 뭐야!"

보통 여자들은 상황 파악하는 게 한 템포 느리다.

그대로 몇 대씩 더 때리니 울며 애원하기 시작했다.

"살려주세요!"

"때리지 마세요! 때리지 마요! 악! 살려주세요!"

"입 다물고, 허튼짓 하지 말고 옆에 남자 방으로 가. 빨리 움직여."

여자들은 다리에 테이프 칠을 안 해놨기에 침대 1층에 있던 돼지는 의외로 재빨리 일어나 걸었다.

눈이 가려져 있어서 조심조심 걷는 돼지.

그러나 2층에 있던 아줌마는 벌벌 떨며 침대에서 못 내려오고 있다.

"내…. 내려갈 수가 없는데요…."

"그럼 거기서 죽던가."

마체테로 침대를 거칠게 쾅! 치자 여자는 화들짝 놀라 엉거주춤한 자세로 침대에서 내려온다.

거봐. 할 수 있잖아. 왜 안된다고 그래.

남자 방에 모인 네 명.

자신들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는 표정.

게다가 거기엔 죽음의 공포까지 곁들여 있다.

나는 그런 네 명에게 물었다.

"쓸데없는 말 하면 바로 죽일 거야. 해당하는 사람만 대답해라."

부들부들 떨고 있는 네 명.

"두번째 스킬 있는 사람 말해라. 있으면 살려준다."

넷 다 생전 처음 듣는다는 표정이다. 음…. 역시 아무나 생기는 건 아니었어.

"그럼 전기 트랩 쓰는 건 누구야."

"저…. 저요."

의외로 돼지 여자가 말했다. 존나 의외네?

"트랩 몇 개 깔 수 있어?"

"두 개요…."

"하난 계단 밑에 있고 하나는 어딨어?"

"계…. 계단 위요."

"너 숙련도 100퍼센트 한번 올렸어?"

"네…. 흑흑."

"울지마. 씨발년아. 너 니 트랩은 니가 밟으면 어떻게 돼?"

"저는 못 밟아요."

"그래? 그거 존나 편하네 씨발."

나는 옆의 아줌마한테 말했다.

"아줌마는 스킬 뭐야?"

아줌마라는 말에 화가 나는 듯하지만, 자신의 꼴이 어떤 상황인지 아는 여자는 차마 화를 내지 못했다.

"반사."

"반사? 말 그대로 반사?"

"그래."

"아줌마 말이 짧다? 아줌마도 가오 부리는 거야?"

"...죄송합니다."

반사라…. 씨발, 내가 써볼 수도 없고. 일단 이 아줌마는 패스.

"너 덩치. 넌 스킬 뭐야."

"흐으…. 크크크"

아직 얼굴에 피를 흘리는 덩어리가 이상하게 웃었다.

"성호야! 안돼!"

"안돼!"

"하지 마! 반사!"

나는 이들이 소리 지르자마자 바로 문밖으로 몸을 날렸다.

"얼음!"

쩌저정

"씨…. 발…."

덩치의 몸에서 냉기의 파동 같은 게 튀어나와 방안을 전부 얼렸고, 문 밖으로 몸을 날린 나는 다행히 다리만 얼어붙었다.

와. 씨발. 예전에 이런 새끼를 본 적이 있어서 다행이다.

나는 아까 먹고 남은 회복 포션을 마셨다.

얼어붙었던 다리가 서서히 풀리는 게 느껴진다.

회복 포션 만만세다 씨발.

"얼음!"

다시 한번 방안에 얼음이 가득 찬다.

이 미친 새끼. 같은 편들 아니었어?

나는 그대로 덩어리를 재웠다.

"와. 싸이코 새끼네?"

일단 덩어리를 두고 옆에 있던 사람들을 살펴봤다.

씨발…. 죽으려나? 이 정도로 죽을 것 같지는 않은데.

근데 이 아줌마 아까 반사 쓰지 않았나? 이런 범위로 나가는 스킬은 못 막아?

자기 타겟만 되는 건가?

입을 벌리고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얼어있는 세 명.

몸이 딱딱하게 굳었고, 차갑다.

이러면 저체온증으로 죽나? 심정지? 모르겠다.

동상 걸리면 어떻게 하더라? 물에 넣고 해동해야 하나? 근데…. 내가 그럴 필요가 있나?

일단…. 냅둔다.

살아나면 정보를 더 캐고, 죽으면 끝이지 뭐.

엉망이 된 방에서 덩치의 입을 테이프 질 한 뒤 발로 밀었다.

아…. 존나 귀찮다.

트랩까지 밀어보려고 했는데. 존나 안 밀리네.

다리를 잡고 질질 끌었다.

계단 근처에 온 다음 조금씩 발로 밀었다.

계단 위랬는데? 이 정도 아닌가?

그렇게 계단 위 중앙쯤으로 계속 밀자 갑자기 덩어리가 파지직 거리며 감전됐다.

와…. 씨발. 내가 저걸 당했다고?

안 죽은 게 용하다. 씨부랄.

살 익는 냄새가 역하다. 어휴. 그냥 욕밖에 안 나오네.

꼴 보기 싫어서 그냥 마체테로 찍었다.

[203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뭐야. 코인 생기면 다 먹을 거로 바꿔먹었나? 아주 염병을 하네.

이제 어쩐다. 더 기다려야 하나…. 그냥 편히 보내줘야 하나.

고민 좀 해봐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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