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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일
나는 예지의 말을 한 번에 이해 못 했다.
누가 누굴 죽여?
"오빠?"
"그래! 씨발놈아!"
예지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는 게 보였다.
알몸으로 눈물을 흘리며 절규하듯 외치고 있는 예지.
"오빠…. 진짜 오빠?"
"그래…. 개새끼야…."
어렴풋이 처음 예지를 봤을 때를 떠올렸다.
예지의 방으로 들어가던 네 남자, 그리고 나온 세 남자.
캔맥주가 들어있던 봉지, 예지의 방앞, 안에서 들려오던 예지의 웃음소리….
"친오빠라고?
내가 처음 그녀의 방에서 죽인 남자, 나는 그녀의 친오빠를 죽이고 그 자리에서 잠들어 있는 예지를 강간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다시 오겠다는 소리나 했었고….
"너…."
이 여자는 자신의 친오빠를 죽인 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나를 기다린 건가? 나를 죽이기 위해 나의 말에 동조하고 그렇게 살갑게 굴었으며 나를 착각하게 한 건가?
아까 보여줬던 그 애처로운 모습과 나에게 적극적이었던 모습은…. 그저 연기였다는 말인가?
울고 있는 예지를 보는 게 불편해졌다.
그간 죽인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는데 고작 이런 일로 죄책감 같은 알량한 감정을 느끼진 않는다.
다만…. 아쉬울 뿐이었다.
예지와는 어떤 짓을 해도 좋아질 수 없는 운명이었다는 게 너무나도 안타깝고 아쉬워졌다.
내가 그녀의 오빠를 죽인 순간부터 함께 할 수 없는 것이 확정되었던 거다.
아니지,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처음부터 강간으로 시작한 관계 아닌가? 강간은 괜찮다는 건가? 그녀가 자신의 입으로 자신을 죽이지만 않았으니 됐다고 한 것을 진심으로 믿고 있었던 건가?
나란 놈은 정말 병신이었구나.
"이 남자들은?"
울고 있던 예지가 흐느끼며 겨우 입을 연다.
"오빠랑 남자 친구."
점입가경이다.
오빠랑 남자 친구라고.
나는 약속을 했기에 상점에서 회복 포션 소를 샀다.
내 손에 포션이 쥐어지자 아직 울고 있는 모습으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예지.
나는 남자들의 허벅지에 회복 포션을 골고루 뿌려줬다.
서서히 아물어가는 남자들의 상처를 보며 예지의 표정에 일말의 희망감이 생긴다.
"그러니까 하나는 내가 죽인 남자의 동생이자 네 오빠고, 하나는 내가 강간한 여자의 남자 친구라는 거지?"
희망감이 생기던 예지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고, 나는 그렇게 바뀌는 예지의 표정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나의 마음 어딘가가 살짝 고장 난 느낌이 들었다.
뭐가 고장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질감이 들었고 이물감이 들었다.
뭔가가 삐거덕거리고 불편해진 느낌.
"거기 남자들 잘 들어. 소리는 들릴 테니까 귀 잘 열고 듣고 있어라. 니들의 동생이자 여자친구가 나한테 강간당하는 소리를."
나는 그렇게 말하고 예지를 안아서 침대 위에 내려놨다.
"하지 마! 하지 말라고! 나쁜 놈아! 그냥 죽여!"
"죽이면 저 남자들이 슬퍼할걸?"
비명을 지르던 예지의 목소리가 줄었고 나는 그런 예지를 보며 느긋하게 말했다.
"죽는 것보다 섹스하는 게 낫다며? 임신도 안 되고 성병도 없으니까 괜찮다며?"
남자들은 입이 막히고 몸이 결박당한 상태라 그저 읍읍거릴 수밖에 없었고 예지는 그런 남자들을 보며 갈등하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나의 물건을 빳빳하게 세우며 그런 예지를 바라보았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사랑스럽고 소중하게 대하고 싶던 그녀였는데, 지금은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흥분하고 있었다.
나는 지금부터 이 여자를 망가뜨릴 거니까.
마체테로 그녀의 다리에 묶여있는 테이프를 끊었다.
의심의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는 예지.
"벌려."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남자들의 왁왁하는 소리가 커진다.
이 상황이 너무 즐거워 내 자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우람차게 우뚝 서 있다.
"씨발…. 변태 새끼."
내가 메테체로 남자들을 가리키며 어깨를 으쓱하자 예지는 나를 벌레 보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다리를 벌렸다.
몇 번을 봐온 몸, 몇 번을 봐온 보지였지만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표정이 바뀌었다고 다른 여자가 된 것 같은 느낌.
보란 듯이 예지의 머리 옆에 마체테를 내려놓고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나를 혐오하는 여자의 보지에 나의 자지가 사랑스럽다는 듯이 키스한다.
이미 말라버린 보지를 귀두로 슬슬 문지르기 시작했고 그 감촉을 느끼지 않으려는 듯 눈을 질끈 감는 예지.
아무리 싫고 거부한다 하더라도 인간의 몸은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보지도 마찬가지.
내가 싫고 혐오스럽다고 자극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니고 애액이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예지는 젖어 드는 자신의 음부를 원망할까? 이 느껴지는 자극을 외면하고 있을까?
외면이 될까?
쑤욱
나를 거절하는 여자의 안쪽으로 나의 물건이 깊숙이 들어간다.
아까와는 색다른 느낌, 분명 같은 여잔데 완전히 다른 느낌이 든다.
조금 더 빡빡하고 잘 느껴지는 것 같다.
내 자지의 모든 면을 꽉 붙잡고 빨아들이는 것 같고, 질 안쪽의 주름이 전부 느껴지는 기분.
"윽."
"느껴지냐? 오빠를 죽인 놈한테 다른 오빠와 남자 친구 앞에서 강간당하면서도 느끼는 거야?"
날이 선 말로 그녀를 매도하자 나 자지는 예지의 안쪽에서 더 커졌고, 그런 내 자지 때문에 예지는 또 신음을 낸다.
입술을 꽉 깨물어 신음을 참아보지만, 내가 한 손을 뻗어 가슴을 꽉 움켜잡자 더는 참지 못하고 또다시 신음을 낸다.
"잘도 느끼네? 이런 상황에서? 보지 조임이 다른데? 어디 좀 더 야하게 신음을 뱉어봐. 저기 니 남자 친구는 벌써 몇 주째 니 살 냄새를 못 맡아봤을 텐데 신음이라도 들려줘야지?"
예지가 한 남자를 바라보며 필사적으로 신음을 참는다.
나는 그런 예지를 잡고 그대로 몸을 뒤집었다.
하얗고 탱탱한 엉덩이를 내리치자 그녀의 새된 비명이 짝 소리와 함께 방안에 울려 퍼진다.
"꺅."
"더!"
빨갛게 손바닥 자국이 난 엉덩이를 계속 때리면서 그대로 자지를 쑤셔 넣었다.
"아앗."
차마 그건 참지 못했는지 신음을 내는 예지.
안쪽 끝까지 닿는 자지에 허리가 내려 앉는 게 보인다.
남자들의 비명이 어느새 조용해졌다.
숨이 가빠서 그런 것인지, 비명이 소용없다는 것을 알아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씩씩거리며 거친 숨소리만 들리는 상황.
남자들의 숨소리와 나의 자지가 예지의 보지에 박히며 나는 찌걱거리는 소리 그리고 가끔 참지 못하고 새어 나오는 예지의 신음만 방안에 가득하다.
분노와 복수심이 가득하지만, 인질과 협박, 쾌감에 굴복하여 허리를 움찔거리는 예지의 모습은 지금까지 해왔던 어떤 모습보다 음탕했고 그런 그녀를 범하고 있는 나는 머릿속이 터져나갈 것처럼 무언가가 번쩍거린다.
많은 감정이 소용돌이치는 방안.
그 소용돌이는 내가 예지의 몸 안에 내게 남은 정액을 모두 비워내며 겨우 잠잠해졌다.
"후우."
내가 내쉰 한숨 소리에 예지의 몸이 무너져내린다.
그대로 쓰러져 표독스러운 눈길로 나를 노려보는 그녀.
나는 오히려 그런 예지에게 환하게 웃어줬다.
내 웃음 속에서 뭔가를 느낀 듯 그녀의 표정이 이상하게 변했고, 내가 마체테를 들자 그 표정은 경악으로 물들어갔다.
"안돼. 안돼. 왜 그러는 거야. 하지 마. 아니지?"
눈치 빠른 년.
하지만 이미 늦었어.
"누가 네 남자 친구냐?"
"하지 마. 안돼. 너 회복 포션도 썼잖아. 이럴 거면 왜 썼어. 그러지 마. 하라는 대로 할게. 죽이지 마!"
죽인다는 말이 나오자 잠잠했던 남자들이 다시 읍읍거리기 시작했다.
마체테를 들고 침대에서 내려가 남자들 사이에 섰다.
한 남자의 배를 마체테 끝으로 쿡 누르자 예지는 더 간절한 목소리로 빌기 시작했다.
"하지 마! 그러지 마! 왜 그래! 시키는 대로 할 테니까 죽이지만 마! 응? 제발!"
"얘가 남자 친구야?"
내 질문에는 대답도 안 하고 오로지 살려달라고만 빌고 있는 예지.
나는 대답을 못 듣는 게 조금 짜증이 났다.
그대로 마체테를 들어 남자의 목을 찍었다.
"씨발!!! 하지 말라고!!!!"
예지의 비명과 상관없이 남자가 사라졌다.
허망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다 찢어질 듯한 목소리로 소리 지른다.
"개새끼야!!!"
[2,112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거지네."
눈앞에서 예지의 오빠인지 남자친군지 모르는 남자를 죽였지만, 별 감흥이 없다.
눈물을 흘리며 나에게 욕을 하는 예지의 목소리가 마치 나와는 상관없는 일 같이 들린다.
다음으로 옆에 있는 남자에게 다가가자 예지의 목소리는 애원으로 바뀌게 됐지만 뭐라고 하는지 신경 쓰고 싶지 않아졌다.
그저 마체테를 들어 찍을 뿐이었다.
남자가 사라지는 순간 예지의 목소리도 멈췄다.
[3,745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코인을 챙기고 예지를 돌아보자 그녀는 침대에 머리를 박고 있는 그 상태 그대로 나를 무섭게 노려보고 있다.
이 여자와는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이상 미련을 둘 필요가 없다.
아무리 세상이 미쳐버렸다지만 잘못 꿰어진 첫 단추가 중간에 제대로 맞춰질 리 없으니까.
원망과 분노, 혐오, 증오…. 온갖 부정적인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예지의 모습은 섬뜩하다.
나는 저런 눈을 보기 싫었다.
남자든 여자든 저런 시선을 받는 게 두려워 재워서 강간하고 깨기 전에 죽여왔는지도 모르지.
"살려줄까?"
저 시선, 저 시선에 익숙해져야 한다.
세상이 망하고 지금까지 내가 해온 짓을 생각하면 저런 시선을 지겹도록 받아도 할 말이 없지만, 나는 처음부터 저 시선을 피했었다.
나는 더 시선을 피해서는 안 된다.
내가 하는 짓들의 무게를 확실하게 깨닫고 고통받아야 한다.
예지는 내 말에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 입을 다물고 있다.
저 입술, 저 입술로 사랑한다는 말이나 영원히 함께하자는 말 같은 달콤한 말을 듣고 싶었는데.
마음 한켠이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마체테를 내리찍었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예지의 빈자리.
[50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씨발.
마지막까지 끔찍한 기분을 선사하고 가는구나.
몸매가 좋던 여자, 얼굴도 이쁘장했던 여자, 커다란 가슴이 너무나도 좋았던 여자, 병신같이 캔맥주 생성이나 골랐던 여자, 복수하기 위해 원수와 몸을 섞는 일은 아무렇지도 않아서 했던 여자, 그리고 이 미쳐버린 세상에서 단 한 명도 남을 죽이지 않았던 여자.
아냐, 모르지. 딱 500코인만 남겨놨을지도.
하지만 예지의 그 성격을 생각하면 그녀가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이 상상이 안 됐다.
병신같은 여자.
병신같은 나란 새끼.
나는 그렇게 예지가 사라진 침대에 쓰러져 한참을 오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