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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16화 (16/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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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일

나는 갑작스러운 예지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

아니, 방금까지 자신의 보지에 들어갔다 나온 자지를 그렇게 빨 수 있는 거야? 안 찝찝한가?

그런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내 생각과는 별개로 예지의 입은 너무 좋았다.

아직 물컹거리는 나의 자지를 물고 움직일 때마다 그곳으로 피가 모이는 게 느껴질 정도.

빨아대던 예지가 손으로 나의 자지를 잡자 차가운 그녀의 손길이 느껴진다.

자지를 손으로 잡고 귀두를 핥기 시작하는 그녀의 모습이 말도 안 되게 선정적이다.

얼마나 선정적이냐면, 단숨에 자지에 힘이 불끈 들어갈 정도로.

내 자지가 불끈거리며 커지자 핥고 있던 예지가 살짝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씨익 웃는다.

끝을 손바닥으로 살살 문질러보더니 그대로 내 기둥을 입으로 살짝 물었다.

아까의 복수인가?

힘줄이 드러날 정도로 빳빳해지는 나의 물건을 이번엔 이빨로 살살살 물자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각에 자극이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이야. 튼튼해졌다."

자신의 업적이 뿌듯한 듯 나의 자지를 잡고 몸을 일으키는 예지.

"그건 손잡이가 아니야."

"나도 알아. 이건 손잡이가 아니고 장난감이지."

몸을 일으키고 두 손으로 나의 물건을 만지작거리는 그녀의 가슴을 보니 내가 이렇게 누워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저런 걸 두고 손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손해 보는 짓.

그대로 일어나 두 손으로 예지를 안고 그대로 몸을 돌려 눕혔다.

탐스러운 입술과 출렁이는 가슴, 번들거리는 보지.

내 물건을 빨면서 어지간히 흥분했나 보다. 벌써 저렇게 질질 흘리고 있다니.

애무보단 나의 것을 넣어주길 바라는 것 같아 그대로 넣어버렸다.

등이 펴지며 하체가 들릴 정도로 격렬하게 반응하는 그녀에게 다시 한번 깊게 박아넣는다.

"흑흑."

예지는 자신이 내뱉은 신음에 놀랄 정도로 큰 신음을 냈고, 나는 그 신음이 맘에 들었다.

다시 한번 듣고 싶다.

저 신음은 내 자지를 만족한다는 확인 도장 같은 거니까.

퍽퍽 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박아대자 예지의 신음이 격해진다.

신음을 들으면 박는 세기가 세지고 박는 게 세지면 신음이 커진다.

점점 더 고조되는 섹스.

"아흑, 아항. 응. 으흑."

몸을 끊임없이 튕기며 찔러 넣을 때마다 반응한다.

머리를 한시도 쉬지 않고 이쪽저쪽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두 팔을 허우적거리는 모습.

예지의 반응이 너무 격렬해서 그런가? 두 번째 사정은 빠르게 올라왔다.

망설임 없이 마음껏 예지의 안쪽에 짜내었고, 그제야 예지는 움직임을 멈추고 제자리에서 숨을 헐떡였다.

나 역시 너무 숨이 차 쓰러지듯 예지의 옆에 누웠다.

둘이 같이 천장을 바라보며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습이 조금 웃기다. 그리고 그 상태인데도 예지의 가슴에 시선을 떼지 못하는 내 모습은 더욱 웃기고.

"하아. 하아. 씻을까?"

"후우. 조금 쉬었다가."

"그래. 그러자. 에고, 너무 힘들다."

아직도 숨이 고르지 못한 그녀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살살 만진다.

예민해져 있는지 유두에 손이 닿을 때마다 몸이 움찔움찔한다.

보드라운 감촉과 생생한 반응.

언제까지고 이렇게 있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한참을 같이 누워있다가 서로 목욕을 한 뒤 다시 침대에 누웠다.

따듯한 물로 씻고 나오자 피곤한지 눈을 껌뻑거리는 예지.

"피곤하면 좀 자."

"너는 안자?"

예지가 나를 부르는 호칭이 어느새 너로 바뀌었다.

거리감이 가까워진 느낌이라 그런 호칭 변화에도 기분이 좋아진다.

"잠 안 와."

"그래? 재워줄까?"

예지의 말에 속으로 피식하고 웃었다.

과연? 나를 재울 수 있다고?

"해봐."

예지는 누운 나의 옆에 머리를 팔로 괴고 모로 누웠다.

탐스러운 가슴이 눈앞에서 아른거렸지만, 예지가 내 머리를 손끝으로 살살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이런 거로 정말 잠들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나는 그대로 일어나 예지의 가슴을 입안 한가득 물고 빨아대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노력이 가상해 자는 시늉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몸에 힘을 빼고 숨소리를 고르게 했다.

이런 식으로 자려는 시도는 수만 번 해봤기에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니까.

몇 분이 지났을까.

이제 슬슬 자는 척은 그만하고 다시 일어나 포션 하나 빨고 다시 예지의 몸을 탐할 궁리를 하고 있는데 예지가 내 뺨을 살짝 어루만졌다.

그러더니 예지가 부스럭거리며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뭐지? 화장실이라도 가나?

일어난 예지는 화장실로 가지 않았다.

티비 밑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짤깍짤깍 누른다.

치익 치익

노이즈 소리?

마치…. 워키토키 같은 데서 나는 잡음 같은…. 워키토키?

그러더니 예지가 조심스럽게 현관으로 다가간다.

문단속? 아니다. 문은 내가 아까 잠갔다.

불안한 생각이 엄습한다.

내가 착각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절대 이 상황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내가 들은 게 맞는다면 방금 그건 워키토키 소리고, 내가 그런 것은 잘 몰라도 방금 한 행동은 충분히 누군가에게 신호를 보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아닐 거야. 아니겠지. 설마.

착각이라고 내가 잘못 안 거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불안이 서서히 현실로 침범한다.

철컥하며 문의 잠금장치를 여는 소리, 그리고 조심스럽게 열리는 문소리.

"자?"

"쉿!"

분명, 남자의 목소리였다.

짧은 한 글자였지만, 똑똑히 들었다.

순식간에 밀려오는 분노와 머릿속에 떠오르는 '배신'이라는 단어.

그 감정이 알량하게 자리 잡고 있던 믿음을 산산이 부숴버린다.

살금살금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의 기척, 이대로라면 내가 위험하다.

이렇게 몰래 들어오는 인간들이 나에게 우호적일 거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건 대가리가 없는 놈이겠지.

"자라."

눈을 뜨고 보이는 사람들을 모두 재웠다.

예지와 남자 둘.

나는 빠르게 몸을 일으켜 벽에 등을 붙이고 기척을 살폈다.

이미 세 사람을 재워놔서 더는 수면을 쓸 수 없으니 기척이 느껴진다면 남자를 빨리 죽여야 한다.

하지만 한참을 그렇게 있어도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체감상 한 시간은 지난 거 같은데 시간을 보니 10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신기할 정도.

조용히 몸을 낮추고 열려있는 현관문을 닫았다.

잠금장치를 전부 걸고 나서야 나오는 안도의 한숨.

그제야 나는 내 깊은 곳에서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게 느껴졌다.

나쁜 년…. 나를…. 배신해?

일단 남자를 먼저 쳐 죽일까 하다가 죽이지 않고 테이프를 감았다.

양팔, 다리, 눈과 입.

무슨 짓을 해도 풀 수 없을 정도로 테이프로 둘둘 말았더니, 남자 둘을 묶는데 테이프 한 통을 다 썼다.

다른 테이프를 꺼내 들고 예지를 바라보았다.

알몸으로 널브러져 있는 여자.

마음속에서 느껴지는 배신감과는 별개로 그녀의 눈부신 나신에 시선을 뺏긴다.

"이래서 남자가 여자 때문에 뒤지는구나."

분노와 배신감으로 가득 찬 마음이 꺼지고 허무함으로 가득 찬다.

"다시 이 여자를 테이프로 감을 거라는 생각은 못 했는데…."

팔과 다리를 묶는 손에 힘이 들어가질 않는다.

얼기설기 묶어 놓은 그녀의 모습이 남자들과 비교될 정도.

그렇게 침대에 걸터앉아 물끄러미 예지를 바라보았다.

조금씩 줄어드는 수면 스킬 시간.

시간이 끝나고 남자 둘과 예지가 눈을 뜬다.

"음음읍!"

"읍읍! 음읍읍!"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는 남자들과 아무 말이 없이 나를 바라보는 예지.

"닥쳐. 당장 죽여버리기 전에."

시끄럽던 남자들은 더는 소리를 내지 않았고, 예지가 조용히 한숨을 쉬는 게 들렸다.

"왜 그랬어?"

아무 말이 없는 그녀에게 조용히 물었다.

남자들의 거친 숨소리만 방안에 울려 퍼졌고 나는 그 소리가 시끄러워 그대로 죽여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죽여."

한참 만에 결국 한다는 말.

"왜 그랬냐고 물었어."

"죽이라고."

"왜 그랬냐고!"

"내가 그걸 말할 거 같아? 빨리 죽여. 실패했으니 다 죽이라고. 그래야 네가 평생 궁금해하며 고통받겠지!!"

나는 그 말에 울컥해 그녀에게 달려들어 목을 졸랐다.

내게 목이 졸리면서도 그녀는 전혀 두려운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웃고 있는 모습이…. 섬뜩하다.

"왜…. 그랬냐고."

목을 조르는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불과 바로 전까지만 해도 서로의 몸을 탐하던 더없이 좋았던 여자가 순식간에 모르는 여자가 되어있다.

아무런 말 없이 나를 서늘하게 바라보는 눈.

그녀와 보냈던 쾌락의 시간이 환상이었고 꿈이었던 것 같다.

나는 내 짐을 놓은 곳으로 가 마체테를 들었다.

자신을 죽일 수 있는 무기를 든 나를 보면서도 조금의 동요가 없는 모습.

나는 그대로 남자의 허벅지를 찔렀다.

"읍!!!!"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통증에 남자가 비명을 질렀지만, 테이프에 막혀 그저 읍읍 거리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 모습을 보는 예지의 표정이 조금 흔들렸다.

자신의 죽음에는 덤덤하면서도 이 남자의 안위는 걱정이 되는 건가?

이번엔 마체테로 다른 남자의 허벅지를 찔렀다.

역시나 비명 대신 읍읍거리는 소리.

방바닥이 두 남자가 흘린 피로 점점 물들었고 누워서 묶인 채로 그것을 보는 예지의 표정도 점점 굳어간다.

"이제 말할 기분이 들어?"

붉은 피가 퍼지는 것을 보며 나는 머리가 식었다.

예지에 대한 믿음과 혹시나 했던 기대가 머리에 가득 찼던 화와 함께 식어간다.

여전히 아무 말도 없는 예지.

나는 다시 한번 마체테로 두 남자의 다른 허벅지들을 찔렀다.

고통으로 몸을 뒹구는 두 남자.

바닥에 고인 피를 뒹굴며 그 모습이 끔찍하게 변해간다.

"마지막 기회야. 지금 말하면 이 남자들에게 회복 포션을 부어주지. 그러면 이정도 상처는 금방 낫게 될 거야."

예지의 표정에서 빠르게 고민의 흔적이 지나간다.

남자들을 위해 망설이는 모습에 질투심이 생긴다.

"에고. 말하기 전에 과다출혈로 죽겠네. 불쌍하게도. 그럼 이 남자들은 내가 죽인 건가? 아니면 네가 죽인 건가?"

나는 남자의 허벅지를 발로 걷어찼다.

안 그래도 고통으로 몸부림치던 남자가 내 발길질에 몸을 구부리며 비명을 지른다.

다른 남자에게 다가간 나는 이번엔 허벅지를 꾸욱 하고 밟았다.

"읍!!!!"

"그만해!! 말할게!!"

하지만 나는 밟고 있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예지는 그런 나를 보며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

"네가 내 오빠를 죽였잖아! 개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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