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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
따듯한 물로 몸을 씻지만, 더러운 기분은 씻기지 않는다.
"씨발씨발씨발씨발."
그래, 처음부터 잘될 거라는 생각은 안 했어, 망가나 AV도 아니고 자기 남자친구를 죽인 놈한테 밑도 끝도 없이 복종할 거라는 생각을 한 내가 병신이지.
마음 같아서는 바로 돌아가서 그대로 쳐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래선 내가 진 거다.
그렇게 민지가 죽어버리면 나의 패배는 영원히 남아 다시는 이길 수 없게 되는 거고.
호기롭게 시작한 일이다.
고작 이걸로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뒤집어엎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 자존심.
이기든 지든 끝까지 해봐야 하는 일이다.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샤워를 마친 나는 주섬주섬 옷을 입었다.
이 더러운 기분을 가지고 이대로 있을 수도 없다.
어떻게든 이 기분을 씻어내야 하기에, 나는 무리해서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이러다 죽기 딱 좋은데."
나도 지금의 내 상태가 정상이 아니란 것은 알고 머리를 식혀야 한다는 것도 알지만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었다.
그저 짐승처럼 죽이고 범하고 싶을 뿐.
"후우."
새벽 2시.
조용히 벙커를 나선 나는 어둠의 가장자리를 걸어 번화가로 향했다.
오늘은 난동을 피우고 싶기에 평소엔 잘 오지 않는 곳으로 온 나는 조용히 3층짜리 건물의 옥상으로 올라갔다.
마치 난폭한 야수처럼 벙커를 뛰쳐나왔지만, 결국엔 나는 쫄보다.
죽지 않으려면 결국에는 하던 방식대로 해야 한다.
어휴. 정말 병신같네.
밖에 나와 안전하지 않은 거리에서 새벽공기를 마시니 이제야 머리가 식는다.
나는 왜 나온 거지.
그냥 민지를 재워버리고 저항하지 않는 민지의 구멍에 좇이나 쑤셔 박을 것을.
갑자기 머릿속에 뭔가가 떠올랐다.
예지, 김예지.
언제 다시 간다고 정하진 않았지만, 속으로 일주일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날짜를 꼽아보니 내일이 일주일째 되는 날.
과연 그녀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만약…. 내가 찾아간다면 순순히 나를 받아들일까?
미친놈.
방금 그렇게 당하고 와놓고선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네.
대체 뭘 기대하는 거야? 이 병신같은 세상에서 그런 로맨스 소설에서나 나올 일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병신병신병신.
옥상 구석에 쭈그려 앉아 병신같은 생각만 하고 있다.
에라이. 그냥 돌아가자.
나 같은 병신은 그냥 돌아가는 게 맞다.
그렇게 옥상에서 내려와 골목으로 나오려는데 갑자기 고함이 들린다.
그대로 몸을 숨긴 나는 머리만 빼꼼 내밀어 골목 쪽을 살펴봤다.
"이 씨발!"
"개색갸!"
"죽어 씨발!"
몇 명의 남자가 서로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바라보고 있는 한 여자.
거리가 멀어서 잘 보이진 않지만 제법 야한 옷을 입고 있는 여자였다.
나는 그런 여자에서 남자들로 시선을 돌렸다.
남자들의 숫자는 다섯, 2대 3으로 싸우고 있었고 오히려 두 명인 쪽이 세 명인 남자들을 일방적으로 패고 있었다.
뭐지? 대체 저건 무슨 상황이야.
그렇게 골목에 숨어 싸움을 훔쳐보고 있는데 두 명인 쪽의 남자 하나가 세 명인 쪽의 남자 하나의 관자놀이를 주먹으로 강하게 후려쳤다.
그리고 주먹에 날아간 남자는 그대로 벽에 부딪히더니 사라져 버렸다.
미친…. 지금 사람을 주먹으로 패서 죽인 거야?
아무리 운 나쁘게 벽에 머리를 박아 죽었다고 하더라도 그런 말도 안 되는 광경에 어이가 없었다.
세 명에서 두 명이 된 쪽도 나와 같은 생각인지 멍한 얼굴로 일행을 죽인 남자를 바라본다.
근데 쟤들은 왜 스킬을 안 쓰지?
설마 전부 전투 스킬이 없나?
일행이 죽은 남자 둘은 주춤거리더니 그대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걸 본 펀치남은 자신의 일행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고, 일행은 짧게 외쳤다.
"번개!"
마른하늘에서 번개가 한줄기 떨어져 도망가던 남자 하나에 정통으로 맞았다.
번개를 맞은 남자는 그대로 쓰러져 사라져 버렸다.
"으아아아악!"
순식간에 동료 둘을 잃은 남자는 전속력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번개남이 다시 한번 '번개!'라고 외쳤고 그 남자 역시 바로 사라져 버렸다.
미쳤네…. 처음부터 스킬을 쓰지 않는다고? 저런 강력한 스킬이 있으면서 맨몸으로 사람을 뚜드려 팬다고?
내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펀치남과 번개남은 히죽거렸고, 느긋하게 코인을 주워왔다.
"오래 기다렸지? 이쁜이?"
이쁜이라 불린 여자는 한심하다는 듯 펀치남과 번개남을 바라본다.
이쁜이라니…. 무슨 이름 센스가 저래?
펀치남이 여자의 팔을 우악스럽게 잡았고, 여자는 귀찮다는 듯 뿌리쳤지만, 남자의 팔은 꼼짝도 안 했다.
"씨발, 비싸게 굴래?"
"나 안 비싸. 하고 싶으면 대가를 내놔."
"하하. 요것 봐라. 지금 네 처지를 몰라? 이 오빠들이 니가 불량배 세 녀석한테 끌려가는 걸 구해준 거잖아아? 엉? 그러면 씨발.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고 재까닥 치마를 까 올려야지!"
"뭐라는 거야 이 미친놈이? 쟤들은 내 손님이었거든? 니놈 새끼들이 다 죽여놓고 인제 와서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씨발놈들아!"
"하. 이 썅년이 말하는 꼬라지 봐라?"
그러더니 펀치남이 여자의 뺨을 때린다.
고개가 획 돌아갈 정도로 세게 맞은 여자는 바로 펀치남을 노려보며 앙칼지게 외쳤다.
"씨발놈아! 때렸어!? 때렸냐고!? 아예 나도 쳐 죽이지 그러냐? 어?"
표독스러운 여자의 말에 펀치남이 움찔하는 게 보인다.
하지만 이내 자신이 쫄았다는 것을 알고 화가 잔뜩 난 펀치남은 그대로 여자의 복부에 주먹을 내질렀다.
"억…. 끄윽."
"아 썅, 진짜. 이 년이 제정신이 아니네. 야. 됐고. 그냥 끌고 가서 따먹자. 아주 썅년이 고분고분하게 굴지 사람 귀찮게 만드네."
그러더니 펀치남은 배를 움켜쥐며 고통스러워하는 여자를 그대로 짐짝처럼 어깨에 짊어졌다.
"놔…. 놔이 씹쌔끼들아..."
"어휴. 팔팔해서 좋네. 오늘 아주 뒤질 때까지 박아주마…."
하지만 펀치남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펀치남과 번개남은 그대로 꼬꾸라져 바닥에 쓰러졌고, 나는 심호흡을 하고 별일 아닌 척 골목으로 나갔다.
펀치남이 쓰러지면서 그 위에 포개진 여자는 갑자기 나타난 나를 보면서 말했다.
"넌…. 또 뭐야…."
아직도 배의 충격이 가시지 않는지 말하기도 힘들어하는 여자.
나는 가까이 가보니 왜 펀치남이 이쁜이라고 불렀는지 알 것 같았다.
구불거리는 웨이브 머리에 선이 뚜렷한 화장, 색기 넘치는 몸에 홀복같이 생긴 옷.
약간 퇴폐적인 느낌이 나는 이쁜이가 맞았으니까.
나는 여자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그대로 펀치남의 몸을 마체테로 찍었다.
펀치남이 사라지면서 그 위에 쓰러져있던 여자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아야야."
[6,872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펀치남의 코인을 줍고 나서 바로 번개남도 찍어버렸다.
[4,319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엄청 많이 들고 있을 줄 알았는데 꼴랑 이정도야?
아니 잠깐, 방금 다른 남자 세 명을 죽였잖아? 그럼 지금 이게 남자 다섯이 들고 있던 코인이라고?
하아. 역시 나란 새끼는 참 운이 없어.
아니지. 내가 운이 없는 게 아냐, 길거리 싸다니는 거지새끼들이 문제인 거지.
"야!"
여자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나를 불렀고 나는 끝까지 멋있는 척을 하며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너 뭐야? 왜 날 구해줬어?"
나는 여자의 말에 코웃음을 한번 흥 하고 웃어주고 짤막하게 말했다.
"가라."
그리고 그대로 돌아서서 내 갈 길을 갔다.
캬. 완전 컨셉질 끝장나네.
"야!"
여자가 다시 나를 불렀고, 나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여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죽을래?"
여자는 내 말을 듣더니 묘한 웃음을 지었다.
저건 대체 무슨 웃음일까? 비웃는 건가? 아니면 뭘까?
"하. 너 좀 멋지다? 그럼, 어디 한번 죽여줄래?"
그러더니 자신의 치마를 살짝 걷어 올린다.
늘씬한 각선미와 매끈한 허벅지, 그리고 치마를 더 올리자 보지가 보였다.
뭐지? 이 여자도 제정신 아니네. 노팬티로 다닌다고?
하지만 나는 이런 갑작스러운 전개에 내 자지가 불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상황이지만, 이런 상황을 거절하는 것도 웃긴다고 생각해서 나는 그대로 여자에게 걸어갔다.
여자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나를 도발적인 표정으로 바라본다.
나는 그 표정이 존나 섹시하다고 생각했다.
그대로 다가가 허리를 휘어잡고 여자의 입술에 키스를 갈겼다.
존나게 병신 쫄보인 내가 어설프게 상남자인 척을 한 게 걸릴까 봐 조마조마했지만, 여자는 의심 없이 내 혀를 받아주었다.
여자의 혀와 내 혀가 얽히며 서로의 혀를 탐한다.
살면서 제대로 키스를 해본 적이 없는 나는 이 여자가 하는 키스에 새로운 세상을 만난 기분이었다.
키스만으로 자지가 터질 듯이 부풀어오는 경험이라니.
여자는 그런 내 물건을 느낀 듯 키스를 하면서 내 바지를 풀어헤쳤다.
나 역시 여자의 가슴에 손을 넣었는데 이 여자…. 아래뿐만이 아니라 위에도 속옷이 없었다.
대단하다…. 정말 대단해.
그리 큰 가슴은 아니었지만 말캉거리는 가슴은 그 존재만으로도 좋다.
여자는 내 자지를 꺼내서 잡고 자신의 보지에 가져다 댔다.
적당히 젖어야 넣을 수 있는 거 아냐? 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내 귀두가 닿은 보지의 입구는 충분히 젖어있었다.
가슴 만지는 것을 멈춘 나는 그대로 여자의 다리를 잡고 번쩍 들었다.
생각보다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아 여자를 들 수 있었던 나는 그대로 골목길 벽에 붙여놓고 그대로 넣었다.
"하악."
키스하던 입이 떨어지고 여자의 들뜬 신음이 귀를 간지럽힌다.
그 신음이 너무 음탕하게 느껴져 나는 그대로 허리를 움직였다.
찌꺽찌꺽.
야한 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힌다.
하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자세인 데다 들고 있기 힘든 나는 여자를 내려놓고 뒤로 돌렸다.
여자는 내 뜻을 이해했는지 벽을 집고 고개를 숙였고, 나는 그대로 뒤에서 물건을 쑤셔 박았다.
"아으윽."
뿌리 깊숙이 들어간 나의 자지가 여자의 안쪽을 채운다.
여자도 깊이 들어온 나의 물건이 잘 느껴지는지 찌를 때마다 야한 신음을 내뱉었고 내가 흔드는 속도와 신음은 점점 빨라졌다.
몸을 숙여 양손으로 여자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확연하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서버린 유두, 그 유두를 잡고 비틀며 허리 움직이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아항, 아항, 좋아, 좀 더 세게."
이런 식으로 반응해준 여자가 없었기에 처음 듣는 여자의 교성은 나를 미치게 했다.
원하는 대로 있는 힘껏 박아 넣자 신음과 교성이 점점 더 커진다.
"아윽, 앙, 너무 좋아. 더. 더. 아흑."
점점 더 격렬해지는 피스톤 질, 결국 나는 커다란 쾌감을 느끼며 세차게 질내사정을 했다.
"하아. 하아. 하아."
"허억, 허억,"
골목길에 남은 두 남녀의 헐떡거리는 소리.
여자는 몸을 일으켰고, 물렁물렁해진 내 자지가 쑤욱 하고 빠져나온다.
바지를 추슬러 입자 자신의 옷을 정리한 여자는 나를 바라보더니 웃으며 내 입술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
"야. 너 나랑 어디 좀 가자."
여자는 내 팔을 안으며 말했다.
팔에 비벼지는 가슴의 감촉, 거절할 수 없는 권유.
“너 이름이 뭐냐.”
뜬금없는 내 질문에 여자는 고양이 같은 표정으로 말한다.
“이름은 무슨. 연주라고 불러.”
나는 자신을 연주라고 말한 여자를 따라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