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멸망한 세상의 수면술사-2화 (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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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이번 달에 서버 20퍼센트 내리라더라."

"바로요? 그럼 하위 20퍼센트 잘라서 내리면 됩니까?

"바로는 아니고. 그래도 뽑아먹을 건 뽑아먹어야지. 재활용 프로그램 돌려."

"알겠습니다."

세상이 망하던 날은 아직도 똑똑히 기억한다.

사람들의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

[70세 이상의 플레이어는 모두 삭제 처리됩니다.]

[더는 신규 플레이어의 유입이 되지 않습니다.]

알 수 없는 단 두 개의 문구.

그 두 개의 문구로 세상은 아비규환이 됐다.

나는 내 아지트로 돌아왔다.

어느 부자가 만들어 놓은 마당 아래에 있는 비밀 벙커.

흉흉한 세상에서 이보다 더 살기 좋은 곳은 없다.

안전이 가장 최우선이 된 세상.

내가 믿을 수 있는 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공조 시스템과 모니터실, 별도의 발전 시설과 지하수 공급 시스템이 있는 지하벙커만이 내가 믿을 수 있는 가장 든든한 파트너다.

나는 침대에 누워 오늘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이름도 모르는 여자, 두 번이나 만족스럽게 만들어 준 여자.

하지만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죽으면 사라진다니...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생각하는 것을 그만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결론이 나지 않는 내용이니까.

다른 것으로 화제를 돌렸다.

코인도 제법 얻었으니 당분간은 밖에 나가지 않아도 될것이다.

밖에 나가지 않을수록 위험은 줄어든다.

비축해둔 식료품도 많고 코인도 넉넉해진 내가 위험을 무릅쓰고 밖으로 나갈 필요는 없다.

"자라."

나에게 수면 스킬을 쓴다.

하지만 역시 한 번에 안 된다. 역시 그렇지 뭐.

"자라."

또 실패.

"자라."

"자라."

"자라."

"자라."

"자라."

"자라."

실패실패실패실패실패...

짜증이 살짝 밀려온다.

다른 사람에게 써서 여태까지 실패한 적이 없었던 나지만 내 자신의 불면증은 그런 스킬마저 무시하고 수면 스킬에 저항하고 있다.

"빌어먹을. 쫌 잠 좀 자자. 제발."

한참을 그렇게 수면 스킬을 써댄 끝에 숙련도를 제법 쌓고 잠이 들 수 있게 되었다.

"끄응."

잠에서 깬 나는 스마트 폰을 꺼내 시계를 보았다.

"13시간 잤나."

스마트 폰의 앱을 켜서 내가 잔 시간을 메모해 놓는다.

지독한 불면증인 나는 이런 식으로 기록을 해놓지 않으면 얼마나 잤는지 몰라서 감이 안잡히기에 번거로워도 잊지 않고 기록한다.

"음."

허기가 느껴지는 뱃속.

식량 창고로 가서 눈에 보이는 것을 아무거나 집어왔다.

감자 칩과 컵라면.

무슨 조합인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히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뜨거운 물을 부어 컵라면을 익히고 빠르게 뱃속으로 집어넣었다.

감자 칩마저 마지막 가루 하나까지 탈탈 털어먹은 나는 침대에 다시 편하게 누웠다.

세상이 망해가고 있지만, 전기나 수도가 끊기지 않고 잘 들어온다.

알 수 없는 일이다.

이게 말이 되나?

지금 발전소 같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세상이 이따위로 됐는데 성실하게 일하고 있을 인간이 있을 리가 없지.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말이 된다, 사람을 그렇게 한순간에 죽일 수 있는데 전기나 수도가 계속 나오게 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무료함.

할 게 없다. 존나게 심심한 일상.

아니다. 있다.

이 미친 세상에서 유일하게 즐거운 낙이.

순식간에 밖으로 나갈 준비를 마친 나는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는데, 왜 위험을 무릅쓰고 나가야 하나?

이미 나는 답을 알고 있다.

그래. 여기엔 여자가 없다.

나는 주저 없이 모니터실로 갔다.

바깥, 카메라에 잡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혹시나 누가 숨어있진 않나 꼼꼼히 카메라를 살펴본 나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벙커의 문을 열었다.

벙커의 입구를 잘 가려놓고 잠시 서서 고민했다.

어디로 가야 할까.

마트는 다녀왔으니 다른 쪽을 가볼까.

그럼 어디로 가야 할까, 오피스텔? 지하상가? 지하철역?

지금 시간은 새벽 3시, 움직이기는 나쁘지 않다.

지하상가랑 지하철역은 조금 위험하니까 오피스텔로 갈까?

지하철역 바로 옆에 있는 25층 높이의 오피스텔.

이곳에 들어오기 전까지 살았던 곳이라 나름 익숙한 곳.

사냥터로는 최적의 공간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유입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자주 오기 힘들다는 것.

살고 있는 사람이 많이 줄었다. 눈에 띌 정도로.

지하주차장을 통해 조용히 계단을 올라간다.

청각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한층 한층 천천히 발걸음을 올린다.

웅성웅성

소리가 들리자 나는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조심스럽게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가 거울로 소리 나는 쪽을 살펴본다.

남자 넷.

가장 마주치면 안 되는 부류.

세 명이면 어떻게 처리할 수 있지만 넷부터는 위험도가 급격하게 늘어난다.

조금이라도 승산 없는 싸움은 싫다. 저런 부류는 아예 상종도 안 하는 게 낫다.

아쉽네. 세 명만 됐어도 바로 잡아 죽이는데.

일단 조금 지켜본다. 어찌 될지 모르니까.

"야! 문 열어!"

남자 중의 하나가 문을 발로 차며 외치는 소리, 문이 열리는 소리.

"오빠! 왔어!?"

그리고 여자의 목소리.

슬며시 욕정이 치밀어 오른다.

'미친놈. 여자 목소리만 들어도 발정이 나는 거야?'

그렇게 생각한 나는 그 자리에 서서 고민했다.

노리기엔 위험한데…. 여자 목소리가 걸렸다.

하지만 집 안에 있는 사람을 공략하는 것은 밖에 나다니는 놈들하고는 상황이 아예 다르다.

어쩐다.

사냥을 나왔다고 매번 기회가 생기는 것은 아닌데…. 고민된다. 고민.

끼익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나는 다시 조용히 거울로 살펴봤다.

아까 봤던 남자 넷 중 셋이 그대로 밖으로 나왔다.

"고맙다! 잘 먹을게!"

뭔가를 받아내고 희희낙락하며 웃는 남자들.

문이 닫히고 남자들은 내가 있는 쪽으로 걸어온다.

오…. 이쪽으로 오나? 그것도 세명이?

이게 웬일이냐. 알아서 숫자를 줄여주다니.

다가오던 남자 셋이 그대로 꺾어 엘리베이터가 있는 쪽 앞에 섰다.

나는 그대로 조용히 그들을 보고 말했다.

"자라."

남자 셋이 순차적으로 풀썩하고 쓰러진다.

별 고민 없이 마체테를 뽑아 그대로 세 명을 찍었다.

[2,213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3,101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1,900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후우."

순식간에 벌어진 일.

남자들이 사라진 자리엔 검은 봉지 하나가 놓여 있다.

가쁜 숨을 진정시키며 나는 봉지 안을 살펴보았다.

"캔맥주?"

봉지 안에는 6개의 캔맥주가 들어있었다.

술을 먹지 않는 나에겐 별 관심이 없는 물건.

가져가 봐야 마시지도 않고 괜히 무겁기만 하다.

하지만 일단 봉지를 든 나는 그대로 아까 남자들이 들어갔었던 문 쪽을 향해 갔다.

'여긴가?'

긴 복도식이라 어느 문이었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서 있던 문 안쪽에서 '꺄하하하' 하는 여자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여기다.'

그리고 고작 여자의 웃음소리에 내 물건이 발기됐다.

'나는 정말 미친놈이구나?'

약간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문에 귀를 가져다 댔다.

여자의 웃음소리, 남자가 떠드는 소리.

다시 한번 심호흡을 크게 한 나는 문을 쾅쾅 치며 외쳤다.

"야. 문 열어봐! 뭐 놓고 온 거 있어!"

일부러 약간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외쳤던 나는 문이 열리면 안 보이는 쪽에 섰다.

"아. 씨발 뭔데?"

"악! 살살 열어야지 씨발!"

보조 잠금장치가 걸려있어 한 뼘만 열린 문.

나는 이걸 예상했기에 문에 맞아 쓰러진 척했다.

"아, 뭔데? 야. 괜찮냐?"

짤깍

다시 문이 닫히고 보조 잠금장치를 젖히는 소리가 난다.

문이 열리고 남자의 얼굴이 보이자 나는 바로 스킬을 썼다.

"자라."

그대로 쓰러진 남자.

"오빠! 뭐야!?"

그대로 문을 활짝 열고 눈에 보이는 여자에게도 스킬을 썼다.

"자라."

여자 역시 그대로 허물어지듯 쓰러진다.

누가 볼세라 나는 바로 마체테로 남자를 찍어버렸다.

당연하다는 듯 남자가 사라지고 금색 주머니가 나타난다.

[4.788 코인을 획득했습니다.]

문 안에 들어와 문을 닫고 잠금장치를 모두 걸었다.

"푸하."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존나 조잡한 계획이었지만 다행히 잘 먹혀들었다.

"씨이발. 나이쓰."

코인만 해도 쏠쏠한 성과였다.

그리고 그것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큰 성과인 방안에 쓰러져있는 여자.

방금 얼핏 봤을 때 굉장히 괜찮아 보였다.

저절로 콧노래가 나올 것 같은 기분.

방안을 둘러보니 여자 혼자 사는 집 같았다.

여자의 방에 들어와 본건 오랜만이라 기분이 묘했다.

이미 잔뜩 발기된 물건이 내가 어떤 기분인지를 잘 설명해준다.

"어디 보자."

쓰러진 여자는 2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여자였다.

위로 틀어 올린 머리, 진한 화장, 늘씬한 몸매, 헐렁한 티, 돌핀 팬츠.

"캬. 돌핀 팬츠."

세상을 이롭게 만든 발명 10선 같은 것을 꼽으면 순위권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물건.

입는 것만으로 남자를 설레게 하는 마법의 아이템.

누워있는 여자의 옆에 쭈그려 앉아 잠시 바라봤다.

운이 좋다.

아니지, 이정도면 운이 졸라 좋다고 해야지.

손을 뻗어 여자의 허벅지를 쓸었다.

부드러운 살결.

여자들의 몸은 왜 이리 부드러울까?

허벅지를 만진 것만으로도 쿠퍼액이 나오는 기분.

아. 진짜 좋네.

헐렁한 티를 위로 올려봤다.

꽉 찬 가슴, 이정도면 D컵은 되겠네.

어제 마트에서 했던 여자보다 가슴이 크다.

당장이라도 물고 빨고 싶은 마음이 마구 드네.

메고 있던 배낭을 내려놓고 하나하나 옷을 벗었다.

단단하게 우뚝 서서 수그러들 생각을 하지 않는 나의 물건.

잔뜩 발기된 상태로 여자에게 다가갔다.

"끙차."

여자를 안아 침대에 눕혔다.

흐트러진 모습이 요염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이게 다 돌핀 팬츠 덕분이야.

옷이 헐렁하기에 그대로 위로 밀어 올리고 브래지어도 위로 걷어 올렸다.

출렁하고 쏟아지는 두 개의 유방.

이정도면 파이즈리도 가능하겠어.

야동에서나 봤지 실제로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기에 나는 여자의 배에 올라탔다.

자세가 존나 어설프긴 한데 어떻게 비슷하게 자세는 잡았다.

"이렇게 하나?"

가슴골에 내 물건을 끼우고 가슴을 모아 물건을 비볐다.

"음….씨발? 이렇게 하는 게 아닌가? 별 느낌이 없는데."

생각보다 하는 게 어려웠다.

이건 여자가 해줘야 하는 거였나?

아니, 아무리 그래도 이게 뭐 느낌이 있다고? 기분은 좋긴 한데 막 존나 쩔고 그정도는 아닌데….

"됐다. 언제부터 이런 걸 했다고."

나는 두 손을 뻗어 가슴을 움켜잡았다.

손에 전부 들어오지 않는 가슴.

이렇게 큰 가슴은 처음이다.

이건….정말 사기네.

흐물거리는 가슴에 손가락이 파묻힌다.

그리고 핑크빛 유두.

마치 그 누구도 빨아보지 못한 것 같은 자태.

한쪽 가슴을 두 손으로 잡고 그대로 유두를 빨았다.

작고 귀여운 유두가 입안에서 말랑함을 자랑한다.

이 여자가 깨도 좋으니까 이대로 깨물어버리고 싶을 정도.

'진짜 깨물어 봐?'

다시 재우면 그만이긴 한데, 이대로 깨우는 것은 위험하다.

무슨 스킬을 가지고 있을 줄 알고.

괜한 짓을 해서 흥을 식힐 필요가 없기에 나는 깨무는 것은 포기하고 그대로 쪽쪽 빨기만 했다.

가슴에서 달콤한 맛이 나는 것 같은 느낌.

"무슨 연예인인가?"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연예인까지는 아니고 배우지망생 정도?

그런 생각을 하며 충분히 가슴을 탐한 나는 이제 슬슬 본게임에 들어갈 준비를 했다.

바로 돌핀 팬츠.

한 번쯤은 돌핀 팬츠를 입은 여자를 벗기지 않고 해보고 싶었어.

오늘이 바로 그날이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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