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9 콜라이도 연합도시
알려지기로 각성한 영혼사는 영혼을 감지할 수 있다.
영혼술을 단련해 영혼을 볼 수 있게 되면 정식 영혼사로 인정받으며, 직업자 등급이 올라 영혼과 소통이 가능해지면 상급 영혼사가 된다.
상급 영혼사로써 오랫동안 영혼술을 연마하여 등급이 높아지면 영성으로 승급할 수 있게 되지만, 그건 1,000명 중 1명이 될까 말까.
하지만 영성이 되면 이전 상급 영혼사일 때까지 전무하던 전투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영혼과 계약해서 영혼의 힘을 빌리거나(강령) 계약한 영혼에게 명령(강제력)을 내릴 수 있게 되어 후위 보조직으로 강력한 버프 효과를 활용하게 되는 것이다.
영성이 계약 영혼에게 강제력을 발휘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보통 영성은 자존감이 매우 강한 직업자 영혼과 계약을 맺는데 강제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계약한 영혼에게 끌려다니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혼사가 영혼에게 강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은 대중에게 알려져있지 않다.
그저 영혼사는 영혼과 밀접한 직업이니 영혼은 영혼사의 말에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정도로만, 그것도 사회 상류층인 귀족들 사이에서만 알음알음 퍼져있는 식.
그럼에도 영혼은 영혼사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상식처럼 세간에 퍼져있는 이유는 영혼사를 향한 존중 때문이다.
만인의 구원을 위해 대가 없이 대륙을 떠돌며 성불행을 해나가는 자기희생의 모범인 영혼사를 뭍 사람들은 존경한다.
그건 영혼도 마찬가지. ‘아무리 악한 사람이더라도 자애신의 대행자인 영혼사 앞에서는 순한 어린양이 될 수밖에 없지.’ 이런 게 상식으로 퍼져있는 것이다.
그랬기에 열 명이 넘는 여자 영혼의 원한서린 발언은 모두에게 믿음을 주었고, 막시아=에로프는 삽시간에 콜라이도 역사상 최악의 쓰레기년으로 등극했다.
남의 남자와 간통하기 위해 아내를 죽이는 이블팩션만도 못한 미친년.
그리고 그런 여자가 속해있는 에로프 가문.
‘끝났다.’
십자가를 눕혀놓은 듯한 형틀. 그 위에 눕혀져 묶인 막시아의 모습에 아란=에로프는 눈을 감아버렸다.
아신이신 환인 성제님의 분노가 어디까지 갈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방금 성제님은 말씀하셨다. 강혁준 부부 사건의 주범 격은 두 명이라고.
막시아, 조카는 윤미래를 교살한 저 시레세아의 하급 자작만큼이나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는 이야기다.
소문에는 스프라울드의 영주 귀족마저도 죽음에 이르렀고 사레세아의 영주는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고 했다.
그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한낱 도시 의원 따위…….
기적적으로 성제님이 흐지부지 넘어가더라도 도시 시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다.
이블팩션 접경지와 맞닿아있는 지역에서 억세게 자란 시민들은 횃불을 들고 저택을 찾아와 송두리째 불태워버리겠지.
아란=에로프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머릿속을 텅 비워버렸을 때, 막시아는 포기하지 못하고 사지가 절단된 상태로 십자 형틀에 묶인 채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거짓, 거짓말! 거짓말입니다! 영혼이 남아있을 리 없어! 그야 성제님께서! 나흘 전 도시에 혼령주를 펼치시지 않으셨습니까아!!=
그 거룩한 혼령주를 펼쳤는데 영혼이 남아있을 리가 있나! 그러니까 저건 바깥에서 흘러들어온, 가문을 음해하기 위한 사악한 영혼들이다!
막시아의 주장은 제법 그럴싸했다.
그도 그럴 게 콜라이도 연합도시, 도시 두 개를 합친 것만큼이나 넓은 도시를 혼령주로 가득 채우고 무시무시한 영혼 오염 폭탄을 단숨에 정화하시지 않았나.
시민들이 숙덕거린다.
=맞아. 그 성스러운 빛기둥 속에서 영혼들이 무수하게 성불하는 걸 봤는데…….=
=저 여자 영혼들이 그 빛 속에서 승천하지 않았다는 건 좀…… 말이 안 되지 않아?=
=아니, 야. 저거 봐. 여자 영혼들이 엄청 원한을 드러내고 있잖아. 성불하지 않고 버틴 거 아냐?=
=하지만…….=
=아니, 그래도…….=
단상에서 시민들이 떠드는 걸 일부러 가만히 듣고 있던 환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그런 환인의 모습에 슬그머니 입을 다물며 그의 눈치를 살핀다.
주위가 조용해지고 환인도 별말 않는 모습에 막시아는 희망을 잡았다.
팔다리가 잘렸지만 땅신 교단 콜라이도 지부에 가서 회복을 받으면 멀쩡하게 붙는다. 어떻게든 지금 상황만 모면하면……!
=성제님! 오해라는 점은 시간만 주신다면 반드시 증명할 수 있……!=
『입 다물어.』
마악 떠들려던 막시아는 벼락처럼 정수리에 내려꽂힌 신언에 숨이 턱 막히고 눈앞이 새하얘졌다.
막시아를 향해 신언을 한 점 집중시킨 환인은 컥컥거리는 막시아를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듣자 하니 영혼사를 무슨 영혼에 관해서는 전능한 존재처럼 여기는데, 영혼사는 단순히 자애신님의 뜻에 따라 세상을 떠돌아다니며 가엽고 불쌍한 영혼의 성불을 도와주는 순례자일 뿐이다. 당연히 나 역시도 한낱 인간일 뿐이며 혼령주도 인간이 쓰는 기술일 뿐. 혼령주는 만사형통의 기적 같은 게 아니라는 말이다.”
=……!=
=…….=
5m 정도로 높은 단상에 올라가 있는 환인의 한탄에 사람들이 숙연한 표정을 짓는다.
“혼령주의 빛은 지하 깊은 곳까지 온전히 닿지 않는다는 네 덕분에 알았으니 그 사실에는 감사를 표하지. 아이러니하게도 그 덕분에 막시아 너의 악행을 잡아낼 수 있었지만, 무로스 의원. 그걸 가져와 주시겠습니까.”
=으음.=
환인의 요청에 아까부터 우거지상을 짓고 있던 무로스 기병대장이 부하에게 손짓해 커다란 철제 궤짝을 가져오게 시킨다.
흙이 잔뜩 묻은 데다 삭아서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낡은 궤짝을 굳은 얼굴로 가져오는 두 명의 기병.
그걸 본 막시아의 얼굴에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어, 어떻게 저걸 찾았지?! 5년 전에 땅속 깊이 묻어놨는데……!
=쏟아내라.=
무로스가 손짓하자 기병 둘이 궤짝을 뒤집는데 보기에도 흉흉하고 역겨운 내용물이 쏟아진다.
괴물 두상의 토템, 악마를 새겨놓은 딜도, 정체를 모를 기형의 스태츄와 시커먼 기운이 묻어나는 검은색 가죽 책에 남자 고환과 비슷하게 생긴 온갖 물건들.
=욱…….=
=윽, 저게 뭐야…….=
의원들의 기함을 들으며 환인이 설명을 시작한다.
“안 보이는 분들에게 설명해 드리자면 이블팩션 쪽에서 흘러나온 주술 도구의 일종입니다. 흑마술사, 사령술사처럼 영혼의 타락을 부추기며 영혼을 억제하는 천인공노할 물건이지요. 그리고 저 범죄자는 강혁준의 아내, 윤미래를 죽이려 주술사들이 쓸법한 사술까지 펼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한 마디로 시레세아의 저 자작이 윤미래를 살인 교사하기 전에 막시아가 윤미래에게 주술로 저주를 먼저 걸었다는 이야기.
의원과 시민들은 너무나도 어이가 없어 말을 잇지 못했다.
붙어먹을 대상이 따로 있지 이블팩션과 붙어먹어 차원 방랑자를 죽이려 들어……?
이어서 환인의 이야기가 천천히 진행되며 5년 전부터 이블팩션의 습격이 날로 음험해진 이유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강혁준 차원 방랑자 부부의 출현, 그리고 정착. 6년 뒤에 벌어진 윤미래의 살인 사건과 강혁준의 호소. 박해.
그런 강혁준이 원한과 복수심에 불타며 이블팩션에 투신하였고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는 직업을 각성하며 콜라이도, 시레세아를 부순 뒤 세상까지 엎어버리려 했다는 이야기.
침묵도 잠시, 대강의 이야기만 들어서 정확한 전말을 모르고 있던 시민들은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성난 함성을 질렀다.
죽여! 저 개잡년을 잡아 죽여버려!
사람 같지 않은 짓거리를 저지른 에로프 가문을 불태워버립시다!!
저 빌어먹을 년의 가랑이를 찢어 죽이자!
아니 꼬챙이에 거꾸로 꽂아서 시체가 썩어 문드러질 때까지 매달아 놔야 해!!
시레세아에서 온 저 개새끼도 토막 내서 쳐 죽여라!!
양아치 조폭 새끼들도 산채로 회 쳐서 젓갈로 만들어버려!!
와아아악—!!
십수만 명이 쏟아내는 살기와 고성에 중앙 광장이 떠나갈 것처럼 울린다.
일부 시민들은 의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죽음으로 책임지라는 흉흉한 소리를 내뱉는다.
『조용.』
뚝……….
한순간 정적에 휩싸이는 중앙 광장을 한차례 둘러본 환인은 벌벌 떠는 막시아를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일부 이블팩션의 습격으로 피해를 입고 소중한 사람을 잃은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실 겁니다. ‘저 죽일 놈들은 그렇다 쳐도 이블팩션의 습격을 사주한 강혁준은? 오염 폭탄을 터트려 수백만 명을 죽이려 한 행위는 어떻게 되는 거지?’.”
조용해졌다가 웅성거리는 군중에게 환인은 강혁준 또한 죽음으로 책임을 지게 될 거라 말한다.
그가 이모렐에게 손짓하자 강혁준이 부축받으며 힘겹게 단상에 올랐다.
비쩍 말라 조금 과장 보태면 해골처럼 보이는 모습에 시민들이 웅성거렸다. 누가 봐도 곧 죽을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가.
환인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
“강혁준은 누군가가 자신을 멈춰 세워주길 기다리며 자신의 복수심과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가 마음먹었다면 제가 도착하기도 전에 콜라이도는 터져서 십수만 시민들과 함께 사라졌겠지만, 지금까지 여러분들과 도시가 무사하다는 것이 그의 선함을 증명합니다.”
=…….=
=…….=
=…….=
누구 하나 의심할 법도 하지만 환인이 보여준 신언에 아신위는 사람들에게 그런 의심의 여지를 원천 차단하고 있었다.
거기에 도시 귀족들에게 아내를 잃고 인생마저 망가진 소녀 같은 외모의 강혁준은 사람들의 측은함과 동정심을 산다.
환인은 조용한 광장을 다시 둘러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사건의 발생 경과에 따라 저자들이 먼저 처벌받은 이후 강혁준 또한 신의 부름을 받게 될 겁니다. 그러면 주범 격인 두 명의 형을 집행하겠습니다.”
=자, 잠깐!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저, 저는 메리아놀의 귀족으로 법의 지엄함 아래 정식 재판을 받을 권리가아아아아악!=
식은땀을 줄줄 흘리는 남자 플뢰 귀족의 외침에 환인이 손짓하자 아영이 극통을 느끼는 목뒤 혈도를 지그시 누른다.
폐를 쥐어짜 내는듯한 비명에 포박되어 무릎 꿇려진 뒷골목 조직원들이 움찔거리니 그들을 포위한 기병대가 창을 겨누며 눈을 부라렸다.
“남소테 자작. 상급 이상의 영혼사에게는 혼재를 고의로 일으키려 한 죄인을 심판할 권한이 있습니다. 귀족이시니 그걸 잘 아실 텐데요.”
각국의 왕이 대신하여 상급 이상 영혼사들에게 준 권리이자 권한이다.
물론 해당 항목에 대한 언급은 매우 두루뭉술하다.
현대의 변호사들이 그러한 법률을 들여다본다면 ‘귀족을 처벌하겠다고? 할 수 있으면 해봐라. 단, 우리는 도와줄 수 없다. 네 힘만으로 해야 할 거다.’ 정도로 분석할 수준.
무엇보다 거의 알려지지 않은 유명무실한 법안이기도 하다.
이 시대의 귀족이란 현대의 고위 재벌, 정치가보다 한술 더 뜨는 권력자들.
그들과 싸운다는 것은 국가에게 싸움을 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영혼사들은 성불행에 지장이 갈 법한 분란은 피하려는 성향이 크다. 아니더라도 귀족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영도까지 지저분한 정쟁에 휘말리게 하는 일.
아무튼 남소테 자작은 결코 자신은 혼재를 만들고자 하지 않았다고 소리치고 싶었다.
이런 상황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여러 개 만들어놨는데 그중 하나라도 꺼내고 싶었다.
=끄아아아아악……!=
하지만 목뼈부터 허리뼈까지 척추가 분리되는 고통에 말은커녕 생각조차 이어 나가기 힘들다.
환인이 조용한 어조로 판결한다.
『복잡한 형벌은 없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너희 년놈들은 그토록 좋아하는 짓을 죽을 때까지 당할 것이다. 두 년놈에게 입마개를 채워라.』
판결이 떨어지자 그제야 군중들이 호그 로드hog road가 있는 이유를 깨닫곤 눈을 휘둥그레 떴다.
=성제님! 성제…… 으급, 구으으그극……!=
=끄아아아…… 아각, 컥. 그어억…!!=
형틀에 위를 바라보는 형태로 묶인 채 필사적으로 버둥거리는 막시아의 입에 볼 개그를 채운 아영이 위상력을 억제하는 마도구까지 채운다.
이어 남소테 자작과 막시아의 의복을 부우욱, 전부 찢고 신체 특정 부분을 유연화시키는 점액질 조합 약물 튜브를 가져와 항문에 쭈우욱 짜넣는 아영.
=끄우우웁……!?=
=그어억, 거어어억…!!=
족히 500ml에 달하는 양이 항문을 통해 직장과 대장으로 흘러 들어가자 형틀에 묶인 둘은 몸을 들썩이며 요동을 친다.
그사이 유르파는 동물 조종 비술을 펼쳐 호그 로드, 4인승 마차보다 더 큰 덩치의 돼지를 발정시켜 둘을 올라타게 했다.
성인 남자 허벅지만 한 굵기에 길이도 1m나 되는 호그 로드 자지가 다가오니 막시아는 겁에 질려 발버둥쳤다.
그러나 형틀에 단단히 묶인 채인데다 팔다리 관절 아래가 싹둑 잘려 저항조차 불가능하다.
남자인 남소테 자작은 호그 로드의 흉악한 막대기가 자기 몸 위에 올려져 자신의 성기와 얽혀있는 것을 보자마자 반쯤 정신을 놓아버린 상태.
부흐익, 뀌이익!
꾸익, 꾸으익!!
두 짐승은 유르파의 조종에 막시아와 남소테를 매력적인 동족 암컷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실상은 이종족. 삽입이 어렵기에 유르파가 재차 호그 로드를 조종해 호그 로드의 거대한 육방망이를 두 연놈의 엉덩이 구멍에 맞춘다.
그리고…….
=윽……. 어, 어찌 사람이 저런…….=
=오, 땅신님 맙소사…….=
=세상에…….=
=끄어어어억……!=
=그아악……!=
군중은 배가 불룩 크게 튀어나올 정도로 짐승에게 박힌 채 괴성을 지르는 두 남녀를 보면서 두려움에 떨었다.
거대한 마차 크기의 몸뚱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짧고 굵은 호그질라의 성기지만, 그렇다고 해도 사람과는 비교조차 불가능한 크기다.
당연히 들어갈 리 없는 사이즈인데 대체 무슨 약물을 썼기에 저 짐승의 성기가 엄지 굵기조차 겨우 들어갈 듯한 엉덩이 구멍에 전부 들어간단 말인가.
부히익! 끠이익!
꾸익, 꾸이익!
=까하아악……! 그허어어엌!!=
두 호그 로드가 본격적으로 오입질을 시작하니 막시아의 배가 명치까지 불룩불룩 튀어나오길 반복한다.
짐승의 자지에 박히기 시작한 막시아는 죽여달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우구우우욱! 꾸헤으오오엑!=
하지만 볼 개그에 막힌 입에서는 흥분한 것 같은 괴성만 튀어나온다.
혀를 깨물어 자살하려고 해도 위상력이 봉인 당해 약해진 힘, 거기다 특수 합금으로 제작한 볼 개그라 부술수도 없다.
두 짐승에게 박히는 남녀의 모습에 군중들이 진귀한 구경거릴 한다는 듯이 큭큭킥킥 웃는다.
=우와, 저 자작님좀 봐. 호그 로드한테 박히면서 세우고 있잖아?=
=킥킥킥.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있으신가?=
=막시아 저 씨발년 울부짖는 것 좀 봐라. 완전 암캐인데?=
=언제나 도도하게 굴더니, 개같은 년. 퉷!=
=야이씨. 개 욕하지 마라. 우리가 얼마나 깨끗한데.=
물론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헛구역질하거나 끔찍한 걸 본다는 듯이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가린 상태.
사람이 짐승에게 강간당하고 있다. 평범한 사람은 제정신으로 보기 힘든 법이니 저게 정상이다.
단상에서 무표정으로 짐승에게 따먹히고 있는 남녀를 내려다보던 환인은 옆에 선 강혁준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모렐에게 기대고 선 그는 눈물을 철철 흘리면서 자기 삶을 망가트린 놈들이 인간 이하가 되어가는 모습을 노려보는 중이다.
“강혁준 씨. 저 정도로는 부족하겠지만 하이라이트는 아직이니 계속 지켜봐 주십시오.”
“……예? 어, 저는 저 정도로도 충분한데요. 사람이 사람 미만의 존재가 되었으니까요…….”
황급히 눈물을 훔친 강혁준이 조금 처연하게 웃는다. 해골처럼 말랐지만 목소리는 맑기 그지없다.
겨우 이 정도로 충분하다는 건가. 환인은 그의 복수심이 극단적이라고 생각하다가 고개를 작게 저었다.
“이제 시작입니다. 여기서 멈추는 건 본말전도지요. 그럼 이어서 하겠습니다. 다음!”
주범의 처벌이 진행중이니 그사이 공범격인 자들의 심판을 시작해야한다.
뒷골목 조직의 패거리, 질 낮은 깡패들은 광장 한쪽에 마련된 공개 재판장에서 약식으로 빠르게 심판받기 시작했다.
강혁준, 윤미래 사건에 가담한 정황이 없는 깡패들은 죄가 미약하다면 벌금이나 노역형 몇 달, 몇 년 치가 내려졌다.
남을 상해 입히고 다수의 죄를 저질렀다면 전 재산 몰수에 추방 처분받았다.
살인이나 살인 교사를 저지른 놈들은 빠짐없이 교수대나 단두대에 올라가 목이 매이고 목이 떨어졌다.
윤미래 살인 사건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난 자들은 세상을 위기에 빠트릴 뻔했다는 죄목으로 전원 사형.
철컹!
푸시이이잇—
=우와아아~!!=
=꺄아아~!=
이 세상에 몇 없는 자극적인 여흥으로 여겨지는 것이 바로 처형이다.
400명 중 무려 70명이 줄지어 처형당하는데 깡패들의 목이 하나씩 떨어지며 피 분수가 뿜어져 나올 때마다 군중에서 환호성과 함께 커다란 함성이 터져 나온다.
그렇게 16번째 깡패의 목이 떨어졌을 때, 오늘 심판의 하이라이트가 찾아왔다.
부히이익! 꿀꿀!
=끄르러럭……! 게르륵, 끟컥……!=
막시아에게 박고 있던 호그 로드가 몇 번째인지 모를 사정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막시아에게 이상행동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자연스럽게 재판은 멈추고 범죄자들, 군중들, 의원들의 시선이 호그 로드에게 쉴새없이 박히고 있는 막시아에게 향한다.
=그에엑, 꾸르르릏, 꺼어어컥…….=
부힉, 부히힉.
호그 로드가 울 때마다 만삭 임산부의 배처럼 크게 부푼 배가 꿀렁이고 막시아의 두 눈이 천천히 돌아간다.
이유는 금방 밝혀졌다.
잠시 후 막시아의 입과 코에서 허여멀건 백탁색의 찐득한 것이 역류를 시작한 것이다.
=우왁…….=
=히익. 저게 뭐야.=
=설마 그거야……?=
호그 로드의 사정량은 한 번에 약 5리터 가량.
지상 포유류 중에서도 최대급이다. 고래가 한 번에 20리터를 사정한다고 하지만 그건 수중 생물.
유르파의 비술에 발정이 나버린 호그 로드는 쉬지 않고 막시아를 박으면서 계속 정액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직장을 시작으로 내장 전체를 채우다 못해 위장과 폐까지 가득 채운 돼지 정액이 끝끝내 입과 코로 빠져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충격과 공포로 중앙 광장에 침묵이 내려앉는다.
들려오는 것은 막시아가 숨을 쉬지 못해 오줌을 지리며 돼지 정액에 질식해가는 소리뿐.
그렇게 눈을 까뒤집고 10분가량 몸을 뒤틀던 막시아는 호그 로드에게 박히면서 호그 로드의 정액에 질식해 죽은 최초의 여자가 되었다.
부히익, 뀌이익!
“…….”
=…….=
=…….=
플뢰의 뒷구멍이 마음에 들었을까. 호그 로드는 막시아가 죽었음에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박아댄다.
그럴 때마다 눈도 감지 못하고 죽은 막시아의 코와 입에서는 돼지 정액이 꾸역꾸역 흘러나와 얼굴을 뒤덮는 중.
가히 인간으로서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죽음이 아닐 수 없다.
막시아에게 원한을 가진 여자 영혼은 그것만으로도 안식에 들어 성불하는 모습을 보여줄 정도.
남소테 남작도 그 뒤를 따르듯이 돼지 정액에 질식해 죽은 최초의 남자가 되었다.
환인은 빛무리가 되어 승천하는 여자 영혼들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의장은 재판을 진행하십시오. 무로스 의원, 저 두 연놈은 저 상태로 장대에 목을 매달고 아래 죄목을 적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처리해주면 고맙겠습니다.”
=아, 알겠……습니다…….=
공범과 뒷골목 조직의 범죄자들은 저렇게 죽지 않는 것을 자비로 여겨 단두대와 교수대에 얌전히 목을 걸었다.
죽어도 평범하게 죽고 싶지, 저렇게는 절대 죽고 싶지 않다.
“강혁준 씨. 저 둘의 처벌은 마음에 드셨습니까.”
“그…… 환인 씨의 설득을 그때 받아들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살짝 떨면서 자신을 공포에 물든 시선으로 보는 강혁준에게 환인은 조금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인간이 아닌 년놈들이니 짐승들과 접붙여놓고 정액에 숨 막혀 죽게 만드는 처벌.
적당하지 않은가. 현대에도 개, 말, 돼지, 염소 등과 하는 수간 취향의 사람들이 많은데 말이다.
=주인님…… 그, 그건 조금…….=
“……?”
저 이실리테가 두렵다는 듯이 주춤거리는 걸 보고서야 자신이 조금 심했다는 걸 자각하는 환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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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강혁준: 만약 그때 내가 설득을 거부했으면 나도.... (덜덜)
씬도 없는데 19금은 좀 아닌거 같고... 그렇다고 진심으로 쓰면 독자님들이 우수수 폐사할거 같고 @_@;
적당히 타협했읍니당!
다음화로 콜라이도편은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