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궁기담-715화 (715/813)

714 사암 도시 스프라울드

수십 년째 큰 사건, 사고 없이 평화롭(다고 생각했)던 스프라울드의 시민들은 때아닌 피바람이 몰아치는 것에 놀라워하고 두려워했다.

평소라면 말도 제대로 걸지 못할 만큼 위압적이고 고압적인 도시의 초병과 병사들을 시작으로 기사는 물론 준귀족과 귀족들까지 대거 포함되어 줄줄이 목이 날아가는 대사건.

죄 없는 사람이 감금당해 목숨을 잃었다면 관련자들 또한 광장에서 목이 매달렸다.

죄 없는 이가 무고하게 처벌받아 신체가 결손났다면 관련자들 또한 해당 부위의 신체를 잃었다.

도시에 얼마 남지 않은 플뢰족이 임시 재판장으로 임명되어 밤낮 가리지 않고 신속하게 진행되는 재판들.

=갑자기 무슨 일이래?=

=어허 이사람 소식이 이렇게 느려서야! 성제님이 우리 도시를 방문하셨는데 아 글쎄 그 짜리몽땅한 놈이 사정도 알아보지 않고 막무가내로……!=

=……그 미친놈. 언제 큰 사고를 칠 줄 알았다니까.=

=이봐, 그런데 성제님은 몇 개월 전에 귀쟁이 놈들에게 살해당하셨다고 하지 않았어?=

=어허이! 저놈 주둥이 좀 막아! 어디서 저런 근본도 없는 개 잡소리를 듣고 와서는!=

=읍읍!=

그 결과 병사는 307명이 참수되어 머리와 몸이 분리되었고 기사는 15명이 교수형을 당해 광장에서 목이 매달렸다.

준귀족 7명, 남작과 자작급 귀족도 2명이나 지난 행적이 발각되어 환인이 보는 앞에서 거열형을 받아 오체분시 되었다.

그렇게 형이 집행된 가해자들의 재산은 피해자의 가족이 남아있다면 배상금으로 지급되었고, 가족이 남아있지 않다면 지인이, 지인도 없다면 도시 대광장에 위령비를 세울 금액으로 적립되었다.

그 외 소소한 금품 갈취, 성 상납, 자릿세 강탈 등의 범죄를 저지른 자와 패악질에 모든 재산을 빼앗고 도시에서 내쫓아낸 자들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수.

밤이 깊어져도 멈추지 않는 재판 속에서 시민들은 틈만 나면 모여 떠들었다.

누가 어떤 범죄를 저질렀다느니, 누가 언제 어떤 범죄를 저지른 게 들통났다느니, 이 사건을 모든 교단에서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느니.

=에이, 헛소리하지 마. 궁둥이 무거운 교단들이 이런 일에 뭐 한다고 신경을 쓰겠어?=

=이새끼 진짜 까마귀가 형님 할 정도로 까막눈이네.=

=어깨 위에 이건 왜 달고 있냐? 무게 중심 맞추려고?=

=아 새끼들아! 비웃지 말고 이유를 설명해, 이유를!=

=멍충아. 잘 들어. 성제님이 말이야…….=

일반 시민들이 이런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널리 퍼져나간 신의 시련 이야기는 당연히 각 교단의 교황에게까지 흘러 들어갔다.

=무어라고…? 영도의 성제가, 자애신님의 시련을 통과하였어……?!=

=스프라울드 교구의 교구장께서 친필 급서로 올린 보고이옵니다.=

=허어…….=

=예하, 본 단에서 확인을 해보아야 하는 사안이라 생각하옵니다.=

=……성제가 구태여 거짓을 입에 담을 이유는 없지. 하지만 추기경의 의견대로 확인은 필요한 법……. 적합한 이들을 소환하여 영도와 스프라울드에 각각 보내어야겠소.=

=즉시 예성회를 소집토록 하겠사옵니다.=

=백수십 년 만에 나타난 시행자가 다름 아닌 차원 방랑자라니, 오호통재라…….=

=으응? 성제가? 자애신님의 시련을 통과해? 정말인가요?=

=예하. 스프라울드의 교구장이 아무리 입과 엉덩이가 가볍다곤 하나 그런 거짓을 입에 담을 분은 아니에요.=

=그건 그렇죠……. 일단 가장 어여쁜 아이들을 뽑아 치장시키고 영도와 스프라울드로 갈 대신관급 아이들도 둘을 뽑아봐요. 또 메리아놀 총봉쇄 연계 건에 대해서도 재고를 해보아야 할듯하니 오늘 밤 법전회의 개최를 선언하겠어요. 아무리 바빠도 꼭 참석하라 추기경들에게 서신을 돌리세요.=

=네, 예하.=

도시 한복판에 치솟아 오른 황금색의 찬란하고도 거룩한 빛기둥과 어우러져 환인의 의도대로 일파만파 대륙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중인 것이다.

그 결과, 메리아놀 봉쇄에 대해 사바세계의 분쟁이라 하여 입장을 명료하게 표현하지 않던 교단이 무거운 엉덩이를 들고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시민들을 상대로 불법 고리대금업을 하던 플라비우스의 하급 귀족이 즉결 심판을 받아 팔다리 모가지가 뽑혀나가는 것을 참관하고 돌아온 환인은 소파에 앉아 여자친구들을 불렀다.

“누가 와서 다리 좀 주물러 주면 좋겠는데.”

이틀째 거의 온종일, 여의도 4배 정도 되는 도시를 짧은 두 다리로 걸어 다녔더니 다리가 부어터지려는 느낌이다.

스프라울드의 영주와 부패한 귀족, 기사, 병사들을 조지는 건 조지는 거고 이왕 자신을 드러냈으니 남는 시간 동안 시민의 여론을 이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성불행을 진행한 것.

그러한 행동은 원하는 결과를 내놓았다.

각국의 수도에 있는 신들의 교단에서 추기경급을 스프라울드로 보내기 시작하였으며, 도착한 이들이 전부 땅신 교단 지부에 모이고 있어 잠시 얼굴을 비출 수 있겠느냔 연락이 온 거다.

=아아, 제가 해드리고 싶은데…….=

이실리테는 자신이 주물러드리고 싶어 했지만, 영주성에서 보내온 산더미처럼 많은 최고급 식재료를 다듬고 음식을 장만하려면 지금부터 해도 밤을 새야할 지경이다.

=으으. 나도 지금부터 신전에 가봐야 하는데……!=

안느도 금방 스프라울드의 땅신 교단 지부를 방문하러 나가야 했기에 아까워 죽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서운 언니들이 할 일 때문에 자리를 비우는 천금 같은 기회.

백려강이 강아지처럼 눈망울을 반짝이며 손을 든다.

=오라버니. 제, 제가…!=

=려강. 저 좀 도와주겠어요? 혼자 재료를 다듬으려니 오래 걸릴 것 같아서요.=

=…네헹…….=

벨이 빠졌어? 그러면 서열상으로 다음은 자신이……!

=오빠 그럼 저! 저요!=

=아영아. 오늘 각 교단 본단에서 추기경들이 온다는데 7급 성술사인 네가 나 좀 도와줘야 쓰것다?=

=……이이잉!=

언니들의 물귀신 작전에 백려강과 아영이 울상을 짓는다.

이모렐은 애초에 자격 미달로 제외, 노른은 힘 조절이 미숙해 한 번 환인의 다리를 부러트릴 뻔했기에 제외, 환연은 자기 침대 바구니에서 계속 자고 있어 열외.

=자기, 내가 주물러 줄게?=

소거법으로 자신만 남은 유르파가 ‘이게 웬 떡이지?’하고 생글생글 웃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부탁합니다.”

=칫. 도령, 그럼 우린 교단 다녀온다?=

=다녀오겠슴다!=

“그래. 잘 다녀와라.”

유르파가 만들어준 대외 외출용의 백은색 로브를 입은 아영과 등대의 빛을 반듯하게 차려입은 안느를 배웅한 환인은 다리를 쭉 뻗고 유르파의 안마를 받았다.

7급 비술사, 부여 술법 전문가의 손가락 힘 조절은 정말로 탁월했다.

그녀의 손가락이 다리 위를 지날 때마다 피가 가득 들어차 땡땡 부은 느낌이 점차 사라지며 시원해져 간다.

와글와글—

북적북적—

살짝 열린 창문 너머로 활기찬 사람들의 웃고 떠드는 소리가 아스라이 들려온다.

고작 이틀 동안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사형당하고 그 세 배에 가까운 사람들이 알거지가 되어 길거리에 나앉았지만, 도시의 분위기는 이보다 좋을 수 없을 만큼 밝고 활기차다.

환인이 진행한 성불행은 보통 영혼사들의 일반적인 성불행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밝은 분위기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대로를 질주하며 병력을 박살 낸 데다 성벽을 부수고 영주성을 찢어버리는 환인의 행적에 시민들은 있는 대로 겁을 집어먹었다.

그러나 부패한 자들을 처벌하고 영기를 가미한 파동을 펼치며 성제만이 할 수 있는 특제 영혼 미팅 성불행이 이루어진 뒤에는 상황이 반전되었다.

죽어서 더는 만나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속삭이는 모습은 뭍 시민들의 눈물샘을 쥐어짰고, 시민들의 불안과 두려움 공포 같은 감정은 고스란히 반전되어 환인을 향한 우호와 호의가 된 것.

환인의 분노는 부패한 자들에게만 향하고 일반 시민들에게는 자비롭다는 걸 알게된 결과였다.

“…….”

유르파의 안마를 만끽하던 환인의 시선이 심혈을 기울여 자신의 다리를 주무르는 그녀의 얼굴로 향한다.

반쯤 내려간 눈꺼풀, 이완된 표정, 최고급 비단처럼 흘러내린 하얀 머리카락이 얼굴 일부를 가리니 갸름한 턱과 부드럽고 오똑한 콧날, 석류처럼 먹음직스러운 입술이 강조된다.

그것만으로도 미녀임을 알 수 있는 느낌이라 손을 뻗어 뺨을 어루만지니 약간 회색이 감도는 하얀 눈동자가 그를 똑바로 주시하며 웃음을 지었다.

=자기, 가슴 만지고 싶어?=

그러면서 팔을 모아 젖가슴을 강조하는 유르파. 그 행동에 환인이 작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그러니까 그건 안느가 멋대로 생각한 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쿡쿡쿡. 그치만 자기, 그 모습이 되고 나서 정말 가슴을 좋아하게 됐는걸?=

“저도 이해가 안 갑니다. 문득 깨닫고 보면 가슴을 만지고 있으니까요.”

조금 뚱하게 대답하던 환인도 얼마 안 가 피식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이제 편해졌습니다. 고맙습니다.”

=으응. 그런데 진짜 가슴 안 만져도 돼?=

그녀의 웃음기 담긴 질문에 환인도 웃다가 영주에게 붙여놨던 카락스의 특급 암살자 영혼에게 고개를 돌렸다.

「성제님. 뮬트라크 스프라울드 영주가 방금 목을 매달고 자결하였습니다. 모든 잘잘못과 책임은 자신에게 있으니 자신이 죽음으로 책임지겠다, 가족만큼은 용서하여주시길 바란다는 유서를 남겼습니다. 디전=펠드릭스 상백의 경고와 조언을 수용한 결과였습니다.」

“예. 손님이 찾아올듯하니까요.”

=손님?=

“디전 펠드릭스 백작입니다.”

이틀간 코빼기도 내비치지 않던 그 노인네가?

유르파가 의아해하는 것도 잠시, 그가 말한 대로 디전=펠드릭스 백작이 손녀인 리민=펠드릭스를 대동하고 객실을 찾아왔다.

휘날리는 바람을 표현한 금색의 화려한 예식복을 입은 디전. 흐르는 구름을 표현한 기품있는 예식드레스를 입은 리민.

두 조손은 객실로 들어서서 옷자락을 펼치듯 한차례 뒤로 밀어내며 허리를 숙였다. 이어 키 차이로 소파에 다리를 내밀고 귀엽게 앉아있는 환인의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펠드릭스 백작가의 디전, 니오네브레스의 성례자이신 환인 성제 예하께 인사 올립니다.=

=환인 성제 예하께 펠드릭스 가문의 리민이 인사드려요.=

무릎을 꿇고 인사를 올린 디전 펠드릭스와 리민 펠드릭스는 무릎걸음으로 다가가 그의 발등에 차례대로 입을 맞춰 극공경의 예의를 보였다.

지난 2일간 영도의 대성녀와 통신하며 좀 더, 자신의 현재 니오네브레스의 위상에 대해 잘 알게 된 환인이다.

히스론드의 상급 귀족인 두 사람의 예법을 어색함 없이 받아들이는 한편 무심한 시선으로 두 사람을 훑는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백작께서는 강녕하시고 리민도 건강해 보이는군요.”

처음 만났을 당시 디전은 지팡이에 의지해야만 겨우 거동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다. 언제 눈을 감아도 이상하지 않은 고령의 나이였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

하지만 지금은 족히 20년을 회춘한 것처럼 정정해 보인다.

디전 백작이 호의적인 웃음을 만면에 띄운채 대답한다.

=성제 예하의 은혜로 손주와 사이도 좋아졌으며 보시다시피 지팡이 없이도 걸어 다닐 만큼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골백번 감사 인사를 올려도 부족한 일입니다.=

디전 백작의 인사치레에 의례적인 작은 미소를 지어준 환인은 리민에게 고개를 돌렸다.

드레스 자락을 활짝 펼쳐 다소곳이 무릎 꿇고 앉아 두 손을 포개 하관만 살짝 가린 자세.

신분이 높은 상대의 앞에서 공경을 드러내는 처녀 영애만의 예법으로 이전 개망나니 인간말종의 분위기는 티끌만큼도 없다.

백려강 버금가는 고위 귀족 가문의 영애 몸가짐이 자세에서 빈틈없이 묻어나는 모습에 유르파도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을 정도.

디전 백작에게 다시 고개를 돌린 환인이 질문한다.

“이제서야 저를 찾아오셨다는 것은 뜻하시는 바를 성취하셨기 때문이겠지요.”

=어떻게 하면 성제 예하께 저희 조손이 입은 은혜를 갚을 수 있을지, 나아가 히스론드에 미약하나마 성제 예하의 발판이 되어드릴 수 있을지, 그러면서 저희 조손이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지 생각하여 행동한 결과가 방금 나왔기에 보고를 드리고 한 가지 허락을 받기 위하여 찾아뵈었습니다.=

그의 질문에 자연스럽게 대답하면서 디전 백작은 전율을 느껴 보이지 않게 몸을 떨었다.

이틀간 성제는 단 한 번도 영주성에 발을 옮기지 않았었다. 그런데도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한 저 태도.

단순히 넘겨짚은 데서 나오는 무브가 아니라 성에서 있었던 일, 자신이 뮬트라크 백작의 마음을 쥐락펴락하여 원하는 결과를 낸 일까지 전부 알고 있지 않고서야 나올 수 없는 모습이다.

‘어떻게?’를 생각하기에 앞서 디전은 ‘신의 시련’을 통과한 자라면 응당 이래야지, 생각하며 고개를 더욱 숙였다.

=이 늙은이는 미약하나마 성제님의 발판 일부가, 휘광의 그림자가 되어 조력의 일각이나마 할 수 있기를 갈망합니다.=

이어서 환인이 영혼을 통해 보고받은 사실이 빠짐없이 디전 백작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이틀간 사무실에 처박혀 어떻게든 성제가 내린 지시를 이틀 안에 완수하기 위하여 쉬지 않고, 먹지 않고 올라오는 보고서와 씨름하던 뮬트라크 영주.

디전 백작은 그 옆에서 도움을 주며 너 또한 책임에서 비껴날 수 없고, 성제의 노여움이 닥칠 가문을 어떻게든 남기기 위해서는 너도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가스라이팅을 펼쳤다.

가스라이팅도 그냥 말로만 떠들지 않았다.

백여 년에 가까운 귀족 생활과 정치 경험을 토대로 사형을 당할 자, 재산을 몰수할 자, 도시에서 추방할 자 등을 분류하고 무고한 자를 골라내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었던 것.

죄의 유무 판별은 보통 사람도 골머리를 싸매야 하는 일인데 심기가 크게 손상된 사람이 얼마나 잘 할 수 있을까.

도움이라고 하였지만 실상 뮬트라크 영주가 한 일은 2할 정도였고 대부분 디전 백작이 다 했다.

=……였으나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부족하나마 경험을 동원한다면 한 명이라도 죄 없는 사람을 구할 수 있고 죄 있는 사람에게 벌을 내릴 수 있었으니까요.=

환인은 저 말의 진의를 간단히 읽어냈다.

고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죄의 유무 판별로 사람을 구할 수 있다는 말도 진심이다. 하지만 빠진 말이 있다.

‘처벌 후보자들이 저지른 죄의 목록.’

검토, 검수를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항목을 읽게 된다. 영지의 고위 관직자들이 저지른 불법과 부패의 증거를 고스란히 볼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그게 스프라울드 영지를 장악하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즉, 이러한 이야기다.

“펠드릭스 백작께서는 리민을 영주 자리에 앉히기 위하여 손을 쓰고 계시군요.”

=……!=

지난 이틀간 있었던 일의 10%도 꺼내지 않았는데 날아온 환인의 지적에 디전 백작은 심장이 철렁하고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성제의 노여움을 산 영주 가문 식솔을 과연 시민들이 두고 볼까?

성제를 해치려 한 저 불경한 자들이 자신들의 머리 위에 서 있는 것을 시민들이 용납할까?

시민들 사이에 팽배한 불만의 기류를 과연 영주 일가가 알고 있을까, 모를까.

디전 백작은 그 점을 찌르고 들어갔다.

영주가 유언을 남기고 자살하도록 몰아가면서 리민이 백작위를 차지하는 데 걸림돌이 될 가신들을 찌르거나 교섭할 비망록을 작성했다.

각 교단의 본단에서 성제를 보기 위해 추기경들이 속속들이 모이는 광경에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떠는 영주 일가를 다독이는 한편…….

‘성제님은 은원이 확실한 분이시오. 평소에는 온화하시지만, 도를 넘는 행위에는 칼같이 엄격한 잣대를 세우는 분이시지.’

……계속 겁에 질려있도록 은근히 부추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리민은 10대의 나이에 6급 빛술사가 되었으니 능력은 충분히 입증하였고 정식으로 자작의 위를 내려받은 귀족이니 신분도 그에 걸맞다.

뿐만 아니라 상급 백작의 손주이며 성제와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는 것까지 알려진다면 우량이라는 딱지가 붙을 것이 자명한 일.

“저로 인해 잔뜩 위축되고 겁먹은 스프라울드의 귀족들을 설득하고 두려움으로 인해 사고의 폭이 좁아진 영주 일가를 회유하는 것 정도는 디전 백작이시라면 식은 죽 먹기였겠지요.”

=……!=

영주 일가 너희가 죽지 않도록 도와주겠다. 당장은 그분의 눈이 있어 작위를 이어받지 못하겠지만, 나를 믿어라. 그분의 노여움이 가라앉을 때까지 대리청정하다 때가 되면 넘겨줄 것이니.

“작위를 넘기는 것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 가신들을 회유하고 주도의 아드우리 공작에게 서신을 보내어 리민을 정당한 후계자로 인정받게 한 이후가 될 테지만, 주어가 빠졌다는 것조차 느끼지 못할 만큼 영주 일가는 궁지에 몰려있을 테니 백작의 제안을 덥석 물겠군요. 영주마저 유서를 남기고 자결하였으니 설득은 더더욱 쉬워질 것이고요.”

=……!!=

디전은 자신의 속내를 차가운 눈으로 들여다본 것처럼 정확하게 짚어내는 성제에게 두려움과 희열을 동시에 느끼며 고개를 조아렸다.

젊었을 적 이런 분을 만났다면 충성을 다 바쳤을 터인데! 늙어버린 육신과 지나간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구나……!

=그 말씀대로입니다. 스프라울드 가문의 인사들은 악하진 않으나 착하지도 않으며 은혜는 잊기 쉽지만 원한은 잘 잊지 못하는 전형적인 소인배들. 내버려 두었다간 성제 예하의 자그마한 걸림돌이 되고도 남을 자들이니 차라리 영지와 가문을 강탈하여 성제 예하의 뒤를 노려보는 불민한 무리를 쓸어버리는 것이 성제 예하께도, 저희에게도 이득이라 생각하였습니다.=

디전 백작의 하얀 뒷머리를 바라보던 환인은 자신을 투명한 눈으로 응시하는 리민과 시선을 마주쳤다.

“리민, 너는 네 할아버지의 계획을 어떻게 생각하지.”

=선생님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불초 리민, 온몸을 불살라 선생님이 나아갈 길의 한 귀퉁이에라도 빛을 비추겠습니다.=

약간 맹목적인 신앙의 느낌이 들지만 환인은 대성녀와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의 입지를 재차 자각했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환골탈태는 몇몇 대영웅들이 이뤄낸 실존하는 경지지만 반로환동은 전설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다.

그런 걸 신의 시련을 받아 클리어하며 달성해냈고 거기다 유일 직업자. 자신과 자신의 여자친구들에게 호된 맛을 보기까지 한 리민이니 저런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환인은 잠깐 생각하다가 소파에서 내려오며 입을 열었다.

“펠드릭스 백작께서 하실 일에 참견하지도, 개입하지도 않겠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검지로 그의 이마를 짚은 뒤 영기를 약간 흘려 넣어주었다.

=……?!=

디전 백작은 갑작스레 몸 안에 흘러넘치는 활력을 느끼고 눈을 부릅떴다.

고위 영혼사는 영기를 나누어주어 생명의 활력을 나누어줄 수 있다고 들었는데 혹시 이게……?

수명이 족히 5년은 늘어난 듯한 이 감각, 이만한 활력이라면 스프라울드 가문을 차지한 뒤 리민에게 작위를 넘겨줄 때까지 버티고도 남을 것이다.

연관되지 않겠다는 선언과 반대되는 이 행동이 뜻하는 바에 디전 백작은 깊게 고개를 숙였다.

=성제 예하의 뜻에 마음 깊이 따르겠습니다.=

그 후 환인은 펠드릭스 백작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짧게 나누었다.

“역시 리민의 친부는 이곳 출신이었군요.”

=그렇습니다. 영주성의 관리 출신 단승 준귀족이었지요.=

주로 팔라툼을 떠난 이후의 여정 이야기, 그리고 스프라울드에 도착한 이후의 이야기들.

=반년에 걸친 여행 끝에 도착한 저희는 뮬트라크 영주에게 환대를 받았습니다.=

주도의 상급 귀족이자 자산가인 노인, 그리고 10대 후반의 나이로 6급 빛술사가 된 자작 지위의 소녀.

영주 입장에서는 군침 넘어가는 손객이었겠지.

영주의 환대를 받으며 영주성에 머무르던 디전 백작은 당시만 해도 리민을 영주의 장남과 결혼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물론 디전 백작의 독단이 아니다. 리민과 함께 의논한 결과 그쪽이 미래로도 가장 나은 선택지라는 결론을 냈기 때문.

하지만 상황이 변했다.

=그러면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하시는 일에 건승을 빕니다.”

이실리테가 내온 차를 한 잔 비우고 공손히 허리를 숙인 뒤 떠나가는 조손.

환인은 거실의 창가로 걸어가며 생각했다.

자신의 손에 내성벽이 무너지고 영주성 일부가 붕괴하며 뮬트라크 백작의 미래가 결정되던 그 자리에서 디전 백작의 뱀과 독수리 같은 기질이 발동한 거겠지.

스프라울드를 집어삼킬 수 있는 길이 나타났는데 디전=펠드릭스 같은 인물이 그런 기회를 놓칠리 없다.

‘노회한 정치판의 괴물인 조부와 젊고 능력 있으면서 인생의 쓴맛까지 겪어본 손주. 둘이 있다면 스프라울드를 잡아먹는 것쯤은 손쉽겠지.’

스프라울드라는 이름의 도시는 몇 년 가지 않아 명판을 내리고 펠드릭스라는 이름으로 바뀔 거다.

=하지만 그때쯤 되면 자기랑 우리는 이 세계에 없을 거잖니. 자기한테 도움 안 되는 거 아니야?=

“십중팔구는 그러하겠지요.”

=그런데 왜 허락해준 거니?=

“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제가 이 세상에 뿌려놓은 씨앗이 발아한 뒤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자신이 뿌려놓은 씨앗과 이어질 확률을 생각하면 말 몇 마디 해두는 것쯤이야.

환인은 그렇게 생각하며 유르파의 품에 안겨져 창밖을 내다보았다.

마침 이쪽을 올려다보던 리민과 시선이 마주치자 아련한 시선으로 이쪽을 바라보다 고개를 숙이는 게 보인다.

=그런 거라면 리민을 침실로 데려가서 자기의 여자로 만들어버리면 더 좋은 거 아냐? 자기의 여자가 되면 적어도 자기 핏줄의 아이들한테 절대 못된 짓 못 할 테니까.=

“지금도 못된 짓은 하지 않을 겁니다. 무엇보다 리민은 저와 인연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어서요.”

=응?=

“왠지 그렇게 느껴집니다.”

자신과 인연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인연이 완전히 끊어진 것 같지도 않다.

자신의 가슴을 만지며 그리 말하는 환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유르파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알려진 그의 자식만 여섯.

시하=사이지=위르트는 세 쌍둥이의 출산을 끝마쳤을 테고 백치령도 쌍둥이를 출산했겠지. 자신들이 지구로 넘어가 있는 사이 이엘카타도 아이를 낳고 지금쯤 한창 몸조리를 하고 있을 거다.

그녀들 외에 그와 동침한 여지는 열 명이 손가락 발가락을 다 모아도 세지 못한다.

자신이 모르는 데서 아이가 이미 수십 명 태어났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일.

그 아이 중 일부가 어른이 되어 모험을 떠나고, 운명의 이끌림에 이곳에 도착해 리민과 로맨스를 한다고 하면 이상한가?

‘20년 뒤라고 해도 리민은 서른여섯이니까 그런 일이 있어도 이상하진 않은데.’

저 디전 백작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기회주의자처럼 보이는데 나중에 배신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다.

흠칫, 예민한 젖꼭지가 그에게 꼬집히는 느낌에 무릎을 작게 떤 유르파는 쓸데 없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치웠다.

그정도도 생각 못할 그가 아니다. 디전=펠드릭스에게 그걸 허락했다는 건 확신이 있으니까 한 일일 것이다.

“아무래도 안느는 돌아오는데 시간이 좀 걸리나 봅니다.”

=응? 각국 교단에서 추기경들을 보내고 있다잖니. 한창 그들을 상대하고 있을 테니 적어도 오늘 밤까지는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봐.=

몰라서 물은 말이 아니다.

다음에 이 말을 꺼내기 위한 떡밥을 투척한 것.

“침실로 가죠. 오늘은 더 나갈 일이 없으니 유르파의 몸으로 미뤄둔 몇 가지 실험을 해봐야겠습니다.”

=으, 응.=

자신의 몸으로 실험…….

그녀의 피학적인 성향을 한가득 자극하는 속삭임에 유르파는 자궁이 징징 울리는 것을 느끼며 침실로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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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디전: 죽으려면 빨리 죽는게 좋을 거요.

뮬트라크: ㅠㅠ

디전: 현생에서 빨리 로그아웃하는 것이 후생을 생각하면 가장 현명한 선택아니겠소?

뮬트라크: 정말 그 방법 밖에 없겠습니까? 서, 성제님이 용서해주실 가능성은....

디전: 뭐 기적같은 확률에 기대보시든가. 나라면 귀족들에게 난자당하고 수많은 자애신님의 영혼사들에게 저주받아 영혼 찌꺼기 그 무언가가 될바에 냉큼 목을 매달고 말겠지만.

뮬트라크: 왜 하필 나한테 이런일이 ㅠㅠ

디전: (은근히 소근소근) 메리아놀을 생각해보시오. 놈들에 비하면 그나마 영주는 후생이라는 선택지가 있는거요.

뮬트라크: ㅠㅠㅠㅠ 하늘신님! (꼴까닥)

715+ 유르파 레이드

달칵.

문을 닫자마자 환인은 유르파의 품에서 뛰어내려 타박타박, 침실에 설치되어있는 아름다운 대리석 세면기로 다가가 손을 뽀득뽀득 씻었다.

손가락 사이사이 꼼꼼히 비누칠하고 손가락을 세워 손바닥을 박박 긁으며 혹시라도 손톱 밑에 끼어있을 때를 씻는다.

이어서 소매를 걷어 손목도 씻고 팔뚝도 팔꿈치까지 깨끗하게 씻는 광경에 유르파가 꼴깍, 긴장하면서 조심스레 물었다.

=자, 자기? 그으…… 팔은 왜 씻니?=

“…….”

환인은 대답 없이 빙긋 웃었고 유르파는 홍조가 오른 얼굴로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아까부터 징징 울리던 보지가 이제는 기대감이 넘쳐흐르는 것처럼 물을 줄줄 흘린다. 허벅지를 타고 애액이 흐르는 게 느껴질 지경.

손과 팔을 다 씻고 발판에서 내려온 환인은 그녀에게 다가가 새하얀 하이웨이스트 롱스커트를 잡아당겼다.

화들짝 놀란 유르파가 힘겨루기를 하듯이 치마 윗단을 잡고 허리를 엉거주춤 뒤로 빼며 버틴다.

=앗, 자기 잠깐만. 잠깐만……!=

“지금까지 수백 번 살을 섞었으면서 왜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겁니까?”

=아니이! 아직 자기 그 몸으로는 한 번도 안 했잖아! 아무리 나라도 좀! 응?! 긴장 되니까!=

“그렇군요.”

환인은 납득한 척 물러서다가 기습적으로 그녀의 치마를 아스펜드 속에 집어 넣어버렸다.

=꺄?!=

치마로 이어지던 장력이 한순간에 사라지자 균형을 잃고 콩, 엉덩방아를 찧는 유르파.

덕분에 V자로 활짝 벌려진 허벅지 안쪽으로 애액이 잔뜩 흐른 흔적과 하얀 실크 팬티가 회색으로 보일 만큼 축축하게 젖은 것이 드러난다.

=……!=

깜짝 놀라며 허벅지를 잽싸게 오므렸지만 환인은 이미 전부 봐버린 상황.

몇 초 정도 침묵이 흐르다 유르파는 =에휴.= 민망한 미소를 지으며 허벅지를 열었다.

=그래~! 자기가 내 몸 가지고 실험한대서 막 흥분해가지고 이렇게 됐어! 이걸 보여주는 게 부끄러워서 버텼던 거구! 됐니?=

“전 아무 말도 안 했습니다만…….”

=눈빛으로 다 말하고 있으면서.=

뾰로통한 얼굴로 일어나 실크 팬티를 벗은 유르파는 애액으로 젖은 보지를 훤히 드러낸 채 모델처럼 매력적인 걸음으로 침대에 올라간다.

하얀 스타킹이 조이는 탄력적인 허벅지, 코르셋 풍 상의가 간신히 가리는 풍만한 젖가슴, 뽀얗고 토실토실한 엉덩이와 보지에서 살짝 늘어지며 햇빛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이는 애액…….

복숭아처럼 탐스러운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침대 베개를 가져와 등 뒤에 받치고 눕는 유르파.

침대 아래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환인에게 발그레한 얼굴로 서큐버스같은 미소를 보내다가 허벅지를 활짝 벌려 애액이 흐르는 보지를 공개한다.

이어 중지와 약지로 클리 윗부분을 눌러 당기니 껍질이 벗겨지며 빨간 콩알이 뽈록 튀어나와 환인에게 인사했다.

=자~ 여기 싱싱한 자기 전용 좆집이 있어요~. 조금만 만져도 꿀물을 울컥울컥 토해내며 절정에 오르는 조루 보지랍니다~…… 하읏♡=

섬섬옥수에 그 콩알이 짓이겨지니 스위치를 누른 것마냥 분홍색 보지 구멍이 꿀럮꿀럮 움직이며 향기로운 꿀물을 왈칵 토해놓는다.

상스럽기 그지없는 광경이지만 그만큼 환인의 가슴에 손쉽게 불을 지펴버리는 음란한 자태.

환인은 잉어처럼 뻐끔거리는 예쁜 보지를 보며 물었다.

“굉장히 예쁘고 먹음직스러운 보지군요. 한 번 사정에 얼마입니까?”

=푸흡! ……흠흠. 가격은 자기의 자지 키스 한 번이에요.=

“안 살 수 없는 가격이군요.”

=구매하실 건가요~?=

“예. 먹기 쉽게 손질해주십시오.”

=픕, 아하하하! 그게 뭐니, 먹기 쉽게 손질… 킥킥킥.=

정말 웃겼는지 무릎까지 오므리고 깔깔 웃는 유르파.

덕분에 통통한 보짓살이 조개처럼 입을 꽉 다무는데 그 바람에 주르륵 더 흘러내리는 애액이 더없이 먹음직스럽다.

환인도 신발을 벗고 침대 위로 올라가 그녀의 무릎을 잡는다. 그러자 자동문처럼 허벅지와 보지가 뻐끔하고 열리며 언제 들어와도 좋다는 듯이 그를 맞이했다.

새하얀 스타킹의 다리가 슬그머니 다가와 그의 허리를 감기까지 했기에 환인은 잠깐 하얀 스타킹으로 감싸인 허벅지를 만지작거리다가 푹신한 가슴에 엎어졌다.

달콤하고 포근한 냄새. 거기에 어울리는 따스한 체온에 최고급 침대처럼 말랑하고 푹신푹신한 가슴.

두 손으로 가슴을 끌어모아 가슴골에 얼굴을 묻으니 유르파는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얼굴로 그를 꼬옥 안았다.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울까…….=

저번에 안았을 때도 느꼈지만 이렇게 작고 조그마한 그를 품에 안고 있으니 뭔가, 마음속이 몽글몽글해지고 둥실둥실 떠다니는 것이 참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

무엇보다도 그의 아이를 낳게 된다면 어떻게, 얼마나 사랑을 해주어야 할지 알 수 없어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컸는데…….

=자기를 이렇게 안고 있으니까 그런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 같아.=

“어째서입니까?”

=자기의 아이라면 지금 자기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울 테니까!=

“그건 그렇군요. 유르파의 피가 절반 섞인 아이이니 귀엽지 않을 리 없겠습니다.”

=~~♡=

그의 나른한 대답에 유르파는 가슴이 꾸욱 조일 만큼 행복을 느끼며 그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그렇게 그녀의 품에 안겨 말랑폭신한 가슴을 만끽하던 환인은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기 위해 그녀의 다리 사이에 앉아 아랫배를 살짝 가리고 있는 옷자락을 치웠다.

뽀얀 살결의 아랫배가 밝은 햇살 아래 드러난다.

햇빛을 직통으로 받고 있어 잘 안 보이지만, 손으로 햇빛을 가리자 은은한 황금빛을 뿌리는 자궁 모양의 문신이 그림자 속에서 드러난다.

“이것 말입니다. 정현족의 문인은 동침하는 상대와 음양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응. 맞아. 그래서 아가씨들한테도 문인을 새겨줬어. 이게 왜?=

그녀의 아랫배에서 새겨진 자궁 문신을 꾹꾹 누르며 그녀에게 질문했다.

“이실리테와 잠자리를 하며 느낀 건데 그녀와 동침을 해도 제 영기에는 그다지 변화가 없었습니다. 자궁에 맺힌 훈기를 흡수하면 제 영기에 무언가 모종의 변화가 있으리라고 예상했는데 말입니다.”

=아, 그 이야기구나.=

그의 영기는 반로환동하면서 극도로 순수해져 온몸의 혈관이란 혈관을 골고루 돌며 영혼술의 수준을 대폭 끌어올리고 있었다.

신식新式이라 부르는 영혼술의 단계도 그러한 과정에서 나온 결과인 거다.

환인은 그런 순수함을 여자친구들과 동침하며 더럽힌다? 물들인다? ……하여튼 오르빈치와 천원에서 자신을 바라지 않도록 변화를 꾀했었는데 그게 통하지 않았다고 했다.

즉, 환인은 그 원인에 유르파가 새겨놓은 정현족의 문인이 있지 않으냐고 묻는 것.

“그 기능이 제가 생각하는 결과를 저해하는지 그걸 알고 싶습니다.”

=음……. 자기, 영기 정화 방식을 그런 쪽으로 접근하는 건 이치에 안 맞는 거 같아.=

“…….”

=생각해봐. 자기는 신께서 내린 시련을 통과해 그런 순수한 육체을 갖게 되었어. 그 사실은…….=

그 육체는 영기의 자정 작용까지 갖췄을 가능성이 크다. 그것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말이다.

어제와 그저께 이틀간 수십 명의 영혼을 성불시켰음에도 탁기가 그의 육체에 조금도 쌓이지 않았다는 것이 그 증거다.

정현족의 문인을 바탕으로 만든 영혼사의 문인은 성교를 하면서 영기의 정화도 행하는 일종의 비술 문신이다.

주로 영혼사 부부가 시술받아 시간을 들여 사랑과 정화를 맺어나가는 식인데, 이게 몇 번 살을 섞는다고 성불행을 진행하며 쌓인 탁기를 전부 정화해주지 않는다.

2년의 성불행을 하면 2년동안 육보시 수행을 하는 것이 기본 과정으로 짜여있는 거다.

그만큼 성불행으로 쌓이는 탁기가 짙은데 이틀간 수십 명의 영혼을 성불시킨 그의 영기에 탁기가 전혀 쌓이지 않았다는 사실은 여자와 교접을 해도 훈기의 흡수로 인한 탁기가 축적될 리 없다는 이야기.

=그러니까 우리랑 교접해서 영기에 탁기를 쌓고 신님의 눈밖에 벗어나겠다는 의도는 좀…… 단락적이라고 생각하거든?=

환인도 그 사실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미련을 놓지 못하던 차에 유르파에게서 확인사살을 당하니 기분이 조금 부루퉁해졌다.

=히양!? 하으응……!=

방심하던 차에 클리를 꼬집힌 유르파가 몸을 한차례 떨면서 가냘픈 교성을 흘린다.

“저도 짐작은 했습니다. 이틀간 성불행을 했고 이실리테를 그렇게나 괴롭히며 훈기를 흡수했는데도 탁기는 전혀라고 할만큼 쌓이지 않았으니까요.”

=응, 읏! 하으, 아앙……!=

껍질을 젖히고 발기한 클리 주변을 조물조물 만지자 유르파의 보짓구멍이 좆집의 역할을 다하길 바라는 것처럼 뻐끔뻐끔, 축축하고 음탕한 핑크색 속살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겉보기에는 헐렁해 보이지만 막상 들어가면 엄청나게 기분 좋게 조여주겠지.

“더욱이 자애신이라는 분이 저를 마음에 들어해 직접 시련을 내린 거라면, 그걸 제가 통과했으니 영기에 쌓인 탁기쯤이야, 드라데르스족을 보내 가볍게 정화해버리겠지요.”

허벅지를 개구리처럼 벌리고 턱을 뒤로 젖힌 채 환인에게 보지를 만져지며 할딱이는 유르파.

그 움직임에 그녀의 머리만 한 젖가슴이 위아래로 출렁거리니 젖가리개가 그 운동을 이기지 못해 벗겨지며 발딱 일어선 분홍색 유두까지 햇살 아래 찬란한 모습을 드러낸다.

=그, 그치? 무엇보다 영기의 순수성에 손을 대는 거라면, 교접으로 여자의 훈기를 흡수하는 것보다 성불행을 하는 게 훨씬 도덕적으로도 바람직하고 정직한 방식, 읏으으응…!=

말하다 환인에게 클리를 꼬집혀 절정에 오른 유르파는 허리를 들썩이며 퓻퓻, 보지로 환인의 얼굴이며 가슴에 물총을 쏘아댔다.

=하으으으……. 앗! 자기 미안해!=

황급히 실크 젖가리개를 들어 그의 얼굴에 묻은 애액을 닦아주던 유르파는 환인의 뚱한 표정을 보곤 푸흡하고 웃음을 흘렸다.

어른일 때는 한 번도 보지 못한 귀여운 얼굴이 아닌가.

환인은 그녀의 달콤한 살 냄새가 가득 나는 부드러운 젖가리개로 얼굴에 튄 시오후키를 닦으며 말했다.

“너무하는군요. 저는 상냥한 위로와 다독임을 바랐는데 정작 유르파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느니 접근이 단락적이라느니…… 머리 나쁘다는 말은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엣! 자기 머리가 나쁘면 나나 아가씨들은 바보나 다름없는걸?!=

“하지만 말했죠.”

……잠깐 생각해보니 그런 식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유르파는 그의 앞에서 하의 실종 상태로 무릎을 꿇은 채 잔뜩 미안한 얼굴로 사과했다.

=자기, 미안해.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는데…… 내가 어떻게 하면 용서해줄 거야?=

“유르파의 보지를 가지고 놀게 해주십시오.”

=내, 내 보지? 내 몸은 자기 건데…….=

어차피 자신의 몸은 물론 마음도 그의 것이다. 그가 바란다면 이 한목숨 희생할 각오까지 있다. 그도 이런 걸 모를 리 없을 텐데 겨우 보지를 갖고 놀게 해달라는 부탁이라니.

……아!

비상한 눈치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은 유르파는 재빨리 그의 앞에서 드러누워 다리를 활짝 벌려 보지를 개방했다.

=응! 내 보지 마음껏 가지고 놀아!=

“허락하신 겁니다?”

환인은 그녀의 세로로 갈라진 보지의 틈을 검지와 중지로 한차례 쓸어내렸다.

껍질 밖으로 모습을 드러낸 클리, 해파리 지느러미처럼 하늘거리는 소음순, 언제 그에게 보여도 부끄럽지 않게 늘 정갈하게 정돈해놓는 대음순.

유르파는 그 모든 감각을 느끼며 전율했다.

가지고 놀게 해달라는 건 그러니까 이런 거다.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 때 장난감의 의사나 반응 같은 걸 생각할까? 즉, 자신이 아무리 울부짖고 애원해도 들어주지 않고 자신의 보지만 가지고 놀겠다는 이야기.

=하아읍!=

이어 보지 안으로 파고드는 가늘고 자그마한 손가락의 느낌에 유르파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바르르 떨었다.

‘어른 손가락이랑 아이 손가락은 전혀 달라……!’

몇십 번이나 환인의 손가락에 절정에 올라 분수를 쏘아댔던 유르파다. 어찌 그의 손가락 감촉을 잊을 수 있을까.

그런데 어른의 손가락이 아닌 아이의 손가락이 들어오자 등허리에 소름이 지나가며 오싹오싹한 느낌이 밀려온다.

아까부터 발기해있던 젖꼭지가 더더욱 딱딱해지는 게 감각만으로도 알 수 있을 지경이다.

=끄흡! 흐그읏!=

매끄럽게 들어온 손가락이 지스팟을 살살 긁는다. 유르파는 그때마다 허리가 붕 뜨며 형태 없는 전류의 채찍으로 연달아 자궁을 맞는 느낌에 신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쑤우욱—

=하앗?!=

그 순간 그의 손이 쑤욱- 자궁 앞까지 들어온 충격에 유르파는 턱을 젖히며 침대 시트를 잡고 어깨를 떨었다.

속을 꽉 채우는 느낌은 그의 어른 자지와 같다. 하지만 무언가, 그의 자지 굵기는 비슷한데 그보다 훨씬 말랑말랑하면서도 뼈대가 있는듯한 게…….

=흐아아! 하으으으! 아하아아……!=

그가 손은 물론 팔뚝까지 씻는 걸 보고 이런 걸 할거라 예상은 했는데, 직접 당해보니 여러모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자지 굵기만한 뱀이 보지 깊숙이 들어와 움직이는 듯하다고 할까.

치미는 관능에 도저히 신음을 참을 수 없어 폐를 쥐어짜는 느낌의 교성을 길게 흘린다.

전혀 익숙하지 않은 것의 진입, 하지만 그것은 사랑하는 남자의 신체.

이 두 가지 사실이 주는 부조화가 그녀의 정신은 물론 육신의 쾌락을 걷잡을 수 없이 끌어올린다.

마치 머리채를 잡혀 강제로 쾌락의 바다에 처박히는 느낌.

=히긋?! 흐이익, 히아앙!=

뱃속 깊은 곳, 자궁 입구를 마치 작은 촉수 같은 게 어루만지며 조물조물하는 감각에 유르파는 보지를 연달아 조이며 부들부들 떨었다.

탁, 타닥, 파지직—

=옷, 아, 오흑, 흐힉.=

머릿속에서, 자궁 속에서 번갯불이 튀는 것처럼 파직파직거린다.

손가락이 자궁 입구를 콕콕 찌르며 안으로 들어오고 싶다는 듯이 살살 파헤쳐지는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개발된 포르치오를 다이렉트로 애무 당하는 게 이런 감각일까.

자궁 입구를 직접 애무당하는 느낌에 작은 절정을 무수하게 느끼며 고개를 한껏 젖힌 채 벌벌 떨던 유르파는 그의 손이 자궁 입구에서 떠나가는 걸 느끼고 간신히 숨을 돌렸다.

자신의 몸이지만 자기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게 만드는 그 자극은 진짜…….

그랬는데 이제는 주먹을 쥔 그의 손이 보지 속에서 날뛴다.

격렬한 움직임에 보지 입구가 벌려지며 속으로 공기가 들어가 푹적북적 부부붑, 질 방귀 소리도 나고 보지 주름을 살피는 것처럼 손가락으로 섬세하게 질벽을 어루만지거나 드릴처럼 속을 파헤치는 느낌까지.

이래서 이슬이 아가씨가 그날 밤에 그렇게 울부짖었었나?

“으음. 유르파, 조금 힘 좀 빼주시겠습니까. 너무 조여서 팔이 아픈데요.”

찰싹찰싹.

=아학! 하으! 읏. 미, 미하네엥…!=

클리를 찰싹찰싹 맞으며 꿈틀꿈틀한 유르파는 흡흡 힘을 주며 보지에서 힘을 빼려 했지만…….

“유르파, 이거 보세요. 안에서 뱀이 날뛰는 거 같지 않습니까.”

=아하아앙…!!=

배꼽 부근이 안쪽에서부터 불룩불룩 솟아오르는 광경에 관자놀이로부터 쾌감이 찔러 들어오는 듯해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 구멍에 힘을 주면서 보지를 더욱더 조여버렸다.

“에이 참. 못쓰겠군요.”

핀잔을 주듯 그리 말한 환인은 그녀의 상태를 뻔히 알고 있으면서 주먹을 꽉 쥐고 팔에 힘을 줘 앞뒤로 쿵쿵쿵쿵, 자궁에 빠르게 펀치를 먹이기 시작했다.

푹찍푹찍푹찍!

=응아아앗?! 안대안대하아아앙…!!=

“풀라니까 조이고 조이라니까 풀고. 말 안 듣는 청개구리 보지군요. 이런 보지는 좀 혼이 나야 하는데…….”

아스펜드를 뒤적거린 환인은 현실로 넘어갔을 때 몰래 챙겼던 장난감을 꺼냈다.

여성용 클리 흡입기, 일명 우머나이저.

현대에서 삭막한 삶을 보낼 때 마지막으로 사귀었던 여자친구는 성적으로 매우 개방적인 여자였다.

그녀의 취향은 잠자리에서 섹스 토이를 쓰는 것.

딜도, 로터, 돌기 콘돔, 저온 양초에 목줄, 안대 같은 온갖 기구를 다 써봤다. 그녀의 희망에 남성용 하네스 딜도를 착용해서 그녀의 보지와 애널을 동시에 쑤신 적도 있었다.

이 우머나이저는 어느 순간 그녀의 성욕에 혐오감이 들어 이별을 선언했는데 그 다음 날 도착한 물건이었다.

즉 한 번도 쓰지 않은 미개봉 신품.

=쟈, 자기? 그거헌… 뭐니잇…?=

“재미있을 겁니다.”

삡— 브으으…….

=허읍…!? 흐으으으응…! 하아아앗…!=

스위치를 눌러 작동시킨 환인은 그녀의 클리에 흡입기를 대자마자 유르파가 보여주는 반응에 제법 즐거워졌다.

깜짝 놀랐으면서 억눌린 신음밖에 낼 수 없는 몸 상태. 배는 쉴 새 없이 위아래로 꿀렁거리고 귀여운 엉덩이 구멍은 주기적으로 움푹움푹한다.

무엇보다 보지.

저주파 마사지기를 보지에 붙인 것처럼 주기적으로 움찔거리며 팔뚝을 우물우물 문다.

입구만 조이는 게 아니라 보지 전체가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게 팔 전체에 느껴지는 것이다.

환인은 재미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녀의 클리에 우머나이저를 딱 붙인채 슬금슬금 드라이버 돌리듯이 팔을 돌리기 시작했다.

=…흐으아아앗……! 쟈깃, 잠까한마안…! 머, 멈츠으읏……!!?=

꽈아아아악—

커진 눈, 열린 동공, 잠시 멈춘 호흡, 보지는 질경련이 일어난 것처럼 팔을 잡아물었고 상체는 뱃살이 살짝 접힐 정도로 일으킨 채 감전된 것처럼 바르르 떤다.

그녀조차도 버티기 어려운 쾌감의 격류가 쏟아지는 듯한 모습에 아드네빌라를 떠올린 환인은 우머나이저를 그녀의 클리에서 뗐다.

=하아악! 흐아앙! 하으읏! 하아아악…!=

그러자마자 털썩, 침대에 쓰러져 500m 전력 질주를 한 것처럼 미친 듯이 헐떡이는 유르파.

온몸이 땀에 젖은 채로 꿈틀거리는 모습은 환인의 에로티시즘 그 자체였다.

환인은 잔뜩 발기한 자지 때문에 불편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주먹을 쥐고 천천히 앞뒤 진퇴 운동을 시작했다.

본 게임에 들어가려면 아직 멀었다. 이대로 유르파를 몰아쳐서 기절시켜야 그때부터 시작이다.

어중간하게 본 게임에 들어갔다간 되려 유르파에게 정액을 뽑히겠지.

그 사실을 짐작도 못 한 유르파는 읏, 악, 허우적거리다시피 하며 그의 팔을 잡고 애원한다.

=자, 자기잇! 나, 방금 가서 예민해읏……!=

“보지 마음껏 가지고 놀라고 했으면서…….”

시무룩해지는 그의 모습에 유르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맞다. 그랬지 참!

궁지에 몰린 것처럼 눈동자를 잘게 떨며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는 유르파. 솔직히 말해서 교접도 아닌데 느껴봤자 얼마나 느낄까 했었다.

어른 환인과 여러 번 교접하며 쾌감의 극치도 맛봤다고 자부했기에 나온 자만심이었다.

어린아이가 나뭇가지를 쥐고 노는 것처럼 적당히 자기 보지를 가지고 놀다가 섹스를 시작할 거라 생각한 것이다.

그랬는데 방금은 진짜 머릿속에서 불똥이 튀며 지능이 절반은 깎여나가는 것처럼 쾌감을 느꼈다.

만약 그의 팔뚝이 보지 입구를 한껏 늘리면서 요도를 짓누르고 있지 않았다면 성대하게 조수를 뿜으며 가버렸을 정도.

‘으으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겠다고 했을 때 눈치 챘어야 했는데에…!’

좀전의 발언을 후회하며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유르파는 슬금슬금 자궁 입구를 문지르는 손가락의 감촉에 바르르 떨다가 조심조심 물었다.

=자, 자기. 나 감각 억제약을 먹으면…… 응! 안 되겠지!=

뚱해지는 그의 표정에 황급히 말을 물리고는 크흡, 속으로 눈물을 흘리며 각오를 다진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든 버틸 수밖에 없다. 혀끝을 깨물어서라도!

=응, 됐어! 자기, 오렴!=

마음을 다잡고 용감하게 외치는 유르파.

자신의 외침에 생글하고 웃은 환인이 우머나이저라는 걸 자신의 클리에 다시 가져다 대는 것에서 유르파는 어쩐지 오늘 하루는 무척 길겠다고 느꼈다.

나…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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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본게임은 스킵!

아무리 합법쇼타라고 해도 뭔가 쫄리네용...

[작품 설정]

유르파 레이드

힝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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