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7+ 환연
달칵. 유르파와 아드네빌라를 업은 아영이 나가며 문이 닫히고, 소형화 비술을 받은 환인은 약 23cm 정도로 작아진 자신의 몸 상태를 면밀히 점검했다.
천릉과 그리모암 세트는 물론 가진 유물도 전부 소형화된 상태.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다가 탁자 위에 올려진 과일 간식을 발견하곤 그쪽으로 살짝 발을 구른다.
확—!
그와 동시에 인간일 때의 점프와는 궤가 다른, 비행한다는 느낌의 부유감이 밀어닥치는 것에 환인은 어느 정도 힘의 가감법을 깨달았다.
탁-
하지만 이제부터 해야 할 일에 ‘어느 정도’의 힘 조절로는 부족하다. 완벽한 힘 조절을 익혀야 한다.
간식이 올려진 탁자에 착지한 환인은 익히 알고 있는 강도와 경도의 과일을 상대로 힘을 쓰기 시작했다.
자신의 허리 높이까지 오는 빨간 사과의 꼭지 안쪽을 잡고 좌우로 천천히 힘을 주자 어느정도 버티다 단숨에 쫙— 소리를 내며 반쪽 나버리는 사과.
‘힘을 가하는 면적이 좁아지니 힘이 점에 집중되는군.’
자신의 손바닥 자국이 남은 사과 껍질 부분을 잠깐 살펴보고 있으니 등 뒤에 빛의 고리를 띄운 환연이 날아와 물었다.
「지금 뭐 해?」
“힘 조절을…… 익히고 있었다.”
환연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본 환인은 살짝 말문을 흐렸다가 말을 끝맺었다.
이유? 환연의 외모가 완전히 다르게 다가와서다.
원래 크기인 자신에게 신장 20cm의 환연은 그저 예쁘장한 인형 같은 요정 정도로만 느껴졌었다.
까만 머리에 조금 귀여운 고양이상 얼굴이라고 할까. 눈동자가 보라색으로 빛난다는 점이 그런 감각을 가속했다.
그런데 체감상 169cm 정도 되어 보이는 키로 다가오니 뭔가, 사람이라는 느낌이 확 다가온다.
검은 잉크처럼 새카만 머리카락과 가늘면서 짙은 눈썹.
동양인 느낌이 남아있는 날렵한 눈매와 오똑 솟은 코.
보기 좋은 가늘기의 분홍색 작은 입술.
니오네브레스인이 아니라 지구, 그것도 토종 한국인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날카롭고 시니컬하면서도 지적인 분위기가 도드라지는 차가운 미녀 느낌의…….
「하긴. 너라면 감각의 지배자라고 할 수 있으니까. 사과 쪼갠 거로 힘의 가감은 끝난 거지?」
“…….”
단적으로 말해 환인은 자신의 이상형을 지금 이 순간 알게 되었다.
게다가 목소리.
귓가에 앵앵거리던 귀여운 목소리가 지금은 약간 서늘하면서도 성우의 발성처럼 또렷하고 날카롭게 들린다.
그 이질감의 충격은 태어나서 처음 녹음 매체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이상이었지만, 이 또한 그의 취향이다.
“…….”
「……? 환인?」
고개를 갸웃하는 환연의 미모에 시선을 돌린 환인은 자기 키만한 길이의 바나나로 손을 뻗으며 말했다.
“그래. 하지만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
「웬일이야? 네가 한 번에 감각을 다 인지하지 못하고.」
“평범하다면 방금 그걸로도 충분하지. 하지만 네 몸은 소형화된 우리와 비교하면 몇십 배, 몇백 배는 약하다. 자칫 네 허리가 접히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지.”
「엑. 뭐야 그게.」
킥킥 웃음 짓는 저 표정, 저 목소리.
환인은 왠지 심장이 울렁대는 것 같다고 생각하며 대답했다.
“아드네빌라는 죽어도 되살아나지만 너는 다르지 않나.”
「뭐 죽으면 네가 영혼으로 거둬서 백려강처럼 몸을 만들어주면 되잖아? 아, 오히려 그쪽이 나은가? 몸을 바꿔 타면 요정이 아니라 사람이 될 수 있을테니까.」
“그건 싫군.”
농담으로 한 말에 진심이 돌아오자 환연은 작게 웃다 말고 눈을 깜빡이며 환인을 쳐다보았다.
내가 방금 뭘 들었지?
마침 환인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기에 두 시선이 교차한 순간 환연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
「……?」
그리고 자신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뭐지……. 뭔가 환인이 환인 같지 않아.
기실 상대의 변화에서 이질감을 느낀 건 환인뿐만이 아니었다.
언제나 크고 우렁우렁해서 몸을 떨리게 하던 목소리는 듣기 좋은 중저음으로 바뀌었고 너무 커서 가까이에는 얼굴의 일부분밖에 안 보였거나 시야를 꽉 채우게끔 보이던 얼굴이 뭔가 딱 맞게 작아져서…….
「…….」
환연은 갑자기 뜨거워진 뺨을 두 손으로 감쌌다. 왠지 심장도 두근거린다.
“왜 그러지.”
「응?! 아, 아니야. 그, 고마워서.」
“고맙다니. 내가 영혼을 다루는 영혼사라지만 너나 그녀들의 죽음은 받아들일 수 없다. 죽음은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삶의 끝이라고 생각하니까.”
「그게 아닌데.」
“……?”
「원래 내가 대형화 비술 받아서 커지려고 했는데 네가 작아져서 다가왔잖아. 그게 고맙단 뜻이었어.」
“그런가.”
「아무튼! 그 소형화 비술은 140분 정도 지속한다고 했지? 애매한 시간이니까 얼른 하자.」
2시간 20분. 환인이 작정하고 섹스를 즐긴다면 애매한 시간이다.
탁자에서 침대로 자리를 옮긴 환연은 침대 위를 둘러보곤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너무 넓어. 이래서는 맨땅에서 하는 거랑 다를 바 없잖아.’
그럴 수밖에 없다. 환인이 쓰는 방의 침대는 기본 2명을 상정한 킹사이즈.
20cm 남짓한 키의 둘에게는 커도 너무 큰 데다 뭔가 휑한 느낌이 들어 마음에 안 드는 것.
“여기서 할 건가.”
환인이 점프해와서 근처에 내려서는 걸 본 환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잠깐 거기서 기다려.」
황급히 날아오른 환연은 반대편 탁자에 올려져 있는 자신의 침대 바구니로 향했다.
사람 기준으로 대강 라지킹 사이즈의 바구니로 적당히 주변도 가려주니 저런 황량한 벌판 같은 침대보다 훨씬 낫겠다.
환연은 바구니 안에 막 벗어둔 옷과 속옷을 치우고 시트도 들어내 팡팡 턴다. 바구니 안에 떨어져 있는 빵이나 쿠키 부스러기도 쓸어내고 마른 과일 조각도 내다 버린다.
「…….」
뭔가 이상한 냄새가 나는 거 같은데…… 에잇 몰라.
중급 물과 바람 정령을 불러들여 아예 바구니를 싹 물청소해버리는 환연.
「됐어! 헥헥.」
그녀가 살짝 땀을 흘릴 정도로 열심히 움직여 바구니를 청소한 이유를 알아차린 환인은 작게 웃어버렸다.
과연, 관음 성벽과 노출 성벽은 다르다 이건가.
침대 바구니 안쪽의 아늑한 공간을 본 환인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곤 목소리를 높여 이실리테를 불렀다.
소형화 탓에 성량 자체가 줄어 작은 목소리임에도 몇 초 뒤 문이 빼꼼 열리며 호박색 머리카락의 아리따운 미녀가 고개만 내민다.
=주인님 부르셨어요?=
“그래. 성수포 한 장만 가져다주겠나.”
=네? 네.=
작아진 환인을 보곤 살짝 놀랐지만, 그의 곁에서 부끄러운 듯이 선 환연의 모습에 대충 돌아가는 상황을 눈치챈 이실리테는 작게 웃으며 깨끗한 성수포를 가져다주었다.
=그럼 좋은 시간 되세요, 주인님. 환연이도.=
환연은 얼굴이 뜨거워졌지만 별말은 하지 않았다.
자기도 그녀들의 섹스를 마음대로 직관했었다. 복수한다고 직접 찾아와 구경해도 할 말이 없었는데 알아서 자릴 피해 주다니.
‘그렇다고 관두지 않을 거지만.’
안느가 알았다면 옆에서 구경하겠다고 펄펄 뛰었을 생각을 하던 환연은 성수포를 왜 가져 오라 한 것인지 궁금하다는 얼굴로 환인을 돌아보았다.
환인은 그 시선에 말없이 성수포를 펼쳐 침대 바구니를 덮어씌웠다.
아치형 바구니 손잡이가 프레임 역할을 해 간단하게 세모꼴 침대 캐노피가 완성된다.
진짜 별것 없던 침대 바구니가 한순간에 우아한 잠자리로 탈바꿈하는 장면에 환연이 짤막하게 탄성을 질렀다.
「와.」
“들어가지.”
환인이 가장자리의 천을 들어 입구를 만들어주자 환연은 그 새침데기 같은 얼굴에 활짝 웃음꽃을 피우며 안으로 들어갔고, 그녀의 뒤를 따라 들어간 환인은 생각 이상으로 분위기가 괜찮다고 생각했다.
선명한 햇살이 얇고 부드러운 성수포에 한차례 걸러져 은은하면서도 포근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바닥은 스펀지 같은걸 깔았는지 푹신푹신하고, 그녀가 오랫동안 깔고 지냈을 자신의 손수건에는 그녀의 달콤한 체취가 한가득 베어있어 향기로운 냄새가 안쪽을 가득 채우고 있다.
거기다 바깥의 환경을 차단해주니 상대에게 집중하기 좋은 상황.
환연은 그 포근한 분위기의 바구니 형태 침대 안에서 서둘러 옷을 벗고 있었다.
옷이라고 해도 원피스형 드레스에 가까워 한쪽 어깨끈을 풀자 짙은 감색 드레스가 흘러내리며 다소 투박한 느낌의 속옷만 드러난다.
이어 브래지어를 풀고 팬티도 벗던 환연이 그를 보며 재촉했다.
「뭐해? 얼른 벗어.」
무드고 뭐고 없는, 마치 20년 부부생활을 한 듯한 자연스럽고도 유감스러운 장면.
그럼에도 드러나는 그녀의 알몸은 이실리테(글래머)와 안느(슬랜더)를 알맞게 섞고 거기에 유르파(부드러움)도 적당히 가미한듯한 매력적인 육체였다.
완벽한 물방울 모양의 젖가슴과 살짝 큰 것 같으면서도 적당해 보이는 분홍색 유두 및 유륜. 희미한 11자 복근과 함께 불쑥 튀어나온 골반은 동양적인 미인상인 얼굴과 달리 폭력적인 서구상이다.
천릉의 코트를 벗고 조끼도 벗어 바구니 가장자리에 걸어두고 있으니 살짝 거뭇거뭇한 음모를 드러내고 팔짱을 낀 채 기다리던 환연이 달려들어 그의 옷을 벗겨긴다.
「늦어! 거북이가 기어가도 그것보다 빠르겠다!」
거의 단추를 뜯어버리다시피 셔츠를 벗겨주고 허리띠도 풀려 하는 환연의 모습에 환인이 큭, 웃으며 물었다.
“왜 그렇게 급하게 구는 거냐.”
「꿈에서도 기다리던 상황인데 안 급하게 생겼어?」
“무드라고는 호브 눈물만큼도 없군.”
「무드는 나중에 찾아도 돼!」
하는 짓이 정말 20년지기 소꿉친구나 애들 다 키워놓은 20년 차 부부 같다.
그녀의 외모를 보자면 20대 초중반, 자신과 비슷하니 부부라기보단 서로 알 거 다 아는 태생 소꿉친구 같은 느낌인가.
그 갭에서 오는 매력에 환인은 큭큭 웃다가 그녀를 와락 밀쳐 눕혔다.
「꺅?!」
놀란 것도 잠깐, 환연은 자신의 몸 위로 올라온 그를 보곤 이때까지 관음해온 경험을 살려 환인의 목에 팔을 감으며 키스를 시도했다.
무드를 어떻게 잡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들이 환인과 키스를 하면 나름 분위기가 말랑말랑해진 것을 기억하고 있었기에 나온 행동이다.
쿵.
「악!」
그러나 키스 초보들이 으레 하는 실수처럼 코와 치아 2중 충돌 사고를 일으키고는 눈물을 찔끔 흘리고 마는 환연.
그 모습에 환인은 입에서 올라오는 은은한 통증에도 불구하고 다시 웃음을 흘리며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췄다.
「씨잉. 우, 웃지마아.」
“이번 한 번으로 안 끝날 텐데 여유 좀 가져라. 처음인데 이렇게 무턱대고 들이대면서 처녀 딱지를 떼는 건 너무 아깝지 않나.”
「너도 그런 취향 아닌 거 알고 나도 그런 거 신경 안 써. 그냥 남들과 다른 이 순간만 즐기면 돼.」
“그건 그런가.”
「응. 그러니까, 밑에 만져줘…….」
그래도 약간은 부끄러운지 살짝 얼굴을 붉히며 해오는 부탁에 환인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며 그녀의 보지로 손을 내렸다.
군살 하나 없는 매끈한 복근을 지나 보들보들하면서도 탄탄한 아랫배에 손이 닿고, 얼마 안 가 손끝에 머리카락처럼 약간 억센 털이 엉겨왔다.
「간지러워…….」
잠깐 비키니 라인처럼 예쁘게 난 보지 털을 매만지다 조금 더 손을 아래로 내리니 열기를 은은하게 내뿜는 보지가 그의 손가락을 맞이한다.
환인은 손 끝에 닿는 익숙한 액체에 씩 웃으며 조금 붉어진 환연의 귀에 속삭였다.
“벌써 젖어있군. 1년 넘게 기다리던 상황이라는 건 거짓말이 아니었나.”
「바보…… 내가 왜 그런 거짓말을 하겠어? 으응…….」
도톰한 보지 둔덕이 아기 볼살처럼 말랑말랑하기 그지없다.
그러한 둔덕을 어루만지며 미끈거리는 애액을 질질 흘리는 입구 주변을 지분거리자 순식간에 주변이 애액으로 코팅되고, 덩달아 환연의 목소리도 달아오른다.
「으흥…… 으응. 혼자 만지는 거하고 완전히 달라……. 기분 좋아…….」
키스를 나누는 중에 턱을 내린 환연이 하아, 달뜬 신음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그 말에 환인은 아직 껍질을 뒤집어쓴 클리를 살살 괴롭히며 물었다.
“혼자 만졌다고.”
「흐읏. 너희가 하는 걸 그냥 구경한 줄 알아…? 뜨거워진 몸을 혼자 식히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클리를 건들 때마다 허리가 살랑이듯 꿈틀꿈틀 도망 다닌다.
“그것 때문에 흑화하려 했던 건가.”
「아흑…. 그런 거 아니거든? 키스나 더 해줘…….」
그녀의 예상치 못한 자위 고백에 이은 키스 조름에 환인은 슬슬 바지 앞섬이 답답해지는 걸 느꼈다.
그녀의 목덜미를 받쳐주던 왼손을 빼 한 손으로 허리띠를 풀고 바지를 확 벗어버리자 환연도 그의 팬티 속으로 손을 넣어 강철 기둥처럼 딱딱해진 그의 자지를 어루만진다.
동시에 작게 탄성을 지르는 환연.
「와, 진짜 커. 둘레가 한손에 다 안잡히네.」
“본래 사이즈는 너보다 더 크지.”
「하는 중에 네가 원래 크기로 돌아가면 대참사겠다. 킥킥.」
“끔찍한 소리 하지 마라.”
「으응. 잠깐만.」
환인의 손을 잠깐 밀어내고 자신의 보지에서 흐른 애액을 손에 한가득 묻힌 환연은 그 손으로 자지를 잡고 어색한 손놀림으로 문지르며 그의 귀에 달짝지근한 한숨을 불어넣었다.
「기분 조하아……?」
“음… 그래.”
「나중에 내가 온몸 대딸 해줄까?」
온몸 대딸이라니. 환연이 자기 키보다 더 큰 자지에 매달린 장면을 떠올린 순간 그녀가 킥, 웃는다.
「자지가 더 딱딱해졌다. 기대되나 봐.」
“익숙하지 않은 시추에이션이라.”
야들야들한 엄지가 귀두의 갓과 요도만 집요하게 문질러오니 환인도 허리가 찌릿찌릿해 흥분이 금세 차오른다.
아드네빌라와 마지막 결합에서 벌어진 불완전연소의 찌뿌둥한 감각까지 함께 일어나 자지 끝에 불쾌함이 쌓이는 기분.
그 심정이 손끝에 나타나 환연의 보지 구멍에 검지와 중지를 살짝 난폭하게 밀어 넣었다가 막 같은 것을 툭 건드려버린다.
「으흑…….」
처녀막을 건드려서일까, 환연이 작게 헐떡이는 소리에 조금 촉촉해진 그녀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이제 넣어도 되겠지.”
「응, 응. 난 준비됐으니까 얼른 들어와 줘. 한 번에 쑥… 자궁까지….」
마지막 팬티까지 벗어 던진 환인은 자지 뿌리를 잡고 붓처럼 그녀의 보지 틈을 위아래로 문지른다.
귀두 끄트머리가 숨어있던 클리를 끄집어내 건드리니 그때마다 환연의 콧김이 강해지며 허리가 살살 떨리는 게 느껴진다.
세 번 정도 클리를 자극당한 환연이 끙, 앓는 소리와 함께 애액을 좀 더 많이 내보내며 흐느끼듯 속삭여왔다.
「애 그만 태워…. 나 죽는 꼴 보려고 그래…?」
“설마.”
자지가 환연의 애액으로 적당히 코팅 된 것을 본 환인은 끝을 그녀의 구멍에 맞추었다.
「흐읏….」
약간 단단한 것 같으면서도 얇은 막에 가로막히자 보짓살이 입술처럼 귀두 끝을 우물거린다.
보지가 얼른 들어오라고 재촉하지만, 환인은 먼저 그녀가 도망치지 못하게 구속하는 것처럼 그녀의 등 뒤로 팔을 교체해 꽉 끌어안았다.
사이에 낀 젖가슴이 좌우로 퍼지며 환인의 가슴을 짓누르고 환연은 그러한 구속감이 좋은지 하앙, 답답한 신음을 작게 흘리며 그의 목에 두 팔을 감았다.
“들어가지.”
「응. 흐이익!」
그녀의 허락에 자지에 힘을 줘 더욱 단단하게 만들며 그대로 힘을 줘 허리를 내리는 환인.
푸즙— 즈즈즈즛—
앞을 가로막던 얇은 막이 단숨에 찢어지며 그녀의 팔뚝보다 조금 더 굵은 자지가 우둘투둘한 질벽을 가르며 끝까지 들어간다.
보지는 불시의 침입자를 경계해 요동치긴커녕 오히려 ‘왜 이제 왔어!’ 애인이 귀엽게 투정 부리듯 기쁘게 엉겨왔다.
가만히 있다간 보지와 자지가 융합할 것처럼 눅진하고 끈적한 보짓살.
환인은 잠시 환연이 숨을 고를 틈을 주었다.
“괜찮나.”
「흐으으. 뜨겁고 굵어……. 배가 터질 거 같애…….」
“좋은가보군.”
「으응. 좋아. 자궁까지 꾹 눌러주는 게…… 이때까지 상상해왔던 것 이상이라서, 더 좋아…!」
“그러면 천천히 움직이지.”
「응, 응!」
천천히 허리를 뒤로 빼자 붙잡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것처럼 보지 속살이 귀두 끝을 훑으며 좁혀든다.
허리를 다시 천천히 밀어 넣으니 고기벽이 환희하듯 벌어지며 귀두를 어루만진다.
그 느낌은 마치 수백 장의 소음순에 자지를 애무받는 감각이었다.
느긋하게 들어갔다 나오길 몇 차례반복하니 더더욱 깊이 받아들이고픈 환연의 속마음이 두 다리의 움직임에 드러난다.
허벅지가 좌우로 활짝 벌어지더니 가늘고 긴 다리가 그의 허리를 휘감은 것이다.
당사자는 그걸 눈치채지 못했다. 처녀막이 찢어진 고통과 난데없이 괴물 자지가 속을 벌리는 고통을 키스로 잊으려는 듯, 그의 입술에만 매달리고 있다.
거기다 축축하고 구불구불한 보지가 꿈틀거리며 자지를 애무하는 중이다.
마치 도망 못 가게, 뱃속 깊이 정액을 받아내고자 하는 마음이 보지에서 드러나는 모양새라고 할까.
더욱이 자궁이 마치 요도에 키스하듯 살짝살짝 내려오고 있다.
그 감각이 참기 어려운지 환연이 반쯤 녹아내린 얼굴로 힘들어하며 애원한다.
「으흑. 자궁만 계속 문지르고오♡ 변태애…….」
“난 지금 움직이지 않고 있다. 네가 자궁으로 자지에 키스하고 있다는 이야기지.”
「거짓말이야항…!」
귀 바로 옆에서 지르는 신음, 교성에 등허리를 따라 기분 좋은 소름이 달린다.
환인은 이제 더 못참겠다고 생각하며 상체를 일으킨 뒤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잡아 각도를 맞춘 다음 팡팡, 무자비하게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다.
「흑! 호옥! 흐이잉! 헤으으으응…!」
“크으으…!”
니오네브레스에 넘어와 종족 불문, 나이 불문, 지위 불문, 수백 명의 여자를 안으면서도 느끼지 못한 소름돋는 쾌감이 온몸을 찌릿거리게 만든다.
덕분에 환인의 삽입이 더더욱 파워풀해진다.
팡! 파앙! 파아앙! 파앙…!
「하웁! 흐우웁! 깊, 허읏! 끄흩, 까지 들어와핫…!」
그녀의 팔뚝만한 자지가 보짓속으로 사라질 때마다 다이아몬드처럼 벌어진 환연의 다리가 허리를 옭아맨다.
하얀 아랫배는 괴물처럼 불룩불룩 솟아오르고, 처녀막이 찢어지며 흐르는 핏물은 보지에서 흐르는 애액에 섞여 분홍색으로 만들며 엉덩이 구멍 쪽으로 흘러내린다.
「하아응! 흐하앗! 으흐응! 환인! 환이인……!」
그녀의 허리를 잡고 열심히 허리를 흔들며 풍만한 젖가슴이 위아래로 요동치는 걸 구경하던 환인은 갑작스레 변한 환연의 분위기에 눈썹을 지그시 모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쾌락에 허덕이고 있었는데 눈물이라니?
환연이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얼굴로 자신에게 손을 뻗는다.
도저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드러내며 자신에게서 온기를 갈구하는 듯한 표정. 마치 아이가 부모에게 구조 요청을 보내는 듯한 시선이다.
환인은 당장이라도 정액이 뱃속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쾌감을 참으며 피스톤 운동을 멈추고 마주 앉은 자세로 체위를 바꾼다.
그녀의 자궁을 살짝 밀어 올릴 정도로 결합이 유지되는 와중에 환연은 어린아이가 아빠한테 안겨들듯 환인을 끌어안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니, 눈을 감으면서 눈에 고여있던 눈물이 흘러내린 것뿐이지만, 환인은 그 눈물에서 느껴지는 복잡한 감정에 그녀의 등을 쓸어내리며 물었다.
“왜 우는 거지. 소원을 성취해서 기쁨에 흘리는 눈물인 건가.”
「……바보. 환인 넌 진짜 세상에 둘도 없는 변태야.」
“느닷없이 매도하다니, 괘씸한 요정이군.”
그녀의 허리를 잡고 오나홀을 쓰는 것처럼 들었다가 내리며 푸욱, 자궁을 깊게 찌르자 「에흑.」 짧게 숨을 토해낸 환연이 잠깐 숨을 고르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환인… 난 어떻게 살면 돼? 요정들은 날 요정이라고 안 해. 정령들도 날 정령이라고 보지 않아. 그렇다고 사람들처럼 뱃속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미궁의 힘을 받아 태어난 이형종도 아니야. 난, 난…….」
차마 말을 끝맺지 못하며 아기새처럼 몸을 떠는 환연.
그녀가 가진 근본적인 고뇌에 환인은 대놓고 말했다.
“그게 뭐가 중요하지.”
「응……?」
“난 선천적인 감정 결핍을 타고 났다. 남들과 비교하면 뇌의 한 부분이 고장 나 있는 셈이지. 이곳에서 태어났다면 수백 수천 명을 쾌락 때문에 죽였을 희대의 살인마가 되었을 거다. 길레스 벡슬이나 알드헬름 같은 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환연도 여자들에게 이야기를 들어서 알고 있었다. 그 두 놈이 어떤 놈이고 어떻게 환인에게 죽었는지.
“그런 나는 부모님의 훈육과 교육에 다른 다수의 사람들을 흉내내며 살 수 있었다. 누가 보면 이리 말하겠지. 네가 살아온 삶은 거짓이라고. 본성을 억누르고 거짓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왔다고.”
그래서 그게 어떻다는 건가.
“남들과 다르지만 난 그냥 살아왔다. 이런 내 삶을 누가 거짓이라고 할까. 타고난 성품을 죽이고 평범하게 살아온 것을 누가 무어라고 할까.”
「네 삶을 무시하려는 의도는 없어. 하지만 너랑 나는 비교가…….」
“다를 것 없다. 너나 나나 그저 삶의 한 갈래, 남들과 비교하면 좀 드물고 희귀한 갈래를 타고 난 삶일 뿐이니까. 난 그렇게 생각한다.”
「…….」
환연은 말하면서도 계속 자궁을 간지럽히는 환인의 자지를 항의하듯 꽉 조이면서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러는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한 방울 흐르고 있었다.
「바보야…….」
“아까부터 자꾸 바보라고 하는데, 이거 알고 있나.”
「……?」
“바보라고 하는 사람이 더 바보라는 거.”
어이없는 그의 발언에 환연은 푸흐흡 배가 떨릴 정도로 웃었고 그 덕분에 뱃속에 들어온 자지를 선명하게 느끼며 허리도 살짝 떨었다.
환인도 후, 작게 웃으며 그녀의 등을 다독였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라. 넌 너일 뿐이다. 반대로 네가 새로운 종족의 시초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럴까?」
“그래. 누가 널 두고 뭐라 한다면 말해라. 그게 어떤 놈이든 내가 반 죽여놓을 테니.”
다소 거칠고 투박한 위로였지만, 한데 연결되어있는 상황에서 받은 것이었기에 무엇보다 가슴에 와닿는 위로였다.
“그래도 불안하다면 앞으로 끊임없이 네 귀에 속삭여주지.”
「…뭐라고 말할 건데?」
“넌 혼자가 아니다.”
「…….」
환연은 그 말에 심장이 억죄는 걸 느끼며 그의 품에 더더욱 파고들었다.
어째서일까. 그저 흔해빠진 문장일 뿐인데 어째서 이렇게 가슴을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걸까.
환연은 눈물을 가득 머금은 보랏빛 눈동자로 간절히 애원하듯 말했다.
「약속한 거다? 내가 듣고 싶을 때마다 들려줘야 해?」
“이렇게 합체한 상태에서 말인가.”
「푸흡. 진짜…… 난 좋아!」
환연은 뺨에 눈물을 흘린 자국을 손으로 훔쳐낸 뒤 스스로 허리를 튕기기 시작했다.
「흣, 하윽. 흐읏.」
이실리테가 하는 것을 보고 몰래 연습해본 동작인데, 그럴 때마다 흉악한 자지가 자궁을 꾹꾹 밀어 올려서 저절로 숨이 가빠진다.
그 적극적인 행위에 환인도 맞춰서 쿵쿵, 허리를 쳐올리기 시작했고, 둘은 사이좋게 오르가슴의 정상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하악, 하으앗! 환이인, 나 갈꺼 가태……!」
“그래, 나도 곧 간다…!”
「같이, 같이……!」
떨리는 목소리만큼이나 보지도 꽉 조인 채 돌기로 자지를 마구 긁어대는 환연. 그런 환연의 보지를 고기 방망이로 사정없이 가르며 자궁을 노크하는 환인.
그 쾌감으로 인해 뱃속에서 끓어오르는 정액을 그대로 분출하기 시작했다.
「흐하아앙…! 뜨, 뜨거운게 가득 들어와항……!」
“크으음…!”
울컥거리며 그녀의 뱃속에 정액을 뿌리고 있자니 계속해서 자궁을 찌른 덕분일까.
환인은 자지를 통해 정체 모를 기운이 한 줄기 자신의 몸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이상하다. 익숙한 영기도, 그보다 덜 익숙한 심핵력도, 감각을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위상력도 아니다.
답은 하나뿐.
‘정령력인가.’
환인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뿌연 빛 속에서 그림자의 위치로 시간을 가늠했다.
결합 때까지 30분 정도 걸렸고 노닥거리며 이야기를 나누다 결합을 시작하고 15분 만에 파정했으니 넉넉히 여유 잡아 남은 시간은 앞으로 1시간.
환인은 이 기운의 정체를 확인하기 위해 첫 삽입 오르가슴에 몸을 잘게 떨며 헐떡이는 환연을 눕혀놓고 교배 프레스 체위로 퍽퍽, 자궁을 힘차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방금 흘린 기운을 좀 더 내놓으라고 말이다.
「흐아하앙?! 나아, 가고…! 있는 중인데헷……!」
“그럼 또 가라!”
「이 짐스으으응……!」
정오의 따스한 햇볕이 비추는 방 안, 요정이 열락에 빠져 허덕이는 교성이 울려 퍼진다.
그런 교성을 방문 앞에서 몇 명의 여자들이 엿들으며 얼굴을 붉히는, 나름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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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지구계통 요정의 시초일까요 아닐까요?
내일과 모레는 휴재입니당. 이 기회에 비축을 쌓고 돌아오겠읍니다!
독자님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해 하시는 일마다 좋은 결과 얻으시길 기원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