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4 천공성 파르세타
기운차고 건강한 모습으로 자신의 다리에 매달린 두 아이의 모습에 환인도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물었다.
“두 분 모두 눈은 괜찮으십니까.”
=응! 형이 치료해준 덕분에 이제 하나도 안 아파! 어의도 환인 형 덕분에 건강해진 거라고 했어!=
=환인 오빠. 감사합니다.=
“별말씀을. 건강해지셨다니 잘 됐습니다.”
환인이 웃으며 황금 실타래처럼 빛나는 작은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지만, 북극성실의 누구도 무례하다고 않는다.
평범하게 생각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왕의 옥체에, 그것도 어린아이 대하는 것처럼 머릴 쓰다듬었는데 모두가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니.
=어~ 누나들은 형의 기사지?=
크레아=닐비와 비나=루에나의 관심에 여자들은 드레스 자락을 살짝 들어 우아하게 무릎을 꿇으며 인사를 올렸다.
=환인 성제 예하를 섬기고 모시는 여인들이 닐비나 천왕 폐하께 인사 올립니다.=
=와아~ 언니들 예쁘다. ……어?=
=어?=
삐?
한쪽 무릎을 꿇은 안느의 손에 등이 눌려 앉아있던 실루와 시선이 마주친 닐비나.
3초 정도 굳어있던 두 아이는 이어서 ‘나 흥분했어요.’를 온몸으로 보여주었다.
어린아이의 마음을 빼앗는 것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 작고 귀여운 동물은 절대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실루는 거기에 완벽히 부합되는 생물.
=형형! 얘는 이름이 뭐야?!=
“실루라고 합니다. 노을색 쿠에의 유생이지요.”
=우와아아아아……!=
“한 번 안아보시겠습니까.”
=응응!=
환인의 이야기에 안느가 두 손으로 실루를 잡아서 내밀자 닐비가 두 눈을 반짝이며 실루를 안아 든다.
그러자마자 뭔가를 깨닫고는 =자!=하고 비나에게 내밀어주는 닐비. 얌전한 실루를 안은 비나가 함박웃음을 지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때부터 아이들의 관심은 전부 실루에게 쏟아졌다.
=안느 누나! 실루는 뭐 먹어요?!=
=아무거나 다 잘 먹지만, 특히 좋아하는 건 싱싱한 녹당근이랍니다.=
=녹당근?!=
이런 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지면 몇 분 뒤에는 닐비나의 손에 녹당근이 들려져 있는 식.
여자들도 이제 일고여덟 살 정도 되어 보이는 닐비나의 귀여움에 흠뻑 빠져들었다.
최고위 귀족을 넘어 왕족 그 자체인 아이들이지만, 버릇없다거나 막무가내 엉망진창인 성격도 아닌데다 외모 또한 찬란한 귀여움 그 자체.
거기다 닐비가 비나를 눈에 뻔히 보이는 호감으로 아껴주고 챙겨주니 아직 어린 꼬마들 사이에 맴도는 분홍빛 기류에 환인의 여자들이 완전히 넘어 가버린 것이다.
화기애애하게 노는 그 모습에 테이아무스 섭정이 웃으며 환인에게 다가가 인사했다.
=성제 예하. 오셨습니까.=
“초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본래라면 함께 인사를 드렸어야 할 텐데…….”
환인의 시선이 닐비나에게 끌려간 여자친구들에게 향하자 테이아무스 섭정도 그쪽을 보고 살포시 웃는다.
=복잡하고 어려운 예식은 모두 접어두고 이 자리는 편히 쉬시다 가셨으면 합니다. 사실…… 닐비나 폐하 두 분께서도 예식에 익숙지 않으시기도 하니까요.=
그리 말한 테이아무스 섭정은 잠시 말없이 실루에게 뺨을 비비는 비나를 바라보다 조금 낮아진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예하께서는 알고 계시나요? 천왕궁이 사쌍익의 아이들을 이렇게 반쯤 감금하는 모양으로, 바깥에 사정을 드러내지 않고 키우는 것을요.=
“어렴풋이 짐작만 할 뿐입니다. 사람의 몸에 신의 힘을 담았으니 멀쩡하지는 않으리라는 것 말입니다.”
=혜안이 참으로 대단하시군요. 그 말씀대로입니다. 어른의 몸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것이 신의 눈동자이지요.=
그런 신의 눈동자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쌍익의 아이들이 채 어른이 되어보지도 못하고 스러져갔는지, 그 경위가 테이아무스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때문에 사쌍익의 아이가 발견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이곳, 북극성실로 데려오게 됩니다. 이곳의 환경이 아니고서야 사쌍익 아이의 수명은 불과 몇 달……. 도시가 아닌 마을, 촌락에서 태어나 세상의 빛도 채 보지 못해 스러져간 아이도 있겠지요.=
“…….”
=그랬기에 예하께는 백 번 감사의 말씀을 드려도 부족합니다.=
환인은 말없이 가만히 그 이야기를 들었다.
사정은 대충(정확히) 짚고 있었다. 궁금한 것은 어제 닐비나와 조금씩 대화하며 들은 것으로 파악을 끝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천왕궁 전체는 이곳 북극성실을 유지하기 위한 거대 집적 술법진 그 자체이며 천왕궁에서 살 수 있는 인물들은 섭정이나 공작 같은 귀족 최상위 계층뿐이라는 것.
그리고 성을 지키기 위한 기사단과 성을 유지하기 위한 술사단, 성을 청소하고 고위 귀족과 기사, 술사들을 수발들기 위한 하인과 하녀들 뿐.
플라비우스의 귀족과 의원들은 천주산 아래 팔라툼의 왕궁을 오가며 지내고 천왕궁으로 올라오는 것은 1년에 단 두 차례라고 하였다.
아무튼.
이걸 기회 삼아 뱀의 혓바닥처럼 입을 놀려 큼지막한 선물을 받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그러한 행동의 대가는 극심한 귀찮음이다.
조금 이름 날린 것으로 흐라스린드 귀족 자살 사건과 종족 인신매매 사건에 연루된 것을 빌미 삼아 4대 국가에서 전원 사절을 보내왔을 정도다.
이번 일이 공개적으로 알려진다면 또 어떤 귀찮음이 해일처럼 몰려올까. 또 그 이후에 파도처럼 밀려올 온갖 관심은 어떻고.
선물을 주고받았으니 히스론드는 자신들과 성제가 매우 친밀하고 친근한 사이라 떠벌릴텐데 거기에 자극받은 타국가 정부, 왕실은 어떻게 움직일까.
그 때문에 환인은 얼마나 받아내고 또 어느 정도의 상한을 그어두어야 탈 없이 선물을 소화해낼 수 있을까, 그걸 계산하고 있었다.
=섭정 전하. 다과의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준비하라고 전하세요.=
=예.=
보좌관 같은 인물이 다녀간 뒤 북극성실의 문이 열리며 순백의 쉐프복을 입은 궁중 요리사들이 가지런히 들어와 온갖 디저트와 음료를 1자 기다란 테이블 위에 차리기 시작한다.
그 장면에 연상되는 것은 1회 30만 원이 넘는 최고급 호텔식 디저트 레스토랑.
환인은 술 대신 기포가 톡톡 터지는 콜라 비슷한 느낌의 음료를 마시면서 시간을 벌었고, 그 시간으로 계산을 끝낸 뒤 적당한 타이밍에 테이아무스 섭정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히스론드의 생각은 말씀하지 않으셔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저 역시 이 이상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것은 피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지요.”
=네…….=
“그러니 거두절미하고 직설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부담스러운 배려와 보답은 원치 않습니다. 정히 보답을 해야겠다고 하신다면, 다음 4대 국가 회합 장소에서 닌실 대성녀님의 의견을 경청해주시고 그 의견에 찬성의 뜻을 보여주시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그건…….=
“어떤 부담스러운 요청이 나올지 걱정되지 않을 수가 없으시겠지요.”
마치 내심을 꿰뚫어본 듯한 말이었기에 테이아무스는 살짝 뺨을 붉혔고, 환인은 하나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확답을 드릴 수 있는 것은, 테이아무스 섭정께서 닌실 대성녀님을 뵈셨는지 알 수 없지만 그분은 저와 달리 진정한 영혼사이시라는 겁니다.”
천왕궁에서 있었던 일은 자신이나 자신의 여자들 입에서 나올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안심해라.
그 말에 테이아무스는 되려 안심할 수가 없었다. 이런 파멸의 짐승이 본성을 숨긴 남자가 하는 말을 어떻게 믿고 안심할 수 있을까.
그게 환인의 노림수인 줄도 모르고 테이아무스는 다과에 이어 온갖 산해진미가 나온 만찬이 끝나 헤어질 때가 왔을 때도 머릿속이 복잡했다.
히스론드의 천왕 닐비나와 정오 다과에 이은 오후 만찬.
이 한 줄만 읽는다면 하하 호호 오가는 웃음 속에 본심을 숨긴 말을 주고받으며 정치적인 사안을 자신의 이득에 맞게 움직이려 다투는 정쟁政爭의 정점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신분이 높은 어린아이들과 화기애애한 식사뿐이었다.
조금 추가한다면 실루와 헤어지기 싫어 눈물을 글썽이는 비나와 그런 비나를 달래는 테이아무스 섭정의 곤란함 정도.
해가 지고 달이 떠올라 그 달이 한참 머리 위로 올라오기 위해 움직이고 있을 무렵. 대여한 집으로 돌아온 환인과 여자들은 후우 살짝 피곤한 숨결을 내뱉으며 거실에 모였다.
=피곤하긴 하네. 폐하들은 착해서 힘들지 않았는데 분위기랑 옷 때문에…….=
드레스가 구겨지지 않게 소파에 앉으며 하는 안느의 혼잣말에 다른 여자들도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금화로만 두 자릿수가 넘어가는 드레스, 장신구를 더한다면 세 자릿수까지 올라가는 미친 가격의 옷가지다.
어찌 마음 편히 있을 수 있을까.
환인이 반코트를 벗어 아스펜드에 수납한 뒤 이실리테와 백려강의 사이에 앉자 열린 창문을 통해 거무튀튀한 뭔가가 쌩하니 날아 들어왔다.
「다들 왔네.」
거실 한복판에서 한껏 예쁘게 꾸민 여자들을 잠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구경한 환연은 환인의 어깨 위에 앉으며 물었다.
「환인. 부탁한 거 알아봤는데 지금부터 들을래? 아니면 내일 들을 거야?」
그녀의 몸에서 약하게 풍기는 바짝 마른 지푸라기의 냄새.
돌아올 때까지 마구간에서 쿠르티와 함께 있었나. 환인은 아스펜드에서 그녀를 위해 챙겨온 최고급 디저트 케이크를 꺼내며 물었다.
“내용이 긴가.”
「별로. 네가 여기서 어떤 정보를 뽑아낼지 모르니까 일단 다 들려주겠지만, 내가 중급 바람 정령이랑 시야 공유로 확인한 핵심만 말하자면 별로 안 길어. 우와, 이 생크림 맛이 끝내주네. 입안에서 살살 녹아!」
“지금은 핵심만 말해주고 나머진 내일 시간 날 때 듣지.”
「엉. 팔라툼에는 평화주의자? 평온주의자? 파벌이랑 강성패도 파벌 두 개가 있어. 평온주의자는 싸우기 싫으니 다른 나라랑 사이좋게 지내자, 강성패도는 이름 그대로 힘을 떨쳐서 주변국에 영향력을 끼치자 이거야.」
그 두 파벌 중 제2 천공기사단 단장 레아우카=사바인은 평온주의 파벌의 핵심 인사로, 성제에게 무례한 태도를 고수하려 했다는 죄가 강성패도 파벌 탓에 성립되어 가문의 저택에 구금된 상태.
테이아무스 섭정과 아드우리 공작은 중립파의 거두이며 환인과 대립하거나 적대할 생각은 없다는 것.
아드우리 공작은 왕궁 쪽 귀족들이 환인을 조사하고 뒷사정을 캐보려는 것을 칙명으로 중지시켜 환인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려 하고 있다는 이야기.
사바인 백작의 구금으로 제2 천공기사단 내부의 분위기는 어쩔 수 없다는 것과 이런 일이 되도록 만든 성제가 나쁘다는 분위기가 반반이라는 것.
거기서 시작된 이야기가 천천히 팔라툼 귀족 가문으로 번져나가고 있다는 것까지. 거의 15분에 걸친 이야기에 안느가 미간을 찡그리며 투덜거린다.
=길어! 이게 뭐가 별로 안 긴 핵심이라는 거야?=
「야! 아침부터 나가서 2시간 전까지 바람 정령으로 정보를 모은 거야! 15시간이 넘는 이야긴데 그걸 15분으로 줄였으면 충분히 간추린 거지! 너넨 천공성에서 맛있는 거 잔뜩 먹으며 놀아놓고서는……!」
=윽.=
「너넨 나 생각해서 환인처럼 뭐 챙겨온 거 있냐! 없지?! 그런데 일하고 온 나한테 그러면 돼, 안돼?!」
=아니 우리도 놀러 간 거 아니거든? 접대하러 간 거였다고…….=
「웃기시네. 너희 몸에 지금 엄청 맛있는 냄새가 풀풀 나고 있는거 알아?」
두 손이며 입가에 생크림을 가득 묻힌 채 쌍심지를 켠 환연의 모습에 여자들은 쿡쿡 피식피식 웃으며 사과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몸에 코를 대고 냄새도 맡아본다. 정말 그렇게 냄새가 나나?
환연도 괘씸해서 한 소리했을 뿐, 별 감정은 없었기에 어깨를 으쓱하며 넘겼다. 자신도 정령한테 다 시키고 쿠르티의 등에서 편히 누워만 있지 않았던가.
「아무튼 이게 다야. 자세한건 나중에 말해줄게.」
“그래.”
환인은 자신이 가져온 조각 케이크를 거의 파묻힐 기세로 퍼먹는 환연을 구경하며 말했다.
“이제 별일은 없을 테니 백려강과 아영은 내일 엽사 직업 조합을 찾아가서 술법 함정 교육 과정을 알아보고 신청해라. 나는 하늘 교류회를 방문해 그곳 회장과 이야기를 나눠볼 테니까.”
=넵!=
=네, 오라버니.=
=주인님, 미궁 탐사 일정은 결정하셨어요? 미궁에서 먹을 음식은 전날에 만들어두는 게 가장 좋을 거 같아서 미리 만들어두고 싶어요.=
“술법 함정 습득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가 중요하겠지. 시간이 길면 잊혀진 옛 도시 미궁에 들어가기 전, 밀려오는 구름의 바다 미궁을 들를 수도 있고……. 늦어도 입장 이틀 전에 이야기해주마.”
=네.=
=우와, 이슬아. 유리 언니. 얘들아. 이 목걸이 봐바. 안에 빛이…….=
=언니들. 이 장신구 다 어떻게…….=
=전부 모으면 이것만 해도 금화 수백 닢은 될거 같은데 우리가 꿀꺽하면…….=
=아영이 너 큰일 날 소리 하지 마! 미리도르무 수석 상안이 올 테니까 모아놔야…… 안느 아가씨가…….=
몸에 걸친 보석과 장신구들을 보고 즐거운 듯이 이야기를 나누는, 여신처럼 아름다운 여자친구들.
환인은 그 모습을 감상하면서 생각했다.
‘가능하다면 미궁에 들어가기 전에 그리모암을 전부 모아 세트 효과를 체득하고 싶은데.’
만약 교류회 회장이 불가능한 조건을 내민다면…….
창밖의 보름달로 돌아가는 환인의 눈빛이 달빛처럼 차가워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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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 맞고 줄래 그냥 줄래
???: 드, 드리겠습니다.
???: 필요없어!
595+ 하윽, 수목화해버려욧…!
집으로 돌아온 여자들과 환인은 간단한 안줏거리를 모아놓고 뒤풀이로 술을 더 마셨다.
천공성 파르세타에서 대접받은 만찬은 토산과 미궁산 가리지 않고 온갖 진미가 쉬지 않고 나왔기에 입은 무척이나 호강했지만, 자리가 자리이다 보니 술을 할 수 없었기에 다들 알콜에 목이 말랐기 때문이었다.
=크으~! 역시 이거지!=
팔라툼의 명주名酒를 잔에 가득 담아 한입에 털어 넣었던 안느가 몸을 부르르 떨며 기분 좋은 표정을 짓는다.
안느 못지않게 술을 좋아하는 유르파도 즐거워하는 표정으로 술을 홀짝이곤 입을 열었다.
=두 분 폐하께서는 아직 어린 나이이시고 술을 피해야 할 몸이시니까 이해는 하는데 말이야. 그래도 그 음식에 술이 한 잔도 안 나온 건 너무했어.=
=맞아맞아! 음식이 맛있기야 했는데 어째 술안주로 잘 어울릴 것 같은 것들만 나왔잖아!=
=음~ 왕궁 음식이 그렇게 맛있었나요? 전 이실리테 언니 음식이 더 맛있는 거 같은데요.=
꽉 조이는 드레스 차림임에도 즐겁게 술을 마시는 언니들의 모습에 아영이 고개를 갸웃한다.
그 이야기에 이실리테가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그분들은 수십 년 동안 음식에 모든 노력과 심혈을 기울인 분들이야. 요리계의 정점이라고 해야 어울리는 분들에게 독학으로 요리를 배운 날 비교하면 실례지.=
=앗?! 아니아니 그분들을 모욕할 생각이 아니라요! 음식도 무술이랑 같아서 사람마다 실력 차이가 극심하게 난다고 전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제 말은, 이실리테 언니는 무술 실력만큼이나 요리 실력도 대단하시다는 거죠!=
=맞아요. 이실 언니 요리 솜씨는 적어도 도시급은 넘어서셨어요. 비견될 수 있는 곳은 왕실 궁중 요리사분이라고 저도 생각해요. 안느 언니, 유리 언니도 그렇게 생각하시죠?=
=그럼! 그런 궁중 요리는 매일 먹으면 느끼하고 느글거려서 못 먹어. 이슬이가 해주는 음식이 최고야.=
=맞아~. 이슬이 아가씨 음식은 매일 먹어도 안 질리고 행복하지~.=
=…….=
모두의 칭찬에 이실리테의 뺨이 작게 달아오른다.
=아무튼, 이 자리는 아영이 파티 가입 축하 자리기도 하니까, 마셔마셔!=
=감사합니다~!=
얼렁뚱땅 아영의 파티 가입 축하 및 환영 자리가 되어버린 술자리는 자정이 넘을 때까지 이루어졌다.
술을 마시는 데는 이유가 필요 없다지만, 이유가 있으면 더 흥이 오르기 마련.
몇 시간 동안 달린 흔적은 거실에 충분히 드러났다.
환인을 포함해 여섯 명이 족히 200병을 마신 덕에 바닥에는 술병으로 빈틈이 안 보일 지경이었고 탁자 위에는 먹고 남은 음식의 흔적이 가득.
=흐에엥…….=
“…….”
수목화가 완성되며 알콜에 강해졌던 안느마저 쓰러지니 정신이 멀쩡한 사람은 환인과 아영 뿐이게 되었다.
환연도 칵테일 잔 같은 곳에 얼굴이 불콰해진 채로 늘어졌고 환인도 평소와 달리 얼굴이 조금 붉어진 상태.
여기저기에 늘어지거나 서로 기대 잠든 여자친구들을 보던 환인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아영에게 말했다.
“그만 자리를 정리하지.”
=네- 으헷!=
와장창—
대답과 함께 발딱 일어난 아영이 그대로 고꾸라져 술병 위를 뒹군다.
정신만 멀쩡하다 뿐이지 신경 계통이 술에 절어 평행감각을 잃어버린 모양새다.
=앗, 으잇!=
다행히 술병은 깨지지 않았다.
술병 위에서 허우적거리는 아름다운 드레스 차림의 플뢰 아가씨 모습에 환인은 소리없이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그냥 앉아있어라.”
병 위에서 허우적거리는 아영을 일으켜 세워 소파에 앉힌 환인은 고주망태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아름답기 그지없는 여자친구들을 하나하나 들어서 방에 데려다주었다.
평소 주량과 식사량을 생각해보면 일찍 취한 셈인데 아무래도 꽉 끼는 드레스 때문에 술기운이 일찍 올라온 거겠지.
술기운에 발그레해진 얼굴로 색색 잠든 여자친구들. 그리고 그녀들의 야한 몸을 감싸고 있는 드레스.
환인은 성욕이 훅하고 올라왔지만 억누르며 그녀들의 허리를 조이는 드레스 매듭을 풀어주었다.
몸매가 워낙 비현실적이어서 코르셋도 필요 없던 그녀들이었으니 이 정도만 해줘도 편히 잠들겠지.
거실로 돌아온 환인은 마지막으로 빈 유리잔 사이의 칵테일 잔을 침대 삼아 늘어진 환연을 수건에 둘둘 만 뒤 그녀의 침대 바구니에 넣었다.
온몸이 술에 범벅이 되었지만 이 상태로 씻길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다.
그다음으로 빈 아공간 가방에 술병을 담기 시작한 환인은 드레스 자락을 밟고 호쾌하게 넘어지는 아영을 말없이 응시했다.
=…꾸엥.=
안면을 바닥의 카펫에 세게 찍었는지 코피까지 터졌다.
인간계를 벗어난 이실리테나 안느보다 못하다 뿐이지 충분히 인류 최상위 외모 1%에 드는 얼굴로 저러니 한숨이 나온다.
얼굴값을 못한다고 할까.
그녀의 팔을 잡아 다시 소파에 앉힌 환인은 손수건으로 눈가에 맺힌 눈물과 코피를 닦아주고 말했다.
“얌전히 앉아있어라.”
=도와드릴 수 있슴다!=
“그상태라면 가만히 있는게 도와주는 거다.”
=넹…….=
그렇게 5분 정도 시간을 들여 술병을 정리한 환인은 장탁자 위로 시선을 돌렸다.
5m에 달하는 탁자 위에 온갖 음식이 접시와 쟁반, 그릇에 차려져 있지만 음식은 이미 차게 식은 상태.
비상이 있었다면 다 먹어주었을 텐데 비상도 만찬 때 배 터지도록 먹어 지금은 마구간에서 자고 있다.
‘이건 이실리테가 일어나야 정리할 수 있겠지.’
탁자는 내버려 둔 환인은 분홍색으로 물든 기다란 귀를 매만지는 아영에게 다가가 그녀를 공주님 안기로 번쩍 들었다.
“아영. 물의 정령으로 몸을 씻을 수 있나.”
=넵! 씻겨드리겠슴다!=
“지금 말고.”
자신의 방으로 아영을 데려와 침대에 던져놓은 환인은 천릉의 조끼와 셔츠를 벗고 허리띠도 푼다.
마음 같아서는 뜨거운 물에 목욕하고 싶지만, 이실리테와 환연 둘 다 잠든 마당에 어쩔 수 없지.
그러던 환인은 등에 물컹, 두 살덩어리가 짓눌러지는 감각에 뒤를 돌아보았다.
아영이 자신의 등에 찰싹 붙어 젖가슴을 등에 꾹꾹 누르며 발개진 얼굴로 헤실헤실 웃고 있다.
좀 전보다 명백하게 술기운이 올라온 모양새. 앉아있을 때는 술기운이 억눌려져 있다가, 서서 움직이기 시작하니 천천히 취하는 모습이다.
=헤헤. 오늘은 제가 봉사해드리겠습니다! 언니들이랑 려강이도 잠들었으니까요!=
“취했는데 괜찮나.”
=넵!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아요!=
하지만 그녀의 숨결에는 과실주 특유의 달콤한 향기가 잔뜩 스며들어있었다. 눈동자도 살짝 풀린 게 이대로 가면 완전히 취해버려 꽐라가 되어버리겠지.
그렇다고 그녀를 따먹지 못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읍!?=
그녀의 허리를 강하게 끌어안고 약한 과실주 냄새를 풍기는 작은 입술을 빼앗는다.
거기다 탐스러운 젖무덤을 우악스럽게 주무르니 아영도 두 팔로 환인의 목과 등을 감싼 채 열렬히 그 키스에 호응한다.
=프하! 하으, 후으으…….=
십수 초간 숨이 멈췄던 아영은 호흡 곤란에 걸린 것처럼 할딱이다가 스르륵 주저앉아버렸다.
얼굴도 발그스름해져서 표정도 풀린 게 말 그대로 뿅 간 얼굴.
그녀를 침대에 다시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탄 환인은 아영이 목소리만큼은 멀쩡한 기색으로 말하는 걸 들었다.
=이 드레스도 일회용인데, 찢어야 벗을 수 있죠?=
“아까 확인해보니 그렇더군.”
=아깝지만…… 확 찢어주세요!=
히히 웃으며 두 팔을 벌리는 몸짓에 환인은 말없이 그녀의 가슴께를 잡아 좌우로 부우욱— 찢어버렸다.
삽시간에 재봉선을 따라 뜯어져 나가며 그에 아영의 가녀린 체구가 따라 흔들린다.
보라색 꽃무늬 브래지어에 감싸인 꽉 찬 C컵 가슴이 푸르릉거리며 튀어나와 출렁이는 것은 덤.
그녀의 배꼽이 드러나는 곳까지 드레스를 찢었던 환인은 우연찮게 찢어놓은 모습이 마치 번데기에서 나비로 우화하는 과정으로 보여 아영의 그 모습을 눈으로 천천히 감상했다.
아영도 환인의 모습을 감상한다.
같은 플뢰족 남자에게서는 못 보는 조각 같은 잔근육의 아름다운 육체. 그리고 바지 너머로도 훤히 보일 만큼 크게 부푼 자지.
동족의 자지는 환인 오빠 거랑 비교하면 실좆이나 다름없다.
아영은 눈을 반짝이며 그곳에 손을 뻗었다.
=오빠 자지가 엄청 성난 거 같아요. 바지 앞이 불룩 튀어나왔네.=
손을 뻗어 그 부분을 만져본 아영은 옷 위로도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에 침을 꼴깍 삼켰다.
며칠 전 욕실에서 이 자지에 마구 박히던 기억이 떠올라서였다.
“네 모습에 서지 않으면 그거야말로 고자겠지.”
=“고자”요? 그게 뭔데요?=
“성불구자.”
=아.=
환인은 프론트후크 방식의 브래지어를 풀고 살짝 흘러내린 물방울 모양의 젖무덤을 잡았다.
손가락 틈새로 삐져나오는 환상적인 감촉의 젖가슴. 그 첨단의 분홍색 유실을 혀로 건드리다가 입술로 베어 물자 그녀가 재밌다는 듯이 환인의 뒷머리를 자상하게 쓰다듬었다.
=아야. 깨물면 아파요. 으응, 계속 물면 꼭지가 떨어져 나갈지도 몰라요?=
“…….”
속으로 피식 웃은 환인은 앞니로 살짝 문 걸 사과하듯이 혀끝으로 조금 빨개진 젖꼭지를 살살 돌렸다. 반대쪽 젖꼭지는 손가락 사이에 끼워 살살 비비는 중.
하지만 남자 경험이 며칠 전 목욕탕에서 자신과 나눈 것 뿐이여서일까, 잔잔한 쾌감보단 간지러움만 느끼는 듯하다.
환인은 자신의 어깨 근육을 매만지는 아영의 손길을 느끼며 그녀의 드레스를 마저 부욱— 찢었다.
골반 부근에서 시작된 균열은 삽시간에 드레스 밑단까지 이어져 송충이가 나비로 변하듯 드레스라는 껍질에서 아영의 알몸이 탈피한다.
손바닥만 한 팬티만 남은 그녀의 슬렌더 체구를 보며 환인도 바지와 팬티를 벗어 던지고 알몸이 되었을 때, 부끄러운 듯 허벅지를 오므리고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있던 아영이 눈을 초승달처럼 휘며 말했다.
=오빠.=
“……?”
=절 거둬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오빠를 암살하려고까지 한 저였는데 이런 저의 병도 낫게 해주시고 새로운 가족도 안겨주시고. 감사한 마음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랗네요.=
“그런가.”
보고만 있어도 불끈불끈 자지에 힘이 들어가는 알몸으로 그리 말하니 환인도 가슴 속이 조금 간지러운 기분이 들었다.
아영이 두 손을 뻗는 모습에 그 손을 잡는다. 그러자 자신의 손을 당겨 손등에 키스하는 아영.
그리고는 환한 미소로 맹세한다.
=약속드릴게요. 오빠가 살려주신 제 목숨, 오빠를 위해 쓰겠다고요.=
“안 보이는 데서 은혜를 갚는다고 목숨을 던지는 그런 건 바라지 않는다. 정 갚고 싶다면 끝까지 살아서 직접 갚아라.”
=헤헤. 넵!=
손가락을 튕겨 하급 물의 정령을 부른 아영은 자신의 몸과 환인의 몸을 전부 씻겨내린다.
흐릿한 음식 냄새. 약간 과하게 스며든 술 냄새. 돌아다니며 살짝 흘린 땀 냄새와 온종일 옷에 감싸여있느라 고여있던 체취가 한순간에 사라지고 청초한 플뢰의 향기만 남았다.
딱히 체취 페티시가 없던 환인은 신경 쓰지 않고 그녀의 다리를 들어 팬티를 벗겼고.
“여긴 다시 봐도 신기하군.”
털이 한 올도 나지 않은 민둥 보지를 보며 감탄했다.
대음순과 소음순 사이의 굴곡도, 클리토리스를 덮고 있는 껍질도 숨기는 것 없이 훤히 다 보인다.
소음순과 대음순이 희미한 분홍색으로 물들어 있는 것과 환인의 시선에 움찔거리는 모습까지 하나하나 야하게 다가오는 느낌.
=오빠. 그렇게 보면 아쉽지 않아요?=
아영은 고양이처럼 웃다가 스스로 오금을 잡고 개처럼 다리를 활짝 벌려주었다.
눈부시도록 하얀 허벅지가 V자로 벌려지자 대음순도 덩달아 벌어지며 주름이 조금도 잡혀있지 않은 탱글탱글한 보지와 연분홍으로 물든 국화꽃 모양의 항문까지 훤히 드러난다.
환인의 시선이 아영의 보지와 엉덩이 구멍에 사정없이 꽂혔다.
환인도 제법 많은 여자의 보지를 보아왔었다.
그중에는 제모한 보지라던가 왁싱한 보지도 있었는데, 왁싱을 했던 보지는 만지면 그 특유의 느낌이 있다.
샤워한 직후 수분이 남아있는 피부처럼 쫀득하다고 해야 할까 찹찹하다고 해야 할까.
거기다 며칠만 지나도 조금씩 올라오는 털 때문에 까슬까슬하거나 거무튀튀해 보이기 마련.
제모한 보지는 더하다. 수염을 아무리 깔끔하게 면도했다고 해도 몇 시간 뒤면 따끔거릴 정도로 손에 걸리는 무언가가 있는데 보지는 오죽할까.
하지만 아영의 보지는 그런 것이 없었다. 손바닥으로 쓱 훑어내려 보지만 거슬리는 것 없이 아기 피부처럼 보들보들한 감촉이다.
거기다 색. 빛이 약한 밤에도 이렇게 하얀 피부이니 낮에 본다면 정말 눈이 부시다는 느낌이겠지.
=으응…….=
어루만지다 조금 커진 클리를 건드렸더니 분홍색 보지 구멍이 숨 쉬듯 뻐끔거린다.
그 모습에 흥분하지 않을 남자는 없다. 환인도 바로 자지를 박아넣을 뻔했지만, 아영의 보지를 가지고 놀 수 있는 것은 지금뿐.
‘저번에 했을 때는 밑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고 했었지.’
피를 보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그녀의 보지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
환인은 개처럼 다리를 벌린 채 두근두근한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구경 중인 아영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네 보지를 가지고 놀 생각이다. 아프면 말해라.”
=읏. 네엥.=
자신의 보지를 가지고 놀겠다니. 아영은 이상하게 심장이 콩닥거리는 걸 느끼다가 베개를 가져와 등에 받친 뒤 환인의 두 손이 자신의 보지를 만지는 걸 구경했다.
있는 듯 없는듯한 소음순도 만져보고 껍질을 벗을락 말락 하는 음핵도 살살 건드려본다.
도톰한 대음순도 집게로 살살 집어보고 손바닥으로 보지 전체를 문지르듯 매만져보는 환인.
때때로 잘게 떨리거나 허벅지가 흠칫거리는 걸 보며 잠깐 놀던 환인은 보지 구멍에 투명한 액체가 조금씩 맺히는 걸 발견했다.
약간 점성이 느껴지는 그걸 찍어 손가락에 바른 뒤 천천히 아영의 보지에 밀어 넣기 시작한다.
=하으…… 오빠 손가락, 울퉁불퉁해서 좋아요…….=
이야기에 거짓은 없는지 보지 입구가 손가락을 꽉 물다 못해 주름진 속살도 손가락을 핥는 것처럼 엉겨온다.
아영의 뜨거운 보짓살을 손가락으로 느끼며 안쪽을 탐방하고 있자니 그녀의 고개가 천천히 뒤로 넘어가기 시작했고 잔뜩 벌려진 허벅지도 잔떨림을 만들어낸다.
허벅지도 마치 섹스하는 것마냥 들썩이기 시작하더니…….
=학! 흐읍! ……하으! 하악! 오빠, 나 가앗…!=
허리를 꿈틀거리며 절정을 호소했다.
환인은 조금 얼떨떨했다. 그저 손가락으로 몇차례 쑤시고 지스팟 같은 오돌토돌한 부분을 살짝 긁어주었을 뿐인데.
=헤으. 동족 남자 자지는 환인 오빠 검지 길이 정도가 평균이에요. 굵기는 엄지 정도구요…….=
“그래서 섹스하는 느낌이었다 이건가.”
=넹. 만져주니까 조하요옷!?=
말하던 중 보지 속 두 마디 안쪽 즈음에 있는 오돌토돌한 곳을 건드리자 허리가 요분질 치듯 덜컥거리면서 벌벌 떤다.
그 반응이 재미있어서 좀 더 집요하게 그 부분을 손가락 마디로 긁어주며 여러 번 쑤셨더니 또 절정에 오른 듯, 신음도 숨소리도 내지 않고 발가락을 한껏 오그린 채 덜덜 떠는 아영.
=히윽, 헤윽. 헤으으…….=
그 상태로 5초 정도 바르르 떨던 아영이 몸에 힘을 푸는 모습에 이번에는 지스팟을 검지로 문질러주며 엄지로는 클리까지 짓이겼다.
=끄햐아아앙!? 으그으읏! 안돼안돼! 방금 갔어요! 너무 예민…… 꺄하아앙!=
허벅지는 잔뜩 오므려져 무릎이 붙었고 그사이에 끼워진 그녀의 두 팔이 환인의 손목을 잡고 발발 떤다.
환인은 라벤더색 단발머리가 크게 찰랑일 정도로 고개를 붕붕 흔드는 모습에 큭큭 웃다가 보지에서 손가락을 뺐다.
어찌나 꽉 물었는지 손가락에 피가 안 통하는 느낌이다.
=헤엑, 헤엑…….=
“손가락으로 이러면 이건 어떻게 버티려고 그러나.”
=……잘?=
작게 할딱이던 아영의 정확한 대답에 환인은 소리 내서 웃었다.
“그래. 잘 버티는 수뿐이지.”
자지 기둥 뿌리를 잡고 아영의 보지에 가져다 댄 환인은 천천히 허리를 내밀었다.
분명 처녀막이 없는데도 보지 입구에서 귀두가 결리는 느낌. 환인은 신경 쓰지 않고 좀 더 허리에 힘을 줘 밀어넣는다.
뿌드득…….
=흐읏! 오, 오빠. 너무 커요….=
“동족의 자지에 비해 너무 크겠지만, 하다보면 적응 될테니 참아라.”
=히으윽. 너무 아픈데요옷……!=
“다 들어가면 나을 거다.”
플뢰족의 가녀린 체형 상 좁을 수밖에 없는 보지를 억지로 벌리며 들어가는 느낌이 자못 황홀하다.
처음이 어려웠지, 입구를 지나자 매끄럽게 들어가진다. 물론 보지는 이물질의 침입에 힘이 가득 들어간 상태.
=하아아……!=
아영은 아픔에 보지가 절로 힘이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그래서일까, 보지 속을 가득 채운 이물질의 형태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달걀처럼 둥그런 귀두. 우산처럼 잘 펴진 갓. 그리고 울퉁불퉁한 자지 기둥에…… 맥박치는 고동과 보짓살을 익혀버릴 정도로 뜨거운 체온까지.
쮸르르르—
=히그읏! 으흣. 내, 내장이 딸려 나가는 거 같아…!=
자지가 빠져나가니 꽉 조여져 있던 보짓살이 귀두의 갓에 걸려 딸려 나가는 쾌감에 절로 숨이 격해진다.
그렇게 입구까지 나갔던 자지가 다시금 자궁 앞까지 찔러 들어오니 아영의 입에서 살려달란 소리가 저절로 튀어나왔다.
=오빠앗! 사, 살려주세요…! 하악, 제발. 흐그으읏!=
자지가 너무 크다는 여자의 신음. 애원하는 목소리. 자지를 꽉꽉 무는 보지까지. 남자를 흥분시키는 요소가 세 가지나 붙었다.
환인은 이게 방중술을 배운 아영의 기교인가 했지만 아무렴 어떨까.
단순하게 자지를 꽉꽉 무는 것밖에 못 하는 보지지만, 그거면 충분한 것도 보지다.
환인도 복잡한 생각은 집어치우고 마구잡이로 아영의 보지를 찌르기 시작했고, 아영도 보지를 꽉 채우면서 아직 개발되지도 않은 약점을 마구 긁어주는 자지에 신음을 마구 흘렸다.
=흐그읏! 으흐으읍! 하아악……!=
귀두의 갓이 훑고 지나가는 곳곳에서 전기가 마구 튀는 느낌.
고문 내성 훈련 때 겪은 전기고문이랑은 전혀 다른 감각에 아영은 정신없이 헐떡였다.
엄청난 쾌감의 파도에 손발이 오그라들고 몸이 마비 독에 마비된 것처럼 움직여지지 않는다.
할 수 있는 것은 암컷처럼 헐떡이며 교성을 내지르는 것뿐.
꼬집—
=꺄흐흑?!=
이 이상의 쾌감은 없을 거라 생각했던 아영은 환인의 손에 유두를 꼬집히자마자 젖꼭지가 자궁과 연결된 것처럼 동시에 찌리릿하는 걸 느끼곤 허리를 들썩였다.
자궁을 밀어낼 정도로 깊숙이 들어오는 자지에 젖꼭지와 자궁이 동기화한 것처럼 찌릿찌릿하니 도무지 버틸 재간이 없다.
‘차, 차라리 욕실 쪽이 나았어!’
그땐 폭력적인 느낌이 강했던데다 자궁이 뚫리는 고통, 보지가 찢어질 것 같은 고통 탓에 쾌감은 상대적으로 적었(던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드럽고 상냥하게 안쪽을 들쑤시니 오히려 이쪽이 더 정신이 나갈 것 같다.
전기고문이긴 전기고문인데 생전 겪어보지 못한 감각적 전기고문이라고 할까.
=으흡?! 어……?=
그래서인지 아영은 자신의 몸이 멋대로 지끈거리고 몸 곳곳에서 공명이 일어나는 것처럼 징징거리는 느낌에 의아해졌다가 화들짝 놀랐다.
얼마나 놀랐는지 쾌감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렸을 정도.
=오빠! 오빠오빠 안 돼요. 잠깐 멈춰……끄항!?=
하지만 보지 속의 오빠 자지가 한순간 커진다 싶더니 이내 뜨거운 무언가가 자궁을 투두둑 때려대는 느낌에 아영은 다시금 약한 절정을 느끼며 작게 헐떡였다.
환인도 치밀어오른 사정감을 그대로 아영의 뱃속에 뿌려 저릿저릿하고 꽉 조이는 쾌감을 만끽한 뒤 작게 숨을 내쉬며 물었다.
“후우우……. 왜 그러지.”
=헥. 오…빠, 안 돼요……. 하윽, 수목화해버려욧…….=
“수목화라니. 안느가 한 그거 말인가.”
=네헤엥…….=
“그건 의지로 변화시키는 게 아니었나.”
환인의 질문에 혀를 작게 내밀고 헥헥거리던 아영이 흠칫, 아직도 보지 속을 꽉 채우고 있는 자지를 느끼며 대답했다.
=그으건…… 귀족, 왕족 혈통의 플뢰님들이나 그런 거고요……. 저 같은 평민 플뢰는, 섹스하다가 수목화가 발현되기도 하고 그런다고 들었어요…….=
“음…….”
=보통 5년, 10년은 함께 살면서, 몸이랑 마음이 다 열려야 수목화가 시작된다고 들었는데…….=
“…….”
=……아.=
환인의 시선을 따라 아영의 눈도 자기 몸을 훑는다.
연달아 크고 작은 쾌감을 세 번이나 겪은 바람에 촉촉하게 젖은 온몸.
절정의 여파인 듯 보기 좋게 달아오른 피부와 자지 형태로 살짝 부풀어있는 아랫배, 그리고 그 속에 느껴지는 뜨거운 정액의 감각.
아영은 뺨에 들러붙은 라벤더색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중얼거렸다.
=망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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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국민연금 지역가입자 전환을 모르고 2년 연체로 내야할 연금이 1200만원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게 참;
저처럼 지역가입자이신 독자님 계시면 국민연금 공단 전화해서 보험료 조정 신청도 한 번 해보세요.
45만원씩 나가는게 전화 했다고 낮게 조정되네요... 어이가 ㅠ
그 일로 여기저기 전화걸어보고 확인해보느라 스토리를 나가지 못해서 19금으로 땜빵하게 되었읍니당.
담편부터는 본격적인 미궁탐방이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