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궁기담-542화 (542/813)

536 처녀룡

달칵- 탕.

환인이 욕실로 사라지며 문이 닫히는 것을 본 아드네빌라는 충분히 기다려 환인이 욕조에 들어갔을 즈음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

목적은 당연히 환인과의 섹스.

처음 그에게 자신의 분신체와 다름없는 몸을 관찰과 주시의 권능을 쓰기 위한 매개물로 넘겨줄 때만 해도 아드네빌라는 이럴 생각이 없었다.

그저 환인이라는 인간의 여정을 아늑하고 안락한 곳에서 지켜보며 필멸자가 불멸자에 다다르는 과정을 구경할 셈이었던 것.

아드네빌라는 욕실로 걸음을 천천히 옮기며 자신이 어쩌다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생각했다.

알류겔 호수의 해왕, 용제, 마룡이라 불리는 아드네빌라는 다른 용이나 신수들에 비해 특이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보통 대다수의 성수나 신수가 가진 대명제는 승천이다.

영혼이 영혼사를 통해서 하는 승천성불이 아닌, 육신을 가지고 신의 땅에 오르기 위한 등천登天인 거다.

그렇기에 그들은 모든 시간을 수행과 수양에 힘쓴다.

하지만 아드네빌라의 주목적은 승천이 아니다. 수행과 수양을 쌓으며 토납에 따라 힘이 늘어나는 것이 재미있어 수행에 집중하는 것이다.

승천이 주목적이 아니기에 수행과 수양을 하다 정신적 피로로 인해 집중이 흐트러지면 더더욱 수양에 매달리는 다른 성수, 신수들과 다르게 아드네빌라는 정신적 환기를 위해 취미로 신경을 돌린다.

취미란 바로 지성체의 관찰.

고귀한 용의 자손으로서 태생부터가 성수였던 그녀는 모母가 되는 용이 안배해놓은 알류겔 대호수의 심해 둥지에서 홀로 태어나 살아왔다.

용으로서 살기 위한 지식은 모체로부터 전수해졌고 먹을 것은 둥지 밖에 풍부하다.

전수해진 지식에는 수행수양 뿐만 아니라 주술과 신술, 천변지이의 다스림 또한 포함되어있었으니.

아드네빌라는 여느 성수, 신수들처럼 태어난 뒤 1000년 정도는 둥지에 틀어박혀 오직 수행뿐인 시간을 보냈었다.

그 시간이 괴롭다거나 힘들다거나 재미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수행과 수양과 술術을 연마할수록 몸이 커지고 힘이 세지는 게 느껴져 1000년은 정신없이 승천을 위한 단련에 집중했다.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용생龍生의 전환점이 찾아왔으니.

《……?》

시간의 흐름을 잊고 토납의 수행에 매진하던 아드네빌라의 눈앞에 가라앉고 있는 두 쪽 난 여객선과 사람들의 사체.

대호수를 오가던 여객선이 태풍에 휩쓸려 그녀의 둥지 위에서 침몰한 것이다.

알류겔 대호수는 지성체의 역사와 함께하는 니오네브레스 최대 크기의 호수다.

일단은 호수로 분류되는 특성이었기에 난폭한 해양 마수도 외해에 비해 그리 많지 않았고 난류와 한류 또한 극심하지 않아 해류의 흐름도 온화한 편.

덕분에 해상 무역과 운송은 외해보다 몇 배나 쉬웠고 여행자들을 위한 해로 또한 많이 만들어졌다.

대호수와 인접한 도시가 여럿 생기는 것은 필연이었고 그중에는 라드세아 국가의 주도 라수비탄도 있었다.

그날 그녀의 둥지 바로 옆에 가라앉은 선박도 대호수 북부의 한 항구 도시에서 남부의 주도 라수비탄으로 향하던 여객선으로, 우기와 건기 때면 발생하는 태풍에 재수 없이 휘말려 침몰한 경우였다.

측면으로 너울성 파도를 여러 번 강타 당한 선박은 반으로 쪼개지며 굉침, 배와 함께 수장된 사람들의 시체는 아드네빌라에게 표현 그대로 컬쳐쇼크가 되었다.

물속에서 볼 수 없는 이 물질은 뭐지?

이 자그마한 것들은 뭐고?

시체가 걸친 옷, 갑주, 무기, 장신구는 아드네빌라의 호기심을 있는 대로 자극했으며 훗날 배라는 것을 알게 된 기이한 구조물 내부에 치장된 것에 대한 흥미 또한 걷잡을 수 없이 치밀었다.

그러한 호기심은 아드네빌라가 승천을 위한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그러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해금될 수 있도록 잠겨져 있던 기억의 해제를 불러왔다.

바다처럼 넓은 알류겔 대호수만 알고 있던 아드네빌라에게 바깥에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사실은 컬쳐쇼크가 되기 충분했다.

며칠을 멍하니 보내며 기억과 지식을 수습한 그녀가 가장 먼저 한 행동은 물 밖의 또 다른 세상을 관찰하는 것이었다.

작은 것들이 뜨거운 태양 아래 서로 모여 꼬물꼬물 움직이는 광경은 신술보다 신기했다.

작은 것들이 오욕칠정을 드러내며 뜨겁게 살아가는 삶은 수행과 수양보다 흥미로웠다.

그때부터 아드네빌라의 시간은 자기 수행과 수양 / 인간의 관찰로 나누어졌다.

승천한다는 목적도 뒷전이 되었다. 기억의 해금으로 천원에는 자신보다 더 강한 것들이 득실거린다는 걸 알게되어 닌실=아나그처럼 승천보다 현실에 남는 것을 선택한 것.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가 되는 길을 고른 것이다.

그 후 아드네빌라는 까마득한 시간을 인간의 삶과 함께했다.

영웅이라 할만한 인간의 삶도 들여다보았고 호족, 족장, 왕족의 삶도 보았다. 상인, 군인, 농민의 삶도 보았고 평민과 노예의 삶도 지켜보았다.

언제까지고 계속될 것 같던 흥미와 재미도 천 년은 가뿐히 넘어가는 시간이 흐르며 수많은 삶을 보아서일까, 시들해졌고 수행과 수양 또한 벽에 막혀 성장이 정체되었다.

가끔 신술로 전도다난한 운명의 상을 본 인간에게만 눈을 붙여 몇 년 지켜보다 관두는 생활이 이어질 무렵.

그 사건이 찾아왔다.

환인을 처음 보았을 때 감상은 그저 객기가 넘치는 인간이구나, 겁이 일부 절제된 인간이구나 정도였다.

용인 자신의 앞에서도 겁먹지 않고 할말과 할 행동을 담담히 해대던 인간이었으니까.

하지만 대화가 이어질수록 말라서 시들고 쪼그라들었던 호기심과 관심이 다시금 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운명을 뒤트는 차원 방랑자라니. 신의 눈길이 닿은 인간이라니!

아드네빌라는 겁 없는 인간이 돌아가는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시야를 붙였다.

최소 200년은 관두었던 관찰을 다시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후회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으니.

그 인간의 삶은 상상 이상이었다. 사서 고생하고 사서 걱정하고. 다사다난한 삶을 그대로 그려낸 듯한 인간.

대화를 엿보며 그 인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볼수록, 앞으로 일어날 사건의 전조를 볼수록 참을 수 없는 흥미와 안타까움이 해일처럼 몰아치는 것을 느꼈다.

그에게 붙인 시야는 말 그대로 볼 수만 있는 것. 들을 수 없고 만질 수 없으며 느낄 수도 없는 하찮기 짝이 없는 술법이다.

왜 그랬을까! 기왕이면 오감을 만족시켜주는 권능을 붙일 것을!

아니, 권능을 몰래 붙였다간 저 편집증적인 성격의 인간이 당장 눈치채고 으르렁거렸겠지.

마찰이나 문제없이 권능을 붙일 방법은 적당한 대가를 쥐여주며 거래를 통하는 것뿐.

결정을 내리자 이번에는 과정이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어떻게 권능을 붙이지?

이쪽이 찾아가 요청하기에는 모양이 빠지고 그렇다고 찾아오라 하기에는 명분이 부족하다.

그러는 중에도 호기심을 참지 못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세상에, 죽음의 발자국을 찍을지도 모르는 인간이라니? 차원 방랑자이면서 마왕과도 같은 업적을 남긴다면 그 과정은 얼마나 자극적일까.

뭐? 메리아놀의 예언자 집단의 가문과 트러블이 발생했다고? 그집의 핏줄을 자신의 여자로 삼았어?

아드네빌라는 점차 안달하기 시작했다. 혹시 다른 성수나 신수가 저 인간의 진수를 알아차리곤 자신보다 먼저 계약을 덜컥 맺어버리면 어떻게 하지?

권능의 부착 한계를 생각해보면 일단 자신이 먼저 붙여놔야 명분이든 뭐든 서서 후발 주자를 향해 윽박지르던가 할 수 있는 상황.

그러던 중 우려하던 일이 결국 터졌다.

그 인간이 다른 신수, 알노르 영봉의 기린과 접촉하며 권역의 영향으로 인해 부착해놓은 하급 신술이 소실된 것.

안돼! 그 인간은 내 건데!

아드네빌라는 억장이 무너졌다.

수천 년간 수양과 수행으로 심신을 공고히 했다지만 누군가에게 자신의 것을 빼앗긴다는 경험을 겪지 못했던 아드네빌라는 초조함 속에서 한 가지 수단을 동원했다.

승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행위.

공격당한 보복이라는 명분 아래 알류겔 호수를 넘어 주변 땅에까지 비를 뿌린다.

계속 뿌린다.

쉬지 않고 뿌린다.

이제 와서 기린 년의 권역에 들어갈 수는 없다. 갔다간 전쟁이 벌어질 테니까. 그러니 저쪽에서 오게 만든다.

2주 넘게 계속 비를 뿌린 결과, 수해가 알류겔 호수와 맞닿은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태풍과 벼락이 알류겔 대호수 전체에서 몰아치기 시작했다.

해상 운송이 불가능해지고 수많은 지역에 재해가 발생하니 역시나 짐승신님의 아래에서 이 땅을 다스리는 가장 신분 높은 인간이 움직였다.

이어 예상대로 적당한 신분과 지위와 능력을 지닌 인간이 찾아왔기에 대충 이 일과 관계없는 네놈과는 나눌 이야기가 없다며 윽박질러 쫓아냈다.

눈치가 좋은 여우였기에 의도를 살짝 드러냈었는데 자신의 의도대로 여우는 그 인간을 찾아가더니 재주도 좋게 데려왔다.

저 인간의 성미를 보면 말을 듣게 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을 텐데.

아무튼 아드네빌라는 안도했다. 시야가 떨어진 뒤 그 기린년과 무언가 계약을 맺은 게 아닐까 걱정했었지만, 기린의 냄새만 조금 묻었을 뿐 전체적으로 깨끗했기 때문.

안도하자 이번에는 웃음이 났다.

초조함과 분노에 안도까지. 인식의 눈을 뜬 뒤로 이렇게나 감정의 격동을 느꼈던 적이 있었던가?

어쨌든 아드네빌라는 그사이 뭔가 깨달음이라도 얻었는지 또 강해진 인간, 눈치도 빨라서 자신의 의도를 금방 알아챈 인간과 즐겁게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원하는 바를 성취했다.

계약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인간의 성격은 대충 짐작하고 있었고, 시야를 부착해놓은 뒤에 알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계약 유지 방법도 생각해놨기 때문.

그 결과 아드네빌라가 내어준 것은 인간이 어디서 객사하거나 돌연사 당하지 않도록 몸을 지킬 수단, 근원을 다루는 기초 기술서와 자신의 피와 살로 자신을 본뜬 형체였다.

근원은…… 원래 함부로 퍼트려선 안 되는 세계의 비밀이지만, 저 인간은 이미 근원을 2급까지 모은데다 일부라곤 해도 근원을 쓰는 방법까지 스스로 깨우친 마당이다.

알려주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내버려 둬도 알아서 근원력을 다뤄낼 테니.

형체는 그에게 건 권능이 조금 더 원활하고 선명하게 동작하도록 보조하는 중계 장치 역할이다. 원래는 그가 지니고 다닐 장신구 정도로 만들려고 했는데…….

‘나는 그 영혼 여아가 마음에 들었단 말이지.’

생각을 바꿔 마음에 든 아이가 강력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조금이나마 두각을 드러내 자기 지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것저것 추가해놓았다.

인간은 성교를 좋아하는 듯하니 생식 기능을 넣고 이전 생이 녹술사라니까 바람술에 대한 적성도 좀 넣고, 경쟁자들의 대련을 부러운 듯이 쳐다보는 걸 보면 무술에 대한 의욕과 호승심도 있어 보이니까 신체 능력도 좀 더 올리고…….

그렇게 완성된 것이 자신의 형상을 딴 인형이다. 그 아이에게 몸도 주고 겸사겸사 대리만족도 할 인형.

결정은 탁월했다.

계약을 맺자마자 흐라스린드에서 그런 사건을 일으키다니!

사람들은 언제고 일어날 일이 일어난 거라고 했지만 그녀가 보기에는 달랐다.

환인 일행이 없었다면 영주는 자포자기해서 폭거에 가까운 짓을 저질렀을테고 그 결과 총집사와 가문에 제압당해 영지의 주인만 바뀌고 끝났겠지.

그랬는데 그 인간이 나타나 온갖 스노우볼을 굴러서 영주는 목적을 달성해 성불하고 흐라스린드 가문만 망해버린 것이다.

‘최고야. 새로워. 늘 짜릿해.’

그런 과정을 오감풀만족 상태로 보았으니 아드네빌라 입장에서는 어찌 만족스럽지 않을까.

다음 도시에는 또 어떤 사건이 벌어질까. 어떤 사고가 일어날까. 그것만 생각하면 두근거리고 설레어서 수행과 수양이 안 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런 만족스러움 가운데에서도 의문이 피어났으니…….

‘성교라는 게 그렇게 기분 좋은 건가?’

성교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지식으로는 알고 있지만…….

그 아이가 몸을 얻고 얼마 안 가 치러진 교합. 그 감각을 오감풀만족 상태에서 고스란히 체험해본 아드네빌라는 성행위에 대해 관심이 대폭 늘었다.

이 관심이 생긴 이유는 환인이 백려강과 처음 살을 맞댈 때 인형의 성기를 향해 ‘건방진 보지’라는 단어를 언급해서였다.

당시에는 그 단어가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지만, 호기심을 못 이겨 대호수를 항해하는 고급 여객선에 한밤중 밀항, 몇몇 인간에게 최면을 걸어 단어의 쓰임새를 조사했었다.

그리고 진실을 알게 된 아드네빌라는 분통 터져 해일을 사방으로 일으키며 화를 냈었지만, 그것도 잠시뿐.

백려강, 이실리테, 안느, 유르파.

그가 여자들과 교접할 때마다, 열락에 빠져 허덕이는 여자들을 볼 때마다 ‘망할 놈’에서 ‘정말 저렇게 기분이 좋은 건가?’로 변했다가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변한 것이다.

백려강을 통해 전달받는 감각과 주시로 보는 여자들의 반응은 도무지 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고 표정이 너무 좋아서 죽을 것처럼 보인 것도 이유가 되었다.

‘짐작과 추리는 됐어. 적당한 기회가 왔으니 경험해보면 그만이지.’

욕실 앞에 도착한 아드네빌라는 물의 기운을 통해 환인이 뜨거운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혼자 몸을 담그고 있다는 걸 확인, 문을 열고 탈의실로 당당히 들어갔다.

화악— 탈의실 너머까지 풍겨오는 상큼한 입욕제 향기.

‘이건 유르파가 만든 레몬 향 입욕제 향기인데…… 이상하지 않은가.’

관찰과 주시의 권능으로 맡았던 것과 냄새가 조금 다르다.

권능으로 맡는 쪽은 뭔가 농후하고 진한 마력의 향기가 느껴지고 육신으로 직접 맡는 건 마력이 느껴지지 않는 대신 물질 본연의 향기가 더 강하다.

어느 쪽이 좋다, 나쁘다로 말할 수 없다.

‘권능이라 희미한 마력 냄새를 잡아낸 건가. 냄새의 차이는 거기에서 오는 거고?’

설마. 아드네빌라는 고운 미간을 살짝 좁혔다. 이 사소한 차이가 감각 전달에 문제를 일으켰다면 그 감각의 차이가 설명되는데…….

입고 온 개량 한복을 벗어서 대충 옷 바구니에 던져두며 분석하던 아드네빌라는 대충 생각을 마무리 지으며 알몸으로 탈의실 문을 열고 뿌연 김이 가득한 욕실로 걸어 들어갔다.

“…….”

평소보다 3도는 높인 물속에 가슴까지 잠긴 환인은 온몸의 혈관이 확장하며 혈류가 빨라지는 것을 느끼며 노곤함에 후우, 작게 숨을 내쉬었다.

지금만큼은 아무 생각 없이, 방해나 자극 없이 푹 쉬고 싶었던 환인은 목욕 수발을 들겠다는 이실리테에게도 조금 쉬고 싶으니 30분 뒤에 오라고 내보낸 상황.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무심 상태로 욕조 가장자리에 뒷머리를 대고 쉬고 있던 환인은 욕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눈을 떴다.

누구지. 이실리테는 아니고…….

살짝 낀 수증기를 헤치며 걸어들어오는 9등신의 늘씬한 푸른 머리카락의 미녀.

한순간이지만 백려강이 들어 왔나 했던 환인은 표정이 백려강 특유의 온순함이 아닌, 제왕처럼 자존감과 프라이드로 똘똘 뭉친 표정에서 저 여자가 누구인지 알아차렸다.

“…….”

말없이 백려강보다 ‘조금 더’ 완벽한 나신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으니 아드네빌라는 3명이 들어가면 꽉 찰 것 같은 욕조에 백옥처럼 늘씬하고 하얀 다리를 집어넣으며 환인에게 웃음지었다.

환인은 목욕물의 열기 탓에 사고가 조금 둔해진 것을 느끼면서 두 손으로 얼굴에 물을 끼얹었다.

그러자 아드네빌라가 다리를 들어 올릴 때 얼핏 보인 음부가 머리에서 사라진다.

그사이 아드네빌라는 그의 곁에 앉으며 후우, 작은 숨결을 토해냈다.

《뜨거운 물에 목욕이라, 생각보다 더 좋군. 몸이 식었기 때문인가.》

“……이게 무슨 짓입니까.”

《보다시피 목욕이다만.》

촤악- 물에 잠겼던 팔을 들어 손바닥으로 살짝 쓸어올리는 아드네빌라.

뱅어처럼 하얗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물방울 맺힌 깨끗한 피부 위를 쓸어올리는 동작에 괜히 시선이 집중된다.

“그걸 묻는 게 아니라는 걸…….”

말하던 환인은 그녀가 자신의 다리 사이로 들어와 연인처럼 몸을 기대오는 행동에 입을 다물었다.

《두통 때문에 생각하기도 귀찮아진 건가. 그래서는 곤란하지.》

섬섬옥수가 왼쪽 관자놀이를 살짝 누르며 지나가니 그쪽으로 맑고 푸른 바다의 청량함 같은 게 들어와 열에 익은 듯한 뇌를 시원하게 감싼다.

기분 좋기까지 한 서늘한 감각이 뇌주름 하나하나를 적시며 머리가 삽시간에 풀컨디션을 되찾은 상황.

환인은 잠깐 입을 다물었다가 개미처럼 가느다란 아드네빌라의 허리에 팔을 감으며 물었다.

“권능의 작동 확인입니까. 그런 거라면 이런 방법을 쓰지 않아도 괜찮을 텐데요.”

《후후후. 오는 여자는 막지 않는듯하더니 왜, 이몸은 안기 부담스러운 것이냐……하읏.》

말하다 말고 젖꼭지를 희롱당하는 느낌에 작게 신음을 흘린 아드네빌라는 자신이 방금 뭘 느꼈는지 이해하지 못해 잠깐 눈을 굴렸다.

방금 뭐지? 백려강을 통해 느낀 것과 전혀 다른데? 왜지? 어디서 이런 차이가…….

《흣! 자, 잠깐.》

생각하던 아드네빌라는 자신의 허벅지 사이로 대범하게 들어오는 손길에 반사적으로 허벅지를 오므리고 그의 손이 더 들어오지 못하도록 손목을 잡는다.

“상위 초월자 같은 당신이 이런 필멸자에게 안기려 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아서입니다.”

《고, 고약한지고. 그런 식으로 입장의 우위를 점해야 속이 풀리는 거냐. 그저 서로의 요구에 맞추어 잠시 즐기고 떠날 수도 있는 것을!》

환인은 여유가 조금 사라진 듯한 아드네빌라의 대꾸에 피식 웃으며 그녀의 거유를 손바닥으로 천천히 쓸어올린다.

“동등한 관계라는 것은 꿈에서나 나올 이야기입니다. 그보다 자꾸만 제 질문을 피하시는군요. 뭔가 찔리는 거라도 있으신지.”

《~~!》

아드네빌라는 무어라 대답하려 해도 자신의 알몸을 멋대로 쓰다듬고 어루만지는 환인의 손길에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피부에 그의 손이 닿을 때마다 머릿속이 폭발할 것 같은 감각이 쏟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밑가슴을 살짝 간지럽히는 손길에 젖꼭지에 피가 몰려 단단해지는 게 느껴진다.

11자로 갈라진 복근의 틈을 따라 쓸어내리는 손가락의 감촉에는 배 안쪽이 울렁이고, 옆구리를 어루만지는 손길에는 몸서리치게 간지러우면서도 찌릿거리는 감각이 홍수처럼 넘친다.

《흣?! 아…!》

불식간에 음부의 갈라진 틈으로 들어와 음핵 표피를 건드리고 속살까지 주우욱 훑으며 나가는 손길.

아드네빌라는 음부에서 시작된 간지러움이란 전기가 척추를 따라 내달리는 감각에 저도 모르게 허리를 휘며 신음을 강하게 흘렸다.

이거구나. 이래서 여자들이 이 인간의 손길에 자지러질 듯이 허덕거린 거였구나!

단순한 피부 접촉에 마력뿐만 아니라 희미한 영적 자극까지 쏟아진다.

마력과 영력(영기)가 섞인데다 여자의 약점을 잘 아는 것처럼 능수능란한 손길이 더해지니 날것 그대로의 감각 상태로는 다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의 자극이 발생하는 거다.

이걸로 확실해졌다. 주시와 관찰의 권능 이거, 마력적인 접촉 위주로 감각을 전송한다.

감각 전송에 총량과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어 마력 >>>>> 영력(영기) > 물질 접촉으로 감각 전송이 이루어지는 것.

자신이 느낀 차이는 여기서 발생한 거였다.

이걸 해결하려…… 으흐으윽!

“…….”

환인은 사냥꾼의 손에 잡힌 참새처럼 자신의 품 안에서 바르르 떨며 가벼운 터치에도 학, 하흑, 선정적인 신음을 흘리며 부르르 떠는 아드네빌라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이러다 뿔이 얼굴을 찌를 거 같은데 좀 방해되는군.

그보다 영기 흡수 관련해서 찾아온 게 아닌 건가. 아니, 아직은 속단하기에 이르지만…… 흐음.

‘인간사를 잘 아는 아드네빌라가 스스로 먼저 안겨 온 상황이니 나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

환인은 지긋지긋한 두통도 사라졌겠다, 복잡한 생각은 조금 있다 하기로 하고 백려강의 어른 버전인 아드네빌라의 육체를 마음껏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음흉하고 검은 속내가 가득 묻어나는 선정적이고 음탕하기 짝이 없는 손길.

《흣, 아흐…… 아아…!》

그 손길에 아드네빌라는 미약에 취한 것처럼 간드러진 신음을 드문드문 흘리며 거유가 출렁거릴 만큼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나저나 정말이지 만질 맛이 나는 육체군. 건드리는 곳마다 예민하기 짝이 없어 흠칫거리며 신음을 흘리는 꼴이라니.

방으로 옮기기 전에 일단 여기서 한 발 빼고 볼까.

‘하지만 곧장 영기를 흡수하면 뭔가 이상함을 눈치챌 수도 있을 텐데…….’

어떻게 할까 생각하던 환인은 후, 작게 웃으며 생각을 접었다.

이미 선은 넘을 만큼 넘었다. 자신뿐만 아니라 아드네빌라도.

인간화한 용이 얼마나 쾌감에 내성이 강한지 모르지만, 일단은 뇌가 오르가슴에 절여져서 한동안 아무 생각도 못 할 만큼 안아주어야겠다.

정情 중에서는 떡정이 제일 끈질기다고 하니까.

말랑말랑해서 푸딩이 아닐까 싶을 만큼 그녀의 통통한 대음순을 문지르다가 중지로 갈라진 살 틈을 손가락 마디로 음핵과 요도, 질구를 동시에 자극하자 물과는 조금 다른, 점성이 느껴지는 액체가 점차 손에 묻어나기 시작한다.

그걸 손으로 훑어 보란 듯이 아드네빌라의 앞에 펼쳐 보이며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고귀하고 거룩한 용이라 해도 평범한 여자들처럼 애무 당하면 흥분해서 애액을 질질 흘리는군요.”

《흐아아, 이거헌……!》

귀에다 대고 지른 음탕한 말에 자극을 받았을까, 아드네빌라가 약하게 몸부림치기 시작했기에 환인은 그녀의 허리를 감고 있던 팔을 올려 목을 잡고 고정했다.

누가 보면 여자를 덮치기 위해 뒤에서 옭아맨 듯한 모습.

《흐극, 헤윽…!》

“당신이 먼저 시작한 도발입니다. 입이 두 개라고 두말하지는 않겠지요. 중간에 못 하겠다고 포기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겁니다.”

《……!》

아드네빌라는 한순간이지만 자신이 실수한 건 아닐까 생각했다.

만약, 권능으로 본 여자들처럼 자신도 그 꼴이 된다면…….

그러나 그 생각도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환인이 한층 더 집요하게 아드네빌라의 갈라진 골짜기를 파헤치며 그녀를 강제적으로 오르가슴의 세계로 끌고 올라가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응아아앗…!》

마력과 영기와 테크닉의 조화.

그 무서움을 환인의 여자들보다 아드네빌라가 먼저 깨닫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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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스스로 함정에 걸어들어온 처녀

536+ 처녀룡

환인은 헐떡이느라 정신을 못 차리는 아드네빌라의 뒤에서 풍만한 거유 사이로 팔을 끼워 넣고 그녀의 가느다란 목을 쥔 채 목덜미에 코를 묻었다.

욕탕에 레몬 향 입욕제를 풀어뒀음에도 그녀의 알몸에서 풍겨오는 달짝지근한 냄새가 선명하다.

자연에서 맡을 수 있는 일반적인 냄새는 아니다. 수많은 과즙을 모아서 불쾌하고 끈적한 부분을 제거한, 호불호 없이 누구나가 좋아할 부드러운 향기.

환인은 그 체취를 가슴 깊이 들이마시면서 미끌미끌해진 보지 틈새에 검지와 중지를 밀어 넣고 사이에 그녀의 음핵을 끼워 강하게 마찰했다.

《으응하앗…! 그으러며헌……! 햐으으읏!》

손가락 사이에 끼운 말랑말랑한 작은 콩알이 짜부라질 때마다 아드네빌라의 11자 복근이 뚜렷한 허리가 엉망진창으로 튀고 벌려진 분홍빛 입술에서는 자극의 극치를 이기지 못한 교성이 흘러나온다.

자궁을 찌르는 쾌감에 도망치려는 움직임이 보여 환인은 그녀의 목을 한층 강하게 움켜쥐었다.

《으끅…! 컥, 끄읍…!》

그러자 몸을 비트는 대신 두 손으로 자신의 목을 조르는 환인의 팔에 매달리는 아드네빌라.

환인은 그사이 두 다리로 그녀의 허벅지를 강제로 벌린 뒤 음핵과 소음순을 우악스럽게 문질렀다.

《끄하아앙……!》

물 밖으로 끌려 나온 생선처럼 펄떡거리는 아드네빌라의 하얀 육체.

환인은 아드네빌라의 부드럽고 통통한 엉덩이 사이에 끼워놓은 자지가 문질러지고 압박당하는 신선한 감각을 즐기며 속으로 의문을 품었다.

‘오르가슴과 쾌감을 느끼는 수준이 그녀들과 비슷한데.’

여자친구들은 보지를 톡톡 건드려주고 음핵을 살살 돌려만 줘도 기뻐서 보짓물을 줄줄 흘리며 가볍게 절정에 오른다.

검지와 중지를 같이 삽입해 지스팟을 긁어내듯 30초 정도 문질러주면 가볍게 조수를 뿌리며 절정에 올라 히윽, 헤윽, 귀여운 비음을 흘릴 정도다.

전부 환인의 노력으로 성감대가 개발되었고, 그만큼 쾌감을 쉽게 느끼는 몸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드네빌라는 느껴도 너무 쉽게 느낀다. 여자친구들보다 2배는 더 잘 느끼는 몸이라고 할까.

《끕……! 끄흡……!》

숨이 막히는 와중에도 절정에 도달하려는지 그녀의 신체 관절이 뻣뻣해지고 머리가 뒤로 젖혀지며 눈동자도 눈꺼풀 위로 점점 사라져간다.

《………아아아아앙~!》

그리고 놀랄 만큼 커다란 교성과 함께 몸을 푸들푸들 떨어대며 물속에서도 손가락, 손바닥을 때리는 것이 느껴질 만큼 분수를 내뿜는다.

하얀 피부는 삽시간에 분홍빛으로 물들었고 그녀의 머리보다 큰 젖가슴은 크게 출렁이며 환인의 팔을 때리는 상황이 몇 초간 이어졌다.

라임 향기가 가득한 욕실에 그녀의 달짝지근한 체취가 잠식해가는 게 느껴진다.

환인은 그녀의 절정이 조금이라도 더 길게 이어지도록 표피를 젖히며 튀어나온 귀여운 음핵을 찰싹찰싹 때려주며 생각을 이어갔다.

이토록 잘 느끼는 걸 보면 성감대가 개발되었다고 봐야 할 텐데 그녀의 성미와 그녀의 종족을 생각해보면 좀처럼 믿기지 않는 일이다.

‘아니…… 이토록 쉽게 몸을 맡겨오는 걸 보면 의외로 몸을 놀리는 취미가 있을 수도 있겠군.’

아까 보지에 손가락을 넣으려 했을 때 처녀막이 만져지긴 했지만, 치유술과 회복술로 처녀막을 재생할 수도 있는 세계다. 처녀막이 처녀성을 상징한다곤 보기 어렵다.

그녀의 떨림이 천천히 잦아드는 걸 느낀 환인은 그녀의 목을 잡고 있던 손을 풀고 단단해져서 만지기 좋아진 유실을 조물조물하며 달콤한 체취만큼이나 달짝지근한 그녀의 땀을 핥으면서 속으로 중얼거렸다.

‘사실이 어떻든 상관없지.’

아드네빌라가 몸을 헤프게 쓰며 살아왔다거나 이미 아이를 여럿 낳은 유부녀 용이라거나, 아무렴 상관없는 일이다.

자신은 품에 굴러들어온 떡을 맛있게 먹기만 하면 그만이니까.

아드네빌라가 들었다면 분통을 터트렸을 생각을 태연하게 떠올린 환인은 탈의실로 나가는 문 앞에 인기척을 느끼고 입을 열었다.

“이실리테인가.”

[…네, 주인님. 안에서 여자 울음소리가 들려서…….]

“아드네빌라가 들어와서 잠시 상대해주고 있다. 목욕 시중은 나중에 부탁하지.”

[네에…….]

목욕 시중을 기대하고 있었는지 실망이 잔뜩 느껴지는 대답 이후 인기척이 멀어져간다.

나중에 그녀를 따로 달래주어야겠다고 생각한 환인은 거친 숨결 때문에 오르락내리락하는 아드네빌라의 젖무덤을 만지며 물었다.

“정신 차렸습니까.”

《…으으. 읏, 너란 인간은……. 으응.》

환인은 자신에게 뭔가 따지려 하는 아드네빌라의 서두에 그녀의 탱글탱글해진 분홍색 유두를 튕기고 꼬집으며 뒷말을 기다렸다.

《마력하고 영력을, 응. 그런 식으로 사하아아읏… 사용하는…… 아앙.》

“영력이라니, 영기를 말하는 겁니까.”

《그흣…래! 그걸 어째서 애무하는데 사용하읏! 아니 좀!》

찰싹, 자기 가슴을 자꾸 희롱하는 환인의 손등을 찰싹 때린 아드네빌라는 사람이 말하면 들으라고 역정을 낸다.

“사람이라니요. 아드네빌라는 용이지 않습니까.”

《생을 살아가는 존재로서 삶을 뜻하는 게 사람이 아닌가! 그런 범주에서 보면 나도 사람이야!》

“그렇군요.”

태연하게 대꾸한 환인은 잠깐 멈췄던 애무를 다시 시작한다.

두 손으로도 다 잡기 어려울 만큼 커다란 유방이 찌그러질 정도로 힘줘서 주무르거나 물풍선을 만지는 것처럼 밑가슴을 만지거나.

내 말을 뭘로 들은 거지?

자신이 꾸중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자기 가슴을 만지작거리는 환인이 기막혀서 무어라 쏘아붙이려 몸을 돌렸을 때, 엉덩이 사이를 꾹꾹 누르던 것의 정체를 뒤늦게 깨닫고 시선을 내렸다.

그러자 그녀의 눈에 들어온다.

지렁이 같은 굵은 혈관이 여기저기 튀어나와 있고 검붉게 달아오른 남자의 자지.

보지로 전부 받아낼 수 있을까 의심이 들 만큼 길고 두꺼운 살막대기가 물속에서 인사하듯 꺼덕이는 모습에 아드네빌라는 할 말도 잊고 몇 초 정도 그것을 응시했다.

《……시, 실제로 보니 매우 흉악한 물건이군. 앗.》

그런 감상은 여자친구들에게 몇 번 받아봤기에 감흥은 없다. 환인은 아드네빌라의 허리를 잡고 다시 품에 끌어당기며 말했다.

“기운을 차린 것 같으니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뭐, 뭐? 아…….》

맞다. 아직 삽입은 하지도 않았었지…….

아드네빌라는 좀 전에 느꼈던 정수리를 꿰뚫는듯한 쾌감을 떠올리곤 침을 꼴깍 삼켰다.

자신도 그 여자들처럼 정신을 놓을 정도로 끝내주는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기대감이 부푼다.

그냥 겉만 만져도 그렇게 좋았는데 이런 흉악한 게 들어와서 속을 헤집는다면 그건 얼마나 기분 좋을까.

하지만 이런 게 마력과 영력을 담고 속을 마구 찌르면…… 버틸 수 있을지 걱정도 드는 게 사실이다.

방금 느낀 쾌감도 고통까지 종이 한 장 남은 느낌이었으니까.

허리를 잡힌 아드네빌라는 처녀답게 잠깐 머뭇거렸지만, 환인은 그걸 자신의 물건을 보고 놀란 여자의 반응으로 착각했다.

이때까지 안았던 여자 중 처녀가 아닌…… 아니, 처녀라 해도 대다수는 크기와 위용에 감탄해서 망설이거나 머뭇거렸었으니.

환인은 엉거주춤 허리를 띄운 그녀의 갈라진 살 틈에 귀두를 대고 붓처럼 앞뒤로 쓸었다.

피가 몰려 팽창된 귀두에 미끈거리고 말랑거리는 보지의 감촉이 가감 없이 전달되는 와중에 질 입구가 미끌거린다.

욕탕 안이라지만 애액이 계속 흐르고 있어 씻겨나가지 않았나.

두어차례 틈새를 왕복했더니 귀두에 애액이 적당히 코팅되어 마찰력이 극히 줄어든다.

이정도면 안쪽에서도 홍수가 나있을 상황. 삽입에 문제는 없겠지.

귀두가 민감한 곳을 문지르는 감각에 허리를 흠칫거리던 아드네빌라가 소심하게 입을 열었다.

《서, 성제. 나는 처음이니까 시작은 좀 살살…….》

그녀의 구멍 입구에 귀두를 맞추고 마악 힘줘서 그녀의 허리를 내리려던 환인은 처음이란 이야기에 멈칫, 긴장감에 허리를 살짝 굽히고 있던 아드네빌라의 뒤통수를 보았다.

처음이라고?

백려강도 용인체로 첫 경험을 할 때 잘 느꼈던 것을 보면 아드네빌라의 신체가 쾌감을 잘 느끼는 몸일지도 모르겠다.

환인은 방으로 가서 나머지를 이어나갈까 생각했지만…….

“…….”

그녀로 인해 겪었던 두통과 스트레스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이 여자가 자신에게 준 두통은 니오네브레스에서 겪은 두통의 80%를 차지한다. 그렇게 생각하자 환인은 내면의 사디즘이 불같이 일어나는 걸 느꼈다.

애초에 상냥한 걸 바랬다면 욕실 습격이 아니라 밤에 침대로 찾아왔겠지.

환인은 아드네빌라가 자지 기둥을 살짝 매만지는 것을 느끼고 어두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허리를 단숨에 내렸다.

푸우욱-!

《카학…!?》

투두둑- 귀두가 처녀막을 단숨에 찢으며 그녀의 보지를 관통하는 동시에 환인의 허벅지와 그녀의 엉덩이가 충돌한다.

“으음.”

생각 이상으로 훌륭한 속살의 감촉에 환인은 작게 신음을 흘렸다.

첫 삽입은 살짝 칼집을 내놓은 뜨뜻한 찰흙을 귀두로 가르며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너무 비좁아서, 그리고 꽉 조여서 자지가 1/5정도 압축 당하는 게 느껴질 정도.

그리고 이어진 감각은 수천 마리의 지렁이가 자지를 휘감고 꿈틀거리는 느낌이었다.

고전적으로 명기임을 증명하는 몇 가지 조건 중 하나. 이게 왜 명기의 조건인지 실제로 경험한 환인은 납득했다.

가만히 있어도 쾌감을 알아서 물어다주니 귀두에서 시작된 자극이 뱃속을 쿡쿡 찌르는 것 같다.

강한 조임. 그런데도 느껴지는 무수한 질주름. 그녀의 딱딱해진 아랫배는 기묘한 탄력을 전해주고 용의 꼬리가 허리를 감았다가 풀었다가 조였다가 때리는 느낌은 강아지가 애교부리듯 꼬리를 흔드는 듯하다.

《흐아…… 하아악!》

3초 정도 보지를 바르르 떨던 아드네빌라가 짧고 강한 신음을 토해내며 허리를 활처럼 휜다. 하얗고 매끈한 등에 기립근이 바짝 일어선 게 눈에 보인다.

갑작스런 관통의 충격에 이제야 풀려난 건가.

경련은 풀렸지만 보지 제어가 안 되는지 강하게 쥐었다가 풀었다가 강하게 쥐길 반복하는 게 마치 정액을 착즙하기 위한 펌프질처럼 느껴질 지경.

《으, 으으윽……! 살살, 살살 해달라고 하였는 데헤……!》

정말 아팠는지 살짝 돌아보는 그녀의 눈매에 눈물이 살짝 맺혀있다.

그 모습에 조금 기분이 좋아진 환인은 피식 웃으면서 그녀를 놀리기 위한 대답을 내놓았다.

“살살하면 덜 아플 거라 생각했습니까. 처녀룡다운 순진한 발상이군요.”

《처녀룡?! 그 해괴하고 발칙한 단어는 무엇이냐!》

그녀가 입을 열 때마다 보지가 덩달아 움찔옴찔거리는 것이 재미있다.

“그럼 치녀룡이라고 하면 어떻습니까. 남자가 혼자 목욕하는 곳에 알몸으로 거리낌 없이 들어온 걸 보면 치녀룡 쪽이 더…….”

《치녀룡이라니 너는…….》

어이가 없는지 화낼 기운도 사라진 모습으로 폭, 한숨을 내쉰다. 파과의 고통에도 적응했는지 꽉 조이기만 하던 보짓살이 살살 풀어지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그보다 칼도 살살 맞으면 덜 아픈 법인데 세게 하면 덜 아프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군.》

그녀의 어깨 너머로 욕탕 안에 혈흔이 조금씩 흐르다 옅어지는 것이 보인다.

환인은 고통에 살짝 식은 듯한 흥분을 돋구기 위해 딱딱해진 그녀의 분홍색 유두를 집게손가락으로 살살 굴리면서 물었다.

“아드네빌라. 당신은 처녀막을 몇 번 찢어져 봤습니까. 저는 적어도 200명이 넘는 여자의 처녀막을 찢어봤습니다만.”

《…하, 한 번…….》

“그런데 저의 200번 넘는 경험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매도하는 거군요.”

《…….》

“잘했습니까, 잘못했습니까.”

《잘못했다…….》

아드네빌라는 뭔가 이게 아닌데 싶다가도 아랫배 속에서 맥동하는 남자의 자지, 그리고 남자의 굵은 손가락에 꼬집히는 유두의 날카로운 쾌감에 신경이 집중되는 걸 느끼며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자박꼼. 자지가 박히면 꼼짝 못 한다는 지구의 얼토당토않은 소리가 있다.

환인은 지금까지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아드네빌라를 보자니 왠지 믿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토록 두통을 선사할 정도로 제멋대로던 용이 자지가 박혔다고 고분고분해지다니. 한 달 전의 자신에게 말한다면 “개소리.”라고 일축할 것이다.

“솔직히 인정하니 좋군요. 여기도 이제 어느 정도 자지에 익숙해진 것 같으니 천천히 움직이겠습니다.”

《으, 응……. 흣?!》

위아래로 움직이는 대신 음핵에 손가락이 가볍게 닿는 걸 느낀 아드네빌라는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 구멍에 힘을 주었고, 남자의 양물을 문 보지가 징- 하고 울리는 걸 느꼈다.

그러자 조금 더, 자신의 깊은 곳까지 들어온 살막대기가 한층 진하게 인식된다.

자지가 두근두근 맥동할 때마다 밀려 올라온 내장이 덩달아 지끈거리는 이상한 기분.

살짝살짝 표피를 벗은 음핵이 건드려질 때마다 꼬리 전체가 지끈거리는 괴상한 느낌이고, 아랫배를 살살 누를 때마다 자지와 아랫배 사이에 끼인 자궁이 꾹꾹 눌려지는 감각이 생경하다.

이, 이게 뭐야. 대체 이게 무슨 느낌이지?

보지가 징징 울리는 간극이 짧아지며 끙… 흣……, 앓는 소리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없는 아드네빌라.

쮸르르르—

《하아앙…….》

귀두의 갓이 천천히 질주름을 훑으며 빠져나가는 것에 아드네빌라는 척추를 따라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뭔가, 쾌감처럼 강한 자극은 아니지만 쾌감이 폭발하기 위한 밑을 깔아주는 부드러우면서도 욱신거리는 기분.

푸우욱-

《흐으윽…!》

귀두만 남을 정도로 기이이일게 빠져나갔던 자지가 매끄럽게 끝까지 들어오니 아드네빌라는 목을 가누기 어려워 고개를 뒤로 젖혔다.

좀 전까지 느껴지는 아픔은 어디 가고 이렇게, 이렇게나 기분이 좋은 거지? 정말 한순간에 팍 찌르는 게 가장 좋은 거였나?

철퍽처벅

욕조 가장자리를 잡고 그의 팔힘의 보조를 받으며 엉덩이를 들었다 내린다. 그럴 때마다 팔뚝만 한 자지가 안쪽을 쿡 찌르고 나가니 아드네빌라는 도무지 입을 다물고 있을 수 없었다.

《아흣, 아흑. 이…거엇! 기분이, 이상…햇……!》

게다가 허리를 받쳐주는 팔의 힘조절이 얼마나 절묘한지 자지가 빠져나갈 정도로 허리를 들려 하면 팔심으로 잡아주고, 허리를 덜 들면 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듯이 적당히 받쳐준다.

덕분에 아드네빌라는 힘을 거의 쓰지 않고 그에게 등을 보인 채 들썩들썩 위아래로 엉덩이를 흔들었다.

《후아! 하윽, 아, 아! 으흐으윽……!》

삽입이 반복될수록 자궁과 보지가 욱신거리고 어깨가 오싹거려 좁혀진다. 허리 뒤도 징징 울려서 엉덩이 구멍에 절로 힘이 들어간다.

그러면 보지에도 덩달아 힘이 들어가서 조임이 좋아지니 자지가 선명하게 느껴져서 가슴이 뜨거워진다. 가슴이 뜨거워지니 자궁이 다시 욱신거리고 이하 동일.

아드네빌라는 점점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가는 걸 느끼며 점점 더 빠르게 방아를 찍기 시작했다.

《학! 하악! 하윽! 하으읏!》

철퍽, 철퍽, 첨벙, 철벅.

뱃속이 뜨거워질수록 허리 움직임도 빨라지고 물살도 요동친다. 환인은 그런 아드네빌라의 동작을 받쳐주면서 속으로 의아해했다.

‘백려강의 지스팟은 입구에서 반 마디 정도 안쪽이었지. 자궁 입구에도 성감대가 모여있었고.’

하지만 아드네빌라의 지스팟은…… 느껴지지 않는다. 자궁 입구를 쿡쿡 찔러도 딱히 더 좋아하는 것 같지 않다.

그저 보지 전체가 지스팟인 양 척추기립근이 바짝 설 정도로 허리를 곧게 세운 채 헐떡이며 방아질을 반복할 뿐.

어지럽게 흘러내려 물속에서 해초처럼 퍼지는 그녀의 푸른 머리카락, 어깨와 등에 달라붙은 머리카락을 그러모아 옆으로 치우며 솜털이 난 하얀 뒷덜미를 간지럽혔지만 《응아앗……!》 딱히 오싹거리는 반응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래쪽에서 세 번째 갈비뼈 쪽을 결따라 쓰다듬어주어도 팔을 옆구리에 바짝 붙이며 바들바들 떠는 반응이 없다.

‘다른 영혼이 육체에 빙의하면 성감대 포인트 등이 바뀌는 게 맞는 건가.’

……아드네빌라의 명품 용보지에서 적립되는 쾌감 스택이 일정치를 넘어가자 잡생각을 하는 게 귀찮아졌다.

성감대가 같으면 어떻고 다르면 어떤가. 내 위에서 자지를 타고 방아 찍는 버진 드래곤이 있는데.

‘첫 경험이라면 역시 그것도 처음이겠지.’

환인은 욕조 가장자리를 잡고 정신없이 방아만 찍고 있는 아드네빌라를 뒤에서 꽉 껴안으며 뒤로 살짝 눕는다.

방아질이 저지당한 아드네빌라가 당황하는 것이 보지로 느껴졌지만, 환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턱을 잡아서 돌려 윤이 나는 분홍빛 입술에 키스했다.

《읍?! 으웅…… 후응…….》

한순간 놀라 눈을 부릅뜬 아드네빌라였지만, 이윽고 눈을 살포시 감고는 자신의 혀를 열중해서 빨기 시작한다.

첫 키스가 딥키스라니. 환인은 속으로 작게 웃으며 그녀의 입술을 석류알 굴리듯이 핥는 동시에 그녀의 보지에 뿌리까지 박힌 자지를 슬금슬금 돌리며 사부작거렸다.

《끄흐음…… 쫍, 쪽…….》

여기에 보지에서 가장 민감한 음핵을 위아래로 살살 문지르기 시작하니 보지가 자지를 쯉쯉 거리며 빨아대는 것처럼 꿈틀거린다.

환인은 느릿하지만 확실하게 적립된 쾌감 스택이 폭발하려는 것을 느끼고 귀두를 움직여 그녀의 자궁 입구를 찾는다.

《읍, 음! 으흠…!》

정액을 그녀의 자궁에 주입하기 위한 동작이었는데 아드네빌라는 쾌감을 찾는 움직임이라고 느꼈는지 보지로 자지를 꽉 조인 채 골반을 사정없이 흔들며 쾌감을 거칠게 탐닉해나간다.

사정감이 급격하게 차올라 이대로는 그냥 싸게 될 것 같다.

기념비적인 용의 보지에 뿌리는 첫 정액인데 아무렇게나 뿌릴 수는 없지. 환인은 조금씩 지분거리던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집게로 찝어 사정없이 굴렸다.

《프하아압! 하그으으응!》

입술에 매달려있던 아드네빌라의 머리가 젖혀지며 커다란 교성이 튀어나오고 요분질 치던 엉덩이가 딱 굳으며 발발 떤다.

환인은 절묘한 타이밍에 자궁 입구를 발견, 푸우욱- 끝까지 질러 넣어 요도를 자궁 입구에 맞춘 뒤 그대로 사정을 시작했다.

《꺄으흐아아앙-!》

“크으음…!”

동시에 절정에 올랐는지 자지를 엄청나게 조이며 손가락처럼 훑어대는 아드네빌라의 보지.

그러한 자극에 힘입어 환인은 꿀럮꿀럭 정액을 대량으로 토해내며 허리를 떨었다.

엄청난 쾌감 때문에 눈앞이 반짝거리고 코 안쪽에 약한 쇳내가 날 지경.

실제로는 몇 초밖에 안 되지만, 체감상은 수십여 초는 될 것 같은 기나긴 사정과 쾌락의 시간이 끝나자 기분 좋은 탈력감이 아랫배에서부터 머리까지 점령해나간다.

아드네빌라도 마찬가지인지 환인의 가슴에 드러누워 축 늘어진 채 할딱거렸다.

그녀의 숨결에 따라 젖가슴이 푸룽거리며 물살을 밀쳐내는 것이 장관이다.

자신도 모르게 손을 올려 그 젖가슴을 주무르는데, 누워도 절대 형태가 무너지지 않는 이실리테의 100점 만점 I컵 거유나 이세상의 부드러움이 아닌듯한 유르파의 H컵(정현족이 되며 1컵 증가했다)만큼은 아니지만 몰랑몰랑 폭신폭신, 만질 맛이 나는 젖주머니다.

《하아, 하으으…….》

쾌감의 여운에 잠긴 채 숨을 길게 내쉬는 아드네빌라를 보니 우월감이 가슴 한쪽을 작게 채웠다.

신수 기린인 닌실의 첫 키스와 처녀 보지도 먹고 신수 용인 아드네빌라도 첫 키스와 첫 경험을 먹었다.

이 세상에서도 한 손에 꼽을 수 있는 특별한 업적이지 않을까.

기린과 용의 처녀를 따먹은 남자.

속으로 잡생각을 하며 실소를 흘린 환인은 자세를 고치면서 물었다.

“아드네빌라. 더 할 수 있겠습니까.”

《…응? 물론이지. 너도 한 번으로는 부족할 거 아니냐.》

“그럼 방으로 자리를 옮기지요.”

《좋다.》

용의 체력은 한 번 정도로는 끄떡없다는 듯이 벌떡 일어서는 아드네빌라. 뭉게구름처럼 하얀 피부를 따라 물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환인도 뒤따라 몸을 일으켰을 때, 욕조 밖으로 나가던 아드네빌라가 갑자기 멈추더니 자기 사타구니를 확인한다.

《……으응? 성제, 내 안에 사정하지 않았었나? 왜 정액이 안 흐르는 거지.》

“자궁에 정액을 전부 주입했으니까요.”

《그래서 뱃속이 묘하게 따뜻했나…….》

대수롭지 않게 중얼거린 아드네빌라는 환인을 기다려주지 않고 물에 젖은 그대로 성큼성큼 욕실을 벗어났다.

그 걸음걸이와 좌우로 흔들리는 용의 꼬리 움직임 하나하나에 용족적인 자신감과 자존감이 가득해 눈이 저절로 가는 환인이었다.

“용은 용이라는 거군.”

그렇게 중얼거리니 탈의실 쪽에서 《당연한 소리를! 얼른 나와라!》 하고 아드네빌라가 소리치는 것이 들린다.

저 당찬 처녀룡…… 이제는 비처녀가 된 용을 오늘 안으로 굴복시킬 수 있을까.

‘어렵겠지.’

체력도 좋고 자존감도 대단하다. 능력도 거기에 걸맞는 신수인데다 오늘은 작정하고 섹스 경험을 위해 찾아온 상황.

그녀를 섹스만으로 굴복시킬 확률은 한없이 0에 가깝겠지.

‘대신…….’

그녀가 절정에 오를 때 출렁거리며 아랫배로 흘러들어오던 그녀 특유의 영기는 백려강과 섹스할 때 흘러들어오던 영기의 족히 5배에 해당하는 양이었다.

그 영기를 흡수할 수 있는 한도까지 흡수하면 그녀의 영기가 가진 특수성도 알 수 있겠지.

환인은 그걸 목적으로 삼으며 탈의실을 향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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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노벨 AI 이거 진짜 물건이네요...

지금은 눈팅만 하고 있는데 베타 딱지 없어지면 이용 좀 해봐야겠습니다.

SSS급 일러스트레이터님들은 예약이 막 2~4달씩 밀려있으니까 의뢰 하기도 힘들고....

수십 수백번 돌리면 A급 정도 일러스트는 뽑을 수 있겠죠. 키워드만 잘 입력하면 19씬 삽화도 뽑을 수 있을테고!

기대가됩니당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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