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9화 〉 503+ 용의 계약자
* * *
평소보다 좀 더 몽실몽실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저녁 식사를 마친 뒤.
환인은 여자친구들이 취침 전 시간을 자유로이 쓰는 중에 유르파만 따로 불렀다.
=불렀니?=
“예. 잠시 이리로.”
간단한 간이 의자에 앉아 유르파를 허벅지 위에 서로 마주 보는 자세로 앉힌다. 대면좌위 자세다.
그 상태로 그녀의 포근한 젖가슴 사이에 얼굴을 묻고 스읍 그녀의 부드럽고 약간 달콤한 향수 체취를 맡은 환인은 성욕이 훅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시각적인 자극으로 성욕을 자극받아 자연스럽게 그러한 생각이 드는 게 아닌, 가슴과 배가 살짝 뜨거워지고 뒤늦게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찾아오는 급작스러운 욕망이다.
=자, 자기?=
편한 원피스 차림으로 다리를 벌리고 그의 몸에 올라탔던 유르파는 당황해서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도 밀어내지 않고 오히려 그의 뒤통수를 살며시 누른다.
갑자기 뭘까. 여기서 하자는 뜻인가? 하지만 뒤에서 아가씨들이랑 쿠에들도 다 보고 있는데…….
뭐, 자기가 원한다면 야외 노출 플레이라도 해드려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탑리스 원피스의 어깨끈을 풀려던 유르파는 그의 목소리에 멈칫했다.
“……역시. 유르파의 살냄새를 맡으니 성욕이 부자연스럽게 자극받는군요.”
=…으응? 정말?=
“제 기준으로 평소 성욕은 5 정도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게 40 이상이 되면 섹스를 하고 싶다 생각하게 됩니다.”
20대 초중반 일반 성인 남성의 평소 성욕이 30~40이라면 환인은 그에 훨씬 못 미치는 5 정도.
그럼에도 별문제는 없었다. 애초에 환인은 20대 이전에 부모님의 교육과 훈육으로 욕구를 제어하는 걸 익혔기 때문.
게다가 여자친구들은 하나같이 매력적이고 유혹적이었으니 원한다면 얼마든지 성욕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상황은 명백히 이상하기에 문제가 된다.
“유르파의 살냄새만 맡으면 그 순간 수치가 50까지 훅 뛰어오릅니다. 신체적인 욕구가 먼저 치밀고 뒤늦게 사고가 따라가는 식이지요.”
=그거…… 이상하네. 영도에서 정현족 분의 특징을 봤을 때 그렇게 성욕을 자극한다는 내용은 없었거든. 정현족과 함께하면 정력이 충만해진다는 이야기는 있었는데 정력이라는건 일종의 의욕이잖니. 성욕으로 전환도 가능하지만 의욕이란 일상생활 전반의 실행력과 관련된 부분인데…….=
잠깐 생각하던 유르파가 그의 어깨를 잡은채 내려다보며 조심스레 묻는다.
=언제부터 그랬니?=
“깨달은 것은 며칠 되지 않았습니다. 영도에서 알소프로 향하던 중에 눈치챘으니까요. 혹시 정현족의 종족 특징 중에 페로몬 발산 같은 것이 있습니까.”
=으응? 페로몬은 뭐니?=
니오네브레스에 아직 없는 개념인가. 페로몬이라는 화학물질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해주자 유르파의 얼굴에 의문이 스며들었다.
=확인하기에는 견본이 너무 없는걸. 그렇다고 견본을 더 많이 확보하는 일은 하기 싫은데……. 그 충동은 일시적이니? 아니면 지속적?=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 지속적입니다. 떨어지면 일정 시간 유지되다 가라앉고, 회포를 풀어도 가라앉더군요.”
=혹시 안느 아가씨의 수목화 정수 섭취에 내 정력 보조 특성이 합쳐져서 생긴 부작용이려나……. 자기, 안느 아가씨 불러도 될까?=
“제가 부르지요.”
환인은 백려강과 머리를 맞대고 공부 중인 안느를 불러들였다. 그러자 백려강도 관심을 비추기 시작했고 향신료와 조미료를 정리하고 있던 이실리테도 하던 일을 중단한다.
그냥 모두를 불러들인 환인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안느에게 뭔가 아는 게 있냐고 물었다.
=수목화에는 그런 성욕 자극 현상은 없어. 아니…… 없나? 없다고 하는 것도 좀 그러네.=
=왜?=
이실리테가 묻자 안느가 조금 부끄러운 듯 검지로 뺨을 긁적이면서 대답했다.
=동족이 아니라 이종족이랑 결혼해서 수목화를 발동시킨 부부 사이에는 아이가 유독 많이 태어나거든. 우리 플뢰족 평균 수명은 300년이잖아. 고위 플뢰는 수명이 조금 더 긴데…….=
종에 따라 평균 수명에 격차가 있지만, 대략 100~150년 정도인 루크랑 족에 비해 두 배에서 다섯 배까지 더 오래 사는 플뢰족은 평생 1~2명의 아이만 낳는다.
=쌍둥이도 없어. 무조건 한 번에 아이 하나만 낳아. 최근 100년간 출생률이 1.7명일 정도니까.=
=출생률이 그 정도면 천수백 년 뒤에는 인구 감소로 종족이 절멸하는 거 아니니?=
멍한 표정의 유르파가 묻자 안느는 별로 심각하지 않다는 얼굴로 고개로 가로저었다.
=그건 축제를 생각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고. 인구 감소 문제 때문에 왕님이나 여왕님이 50년 간격으로 축제를 열어서 출산을 장려하시는데 그게 성임제야. 그 축제 효과를 더하면 2.3명 정도가 돼. 참고로 나도 성임제 출신.=
플뢰족 평균 수명 300년에 50년마다 임신 장려 축제를 한다면 확실히 유의미한 출산율 증가 정책이 된다.
아무튼, 하고 그 주제를 끊은 안느가 본래 하려던 이야기를 꺼냈다.
=이종족이랑 결혼한 부부, 플뢰 남자와 이종족 여자의 경우에는 최소 3명이고 이종족 남자와 플뢰 여자가 결합한 경우에는 남편 쪽의 역량에 달렸지만, 대부분 플뢰 여자 쪽이 폐경기가 오거나 자궁이 너무 약해져서 더 임신할 수 없어질 때까지 낳는 편이야. 역사책에 기록된 최고 횟수는 27명.=
헉, 하고 여자들이 경탄에 가까운 경악성을 흘렸다.
아무리 수명이 길다지만 27명이라니, 가임 기간을 생각해본다면 거의 2~3년마다 한 명씩 낳았다는 뜻이지 않은가.
환인은 유르파의 허리를 안은 채 안느의 이야기에 고개를 주억였다.
“그 정도면 수목화에 성욕 촉진 효과가 있다고 봐야겠군. 그게 신체가 건강해진 데서 오는 부차적인 효과라 해도 말이다.”
=그렇긴 한데…… 율이 언니, 잠깐 나랑 교대해.=
=응? 응.=
그녀와 자리를 교대한 안느는 자신의 체중이 그에게 부담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그의 얼굴을 자신의 가슴골에 끌어안았다.
=도령, 어때?=
“좋은 향이 나는군.”
=어? 에헤헤…… 아니, 아니! 언니 때처럼 막 충동은 들지 않아?=
“평소와 다를 바 없다.”
=그, 그래…?=
평소처럼 안고 싶다는 의미로 한 말인데 시무룩해지는 것을 보면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다는 뜻으로 받아들인 듯하다.
정정해주려 환인이 입을 여는 순간 안느가 이실리테를 불러 그의 무릎 위에 앉힌다.
그녀의 의도를 눈치챈 환인도 억센 힘으로 이실리테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자신의 머리보다 훨씬 큰 그녀의 젖무덤 사이에 얼굴을 묻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향기롭고 가슴골의 살내음이 유혹적이긴 하지만 성욕이 훅 하고 치밀지는 않는다.
환인은 좀전의 발언을 정정하는 느낌으로 입을 열었다.
“평소처럼 안아주고 싶은 느낌뿐이군. 유르파처럼 욕망이 치밀지는 않는다.”
=그럼 역시 율이 언니의 살냄새가 가진 특별한 효과겠네.=
의도가 통했는지 시무룩해졌던 안느의 표정이 밝아지고,환인은 잠깐 생각을 정리한 뒤 이실리테의 탱글탱글한 엉덩이를 살짝 두드려 일으켜 세웠다.
“이 충동은 유르파와 안느의 체질이 어우러져 일어나는 현상이라 생각해야겠지. 이제까지 문제가 됐던 적도 없고 대처 방안도 확실하니 앞으로 경과를 지켜보는 것으로 할까.”
=음~ 그럼 난 정현족의 체질 같은 걸 좀 알아볼게. 마침 적당한 재료도 있고 실험해볼 방식도 있으니까.=
흡정족 시절 자신의 흡정 효율이나 안정화 유지 기간 증가, 흡정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방법 등을 연구하며 채취해놓은 자신의 애액과 혈액, 머리카락, 눈물 등이 제법 된다.
이런 체향 문제는 피나 체액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니 정현족이 된 지금의 피와 체액을 채취해서 비교분석을 하면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오겠지.
“부탁합니다.”
그렇게 이야기가 일단락됐을 때, 안느가 갑자기 실실 웃더니 백려강의 어깨를 잡아 그에게 떠밀고는 예쁜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도령. 이제 려강이도 안아줄 때 되지 않았어?=
“음.”
등이 떠밀려 느닷없이 환인의 품에 안긴 백려강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왠지 자신과는 관계없는 이야기인 것 같은데다, 언니들을 차례대로 안아주는 걸 보면서 자신도 꼭 안아줬으면… 하고 속으로 아쉬워하며 딴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게 갑자기 무슨 이야기란 말인가.
=어, 언니?=
=려강이가 신체에 익숙해진 지도 사흘째잖아. 그동안 용인체의 제어에 실수한 적도 없고 동화율도 살아있는 사람처럼 굉장히 높고.=
“…….”
=우리만 계속 안기니까 얘가 점점 딴생각 하느라 공부에 집중못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야. 무엇보다…….=
백려강이 강해지려는 근본적인 이유는 환인이다.
타인을 위한 노력은 때때로 강한 힘을 발휘하긴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만큼 그 동기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지 않겠냐고 속삭이는 안느.
내일부터 시작될 훈련은 격통이 동반되기에 환인도 적당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백려강의 머리 위에 난 용의 뿔을 잠시 바라보던 환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복잡하게 생각해봐야 의미가 없겠지.’
순진하고 청순한 얼굴로 깜짝 놀란듯 눈을 깜빡이고는 있지만, 누가 봐도 섹스를 기대하는 모습의 백려강에게 환인은 일단 의견을 물었다.
이런건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니까.
“앞으로 사흘 정도만 더 가면 도시가 나온다. 실질적으로 첫 경험인 만큼 제대로 된 호텔에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어떻지.”
=네? 아, 아니에요.=
긴장해서 딱딱한 모습으로 고개를 붕붕 흔든 백려강이 금세 토마토처럼 빨개진 얼굴로 대답했다.
=저는…… 처음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까지 환인 님이랑 한 모든 것은 제게 소중한 추억이고 기억인걸요. 그, 그러니까…….=
여기에서 하는 것도 좋다고 해야 하는데 얼굴이 너무 뜨겁고 심장이 두근두근 울렁울렁거려 뒷말이 안 나온다.
환인은 입만 뻐끔거리는 백려강의 모습에 작게 웃고는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은 뒤 다른 여자친구들에게 이야기했다.
“그렇다는군. 오늘 밤 불침번은 너희들에게 부탁하지.”
=네, 주인님.=
=으흐흐. 도령도, 려강이도 좋은 시간 보내.=
그런 백려강을 보며 언니 같은 웃음과 개구쟁이 같은 웃음을 짓는 이실리테와 안느였다.
마차로 들어온 백려강은 환인이 채 무어라 말하기도 전에 재빨리 움직여 깨끗하게 정리되어있던 바닥에 이부자리를 가지런히 깔고 관계를 맺기 위한 준비를 눈 깜짝할 사이에 끝마쳤다.
“그녀들이 그런 것도 가르쳐주었나.”
도저히 6급 호족 가문 출신의 영애가 할만한 행동이 아니었기에 물었던 건데 백려강은 하얀 손을 수줍게 흔들며 부정한다.
=아니에요. ……그게, 환인 님이랑 언니들이 하는 걸 몰래 훔쳐보다가…… 자연스럽게 알게 된 거라서…….=
고백과 동시에 하얀 얼굴이 다시 붉어지는 백려강.
스스로 먹어달라는 듯이 준비하고 있는데 미루면 그것도 실례다. 환인은 피식거리며 그녀에게 다가가 목 뒤를 손바닥으로 받치고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잠깐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둥거리던 그녀의 혀가 조금 어색하지만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환인의 혀를 건드리고 입술을 오므려 그의 혀를 감싼다.
그의 혀를 애무하듯 빨면서도 그의 주도권은 뺏지 않겠다는 듯이 수동적인 모습.
=하으, 환인 님……. 우응=
쪽, 쯔읏, 쫍.
그녀가 자신과 키스에 집중하는 얼굴을 보다가 평범한 여성용 셔츠 아래로 손을 넣어 브래지어가 감싼 젖무덤을 주무르기 시작한다.
=읏, 으응…….=
그러자 즉시 좋은 반응이 돌아왔다. 환인에게 조금 기대는 척, 아랫배쪽은 붙이고 가슴은 만지기 쉽게 슬쩍 내밀고.
한국에서는 충분히 거유로 통할 정도의 젖가슴이 기분 좋게 손가락 사이사이를 채워주는 감각을 즐기던 환인은 조금 부족함을 느끼고 그녀를 자연스럽게 이부자리 위에 눕혔다.
사라락, 하고 하얀 이부자리 위에 펼쳐지는 겨울 하늘 같은 푸른색 머리카락.
눈치 좋게 허리를 살짝 들어주는 백려강 덕분에 어렵지 않게 셔츠를 가슴 위까지 밀어 올린 환인은 흐트러진 브래지어 틈새로 모습을 드러낸 매우 옅은 분홍색의 유륜과 유두를 눈에 담았다.
누워있음에도 모양이 무너지지 않는 가슴. 그리고 하얀 피부와 색이 거의 다르지 않은, 물면 복숭아 맛이 날 것 같은 색의 유두.
키스를 2분 정도 유지해서일까. 살짝 풀어진 백려강의 얼굴이 귀엽다.
고개를 내려 먹어달라는듯이 살살 커지고 있는 유두를 유륜 채로 한입에 물자 백려강의 허리가 휘청이듯 흠칫거린다.
=흣! 아앙, 환인 님…. 아! 아응.=
혀 끝으로 젖꼭지를 돌리거나 누르고 이로 살짝 물때마다 새끼 고양이가 우는 듯한 신음을 흘리며 몸에 흐르는 전류에 몸을 배배 꼬는 백려강.
그 반응이 재미있어 젖꼭지가 무참하게 빨개질 정도로 빨고 꼬집으며 놀던 환인은 그녀의 숨결이 크게 거칠어진 것을 듣고서야 가죽 치마 아래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드러나지않게 놀랬다.
‘언제 속바지를 벗은 거지.’
당연히 속바지가 나올 거라 생각했던 그의 손끝에 닿은 것은 맨살의 허벅지 감촉과 축축하게 젖은 팬티였다.
=흐으응…….=
환인은 귓가에 흘러들어오는 작은 비음을 들으며 젖은 팬티 위로 보지의 골짜기를 한차례 문질렀다.
미끈한 감촉이 손가락을 감싸는 와중에 조금 딱딱한 살덩어리가 걸리는 느낌이 들자 백려강의 허리가 흠칫거리며 튀어 오른다.
‘감도도 훌륭하군.’
여자친구들만큼이나 감도가 훌륭하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그녀들은 환인과 섹스를 하며 성감대가 개발된 거고 이 몸은 성행위 일체를 모르는 육체라는 것.
당연히 대부분의 성감대가 잠긴 상태일 텐데 느끼는 수준은 이미 알 것 다 아는 아가씨 수준이다.
무언가 손이 간 듯한 상태에환인은 ‘역시.’하고 생각하며 스스로 허벅지를 벌려주는 백려강의 배려에 따라 그녀의 보지를 팬티 위로 어루만지기 시작했다.
=흑, 으흑…. 아, 환인 님…! 으응……!=
얇은 팬티 위로 느껴지는 음핵의 존재감이 재미있어 그 부분만 집요하게 지분거렸더니 젖꼭지가 더더욱 단단해지고, 그렇게 단단해진 젖꼭지를 이빨로 잘근잘근 물자 허벅지가 쉴 새 없이 꿈틀거리다가…….
=하아악…!=
고양이 울음 소리처럼 탁한 신음과 함께 푸츗! 푸슈슛 팬티가 가리고 있음에도 손바닥에 물이 튈 정도로 분수를 거창하게 뿜었다.
=응! 하악, 아하앙! 으흐으읏……!!=
분수를 뿜는 타이밍에 맞춰 팬티 위로 도드라진 음핵을 두들기듯 검지와 중지, 약지로 탁탁탁 두드려주니 그때마다 허리가 들썩이며 물이 쏟아져나온다.
해왕의 피와 살로 만든 육체라서 물이 이렇게나 많은 건가 싶은 수준.
그렇게 30초 정도 오르가슴을 느낀 백려강은 완전히 녹아내린 모습으로 허벅지를 헤프게 벌린 채 두 팔로 얼굴을 가리고 헐떡였다.
그녀에게 진정할 시간도 줄 겸 빨고 있던 유두를 놓고 윗옷을 벗으며 물었다.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다른가 보군.”
그의 질문에 정신을 차린 백려강이 허벅지를 수줍게 오므리고 코와 입을 두 손으로 가린 채 =네…….= 작게 대답했다.
=감각이, 처음부터 끝까지 유령일 때랑 완전히 달랐어요…….=
“방중술을 배웠다고 하지 않았나. 성감을 개화시키는 것도 했을 듯한데 그때 겪은 감각과도 다른건가.”
=네에. 이 몸이 더 민감한 것 같아요.=
“그렇군.”
교육을 제대로 받은 만큼 이제부터 아플 거라느니 그런 소리는 할 필요 없겠지.
환인은 옷을 마저 벗기 시작했고 백려강은 그가 여자의 옷을 벗기는데 큰 중점을 두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그녀도 스스로 옷을 벗어나갔다.
그가 벗는 속도에 맞춰 셔츠와 브래지어, 가죽 치마를 벗는 백려강.
그러나 팬티만큼은 남겨둔다. 다른 부분은 몰라도 팬티는 자신이 직접 벗는 것과 남자가 벗겨주는 것에 큰 차이가 있다고 배웠으니까.
이제부터 진짜 결합한다고 생각하자 긴장감이 밀려왔지만…….
‘괜찮아.’
지난 이틀간 성수포로 몸을 닦으며 거울로 틈틈히 몸 상태를 확인했다.
겨드랑이, 사타구니의 보지와 엉덩이 구멍, 유방의 크기와 모양, 젖꼭지 형태, 몸에 상처나 흠은 없는지.
그리고 보지의 모양과 형태, 색 모두 방중술 지식에서 특급으로 분류하는 것이었기에 그녀는 밑을 보인다는 것에 두려움 없이 팔짱 끼듯 두 팔로 가슴을 가렸다.
방중술에서는 이미 볼장 다 본 남자 앞에서도 수줍음을 잃지 말라고 가르쳤으니까.
그게 아니더라도 알몸으로 다가오는 환인의 모습은 그녀에게 긴장감과 기대감, 수줍음을 모두 주고 있다.
“방식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랐지만, 일단은 육체가 생겼으니 약속은 지킨 셈인가.”
=어…… 이렇게 육체를 얻으실 생각이 아니셨어요?=
자신의 배 위로 올라오는 환인을 두 팔 벌려 안아준 백려강은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감격에 찬 표정을 지었다.
“미궁의 심핵을 부수면서 소원으로 네 몸을 만들어달라 할 생각이었다. 단번에 성공할 거라 장담은 못 했지만, 몇 차례 시도하면 될 거라 생각했었지.”
=그런 중요한 것을 저를 위해…….=
“너도 내 여자이니 그 정도는 해야지.”
환인은 감격해서 눈물을 글썽이는 백려강에게 쪽, 키스해준 뒤 몸을 일으켜 작은 팬티만 입은 그녀의 모습을 눈에 담았다.
어두워진 마차 안을 은은하게 밝히는 황금색 뿔.
하얀 이부자리 위로 어지럽게 퍼져있는 푸른색 머리카락.
몸매는 이실리테보단 안느 쪽에 가깝고,머리만큼이나 큰 가슴에 비해 내장은 제대로 들어있을까 싶은 잘록한 허리가 시선을 사로잡고 순산형 골반이 폭력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명치부터 배꼽을 지나 아랫배까지 1자로 갈라진 11자 복근은 여성 특유의 매력을 듬뿍 머금고 있어 눈을 떼기 어려운 수준.
끈에 가까운 작은 속옷이 지나는 서혜부의 접힌 자국과 그 아래로 며칠간의 단련 탓에 조금 더 뚜렷해진 허벅지 근육의 옅은 음영은 그야말로 침이 넘어가는 매력이다.
환인은 눈으로 그녀의 몸매를 핥듯이 감상하다가 흠뻑 젖어 회색이 아니라 검회색으로 변한 그녀의 팬티를 벗겼다.
=아응….=
부끄러운듯 허벅지를 살짝 모으는 모습에 환인이 그녀의 무릎에 손을 올리자 알아서 살짝 벌려 보지를 드러낸다.
그러자 눈에 들어오는 무모無?의 영역.
비키니 라인 수준으로 치골을 정갈하게 뒤덮은 호박색 음모도, 음핵 주변과 그 위로 조금만 뒤덮은 은색 음모도, 조금 굵은 탓에 흰색이 아니라 회백색으로 보이는 귀여운 음모도 제각각의 맛이 있지만…….
“흠.”
이렇게나 정갈하고 예쁜 보지가 털에 가려지는 것 없이 살짝 충혈된 음핵과 피가 몰려 조금 부푼듯한 분홍색 대음순과 소음순을 전부 드러낸 것을 보니 이것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환인은 애기처럼 매끈하고 통통하기 그지없는 보지를 잠시 살피다가 애액으로 흠뻑 젖은 보지를 전체적으로 슬며시 쓸어보았다.
“깨끗하고 먹음직스러운 보지군.”
=하으으…….=
환인의 직설적인 감상에 보지 입구가 움푹 들어가더니 왈칵하고 투명한 애액을 내보낸다.
거기에 검지를 가져다대니 마치 입술처럼 검지를 삼키려 애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의 강렬한 시선과 손길에 보지가 점령당하자 비록 자신의 진짜 몸이 아니라지만, 백려강은 부끄러움과 수치심에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기분이었다.
환인은 대음순을 벌리고 회음부를 밀어서 내려보았다. 그러자 훤히 드러나는 약간 흰색을 띤 분홍색 보지 구멍.
특이하게도 처녀막이 보이지 않는다.
얼른 들어와달라고, 속을 가득 채워달라고 애원하는 듯 구멍이 벌렁거리는 게 야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지만, 처녀라면 응당 보여야 할 얇고 투명한 막이 없다.
“그럼 들어간다.”
어쨌든 상관없는 일이다. 그녀 본인의 육체도 아닌데 처녀막의 유무에 무슨 의미가 있겠나.
환인은 더 참지 않고 불기둥처럼 뻣뻣해진 자지를 입구에 조준한 뒤 단숨에 푸욱— 밀어 넣었다.
=끄하앙……!=
한순간 시원하고 주름지고 말캉촉촉한 속살을 깊게 가르는 느낌. 거기에 이어서 은은한 온기가 꿈틀거리는 느낌과 함께 자지를 휘감고, 마지막으로 살짝 딱딱한 살덩어리가 귀두에 닿는다.
환인이 그녀의 보지맛을 자지로 감상하고 있을 때, 백려강은팔뚝만 한 자지가 단숨에 뿌리까지 자궁을 밀어 올리며 들어오는 감각에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뭔가, 자지가 들어오는 순간 안쪽을 크게 벌리며 드르륵 속살을 긁고 들어오는 느낌이 마치 보지와 척추에 번갯불을 타다다다닥 튀긴듯했다. 한 번 더 같은걸 당했다간 지릴 것 같은 감각의 홍수.
‘이, 이상해…. 치령 언니의 몸이나…… 다른 언니들의 몸이랑은 완전히 달라.’
보지로 들어온 그의 자지 형태가 머릿속에 그려질 정도로 감각이 선명하다. 게다가 거친 호흡을 내면서 아랫배를 울렁거릴 때마다 내장 감각이 온통 자지에 집중되는 느낌이 생소해서…….
“그럼 움직인다.”
=하흑…!? 환인 님, 잠, 아흐앙……!=
굵디 굵은 살기둥이 들어왔다 나갈 때마다 마치 정신과 생각과 이성이 전부 보지에 집중된 것처럼, 아니 몸 전체가 보지가 된 것처럼 머릿속이 표백되어간다.
그의 자지가 들어올 때는 뇌까지 찔러들어오는 듯했고, 자지가 나가면 온몸의 내장이란 내장이 전부 딸려나가는 느낌.
환인도 환인대로 자지에 백려강의 애액이 묻은 순간부터 귀두가 예민해져 쾌감을 억누르느라 신경을 분산시킬 수 없었다.
'정말 꽉 쥔 주먹의 엄지 틈새에 자지를 밀어넣는 느낌이군.'
주먹을 쥔 것처럼 꽉 조여진 보지를 자지로 헤집으며 들어갈 때 귀두에 몰리는 자극이 사정감을 무시무시하게 끌어올리고 있었던 것.
여기에 축축하고 미끌거리고 따뜻한 체온이 더해지니 그야말로 최종병기 느낌이다.
몇 차례 무식하게 삽입을 해봤던 환인은 이대로 가다간 순식간에 정액을 빨리겠다고 생각했다.
하룻밤을 부탁한다고 했는데 30분도 못 버티고 나가서 안느에게 정수를 달라고 하면 그게 무슨 꼴인가.
=하아으… 으으읏…! 하으으긋….=
‘일단 백려강을 보내는 게 먼저겠군.’
되는한 계속 보내버려 보지에 힘을 주지 못 할정도로 만들어야한다.
다리를 개구리처럼 벌리고 두 손은 이부자리를 움켜쥔 채 고개를 반쯤 젖힌 백려강의 눈은 반쯤 눈꺼풀 위로 사라진 상태다.말이 들릴 상태가 아니니 이쪽이 조율할 수밖에.
푸우욱—
=끄하아앙…….=
“크으으….=
일단 뿌리까지 백려강의 보지에 박아 귀두로 자궁을 한껏 밀어 올린다.
이러면 자궁이 압박당하고 귀두가 꾹꾹 문지르는 느낌이 미칠 것 같다고 이실리테가 말했었다. 그녀 말대로라면 비슷하게 민감한 백려강의 보지도 마찬가지일 터.
그 후 흘러내린 애액으로 축축해진 백려강의 애널에 중지를 한마디 정도 밀어 넣는다.
=끄흥앗…?!=
보지에 자지가 뿌리까지 박힌 채 애널 플러그를 움직여주면 자지러질 듯이 좋아하는 안느였다.
예상대로 백려강도 괄약근을 자극받으니 보짓살을 부들거릴만큼 좋아한다.
이어서 충혈된데다 부푼 유두와 유륜을 한입에 물고 쭈우욱 빠는 동시에.
=하흣아앙!?=
중지를 뿌리까지 쑤욱 밀어 넣어 보지 쪽 직장벽을 중지로 꾹꾹 누르고 긁으면서 헤집었다.
=끄읏?! 흐끄윽! 으흐읍……!=
보지를 제외한 세 곳에서 쾌감이 발생하자 백려강의 보지 속살이 쥐어짠 수건처럼 비틀리기 시작한다.
“……!”
그것만으로도 전해지는 자극이 상상 이상이라 환인은 될 대로 되라 하며 백려강의 애널에 약지까지 추가해 북적북적 긁어내고 음핵까지 엄지로 짓누르기 시작했다.
4점 자극의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고양이처럼 울면서 환인의 머리를 끌어안고 있던 백려강이 뚝, 울음을 멈추더니 간질이 일어난 것처럼 부들부들 떤다.
보짓살이 부풀어 자지와 한 몸이 된 것처럼 딱 붙어 덜덜 떨리는 것은 덤.
쾌감의 폭탄이 터지기 직전이라는 신호에 환인은 쮸르릅, 애널에 밀어넣었던 중지와 검지를 갈고리처럼 만들어 빼는 척 하다가 푸욱, 불시에 찔러넣은 순간.
푸슈우우웃
=…! ……!! 끄……! 꺼어…!!=
속살이 미친 듯이 꿈틀거리면서 아랫배가 뜨뜻해질 만큼 분수를 쉴 새 없이 내뿜기 시작했다. 밀려온 쾌감이 목을 막았는지 교성도 멈춘 상황이다.
환인도 그 탓에 사정감이 폭발할 지경이었지만,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위기 상황을 넘기고 오르가슴의 대폭발 이후 힘이 빠져 조임이 조금 풀린 보지를 점령군의 심정으로 천천히 다스려 나가기 시작했다.
혼자만 즐기려는 못된 보지는 처음부터 길을 잘 들여놔야 한다.
사정을 억지로 참아야 하니 자신도 조금 괴롭지만, 피아도 구분하지 못하고 정액을 갈취하려 날뛰는 보지를 내버려 두면 결국 자신만 피곤해질 뿐.
‘시간은 많다.’
밤은 막 시작되었다.
환인은 보지가 자신을 기억하고 얌전해질 때까지 무한정의 쾌감 지옥에 빠트려주겠다고 생각하며 쾌감에 이성과 언어 중추가 마비되었는지 흐느적거리는 백려강을 안고 천천히 피스톤 운동을 개시해나갔다.
* * * *
마룡의 둥지에서 미궁이 폭발한 흔적 속에 잠겨있던 아드네빌라는 몸 전체에 퍼져나가는 열락을 즐기며 중얼거렸다.
《하아아…… 이래서 그 사슴 년이 그만한 흔적이 남을 만큼 몸을 비볐던 건가?》
아드네빌라에게 있어 백려강이 빙의해있는 육체가 보내오는 자극은 살면서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었다.
관찰과 주시의 권능도 만능이 아니다.
이것으로 가능한 것은 보고 듣는 것 뿐이며 거리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감도 또한 떨어진다. 이러한 열화를 방지하려면 중계기가 필요하다.
중계기란 자신과 조화 동기율이 뛰어난 물건.
계약자인 그에게 건네준 인형은 정확히 말하면 아드네빌라의 복제체로, 아드네빌라가 인간으로 변신했을 때의 그녀와 똑같은 몸이다.
그 정도로 같아야 중계기 역할을 할 수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고, 육신을 보내놓으면 한정적으로 여러 감각을 공유할 수 있기에 선심 쓰는 척 몸을 내주었는데…….
《또 하려는 건가? 이런, 참으로 욕망에 충실한 인간이군.》
아드네빌라는 몸을 한층 편히 늘어트린 뒤 사타구니에서 다시금 시작되는 복잡한 감각의 향연을 즐기기 시작했다.
환인과 백려강이 교접을 나누는 광경은 사람의 시점으로 보자면 자신의 섹스 동영상을 보는 것과 비슷했지만, 그녀에게 인간의 관점 따윈 알 바 아닌 것.
《만족스러워.》
지식으로만 알고 있던 것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은 복제체라고 해도 자신의 몸을 내어준 게 하나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그녀에게 막대한 만족감을 선사해주었다.
이 장면을 본다면 《신수 주제에 인간과 붙어먹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라!》…라고 떠들 몇몇 년놈들이 있지만, 그리 말한다면 저 알노르의 사슴 년에게 방향을 돌려버리면 그만이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두.번.째.……니까.
‘응, 아앙…! 화, 환인니임… 제발 그만……. 이, 이제는 못버티겠어요오…….’
‘건방진 보지를 다스리려면 필요불가결한 일이다. 버텨다오.’
‘흐윽, 네에엥. 윽?! 꺄아앗……!’
《…건방진 보지라니, 설마 이몸을 말하는 건가…….》
뭐가 건방지다는 거지? 인간은 자의식과 성기의 의식을 따로 분리하기라도 한다는 걸까?
훗날 이 말의 의미를 알게 된 아드네빌라는 화를 참지 못해 사방팔방 해일을 일으키게 되지만, 지금은 그저 환인의 굴강한 자지가 백려강의 연약한 보지를 무참하게 유린하는 섹스를 관음하며 육신을 통해 전해져오는 쾌감을 만끽할 뿐이었다.
……이러는 순간에도 자신의 영기가 그에게 흘러 들어가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말이다.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