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궁기담-500화 (500/813)

〈 500화 〉 494+ 자궁 문신의 처녀들

* * *

* * * *

=환인 성제님. 이제 떠나시는 건가요……?=

“예.”

=…….=

환인은 슬픔에 기다란 귀가 축 처지는 이엘카타를 품에 안아주며 속삭였다.

“당신과 저의 인연이 여기서 끝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가문인 엘위드리스를 통해야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겠지요.”

=…저는…….=

그의 위로에도 축 처진 눈썹 끝에 묻어나는 슬픔은 거두어지지 않는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환인이 대성녀와 차기 대성녀로 공표된 샤스라, 그 외 여자 영성들과도 잠자리를 가졌고 남자 영성들의 자녀, 손녀와도 관계를 맺었다는 걸.

그에 비하면 자신은 예지라는 특별한 능력만 있을 뿐인 평범한 영혼사다. 성제님이 되신 분과 이제 어울리지 않는다.

차마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이엘카타의 턱을 잡은 환인은 그녀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

그리고 놀라서 눈이 동그래지는 이엘카타를 감싸 안고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제 특성이 무엇인지 이엘카타, 당신도 이제 알 겁니다.”

=네…….=

“그 말은 당신도 예지 능력 외에 특별해질 수 있다는 뜻이지요.”

그의 체온, 그의 체취, 그의 목소리와 그의 마음.

이엘카타는 자신의 마음속 빈 곳이 모두 그의 흔적으로 채워지는 걸 느끼면서 손을 들어 그를 마주 끌어안았다.

견디기 힘든 괴로움과 슬픔에 잠겨 느릿하게 뛰던 심장이 콩닥콩닥 점점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이 세상에 자신을 생각해주는 남자가 있다는 사실이 그녀의 메마르고 갈라진 심장을 촉촉이 적셔준다.

왠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이엘카타는 그의 단단한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환인 성제님…….=

“성제라는 칭호는 필요 없습니다. 그냥 이름으로 불러주십시오. 저도 당신을 애칭으로 부를 테니까요.”

=…네, 환인 님. 저도…… 영도에서 당신을 위해 힘을 기르고 능력을 쌓을게요. 전견시를 제 의지대로 볼 수 있도록, 당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까……=

그러니까 저를 버리지 말아 주세요…….

환인은 차마 내지 못한 그 말을 알아들었지만, 그녀가 들으면 가장 기뻐할 말을 알고 있었지만 입에 담지 않았다.

“이엘, 당신만 믿겠습니다.”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데 어떻게 사랑한다고 말할 것인가.

* * * *

…두두두둑… ……쏴아아아—

물방울이 마차 지붕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뜬 환인은 어두컴컴한 회색빛 마차 내부를 먼저 인식하고, 마차 밖에서 분명하지 않고 희미하게 들려오는 빗소리를 이어서 자각했다.

대충 새벽 4시 정도인가.

“…….”

영도를 떠나기 전에 이엘카타와 잠깐 만났던 게 꿈에서 나오다니. 이런 적은 없다 보니 무언가 초자연적인 현상이 개입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눈을 감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몸 안을 관조한다. 이어서 척추를 따라 도도하게 흐르는 영기를 몸 전체로 퍼트린 뒤 회수했다.

‘문제는 없군.’

그녀에게 쓸데없는 희망을 주지 않으려 믿는다는 말로 끝을 맺은 것이 문제였나.

환인은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당고 머리를 하고 진주색 반투명 네글리제를 입은 이실리테가 자신의 팔을 소심하게 잡은 채 자는 것을 보았다.

반대쪽에는 회색 심리스 튜브탑과 검은색 핫팬츠를 입고 포니테일을 한 안느가 늘씬한 슬랜더 타입 몸매를 가감 없이 드러낸 채 모델처럼 엎드려 자는 중이다.

유르파는 어젯밤 가위바위보에서 꼴찌를 한 덕분에 미시룩이라고 불리는 랩 원피스를 입고 이실리테의 옆에서 시체처럼 미동도 없이 잠든 상태.

바깥은 겨울이지만, 마차 안은 난방 플레이트 덕분에 따스해서 다들 옷차림이 얇다.

“…….”

자신의 여자들.

그리고 그의 머릿속에 그와 살을 섞었던 여자들이 하나씩 지나간다. 그중에는 이엘카타도 있었다.

그 여자들도 자신의 여자들인가.

환인은 괜한 감상이 가슴을 채우지 못하도록 떨쳐내고 스읍­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여자 친구들의 향긋하고 달콤한 살냄새,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진 신경을 달래주는 신경안정제 같은 향기가 폐부를 가득 채운다.

하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습관이라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무서운 거였군.’

거의 매일같이 그녀들과 잠자리를 해왔다. 하루에 적으면 2~3번. 많으면 5번 이상.

이제와서는 자신의 전라보다 그녀들의 알몸이 더 익숙할 지경이다.

이러한 마당에 계속해서 그녀들의 살냄새를 맡고 있으니 성욕이 스위치가 올라간 것처럼 소리 없이 쌓여간다.

이대로는 높은 확률로 그녀들 중 한 명을 안아버리겠지.

그녀들이 깨지 않도록 조심해서 몸을 일으킨 환인은 그녀들을 밟지 않도록 신경 써서 마차의 출입문 쪽으로 걸어갔다.

성욕이 이렇게 들끓는 이유는 하나.

비가 와서 여자 친구들과 교접을 하루 쉬었기 때문이다.

한 명씩 안는 사이 나머지 두 명을 바깥에 세워두어서 비를 맞게 할 수 없었기에 내린 선택이었다.

4p를 한다는 방법도 있지만 섹스에 미친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했고, 땅의 정령으로 흙집을 만들어 비를 피할 수 있게 해준다는 선택지도 있었지만 보는 눈이 많았기에 그러지 않았다.

비를 피할 커다란 나무가 없는 것도 아닌데 일부러 흙집을 만들어 비를 막는다는 것은 열심히 섹스 중이라고 떠드는 행위였으니까.

‘자제심이 약해진 건가.’

잠깐 생각해본 환인은 자제심이 약해진 탓도 있고 그녀들의 잘못도 있다고 결론을 내린다.

환인은 여자 친구들의 아랫배에 자궁 문신을 새기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렇게 도자기처럼 매끈하고 아름다운 배에 문신을 새긴다니, 예술품에 흠집을 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문인의 정화 기능이 솔깃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그건 유르파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셋 다 할 필요가 어디 있냐는 말이다.

그런 뜻을 피력했더니 이실리테와 안느는 입맛을 잃어 식사를 거를 만큼 낙담해버렸다.

=우리도 몸으로 도령한테 도움 되고 싶은데…….=

=주인님께 봉사해드리면서 주인님의 영혼술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

처음에는 그녀들의 낙담을 외면한 환인이었지만, 고집을 꺾는 것은 하루면 충분했다.

온종일 시들시들하고 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침울해하는 것을 보기 어려웠기 때문.

아무튼 그렇게 문인을 새기게 되었는데 그 후가 문제였다.

문인을 새기고 나자 그녀들의 속살의 특성이 변해버렸던 것이었다.

가장 무서운 맛이 익숙한 맛이라는 것처럼, 환인의 자지에 길들여진 이실리테는 그의 강철같은 기둥만 보아도 보지에서 애액이 줄줄 흘러내릴 정도가 되었다.

=하아아…… 작은 주인님이… 들어와앙…….=

이번에도 역시나, 둑이 터진 강처럼 애액이 흘러내리는 와중 얼른 박아달라는 것처럼 뻐끔거리는 이실리테의 보지에 정상위로 들어가려던 환인은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

귀두만 그녀의 보지에 들어갔는데도 불구하고 귀두 전체에 들러붙는 듯한 보짓살을 느낀 것이다.

이 감각은…… 무어라 설명하기 어려웠다.

보지 안쪽에 보이지 않는 문어 빨판이 잔뜩 붙어있어 자지에 들러붙어 우물거리는 느낌이라고 할까.

쭈르륵— 허리를 밀어 넣어 아랫배에 새긴 문인이 불룩 튀어나올 정도로 들어간 환인은 자지를 휘감는 감각에 오싹,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귀두 부분과 자지 기둥 부분에 느껴지는 감각이 다르다.

귀두 쪽은 입술로 꼭꼭 물면서 살살 비비는 쾌감이고, 기둥은 문어 다리가 미끄러지는 것처럼 보지 속살이 회전하며 휘감겨 자지 전체에 자극의 깊이를 더해주는 느낌이다.

귀두에서는 전기가 튀는 듯한 쾌감에 허리가 움찔거리고 자지 기둥에는 혈관 하나하나를 끈끈이 주걱 같은 속살로 훑는 듯한 기분 좋은 자극이 넓게 퍼진다.

이 상태로는 몇 번 움직이지도 못하고 사정할 것 같아 환인은 자지를 받아들인 채 작게 헐떡이는 이실리테의 가슴을 움켜쥐며 입을 열었다.

“윽… 이실리테, 보지에 조금만 힘을 빼라. 너무 조인다.”

=후으, 으네에? 저, 저 보지에 힘 안 주고 있는데요…….=

“…….”

=한 번 힘을 줘볼까요?=

그 말과 동시에 흡­ 작고 귀여운 기합이 흘러나오더니, 이실리테의 보지가 세포 하나하나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며 자지를 빈틈없이 에워쌌다.

문제라면 아까부터 느껴지던 흡착력과 마찰의 밀도도 높아졌다는 것.

쾌감이라는 스파크가 귀두 끝에서 시작되어 전립선까지 관통하는 느낌이다.

이런 자극 속에서 사정을 버틴다는 것은 무리다. 환인은 척추를 따라 벼락이 긁고 지나가는 듯한 쾌감을 느끼며 그대로 사정을 시작했다.

“크윽…!”

=꺄으응…! 뜨겁고 깊어요, 주인니임……!=

자존심 때문에라도 이대로 멈춰있을 수는 없다.

이를 악물고 그녀의 치골을 뭉갤 듯이 찍어 내리기 시작하자 이실리테가 허벅지를 활짝 벌려 그를 더욱 깊게 받아들이면서 끙끙 앓는다.

그러던 중 보지의 움직임이 또 변화했다.

뜨거운 물을 부어버린 문어처럼 보지가 예측을 불허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자지를 빨아대기 시작한 것.

마치 진공흡입관 안에 자지가 들어간 것처럼 자지가 확장되는 듯한 감각이 쾌감에 뒤섞이며 허리가 끊어질 정도의 오르가슴이 해일처럼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사정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사정감이 밀려와 아까보다 더한 쾌감 속에서 2차 사정이 시작됐다.

전립선의 기능이 고장 난 것처럼 뱃속에서 정액이 오줌처럼 흘러나오고, 쾌감도 그에 비례해서 급격하게 높아져 숨도 쉬지 못하고 정액을 그녀의 보지 속에 토해놓는다.

이건 사정이 아니라 착정이라고 해야 할 수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흑! 으그읏♡ 주인…! 주인니히임……♡ 으앙! 하흑♡♡!=

이실리테도 환인의 공격에 버티지 못해 장렬히 폭사하며 조수를 오줌싸는 것처럼 내뿜으면서 가고 있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남자의 자존심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겠지.

갑작스러운 대량의 쾌감과 대량의 사정에 한동안 움찔거리던 환인은 사정이 끝나자마자 눈앞이 핑 도는 것을 느끼며 그녀의 가슴골에 얼굴을 파묻어버렸다.

평범한 여자였다면 무겁다고 짜증을 냈을 상황이지만, 이실리테는 오히려 그런 무게감을 기꺼워하며 환인의 등을 끌어안고 쾌감의 여운에 살짝 허리를 떨며 고백했다.

=주인님…. 왠지 평소보다 더 좋았어요…….=

“……그랬나.”

=네에. 뭔가 자궁보다 더 안쪽으로 막 흘러들어와서 섞이는 느낌이…… 으응! 아, 아직 민감해서 움직이시면…… 하읏! 자극이 너무 강해요오. 주인님… 응 앗♡♡!=

“크윽!”

자신이 움직인 게 아니다. 잠깐 멈춰있던 이실리테의 보지 속살이 다시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이며 자지를 빨아댔기에 그 자극에 자지도 덩달아 꿈틀거리기 시작한 것.

이실리테의 보지가 움직이니 그 자극에 환인의 자지도 꿈틀거리고, 그 꿈틀거림에 자극받은 이실리테의 보지가 다시 요동치니 보지 속에 뿌리까지 잠겨있던 자지도 자극에 불끈불끈거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자극받는 상황 속에서 환인은 이실리테에게 5번이나 착정 당했고, 이실리테는 환인에게 10번이나 강제 절정을 경험했다.

“…….”

그때 겪은 쾌감은 맹세코 니오네브레스에서의 시간까지 포함, 28년 인생 중 가장 강했던 오르가슴이었다.

이실리테도 보지가 빨갛게 부은데다 극심한 절정 후유증에 제대로 허리를 가누지 못했을 정도.

이전에는 그저 보지에 힘을 주어 꽉 조여주거나 스스로 허리를 흔들어 자극을 더해주는 수준이었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자극과 쾌감이 굉장했는데 그때는 속살이 빨판처럼 들러붙어 자지 전체를 애무했으니…….

평소에는 1시간은 하지만 그날은 30분밖에 하지 못했었고, 둘 다 남은 30분 동안 서로를 끌어안은 채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가만히 누워만 있었다.

‘그다음에 찾아온 안느도 대단했었지.’

이실리테가 다리를 후들거리며 마차를 나간 뒤에는 교대하듯 안느가 들어왔다.

=도령, 이슬이가 반쯤 핼쑥해진 얼굴로 나가던데 뭔가 있었어?=

“……아무래도 문인 때문인 거 같다. 서로 얻는 쾌감이 평소보다 더 크더군.”

=음, 그래? 그거 기대되네.=

그 튼튼한 이슬이가 그렇게 후들거릴 정도라니, 어느 정도였길래?

기대감을 드러내며 옷을 벗으려던 안느는 이어서 들려온 환인의 이야기에 멈칫했다.

“나도 많이 지쳤다. 문인의 효과를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할 정도였으니.”

=어? 그 정도면 좀 심각한 거 같은데……. 난 안 해도 되니까 도령은 좀 쉬어. 이리와, 허벅지 베개 해줄게.=

“허벅지 베개보다 더 효과 좋은 게 있지 않나.”

환인의 이야기에 멈칫했던 안느는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위에 입고 있던 셔츠와 바지를 벗었다.

그리고 드러난 망사레이스 브래지어와 보지 덮개라고 할 만큼 천의 면적이 극단적으로 적은 T백 팬티의 나신.

자궁 문신 때문에 더 야릇하게 보이는 안느를 자리에 눕힌 환인은 그녀의 브래지어를 위로 올린 뒤 젖꼭지를 강하게 빨면서 정수를 마셔 체력의 회복을 도모했다.

구원 마도구와 적색 위상석 목걸이로 원기를 보충했지만,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정력의 소모는 안느의 정수를 통해서 회복하는 게 가장 효과가 좋았기 때문.

안느는 왼쪽 젖가슴에 이어 오른쪽 젖가슴의 젖꼭지를 빨면서 정수를 마시는 환인을 쓰다듬었다.

=킥킥. 내가 아이 낳으면 적어도 수유로 문제를 일으키진 않겠네.=

“아기의 수유와 어른의 젖 빨기를 같다고 여기다니, 음란하기 짝이 없는 플뢰로군.”

=흐응~. 난 도령한테만 음란한 플뢰라구. 음, 유방 쪽 정수는 얼마 남지 않은 거 같은데, 아래쪽으로도 마실래?=

“아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

정수는 안느의 몸 안에 채워진다. 이를테면 그녀의 원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원기만큼 육체에 직접적인 효과는 내지 않지만, 몸 안의 정수가 바닥나면 어느 정도 다시 차오를 때까지 신체 능력이 조금 저하되고 피로를 쉽게 느낀다.

=그럼?=

“그럼이라니, 목적은 하나뿐이지 않나.”

환인은 그녀의 속옷을 벗기지 않고 그대로 그녀의 배 위로 올라갔다.

두 유방에 채워져 있던 정수를 마신 덕에 바닥까지 내려갔던 성욕과 정력이 거의 최대치까지 회복했다.

이 정도면 안느뿐만 아니라 유르파까지 안을 수 있겠지.

자신의 가랑이를 벌리며 들어오는 환인의 모습에 안느는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리고 웃었다.

=가만 보면 도령도 성욕 은근히 세다니까.=

“너희들을 보고 성욕이 일지 않으면 그건 남자로서 문제가 큰 생물이겠지.”

수유 덕분에 전희를 생략할 수 있게 된 환인은 안느와 시선을 마주하며 약간 달콤하면서도 숲의 향기를 피워내는 그녀의 분홍색 보지에 평소보다 더 천천히 허리를 밀어 넣었다.

이실리테의 보지 변화는 문인 때문이라는 걸 확신하고 있었기에 생긴 경계심이었다.

=응. 아…… 좋아…….=

천천히 들어오는 환인의 자지 감각에 눈을 감고 소녀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안느.

귀두를 포함해 자지가 절반가량 들어갔음에도 이전과 큰 변화 없는 안느의 보지 속살에 환인은 눈썹을 작게 꿈틀거렸다.

‘내가 착각한 건가.’

이에 관해서는 유르파와 잠시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나머지는 빠르게 삽입해 그녀의 자궁 입구에 귀두로 키스를 했을 때였다.

=응읏♥=

그녀의 애교 가득한 신음을 들으며 환인은 작게 움찔했다.

방금 그녀의 자궁구가 요도구멍과 정확하게 입을 맞추고 쪽, 키스를 해왔기 때문이었다.

변화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평소 조금 사이즈에 맞지 않는 콘돔을 쓴 듯한 느낌의 보짓살이 뭔가…… 이전에 비해 좀 더 넓어졌다는 감상이 밀려온다.

헐렁해졌다는 뜻이 아니다. 이해가 안 될 정도로 부드럽게 자지를 훑으며 포용해주는 느낌.

부드러운 깃털로 귀두만 간지럽히는 기분 같기도 하고 조금 꺼끌꺼끌한 혓바닥이 자지를 감싼 채 문지르는 느낌 같기도 하다.

조금 더 추상적으로 표현하자면 상냥한 어머니처럼 부드럽게 감싸준다고 할까.

포근하게 성감대를 자극해오는 것이 그녀의 포용력은 끝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고 보면 이실리테의 보지는 조금 집착 같았었지. 그녀들의 성정이 반영된 보지라는 건가.’

그렇다고 예전과 비교해 쾌감이 적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간지러움과 쾌감 사이 그 절묘한 영역에 걸쳐 보지가 스스로 움직이며 자지를 애무하니, 움직이지 않아도 사정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은 보지다.

게다가 그것으로 끝이 아니고 자궁 입구가 키스를 퍼붓는 것처럼 귀두에 쪽쪽 입맞춤해오는데 얼얼한 쾌감은 둘째치고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으긋, 흑. 도령… 나 포르치오 개발해주려고오… 자궁만 집요하게 괴롭히는 거햐아…?=

“……안느, 가감없이 진실로 말하는데 나는 지금 약간도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응? 뭐야, 내가 자궁을 움직여서 도령 자지에 키스하고 있다는 거… 햐읏♥!=

“그래.”

=푸흣. 도령도 참. 그게 말이 돼? 하앙…. 으, 이거 봐. 지금도 계속 자궁을 누르자나하…♥=

“…….”

=……진짜? 어 뭐야. 내 보지가 어떻게 된 거지?=

장난이 아니라 진짜라는 걸 깨달은 안느가 몸을 일으킨 순간 상냥한 조임이 강해지며 자극 또한 더욱 심해졌다.

“큭!”

=아하악♥!=

쾌감이 갑자기 강해진 것은 안느도 마찬가지였는지 몸을 일으키다 말고 털썩, 쓰러진 안느는 두 다리로 환인의 허리를 감으며 고개를 뒤로 꺾고 강한 교성을 토해냈다.

이실리테의 보지가 자지를 쪽쪽 빨아서 정액을 착취한다면, 안느의 보지는 엄마처럼 상냥하게 전립선을 직접 어루만져 사정을 강제로 촉진하는 느낌.

그 자극에 사정감이 부지불식간에 치솟아 오르는 걸 느낀 환인도 안느의 허리를 부러트릴 느낌으로 끌어안은 채 강하게 박아대기 시작했다.

그 뒤는 이실리테 때와 비슷했다.

환인은 2단 오르가슴을 느끼며 그녀의 자궁이 빵빵해질 정도로 사정했고, 안느도 몸 안의 정수를 모두 쏟아낼 것처럼 절정에 절정을 거듭해 느끼며 자지러지다가 결국 기절해버렸다.

“…….”

결국 안느의 정수는 바닥이 나버렸고, 환인도 탈력감에 유르파를 안아주지 못하고 그날 밤의 교접은 끝이 났었다.

여자 친구들의 문인을 보면서 그저께의 기억을 떠올리던 환인은 더 안 되겠다 싶어 몸을 돌렸다.

잠옷을 입고 있어도 그 너머 알몸이 보이며 정사의 기억이 떠오른다. 여기에 그녀들의 살냄새로 가득한 마차 안에 있으니 성욕이 불붙인 기름처럼 타오르는 기분이다.

밖에서 찬 바람을 쐬면 성욕이 좀 식겠지.

마차의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뒤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머야… 왜 벌써 일어나…?」

천장에 샹들리에처럼 매달려있는 작은 꽃바구니로 시선을 주자 바구니 밖으로 삐져나와 있던 작고 하얀 두 다리가 까닥이더니 바구니 안으로 들어가고, 대신 잠기운이 가득한 환연의 머리가 나타났다.

졸린 눈으로 환인의 하반신을 잠깐 바라본 환연이 손등으로 눈을 비비면서 중얼거린다.

「성욕이 끓으면 대충 셋 중 아무나 안고 해결하면 될 텐데.」

“사람이 짐승과 다른 점은 이성과 자기 절제가 있기 때문이지.”

그의 대답에 피식 웃은 환연은 유르파가 만들어준 불땃쥐 모피 코트를 걸치고 환인의 옆으로 날아왔다.

「연인과 비 연인의 차이는 잠자리에서 상대방을 받아주느냐 안주냐의 차이잖아. 저 애들은 환인이 뭘 해도 받아줄 여자들이고.」

제법 날카로운 대답에 환인은 작게 웃으며 방수 후드 망토를 꺼내 쓰고 마차를 나왔다.

쏴아아아아—

투둑, 투두둑­

비가 내리고 있지만 크고 넓은 떡갈나무 아래라서 빗방울은 후드에 얼마 안 떨어진다.

마차 문을 닫은 환인은 좀전의 지적에 답을 주었다.

“아직 쓰리썸이나 포썸을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가 더 큰 이유겠지.”

「왜? 한 번에 셋을 상대하는 건 힘들어서?」

환인은 그녀의 몸 사이즈에 맞는 우산을 쓴 환연을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반쯤 끄덕였다.

“그런 이유도 있지만, 3p, 4p는 짐승 같다는 느낌이 적지 않아 그렇다.”

「결국 환인의 마음가짐 문제라는 거네.」

“그렇겠지.”

작게 웃은 환인은 마차 위에 앉아 불침번을 서고 있는 백려강에게 시선을 주었다.

아직 이쪽을 눈치채지 못했는지 마차와 쿠에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비오는 공터 쪽을 구경하고 있다.

내리는 비를 막기 위해 쳐놓은 커다란 텐트. 그 아래에서 말번초 불침번들이 불을 피워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중인데 그걸 보고 있는 듯하다.

「……아? 환인 님! 언제 나오셨어요?」

1분 정도 지났을까, 고개를 돌리다 자신을 발견했는지 백려강이 환해진 얼굴로 날아와 웃음 짓는다.

“자다 깨서 방금 나왔지.”

「그런가요?」

환인은 자신을 보며 마냥 좋은 듯이 웃는 백려강을 바라보았다.

유령이지만 살아있는 사람처럼 불가시율이 높고 생전의 색을 모두 갖춘 처녀.

미모로만 따지면 이실리테와 안느보다 더 아름답다고 평가받는 백려강이 웃자 주변이 살짝 밝아지는 느낌이다.

‘그러고 보니 백려강과 섹스를 한 것도 제법 오래됐군.’

알소프에 도착하기 전, 유르파의 몸에 빙의한 뒤에 했던 것이 마지막이니까…….

환인은 영도의 기록실에서 보았던 영혼의 특성과 특수성을 떠올리다가 자신을 바라보는 백려강의 뺨을 어루만졌다.

“백려강, 나는 영혼과 직접 교접이 가능하다.”

「네, 네. 전에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기억하고 있어요…….」

“지식에서 가불가를 말하는 게 아니라 직접 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다.”

놀랐는지 눈이 동그래지는 백려강과 환연.

백려강은 환인의 의중을 읽고 있지도 않은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느끼며 수줍게 물었다.

「저…… 그럼, 지금……?」

“아직 날이 밝으려면 2시간은 더 기다려야겠지. 비가 오고 있어 행렬의 불침번들도 이쪽으로는 오지 않을 테고…… 환연도 망을 봐줄 테니 너만 괜찮다면 부탁하고 싶다.”

「네, 네. 괜찮다마다요. 그, 잘 부탁드릴게요…… 환인 님.」

그녀의 허락에 환인은 그녀와 두께만 5m가 넘을듯한 떡갈나무의 뒤로 돌아가며 뒤쫓아오는 환연에게 부탁했다.

“망보는 것, 잘 부탁한다.”

「응. 걱정하지 마.」

“…….”

「…….」

요즘 여자 친구들과 섹스하는 것을 엿보는 걸 관뒀길래 관음 취미가 없어진 건가 했는데.

따라오지 말라는 시선을 못 알아들은 척한다는 걸 알아차린 환인이었지만, 그녀의 특수성을 생각하며 그냥 내버려 두었다.

지금은 긴장한 것처럼 움직임이 딱딱해진 백려강이 먼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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