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1화 〉 485+ 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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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영성들의 자녀, 손녀들은 미색도 평범하고 자질도 평범한 일반인에 가까웠다.
물론 영성의 직계 혈족인 만큼 직업자로서 4급~5급에 이른다거나 영도의 기관원 혹은 아드지의 상급 의원으로 활동 중이었지만, 환인에게 있어 관계를 맺을 만큼 특별함이 있는 여자들은 아니었던 것.
그러나 환인은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 예법으로 그녀들과 몸을 섞었고, 여자들은 환인과 단 한 번의 잠자리로 좀 더 젊어지거나 신체가 최적화되면서 각자 눈에 띌 정도의 육체 변화를 이루었다.
환인 또한 그런 여자들의 변화를 보며 자신의 특성, 잠자리 시 상대 여자의 강화 특성도 성장했음을 알게 되었다.
변화에 걸리는 시간이 거의 1/4로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 변화 또한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이 정도면 청담동에 섹스 성형외과를 차려도 떼돈을 벌 수 있을 수준.
=환인 성자님.=
마지막으로 찾아왔던 비마르 영성의 딸이 잔뜩 흐트러지고 헝클어진 머리를 애써 다듬으며 돌아가자 튜티가 찾아와 어제 왔던 손님이 또 찾아왔었다고 알려주었다.
그 손님이란 다름 아닌 현친왕의 수행원.
“무뚝뚝한 쪽이었습니까.”
=네. 성자님께서 오늘도 바쁘신 것을 듣고 다시 오겠다며 돌아갔습니다.=
“별다른 감정의 표시는 없었나 봅니다.”
=태생적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는 인물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만…….=
환인은 호천명의 뒤에 서 있던 푸른 늑대 귀의 여자 중 감정이 얼굴에 드러나지 않던 무표정한 여자를 떠올렸다.
호천명이 무시당하는 상황에서도 기분 나쁘다는 기색을 드러내지 않던 여자.
쌍둥이 자매로 보이던 다른 여자가 입매를 실룩이며 치솟아 오르려던 눈꼬리를 애써 억누르던 걸 생각해본다면 절제력이 높다는 거겠지.
=약속 시간도 잡지 않고 계속 방문하기만 하는 것에 의도가 숨어있지 않을까 합니다. 한 번 알아볼까요?=
“아닙니다. 알 것 같으니 그냥 두시고……. 혹시 오늘 오후에도 찾아온다면 제 방에서 멀리 떨어진 응접실에 안내해주십시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아드지의 저택 매입이 완료되었다는 나스카른 영성님의 전언입니다. 또 영도의 저택은 어디로 하실 것인지 알려달라는 전언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답신을 보낼까요.=
“이곳이 마음에 듭니다. 여기로 하겠습니다.”
=아……. 이 저택은 여러 사람이 임시 거처로 써왔기에 정갈하지 못한 곳인데다, 영도 외곽 지역에 있어 성자님께 어울리지 않는 장소라 생각합니다만…….=
“앞으로 영도에 얼마나 돌아올지 모릅니다. 그런 제가 영도 중심가에 저택을 받는 것은 낭비겠지요. 치안과 경호 쪽 문제가 아니라면 이 저택을 받고 싶다 전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리 전하겠습니다.=
튜티가 돌아간 뒤 환인은 여자 영성들이 보내온 선물, 그리고 남자 영성들의 손녀와 자녀들이 가져온 선물 꾸러미들을 살폈다.
선물은 각양각색이었다. 여러 효능의 마도구와 마도기가 가장 많았고 절대 쉽게 구할 수 없는 희소하고 희귀한 채집물도 있었다. 여자친구들이 좋아할 만한 고등 술법서와 기술서도 몇 권 끼어있다.
그중 환인의 눈길을 잡아끈 것은 방벽과 흡사하게 생긴 팔찌였다.
트라프로넨 영성의 손녀가 가져온 선물이다. 5급인 녹색과 청색 적색 황색 4종류의 위상석을 고도의 술식과 함께 새겨넣은 마도구의 정체는 노화를 늦춰주는 효과의 추정 시세 600금화의 마도구.
선물 중 단연코 가장 비싼 물건이며 환인이 소유한 물건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물건이다.
광창과 그리모암의 혁대와 완륜은 유물이라 가치측정이 불가능하니 제외. 방벽은 원가만 100금화고 시세를 보자면 300~500닢은 하는 마도기다.
구원의 오브도 6급 황색 위상석을 써서 가공한 것이기에 최소 가치가 200금화.
비싸기 짝이 없는 황금색에 네 가지 위상석이 박혀 빛나는 팔찌를 바라보던 환인은 자신의 손목으로 시선을 내렸다.
혼옥 보관고의 빛에 뒤덮인 왼팔은 방벽을 차고 있고 오른팔에는 그리모암의 유물인 완륜을 차고 있다.
‘나중에 유르파에게 부탁해서 마도구 반발 여부를 확인해야겠군.’
쪼르르 여우 남매가 새로운 손님을 받으러 정문으로 뛰어가는 걸 본 환인은 선물 꾸러미를 모두 아공간 주머니에 집어넣은 뒤 마지막 방문객을 받았다.
키 2.5m에 은으로 빚은 듯한 비늘이 전신을 뒤덮고 있는 사비족, 샤스라=슈아우트 영성이었다.
=환인 성제님. 이제 와서 이런 말씀을 드려 송구스럽지만, 그 일은 없었던 것으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환연이 투덜거리면서 여자들의 체액과 정액으로 범벅이 된 침구를 재빨리 씻고 정화한데다 방 안의 공기까지 환기해 깨끗해진 방.
환인의 안내에 따라 방에 들어온 샤스라는 다짜고짜 교접은 없던 일로 하자고 말해왔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비족과 결혼하는 사람은 같은 사비족뿐입니다. 성제님께 기분 나쁜 기억이 될까 두려워…….=
“샤스라 영성님. 저는 거짓말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입을 다무는 쪽을 선택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여기까지 와서 거절하는 이유를 환인은 하나뿐이라고 보았다.
잠자리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기 싫어 밀어내고 멀어 지려 하는 것.
환인은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다른 종족과 생식기 구조가 전혀 달라 결합할 수 없다거나 상처를 입을 수 있는, 교접 이후 수컷을 잡아먹는 포식 같은 행위가 있는 게 아니라면 신경 쓰실 것 없습니다.”
=……성제님은 정말 여느 사람들과 다르시군요.=
“그런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태연하게 대답하는 환인에게서 교접을 중단할 의사를 읽지못한 샤스라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검은색 영혼불꽃 로브를 벗었다.
비늘로 뒤덮이긴 했지만 다른 종족 여성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굴곡의 몸이 드러난다.
풍만한 한 쌍의 젖가슴과 잘록한 허리, 자궁을 보호하는 보톰하면서도 탄력 넘치는 아랫배.
차이점이라면 비늘이 옷의 역할도 겸하고 있기에 속옷도 입지 않는 것일까.
환인의 시선을 받으며 샤스라는 속으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키지 않지만, 대성녀님도 당부에 가까운 지시를 하셨고 이미 샤페 영성, 아야빗 영성은 직접 안겨 그 효과를 몸으로 확인했다.
‘거부 받을지언정 나도 행동은 해야 한다는 거겠지.’
마음을 다잡으며 환인에게 시선을 준 샤스라는 예상외의 모습에 잠시 머뭇거렸다.
그의 표정에서 흥미로워하거나 혐오, 역겨움의 감정은 약간도 느껴지지 않고 평소와 같은 담담한 얼굴이었던 것이다.
“이쪽으로.”
자신의 비늘로 뒤덮인 손을 잡아 침대로 이끄는 환인을 그제야 당황해서 쳐다본다.
비늘 없는 종족은 비늘이 있는 종족에게 생리적인 혐오감을 느낀다고 하는데 성제님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건가?
아무렇지 않다기보단 지적 호기심이 앞선 상태라고 봐야 할 것이다.
샤스라와 만나기 전, 유르파에게 사비족 여자에 대해 지식을 얻은 환인은 일단 결합에 문제는 없다는 걸 확인했었다.
주의해야 할 점이라면 사비족 여성은 흥분 상태에 따라 몸 상태가 변화한다는 것.
사비족 여성의 비늘은 두 종류로 나뉜다. 가슴과 배, 허벅지 안쪽을 뒤덮은 부드럽고 연약한 손바닥 크기의 비늘. 그리고 그 외에 비늘 갑옷처럼 억세고 단단하지만 작아서 촘촘한 비늘이다.
성행위에 들어가면 연약한 비늘 쪽은 더더욱 연약해진다. 그러다 흥분이 최고조에 달하면 연약한 비늘은 사람과 똑같은 부드러운 피부로 변한다고.
‘가슴도 있단 말입니까. 포유는 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만.’
‘사비족 여자의 가슴은 일종의 숨결 주머니라고 보면 돼. 불을 내뿜을 수 있는 종은 불주머니, 물을 내뿜는 종은 물주머니인 거야.’
=…….=
환인은 침대에 누워 반쯤 체념한 것처럼 고개를 돌리고 눈을 감은 샤스라의 가슴을 만졌다.
딱딱하거나 차가울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사람 피부와 다를 것 없이 따스하다.
변온 동물이라해도 어느정도의 체온은 있기 마련이라지만, 이건 항온 동물만큼이나 따뜻한데.
‘어찌해도 지구의 상식과 비교하게 되는군.’
속으로 중얼거리며 환인은 말랑말랑하면서 손바닥에 달라붙는듯한 중독적인 젖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른다. 그러다 가슴의 첨단, 뭔가 움직일듯한 엄지 크기의 비늘 두장을 톡톡 건드려보고 문질러보았다.
뭔가 다른 비늘에 비해서 기동 영역이라고 해야할까, 별개로 움직이는 느낌이다.
=읏. 흐읏.=
여기가 성감대인가?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매만지길 잠시. 비늘이 밀려나며 속에 숨어있던 유두, 사람의 것과 똑같이 생긴 분홍색 젖꼭지가 촉촉이 젖은 모습으로 돌출되었다.
유르파는 가슴을 속성 주머니라고 했었는데 그녀가 틀릴 때가 있었나.
투명한 액체로 살짝 젖어있었지만맛과 향은 이상하지 않았다. 무미에 무취였고 점성도 거의 없다시피 했던 것.
환인이 쫀득한 느낌의 분홍색 젖꼭지를 빨고 혀 끝으로 굴리기 시작하자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애무에 샤스라는 천천히 흥분하기 시작했다.
억지로 한다거나 반강제라는 느낌 없이 진심으로 자신의 몸을 즐기고 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었다.
변화는 그대로 몸에 나타났다.
은빛으로 빛나던 가지런한 비늘이 피부처럼 불그스름하게 물들기 시작했고 가슴과 배, 허벅지에 난 조금 큰 비늘 쪽은 사람 피부와 다를 바 없이 부드럽고 말랑말랑해져간다.
옆구리와 등 쪽의 비늘은 따스해 보이는 연분홍색과 달리 차갑다.
‘부드러운 비늘 쪽만 따뜻한 거였군.’
사비족의 젖을 빨고 만지다보니 사비족의 보지는 어떻게 되어있을까 궁금증이 치민다.
지적 호기심에 시선을 내린 환인은 사람과 똑같은 형태의 늘씬한 허벅지를 잡아 벌렸다.
둔덕은 다른 종족 여자들과 일단 같았지만, 보지가 있어야하는 부분은 비늘 두 장에 덮혀있을 뿐 구멍도 뭣도 없다.
=아아.=
부끄러움에 한탄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샤스라.
그러든지 말든지 환인은 보지가 있을 부분을 11자 모양으로 뒤덮고 있는 손바닥만 한 비늘 두 장을 건드렸다.
젖꼭지가 튀어나왔던 가슴처럼 여기 비늘도 어쩐지 벌어질것 같아서였다.
=음읏….=
클리토리스를 애무하는 것처럼 비늘을 살살 건드리고 문지른 지 얼마 후. 비늘이 꿀렁이더니 스르륵 좌우로 밀려나 대음순처럼 자리 잡는다.
그리고 예상대로 드러난 보지의 형태에 환인은 조금 실망했다.
‘보통 여자 보지와 흡사하군.’
보지를 덮고 있던 비늘은 그냥 대음순 역할이었고, 비늘이 젖혀진 뒤 드러난 보지도 다른 종족과 마찬가지로 예쁜 분홍색의 평범한 보지였던 것이다.차이점이라면 소음순이 없다는 것 정도.
그 뒤로는 평범하고 무난한 섹스의 연속이었다.
환인의 마음을 받아들인 샤스라는 동족의 것과 비교해도 절대 꿀리지 않는 크고 우람한 자지를 사비족 특유의 뱀처럼 기다란 혀로 감싸서 적신 뒤 스스로 받아들였다.
S자로 휘어진 듯한 보지를 꿰뚫으며 들어가는 자지.
=응으읏! 흐으으.=
환인은 꿀렁이듯 보지가 요동치며 자지를 문지르는 신기한 감각을 즐기며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고, 샤스라는 얼굴을 보이는 게 부끄러웠는지 옆의 베개를 가져와 얼굴을 가리고 헐떡였다.
무난한 정상위가 이어지는 도중 크게 흥분한 샤스라의 앞비늘은 비늘의 형태를 완전히 잃고 사람처럼 변했다.
삽입에 따라 출렁이는 한 쌍의 젖무덤. 잘 관리한 것처럼 11자로 갈라진 복근과 선명한 허벅지 근육이 드러나는 매끈한 다리.
감촉만은 조금 달랐다. 그녀의 위에 엎드리자 피부가 보지 속살처럼 피부에 달라붙었는데 그 감촉이 마약 의자라 불리는 빈백 소파처럼 빈틈없이 달라붙어왔던 것.
그렇게 그녀의 피부 감촉과 얼굴이 완전히 파묻힐 정도로 크고 부드러운 가슴을 만끽하며 그녀의 뱃속에 세 번의 사정을 끝마쳤을 때.
=환인 성제님과 만난 이후는 정말 놀람의 연속입니다.=
헐떡이던 샤스라는작게 한숨을 내쉬고베개로 얼굴 대부분을 여전히 가린채 말을 걸었다.
수컷의 정액을 보관하는 자궁이 차갑지 않고 뜨거운 정액으로 가득 차 출렁이는 것은 정말 기묘한 감각이다.
동족의 것이 아닌 타종족의 정액을 여기에 담을 날이 올 줄이야.
보통 니오네브레스의 인류는 같은 종족끼리 결혼한다. 루크랑은 루크랑끼리, 플뢰는 플뢰끼리, 플라비우스는 플라비우스끼리, 사비는 사비끼리…….
간혹 플라비우스 남자와 루크랑 조인족 여자, 퍼리 속성의 플뢰 여자와 루크랑 남자 사이 결혼이 성립하긴 하지만 사비족만큼은 다른 여느 종족과 결혼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재미있다는 듯이 자신의 몸을 주무르며 뱃속에 정액을 가득 사정한 그를 샤스라는 진심으로 이상한 성벽을 가진 남자라고 인식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 샤스라 님?”
=예? …읏.=
우득, 뿌드득—
환인의 이야기에 샤스라가 약간 허탈하면서도 어이없어하는 미소를 지은 순간, 몸에 뭔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느낀 샤스라는 몸을 움츠리며 고통의 신음을 흘렸다.
=윽. 이게… 무슨…… 아으윽.=
우두둑. 뚜득, 뚝.
얼굴 뼈가 뒤틀리고 박살 나는 듯한 고통, 몸의 비늘이 한 장 한 장 뜯겨나가는 고통.
샤스라는 그 고통에 얼굴에 손도 대지 못하고 웅크려 허덕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변화를 모두 지켜보고 있던 환인은 샤스라의 몸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현상에 표정을 굳혔다.
가까이서 봤을 때 드래곤과 흡사한 두상이 삐걱거리고 울렁거리며 점차 줄어든다.
두상에 붙은 은색 비늘이 뜯겨나가는 것처럼 하나하나 일어나더니 은색 섬유 같은 머리카락으로 변하고 몸의 은색 비늘도 점점 작아지고 줄어들다 사라지기 시작했다.
전부는 사라지지 않고 어깨며 견갑골, 허리 일부, 팔 일부에 남아있긴 하지만, 몸 전체를 보았을 때 2/3가량은 사라진 상태.
거의 10분에 걸쳐 일어난 변화는 샤스라의 외모를 놀라울 정도로 바꿔놓은 뒤에야 끝났다.
=하아, 하아……. 서, 성제님.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그 자리에는 이족보행 하는 도마뱀 머리의 사비 종족이 아니라.
“이건 놀랍군요.”
판타지 소설에 등장할 법한 비늘 피부의 예쁘장한 반인반용半人半 처녀가 황망한 얼굴로 주저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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