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궁기담-428화 (428/813)

〈 428화 〉 422+ 유르파와 백려강

* * *

=자, 자기. 자기자기자기. 잠깐만잠깐만.=

유르파의 매끈한 이마와 하얀 머리카락을 조금씩 쓰다듬어주던 환인은 갑자기 자신을 다급히 부르는 유르파를 내려다보았다.

평소도 하얗지만 지금은 더더욱 도자기 같아진 안색에,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듯 물방울처럼 흘러내린 모양의 젖가슴 첨단이 맥시 원피스를 살포시 밀어내고 있다.

거기다 부자연스럽게 허벅지를 꼭 붙이고 있는 모습과 발목을 X자로 꼰 자세. 마지막으로 치맛자락을 정말 힘껏 움켜쥐고 바들바들 떠는 손.

환인은 반쯤 울상인 유르파의 표정을 응시하며 가만히 생각했다.

허벅지 베개를 해주었다고 이렇게나 흥분한 건가.

이해는 간다. 사람은 스트레스가 쌓이면 발산할 거리를 자연스럽게 원하게 된다. 그리고 사흘간 9시간 정도만 자면서 일한 스트레스는 절대 적은 양이 아닐 터.

유르파에게 가장 강한 스트레스 발산 요소는 섹스. 그런데 자신이 허벅지 베개를 해주고 머리까지 쓰다듬어주었으니…….

‘자연스럽게 음란 스위치가 올라간 거겠지.’

살짝 촉촉해진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유르파에게 말하라는 듯이 시선을 주었다. 그러자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환인의 손을 밀어낸 유르파는 =잠시만 기다려줘!=하고는 어느샌가 마차 구석으로 내려와 있던 백려강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

등을 보인 채 백려강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는 유르파. 그리고 유르파의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당혹스러워하다가 수줍어하는 눈치로 이쪽을 힐끔거리는 백려강.

잠시 후 백려강과 함께 다가온 유르파는 살짝 부끄러워하면서도 마음이 급한 모습으로 설명했다.

=있지, 자기. 조금 부끄러운 부탁이 있는데…… 지금이 이야기를 꺼낼 최적의 시기인 거 같아서, 응.=

“어떤 부탁이길래 그러는지 궁금하군요.”

환인이 자세를 고쳐 앉으니 유르파가 그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앉고, 백려강도 다소곳이 앉는다.

=그으러니까… 비술사로서 학문적인 호기심이라고 할까? 프라버를 나오기 전부터 려강 아가씨하고 이야기를 나누어봤었는데 허락을 해주기도 했고…… 려강 아가씨가 내 몸을 움직일 때 어떤 느낌인지 알고 싶기도 하고?=

자신의 눈치를 살피며 손가락을 꼬물거리는 유르파와 수줍어하는 얼굴로 살짝 시선을 피하는 백려강.

두서없었지만 요약하자면 백려강을 몸에 받아들인 뒤 성행위를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다.

환인은 백려강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의 시선에 수줍음이 한계에 달했을까.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부끄러워한다.

용기를 내기 위해서라는 다소 포괄적인 이유로 백치령에게 빙의되었던 백려강은 아직까지 형상이 무너진다던가 성불의 징조가 드러난다든가 하고 있지 않았다.

처음 백치령에게 강령시킬 때, 환인은 그녀가 한 번의 강령을 경험한 뒤 그대로 성불할 가능성까지 생각해두었었다.

하지만 교미라고 해야 할 정도의 성행위를 치른 뒤에도 백려강은 성불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때의 경험이 그녀에게 현실에서 머무를 확고한 의미가 되어준 것처럼 날로 형태가 뚜렷해지고 짙어졌다.

왜일까.

이유는 간략하게 두 가지 정도로 추정된다.

첫 번째는 생육에 깃든 채 성교라는 음과 양의 합일을 치르며 영혼에 무언가 도움이 되는 에너지를 가득 흡수해서.

두 번째는…… 가설의 신빙성이 낮지만, 자신에게 무언가 에너지를 취했기 때문이라는 것.

이전에 비자룩스로 향하며 반쯤 혼재화한 상태의 시더와 귀접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자신이 사정했던 정액은 그녀의 영체 속에서 마치 분해되는 것처럼 스러졌었는데, 그 현상을 생각해보면 두 번째 가설도 그리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즉 자신과 섹스하며 강령을 통해 소비되었을 무언가를 충당하다 못해 그 이상으로 확보해서 성불하지 않고 더욱 뚜렷한 영체 상태가 되었다는 게 추정의 결과물인 것.

‘이번에 해보면 알 수 있겠지.’

환인은 긴장한 얼굴의 한 명과 한 영혼, 제대로 된 문장으로 부탁하지 않았으면서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는 유르파와 백려강에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두 사람이 함께, 동시에 저와 섹스해보고 싶다는 거군요.”

=으~~. 말하자면 그런 건데…… 직접 들으니까 너무 부끄러워.=

“두 사람이 괜찮다면 저도 상관없습니다만…….”

=부, 부탁드립니당…….=

마치 할복당한 무사처럼 앞으로 고꾸라지며 웅얼거리는 유르파. 그녀와 다르게 백려강은 두 손으로 자기 뺨을 감싼 채 만면에 웃음을 띤다.

「저도 좋아요. 환인 님께 또 한 번 안길 수 있으니까요. 유리 언니도 치령 언니만큼이나 좋아하구요.」

“그러면 괜찮겠지. 유르파,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이야기해둘 게 있습니다.”

=응?=

“처음 경험했던 백치령 때를 생각해본다면 당신이 겪을 쾌감은 보통을 아득히 상회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어, 어느 정도인데……?=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잠깐이었지만 백치령은 한순간 지능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처럼 굴었습니다. 무지막지한 쾌감에 뇌가 생존을 위해 일시적이지만 파업했기 때문이겠지요.”

상상 이상의 이야기에 유르파는 입을 헤 벌렸다.

쾌감 때문에 일시적이지만 바보가 되어버렸다고? 뭐야 그게. 쾌감이 어느 정도라야 그렇게 되는 건데?

조금 무서워졌지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 일시적으로 바보가 되어버릴 정도의 쾌감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럼 유르파, 축복을 걸겠습니다.”

=응.=

그의 손짓에 백려강이 자신에게 이끌리는 것처럼 가까워지는 장면에서 눈을 몇 번 깜빡인 유르파는 잠시 후, 마치 자신의 의식 위에 백려강의 의식이 덧씌워지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유리 언니, 어떠세요?’

‘와~ 굉장히 신기해. 내 위에 려강 아가씨가 덧씌워진 느낌이야. 영혼의 축복은 이런 느낌이구나. …앗, 그런데 대화는 어떻게 하지?’

‘머릿속으로 생각하면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제 목소리 들리시죠?’

‘으응. 들린다기보다는 머릿속에 생각이 떠오르는 느낌이긴 한데, 아무튼 들려.’

정말 신기하다. 그의 동물 강령이나 정령 강령은 몇 번 경험해봤는데 영혼 강령은 그것들과 감각 자체가 다르다.

나쁘게 말하면 눈을 뜨고 가위에 눌리는 느낌이라고 할까? 몸이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움직이는 것은 예민한 사람이라면 공포를 느낄 정도일 거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나는 못 움직이는 거니?’

‘환인 님은 축복이 씌워지면 영혼 쪽의 힘이 더 강해지는 거 같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영혼이 주체가 되고 육체도 영혼이 움직이게 된다고……. 이제 움직여보시겠어요?’

설명을 듣던 유르파는 다시 몸이 의사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깨달았다.

=앗, 몸이 움직이네.=

‘역시 제가 물러나야 하는 거네요.’

=그렇구나~.=

이 능력을 적이 쓰게 된다면 굉장히 위협적이겠다고 유르파는 자연스럽게 깨달았다.

영혼에게 몸이 빼앗긴다니, 두렵고 무섭기 짝이 없는 일이지 않은가.

만약 적에 의해 육체를 빼앗긴다면 자신의 목숨은 상대의 손에 들린 것과 마찬가지니까.

‘려강 아가씨? 이런 게 가능하다는 건 남에게 절대 말해서는 안 되겠어.’

빙의 당하는 순간 육체의 통제권을 잃어버린다. 이런 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그에게 별생각이 없는 중립도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적으로 돌변할 테지.

‘네. 저도 입 꾹 다물게요.’

‘으응. 자 그럼…… 부탁할게.’

‘네? 네에. 마, 맡겨주세요.’

유르파의 육체 주도권을 다시 넘겨받은 백려강은 셔츠를 벗기 시작한 환인에게 시선을 주었다가 자신도 몸매를 숨김없이 드러내는 회색 맥시 원피스를 슬금슬금 벗기 시작했다.

……와아.

어깨를 좁혀 원피스를 내려보냈던 백려강은 골반에 걸린 원피스를 마저 벗으려다 불쑥 존재감을 드러낸 맨가슴의 위용에 정신이 팔려버렸다.

와, 가슴 크기 좀 보세요. 제 생전보다 몇 배는 더 커요. 어찌나 크고 무거운지 어깨가 아플 정도네요.

손으로 가슴을 받쳐보니 와아아, 이건 정말……. 얼마나 부드럽고 따스한지 젖가슴이 살짝 흘러내리며 손을 폭 감싸는 게…….

이래서 남자들이 큰 가슴을 좋아하는 걸까?

백려강은 유르파의 젖가슴을 만져보며 신기해하다가 젖가슴의 정점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는 유두에 시선을 주었다.

오랫동안 수영을 하다가 밖으로 나왔을 때 손가락 지문에 느껴지던 땡땡한 감각. 그것과 비슷한 느낌이 유두에서 느껴지는 것에 호기심을 느끼며 집게손가락으로 유두를 집었다.

=흣응!?=

벼락처럼 허리와 꼬리뼈 사이를 치고 지나가는 시큰한 감각에 백려강은 작게 숨을 몰아쉬었다.

방금 그건 뭐였지?

허리 아래쪽이 시큰시큰하는 느낌에 반사적으로 허벅지를 모았던 백려강은 이해하지 못한 얼굴로 딱딱한 유두를 다시 집어보았다.

=읏~~.=

유두를 집고 있으니 허벅지가 푸들푸들 떨리고 뱃속에서 징을 치는 것처럼 징징 울린다.

꼬리뼈에서 정수리까지, 척추 곳곳에서 정전기 같은 것이 탁탁 튀니 백려강은 이게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무의식중에 스스로 유두를 애무하며 헤윽, 하으읏 달뜬 신음을 흘렸다.

이것이 모두 성감대가 개발되어있기에 벌어진 일이라는 눈치채지 못한 백려강은 풀썩, 자리에 주저앉아 허벅지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클리토리스를 지분거리며 빈손으로는 젖꼭지를 꼬집고 돌리고 꾹꾹 누르며 본격적으로 자위하기 시작했다.

‘흐으윽. 이, 이게 뭔가요……! 하아으윽! 너무 좋아요……!’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클리토리스와 유두 애무만으로 절정에 오를 거 같은 기분.

참을 수 없었던 백려강은 한쪽 젖을 밑에서부터 밀어 올렸고, 입 근처까지 온 젖꼭지를 망설임 없이 물었다.

=응으읍~!=

문 순간 젖꼭지에서 시작된 번개가 가슴 깊은 곳까지 번져가는 쾌감.

자기 가슴을 자기가 빨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은 백려강은 처음 자위를 배운 중딩처럼 정신없이 가슴을 빨고 클리토리스를 뭉개듯이 문지르며 허겁지겁 쾌감을 수집해나간다.

그 모습에 유르파가 속에서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려강 아가씨, 그러면 안 돼! 자기 앞에서 자급자젖 자위라니……!’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자신의 몸이 자기 젖을 빨며 자위하고 있다는 사실에 1차 멘붕, 그런 자위가 주는 쾌감이 무시무시해서 머리끝이 찌릿찌릿할 정도라는 사실에 2차 멘붕한 유르파는 울상을 지으면서 백려강을 연신 불렀지만…….

=하읏, 흐하아앙!=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듯 자위에 열중하는 모습에 유르파도 연신 치밀어오르는 쾌감을 느끼며 울상을 지었다.

셔츠를 벗은 환인은 원피스를 벗다 말고 갑자기 자위를 시작한 유르파를 멀뚱거리며 바라보았다.

젖꼭지를 쥐고 주무르다가 급기야 한 손으로 젖가슴을 받치며 스스로 자기 가슴을 빨기 시작한다.

원피스 치맛단 아래로 들어간 다른 손이 클리토리스를 자극하는지 어깨가, 허벅지가 쉴 새 없이 움찔거린다.

「……환인, 갑자기 왜 저러는 거야?」

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천장의 고리에 걸려있는 침대 꽃바구니. 그 속에서 머리만 내민 환연이 보였다.

“글쎄. 성감대가 대부분 개발되어있어서가 아닐까.”

물론 사흘간의 피로에 강령을 받기 전 유르파의 몸이 발정 나기 직전의 상태라는 것도 이유가 되겠지.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백치령이 떠오른다.

그녀는 처녀였다. 스팽킹 구속 플레이라는 하드코어한 취향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성감대는 음핵이나 지스팟 같이 메이저한 곳 외에는 개발이 전무한 상태였다.

엉덩이를 맞으며 분수를 뿜을 정도로 쾌락에 허덕였던 것도 그 상황과 분위기에 취해서라는 게 이유의 절반은 먹고 들어갈 거다.

‘그래서 백려강이 느끼던 쾌감이 옅었던 거였나.’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던 환인은 이윽고 허리를 활처럼 휘고 촤아악­ 오줌싸는 것처럼 조수를 뿌리면서 성대하게 가버리는 백려강을 볼 수 있었다.

=끄아아앙! 흐윽… 으으윽……!=

자신이 경험한 것이 잘 이해되지 않는 듯 흐리멍덩한 눈으로 어깨와 골반, 허벅지를 흠칫거리는 백려강.

육체는 유르파지만 그녀라면 보여주지 않을 흐트러진 모습과 묘하게 귀족적으로 신음을 억누르는 반응에 자지가 바지 속에서 부푸는 것을 느낀 환인은 바지와 속옷을 마저 벗고 백려강의 배에 올라갔다.

=화, 환인 님……. 제가, 제가 이상해요오……. 어, 언니 때랑 달라…….=

“백치령은 처녀여서 감이 무뎌 그랬을 거다. 유르파는 내 도움에 성감대가 모두 개발되어서 쾌감을 가감 없이 받아들여 그런 걸 테고.”

=아…….=

환인은 능숙하게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며 허리에 걸려있던 원피스와 애액 분수로 인해 흠뻑 젖은 팬티를 벗겨 뒤로 집어 던졌다.

백려강도 능숙하진 않지만 그의 목에 팔을 감고 키스에 응하면서 개가 복종하는 자세처럼 다리를 벌린다.

얼른 박아달라고 애원하는 자세. 이 자세에서 확실히 백려강이 유르파의 몸을 움직이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되었다.

유르파였다면 이런 식으로 자신을 조르거나 재촉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을 테니까.

키스를 끝내고 떨어져 나가자 왜 가냐는 것처럼 그녀의 표정이 애달파진다. 그리고 그 잠깐의 허전함을 이기지 못한 건지 스스로 젖꼭지를 애무하기 시작하는 백려강.

젖꼭지와 클리 절정이 마음에 든 것일까.

환인은 젖꼭지만 애무하는데도 애액으로 덧칠되어 반짝이는 도톰한 대음순과 스스로 벌렁거리며 구멍을 드러냈다가 감추는 보지에 시선을 주었다.

그렇게 몇 차례 숨 쉬는 것처럼 벌어졌다가 닫히길 반복하던 보지가 푸슛, 퓨퓻. 조수를 짧게 세 차례 내뿜는다.

=히끄으으…….=

고작 20여 초 남짓한 유두 애무로 절정에 오르다니. 혹시 영혼과 육체 사이에 궁합도 있는 걸까.

절정 쾌감에 턱을 치켜들고 바르르 떨던 백려강이 흐읏, 하읍. 하아. 짧게 숨을 몰아쉬고는 눈물을 머금은 얼굴로 스스로 보지를 벌리며 애원한다.

=환인 님…… 빨리이… 자지로 제 보지 푸욱푸욱 해주세요…….=

그런 애원에 환인은 조금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

성 취향과 잠자리 반응은 종종 바뀌기 마련이지만, 여자친구 중 이런 식으로 귀엽게 칭얼거리며 애원하는 사람은 없다.

이실리테는 수동적 능동형이다. 요구하거나 지시하면 최선을 다해 부응하려고 노력한다.

안느도 가끔 요구하긴 하지만 말 그대로 가끔이다. 환인이 원하는 게 자신이 원하는 것인 양 그의 체위 변경에 순응하며 합을 맞춰가는 느낌.

유르파는 그야말로 순종의 표본이다. 여자친구 중에서 가장 다양한 밤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결코 먼저 나서서 환인에게 이것저것을 요구하는 법이 없다.

그런 유르파의 몸에 백려강이 들어가 애원하며 조르니 신선할 수밖에.

‘이실리테에게 강령한 뒤에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군.’

나중에 한번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한 입 베어 물고 싶을 만큼 통통한 대음순을 손바닥으로 몇 번 어루만진 뒤 어서 들어오라며 뻐끔거리는 보지 구멍에 진입했다.

=하으으으응, 들어왔다아…!=

간드러진 비음과 함께 유르파의 아랫배로 굵고 긴 게 쑤우욱 들어가는 것이 표시된다.

그만큼 유르파의 속은 굉장히 좁아져 있었다.

백치령 때처럼 백려강이 육체를 지배한 영향이 보지에까지 닿아 변화한 느낌.

평소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주름이 몇 배는 늘어난 느낌이고 통로도 이전에는 여유롭게 자신의 자지를 뿌리까지 삼켰는데 지금은 조금 짧아져 다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자궁이 마중 나와 있었다.

‘주름이 생기며 수축한 건가.’

팡, 팡, 팡.

=끄흐으읏…! 히끄으윽, 흐앗, 앗…!=

골반을 잡고 허리를 쳐올릴 때마다 백려강도 환인의 손목을 잡은 채 보지를 꽉꽉 조여준다.

조여준다기보다 깊이 들어와 자궁을 밀어 올리는 느낌에 반사적으로 힘을 주는 느낌이지만 아무튼.

보지가 걱정될 만큼 벌어지면서 자지를 꿀떡꿀떡 삼키는 것을 지켜보던 환인은 점차 피치를 올려 나갔다.

철썩철썩철썩!

자신의 골반이 그녀의 엉덩이를 치대며 음란한 물소리가 연신 울려 퍼진다.

환인은 온몸에 퍼져나가는 쾌락을 간신히 버티는듯한 그녀의 표정에 씩 웃었다.

은색에 가까운 하얀 눈동자는 반쯤 풀어져 먼 곳과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길 반복하고 있으며 입은 일자로 꾹 다물어져 있다가도 풀어지며 침이 새어 흐른다.

백치령의 몸으로 할 때는 대화까지 할 만큼 여유로웠었는데 지금은 말 한마디 꺼내기도 힘들어 보이는 모습.

손목을 잡은 손에 힘이 점점 들어가는 것을 보면 한계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 거겠지.

환인은 슬슬 보내기 위해 바나나처럼 살짝 휜 자지를 움직여 보지 곳곳을 찔러보다가.

=응긋!? 아힠, 하으앙.=

유독 격렬한 반응이 돌아오는 곳을 포착, 그곳만 강하게 찔러대기 시작했다.

=흐익! 으긱!? 히으으읏!=

그러자 배꼽 아래 하얀 피부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며 괴기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기 시작했고 동시에 조임도 몇 배나 강해진다.

삽입 한 번 할 때마다 절정에 오르는듯한 반응.

환인은 자신이 삽입할 때마다 배꼽 아래 5cm 지점이 불룩불룩 솟아오르는 걸 잠시 바라보다가 한 가지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 생각났다.

즈르륵— 자지로 부드럽게 보지 안쪽을 더듬는다.

=응아아… 하으으으……. 읏!=

그리고 자궁입구를 발견한 환인은 백려강의 뺨을 살짝 때리며 그녀를 불렀다.

“백려강, 보지를 좀 더 강하게 조일 수 있겠나.”

=해, 해볼게혀어…….=

아주 정신이 나가버리지는 않았는지 대답과 함께 보지가 전방위적으로 자지를 조이기 시작한다.

보지 조임이란 결국 내장에 압력을 주는 방식이다. 압력에 수축한 보지가 자지에 빈틈없이 달라붙고 자궁이 귀두를 꾹꾹 누르게 되는 것은 필연.

=윽, 흑. 우읏.=

환인은 그녀의 배꼽 쪽을 이리저리 눌러보다가…….

‘여기있군.’

귀두를 누르고 있는 자궁의 위치를 찾아냈다.

이때 만약 백려강이 아니라 유르파였다면 =자기, 살려줘! 그, 그러는 건 진짜 안돼……!=라며 필사적으로 애걸복걸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그녀의 몸뚱이는 백려강이 다루고 있고 백려강의 정신은 백치령 때와 다르게 몇 배나 강한 쾌감을 느끼며 반쯤 실신한 상태.

육체 원주인의 외침을 듣지 못하고 있었다.

=아헤……? 응, 끄잇……!!=

그 결과 유르파의 자궁은 지방이라곤 거의 없게 된 얇은 뱃가죽 너머로 환인의 억센 손에 잡혔고.

=아아아아…! 하히이익! 으호오오옼…!!=

‘으흐으응! 안 돼앳! 끄으흐아아앙!? 으흐앗! 하으윽!’

푹푹푹푹— 이어진 무자비한 삽입을 자궁으로 고스란히 받아내며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그녀의 허벅지는 경련을 일으키는 것처럼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고 있었고 허리는 황소처럼 날뛰었지만, 배를 꾹 누르고 있는 환인의 손 탓에 헛된 몸부림에 그친다.

여자가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이자 최강의 자극.

일반인이었다면 쾌감은커녕 지독한 고통에 들끓던 성욕이 한순간에 사라지다 못해 살의까지 치솟았겠지만, 흡정족의 신체는 다르다.

살아남기 위해 고통을 쾌감으로 치환하는 방법이 유전자 차원에 기록되어있으며 유르파의 몸은 긴 시간 백화현상으로 환인에게 종속된 것과 마찬가지인 상태.

그 결과.

뿍­

한참 자궁을 두드리던 환인은 뭔가 미끄러지는 느낌과 함께 귀두의 홈에 강한 조임을 느꼈다.

=끄어헉…!=

한순간 터져 나온 억눌린 비명. 환인은 삽입을 잠시 멈추고 마찬가지로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멈춘 유르파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방금 그 느낌은 틀림없이 자궁 안쪽으로 귀두가 들어간 감각일 것이다.

허리를 살짝 뒤로 빼자 쥐고 있던 자궁이 손에서 빠져나간다.

확실해졌다. 귀두가 자궁에 삽입되었다.

‘……이게 가능한 건가.’

여기가 지구였다면 말이 안 된다고 했을 텐데 이곳은 지구도 아니고 지금 자신의 밑에 깔려 눈물과 침을 흘리며 바들바들 떨고 있는 여자도 자신과 같은 인종이 아니다.

뭐 가능한 일이겠지.

그리 생각하며 귀두에 자궁을 끼운 채 다시 허리를 움직이려던 환인은 풀린 혀로 간신히 말하는 백려강에게 눈길을 주었다.

=쟈, 쟈히… 그, 그러험 아, 앟뎨…….=

“아, 유르파가 육체 지배권을 되찾았나 보군요.”

=아앟…….=

“으음. 정말 안됩니까? 이대로 한번 해보고 싶은데…….=

=…아아…….=

그가 하고 싶다는데 어떻게 거부할 수 있을까.

그의 한 마리 암캐이자 순례자인 유르파는 부디 이 시간이 끝나고도 자신이 이성을 유지할 수 있길 기도하며 눈을 감았다.

눈을 감기 전, 흐려진 눈에 체념과 수긍과 포용의 빛이 차례대로 지나가는 것을 본 환인은 그녀의 입술에 쪽, 키스해준 뒤 귓가에 속삭였다.

“역시 당신밖에 없습니다. 사랑합니다, 유르파.”

=흐엥…… 엑! 그헥, 흐어엌! 쁩!=

유르파의 기이한 교성을 들으며 몇 차례 허리를 움직여본 환인은 그 독특한 감각이 꽤 마음에 들었다.

뽑으면 귀두를 붙잡은 자궁이 딸려 나오면서 형용할 수 없는 감각과 함께 질이 차곡차곡 접히는 것처럼 압축되며 기둥을 문지른다.

삽입하면 접혔던 질벽이 다시 펴지면서 간지럽히듯 기둥을 자극한다.

그녀의 날씬한 아랫배가 움푹움푹 들어갔다 나오길 반복하는 것도, 개구리가 짜부라지는 듯한 교성과 비음이 예쁜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것도 환인의 가학성을 빠르게 충족시킨다.

그렇게 그녀의 소중한 아기방이자 정기의 저장고를 무자비하게 짓밟던 환인은 얼마 안 가 치밀어오르는 사정감에 그대로 사정을 시작했고.

“크으으음……!=

=끄. 으읗….=

만족할 만큼 그녀의 자궁 속에 다이렉트로 정액을 뿌린 환인은 천천히 허리를 뒤로 뽑기 시작했다.

자궁이 어디까지 끌려 나올까.

쮸즈즈즈……

자궁이 따라 나오며 그녀의 아랫배가 놀라울 정도로 가라앉는다. 그리고 자지가 그녀의 보지에서 거의 다 빠져나왔을 때.

쀽.

=끕!=

자궁과 연결이 해제되었다.

질 입구까지 배웅 나왔던 새빨간 자궁이 작은 입으로 하얀 액체를 꿀렁꿀럭 토해내면서 다시 안으로 들어간다.

「환인 너 진짜 대박이다…….」

작은 요정의 질렸다는 감상과 함께 그것을 끝까지 목격한 환인은 다른 의미로 후련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랬는데.

「어? 저거 뭐야.」

뻗은 개구리처럼 다리를 벌린 유르파의 아랫배, 자궁의 바로 위쪽에 은은한 금색의 문신이 새겨지기 시작한 것에 환인의 눈빛이 깊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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