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0화 〉 394+ 백씨 가문의 아가씨들 中
* * *
사용인 방에 붙어있는 작은 샤워실에서 간단히 몸을 씻고 나온 백치령은 거실을 서성였다.
거실과 이어져 있는 대 욕탕에서 자그맣게 들려오는 목욕 소리를 듣고 있자니 싱숭생숭한 마음에 좀처럼 안정을 찾을 수 없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조금 시간이 지나고 생각이란 걸 하고 보니 이상한 점을 느낀 것이다.
자신이 알기에 여동생이야말로 규중처녀 그 자체다.
물론 도시를 지배하는 최고위 호족의 자녀인 만큼 어느 정도 권위와 위엄을 세울 줄 안다.
그렇다고 해서 남녀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도 잘 안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여동생은 알소프 영주에게 시집가는 것이 어릴 때부터 정해진만큼, 보고 듣고 배우는 것까지 완벽하게 ‘관리’되어왔다.
처녀성? 당연히 무엇보다 소중하게 지켰다.
요즈음 기사단 내부의 남자 기사들 사이에서 도는 심기체 처녀론이라는, 여자 관점에서 기분 나쁘기 짝이 없는 이론에 대입해보면 진정 누구보다도 처녀다운 처녀가 여동생인 거다.
그런 여동생이 보지가 불타는 것 같을 정도로 엉덩이를 맞은 뒤에 짐승처럼, 개처럼 박혀서 절정에 오르는 그런 것을 알고 있다고?
……진짜로?
다소곳이 허공에 떠 있는 여동생에게 시선을 주자 방긋 웃음을 지어준다.
마치 걱정하지 말라며 용기를 주려는 듯한 순진무구한 미소.
역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백치령이 여동생에게 그 점을 다시 확인하려 했을 때, 문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저녁 식사 시간도 지났고 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인데 누가 무례하게 찾아온 걸까.
문을 열자 앞에는 자신의 오라비가 피로에 절어 퀭한 얼굴로 서 있었다.
=오라비? 이 시간에는 어쩐 일이시오.=
=치령이냐. 성자님께 드려야 할 말이 있어 찾아왔다.=
시녀 아이들에게 듣자니 작게 회식 중이라 하여서, 시간이 늦었지만 찾아왔단 이야기에 백치령은 작게 고개를 저었다.
=회식은 이미 끝났고 성자님은 탕에 들어가셨소. 나오시려면 멀었기도 하고 시간도 늦었으니 전언을 남겨주면 성자님께 전해드리겠소.=
=그러냐.=
백치령은 그 말을 끝으로 자신을 담담하게 올려다보는 오라비와 별생각 없이 시선을 마주했다.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에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아니 저절로 떠졌다.
=확실히 성자님 말씀대로구나. 아버님도 허락하셨으니 성자님이 떠나시거든 하늘 기사단장 자리에 다시 복귀하거라.=
=……여기서는 곤란하니 잠깐 나가서 대화하십시다.=
괜찮은 건지 자신을 염려하는 백려강에게 괜찮다고 손짓한 백치령은 방을 나간 뒤 문을 닫고 물었다.
=본인은 가문에서 축출당한 것이 아니었소? 갑자기 복귀하라니 당혹스럽기도 하고 이해가 안 되고 있소만.=
=그렇겠지. 원래대로라면 아버님도, 나도 널 복직시킬 생각은 없었으니까.=
=하면 어째서…….=
=성자님께서 아버님께 직접 간언하셨다. 가문의 제명을 철회하고 널 복직시켜달라고 말이다.=
그 악당이……?
=나도 네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미숙할 때면 실수는 누구나 하기 마련이고, 하늘 기사단도 제법 잘 끌어왔으며 성격에 모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 정도는 우리 계급 사회에서 큰 흠이 되지 않는 일이니까.=
=…….=
=하지만 근래에 네가 저지른 몇 가지는 실수라는 빈말로도 덮어두기 어려운 실태였다. 아버님과 나는 널 가문에서 제명하고 축출한다는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지.=
백치령은 오라비의 이야기에 마음이 어지러워졌다.
저 악당 같은 성자가 자신에게 육체적인 체벌을 내리기 전에 분명 그런 말을 하긴 했었다.
프라버를 떠나기 전에 복직할 수 있도록 진언을 올리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일이 가능하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그 아버님의 성격이라면 귓등으로도 듣지 않을 게 뻔하니까.
그런데 정말 아버님의 결정이 철회되었다고……?
=믿기 어렵다는 얼굴이군.=
=…그 아버님이시지 않소. 믿기 어려운 게 당연한 일이지…….=
=그만큼 성자님께서 프라버를 위해 해주신 일이 어마어마하다. 특히 우리 프라버가 새로 태어날 비전까지 제시해주신 것에는 그저 감탄밖에 나오지 않을 지경이지. 그 틀에 따라 움직인다면 향후 10년…… 아니, 5년이면 알소프 저 무뢰배들을 신경 쓰지 않고 프라버가 힘을 쌓을 수 있는 기반이 완성되는 수준이다.=
그 음탕하고 변태 같은 악당 성자가 그 정도로 대단…… 아니, 대단한 사람은 맞지…….
=사실대로 말하자면 성자님이 그리 말씀하시지 않으셨어도 널 복직시켰을 거다. 성자님이 제시한 비전에 따르기 위해서는 인재가 매우 많이 필요하며 지휘관급 인물은 말 그대로 목마른 사람에게 있어 남의 손에 든 물 한 컵만큼 간절하지.=
그리고 너는 일부 문제가 있긴 하지만 능력만큼은 확실하니 몇 가지 제약과 함께 가문에 복직시키려 했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지금 널 보니 성자님께서 왜 널 복직시키는 것이 좋을 거라 말씀하셨는지 알 것 같구나.=
=……본인이 어떻다고 그러시오.=
백치령의 부루퉁한 대답에 백중강이 후 웃었다.
=며칠 전의 너는 공명심과 명예욕이 차마 못 볼 수준이었다. 날 보는 눈에도 적개심과 질투가 엉망으로 섞여 끔찍한 정도였지. 하지만 지금은 어떠냐. 날 보고도 아무 생각도 나지 않겠지.=
저 말이 맞다.
당시에는 장남이라는 이유로 차기 영주에 내정되었다고 생각했기에 백중강을 볼 때마다 배알이 뒤틀려서 짜증이 머리끝까지 솟을 정도였었다.
하지만 지금은 별생각이 없다. 아니, 능력이 되니까 차기 영주인 거라고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 아버님이 능력도 없는 무능한 자를 차기 영주로 삼을 리 없으니까.
오라비가 유능하다는 것은 악당 성자를 성으로 초대해 이 상황을 만들어낸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물론 려강이의 보이지 않는 조력이 있었다곤 해도 그건 충분히 칭찬받을 일이었다.
=그래서일까. 성자님이 너에게 한 교육이 어떤 것인지 나도 배우고 싶을 정도다. 앞으로 태어날 자식에게 그런 교육을 적용한다면 틀림없이 훌륭한 영주로 자라날 테니까.=
오싹. 등줄기를 타고 소름이 돋은 백치령은 인상을 확 구기며 으르렁거렸다.
=말도 안 되는 헛소리는 하질랑 마시오! 영주라는 자가 그딴 짓거리를 하면 내가 가문을 박차고 나가버릴 것이니!=
…대체 무슨 일을 경험했기에?
놀라 눈을 뜨는 백중강에게서 고개를 돌린 백치령은 후, 여러 가지 심정이 섞인 짧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알겠소. 그리 말하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그거 말고는? 성자님에게 드릴 말이 있다 하지 않았소.=
=음. 둘째를 죽음으로 몰고간 인구족 남자에 대한 정보가 올라왔다. 그것에 성자님이 따로 부탁하신 레심 경의 지원 방침에 대한 이행 관련…….=
말을 이어가던 백중강은 문이 열리는 기척에 입을 다물었고 백치령도 고개를 돌려 문틈으로 빼꼼, 머리를 내미는 백려강을 돌아보았다.
둘의 시선이 동시에 날아들자 백려강은 살짝 당황을 드러냈다가 이내 웃으며 말했다.
「대화를 방해해서 죄송해요. 오라버니, 언니. 환인 님께서 나오셨어요.」
=그러냐.=
「하지만 중강 오라버니께서는 들어오시면 곤란한 상황이라서…….」
=그런가. 그러면 나는 이만 돌아가마. 치령, 이걸 성자님께 전해드리고 너에게 했던 말도 전해다오.=
=…그러겠소.=
첫째 여동생에게 작은 서류철을 넘겨준 백중강은 그녀가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다가 아직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둘째 여동생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나름대로 자기가 있을 자리를 찾은 듯한 백려강을 잠시 바라보다가 조금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버님을 향한 성자님의 일침을 듣고 나서 줄곧…… 나라도 너에게 신경을 써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구나.=
「오라버니…….」
=……그동안 미안했다. 너에게 씌워진 오명은 내가 책임지고 반드시 풀어 널리 알려주마. 성자님이 해내신 위업도 함께 말이다.=
백중강의 진심이 담긴 사과에 백려강은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거면 저는 됐어요. 더는 미안해하지 마세요.」
……아버님도 그렇고 나도 사람 보는 눈이 참 없군. 안목을 다시 길러야겠어.
자신에게 정말 요만큼도 원망의 기색을 내비치지 않는 모습에 백중강은 고개를 숙였다.
=다시 이야기할 기회가 없을지 모르니 미리 작별 인사를 해두마. 부디…… 이번에는 성자님 곁에서 행복해지거라.=
「…네. 오라버니도 몸 건강히 계세요.」
=그래…….=
달칵.
자신의 앞에서 닫힌 문을 잠시 바라보던 백중강은 뭔가 시원 씁쓸하면서도 가슴이 조금 공허해진 기분을 느끼며 일감이 산더미처럼 쌓인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갔다.
환인 일행이 깨끗하게 비운 흑맥주가 든 오크통의 용량은 정확하지 않지만 대략 50ℓ 정도다.
맥주 한 짝에 500mL 병 스무 개가 들어있으니 다섯 명과 요정 하나가 다섯 짝을 먹은 것과 마찬가지.
덕분에 적당히 취기가 오른 환인과 그의 여자들은 자연스럽게 야한 스위치가 들어가 욕탕에서 몸을 섞기 시작했다.
육욕에 파묻혀 네 명이 한데 뭉쳐 뒹군 것은 아니다. 서로 차례를 지켜 자신의 차례가 아니면 씻고, 자기 차례가 돌아오면 환인과 기분 좋은 일을 하는 식.
몸에 물을 뿌려 씻은 뒤 가장 먼저 안느와 목욕탕 속에서 수중 섹스를 즐겼다.
여유 있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키스를 나누고 서로의 몸을 애무하며 15분에 걸쳐 삽입과 사정, 절정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이실리테와는 지구에서 사 온 비닐 매트를 깔고 그 위에서 오일 플레이를 즐겼다.
마찰력이 전혀 없는 것처럼 미끄덩하고 들어간 이실리테의 보지는 질벽에도 근육이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을 만큼 강한 조임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 때문에 대화는 거의 못 했지만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표정에서 감정이 오갔기에 만족스러운 15분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유르파를 자신의 무릎 위에 올린 환인은 그녀의 풍만하면서도 모성이 느껴지는 가슴에 얼굴을 묻고 느릿하게 그녀의 속살을 헤집었다.
이미 30분에 걸쳐 두 번이나 사정했기에 사정이 목적이라기보단 그녀의 부드러운 육체가 목적인 모습.
=하읏, 아읏. 으으응…….=
그게 아니더라도 환인은 유르파의 속살보다 말랑말랑하고 나긋나긋한 그녀의 육체가 더 좋았다.
분명 자신이 끌어안고 있는데도 오히려 그녀에게 파묻힌 것처럼 유르파의 육체는 극상의 부드러움을 자랑하는 것이다.
유르파는 마치 애무하는 것처럼 자신의 뱃속을 헤집는 환인의 자지를 보지로 열심히 조여주다가 아기처럼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 그의 뒷머리를 쓸어내리며 웃었다.
=아응…… 후후, 자기는 나랑 하면 꼭 이렇게 앉아서 하더라?=
“유르파의 몸이 너무 부드러워서 그렇습니다.”
=흣, 그…러니? 나도 나름 훈련하면서 근육이 좀 생겼는데…….=
자궁 입구를 귀두가 살짝 문지르며 지나가는 감각에 목소리가 떨린 유르파가 웃으니 환인도 부드럽게 미소 지어주며 그녀의 입술에 키스해준다.
“비교 대상이 이실리테와 안느여서 그런가 봅니다.”
=뭐야. 우리 몸은 딱딱하다는 거야?=
마침 몸을 다 씻었는지 도자기처럼 투명하고 깨끗한 나신에 물방울을 맺고 다가온 안느가 짓궂게 웃으며 묻는다.
환인은 후, 웃고는 그런 안느의 엉덩이를 찰싹, 가볍게 때려주며 대답했다.
“그럴리가. 비유가 그렇다는 거다. 너희가 최고급 솜이불이라면 유르파는 최고급 깃털 이불이라고 할까.”
=아, 그런 이야기였어? 하긴 그건 그래. 율이 언니의 몸은 정말 안에 뼈랑 근육이 전부 있나 싶을 만큼 부드러우니까.=
환인의 비유에 고개를 끄덕인 안느는 정말 먹음직스럽게 탱글탱글한 유르파의 엉덩이를 만지작거렸다.
무서울 만큼 손가락이 살에 파묻히는 느낌. 이 엉덩이에 비하면 자신의 엉덩이는 바위에 가깝지 않을까.
여자의 가는 손가락이 엉덩이를 매만지니 흠칫거리는 유르파의 떨림이 자지를 통해 환인에게 전달된다.
환인이 조금 빠르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유르파가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미약하게 저항감을 내비쳤다.
=흣……! 어, 엉덩이 만지지 마아…….=
=알았어. 엉덩이는 안 만질게.=
그러고는 고양이처럼 웃으며 그녀의 어깨뼈 홈이나 머리카락을 틀어 올려 훤히 드러난 목덜미와 귓불, 옆 가슴을 살살 어루만지기 시작하니 유르파의 보지가 움찔거리며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환인은 가만히 있어도 자지를 자극하는 쾌감에 만족하며 유르파의 모성 주머니를 들어 단단해진 젖꼭지를 물고 한껏 흡입했다.
쭈우웁
=하아앙! 으으읏!=
혀끝으로 딱딱해진 유실을 희롱하니 보지의 조임이 더더욱 강해진다. 펄떡거리기까지 하는 걸 보면 금방이라도 절정에 도달할 모양새다.
확실히 이실리테와 교대한 뒤에는 깊게 삽입한 뒤 자궁 주변을 귀두로 건드리며 자극하기만 했었지.
그게 10분이 넘었으니까 그녀의 몸 안에는 지금 폭발하지 못해 쌓인 쾌감이 아마도 한가득할 것이다.
어차피 절정에 오를 거라면 그 쾌감을 전부 뽑아주는 게 예의.
환인은 그녀의 피학 취향에 맞춰 허리를 부러트릴 듯이 강하게 끌어안고 퍽 퍽 느릿하게 자궁구를 쳐올리는 한편 그녀의 목덜미를 이빨 자국이 남을 정도로 강하게 물었다.
그러자 피드백이 바로 돌아온다.
=하으읏! 흐으앗! 그렇게 물면, 찌르면 안뎨엣……!=
허리를 곧추세우고 바르르 떨며 더더욱 강하게 헐떡이기 시작하는 거다. 보지가 마치 손처럼 자지를 쥐어짜는 것은 덤이다.
=오와. 등이랑 허리선이 뚜렷해지는 거 무지 야해.=
환인은 허리를 흔들 때마다 무릎이 떨릴 정도의 쾌감을 느끼며 엉덩이도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강하게 움켜쥐고 자궁을 짓뭉개듯이 허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녀의 몸 중심에서 시작된 경련이 허리, 어깨, 무릎까지 번지다가…….
=끄흑…?! 흐꺄아아앙! 아긋! 하응!=
환인을 두 팔과 두 다리로 와락 끌어안고 미친 듯이 보지를 조였다.
중간까지는 상냥한 포옹 섹스를 하다 갑자기 짐승처럼 변해 목을 물고 자궁을 짓이길 듯이 찔러대니 유르파는 정수리에서 벼락이 연달아 떨어지는 쾌감에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할 지경이 되었다.
환인도 자지를 밀어내려 하는 것처럼 사방에서 조여드는 질압에 쾌감이 더욱 강해지는 것을 느끼며 살짝 피가 스며 나올 정도로 그녀의 목덜미를 강하게 물고 퍽퍽퍽퍽— 1초에 1번씩 그녀의 밑을 쳐올렸다.
=응, 극끄, 으흐긋, 그그끕, 큿끅!=
박음질이 이어질수록 유르파의 눈동자가 서서히 돌아가기 시작한다.
정수리에 떨어진 쾌감의 벼락이 척추를 따라 내려오고, 보지를 헐어 버릴 듯이 찔러대는 쾌감이 허리를 타고 올라가다 중간에서 만나 등허리와 목덜미의 고통까지 합쳐지고 있는 것.
철썩!
그때 안느의 손바닥이 유르파의 엉덩이를 한차례 비껴 올려 쳤고, 그 충격에 합쳐지던 쾌감이 오르가슴으로 승화되어 그녀의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끄흡?! 끄하앙! 응그읏…! 으으읏……!=
멀티 오르가슴이 시작되자 유르파는 죽을 듯이 벌벌 떨며 짐승의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크으음…!”
환인도 자지가 뽑힐 것처럼 빨아들이는 보지의 쾌감을 이기지 못해 소변 줄기 같은 정액을 그녀의 자궁에 대고 뿌리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착정 당하는 기분.
그렇게 환인도, 유르파도 절정의 정점을 지나 여운을 만끽하는 상태가 되었을 때 자기 전용 나무 바구니 욕조에 들어가 느긋하게 온천욕을 즐기던 환연이 물었다.
「근데 환인. 아까 입욕제 가지러 잠깐 나갔을 때 백치랑 려강이 대화하는 거 들었거든. 둘이서 환인한테 함께 안기려고 하는 거 같던데 영혼이랑도 섹스할 수 있어?」
앞선 두 번의 사정 보다 세 번째 사정이 몇 배나 강렬했기에 살짝 탈력감이 찾아온 환인은 자신에게 온몸을 기댄 채 할딱거리는 유르파의 엉덩이를 만지작거리며 대답했다.
“……가능하다. 만질 수 있고 대화도 할 수 있는데 불가능할 리 없지.”
굳이 시더의 일을 알릴 생각은 들지 않았기에 나온 대답이다.
그사이 머리에 수건을 감은 채 몸을 다 씻고 다가온 이실리테가 환연의 근처에 앉으며 물었다.
=려강 아가씨가 정말 백치랑 함께 주인님께 안긴다고 했어?=
「음……. 백치는 엄청나게 부끄러워하면서 어떻게 환인한테 그러냐고 했는데 려강이는 내일모레면 우리 떠난다고, 기회는 오늘 밤뿐이라면서 용기를 내라고 했어. 자기가 강령 되어서 함께 힘을 줄 테니까, 라고.」
환연의 이야기에 일시적인 탈진 상태가 된 유르파를 뺀 이실리테와 안느가 고개를 갸웃했다.
=영혼 강령 상태에서 섹스를 할 수 있나? 아니, 그렇게 섹스하면 려강이도 오르가슴을 느낄 수 있는 거야?=
=그러게……. 려강 아가씨가 촉감이 느껴진다고 한 걸 보면 불가능할 거 같진 않아.=
「잠깐. 그런 거보다 려강이 처녀랬잖아. 첫 경험일 텐데 언니랑 같이 경험한다고? 그건 좀 자극이 셀 거로 생각하는데.」
=으음.=
=흐응…….=
“…….”
환연도, 여자들도 눈치채지 못한 상황의 오류, 백치령은 스팽킹 피학 플레이를 원하고 있고 백려강은 평범한 섹스를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유일하게 눈치챈 환인은 잠깐 생각하다가 유르파와 결합을 해제하고 그녀를 공주님 안기로 들어 올리며 대답했다.
“일단 백치령이 하겠다고 결정했다면 받아줄 생각이다. 우리가 떠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다가온다는 것은 한여름 밤의 꿈으로 추억 삼겠다는 이야기일 테니까.”
그리고 백려강도 성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어린애도 아니고, 그걸 알고도 응원한다 했을 테니 각오를 다졌을 것이다.
그 점을 이야기하자 환연과 두 여자는 별 의심하지 않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주인님이랑 첫 경험을 치르고 나면 지금 느껴지는 거리감이나 부러움 같은 감정도 사라질 테고 우리랑 좀 더 가까워질 수 있겠네요.=
=응. 그나저나 영혼하고도 할 수 있다니, 도령은 진짜 야한 소설 주인공 같네.=
「살아있는 언니와 그런 언니의 몸에 빙의한 여동생의 한 몸 자매 덮밥. 오우.」
놀리듯이 하는 환연의 말에 안느가 살짝 멍청한 표정을 짓는다.
=……그런 상황은 야설에서도 못 봤는데.=
거기에 스팽킹과 훈육discipline, 굴복submission도 더해야겠지만, 천연덕스럽게 아무 일도 아닌 척 허리에 힘이 빠져 후들거리는 유르파를 비닐 매트리스 위에 눕혀 몸을 씻겨주는 환인이었다.
=어? 언니 씻기는 건 내가 할 테니까 도령은 몸부터 씻어.=
“부탁하지.”
=도와드릴게요, 주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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