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궁기담-255화 (255/813)

〈 255화 〉 249+ 시더=루브이주

* * *

해가 질 때까지 달렸지만 일행은 비자룩스에 도착하지 못했다.

그러나 거리는 착실히 가까워져 비자루크스 산맥의 봉우리를 보려면 고개를 치켜들어야 할 정도가 되었고, 밤이 되니 작고 희미한 점으로 보이던 비자룩스의 불빛이 좀 더 넓고 커졌다.

작은 풀벌레 소리와 모닥불 타오르는 소리가 울려 퍼지는 한밤중의 들판.

저녁 일과를 마친 환인은 이실리테가 타준 커피를 들고 비상에게 등을 기대 비자루크스 산맥을 바라본다.

보름달이 너무 밝아 물이 빠진 듯한 색상의 웅대무비한 산맥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익숙하면서도 씁쓸한 맛과 향이 밀려왔다.

향수병, 커피가 고향에서 비박을 하던 추억을 커 불러와 이 세상에 덮어씌운다.

인공적인 소리 하나 들리지 않던 적막한 산골짜기에서 야영하던 기억이 뭉게구름처럼 천천히 피어오른다.

=유리 언니. 내 뽕 언제 만들어줄 거야?=

=손님~ 입금이 되어야 제작하죠~.=

그때와 지금의 다른 점이라면, 적어도 자신을 이해해주는 여자들이 곁에 함께 있어 준다는 것.

일부러 겉모습을 꾸미지 않아도, 억지로 주제를 만들어 대화를 이어 나가지 않더라도 자신에게 믿음을 주는 여자들이 자신을 따른다는 것.

=아 용돈 모아서 준다니까아. 먼저 만들어줘, 좀. 제발! 응?=

=입금하지도 않고 물건부터 달라고 하면 거래불량자로 등록돼요~.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손님?=

=아 언니이!=

=돈도 없이 물건을 요구하다니 강도가 따로 없네. 안느는 플뢰 성투사에서 플뢰 강도로 전직한 거야?=

=어머, 플뢰 강도라니 그거 굉장히 유니크한걸?=

=키이잇~!=

이 세상에 나 홀로 남겨진 듯한 고독도 좋은 환인이지만, 여자 친구들이 사이좋게 아웅다웅하는 소리를 들으며 커피를 홀짝이는 이 느낌도 어느 사이엔가 좋아지고 말았다.

지구에 있을 때는 인간관계란 귀찮고 성가시지만 필요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래서야 그날이 오면 지구로 떠날 수 있을까.

“…….”

그런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자 여자 친구들이 자신에게 잘 자라고 인사하며 하나둘 자신의 쿠에에게 붙어 잠자리에 든다.

환인은 초번 불침번을 서며 귀를 기울였다.

색색­ 집중하지 않으면 잘 들리지 않는 이실리테의 조용한 숨소리.

고양이가 고롱거리듯 작고 드물게 들려오는 안느의 귀여운 숨소리.

야한 꿈을 꾸는지 띄엄띄엄 신음을 흘리는 유르파의 잠꼬대.

여자친구들이 모두 잠들었을 때 환인은 허공에 둥실 떠서 비자룩스만 바라보는 시더에게 시선을 주었다.

평범한 영혼 모습일 때도 여우 귀와 2개의 여우 꼬리가 동양풍 복식과 잘 어울리는 미녀 과부였던 시더다.

타락을 절반쯤 경험하고 돌아온 지금은 유부녀 특유의 색기에 퇴폐미까지 더해져 한 번 눈에 담기면 몇 초 정도는 시선이 고정되고 말 정도다.

알몸에 검붉은색 스타킹과 실크 롱 글러브만 낀 모양새, 풍만한 엉덩이와 살집 있는 육감적인 허벅지가 보지와 엉덩이 구멍을 유혹적으로 가린다.

옆구리에 군살과 아랫배가 살짝 보이지만 그게 색다른 매력이 되어주고 있고, D컵정도 되어 보이는 젖가슴은 수유의 흔적인지 약간 처진데다 멜라닌 색소가 있는지 젖꼭지는 색이 조금 진하지만 보기 흉하지 않다.

유르파와 비슷한 육덕과 육감 사이의 몸매는 품에 안으면 여러모로 부드러움과 포근함이 느껴질 것 같다.

꾸?

환인이 모포를 걷고 자리에서 일어나자 눈을 감고 있던 비상의 시선이 환인을 쫓는다.

“내가 돌아올 때까지 불침번 부탁한다.”

쿠우~.

작게 대답하는 비상의 부리를 쓰다듬어준 환인은 여전히 비자룩스만 바라보고 있는 시더를 불렀다.

‘시더.’

「…….」

비자룩스에서 시선을 떼고 자신을 바라보는 시더에게 따라오라고 손짓한 뒤 근처의 고목나무 뒤로 돌아간다.

지름이 3m는 될법한 굵은 나무는 벼락이라도 맞았는지 뾰족뾰족해진 기둥만 남아 말라 죽어있었는데 환인의 모습을 가려줄 정도는 충분하다.

뒤따라온 시더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기울였다. 무슨 일이냐고 말없이 묻는 모습이다.

“시더. 한 가지 시험해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당신만이 절 도와줄 수 있군요.”

「어떤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귀접입니다.”

아무리 감정선이 희미한 환인이라 하더라도 보통은 수십 명의 사람에게 겁탈당하고 지독한 고문 끝에 살해당한 영혼에게 섹스를 제안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싫어하는 짓을 하면 상대가 미워하고 호감이 감소한다는 감정의 순환에 대한 지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가 그 점을 개의치 않는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시더는 성적 학대와 성고문을 당했지만 그 사실에 분노하지 않았다. 잔혹한 고문에 사망하고 시체조차 남기지 못했음에도 그 사실에 분노하기보단 홀로 남은 말빈을 걱정했다.

죽어 영혼이 된 그녀의 미련과 걱정은 말빈의 무사 안전이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알드헬름이 말빈에게 손대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겼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타락에 한쪽 발을 담글 정도로 분노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말빈에게 구명의 은혜를 입힌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명확하다.

환인은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시더는 자신이 하는 부탁을 전부, 말빈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모두 들어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고 실제로도 사실이었다.

7급 호족의 약속의 증표를 말빈에게 무상으로 넘겨주어 안전을 도모해준 은혜를 영혼 깊숙히 각인한 상태였던 것.

분노에 사로잡혀 절반쯤 타락했기 때문에 감정을 표면으로 드러내는 것이 어렵지만 않았다면 딱딱한 다나까 말투가 아닌 공경하는 태도를 보였을 것이다.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시더는 환인에게 교접을 부탁받았음에도 기분 나빠하긴커녕 오히려 자신의 몸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순순히 몸을 열었다.

“그전에 알려드려야 할 것이 있습니다.”

자신의 영혼술이 영기를 사용하며, 이러한 술행?行, 영혼 화살이나 영혼 폭발 등에 영향을 받는 영체는 곧 영기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은 여자들과 교접을 통해 그녀들의 자궁에 맺힌 영기를 흡수한다.

즉, 현재로서는 자신과 귀접한 영혼은 자칫 존재가 깎여나가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환인의 생각이었다.

“확실하진 않지만 저와 당신이 귀접하게 되면 당신의 존재가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만약…….”

「괜찮습니다.」

그 부분을 밝히며 이후 대처를 설명해주려던 환인은 고민도 없이 수락하는 시더를 바라보았다.

“……당신의 손으로 복수할 수 없어도 괜찮습니까? 제가 당신에게 원기를 가득 채워주면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알드헬름의 방을 찾아가 직접 칼로 찔러 죽일 수도 있습니다.”

「제 손으로 그 망나니의 명줄을 끊고 싶은 마음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동시에 영혼사님께 큰 은혜를 느끼고 있습니다.」

시더는 생각했다.

자신과 영혼사님의 목표는 같다.

「제 손으로 직접 죽이지 못하는 것은 아쉬우나 제가 소멸한다 하여도 영혼사님께서는 어떻게든 알드헬름을 죽이실 거라고 믿습니다. 그러니 괜찮습니다.」

그러니 우선순위를 따진다면 환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먼저다. 그리 대답하는 시더에게 환인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환인은 먼저 시더의 영혼 가까이에 손을 가져가 원기 방출을 시작했다.

4%, 9%, 16%, 25%, 38%.

체력이 급속히 깎여나간다.

그렇게 전체 체력의 50%를 시더의 영혼에 불어넣은 결과, 살아있는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감촉이 손바닥에 전달되기 시작했다.

환인은 시더의 몸 이곳저곳을 만져보았다.

도톰한 입술을 엄지로 살짝 문질러보고 가는 목덜미를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나긋한 쇄골을 간지럽히듯 건드린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촉감이 구현되지 않은 곳이 없다.

고목의 나무뿌리에 걸터앉은 환인은 시더를 무릎 위에 앉힌 뒤 젖무덤을 상냥하게 감싸고 젖꼭지를 엄지와 검지로 살살 돌리며 물었다.

“기분은 어떻습니까.”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곤란하군.

영기를 흡수하는 방법이 교접인 이유는, 감정적으로 동요했을 때 심신이 흐트러지고, 그렇게 결합이 느슨해진 영기가 환인의 몸으로 흘러들어오는 식이다.

그 감정의 동요는 성행위가 즉효였다.

이실리테에게 사랑한다고, 널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싶다고 말로 그녀를 잔뜩 동요시키며 키스를 해보거나 보지를 어루만져 봤지만, 영기의 흡수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던 것.

그러니까 육체적인 결합이 주는 정신적 동요에 감각의 파도가 끼치는 마음의 흐트러짐이 영기 흡수라는 행위에 가장 효과가 좋은 거다.

헌데 아무리 애무해도 아무것도 못 느끼고 감정도 동요하지 않는다면 실험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환인은 시더의 자세를 조금 손봤다. 발을 자신의 무릎에 대고 무릎을 세워 허벅지를 벌리는 자세.

보지를 속 깊은 곳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모습이다.

그 상태로 입술은 시더의 목덜미를 핥고 한 손은 젖무덤을 주무르고 나머지 한 손은 시더의 균열을 문지르며 쓰다듬는다.

“여전히 아무런 느낌이 없습니까?”

「네….」

그건 아닌듯한데. 목소리가 좀 전에 비해 살짝 늘어졌다.

거기다 새끼손톱 절반 정도로 커다란 클리가 발기한 것처럼 껍질을 젖히며 모습을 드러냈고 새끼 손가락 한 마디보다 조금 작은 젖꼭지도 단단해졌다. 보지 입구의 조임도 선명하게 느껴지고 있다.

아무것도 못 느낄 정도로 감정이 차단되어있지만, 몸은 느끼고 있다는 건가.

환인은 목덜미에서 이어지는 어깨선을 입술로 연주하고 좀 더 집요하게 젖꼭지를 비틀고 꼬집고 잡아당기자 시더의 허벅지가 미세하게 떨렸다.

검지와 중지를 보지에 밀어 넣고 좌우로 벌려 지분거리자 약간 반투명한 아랫배 너머로 보지 속에서 자신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게 훤히 보인다.

환인은 그걸 응시하며 손바닥으로 클리를 약간 난폭하게 문질렀다.

「…….」

젖꼭지 ­ 클리 ­ 지스팟 삼 점 자극에 시더의 허리가 살짝 튀었다. 시더의 얼굴을 보니 무표정하게 자기 아랫배를 응시 중이다.

“감각이 전혀 없진 않군요.”

「그런 것 같습니다.」

환인은 살짝 웃었다. 차갑고 과묵한 여자 사람과 노는 듯한 기분이다. 이런 여자를 쿨데레라고 하던가.

말랑말랑한 대음순과 손가락 사이에 달라붙는 소음순을 잠시 어루만지던 환인은 애무를 중단했다.

시더는 영혼이다. 육체가 없고 마찰이 발생할 물체의 고유한 역학적 기본량이 없다. 육체가 없으니 애액도 나오지 않을테고 애무도 의미가 없다.

시더를 일으켜 세운 환인은 허리띠를 풀고 자신의 물건을 꺼냈다.

자신보다 십수 년 먼저 떠난 남편의 그것보다 굵기도, 형태도 훌륭한 자지를 본 시더는 알아서 몸을 돌린 뒤 무릎을 모으고 엉덩이만 내밀어 환인의 자지에 자신의 보지 구멍을 가져다 댔다.

시더는 조금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설마 죽어 영혼이 된 상태로 영혼사님과 정사를 나누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지만, 고통스럽기만 하던 성고문의 순간에 비하면 천국에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푸우욱­

두 개의 여우 꼬리를 곧추세우고 허리를 깊게 내려 환인의 자지를 받아들인 시더는 잠시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상하다.

쾌감 같은 것은 물론 자극도 없다. 그저 막대기가 보지를 가르고 들어오는 듯한 신기한 감각뿐인데 허리가 말을 듣지 않는다. 멋대로 튀어 오르고 꿈틀거린다.

「이상합니다. 아무런 감각이 없는데, 몸이 생각대로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그럼 제가 움직이겠습니다.”

허리를 희끗거리는 시더의 골반을 잡고 천천히 자지를 밀어 넣자 시더의 엉덩이 사이로 자신의 자지가 깊게 들어가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 상태로 움직이기 시작한 환인은 자지를 통해 밀려오는 감각을 느끼곤 적지 않게 놀랐다.

영혼이니까 애액이 없을 거라고는 짐작했고 실제로도 없었다. 하지만 촉감은 있었기에 과연 삽입은 어떤 느낌일까 조금 궁금했는데 이건 상상 이상이다.

약간 반투명한 시더의 보지 속으로 자지가 들어가고 나올 때마다 환인은 굉장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쾌감이 귀두에서부터 기둥과 뿌리까지 감싸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든 표현하자면…… ‘강한 바람이 아프지 않게 보지 형태로 자지를 꽉꽉 물어대는 느낌’이 가장 비슷할 것 같다.

「읏, 윽. 으…… 윽.」

“흐……음. 후우.”

시더의 허리를 잡고 움직이는 것은 힘들지 않았다. 질량이 없는 영혼이니까. 감촉이 있는 공기를 들었다 내리는 정도의 운동량이다.

그런데 자지를 감싸는 쾌감은 말도 못 할 지경이다. 이래서 무당들이 귀신과 하는 귀접은 위험하다고 하는 걸까.

「영…혼사님. 몸, 몸의 제어가 안되…엡, 니다. 이, 상, 합니…다.」

더욱이 쿨데레처럼 감정이 담기지 않은 억양으로 쾌감을 잔뜩 느끼는 반응을 보여주는 것도, 하트 모양처럼 풍만한 엉덩이 사이로 보지 안쪽이 희미하게 보이고, 그런 질과 자궁이 자신의 삽입에 울렁거리는 광경도 쾌감을 부추기는 요소였다.

게다가 약간이지만 배덕감까지.

남편과 남자 친구가 있는 여자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철칙에서 교묘하게 벗어난 존재가 시더다. 그런 유부녀를 건드리는 듯 이 묘한 감각이 여러 요소와 결합해 환인의 쾌감을 몇 배나 높이고 있었다.

‘이러다간 본말이 전도되겠군.’

마음이 흔들릴 정도의 쾌감에 이대로 모두 내려놓고 시더의 보지 구멍을 마음껏 사용해 정액을 쏟아내고 싶다. 하지만 그랬다간 시더가 이 자리에서 소멸할 것이 훤히 그려진다.

이를 악물고 뇌를 지배하려는 성욕을 억누르며 시더의 영체에, 자신의 몸속 변화에 신경을 쏟는다.

「핫, 하, 흠. 흣. 으음. 으.」

그러자 조금씩, 아주 희미하게 시더의 영체가 흔들리며 무언가가 몸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실리테와 안느, 유르파를 합쳐 수백 번 안고 다른 여자를 수백 번 안으며 체감한 감각과 약간 다르다.

흘러들어온 무언가의 움직임도 조금 다르다.

여자 친구들의 영기는 몸 곳곳으로 퍼져나가며 훈기를 보듬고 어우러지는 감각이라면, 시더를 안으며 흡수하는 그것은 고스란히 척추를 따라 흐르는 한기와 하나가 되는 느낌.

「아. 하. 으. 흐. 아.」

자신의 자지가 몸속 깊이 들어갈 때마다 맞춰서 흘러나오는 무감정한 신음.

쾌감에 지르는 교성이 아니라 내장의 압박으로 허파의 바람을 토해내는 듯한 소리가 메트로놈이 똑딱거리는 것처럼 주기적으로 나온다.

그런 시더의 신음 속에서 환인은 그녀의 영체가 조금씩 옅어지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예상대로군.’

영혼과 교접은 영혼의 존재 그 자체를 흡수하는 게 틀림없다.

아무튼 테스트는 성공적이다.

자신의 몸 안에 흐르는 훈기는 게임으로 표현하자면 MP나 Mana고 한기는 마력 혹은 인트intelligence로 볼 수 있다.

살아있는 사람과 몸을 섞어 영기를 흡수하면 훈기와 더불어 전체적인 영혼술의 능력이 향상되고, 영혼과 몸을 섞어 영기를 흡수하면 한기가 늘어 영혼술의 위력이 증가할 것이다.

‘앞으로는 여자 영혼도 안아야 하는 건가.’

「응, 윽. 음. 흡, 흣. 흑.」

환인은 허리가 강하게 아려오는 듯한 쾌감에 저항하며 입을 열었다.

“시더. 이제 되었습니다.”

「그렇, 습니까. 그럼, 이제, 그만……. 여, 영혼사님? 왜 자꾸 허리를 흔드시흑. 윽. 읍.」

“미안합니다. 이대로 멈추기에는 시더가 너무. 시더, 당신의 몸을 조금만 더 쓰겠…습니다. 큭”

「아, 아. 네, 네. 마음, 마음껏 쓰십…앗. 윽.」

환인은 후배위 같은 자세를 조금 바꾸었다.

걸터앉았던 나무뿌리에서 일어나 시더의 허리를 반 바퀴 돌렸다.

중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 영혼이라서일까. 마치 물속에서 섹스하는 것처럼 체위 변환이 자유롭다.

서서 정상위라는 기이한 체험을 하면서 시더의 영기를 흡수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열심히 허리를 흔들어 점차 사정감을 가속해나간다.

“시더…!”

그리고 허리가 부러질 것 같은 고통과 흡사한 쾌감이 해일처럼 밀려오는 환상을 보며 환인은 재차 이를 악물고 정액을 그녀의 안에 토해내기 시작했다.

“크으윽……!”

「아아아아아아.」

사정하면서도 허리를 멈추지 않는다. 아니, 멈추지 못한다. 귀두 끝에서부터 신경이 번개 다발로 변해 자글거리는 느낌에 신음이 저절로 토해진다.

그러면서 시더의 영혼으로 정액이 퍼져나가다 천천히 사라지는 것을 눈에 담았다.

이건 또 무슨 현상이지. 비물질이 물질을 흡수하는 건가.

궁금증이 하나 더 생겼다. 여자들은 영기를 흡수당하고 회복하며 신체와 외모가 아름다워진다. 그렇다면 영혼은 어떤 현상이 벌어질 것인가.

5초간 시더의 몸 안에 정액을 뿌린 환인은 뒷목이 뻣뻣해질 정도의 쾌감과 허리가 빠질듯한 사정의 여파에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 시더의 영체 안에 사정한 뒤 결합을 해제했다.

“후우…….”

눈을 감고 기절한 것처럼 허공에 둥둥 떠서 미동도 하지 않는 시더를 쳐다보던 환인은 뻐근한 목덜미를 주무르며 생각했다.

일단 그건 앞으로 천천히 알아나가야 할 것 같다.

“…….”

수면에 떠다니듯 둥실둥실 흔들리는 시더의 나신과 살짝 벌려진 보지 구멍을 잠시 바라보던 환인은 말없이 손을 뻗어 시더의 발목을 잡고 끌어당겼다.

시더의 영체를 흡수하고 그 자리에 자신이 영기를 흘려넣어주면 어떻게 될지, 좀 더 시험이 필요하다.

시험이 필요하다고 합리화하며 환인은 자지의 뿌리를 잡고 시더의 보지에 천천히 밀어넣었다.

* * *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