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7화 〉 241+ 유르파, 욕실의 승리자
* * *
발등으로 유르파의 토실토실한 보지를 지분거리는 것은 꽤 재미있는 느낌이라고 환인은 생각했다.
살집 있는 대음순이 부드럽게 발등을 누르는 감각, 점성으로 코팅된 소음순이 발가락을 휘감으며 미끈거리는 감각, 발가락 끝에 닿은 보지 입구가 옴찔거리는 감각, 한가득 베어 물고 싶을 만큼 부드러운 허벅지가 발목을 조이는 감각.
이 모든 것을 재미 하나로 묶는 것은 눈을 감고 눈썹을 찡그린 채 어깨를 흠칫거리며 =읏, 응흑, 아흑……!= 작게 신음을 지르는 유르파의 반응이었다.
=…….=
=…꼴깍.=
유르파의 색기 넘치는 반응은 환인의 좌우에 붙어있는 이실리테와 안느가 침을 꼴깍 삼키면서 유르파를 뚫어져라 쳐다볼 정도였다.
늘상 가볍고 쾌활한 느낌의 안느는 침대에서도 부끄럼을 웃음과 장난으로 덮어씌우는 식이고, 이실리테는 자신의 쾌감보다 환인의 쾌감을 우선시하며 성실하게 봉사하는 메이드 느낌이 강하다.
더욱이 환인을 만나기 전까지 숫처녀였던 그녀들에게는 극치라고 할만한 아름다움이 있을지언정 여성적인 관능이나 성적인 매력은 다소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유르파는 달랐다.
고작 두 번의 잠자리를 가졌을 뿐이지만, 중간중간 목욕하면서 유사 성행위를 즐긴 정도였지만 유르파는 말보단 행동으로, 표정과 몸짓으로 육욕적인 느낌을 많이 표현했다.
어떻게 해야 남자가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할까.
=흑, 으읏~!?=
지속된 희롱에 결국 성감이 활짝 열린 유르파가 검지를 입에 살짝 물고 허리를 활처럼 휜 채 바르르 떨었다.
팔을 뒤로 짚은 덕분에 흘러내리는 물방울처럼 맺힌 G컵의 젖가슴이 잘게 흔들린다.
그 움직임에 수면이 찰랑이며 아지랑이처럼 흔들리는 살결과 Y자로 벌린 육감적인 허벅지가 드러나고, 보기 좋게 달아오른 홍조에 한쪽 눈썹을 찡그리고 내쉬는 가쁜 숨결은 여성의 성적 매력을 집대성해놓은 하나의 패티시 그 자체였다.
=하악, 하악! 하읏……♡=
‘으와… 유리 언니 엄청 야해….’
같은 여자가 봐도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성적 매력을 발산하는 유르파를 이실리테와 안느는 놀라 숨 쉬는 것도 잊고 쳐다보았다.
평소 털털한 큰언니 같은 유르파에게 저런 모습이 있었다니?
그 덕분이라고 할까. 이실리테와 안느는 유르파의 보지를 발등으로 희롱하며 재미있어하는 환인의 모습에서 자신들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알게 되었다.
‘어, 난 언니랑 비교하니까 너무 선머슴 같은데.’
‘나…… 주인님 앞에서 너무 부끄럼 없이 움직인 거 아닐까.’
=흐응…. 나 큰일 났네……. 이래서는 오늘 잠 못 자는 데에……♡=
우왓, 귀가 녹을 거 같아!
평소보다 0.5옥타브 정도 올라간 목소리에 고양이가 갸르릉거리는 듯한 애교 가득한 비음.
이실리테와 안느는 고막이 간지러운 느낌이라 어깨를 부르르 떨 정도였지만 이게 웬걸. 주인님/도령은 후,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는 게 아닌가!
아. 남자들은 저런 걸 좋아하는구나.
좌우의 어린 여자 친구들이 진짜 어른을 보며 잡기를 습득하고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 한 환인은 어깨, 쇄골, 무릎 등이 보기 좋게 분홍색으로 물든 유르파에게 손을 내밀었다.
“머리카락 색이 많이 진해졌군요. 요즘 기분은 어떻습니까.”
=후훗. 말할 필요도 없이 최고야. 파르히스트랑 카턴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작품의 영감이 매일같이 샘솟아나는 중인걸?=
자신의 손을 잡는 유르파를 무릎 위에 앉히고 그녀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창작 활동에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이라는 말이군요. 그뿐입니까?”
=난 자기와 함께 있는 이 시간을 위해 살아왔다고 생각할 정도인걸? 재산을 전부 처분하고 자기를 쫓아온 게 내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라고 실감하는 나날이야. 이 이상의 말은 필요 없어.=
환인의 목에 팔을 걸고 화사하게 웃는 유르파에게서는 시선을 뗄 수 없는 매력이 샘솟고 있었다.
자신을 내려다보며 세상 다정하고 사랑스럽다는 시선을 보내는 유르파와 잠시 아이컨텍을 하던 환인은 자신의 분신이 유르파의 허벅지를 찌르는 걸 느끼며 말했다.
“유르파. 근래에 들어 당신과 이실리테, 안느와 함께 다니며 제게도 욕심이 있다는 걸 자각했습니다.”
그간 그녀들이 지켜본 환인은 욕심이나 욕망이 별로 두드러지지 않는 남자였다.
하면 편해지니까 한다. 해야 하는 일이니까 한다.
유일하게 욕심을 드러낸 것이 커피였다. 그마저도 평범한 사람이라면 =점심은 햄버거를 먹고싶네.= 정도의 수준.
그런 환인이 욕심이 있다는 걸 스스로 입에 담았다.
자신의 인생에 있어 몹시 중요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 느낌에 유르파는 종족의 특성인 끓어오르는 성욕마저 내리누르며 귀를 열고 환인의 입술을 응시한다.
“이제 와서 당신이 떠난다고 하면 굉장히 실망할 것 같지만, 마지막으로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군요. 저는 당신이 어느 쪽을 선택하든 당신을 존중하겠습니다. 그러니 솔직하게 대답해주면 좋겠습니다.”
=으응.=
긴장감에 심장이 쿵쾅거린다. 숨소리가 저절로 떨려 진정시키기 힘들 정도다.
“유르파, 당신과 앞으로도 함께 있고 싶습니다. 저와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물론이야! 당신이 날 버리고 내치지 않는 이상, 죽을 때까지 당신을 따라갈게…!=
귀에서 찡 하는 이명이 일어날 정도로 가슴이 벅차오르고 감정이 격해지자 눈 밑이 달아오르다 못해 뜨거워진다.
달군 쇠바늘로 쿡쿡 찌르는 느낌이다.
유르파는 견디지 못하고 두 손을 들어 눈을 가리며 눈물을 흘렸다.
거의 2달. 중간중간 진한 스킨십과 함께 유사 성행위를 하긴 했지만 매일 밤 그와 잠자리를 가지는 아가씨들을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때때로 아가씨들에게 보여주는 그의 태양 같은 미소를 접하면 이유 없이 불안감이 미친 듯이 치솟고 그랬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것처럼 아가씨들의 그림자에 가려져 자신은 보이지도 않을까 봐. 길가에 차이는 흔한 여자처럼 매력이 없어 보일까 봐.
그래서 관찰 기간이 끝나면 그에게 버림받을까 무서웠다. 불안했다.
물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자신이 버림받을 리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신은 6급 비술사지만 전투 능력이 거의 없는 대신 부여 술법에 모든 능력이 올인 되어있다.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공짜로 황금알을 낳아주는 여자란 말이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어디 마음먹은 대로 되던가.
두 달. 아가씨들이 그와 살을 섞을 때 혼자 침대에 누워 천국과 지옥을 오가던 인고의 시간.
그 시간을 보답받을 때가 왔다.
소리 없이 눈물 흘리는 유르파의 모습에 환인은 성충동이 강해지는 것을 느꼈다.
험하게 다루거나 폭력을 동원해야 하는 성적 욕망은 아니다. 그저 우는 얼굴을 쾌락에 겨워 허덕이는 표정으로 바꾸고 싶다는 충동이다.
환인은 여기서 유르파를 안아야겠다고 이실리테와 안느에게 신호를 주자 그녀들도 눈치채고 슬그머니 좌우로 자리를 벌려준다.
=으, 으응…?=
갑자기 거리를 두는 아가씨들의 행동에 젖은 눈으로 돌아본 유르파는 뒤늦게 자신의 허벅지를 찌르는 자지를 느끼곤 당혹감에 눈썹을 늘어트렸다.
설마 지금 여기서 하려고? 아가씨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뭐, 보여주는데 거부감 같은 건 없지만 정처들이 보고 있는 데서 후첩인 자신이 몸을 섞으면 별로 안 좋게 보일…….
‘……일은 없겠지? 아가씨들은 과할 정도로 순둥순둥하니까.’
그래도 나댄다고 느끼게 하지 않으려면 평소에도 처신을 잘해야 하는데.
짧은 시간 이런 생각을 하던 유르파는 자신의 입술을 덮는 환인의 키스에 그런 생각이 송두리째 날아가는 것을 느꼈다.
이실리테가 체취 페티시가 있다면 유르파에게는 환인의 정기 페티시가 있다.
생에 첫 백화 현상을 겪게 해준 그의 스킨십은 그녀의 발정 스위치를 아주 간단히 올려버리는 것이다.
=하앗, 응…….=
30초에 걸친 키스를 끝낸 환인이 자신의 목덜미와 쇄골을 애무하는 사이 유르파는 먼저 이쪽을 지그시 관찰하고 있는 이실리테에게 불쌍한 강아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건 어디까지나 환인이 자신을 요구하고 있어 거부하기 어렵다는 의사 표현.
다행히도 이실리테는 살짝 미소 지으며 괜찮다는 신호를 보내주었다.
안느 아가씨는…… 응, 신경 안 써도 되겠네.
성적 호기심과 충동이 사춘기 남자 아이 수준인 안느는 흥미진진하다는 얼굴로 감상 모드에 들어간 지 오래다.
=앗, 응…….=
어느새 가슴으로 내려간 환인이 자신의 젖꼭지를 베어 무는 감각에 흠칫, 어깨를 떨었던 유르파는 허리를 뒤로 한껏 눕혀 환인이 좀 더 가슴을 빨기 쉽게 위치를 잡아준다.
다행히 환인이 허리 아래쪽을 강하게 안고 있어 뒤로 빠질 염려는 없다.
유르파는 젖꼭지를 빨리는 찌릿찌릿한 쾌감에 저항하며 자신의 허벅지와 환인의 아랫배 사이에 그의 자지를 끼워 살짝살짝, 아프지 않도록 살살 비비기 시작했다.
=히읏!=
허리를 감고 있던 그의 손이 엉덩이골을 타고 내려와 뒷보지를 간지럽힌다.
즈륵
손가락 한 마디만 속으로 들어왔을 뿐인데 보지 전체가 부들거리고 자궁이 주인님을 맞이하러 나가는 강아지처럼 내려가려는 게 느껴진 유르파는 속으로 헛웃음을 흘렸다.
분명 내 몸인데도 별개의 존재처럼 보지와 자궁이 움직이는 이상한 기분.
=흐큭…!=
길고 굵은 남자의 손가락 두 개가 들어와 보지 입구를 벌리고 안쪽을 찔러대자 유르파는 실시간으로 애액이 흘러나가는 걸 느끼며 신음을 참았다.
목소리를 냈다간 욕탕이 쩌렁쩌렁 울릴까 봐, 아가씨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에 성교육 교보재가 된 느낌이라 흥분해버렸다는 걸 들킬까 봐.
그래, 차라리 본격적으로 해버리자.
후읍, 작게 숨을 들이마신 유르파는 큰 용기를 내 환인을 살짝 밀어내는 한편 부들부들 떨리는 무릎에 힘을 빡! 주며 말했다.
=자기, 잠깐만 기다려주겠니? 내가 좋은 거 만들어놨거든……♡=
그렇게 웃으며 말한 유르파는 환인의 시선에 신경 쓰며 자신의 엉덩이가 최대한 매력적으로 보이게끔, 하지만 천박하게는 느껴지지 않도록 수없이 연습한 워킹을 통해 소지품 바구니로 다가가 자신의 아공간 주머니를 꺼내 들었다.
그녀의 손에 빠져나온 것은…….
“에어 매트리스?”
일본 AV에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욕실 오일 플레이용 회색의 에어 매트리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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