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0화 〉 204+ 우둔=고트모그의 감옥 미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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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층의 북서쪽 가장 구석 방, 문에 잠금장치도 달려있어 안에서 잠그면 사람이 아닌 한 들어오기 어려운 곳에 도착한 일행은 곧장 야영 준비를 시작했다.
환인이 비상의 등에 올려진 짐을 모두 내린 뒤 비상이 좋아하는 깔개를 꺼내 깔아주고 저녁밥을 준비해주는 사이 안느는 기척 차단 오브제, 주변 온도 조절 기능 삼각대, 탈취 기능 화병을 설치하고 모닥불을 피울 장작을 꺼낸다.
이실리테는 마스크를 벗고 성수를 적신 물수건, 성수포를 꺼내 손과 팔을 닦은 뒤 식사 준비를 시작했다.
=저녁은 뭐야?=
=커리. 건틀릿을 끼고 있었고 성수포로 손도 닦았지만, 혹시 모르니까 미궁에서는 미리 손질해둔 재료로 간단한 요리만 할 거야.=
=커리?! 이, 이번에는 안 맵게 해줘…….=
=저번에 만든 건 처음이라 맛이 좀 강했던 거야. 이번에는 더 순하게 할 거니까.=
=정말이지? 믿어도 되는 거지?=
=믿어도 돼.=
삼각대 걸쇠에 5인용 솥을 걸고 버터를 투하한 뒤 다진 마늘을 넣어서 살짝 볶다가 미리 썰어놓고 보관해둔 양파를 투하한다.
볶은 양파 향이 올라올 즈음 돼지고기와 우유도 넣고 감자와 당근도 넣어서 볶다가 물을 붓고 끓인다. 이어 미리 만들어둔 커리 가루와 버섯을 넣고 휘휘 젓기 시작하는 이실리테.
=안느. 이거 좀 저어줘.=
=으응. ……와, 이번 냄새는 좋네. 우유가 들어가서 그런가?=
안느가 국자를 쥐고 심혈을 기울여 커리를 젓는 사이 이실리테는 곁들여 먹을 빵과 기타 사이드 메뉴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환인은 비상의 옆구리에 기대고 앉아 그 모습을 구경하며 유르파가 제작해준 마도구구원과 핏빛 위상석을 꺼내 핸들링을 시작했다.
중간에 점심 식사와 휴식 시간을 합쳐 1시간 가량 쉬었지만, 13시간을 계속 미궁 탐색과 전투, 함정 탐지 등으로 보낸 탓인지 적지 않게 소비된 기력과 체력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어간다.
6급 위상석으로 제작한 구원??을 다루며 알게 된 거지만, 위상석은 가공 전이든 가공한 뒤든 효과는 별 차이 없었다.
가공 전/후의 차이라면 커팅한 위상석은 가만히 내버려 둬도 효과가 속에서 스며 나오듯 주변으로 흘러내리지만, 커팅하지 않은 위상석은 피부를 접촉해야만 효과가 발휘된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생 위상석에서 위상석 자체의 효과를 받을 수 있는 이유도 유르파와 함께 연구하며 알아낼 수 있었다.
‘자기의 위상류 체질이 위상석의 겉을 뒤덮고 있는 비결정성 고체를 투과하기 때문이었네.’
‘그러면 굳이 위상석을 가공할 필요는 없겠군요.’
‘응. 커팅한 위상석은 수명이 생기니까 커팅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면 후자가 압도적으로 효율적이야.’
커팅한 위상석은 이를테면 건전지다. 사용하면 수명이 더 빨리 줄어들고, 사용하지 않아도 점차 수명이 닳는 건전지.
술법적인 조치로 커팅한 뒤 재밀봉하여 생 위상석 상태로 돌리는 방식도 있지만, 그 술법적인 조치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위상석의 수명을 약간씩 끌어다 쓰기에 수명이 감소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른 위상석을 끼워 밀봉상태 유지를 위한 에너지원으로 삼는 방법도 있지만 아무튼, 수명의 차이가 나게 되는데 자신이 혼자 사용할 위상석을 가공하는 것은 아까운 일.
=주인님, 식사 준비 다 됐어요.=
이실리테의 부름에 다가간 환인은 왼손에 구원을 쥔 채 원기 흡수 기술로 이실리테와 안느의 목덜미에 손을 올리고 차례대로 원기를 나누어주었다.
=하읏…….=
=흑응….=
목과 어깨를 움츠리거나 허벅지를 바짝 붙이며 야시시한 반응을 보인 두 여자였지만, 환인은 신경 쓰지 않고 원기를 채워준 뒤 자신 몫의 커리와 빵, 채소 스틱을 받아서 들었다.
그리고 환인이 앉으면서 시작된 저녁 식사는 안느의 열렬한 호평과 칭찬 아래 진행되었는데.
=으흐응. 진짜 맛있어~! 향신료의 강렬한 향이랑 맛이 고기랑 채소하고 우유와 만나면서 부드러워지니까 불쾌하지 않고 채소도 아삭아삭 말랑말랑~.=
=저번하고는 다르지?=
=응응! 처음 먹었을 땐 이슬이가 우릴 독살하려는 줄 알았다니까?!=
환인은 저번에 먹었던 커리도 괜찮았지만, 이것처럼 순한 맛도 나쁘지 않았다.
커리에 열심히 빵과 채소 스틱을 찍어 먹으며 콧노래를 부르던 안느가 물었다.
=이 요리 배우는데 20은화나 냈다고 했지?=
=응. 향신료로 만든다길래 한 번 먹어본 뒤에 도전해봤지만…… 지식 없이는 절대 못 만들었을 거야. 열 가지가 넘는 향신료를 일정 비율로 섞어서 볶아야 하는데 조금만 배분이 달라도 맛이 크게 변하니까.=
=흠흠. 비싼 값을 하긴 하네.=
뀨응~
생과일과 마른 짚으로 먼저 식사를 끝내고 쉬고 있던 비상이 안느의 맛 평가에 슬그머니 다가와 환인에게 애교를 피운다.
피식 웃으며 빵을 반쪽에 커리를 묻힌 뒤 비상의 부리에 넣어주자 우물거리다가 커리의 맛이 입에 맞았던 듯 꽁지깃을 살랑거린다.
그렇게 비상과 저녁을 나누어 먹은 환인은 식사를 끝마치고 갑옷을 벗은 채 몸을 푸는 이실리테와 안느에게 말했다.
“불침번 순서는 차례대로 나, 이실리테, 안느 각각 3시간씩이다. 내일은 이실리테, 안느, 나, 모레는 안느, 나, 이실리테 순으로 번갈아 가면서 하지.”
=9시간이나 자는 건 조금 길지 않아?=
바닥에 모포를 펼쳐두고 그 위에서 일자로 다리를 쫙 뻗어 스트레칭하던 안느가 물었다.
타이트한 노란색 반바지를 입은 채로 그러고 있는데 속옷을 입지 않았는지 가랑이의 균열 자국이 적나라하다.
“3시간은 불침번이니 6시간을 자는 거다.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6시간은 자두어야 한다. 그리고 너희들의 영기 관련한 것 말인데. 자기 전에 5분에서 10분 정도, 간단한 삽입으로 관리할 생각이다만 어떻게 생각하지.”
환인의 발언에 이실리테와 안느가 서로를 쳐다보더니 조금 부끄러워한다.
=여, 여기서 우리 둘이랑 하겠다고?=
“아니. 하루에 한 명씩만 한다. 안느 너 같은 경우에는 그정도만 해도 영기가 불어나진 않을 거다.”
=그으…런거야?=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 시험해본다면 더 확실하겠지.”
다시 서로를 쳐다보며 눈빛으로 의견을 나눈 두 여자는 자연스럽게 결론을 내렸다.
=그, 그럼 나 먼저 할게.=
고개를 끄덕인 환인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안느도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이 이상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눈치였기에 환인이 그녀의 손을 잡고 리드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 욕실에서 했던 것처럼 짧게 하지.”
=아, 응. 이렇게 하면 돼?=
벽에 다가간 안느는 반바지와 팬티를 함께 내리려다 이쪽을 보고 있는 이실리테와 눈이 마주쳤다.
‘으, 부끄러…….’
하지만 부끄럽다고 관둘 수는 없다. 안느는 몸이 예전처럼 돌아갈 가능성이 1%라도 있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
얼굴을 붉히며 반바지와 팬티를 잡아 무릎까지 내리고는 벽에 손을 짚고 살짝 엉덩이를 내민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이실리테도 왠지 부끄러움을 느끼며 살짝 시선을 피했다가, 다시 안느의 뒷모습에 눈길을 고정했다.
‘안느는 밑도 예쁘네…….’
복숭아처럼 완벽한 굴곡을 그리는 히프, 주름마저도 귀여운 항문과 그 아래 조개처럼 입을 꽉 다문 하얀 살두덩이.
주인님의 손이 엉덩이를 잡고 주무르자 대음순이 좌우로 벌어지며 깨끗한 분홍색의 점막이 드러났다.
클리토리스 주변을 살짝 덮고 있는 은빛 체모는 자신의 거무튀튀한 음모와 다르게 무척 부드럽고 깔끔해 보인다.
=앗……!=
이실리테는 주인님이 성기를 꺼내 애무나 전희도 없이 바로 삽입하는 것을 보며 어깨를 움찔했다.
=으…응. 하으, 도려엉.=
‘아, 아앗.’
주인님의 섹스를 제삼자의 입장에서 보니 히익, 작은 비명이 나올 정도로 무서운 광경이었다.
약간 대각선에 자리 잡은 덕분에 주인님의 작은 주인님이 안느의 연분홍 속살을 가르며 들어갔다 나오는 게 고스란히 보이는데, 무서운 점은 작은 주인님이 끝까지 들어갈 때마다 몽둥이가 그곳을 들락거리는 것처럼 안느의 아랫배가 울룩불룩해지고 있었던 거다.
작은 주인님이 저렇게 컸었나? 거의 내 손목만큼이나 굵은데?
=흑, 학! 으… 으흣!=
억지로 신음을 참는지 억눌린 한숨이 들리는데 오히려 그게 더 야하게 느껴지는 이실리테였다.
덩달아 가장 무서운 맛이 아는 맛이라는 것처럼, 작은 주인님이 들어올 때 어떤 느낌인지 자신도 잘 알다 보니…….
‘거기가 뜨거워…….’
안느가 작은 주인님을 받아들일 때마다 자신도 깊게 박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잠시 시간이 지나고, 환인의 허리 움직임이 점점 더 빨라질 무렵 이실리테는 어딘가 상쾌한 향기가 퍼져나오는 것을 느꼈다.
‘이 냄새는…….’
이실리테는 본능적으로 눈치챘다. 이 향기, 숲속을 거니는듯한 향기는 안느가 흥분해서 물을 흘리면 나는 냄새라는 것을.
그리고 집에 있을 때 가끔 이런 냄새가 났음을 이실리테는 기억하고 있었다.
‘나쁜 계집애.’
대낮에 주인님을 꼬드겨서 하다니. 플뢰가 아니라 고양이 같다고 생각하며 잔뜩 느끼고 있는지 상기된 얼굴로 찡그린 채 헐떡이는 안느를 째려보다가 피식, 작게 웃었다.
저 심정을 이해하니까.
그 커다란 덩치를 줄일 수 있는 단 하나의 마법 같은 일이다. 자신이었어도 주인님께 사랑을 한 번이라도 더 많이 받기 위해 노력했겠지.
환인의 움직임이 점점 더 빨라진다. 격한 행위에 연결이 풀리지 않도록 두 손으로 허리를 잡고 누르며 더욱 깊게 삽입한다.
=아흐윽!!=
절정에 올랐는지 안느가 교성을 지르며 까치발로 서서 파르르 떨었다.
허벅지와 종아리에 나타나는 옅은 근육의 흔적과 나풀거리는 은발이 참 예쁘다고 생각하던 이실리테는 옆에서 갑작스레 느껴진 인기척에 화들짝 놀라 돌아보았다.
큐웃?
저거 뭐 하는 거야?
비상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것 같은 기분에 이실리테는 수건으로 비상의 눈을 가리며 말했다.
=애들은 신경 쓰는 거 아니야.=
쿠웃!
나 애 아니거든!
=아직 다 안 컸잖아. 넌 아직 애니까…… 어딜 가? 이리로 와서 눈 가리고 귀도 막아.=
쿠에~.
싫어~.
그렇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5분의 시간이 지나고, 환인과 안느가 서로 떨어지는 것을 본 이실리테의 시선이 안느의 살짝 벌어져 벌름거리는 분홍색 속살로 향했다.
그리고 구멍에서 천천히 흘러내리려는 백탁액을 목격하곤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주인님, 실례할게요.=
“음?”
=힛?! 이, 이슬아? 뭐 하려는… 아앙!=
이실리테는 주인님의 아기씨가 바닥에 버려지는 것은 볼 수 없었다. 안느가 못 움직이도록 골반을 잡은 뒤 그녀의 질구멍에 입을 맞춰 속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받아먹는다.
=흐윽, 아앙. 무, 뭐 하는…… 거야핫…!=
음, 안에 좀 더 있는 거 같은데 잘 안 나오네. 그냥 놔두면 막 흘러내릴 텐데…….
에이.
혀를 길게 내밀어 안느의 질에 밀어 넣는다.
=히긋!? …아, 아아…….=
일반인보다 몇 배는 더 긴 혀가 구불거리며 속살을 가르고 들어오는 느낌에 안느는 무릎이 덜덜 떨리는 것을 느꼈다.
=시, 싫어…… 흐극.=
환인의 혀가 들어오는 것도 경험해본 안느였지만, 이실리테의 혀는 몬가… 몬가 달랐다.
혀도 아니고 손가락도 아니고, 그렇다고 도령의 용신님도 아닌 무언가가 속을 있을 수 없는 각도로 마구 헤집는 느낌.
뱀이 들어오면 이런 기분일까.
=윽으으읏!?=
바들바들 떨면서 버티던 안느는 급기야 자궁까지 핥는 감각에 결국 힘이 빠져 주르륵, 벽에서 흘러내려 주저앉고 말았다.
=끝났어.=
달아오른 얼굴로 반쯤 눈물을 흘리는 표정의 안느가 어깨로 숨을 몰아쉬다가 힘겹게 고개를 돌려 이실리테를 보며 물었다.
=무…… 뭐 한… 거야아…….=
손수건으로 입 주변을 닦은 이실리테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너 그대로 있었으면 주인님의 아기씨를 땅에 다 흘렸을 거야.=
……그래서 내 거기에 혀를 집어넣으면서 다 핥, 핥아먹었다는 거?
“…….”
=…….=
안느는 머리가 어질어질한 느낌에 고개를 작게 젓다가 그대로 모로 누워버렸다.
=나, 난 좀 쉬어야…… 겠어…….=
어차피 자신은 마지막 불침번. 따지더라도 나중에 따지고 지금은 일단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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