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궁기담-185화 (185/813)

〈 185화 〉 180+ 안느­2

* * *

입으로 하는 것.

펠라치오, 혹은 오럴 섹스.

가감 없이 적나라하면서도 정말로 해보고 싶다는 얼굴이라 환인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할 줄은 알고?”

=책, 책에서 배웠어.=

거의 사춘기 남자의 성욕과 행동력 수준이다. 얼마나 해보고 싶었으면 그걸 책에서 배웠을까.

환인은 큭큭 웃으면서 침대에 걸터앉아 자신의 허벅지를 툭툭 때렸다.

허락을 뜻하는 그 행동에 안느가 반색하며 침대 밑으로 내려가 환인의 다리 사이에 무릎 꿇고 앉는다. 그리고 유리 공예품을 만지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환인의 남성을 어루만지며 눈을 반짝였다.

이, 이게 진짜 남자 자…… 고추구나. 이렇게나 딱딱한데 안에 뼈가 없다니, 우아! 끝은 왜 이렇게 말랑말랑해? 게다가 뜨거워!

환인은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집중하는 안느를 바라보다가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은발을 길쭉한 귀 뒤로 쓸어 넘겨주었다.

그 손짓이 좋았는지 안느가 배시시 웃고는 침을 꼴딱 삼킨 뒤 입을 벌려 귀두의 첨단을 살짝 물었다.

약간 찹찹하면서도 따스한 느낌과 함께 물렁물렁하고 말랑한 혀가 귀두의 끝을 살살 핥는다.

조금 간질거리는 느낌에 환인은 재차 안느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판타지 소설의 엘프처럼 길고 가느다란 귀를 어루만졌다.

구강성교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환인이었다.

상황과 상대의 성향에 따라 분위기의 고조를 위해 강요한 적은 있지만, 여자에게 자신의 성기를 물려 굴복시킨다는 그 행위에서 오는 정복감보다 여자가 돌변해 성기를 물어뜯을 수 있다는 상상 때문에 구강성교를 즐기지는 않았던 것.

하지만 안느가 막대 아이스크림을 먹는 여고생처럼 자신의 물건을 핥고 빠는 것을 보자 아랫배가 조금이지만 징­ 하고 울렁이는 느낌이다.

“으음…….”

환인이 작은 한숨 같은 숨소리와 함께 자신의 머리에 손을 올리는 걸 느낀 안느는 역시 책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좀 더 용기를 냈다.

혀를 내밀어 귀두를 핥듯이 감싸고 입술을 동그랗게 말아 앞뒤로 움직이며 귀두의 갓을 중점적으로 애무한다.

그런데 남자 자…지가 원래 이렇게 큰가? 책에서는 작은 사탕 정도랬는데 이건 사탕이 아니라 훈제 소시지보다 더 크잖아.

뭐, 조금 턱이 얼얼하지만 문제는 없다.

안느는 책에서 본 대로 귀두 ­ 기둥 ­ 불알을 순서대로 애무하면서 환인의 반응을 유심히 읽었고, 환인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곳을 위주로 열심히 애무한다.

어색하지만 성의가 느껴지는 애무에 환인도 사정감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특히 혀를 길게 내밀어 쓰다듬듯이 핥는가 하면 입술을 오므려 우물거리듯 혀를 빙글빙글 돌리는데, 환인은 갑자기 가해진 큰 자극에 참지 못하고 허리를 살짝 뺐고.

퐁­

=앗.=

그녀의 입에서 빠져나온 물건이 턱­ 하고 그녀의 얼굴에 안착했다.

안느는 얼굴에 닿은 고추가 타는 듯이 뜨겁다고 생각했다. 거기다 밀려오는 정체 모를 체취.

자신의 보지가 추욱­ 크게 수축하는 것을 느낀 안느는 =하아앙….= 애달픈 한숨을 흘렸다.

‘이건 무슨 냄새일까……. 왠지 흥분돼….’

책에서는 살짝 지린내가 날 수 있다며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는데 도령의 물건에서는 뭔가 기분 좋아지는 냄새 밖에 안 난다.

이대로 계속 맡고 싶어지는 냄새. 자면서도 맡으면 좋을 것 같은 냄새.

그때였다.

“음.”

다시 들려온 한숨과 귀두가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하는 걸 느낀 안느는 곧 사정이라는 걸 하겠구나 싶어 얼른 환인의 귀두를 입에 물었다.

그 정액이라는 걸 꼭 먹어봐야지!

정액을 촉구하듯 갓에 입술을 겹친 안느는 우물거리며 혓바닥으로 살살 돌리듯 귀두 끝을 애무한다. 그랬더니 환인이 자신의 머리를 두 손으로 잡는 것에 반색했다.

이거 설마 그거야? 그거 맞지?

“안느.”

=웅…… 해호 해.=

두 손을 무릎으로 내린 안느는 입술을 오므리고 목에 힘을 뺀다. 그러자 환인이 자신의 머리를 잡고 앞뒤로 움직이는데, 귀두가 목젖까지 들어와 쿡쿡 찌르는 느낌에 안느는 정신적으로 바짝 흥분했다.

내, 내 머리를 정액 처리 구멍으로 쓰고 있어……!

이제 조금 있으면 입에 정액이 쏟아지겠지? 어떤 맛일까. 그림으로 본 정액은 꼭 연유 같았는데, 달콤하려나?

잠시 후에 쏟아질 남자의 정액을 기대하며 환인의 동작에 호응하던 안느는…….

“으읏.”

=?!=

별안간 자기 입에서 고추를 빼는 환인의 행동에 눈을 부릅떴다.

말 그대로 본능이었다. 입에서 빠져나간 환인의 기둥을 다시 입으로 삼켰던 것은. 그리고 다시 고추를 뺄세라 안느는 환인의 허리를 껴안으며 길고 두꺼운 고추를 입안 깊이 삼켰다.

“큭.”

‘우웁!’

길고 두꺼운 기둥이 목구멍을 비집고 들어오며 숨이 막히고 목이 찢어질 듯이 아파져 왔다.

하지만 안느는 포기하지 않았다. 소설에서 여주인공은 남주인공의 주먹만 한 고추도 입에 물었었으니까.

그러니까 나도 할 수 있을 거야!

=욱! 끄륵, 끕…!=

하지만 조금 괴롭다. 귀두가 목젖을 건드리고 짓누를 때마다 헛구역질이 올라온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참으면서 목젖 안으로 귀두를 밀어 넣는다.

뜻밖의 행동에 놀란 환인이었지만, 안느가 뭘 바라는지 눈치채곤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잡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책으로 배운 섹스가 위험하다지만 죽을 정도로 위험하지는 않겠지. 회복약도 있고 안느도 성술을 쓸 수 있으니까.

환인은 안느의 목구멍이 울렁이며 기둥을 조이는 자극에 만족해하는 한편 살짝 흥분하면서 사정감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작게 찡그려진 안느의 청순가련한 얼굴이 속된 말로 굉장히 꼴렸던 것.

여기에 얼른 목 안에 싸라는 느낌으로 머리를 앞뒤로 살짝살짝 흔드는 안느의 행위에 환인은 참지 못하고 그녀의 목 안쪽에 정액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안느도 목 안쪽에 뜨거운 뭔가가 좍, 좍­ 쏟아지는 것을 느끼곤 반색했다.

앗, 이게 정액……?

‘……비려!’

“크으으……!”

손으로 쥐어짜 내는듯한 안느의 목구멍을 보지처럼 사용해 시원하게 사정한 환인은 만족감에 후우, 한숨을 쉬며 안느를 보았고.

“큭. 하하하하.”

잔뜩 울상을 지은 채 입을 복어처럼 부풀린 안느의 얼굴에 웃음을 터트렸다.

=……읏윽.=

급기야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천장으로 얼굴을 향한 안느는 꿀꺽, 꿀꺽…… 힘겹게 무언가를 삼키는 소리를 낸다.

잠시 후 안느가 눈물이 그렁그렁한 얼굴로 물었다.

=도, 도령……. 이게 뭐가 맛있다고…… 다들 먹는 거야?=

“다들이 누굴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안은 여자 중 그걸 맛있게 먹은 사람은 한 명뿐이었다.”

=으…….=

속았다는 생각이 얼굴에 드러나는 안느를 보며 다시 큭큭 웃은 환인은 이불을 바닥에 펼친 뒤 안느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와중에 허벅지를 타고 맑은 이슬 같은 애액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걸 목격한 환인이었지만, 안느가 매우 부끄러워하는 모습에 모르는 척 해주었다.

“그 지식은 어디서 배운 거냐. 어설픈 구강성교도 그렇고 억지로 정액을 삼키는 것도 그렇고.”

=책에서…….=

“……도색 잡지?”

=야설책…….=

창피해하며 고개를 돌리는 모습에 환인은 다시 큭큭 웃었다.

그게 무척이나 창피해서일까, 안느가 애써 주제를 돌린다.

=그, 그런데 기분은 어땠어?=

환인의 손길에 따라 이불 위에 앉은 안느의 질문에 환인은 잠시 생각하다 솔직하게 감상을 말해주었다.

“어설펐다지만 오히려 그 점이 좋았다. 반응을 살펴보고 즉각 반영하는 점도 좋았고.”

=점수로 따지면?=

이 녀석은 생각하는 게 정말 남고생 수준이군. 환인은 조금 어이없어하면서 안느를 눕히고 물었다.

“네 입에 사정한 걸로는 대답이 부족한가.”

=……으흠. 응, 고마워.=

환인은 그제야 만족스러워하는 안느의 모습에 남자처럼 이후 감상을 묻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얼굴은 여느 여자보다 아름다우니…….’

몸은 근육질인데다 신장도 2.2m에 가깝다. 그러나 얼굴만큼은 이엘카타도 따라가기 어려울 만큼 빼어나다.

그 탓에 이질감이 더 강하게 들지만 아무튼, 입을 쓰는 것만큼은 여느 여자들과 다를 게 없다는 이유여서겠지.

애처롭기 짝이 없는 이유가 아닐 수 없다.

그 때문에 환인은 자신과 잠자리하면 외모가 좀 더 여자다워질 수 있다는 걸 알려줄까 했지만…….

‘으음.’

고민된다.

영기를 흡수해주는 것으로 상대 여자의 신체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확정이다.

하지만 그 수준이 어디까지인지 환인 자신도 알지 못한다는 점이 그를 망설이게 했다.

말해주는 것과 말해주지 않는 것, 두 가지 선택지의 결과를 추측해보자면 말해주는 쪽이 오히려 리스크 감수 면에서 불리하다.

말해주었다가 신체의 변화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면 크게 실망할 테니까.

안느가 그 일로 자신을 원망하리라곤 생각하지 않는 환인이었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준다는 것 자체가 리스크다.

환인은 말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자꾸만 이부자리로 눈을 주며 몸을 가리고 싶어 하는 안느에게 속삭였다.

“내가 정액의 올바른 취급법을 가르쳐주지.”

=으응.=

환인은 안느의 가슴으로 올라가 조금 힘이 빠지고 그사이 타액이 마른 성기를 내밀었다.

그게 빨아달라는 신호임을 눈치챈 안느가 고개를 들어 끝부분을 열심히 애무해준다. 이어 적당히 타액이 묻어 윤활액 역할을 하게 된 물건을 안느의 흥건한 구멍에 맞출 무렵.

부스럭.

안느가 뭔가 하는 행동에 시선을 들자 결국 두 팔로 이부자리의 끝을 당겨 상체 대다수를 가려버린 안느를 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몸 대부분을 이불로 가리고 얼굴과 밑구멍만 드러낸 수줍어하는 아름다운 처녀의 모습이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환인의 시선이 마음에 걸려서일까, 안느가 변명아닌 변명을 내뱉는다.

=이, 이렇게 해도 그, 하는 데는 지장 없으니까…….=

“…….”

이쯤 되니 환인도 조금 판단을 내리기 어려웠다.

안느의 마음을 존중해 이대로 구멍만 취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사람 대 사람으로 결합을 위해 담요를 걷어내는 게 맞는 건지.

잠시 생각한 환인은 한 가지 제안을 위해 입을 열었다.

“안느. 첫 경험을 이렇게 치르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으…….=

앓는 소리를 들어보면 자기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 하지만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다는 거겠지. 자기 몸에 자신이 없는 안느니까.

환인은 그녀의 애액이 마르기 전에 손을 뻗어 보드라운 뺨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이 자리는 이를테면 너와 나의 첫날이다. 자신의 모든 걸 내놓고 상대의 모든 걸 받아들이는 자리. 그러니…….”

그녀가 가슴께에 꼭 쥐고 있는 이불보를 천천히 풀며 말한다.

“다음부터는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제지하거나 상관하지 않으마. 대신 이번만큼은 가리는 것 없이 태초의 모습으로 서로를 받아들이자.”

=……이번에만 그러면 돼?=

“나로서는 가리지 않는 쪽이 좋다만. 네가 불편해하니 어쩔 수 없지.”

=알았어…….=

안느는 눈을 질끈 감더니 몸을 가리고 있던 이불을 펼쳤다.

그게 그렇게나 싫은 걸까.

환인은 쓴웃음을 지으며 귀두의 끝을 안느의 질구에 대고 천천히 문지르는 동시에 입술 색만큼이나 핑크색을 띄는 안느의 젖꼭지를 살짝 물었다.

=흣.=

입술을 대자 놀랍게도 몽글몽글한 느낌이 입술의 연약한 살결을 통해 전달된다.

손을 뻗어 반대쪽 단단해 보이는 흉근을 만지자 유방이라 하기에는 단단하고, 흉근이라 하기에는 말랑한 감촉에 눈을 빛냈다.

확실히 변화하고 있다.

만족하며 끝에 닿은 안느의 질구 감촉을 느끼다가 천천히 허리를 밀어 넣는다.

=아얏.=

질 입구에서 살짝 `투둑.` 아주 얇은 실이 끊어지는 느낌이 드는 것과 동시에 안느가 약한 고통을 호소한다.

“많이 아픈가.”

=아니, 이제 괜찮아. 응.=

안느는 속으로 감탄했다.

와, 이게 처녀막 찢어지는 고통인가? 소설에서는 막 생살을 찢고 거기다 막대기를 넣은 다음 휘젓는 느낌이라던데, 별거 아니잖아?

“그럼 다시 넣지.”

=어어. 난 괜찮으니까 그냥 팍 넣어도 돼.=

환인이 피식 웃자 안느도 히히 웃는다.

웃으면서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서일까, 복부의 식스팩이 더욱 뚜렷해지고 말랑 촉촉한 속살이 수축하며 성기에 진득하니 감겨왔다.

잘 조여주는 명기라는 느낌보다 속이 좁은 느낌이다.

‘이엘카타도 속이 무척 좁고 짧았지. 안느도 체구에 비하면 좁은데… 플뢰는 종족적으로 성기가 작은 편인가.’

아무튼 삽입하는 느낌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었다.

혹시 귀두가 끝에 닿아 밀어내는 느낌이 불쾌할까, 천천히 밀어 넣던 환인은 놀랍게도 귀두가 말랑말랑한 벽에 닿는 동시에 자기 뿌리까지 들어간 것을 느꼈다.

“으음. 좋은데.”

=내 안이 좋다는 거야?=

“그래. 봐라.”

손짓하자 잠시 망설이던 안느가 상체를 들어 결합부를 내려다본다. 그리고 히야, 감탄했다.

이 두꺼운 게 내 보지 안에 다 들어온 거야? 신기하다…….

손을 내려 아랫배를 눌러봤지만 뭐 특별히 딱딱해졌다거나 단단해진 느낌은 없다.

진짜 신기하다. 남자 팔뚝만 한 게 들어왔는데도 표시가 안 나다니.

그렇게 생각하던 중 환인의 목소리가 안느의 귀에 흘러들어왔다.

“보통 여자들은 내 성기를 끝까지 받아들여도 이정도가 남는다. 속이 짧아서 날 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지.”

대충 7cm 정도로 손가락 사이를 벌리며 말하자 안느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거 안 좋은 거야?=

“남자로서는 아무래도 그렇지. 끝까지 삽입해서 파묻히는 감각을 느끼지 못하니까. 여자도 마찬가지다. 배 안쪽이 억지로 밀리는 감각이 아프거나 불쾌하다더군.”

일본 동인지 같은 데서는 막무가내로 깊게만 넣으면 다 좋아한다는 식으로 그려져 있지만, 실제로 여자는 너무 커도 부담스러워한다.

거포 주의도 정도가 있지 야구 방망이 같은걸 들이밀면 당연히 기겁하지 않겠는가.

=그럼…….=

“내 물건의 길이에 딱 맞는 질은 네가 처음이다.”

속이 깊은 여자도 나름 만나봤지만 대부분 그런 여자는 헐렁해서 조이는 맛이 없었고, 잘 조여주는 여자는 속이 얕았기 때문.

=그거 기분 좋은 이야기네. 내 속궁합이 도령이랑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잖아.=

속궁합이 그런 의미로 쓰이는 게 아닐 텐데.

환인은 굳이 지적하지 않고 허리를 뒤로 빼자 주루룩­ 음란한 소리와 함께 속살이 강하게 잡아당기는 느낌을 받았다. 안느도 상당한 자극을 느꼈는지 =하악!= 신음을 지르며 고개를 뒤로 꺾었다가 헐떡였다.

=도령, 방금 기분… 엄청 이상했어…….=

“그런가. 나는 오랜만에 맛있는 보지를 만나서 기쁜데.”

일부러 야한 말을 속삭이며 그녀의 안으로 다시금 깊게 들어가던 환인은 =으흥.= 안느의 미간이 찡그려지며 어깨를 움츠리는 것을 보고 웃었다.

감도도 좋다. 이 정도면 일부러 원기 흡수와 방출을 이용해 성감 증폭과 조절을 할 필요가 없을 지경.

‘좋군. 영기도 많이 흘러들어오고 있고 속살도 마음에 들고.’

환인은 천천히 허리를 움직여 깊고 얕게 삽입을 반복하고, 안느는 두 팔을 뒤로 뻗어 상체를 받친 채 결합한 곳을 바라보며 뜨거운 숨결을 흘렸다.

자기 손목보다 조금 가는 굵은 살덩어리가 자기 뱃속을 들락거리는 장면, 그리고 이물감이 뱃속 깊이 들어왔다 나가는 감각은 안느에게 신세계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게, 이게 섹스…….

환인의 고추가 자신의 안을 부드럽게 들락거리는 것을 뚫어져라 응시하던 안느가 하아, 숨을 내쉬며 환인에게 부탁했다.

=으응… 도령, 그 말 한 번만 더 해줘.=

“그 말?”

=내, 내 보지가 맛있다고…….=

환인은 웃으며 엄지로 안느의 음핵을 살살 문지르는 동시에 허리를 천천히 튕기듯 치켜세운다.

=하윽!=

“안느, 네 속은 깊고 좁다. 이래서야 어지간한 남자는 널 만족시켜주지도 못하겠지.”

=으응, 흑.=

삽입 당하는 쾌감과 음핵을 자극당하는 쾌감, 거기에 중저음의 듣기 좋은 목소리가 귀를 자극하니 안느는 쉴 새 없이 속살을 조이고 헐떡이며 신음을 흘렸다.

“이해되나? 안느, 널 만족시켜줄 수 있는 남자는 나 뿐이라는 말이다.”

=응, 응! 이해돼. 나, 나한테는 도령뿐…… 아앗!=

엄지로 껍질에 덮여있는 음핵을 강하게 누르며 문지르고 점차 강하게 허리를 퍽퍽 쳐올리자 안느의 어깨가 경련하며 머리가 재차 등 뒤로 넘어간다.

“그래. 너에게는 나 뿐이다. 그리고 이 맛있는 보지는 이제 내 전용이지. 네 보지는 뭐라고?”

=흑! 내, 내 보지는 도령 전용…… 으아앙!=

뇌를 거칠게 헤집는듯한 자극적인 언행에 안느는 결국 크게 절정에 오르며 허리를 활처럼 휘었다.

환인은 그걸 보며 더욱더 강하게 허리를 쳐올렸다.

퍽퍽퍽퍽­

안느는 한 번 찍힐 때마다 머릿속에 번갯불이 탁탁 튀는 것을 느꼈다.

몸이 막막 붕 떠서 어디론가 날아가는 것 같고 아랫배 깊은 곳에서는 폭죽이 연달아 퍼버벙 터지는 느낌.

이게, 이게 진짜 오르가슴이구나…!

안느도 자위 경험은 있었고 그걸로 쾌감도 느껴봤었다. 그때도 허리가 저릿저릿한 쾌감에 만족하며 ‘진짜 섹스는 어떤 느낌일까?’ 상상하곤 했는데, 이건… 이건…….

상상 이상이다. 이런 걸 여태까지 못해보고 살았다니!

=인생 절반 손해 본 기분이야앗…!=

헐떡이는 안느의 애타는 중얼거림에 환인이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 절반 손해 본 기분, 전부 벌충해주지.”

철썩철벅처적철썩.

=흑?! 끕… 흣. 으읍!=

서로 마주 본 자세로 시작했지만 어느샌가 환인의 허벅지를 올라탄 자세가 된 안느는 마치 자신의 밑에 구멍을 뚫을 기세로 박아대는 환인의 공격에 정신이 날아가 버릴 듯 했다.

폭죽이 아니라 폭탄이 심장에서 터지는 느낌이다.

살과 살이 겹치는 소리가 점차 강해진다. 소리도 철벅철벅 물이 튀는 소리에서 퍽퍽퍽 살을 때리는 소리로 변해간다.

안느도 아랫입술을 물고 자신에게 박는 환인의 몸짓에 호응해 속을 조이거나 허리를 내리는 등 환인에게 쾌감을 주기 위해 안간힘을 다한다.

그러자 자신이 움직이는 것에도 쾌감이 늘어난다는 걸 알게 된 안느가 헐떡이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아! 안돼… 안돼! 나, 나 더 못버텨, 정말 처음…… 으응!=

헉, 소리와 함께 허벅지를 부들부들 떠는 안느의 모습에 환인은 정상위로 체위를 바꾸고 안느의 허리를 잡아 강하게 찔러넣기 시작했다.

=윽, 악! 학! 흐윽! 도, 도령! 너무, 강햇……!=

“으음!”

온몸이 근육질이라고 질도 근육이 된 걸까. 본격적으로 조이기 시작하니 이건 무슨, 고기로 압착 당하는 기분이다.

그 때문에 삽입과 후퇴를 할 때마다 주름 가득한 질벽에 귀두가 긁히며 환인도 어마어마한 쾌감을 얻는 중.

=앗, 아, 응. 으응, 흐응! 아…… 흑!=

소심 쭈구리인 안느에게 신경 쓰느라 영기가 얼마나 흘러들어오고 있는지도 몰랐는데, 문득 눈치채고 보니 어마어마한 양이다.

게다가 영기가 흘러들어오는 감각에 쾌감이 섞여 환인도 생전 처음 느끼는 종류의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버티기 힘들다.

환인도 눈을 질끈 감고 안느의 가슴에 이마를 기댄 채 한층 더 빠르게 피스톤 운동을 한다.

=으, 윽! 으극, 도령. 와, 오고있…… 흐아……!=

“나도, 간다……!!”

=…아아앗!=

안느의 속살이 또다시 수축하며 환인의 분신을 쥐어짜고, 환인은 댐이 무너지는 듯한 환각과 함께 안느의 뱃속에 정액을 강하게 뿌리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고통에 가까운 끔찍한 쾌감이었다.

1시간에 걸쳐 방안이 후끈해질 정도로 정사를 치른 안느는 온몸에 땀이 흐르는 것을 느끼며 환인의 팔베개를 한 채 헐떡였다.

그러다 자신의 가슴에 시선을 주었다.

별다른 의미는 없었다. 그저 무의식적인 습관이었는데…… 놀랍게도 가슴 너머로 복근과 다리 끝이 보였다.

=……?=

원래 가슴에 가려져서 발끝도 안보여야 하는데?

안느는 자기 몸을 살펴보고 만지작거렸다.

언제나 단단하게 뭉쳐져 있던 가슴 근육은 왠지 말랑말랑해졌고 팔다리도 각진 근육이 조금 풀어진 게 보인다.

무엇보다 뚜렷하던 식스팩도 흐릿해졌고 돌덩이 같던 허벅지와 종아리도 뭔가 사람 다리처럼 느껴졌다.

‘섹스에 근육이 빠지는 효과가 있었나?’

그럴 리 없지. 그랬다면 세상 여자들은 전부 빼빼 마른 말라깽이였을 테니까.

……일시적인 현상일 거야.

그렇게 생각한 안느는 살짝 고개를 돌려 자신에게 팔베개를 해주는 환인을 보았다.

이슬이가 말했던 절륜한 정력은 거짓이 아니었다.

소설에서는 남자가 20분간 허리를 흔들어도 잘한 거라고 하던데, 도령은 무려 1시간 동안 자신에게 여자의 기쁨을 알려주었던 것이다.

‘진짜 못하는 게 뭘까?’

안느는 자신의 구멍에서 환인의 흔적이 흘러나오려는 것을 느끼곤 허벅지를 오므리면서 생각했다.

임신……해보고 싶긴 하다. 그게 도령의 아이라면 더욱더.

‘하지만 아이를 가지면 여행이나 모험은 불가능해질 텐데.’

잠깐 고민했지만, 안느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좀 쉬었다가 피임 약초를 사러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슬이도 써야 할 테니까 좀 넉넉하게 사둘까…….’

안느는 점차 수마가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밤새 마음 쓰느라 신경을 혹사했고 술도 수십 병이나 마신 데다가 잠도 못잤다. 거기에 도령과 섹스까지 하고…….

뒤늦게 취기와 함께 피로가 몰려와 몸이 노곤해지는 것을 느끼며 눈을 감은 안느는 땅신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부디 이게 꿈이 아니길, 만약 꿈이라면 이대로 꿈에서 깨지 않게 해달라고 말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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