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궁기담-172화 (172/813)

〈 172화 〉 168+ 성도 파르히스트

* * *

168 성도 파르히스트

차르르르르—

주방에서 숙련된 솜씨로 고기 경단을 튀겨나가는 이실리테를 옆에서 구경하던 안느는 불시에 질문을 던졌다.

=이슬이 너는 대장이랑 더 사이좋게 되고 싶지 않아?=

=…가, 갑자기 그건 왜 물어봐…….=

=옆에서 보고 있으니 안타까워서 그러는 거야.=

이실리테는 멈춰있던 손을 다시 움직이며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아까도 주인님한테 아쉽다고 했었지? 설마 그게 이걸 말하는 거였나?

생각보다 반응이 강하게 돌아오지 않아서 안느가 진심으로 애가 탄다는 듯이 말한다.

=대장이 얼굴도 모르는 년을 찾아가는 거 괜찮아? 아무런 감정 없는 나도 속이 쓰린데?=

=……그게 주인님의 수련 방법인데 어떻게 해. 나 혼자서는 그만한 영기를 제공해드릴 수도 없고…….=

=응? 혼자서?=

=주인님은 가능하면 하루에도 일곱, 여덟 명은 안으신단 말이야. 그건 여자를 많이 안으면 안을수록 영기를 더 많이 모으실 수 있다는 뜻이잖아.=

=헐.=

저 스펙에 정력까지 절륜하다고?

안느는 머릿속으로 19금 로맨스 야설 내용을 떠올리면서 소리 없는 탄성을 터트렸다.

소설에서도 현실성을 추구한 글에서는 하루에 2명, 정말 정력이 절륜해야 3명 정도인데 일고여덟? 사람 맞아?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에 얼빠진 것처럼 입을 헤 벌리고 말았다.

=그리고 며칠 동안 수십 명을 안으시는데…… 그 정도 되는 수준을 그냥 여자가 좋아서 안는다고 보긴 어렵다고 봐. 목적이 있으시니까 하시는 거지.=

=며, 며칠? 며칠이 어느 정돈데?=

=3일 동안 20명을 안으신 거 봤어.=

=…….=

=시간만 있으면 그 마을에 있는 여자는 다 안으셨을 거야.=

잠시 생각해본 안느는 이실리테의 말이 옳다고 여겼다.

그 정도면 쾌락 중독이거나 여자를 미친 듯이 좋아해야 할 수준인데 평소 행동을 생각해보면 그런 낌새는 눈곱만큼도 없었으니까.

‘솔직히 대장이 여자를 그렇게 환장할 만큼 좋아한다는 이미지가 떠오르지도 않고…….’

어어, 이러면 곤란한데.

여자를 안아서 얻는 기쁨은 부차적인 거고, 영기 축적의 수행이 주목적이면 이실리테와 사이가 좋아져도 여자를 계속 안으러 다닌다는 뜻이다.

안느의 종족은 플뢰다. 그리고 플뢰의 정조 관념은 지구와 흡사하다.

일단은 일부일처가 기본이며 사랑과 애정이 동반된다면 후처와 첩도 용인하는 식.

결혼 전이라면 창관을 방문하는 것도 문제 될 것 없지만, 아니 창관 방문도 그다지 안 좋게 보는 혼전순결파가 있지만 그보다는 결혼 전까지는 문란해도 결혼 후에만 단정하면 상관없다는 의견이 주류다.

아무튼 안느도 큰 문제만 만들지 않는다면 결혼 전의 방탕한 생활은 괜찮다고, 오히려 남자다운 일이라고 여기는 편이지만 훈련으로 여자를 많이 안아야 한다면…….

고민이 깊어지는 와중에 음식이 완성되었는지, 이실리테가 어깨를 톡톡 건드리는 느낌에 정신을 차린다.

=안느, 간식 완성됐어. 가지고 나가자.=

=으? 어응. 와, 냄새 진짜 좋다. 이건 무슨 요리야?=

=탕추의 일종이래. 저어기 어디 먼 나라의 요리라고 요리 선생님이 알려주셨어.=

튀김옷을 입고 노릇노릇 먹음직스럽게 튀겨진 고기가 잔뜩 담긴 접시. 그리고 울긋불긋 새콤달콤한 향기를 내뿜는 소스가 담긴 그릇.

비상이 전용 접시에 절반을 옮겨 담은 이실리테는 그걸 안느에게 내밀고 나머지는 자신이 챙겨 작은 접시와 함께 밖으로 가지고 나간다.

쿠우?!

=그래그래. 잠깐만 기다려.=

고기에 즉시 반응해서 녹색 꽁지깃을 바짝 세우고 다가오는 비상의 모습에 이실리테가 싱그럽게 웃으며 거실의 장탁자 위에 음식을 차린 뒤 환인을 부른다.

=주인님. 간식 드세요.=

“음.”

이실리테가 만들어온 탕추를 한 입씩 먹어본 환인은 음, 작게 감탄사를 흘렸다.

한쪽은 바삭바삭하게 튀긴 탕추를 소스에 찍어 먹을 수 있게 해놓았고 한쪽은 탕추 위에 소스를 끼얹어 촉촉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바삭바삭한 쪽은 튀김의 식감과 고기의 맛, 거기에 소스를 찍어 먹으면 세 가지가 조화롭게 어울려 무척이나 맛있었고, 촉촉한 쪽은 탱글탱글하면서도 입안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식감이 농후한 소스의 맛과 어우러져 바삭바삭한 쪽 못지않게 맛있었던 것.

“맛있군.”

=에헤헤.=

=…….=

배시시 웃는 이실리테의 모습에 안느는 이게 문제라고 생각했다.

욕심이 없어도 너무 없지 않은가. 때로는 밀당도 해줘야 서로를 인지하고 거기서부터 감정을 쌓아나갈 텐데 순둥순둥한 시골 처녀처럼 굴고 있으니…….

냠.

……아아 정말! 맛있어도 너무 맛있잖아!

쫄깃탱글한 고기와 바삭바삭한 튀김옷 뿐만 아니라 소스를 머금은 채소들도 아삭아삭하거나 말캉말캉해서 입맛을 사로잡는다.

입안은 새콤달콤한 맛으로 행복한데 머릿속은 이실리테의 행복 때문에 복잡하고.

“…….”

환인은 고양이가 가지고 놀다 버린 실타래만큼이나 머릿속이 어지러워 보이는 얼굴로 탕추를 먹는 안느를 구경하다가 입을 열었다.

“안느. 부탁이 하나 있다.”

=응? 뭔데?=

“위상류 체질을 훈련하고자 하는데 네 도움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많은 횟수를 쓸 수 있는 것으로 성술을 받고 싶은데. 괜찮겠나.”

길레스=벡슬이 자신에게 불길 소환의 부적(나중에 안느에게 들었다)을 쐈을 때, 위상류 체질의 감?이라는걸 정확하게 인식한 환인이었다.

그동안은 크라버리가 만에하나 자신에게 초점을 잡는 일이 없도록 소문을 조작하고 부풀려 루머를 퍼트리는 사이사이 영기를 흡수하느라 바쁘게 지냈었다.

하지만 이제 소문은 스스로 자체 생산되어 퍼지는 단계다. 창관 방문은 오전 시간에 하는 것으로 충분하니 이제 위상류를 단련할 차례.

=그것도 단련할 수 있는 건가……. 그냥 성술만 써주면 돼? 효과는 발동 안 해도 되고?=

“회복이든 질병 치료든 해독이든 상관없다. 많이 쓸 수 있는 것으로 부탁하고 싶은데.”

유르파가 넘겨준 책자, 거기에 적혀있던 위상류 체질 훈련의 간단한 이론을 덧붙여 설명해주자 어려운 것 없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자기 전에 회복과 질병 치료, 해독을 각각 10번씩 써줄게. 어때?=

“상관없다. 그런데 시간을 자기 전으로 정한 이유가 있나.”

=낮에 써버렸다가 혹시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곤란하잖아. 재사용 대기나 사용한 위상력은 밤이 지나면 거의 다 회복되니까 그런 훈련은 자기 전에 하는 게 가장 좋지.=

술사들의 기술은 위상력으로만 발현하는 건 줄 알았는데. 자신의 영혼 구슬처럼 촉매나 사용 횟수 같은 게 정해져 있는 건가.

환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밤에 보자고 이야기했다.

간식을 먹은 뒤 환인은 비상을 타고 홀로 남부 파르히스트의 마도구점을 방문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탁자를 고운 수건으로 닦고 있던 귀부인처럼 정숙한 외모의 점주가 환히 웃으며 맞이한다.

=어마. 어서오세요, 환인 님.=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아공간 가방이 완성되었는지 궁금해서 찾아왔습니다.”

=네, 물론이죠. 어휴 갑자기 납품 협조가 들어와서 굉장히 당황했는데…… 5일이나 양보해주시고 정말 감사드려요.=

“귀부인의 부탁을 어떻게 거절하겠습니까.”

=으응. 환인 님도 참…….=

세 자릿수에 육박하는 여자를 품에 안은 덕분에 이제 조금 여자의 나이를 가늠하게 된 환인이다. 그런 환인의 눈에 마도구점의 점주는 사람으로 치면 38살 정도.

하지만 얼굴과 목, 손에 주름은 없고 잘 가꾼듯 온화한 매력이 가득한 부인이다.

너구리와 여우 사이의 흑청색 짐승 귀를 쫑긋거리며 얼굴을 붉히는 점주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자 뺨을 발그레하게 붉히며 말한다.

=물건은 안쪽에 있어요. 같이…… 가시겠어요?=

48개까지 앞으로 하나 남은 영혼 구슬을 생각한 환인은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다가가 작고 가느다란 손을 조심스레 받쳐 올리며 말했다.

“그러겠습니다. 이 손은 무거운 물건을 들기에는 너무 곱고 가녀린 손이니까요.”

=…….=

이제는 얼굴에 완연한 홍조가 뜬 점주와 함께 이번에는 카운터 안쪽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근처에 난 작은 방, 상품을 보관해두는 듯한 작은 창고로 들어선 점주는 상품 진열대 같은 곳에 다가갔고, 환인은 그런 점주의 뒤에 붙어서 점주의 원숙한 젖무덤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흣…….=

푸른색 레이스 로브 안쪽에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는지 약간 두께가 있는 로브 안쪽으로 말랑말랑한 푸딩 같은 감촉이 전해진다.

푸딩 같은 젖무덤을 부드럽게 애무하며 한 손으로 길고 하늘거리는 로브 자락을 걷어 올 리자 흑청색의 머릿결과 똑같은 색의 풍성한 여우 꼬리가 살랑­ 하고 드러난다.

반질반질 윤이 나는 커피색 팬티스타킹보다 흥분한 듯 좌우로 살랑살랑 흔들리는 여우 꼬리가 눈을 더 사로잡는다.

그러나 환인은 그 아래에 시선을 주었다.

보통 로브는 겉옷이다. 로브 아래 평상복을 입는 게 보통이라는 뜻. 하지만 점주는 로브 아래 팬티스타킹 비슷한 것과 꽃을 수놓은 팬티 한 장만 입고 있었다.

“제가 올 걸 짐작하시고 미리 옷을 벗어놓으셨군요. 그날이 그렇게 마음에 드셨나 봅니다.”

=네, 네에. 사실은 환인 님이 다시 오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 대답에 살짝 웃은 환인은 10대의 그것처럼 탄력 넘치는 둔부를 스치듯 찰싹 때렸다.

=하읏.=

찰진 손맛과 함께 여우 꼬리가 직선으로 바짝 선다. 그러고는 힘이 빠진 듯 좌우로 흐늘거리며 내려오는데, 손을 내려 점주의 사타구니 사이를 사아악­ 쓰다듬자 언제 힘이 빠졌냐는 듯이 다시 바짝 일어섰다.

얼마나 흥분했는지 얇디얇은 팬티스타킹과 팬티 너머 살 틈의 열기와 습기가 손바닥에 느껴진다.

“상체를 조금 숙여보시겠습니까. 엉덩이는 조금 뒤로…… 다리도 어깨너비로 벌려보십시오.”

=…….=

순순히 시키는 대로 자세를 잡는 점주의 숙인 허리 위로 레이스 로브의 아랫단을 걷어 올려 허리에 걸친다. 그렇게 올려놓자 꼬리가 걸림쇠 역할을 하며 로브가 더 내려오지 않게 된다.

그렇게 드러난 힙hip은 말 그대로 음란 그 자체였다.

옅은 어둠 속에서 스타킹 특유의 광택이 복숭아처럼 둥그런 엉덩이를 강조하고, 그런 두 다리 사이 다이아몬드 거셋gusset 부분이 팬티의 심을 부각하는데 골짜기와 닿아있는 중앙이 살짝 젖어있었던 것.

환인은 말없이 엉덩이와 허벅지를 쓰다듬으며 스타킹 특유의 감촉을 만끽한다.

물론 환인은 편의상 팬티스타킹이라고 했지만 현실의 팬티스타킹과 조금 다르다. 약간 촘촘한 그물망이라고 할까.

아무튼 그러고 있으니 점차 허벅지 사이가 후끈해지며 점주의 숨결도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팬티스타킹의 거셋 부분을 부드득 뜯자 점주가 흐윽, 짧은 신음과 함께 허벅지를 파르르 떨었다.

팬티를 젖히자 저번의 울창한 밀림이 아니라 가지런히 정리되어 깨끗한 음부가 환인의 눈에 모습을 드러낸다.

색소가 조금 짙어 붉게 물든 대음순을 엄지로 살짝 벌리자 옅은 분홍색 속살과 작은 구멍이 드러나며 투명한 액체가 주륵 흘러내렸다.

검지를 밀어 넣어본다.

=아윽…….=

뜨겁고 축축하고 조이고…… 환인은 즉시 중지도 함께 밀어 넣어 꾸물거리는 질 속을 헤집기 시작했다.

찔꺽찌걱찔꺽…….

=읍, 앗…… 응…….=

두 손가락을 휘감는 뜨거운 고기 주름의 감촉을 느끼며 질벽을 긁고 있으니 흑청색 여우 꼬리가 정신없이 너울거린다. 흑청색 여우 귀는 파르르 떨리다 못해 뒤로 바짝 누운 상태.

“먹음직스럽게 예열되어있어서 풀어줄 필요도 없겠군요. 혹시 제가 오기 전에 혼자서 손장난을 치신 겁니까?”

=하으…….=

귀가 한차례 파드득거리더니 대답 대신 짧은 한숨이 튀어나왔다.

환인은 피식 웃고는 바지를 반쯤 내려 아까부터 바지 앞섶을 압박하던 기둥을 빼내 점주의 작은 입술 앞에 가져다 대었다.

=하움…….=

가타부타 말도 없이 환인의 기둥을 입에 문 점주는 맛있는 사탕을 빨듯이 환인의 물건을 빨았고, 그렇게 천연 윤활액을 바른 환인은 부드럽게 점주의 아랫입을 파고들었다.

=하악…!=

“으음.”

입구에서 바짝 조이며 구불구불 압박을 주는 질벽.

도무지 결혼을 경험하고 두 아이까지 가진 엄마라고 느껴지지 않는 조임이다.

그렇게 점주를 뒤에서부터 삽입한 환인은 허리에 걸어놓은 로브 아래로 손을 넣어 점주의 부드럽기 그지없는 젖가슴을 만지며 쯔륵, 쯔르릅 삽입 왕복을 시작한다.

=흑, 하악. 아아, 환인 님. 아앗……!=

“후우, 샤라난. 당신에게 이별을 통보한 그 남자는 정말 멍청하기 짝이 없는 사람 같습니다. 이렇게나 맛있는 몸을 두고 바람을 피우다니요.”

=제가, 으응. 그렇게 맛있…나요?=

“여태껏 기백 명은 안아보았지만, 그중에서도 한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아아, 그러헛…! 끄흡.=

말하던 중에 깊게 삽입해 자궁을 쿡, 찌르자 대번에 입이 막히며 답답한 신음을 토해내는 점주, 샤라난이었다.

환인은 샤라난의 말이 막힌 김에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잡은 두 손에 원기 흡수를 발동한다.

=흐앗?! 흐응! 하으, 으으응~!=

그녀의 원기를 흡수하는 한편 다시 주입해주며 그녀의 뱃속 깊은 곳을 자꾸만 쿡쿡 찌르니 샤라난의 목소리가 금세 달콤해져 간다.

환인은 그녀의 자궁 속 영기를 조금씩 흡수하면서 5일 전의 일을 떠올렸다.

원래는 5일 전, 미궁을 빠져나온 다음 날 아공간 가방과 보존 주머니를 수령하기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수령을 위해 마도구점을 찾았더니 귀부인처럼 우아한 샤라난이 무척이나 곤란하고 또 미안한 얼굴로 자신이 수령해야 할 가방이 성에 납품되어버리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유를 들어보니 샤라난이 가입한 비술사 조합에서 성에 납품할 주머니가 긴급히 필요하게 되었는데, 마침 환인이 주문한 품목과 맞아떨어져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이유야 어찌 됐든 5일 후에 상품을 양도하겠다는 계약서에 명시된 사항을 어긴 것이다. 그 결과 계약위반이 성립되어 배상금이 발생했고, 배상금은 전체 대금의 30%.

즉 배상금을 받는다면 44.5금화를 돌려받게 되는데 샤라난은 이때 한 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이쪽에 모든 잘못이 있으니 원하신다면 44.5금화를 내어드리겠어요. 하지만 5일의 시간만 더 주신다면 주문하신 가방을 세로폭을 한 치수 업그레이드해서 3세제곱미터의 아공간 가방과 아공간 보존 주머니로 제작해드릴게요.=

다른 옵션은 동일하게 사이즈만 업해서 돌려주겠다는 제안. 그 값어치로 따지면 약 20금화 수준이다.

=대신 계약서를 조정해 계약 기간을 5일 더 연장해주시면… 안될까요?=

계약 위반 딱지가 붙으면 이래저래 페널티가 있다는 걸 눈치챈 환인이 그 점을 묻자 샤라난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이야기해주었다.

마도구 제작자와 마도구점의 상인은 2인 1조로 이루어진다.

샤라난이 가입한 비술 노조에는 약 30개 조가 있는데, 조마다 평가도가 책정되며 계약 사항 위반이 1건 발생할 때마다 평가점수가 대폭 깎인다.

점수가 낮아지면 평가도도 떨어져 내년에 있을 상점 위치 조정 때 불이익을 받게 되고, 입지가 그다지 좋지 못한 곳에 상점을 배정받게 된다.

예를 들자면 번화가는 1티어, 번화가 외곽은 2티어, 번화가를 벗어난 한적한 주택가는 3티어인 식이다.

당연히 3티어의 매출은 1티어와 차원이 다르며 매출이 곧 평가도인만큼 한 번 3티어 장소에 배정받게 되면 번화가 안으로 되돌아오는 건 하늘에 별따기 정도로 어려워진다고.

환인은 샤라난의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척 연기하며 성실하게 들어주었다.

덕분에 마음의 빗장이 풀어졌는지 샤라난은 평가도 시스템에 대한 푸념과 함께 평가도를 유지하느라 이혼까지 하게 되었다며, 환인은 신세 한탄을 잘 들어준 끝에 샤라난을 가게에서 따먹을 수 있었다.

아이 셋 딸린 이혼녀라는데 환인의 기준에 걸릴 것도 없겠다, 그녀를 찻집 같은 매장의 탁자 위에 엎어놓고 개처럼 따먹은 것이다.

철썩처벅처척철벅­

그리고 이번에는 카운터 안쪽 창고의 상품 진열대에 기대게 해놓고 정숙하게 생긴 여자를 개처럼 박고 있으니 환인은 뜨겁게 느껴지는 여자 속살의 쫀득한 쾌감에 정신이 살짝 붕 뜨는 것을 느꼈다.

여우도 일단은 개과고 뒤에서 개처럼 박고 있으니 개와 접 붙어먹고 있는 자신은 사람인가 개인가.

=흐앗, 흐아앗! 환인 님, 저 또 가요…… 가요옷……!=

소녀처럼 할딱이는 샤라난은 이미 네 번째 절정에 가는 중이다.

환인도 더는 샤라난의 영기가 흡수되지 않는 것을 느끼곤 그녀의 풍성하고 예쁜 꼬리를 콱 움켜잡았다.

=꺄항……!=

얼핏 여우 소리 같은 교성. 그와 함께 자신의 분신을 강하게 조이는 점주의 아랫입 속살 깊은 곳에 정액을 뿌리기 시작한다.

“으으윽…….”

=크흐으응…!=

뜨거운 게 자궁 입구를 막 때리는 감각에 샤라난은 환인의 강직한 기둥에 박혀 주저앉지도 못하고 바들바들 떨다가…….

=흐으으으.=

환인이 결합을 해제해주자 그제야 반쯤 주저앉았다.

자신이 만든 물웅덩이 위에 주저앉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버티는 그녀의 모습에 환인은 그녀를 부축해서 뒤쪽의 소파베드 비슷한 곳에 데려가 눕혀주었다.

=미, 미안해요. 다리가 풀려서…….=

새하얀 다리를 게처럼 벌린 채 손수건으로 구멍 속에서 정액이 흘러내리는걸 막으려 하는 모습에 환인은 스타킹에 감싸여있는 양 발목을 잡아 벌리며 다시 삽입에 들어간다.

=끄흣?! 화, 환인 니임……!=

“한 번만 하는 건 예의가 아니겠지요.”

말하며 그녀의 잘록한 허리에 걸려있는 로브를 아예 벗겨버리고 본격적으로 박음질을 시작한다.

=하앙! 아, 어떡해……!=

분신이 깊게 들어갈 때마다 스타킹에 감싸여있는 샤라난의 아랫배가 울룩불룩해지고 호빵처럼 탱글탱글한 한 쌍의 유방이 율동적으로 흔들리며 하얀 잔상을 그려낸다.

시각적으로 매우 훌륭한 장면에 만족한 환인은 허리 움직임을 잠시 멈추고 샤라난의 입술을 훔쳤다.

=으흥, 으으음…….=

샤라난은 자기 뱃속에서 맥박치는 남자의 물건과 자신의 심장 고동이 일치하는 것을 느끼며 환인의 혀를 열정적으로 빨았다.

‘여행자에게 마음을 주는 것만큼 바보 같은 일은 없는데…….’

하지만 이런 남자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다면 누구에게 준단 말인가. 샤라나는 몸이 다시금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두 팔을 뻗어 환인의 목을 끌어안았다.

1시간 동안 샤라난을 10번이나 절정에 올려준 환인은 아공간 가방과 아공간 보존 주머니까지 수령해서 이제 더 방문할 일 없는 마도구점을 나오며 아쉬움 섞인 눈빛을 보냈다.

‘영혼 구슬이 늘지 않았군.’

몇 명을 더 안아야 1개가 늘어날까.

요즘 들어서라고 할지, 여자를 품에 안으며 영기를 흡수하는 효율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웨이포드에서는 20일간 40명을 안으며 영혼 구슬이 9개나 늘었다. 그런데 파르히스트에서는 5일간 25명을 안으며 5개만 늘었다.

‘영혼 구슬이 증가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있는 건가 아니면…….’

일반인에게서 흡수한 영기로 성장할 수 있는 한계가 있는 걸까.

‘후자겠지.’

세상 법칙이 그렇다. 경험이 쌓이고 쌓일수록 성장이 느려지는 것은 당연한 일.

환인은 카턴 마을에서 유르파를 안을 때를 떠올렸다.

‘유르파를 안을 때는 몇 배나 많고 또 깨끗하게 느껴지던 영기를 흡수했었다.’

일반인보다 직업자를 많이 안아야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생각을 하며 비상을 타고 저녁 식사 전에 소장원으로 돌아온 환인은 안느의 샐쭉한 표정을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이 또 나가서 여자를 안고 돌아왔다는 걸 눈치챈 모양.

“아공간 가방과 아공간 보존 주머니를 수령해왔을 뿐이다.”

=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

얼굴만 보면 아리따운 플뢰 처자의 귀여운 질투 같은 느낌인데 목아래는 우락부락하니 참,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환인이었다.

‘그러고 보니…….’

환인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안느의 몸을 가득 채운 영기로 향한다.

‘……안느를 안으면 어떻게 될까.’

자신이 영기를 흡수해주면 그 여자의 외모는 무척이나 아름다워진다. 그건 류히와 에프니스, 후이니와 엔넬을 통해 검증이 완료되었고 웨이포드에서도 2차 검증을 마무리 지었다.

그때는 단지 잡티가 없어진다거나 피부가 깨끗해지는 그런 수준으로 생각했는데, 웨이포드에서 언뜻언뜻 들은 소문에 따르면 골격마저도 변한 사람도 있다는 모양이다.

그 말은…….

환인은 고민의 숨결을 흘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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