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3화 〉 139 성도 파르히스트
* * *
제8 숙영지를 나온 환인은 파르히스트까지 걸어서 이틀거리라는 병사의 귀띔에 망설임 없이 박차를 가했다.
걸어서 이틀거리라면 비상식량과 쿠르티가 전력으로 달렸을 때 한나절 정도 걸릴 거리다.
“비상식량. 오늘 안으로 성도에 도착해보자.”
쿠엣!
빨리 달리자는 이야기에 비상식량은 신나서 꽁지깃을 살랑살랑 흔들며 힘차게 땅을 박차고 튀어 나간다.
그런 쿠르티와 비상식량에게 최하급 강령을 펼쳐주자 속도가 한층 더 빨라지며 흡사 스포츠카에 탄 것 같은 속도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거의 흔들리지 않는 비상식량의 등에서 환인은 시두르가 준 루비 브로치를 자세히 살폈다.
‘위상석은 아니군.’
보석과 피부 접촉을 해봐도 몸 안의 훈기가 자극받는 느낌은 없다.
디자인은 그저 그런가.
현실의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화려한 보석 브로치에 비하면 다소 밋밋하기까지 하지만, 그런데도 금색과 적색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브로치는 어딘가 고상함이 느껴졌다.
꽃처럼 루비를 감싼 금세공 장식을 살피던 환인은 브로치의 뒷면을 확인했지만 별것 없었다.
명품답게 뒷면에도 나름 세공에 신경 쓴 흔적이 있지만, 특별히 의미를 숨기기 위한 패턴은 안 보인다.
즉, 모조품을 만들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물건.
‘하지만 그리 허술하게 만들어놓았을 리 없겠지.’
루비를 이리저리 돌려보다 보니 중심부에 얼핏얼핏 초록빛이 어른거린다.
루비에 이런 현상이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으니 술법적인 처리의 영향이라고 보는 게 맞을 터.
밀봉된 이엘카타의 편지를 뜯자마자 일어났던 현상을 떠올려본 환인은 브로치를 안주머니에 챙겨 넣었다.
‘그러고 보니 아윅크 3급 호족 가문 징표도 있었지.’
……잠시 생각해봤지만 역시 이 징표는 쓰지 않는 게 좋아 보인다.
호족 당사자도 아니고 호위가 내민 징표다. 찾아가봤자 자신의 실력을 증명하고 가치를 증명하고 이래저래 귀찮은 일을 해결한 뒤에야 인정받겠지.
그런 귀찮은 일은 환인 쪽에서 사양이다.
실력과 명성이 쌓이고 영혼사라는 타이틀까지 본격적으로 활용할 때가 되면 3급 호족 정도는 간단하게 인연을 맺을 수 있게 될 테니 의미가 없는 물건인 셈.
안주머니에 브로치를 넣은 환인은 손끝에 종이가 걸려 꺼내 보았다.
칸트위의 소개장이다.
“…….”
소개장에는 루슬란 장원이라는 곳을 찾아가라고 되어있지만, 이미 이곳에는 신세 지지 않기로 결정을 내린 상태.
다만 신경 쓰이는 점은 이런 소개장을 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올바른 대처가 어떤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습득한 보편적인 지식에 따르면 소개자의 체면을 봐서라도 얼굴을 비추는 게 옳을 테지만…….
‘파르히스트를 떠날 때 잠깐 얼굴을 비추는 정도만 해둬야겠군.’
환인은 소개장도 품속에 넣고 왼손에는 진주색 위상석, 오른손에는 핏빛 위상석을 쥐고 명상과 정신 집중 훈련을 개시했다.
그러나…….
꾸힝.
고속도로를 달리는 스포츠카처럼 쌩쌩 달리는 것은 말 그대로 잠깐이었다.
앞서 걷고 있는 사람을 발견한 비상식량이 알아서 속도를 늦추며 실망한 소리를 낸다.
해가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하니 맞은편에서 오는 마차나 짐마차, 앞서가는 사람들, 마차와 계속 마주치며 제대로 된 속도를 내지 못하게 된 것이다.
가다 멈추길 벌써 10번째. 맘껏 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1시간도 안 되어서 10번이나 멈추자 비상식량이 칭얼거리듯 꾸꾸 운다.
환인은 그런 비상식량의 목덜미를 긁어주면서 주위를 살펴보았다.
저쪽에도 야영한 자리를 정리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점심 즈음에 숙영지에 도착했다고 거기서 하루를 쉴 수는 없는 노릇이겠지.’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을 느끼며 흑회색 가죽 재킷의 후드를 조금 더 깊게 눌러쓰는 환인에게 이실리테가 말했다.
=주인님. 그냥 길 가장자리로 나와서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비상식량이랑 쿠르티도 오랜만에 초원을 달리게 하면 좋아할 테고요.=
비포장도로의 폭은 8차선에 가까울 만큼 넓었지만 오가는 통행량이 많아 복작복작한다.
사람들이 걷는 속도와 똑같이 걷다간 하루를 길에서 더 노숙해야 할 판이니…….
“그러지. 비상식량.”
쿠우!
똑똑한 녀석답게 이름만 불렀는데도 알아서 길에서 벗어나 초원으로 올라간다.
초원이라고 해서 풀이 가득 자란 곳은 아니다.
수백만, 수천만 명이 오가며 다져진 길은 몇 센티미터 정도 움푹 가라앉아있었고 울퉁불퉁하기까지 했기 때문에 환인과 이실리테처럼 길에서 벗어나 걷는 사람도 많았기 때문.
그렇게 사람들에게서 좀 거리를 둔 비상식량과 쿠르티는 다시 속력을 내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주인님. 여기 샌드위치요.=
“이 빵은…….”
=출발하기 전에 수라한테 조금 받았어요. 요리 레시피 알려준 보답이래요.=
“그렇군. 확실히 어제 저녁 식사는 맛있었지.”
=헤헤…….=
환인의 인정에 이실리테는 가슴이 뿌듯해졌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준 환인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새록새록 솟아났다.
몇 달 전만 해도 자신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 그 보답을 받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기 때문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미리 준비해놓은 재료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끼니를 떼운 환인과 이실리테는 다시 3시간을 꼬박 달렸고, 살짝 저녁 냄새가 풍길 무렵 성도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와.=
쿠에~.
족히 킬로미터에 가까운 기다란 내리막길 저 너머로 지평선을 그득 메운 하얀 도시가 모습을 드러내자 이실리테와 비샹식량이 동시에 탄성을 터트린다.
환인도 속으로 작게 감탄했다.
웨이포드에 어째서 소도시라는 수식어가 붙었는지 이해했다. 파르히스트는 웨이포드보다 족히 여섯 배 이상 큰 도시였던 거다.
성문을 포함, 높이가 족히 30m는 될법한 성벽도 웨이포드보다 훨씬 높았으며 도시의 중심부로 보이는 곳에 세워진 웅장한 백색 성과 하늘을 찌를 듯이 솟은 첨탑들 또한 웨이포드와 비교되지 않는다.
‘저기가 성주의 성이겠군.’
대성당 같은 건축물도 보이고 콜로세움 비슷한 건축물도 도시 곳곳에 있다. 멀리서 보면 빈민가도 없는 듯 깨끗하고 하얗기 그지없다.
폭이 10여 킬로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곡창지대는 웨이포드의 밀밭을 우습게 만들 정도였으며 그런 황금빛 물결 사이로 고고하게 흐르며 도시를 관통하는 거대한 강은 웨이포드와 또 다른 차별점이다.
그뿐만 아니고 도시의 서쪽 저 멀리 다닥다닥 붙어있는 1자 형 지붕들은 아마도 축사겠지.
도시의 동쪽 저편의 지평선을 뒤덮은 것은 아마도 숲일 테고.
보통 성벽보다 50%는 더 높아 보이는 성벽도 보이는데 저긴 뭐 하는 곳일까.
웨이포드가 파르히스트보다 나아 보이는 점은 적어도 지금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내려가지.”
=넵.=
개미보다 작게 보이는 사람들이 성문을 통해 들락거리는 것을 보며 비탈을 내려온 환인은 대로大? 뿐만 아니라 곡창지대 사이사이로 난 길까지 로마식으로 포장되어있는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다 보니 웨이포드와 계속 비교되고 있는데 도시 안의 도로만, 그마저도 일반 구역은 대로만 포장되어있는 웨이포드와 여러모로 차이 난다.
그리고 환인은 이곳도 역시 미궁의 토질 개선과 토양 비옥화가 이루어져 있음을 밭을 보며 깨달았다.
‘웨이포드보다 낱알이 더 알차군. 생육도 좋아 보이고.’
지나다니는 부유한 복장의 사람들과 여행자로 보이는 복장의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오가는 길을 걸어 파르히스트의 성문에 도착한 환인은 여기서 또 한 번 놀랐다.
=파르히스트에 어서 오십시오. 일행은 두 분이십니까?=
파르히스트 외성 문의 경비병 복장 수준이 웨이포드 내성 문의 경비병들과 비슷했던 것. 게다가 출입도 3인 1조로 10개 조가 방문자를 꼼꼼히 검문 검사하고 있었다.
“예.”
시색市色이 백색인지 하얀색 서코트를 입은 중장보병 차림 경비병에게 신분패를 제출하자 경비병이 빙긋 웃으며 물었다.
=한 분은 신분증을 들고 저를 따라와 주십시오.=
투구를 쓴 경비병이 안내한 곳은 경비초소였다.
안에는 환인처럼 신분증을 지참한 사람들 다섯 명이 책상 앞에 줄을 서서 대기 중이었는데.
화악
책상에 서있던 경비병이 대기 중인 사람의 신분증을 받아 푸른색 수정구슬에 대자 구슬이 눈부시지 않은 하얀빛을 뿜어냈다.
‘범죄자를 가려내는 기능인가.’
환인은 자신의 차례에 자신의 신분패에 이실리테의 것까지 제출했고, 별다른 이상 없이 하얀 빛이 수정구슬에서 뿜어져 나왔다.
=문제없으시군요. 통행세는 1인당 1은화, 쿠에는 1마리당 5열동화입니다.=
통행세가 1은화, 100만 원으로 적지 않게 비싼 편이었지만 성문 입구의 서민들은 1동화를 내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신분증의 유무와 신분에 따라 통행세가 달라지는 시스템이겠지.
환인도 별문제 없이 신분증 검사를 끝내고 통행세로 3은화를 낸 뒤 초소를 나왔다.
=주인님.=
이실리테가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환인에게 비상식량의 고삐를 내어준다.
고삐를 받아들고 이실리테와 함께 성도 안으로 들어온 환인은 웨이포드와 전혀 다른 개방감의 도시 형태에 살짝 감탄사를 흘렸다.
일단 우글우글한 느낌의 인구수는 둘째치고 입구에서부터 도시가 청결하다는 게 느껴진다.
웨이포드의 일반 구역은 건물의 노후도도 그렇고 건물도 통나무집, 반, 돌벽 집 반으로 빈민가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다.
도로포장도 일반 구역에는 대로와 큰길에만 깔려있었는데 파르히스트는 달랐다. 여긴 작은 골목에까지 도로가 포장되어있었다.
거기에 도시 안에도 성벽으로 구역을 나누지 않았다.
저 멀리 성주의 성이 보이는 곳까지 내성벽이 없는 것을 생각하면 치안이 매우 잘 되어있다는 뜻이겠지.
건물은 하얀 벽돌집이 대다수다. 나무집도 있지만, 촌락의 그런 통나무집, 판잣집이 아니라 제대로 건축 설계를 통해 지은 집.
높이는 평균 2층. 건물도 널찍널찍하게 떨어져 있고 사이사이 나무나 관목도 많아 삭막한 돌의 도시라는 느낌이 아예 없다.
서구화, 선진화된 도시라는 감상뿐.
“웨이포드와 다르게 개방감이 느껴지는 도시군. 입구부터도 청결해 보이고.”
=파르히스트의 성주님이 도시에 돈을 많이 쏟아 넣으셨대요. 도시의 모든 땅은 성주님의 것이고 집도 절반 이상은 성주님 소유래요.=
‘성도 자체가 성주의 것과 다름없다는 말이군.’
=앗. 주인님 저기요.=
이실리테가 소매를 살짝 잡아당기며 하는 말에 그쪽을 보니 이제 12살은 되었을까 싶은 소년 소녀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여행자로 보이는 차림의 사람들이 그쪽에 다가가면 먹이를 받아먹으려는 아기 새처럼 짹짹거리며 손을 든다.
그리고 그중 한 명을 대리고 도시로 들어가는 여행자를 보며 저 아이들이 무슨 이유로 모여있는지 눈치챘다.
“도시 가이드인가.”
=네. 파르히스트를 처음 방문하면 며칠은 저 아이 중 한 명을 대리고 다니는 게 좋다고 해요. 도시 안에서 호객행위 하는 애들은 불법인데 저기처럼 지정 장소에 있는 아이들은 도시 행정관에게서 교육받고 하는 애들이래요.=
이실리테의 이야기를 듣고 가이드 아이들에게 다가가려던 환인은 갑자기 옆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낸 덩치의 모습에 흠칫 놀랐다.
아무리 새로운 곳에 도착해서 주의력이 산만해져 있었다곤 해도 이렇게 가까이 올 동안 눈치채지 못하다니?
이어 최소 6급의 투사라는 것을 아우라의 농도에서 눈치챘고, 무의식중에 영혼 시야를 연 순간 환인의 표정이 드러나지 않게 심각해졌다.
=이야, 설명 고마워. 파르히스트는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덕분에 고민이 해결됐어.=
=아, 아니에요. ……프, 플뢰?=
=맞아. 플뢰치고 덩치가 좀 크지?=
빙긋 웃는 덩치의 모습에 이실리테는 반사적으로 ‘좀 큰게 아닌데’ 라고 말하려다 겨우겨우 삼켰다.
귀가 뾰족하고 은발이니 플뢰는 맞겠지만 덩치가 무슨…….
‘질리언트 혼혈인 거야?’
키가 2m에 가깝고 근육은 인원족의 남자 고릴라 뺨치는 수준인 것이 플뢰와 거인족의 하프라면 설명된다.
거기다 회색 중장 판금 갑옷을 전신에 껴입은 것 때문에 더더욱 산만하게 다가온다.
잘 보니 등에 멘 방패도 무슨 대리석 문짝을 뜯어내서 들고 다니는 듯한 타워 실드였고 무기도 투핸디드 워해머를 한손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이실리테는 질린다는 표정을 애써 감추며 웃고 있는 플뢰…… 여자를 올려다보았다.
그나마 목소리가 가냘파서 눈치챈 거지, 입을 다물고 있었으면 남자로 오해했을 거다. 덩치 때문에.
=네. 전사로서 부럽기까지 할 정도네요.=
=하지만 여자로서는 영 아니지.=
……말마따나 덩치가 저렇게나 육중한데 머리는, 얼굴은 여자처럼 곱상하기 짝이 없어 부조화가 극심하다.
거구의 플뢰가 웃으며 이실리테의 등을 툭, 건드렸다.
‘툭’이지만 이실리테의 느낌에는 ‘퍽’이었다.
=자세도 그렇고 무기도 멋진데 기회가 되면 한번 겨뤄보고 싶은걸. 너도 토너먼트에 출전해?=
=아직 결정은 나지 않았어요.=
=그래? 혹시 결정되거든 익스퍼트 토너먼트에서 보자고. 그럼 이만!=
상쾌하다고 느껴질 만큼 부조화가 극심한 얼굴로 웃은 거구의 플뢰는 가이드 소년 하나를 지목해서 도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이실리테는 뒤늦게 깨달은 사실에 눈에 힘을 줘서 거구의 플뢰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몸에 걸친 것의 무게를 다 하면 200kg에 가까울 것 같은데 발소리가 없잖아.’
정말 사람 맞아?
거구 플뢰의 육체 스펙을 보며 이실리테가 놀라고 있을 때, 환인은 다른 의미로 놀라고 있었다.
‘영혼사는 아니다.’
이엘카타는 영혼사의 특징으로 몸에서 흘러넘치는 영기의 양을 꼽았다.
거구의 아우라 또한 처음 보는 형태였다. 그 때문에 영혼사인가 싶었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영혼사가 아닌 다른 직업자를 보는 눈빛이었다.
‘그러면 저 영기의 양은 뭐지?’
영혼사가 아닌 사람의 영기는 기본적으로 야구공 사이즈. 영혼사가 되기 위한 수행을 개시하면 크기를 점점 불려 나가 종래에는 농구공만 한 사이즈까지 커진다.
그리고 영혼사로 각성하면 몸이 강한 아지랑이로 뒤덮이고 몸 안도 영기로 가득 찬다.
그런데 저 거구의 플뢰는 영혼사도 아니면서, 묘지기도 아닌듯한데 영기가 몸을 가득 채우다 못해 밖으로 흘러넘치고 있었다.
말 그대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환인이 그 영기를 모두 흡수하려면 몇 달은 매일매일 꼬박 안아야 할 정도.
‘이엘카타가 잘못 알려주었을 가능성은 없다.’
그렇다면 이실리테가 말해주었던 특수 직업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영혼 시야를 끄고 거구의 플뢰를 바라보자 아우라가 더욱 명확하게 보인다.
안개처럼 옅게 퍼져나오는 아우라.
저 정도면 5급은 확실하게 넘었다. 실력은 아우라의 양으로 증명되었고 의도하지 않은 친절에 고마워할 줄도 알고 장비를 보면 전열에 서는 직업.
“…….”
환인의 눈이 작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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