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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기담-123화 (123/813)

〈 123화 〉 120+ 마에스티그 촌락

* * *

이 세상 촌락의 주민들은 과거 시골과 다르게 하루 세 끼 식사를 한다.

세 끼 식사라고 해도 집에서 밥을 챙겨 먹는 것은 아침과 저녁 정도.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먹고 그 기운으로 밭일이나 논일, 1차 가공, 2차 생산 등의 일을 하면서 점심까지 일한다.

점심은 주먹밥이나 샌드위치처럼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것으로 때운다. 그리고 저녁을 풍성하게 먹는 식.

그랬기에 환인은 자경단 대원들과 지도 대련을 마친 오전부터 저녁까지 별다른 방해 없이 촌락의 아가씨 7명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1명당 1시간씩, 7시간하고 20분.

처음 음료수를 핑계로 다가온 아가씨와 한바탕 몸의 대화를 나눈 뒤에는 다음 아가씨를 찾는데 20분 정도 걸렸지만, 세 번째 아가씨부터는 미리 알고 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 아가씨를 따라만 가면 되었다.

물론 다가온다고 아무나 안은 것은 아니었다.

“남편이 있으신 분은 안 됩니다.”

=죄, 죄송해요.=

“곧 결혼할 신부여도 안 됩니다.”

=결혼을 포기……. 아앗, 돌아갈게요. 죄송합니다!=

“……미성년자도 불가능합니다.”

=저도 이제 13살인걸요! 결혼해서 아이도 낳을 수 있어요!=

“안 되는 건 안 됩니다.”

=히잉.=

중간에 몇 명은 정중히 돌려보냈다.

그러나 남편과 사별했다면 상관없다. 비 처녀여도 신경 쓰지 않는다. 사고로 인해 얼굴에 큰 흉이 남은 여자도 개의치 않는다.

처음 정해놓은 원칙에 따라 7명을 안은 뒤 저녁노을로 붉게 물든 길을 따라 빌린 주택으로 돌아가던 환인은 낮에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리곤 속으로 피식 웃었다.

살을 섞은 뒤 잠시 쉬는 시간에 들은 이야기인데, 촌락에 미혼인 남자는 14명인데 미혼인 여자는 90명이 넘는다고.

미혼 남자의 본처, 후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여자들 사이에서 신경전이 어마어마하다는 이야기였다.

=시간이 갈수록 여자가 더 많아질 텐데 걱정이에요. 정말 도시에 가서 결혼할 남자를 찾아야 할지…….=

환인이 경험하기에 도시도 딱히 상황이 좋은 건 아니었다. 촌락보다 나은 점은 남자와 몸을 섞을 기회가 더 많다는 점?

율캄은 올조트의 호수 어업 같은 위험한 일 덕분에 촌락의 여자 인구가 어느 정도 조절되는 느낌이었는데, 마에스티그는 그런 게 없다 보니 대책 없이 여자 인구가 늘고 있는 추세로 해석되었다.

‘이런 세상도 있을 수 있군.’

지구의 일부 남자들에게 천국은 여기가 아닐까.

아무튼, 1회 관계에 흡수할 수 있는 영기가 정해져 있기에 환인은 그 횟수에 맞춰서 성관계 횟수를 조절하며 일곱 명의 아가씨를 안았다.

덕분에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아 영혼 구슬의 보유 개수가 1개 더 늘어나 39개가 되었다.

‘오늘은 밤을 새우면서 7명을 더 안고…… 내일 하루 더 쉬면서 여자들을 최대한 안는다면 40개까지도 될 것 같은데.’

계획은 이미 세워놨다. 아가씨들의 동의를 받아 저녁을 먹고 8시부터 1시간에 1명씩 3명을 안고 자정부터 4명과 동침하는 것.

“흐음.”

쿠에?

“아무것도 아니다. 그보다 기분 좋아 보이는구나.”

쿠에~.

낮에 혼자서도 잘 놀은 덕분일까. 바짝 세워진 비상식량의 녹색 꽁지가 기분 좋은 듯이 살랑거린다.

그런 비상식량의 목덜미를 긁어주면서 환인은 잠시 고민했다.

마에스티그에 임자 없는 아가씨는 대략 50명.

이만한 숫자의 아가씨를 도시에서 안으려면 골드 단위로 돈이 빠져나간다. 더욱이 고급 창관이 아닌 이상 질병에 노출될 위험성도 있고.

그냥 두고 떠나기 아쉽다. 아가씨들도 아쉬워하고.

하루만 더 머물까.

“…….”

작게 한숨을 내쉰 환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 아쉽다고 일정을 미루는 것은 별로 현명하지 못한 일.

뭣하면 나중에 돌아와서 다시 안아도 된다.

‘예정대로 내일 출발해야겠군.’

그렇게 결심하고 집에 돌아오니 이실리테가 촌락의 아가씨들 몇 명과 함께 1자로 길쭉한 테이블에 진수성찬을 차리고 있었다.

=주인님, 다녀오셨어요?=

“그래. 목 상태는 어떻지?”

=중급 회복제를 두 개나 마셔서 그런지 컨디션이 어제보다 더 좋아졌어요. 그런데 저기…….=

잠시 환인의 눈치를 살피던 이실리테는 허리를 꾸벅 숙이며 사죄했다.

=비싼 물약을 두 개나 써서 죄송해요!=

갈색 포니테일이 찰랑이고 육중한 젖가슴이 중력을 받아 아래로 늘어지며 블라우스 앞섬이 크게 벌어진다.

찰나의 순간 시선이 그 골짜기로 향한 것은 남자라면 어쩔 수 없는 본능일 것이다.

살짝 시선을 돌리며 대답했다.

“네 목숨에 비하면 그 정도는 푼돈이다. 오히려 내 부주의로 크게 다치게 해서 미안하다.”

=앗, 아아니에요! 다 제가 미숙하기 때문이니까요!=

환인의 사과는 예상하지 못했는지 이실리테가 깜짝 놀라 손사래를 친다.

음식을 차리며 대화를 엿듣던 촌락 아가씨들은 이실리테를 힐끔거리며 부러움에 눈썹 끝을 늘어트렸다.

척 봐도 우리 같이 촌티 나는 여자와 180도 다른 세련되고 예쁜 아가씨. 거기에 직업자의 아우라까지 있고 영혼사님의 종자 겸 호위까지…….

너무 부러워서 시샘도 안 날 지경이다.

=그럼 영혼사님, 저녁 식사 맛있게 하세요. 이실리테님두요.=

=두 분 모두 맛있게 드세요!=

=고마워요. 조심해서 가세요.=

아가씨들을 돌려보낸 이실리테는 자연스럽게 환인의 옆에서 식사 시중을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슬그머니 얼굴을 들이미는 비상식량의 부리를 찰싹, 때린다.

=비상식량 너 자꾸 부리 들이밀 거야? 주인님 식사 다하시기 전까지 안 기다릴래?=

뀨우~!

=니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거 전부 주인님 덕분이라는 거 알지?=

꾸우…….

=그러니까 주인님 식사 다하실 때까지 얌전히 앉아서 기다려. 그게 예의야.=

서러운 듯 큐힝, 짧게 운 비상식량은 거실 구석에 가서 털썩, 주저앉아 친구가 이제나저제나 밥 먹기를 기다리기 시작한다.

그런 비상식량을 힐끗 쳐다본 환인은 이실리테가 다른 음식 접시를 가지러 간 틈을 타 요리 접시 하나를 테이블 밑으로 내렸다.

테이블 밑에 놓인 절인사과 파이에 눈을 반짝인 비상식량이 슬그머니 다가와서 파이를 한입에 쓸어 담고 재빨리 구석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이실리테의 눈치를 살피며 몰래몰래 찹찹, 먹는다.

고개가 살짝살짝 까닥이는 것을 보면 음식도 맛있지만, 이 상황이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하다.

단백질 위주로 배를 채운 환인은 이실리테에게도 이제 그만 식사하라고 말했다.

=넵. 감사히 먹겠습니다. 비상식량, 너도 와.=

쿠웃!

창가의 흔들의자로 자리를 옮긴 환인은 둘이 테이블의 끝에서부터 사이좋게 음식을 나눠 먹는걸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실리테, 먹으면서 듣도록.”

사람은 각자 영기라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그 영기는 영혼력의 기초라는 것.

자신은 영기를 힘으로 변화시켜 영혼과 대화를 나누거나 영혼이 다른 사람들에게 보일 수도 있게 한다는 것.

영기는 가만히 있어도 회복되지만, 여자를 안으면 더 빨리 회복된다는 것.

서로 교접함으로써 자신은 상대의 영기를 받아들이고 상대 여자는 영기를 보내줌으로써 신체에 정화가 일어난다는 것.

그걸 차분히 설명해주었다.

“방문하는 촌락, 그리고 도시에서 아가씨들을 찾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이걸 설명해주는 이유는 너도 짐작했겠지.”

=네, 네.=

그러셨구나. 그 말씀은 오늘 밤 나도 침실 시중을……!

짧지만 야한 생각을 한 이실리테는 얼굴이 급격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어진 환인의 이야기에 언제 그랬냐는 듯 급격히 시무룩해졌다.

“식사 후에 8시쯤부터 촌락의 아가씨들이 찾아오기 시작할 거다. 올츠 호텔의 메이드처럼 쫓아내지 말고 내 방으로 안내해주면 된다.”

=……네에.=

나도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데. 기술원에서 밤 시중도 배웠는데…….

우울한 이실리테였다.

=흐앙, 하앙, 하아아응.=

처적처적, 어두운 방에서 젖은 살결이 부딪치는 음란한 소리가 이어질 때마다 여자의 가냘픈 신음이 울려 퍼진다.

자신의 팔뚝만 한 물건이 천천히, 깊게 들어왔다 나갈 때마다 여자는 바르르, 허리를 떨었다.

죽을 것 같다. 몇 번이나 절정에 올라 예민해진 속살을 기둥이 긁을 때마다 약한 절정에 오르는 기분이다.

=흐으윽……!=

온몸이 쥐어 짜이는듯한 쾌감이 몸 중심에서 차츰차츰 번지기 시작한다.

이게 몇 번째지. 모르겠다. 팔꿈치로 겨우겨우 상체를 지탱하고 있지만, 이 이상 꼼짝할 힘도 없다.

이제 그만 쉬게 해줬으면.

=흐으윽!?=

쓰러지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자신을 뒤에서 콱콱 박아대는 남자에게 꼬리를 잡혔다.

잡힌 자리에서 시작된 예리한 자극이 척추를 따라 머리까지 올라와 마구마구 찌른다. 덕분에 흐릿해지던 정신이 단숨에 맑아졌다.

=아아, 영혼사님. 제발…… 살려주세요…….=

“이 정도로 안 죽는다. 밑을 봐라.”

땀에 전 친구의 귀여운 얼굴이 보인다.

자신의 밑에 깔린 친구는 반쯤 정신이 나간 모습으로 겨우겨우 숨만 쉬고 있는 상태.

아까부터 보고 있어서 알고 있다. 친구도 30분 전에 제발 살려달라고 울먹이며 애원했지만, 죽지 않았고 기절했을 뿐이라는 걸.

먼저 지쳐 나가떨어진 친구가 부러우면서 아직도 정신을 잃지 못한 자신의 강한 정신력이 원망스러워지는 여자였다.

=흑흑. 죽을 거 같아요……. …으아아앙……!=

기둥이 자궁을 노크할 때마다 쌓이던 적립금이 또다시 터졌다.

아랫배에서 시작된 불길이 심지를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열기가 심장까지 올라왔다가 펑 터졌다.

땀에 젖은 몸이 식은땀으로 다시 덧칠된다.

허리를 활처럼 휜 채 기둥을 꽉꽉 조여대던 여자는 윽, 짧은 신음과 함께 기절한 친구의 젖가슴 위로 쓰러졌다.

그탓에 쯔르륵­ 젖은 살결이 미끄러지는 소리와 함께 흠뻑 젖은 살 기둥이 여자의 구멍에서 빠졌다.

정신이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 느낌과 함께 여자는 안도했다. 이제 겨우 쉴 수 있어…….

“……흠.”

환인은 기절해버린 노란 웨이브펌의 인견족 여자를 바라보다가 침대 위를 훑었다.

5명의 인견족, 인서족, 인랑족 아가씨들이 비슷비슷한 모습으로 기절해있다.

다들 하나같이 음부가 벌겋게 부어올라 있어 이 이상 했다간 질 출혈이 일어날 것 같은 모양새.

‘하급 회복제를 써도 되긴 하지만…… 그러기에는 아깝지.’

그렇다고 준비되지 않은 엉덩이 구멍을 사용할 생각도 들지 않고.

잠시 고민하던 환인은 고슴도치처럼 동그랗고 작은 귀를 가진 인서족 여자의 배 위에 앉았다. 5명의 아가씨 중 유방이 가장 큰 아가씨다.

어림잡아 H컵은 되지 않을까 싶은 젖무덤을 두 손으로 모은 환인은 자신의 흉기를 1자로 꽉 물린 유방의 사이에 끼워 넣었다.

땀투성이에다 흉기에 잔뜩 묻어있는 인견족 아가씨의 애액 덕분에 마찰력은 충분하다.

쭈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따스한 젖가슴에 기둥이 파묻힌다.

음부만큼의 조임은 없어 헐렁한 느낌이지만, 대신 적당한 압력을 직접 만들어낼 수 있는 데다 가슴 특유의 부드러움과 모성의 상징이자 정신을 잃은 여자를 범한다는 감상에 약간 가라앉았던 사정감이 급속도로 차올랐다.

‘역시 이 방법으로 심장 부위의 영기는 흡수가 안 되는군.’

인서족 아가씨의 충혈된 꼭지를 꼬집으며 가슴골을 몇 번 왕복하지 않아 금방이라도 발사할 것 같은 감각이 찾아왔다.

“읏.”

환인은 짧게 신음을 토해내며 인서족 아가씨의 질에 삽입, 깊은 곳까지 밀어 넣고 마지막 사정을 힘차게 분출했다.

=아아…?=

속에 뿌려지는 정액의 느낌에 정신 차린 인서족 여자는 몽롱한 와중에도 미간을 찌푸리며 힘을 줘서 조여준다.

밭일로 단련된 허벅지와 복근이 도드라지며 시각적인 자극을 주고 삽입한 물건에도 전방위적인 조임이 가해진다.

덕분에 마지막 한 방울까지 만족스럽게 뿌린 환인은 묘하게 충실감이 느껴지는 인서족 아가씨의 귀여운 얼굴을 쓰다듬어주었다.

=…….=

다시 기절하듯이 잠든 아가씨의 질에서 기둥을 뽑은 환인은 수건을 가져와 몸에 묻은 땀과 애액, 정액의 흔적을 닦았다.

살짝 열린 창문 너머로 어슴푸레 밝아오는 하늘이 보인다.

자정 전에 시간당 2명씩, 그리고 자정 이후 5명을 쉬지 않고 안은 탓에 밤을 새워버렸지만, 생각보다 피곤하지는 않았다.

육체는 핏빛 위상석 덕분에, 정신은 영혼 구슬 보유 개수가 40개로 늘었다는 성취감 덕분에.

왼팔을 보자 팔꿈치 밑으로 빈틈없이 붙어있는 영혼 구슬이 눈에 들어온다.

‘슬슬 팔이 안 보일 정도군. 이 이상 늘어나면 팔꿈치 위로 올라오는 건가.’

100개쯤 되면 영혼 구슬로 왼팔이 뒤덮이겠다고 생각하며 침대에서 내려온 환인은 방문을 열고 나와 욕실로 향했다.

욕조에는 차가워진 목욕물이 바람에 따라 잔잔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바가지로 퍼서 머리부터 쏟아붓자 아가씨들을 밤새도록 안으며 뜨거워진 몸에 얼음장 같은 냉기가 침투한다.

“후우.”

몇 차례 더 물을 끼얹고 있는데 똑똑, 노크 소리가 욕실을 울렸다.

[주인님. 이실리테에요. 목욕 시중을 들어드릴까요?]

“그래.”

딸칵,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실리테의 복장은 얇은 원피스에 호박바지 잠옷.

입구에서 잠옷을 벗고 속옷 차림이 된 이실리테가 거품용 타월로 능숙하게 거품을 내서 환인의 몸을 꼼꼼하게 비누칠해나간다.

그렇게 한차례 씻고 욕조에 몸을 담근 환인은 달아오른 몸이 기분 좋게 식는 느낌에 긴 콧숨을 내쉬었다.

슥슥삭삭.

그리고 보고 말았다.

엎드려 욕실 바닥의 비누 거품을 씻어내느라 움직이는 이실리테의 팬티 밑이 다른 의미로 촉촉하게 젖은 것을.

“…….”

물에 젖은 자국과 애액에 젖은 자국은 확연하게 차이 나기 마련이다.

이실리테는 그 사실을 모르고 환인을 씻기며 속옷이 젖었다는데 안심한 채 욕실 바닥을 정리하고 있었다.

덕분에 복숭아처럼 토실토실하고 하얀 엉덩이를 감싸는 젖은 팬티가 음부에 달라붙어 그 윤곽이 적나라하게 도드라진다.

‘노린 것은 아닌 듯 한데…….’

뛰어난 몸매로 저런 백치미 섞인 행동을 하는 것은 남자의 본능을 자극하는 행위다.

저렇게 은근한 노출을 계속하면 자신이 참지 못 할지도 모르겠다고 환인은 생각했다.

30분 정도 냉욕을 즐긴 뒤 욕실을 나오자 침실이 텅 비어 있었다.

‘이실리테가 깨워서 내보낸 건가.’

바닥에 늘어져 있던 아가씨들의 옷과 속옷도 없어진 걸 보며 이실리테가 침대 위에 곱게 준비해놓은 옷을 챙겨입은 뒤 이실리테를 불러 아침 대련을 시작했다.

대련이 시작할 무렵 조금씩 맡아지던 음식 냄새는 대련이 끝날 즈음에 촌락 가득 퍼져있었고, 이실리테가 땀에 전 몸을 씻고 나왔을 땐 진수성찬이 차려지는 중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밤새 힘을 뺀데다 30분간 대련해주며 더더욱 배가 고팠던 상황.

여자를 안는 틈틈이 여행용 보존식을 먹었다지만, 뱃속이 제대로 된 음식을 요구하고 있었기에 환인은 서둘러 빈속에 음식을 집어넣었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이실리테와 함께 촌락의 유일한 잡화점에 방문, 오는 길에 사냥한 마수와 짐승 가죽 및 이빨과 발톱을 팔고 보존식량을 구매해 짐을 채웠다.

판매한 맹수, 마수의 모피 20장과 이빨 및 발톱은 다 합쳐 은화 1장.

이마저도 영혼사 어드밴티지로 오른 가격이니, 원래대로였다면 5열동화도 나오지 않았을 분위기였다.

“수고 대비 수익이 나쁘군.”

=죄송합니다……. 제 무두질 실력이 조금만 더 좋았으면 더 비싸게 팔 수 있었을 텐데…….=

“널 탓하는 게 아니니 사과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사냥한 짐승은 버리는 것으로 하지.”

시간 대비 수익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정이다. 5마리의 맹수를 잡았을 때 무두질 하는 시간만 1시간가량이니까.

그랬는데 환인은 이실리테에게 의외의 제안을 받았다.

=주인님. 그래도 무두질은 하다 보면 실력이 늘어나잖아요. 기회가 되는대로 제가 계속하면 안될까요? 미궁에서도 무두질을 해야 할 일이 있을 수 있으니까 무두질 기술을 익혀놓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그래도 괜찮나?”

=넵.=

“너만 괜찮다면 그렇게 해라.”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게요!=

대화를 나누면서 집으로 돌아온 환인은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촌장과 몇 명의 자경단원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의 목적은 별것 아니었다.

촌장은 촌락에 방황하던 영혼을 성불해준 것에 대한 감사의 답례를, 자경단원들은 어제 미처 하지 못한 대련의 감사 인사를.

=주인님. 출발 준비 끝났어요.=

“출발하지.”

여행 가방을 실은 비상식량의 등에 올라탄 환인은 공손히 허리를 숙이는 촌장과 그 옆에서 똑같이 허릴 숙인 셀피의 뒤통수를 보았다.

아쉽게도 셀피는 어젯밤에 찾아오지 않았다.

‘직업자 정도 되면 잠깐 들렀다 가는 여행자에게 몸을 허락할 리 없지.’

직업자를 안아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환인은 일행과 함께 마에스티그 촌락을 빠져나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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