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2화 〉 089+ 이엘카타=엘위드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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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떠오르고 짹짹 우는 새소리가 들려오는 시각.
공동묘지의 청소와 화초목을 가꾸는 관리인들이 출근할 때까지 이엘카타의 어깨를 감싸 안고 있던 환인은 수줍은 듯 슬픈 듯, 자신에게 한가지 간절한 바람을 비추는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저에게 살아갈 힘을 주세요.’
그리 말하는 이엘카타는 상실감에 내용물이 모두 빠져나간 하얀 인형처럼 보였었다.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곧 망가져 버릴 인형.
환인은 이엘카타의 간청을 받아들였다.
그녀의 집은 여러모로 특이했다.
공동묘지의 중앙에는 둘레가 족히 60m는 될 법한 굵고 짧은 나무가 있었는데 형이상학적인 미술가가 만든 듯한 오두막이 그 위에 있었다.
그 오두막이 그녀의 집이었다.
나무 위의 집이라니, 비밀기지의 연장선 같은 건가 하는 생각을 하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환인은 생각보다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다.
‘풍경이 좋군.’
공동묘지의 나무는 잎이 풍성한 침엽수와 활엽수가 반반씩 섞여 있었다.
덕분에 오두막에 올라와 있으니 마치 초록색 융단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다. 그런 녹색 융단 너머에는 도시의 지붕이 저 멀리 성벽까지 이어지고.
“…….”
빨간 아침 해가 떠오르는 게 보인다.
말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는 이엘카타의 뒤를 따라 환인도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오두막 안쪽 구조는 평범한 목제 건물과 다를 게 없었다.
다만 풍경이 살벌하다.
30평은 될법한 내부에는 가구는 목화를 채워 만든 침대와 옷을 보관하는 목제 캐비닛, 작은 목제 탁자, 탁상거울, 여러 과일이 담긴 바구니가 전부였다.
미니멀 라이프를 넘어 아무것도 없다고 할 수 있는 집안.
집 내부를 조용히 둘러보던 환인은 사라락, 옷을 벗는 소리에 그쪽을 돌아보았다.
이엘카타가 로브를 벗고 있었다.
어깨선을 따라 흘러내리는 하얀 로브를 따라 햇살을 닮은 금색 모발이 허리까지 내려와 찰랑인다.
그리고 드러나는 평범한 복장.
무릎에 닿는 길이의 연회색 치마와 쇄골이 드러나는 하얀 라운드넥 티셔츠. 전문가가 직접 가공한 풀 줄기를 엮어 만든 듯한 그물 신발.
앞코가 없는 신발에 노출된 발가락이 참 깨끗하다고 생각할 때 치마가 풀썩 떨어지며 발을 가렸다.
시선을 올리니 셔츠를 벗는 중인 이엘카타의 뒷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브래지어는 하지 않았다. 팬티는 T자형 심리스인데 하부만 면이고 나머지는 모두 그물처럼 짜인 형태라 복숭아 같은 엉덩이골이 그대로 보인다.
‘음…….’
이엘카타의 뒤태를 본 환인은 자기도 모르게 속으로 감탄사를 흘렸다.
수많은 여자가 자신의 아름다운 육체를 자랑하는 지구의 인터넷에서도 저만큼이나 하얀 피부는 딱 한 번밖에 보지 못했다.
햇빛을 받으면 햇빛도 반사할 정도의 하얀 피부.
그때 이엘카타가 돌아섰다.
뒤에서 볼 때는 찰랑이는 머리카락에 가려져 몰랐는데 극슬랜더 타입의 마른 몸매다. 그렇다고 거식증 환자처럼 바짝 마른 게 아니라 예쁘게 마른 몸매였다.
잘록한 허리와 살짝 잡힌 11자 복근. 라인을 강조하는 골반과 꽉 찬 A컵의 가슴.
이엘카타는 궁지에 몰린 듯한 간절한 표정으로 다가와 서슴없이 환인의 목을 끌어안았다.
=억지나 다름없는 부탁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궁지로 몰았는지 모르겠습니다.”
=…….=
이엘카타는 희미한 조소를 지었지만, 그마저도 눈물이 흘러내릴 듯한 괴로움과 서러움이 담겨있어 그저 안타깝게 여겨질 분위기였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말이다.
환인은 신경 쓰지 않고 셔츠의 얇은 옷감 너머로 폭신한 가슴의 압박을 느끼며 그녀의 가는 허리에 팔을 감았다.
그리고 이엘카타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주었다.
여자들이 가장 안정감을 느낀다는 속도다.
“그런 표정으로 하는 부탁은 반칙이지 않습니까.”
=아.=
깜짝 놀라 환인의 가슴에서 떨어진 이엘카타는 작게 미소 짓고 있는 얼굴에 소리 없이 안도했다.
농담과 진담을 구분하지 못해 종종 곤란한 일을 겪었던 이엘카타는 또 실수할 뻔했다고 생각하며 두 손을 모으고 환인에게 살짝 허리를 숙였다.
=먼저 사과드리겠습니다. 남자 경험이 없어 영혼사님께 만족을 드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처녀십니까?”
=네……. 부끄럽게도 수행에 매진하느라 남성분과 만날 일이 적었습니다.=
“부끄러워할 일은 아닙니다. 자신의 목표를 향해 충실히 노력했다는 뜻이니까요.”
이엘카타는 자기 어깨를 잡고 말하는 환인을 감격한 얼굴로 올려다보았다.
경험이 적은 여자는 서툴다고 남자들이 싫어한다 들었다. 거기다 나이 먹고 처음을 경험한 여자는 쉽게 매달리는 경향이 커 그게 부담스러워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고 가끔 공동묘지를 방문한 남자들이 하는 대화를 들었다.
남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자는 고급 창관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는 원숙하면서도 젊고 침대에서 리드할 줄 아는 ‘예쁜’ 여성들.
자신은 그런 여성상에 정반대된다. 거기다 아내의 직업으로 부담된다는 묘지기 직업이다.
그래서 매일 후드 로브를 쓰고 부끄러운 모습을 숨겨왔는데 그런…… 달콤한 목소리로 위로라니.
‘이분을 붙잡은 게 이때까지 살아오며 한 행동 중에 가장 잘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엘카타의 심장이 슬픔을 몰아내며 기분 좋게 콩닥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까이 다가오는 환인의 얼굴에 흠칫 놀란 이엘카타는 질끈 눈을 감았다.
‘키, 키스하시는 걸까요.’
어렸을 때 옆집에 살던 오빠에게 크면 시집가겠다고 하면서 그의 뺨에 한 뽀뽀가 타인과 닿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머릿속이 살짝 복잡해진다. 그 와중에 키스는 달콤하고 짜릿하다는 이야기가 생각나 얼굴이 뜨거워진다.
그런 생각을 하는 중에 입술에 부드럽고 말랑한, 자신의 체온과 다르면서도 탄탄한 무엇인가가 닿았다.
‘이게 남자의 입술…….’
생각했던 전율이라던가 달콤함은 없었지만, 입술을 살짝 스치는 느낌과 닿은 입술에서 느껴지는 타인의 체온에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안심감이 느껴진다.
심장이 좀 더 크게 콩닥이기 시작하고 얼굴이 조금 더 뜨거워진다.
계속 이어지는 키스.
이엘카타는 살짝 숨이 참을 느끼며 그의 등을 감싼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평소에는 숨을 10분까지 참을 수 있는데 어째서 벌써 숨이 차오는 걸까. 이대로 숨을 쉬면 콧김이…… 어떡하지.
내가 먼저 얼굴을 떼면 거부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실까. 실망해서 돌아가시면 안 되는데.
환인은 이엘카타가 호흡 문제로 안절부절못하는 것을 느끼고 속으로 웃었다.
경험이 없거나 적은 사람들이 연애할 때 흔히 저지르는 실패담의 상위권을 차지하는 문제에 직면한 반응이 재미있었다.
‘정말 경험이 없군. 틀림없이 순진하게 살아온 걸 테지.’
이 이상 키스를 계속했다간 이엘카타가 실신할 분위기라 입술을 떼주자 황급히 두 손으로 코와 입을 가리고 하흡, 숨을 몰아쉰다.
눈을 감은 채 살짝 찡그린 얼굴을 들여다보던 환인은 공주님 안기로 번쩍 들었다.
=……!!=
많이 놀랐는지 입을 가린 자세 그대로 눈을 동그랗게 뜬다. 깨끗하고 귀여운 발가락이 오그라든 것을 보며 침대로 걸어간다.
‘내게 발가락 페티시가 있었나.’
아니, 흔한 굳은살 하나 없이 매끄럽고 하얀 발을 보면 누구나 귀엽다고 생각하겠지.
이엘카타를 안아 들어서인지 그녀의 체취가 한층 더 강하게 다가온다.
봄 숲의 싱그러운 나무향. 비누나 스킨, 향수 같은 것이 보이지 않으니 체취가 맞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입술은 사람이 맞긴 한가 싶을 만큼 부드러웠고 입 안은 박하를 머금은 듯 상큼했다.
그녀의 몸도 마찬가지다. 손에 닿은 이엘카타의 피부가 무슨 애기 피부 같다. 조금만 힘을 주면 부서질 것 같은 연약함이 가학성을 부채질하는 느낌이다.
침대에 부드럽게 내려놓으니 이엘카타가 환인에게 당돌하게 물었다.
=이제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쳐주세요. 팬티를 벗을까요?=
‘보여주는 데 수치심은 느끼지 않는 건가.’
환인은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며 그녀를 덮듯이 올라가 다시 키스를 시도했다. 그러자 눈을 재빨리 감지만, 한쪽 눈을 실낱같이 뜨고 있는 게 보인다.
바르게 누워있는 그녀의 턱을 잡고 살짝 고개를 기울인 뒤 키스하자 가슴께에 모여있는 두 손이 다시 꼼질 거리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흥분의 동작이었다.
한 번 키스했다고 익숙해졌다는 뜻인가. 환인은 속으로 재밌다는 듯이 웃으며 그녀의 목덜미를 손으로 받친 뒤 턱을 벌려 혀를 안으로 밀어 넣었다.
=흡?! 으음……!=
입 안에 자신의 혀가 아닌 타인의 혀가 들어왔다는 것에 놀랐는지 몸이 움찔거린다.
잠시 후 호응하듯 어색하게 혀를 내밀어 환영하던 이엘카타가 키스에 집중할 무렵, 환인은 다음 단계로 진행했다.
찹쌀떡처럼 하얀 분이 가득 묻어날 듯한 작은 가슴에 손을 얹었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가 손아귀 속에서 말랑거리고 첨단의 돌출물이 손바닥 중앙을 찌른다.
그런 귀여운 가슴을 푸딩 만지듯 살살 어루만지며 손바닥의 주름으로 젖꼭지를 꾹꾹 자극하자 이엘카타의 코에서 어쩔 수 없는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흥…… 흐응. 음!=
손바닥 중앙의 주름으로 젖꼭지를 잡아당기다가 놓아주자 이엘카타가 전기가 통한 것처럼 허리를 들썩였다.
‘감도는 좋은 것 같은데.
가슴에서 손을 떼면서 동시에 진한 키스도 마무리하자 이엘카타가 촉촉이 젖은 입술로 애처로이 바라본다.
계속 키스해줬으면 하는 표정이다.
환인은 그 애원을 무시하고 그녀의 기다란 귀를 입술로 핥듯이 훑었다. 귀에 입술이 닿을 때마다 고개가 흠칫거린다.
동시에 손은 슬랜더 특유의 갈비뼈가 느껴질 만큼 마른 그녀의 옆구리를 부드럽게 쓸어 내려갔다.
그리고 파고들 것처럼 말랑거리는 허리를 문지르듯 두어 차례 감싸다가 아랫배를 지나 팬티 속으로 입장했다.
이엘카타는 자신의 의식이 세 개로 나누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자신의 목을 받쳐주는 그의 팔, 목덜미를 애무하는 그의 입술, 마지막으로 팬티 속으로 들어온 그의 손.
그가 좀 더 편하도록 고개를 더 젖히는 한편 허벅지를 벌려 손이 움직이기 편하게 만들어준다.
그런 행동에 응답하듯 그의 손가락이 자신도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자신의 생식기 주름을 애무하는 느낌에 이엘카타는 다시 앓는듯한 신음을 흘렸다.
“감도가 좋군요.”
=그, 그렇습니까…….=
“경험이 없다면 성감이 개발되지 않아 간지럼만 느끼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보이십니까”
그녀가 볼 수 있도록 검지와 중지를 들었다.
=……물기가, 어디서?=
“당신의 음란한 골짜기에서 흘러나온 액체입니다. 당신이 흥분했고 남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는 증거죠.”
귀에 속삭이는 환인의 목소리에 우유처럼 하얀 얼굴이 삽시간에 붉어졌다.
음란하다니…… 창피해서 숨고만 싶다.
연분홍색이 목과 어깨까지 물들이는 것을 본 환인이 웃으며 옷을 벗어 던지고 이엘카타의 위로 올라간다.
환인과 눈이 마주친 이엘카타가 수줍게 눈을 내리깔며 손등으로 입을 가린다.
저쪽 세상이든 이쪽 세상이든, 이때까지 환인이 안아본 여자들은 전부 비처녀였다.
처녀를 안아본 적이 없는 환인이었지만, 대충 어떤 일이 벌어진다는지 지식으로 알고 있던 환인은 그녀가 젖을 수 있도록 충분히 신경 쓸 생각이었다.
고통에 몸부림치느라 섹스가 중단되면 여러모로 아쉬울 테니까.
그런데 생각 외로 이엘카타는 금방 젖었다. 약간의 애무만으로 당장 삽입해도 될 만큼 흥분한 거다.
자신이 흥분했다는 사실을 들켜서인지 부끄러워하는 이엘카타의 우유 같은 피부에 키스 마크를 남기며 그녀의 다리를 벌린 환인이 그사이에 자리 잡는다.
“시작하겠습니다.”
=…부디 바라시는 대로…….=
환인은 가벼운 손짓으로 이엘카타의 팬티를 벗겨 침대 옆에 떨어트렸다.
그리고 드러난 플뢰의 생식기.
머리카락 색보다 약간 더 짙은 금색 음모가 얇은 대음순을 살짝 뒤덮고 있다. 소음순도 마찬가지로 없다시피 해 깨끗한 느낌.
속살이 살짝 충혈된 듯 발갛게 달아올라 먹음직스럽게 번들거린다.
남자의 나신은 처음이라 붉어진 얼굴로 환인의 남근을 훔쳐보던 이엘카타는 그것이 자신의 밑으로 다가오는 모습에 긴장의 숨을 내뱉었다.
기껏 풀어놓은 긴장이 다시 이엘카타의 얼굴에 스며드는 것을 본 환인은 귀두로 그녀의 갈라진 골짜기를 전체적으로 문질렀다.
위아래로 왕복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미끈거리는 액체가 이엘카타의 엷은 금색 음모와 환인의 기둥을 덧칠해나간다.
=응…… 읏, 아흣? 으응.=
귀두가 클리토리스를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환인의 허벅지에 걸쳐진 이엘카타의 다리가 움찔거린다.
힘이 들어가서 딱딱하던 아랫배가 움찔거릴 때마다 풀어진다.
긴장이 은은한 쾌감과 뒤섞인 듯한 이엘카타의 표정에 환인은 준비가 끝났음을 직감했다.
이엘카타가 눈을 감고 눈썹을 살짝 찡그렸을 때 환인은 단번에 그녀의 안으로 진입했다.
쯔즉.
=하악!=
“으음.”
불에 지진 듯한 고통과 함께 굵고 묵직한 것이 파고드는 감각에 이엘카타가 배에 힘을 주었다.
아랫배가 딱딱해지며 근육의 흔적이 드러나고, 환인은 조이다 못해 손으로 잡힌 듯한 압박감을 느꼈다.
젤을 바른 손에 기둥이 꽉 잡힌 느낌. 조금만 움직여도 어마어마한 자극이 귀두를 통해 전달된다.
환인은 이엘카타의 속이 어떤지 금세 눈치챘다.
‘속이 굉장히 좁군. 거기다 질의 깊이도 얕아.’
자궁구에 닿을 정도로 삽입했는데 자신의 물건이 채 절반밖에 들어가지 않았다.
자신의 물건이 굵기도, 길이도 탈 동양인 수준이긴 했지만 이엘카타의 속이 너무 작은 게 한몫했다.
이대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엘카타는 상처를 손으로 문지르는 듯한 고통을 받겠지.
그녀의 긴장도 풀어줄 겸, 환인은 그녀와 깍지를 끼고 상냥하게 웃는 얼굴로 물었다.
“이엘카타. 남자를 받아들인 느낌이 어떻습니까?”
=으, 으음! 하아, 뜨겁고…… 배가 꽉 찬 느낌이에요. ……읍! 하아, 후웃.=
숨쉬기 곤란한 것처럼 헐떡이던 이엘카타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자신의 배꼽 밑 아랫배가 안쪽에서 밀어 올린 것처럼 불룩 튀어나와 있던 것이다.
동그란 눈으로 그것을 만져본 이엘카타는 그 정체를 눈치챘다.
이게 영혼사님의…….
이엘카타는 놀라움에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자, 자지인가요. 그러고 보면 마을 어른들의 자……지는 이렇게 크지 않았는데요.’
어렸을 때 친구들과 개울가에서 물놀이를 하며 마을 어른들의 알몸을 여러 번 본 것을 아직 기억하고 있는 이엘카타다.
자신의 몸은 그때 본 여자 어른의 몸과 비슷했다. 그리고 남자 어른의 성기는 분명…….
‘제 검지만 한 크기였습니다. 그런데 영혼사님의 자…… 그것은 제 팔뚝만 한…….’
“아프진 않습니까?”
=네, 네? 네. 고통은 익숙하니까…… 하으!=
마치 밑이 빠진 것마냥, 침입자가 후퇴하며 내장을 모두 끌고 나가는 느낌에 이엘카타가 고개를 젖히며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침입자가 다시 진군하는 이상한 감각에 이엘카타는 자신도 모르게 늘씬한 다리를 뻗어 환인의 허리를 감고 힘을 주었다. 두 손은 입을 가리다 못해 꾹 누른 상태.
‘읏, 아앗. 입을 열면, 이상한 소리가…… 나올 것 같아요!’
환인은 자신의 허리 움직임에 고통보다 쾌감을 느끼는 이엘카타를 보며 입을 가린 그녀의 손을 치웠다.
속으로 참는 것보다 모두 토해내는 것이 감각을 느끼는데 더 명확하니까.
=응, 으긍. 그읏, 으흣, 하으!=
막혀있던 입이 뚫린 이엘카타는 환인이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신음을 토해내는데 그게 무척이나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도리질 쳤다.
그리고 그럴수록 이엘카타의 뱃속이 꾸물거리며 더욱더 강하게 물어온다.
‘으음.’
속이 좁은 것은 그렇다 쳐도 질이 너무 짧아 아쉽다.
잠시 생각하던 환인은 두 팔이 자신에게 잡힌 채 찡그린 얼굴로 헐떡이는 이엘카타의 표정을 살폈다.
‘이 정도면 괜찮겠군.’
쑤욱, 깊게 삽입한 환인은 이엘카타의 격한 신음을 들으며 그녀의 골반을 잡고 반 바퀴 돌렸다.
=아아? 으응.=
정상위에서 순식간에 후배위가 된 이엘카타는 자신의 엉덩이 구멍이 훤히 드러날 듯한 자세에 약간의 수치심을 느끼며 몸을 움츠렸다.
“이엘카타. 허리를 내려보세요.”
=이, 이렇게요……?=
“좋군요.”
고양이 기지개 자세가 된 이엘카타의 골반을 잡은 환인은 그대로 힘차게 진입했다.
=아흑! 영혼사님, 너무 깊어, 욧!=
“아픕니까?”
=으응! 그흣, 런건… 아닌! 데헷!=
이엘카타의 둔부는 보기보다 토실토실했다. 덕분에 거리감이 생겨 적당한 삽입이 이루어지니 허리가 움직이는 속도도 빨라진다.
적당한 거리감. 바짝 조여주는 속살. 찌를 때마다 콩콩 닿는 이엘카타의 자궁 입구.
이 모든 게 환인이 경험해보지 못한 강렬한 쾌감을 전해주고 있었다.
환인의 움직임이 강해질수록 덩달아 이엘카타의 입에서도 더욱 격한 신음이 토해졌지만, 이엘카타는 입을 막을 수가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환인이 자신의 손목을 잡고 마치 밑을 뚫어버리려는 듯이 강하게 박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엘카타는 그저 엎드려 엉덩이를 치켜든 채 그가 사정할 때까지 강인한 박음질을 견뎌낼 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읏, 이상해요. 뭔가… 뭔가 큰 게 뒤에서 다가오는 느낌이……!’
자신의 안쪽 이곳저곳을 찌르는듯한 삽입이 반복될수록 이엘카타는 밑에서 무언가가 부글부글 끓으며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이게 터지면 안 될 것 같은 느낌. 터졌다간 자신이 아니게 될 것 같은 두려움.
그의 심볼이 자신의 성기를 무자비하게 찍어댈 때마다 그 시간이 단축되는 것을 느낀 이엘카타가 애원했다.
=여, 영혼사님. 그만, 그만……!=
“미안합니다. 당신의 속살이 너무 맛있어서 멈출 수가 없군요.”
=하윽!=
두려움에 애원했지만 돌아온 것은 귀가 폭발해버릴 것 같은 악마 같은 속삭임이었다.
폭발이 지척에 다다랐다. 아니, 다다랐다고 생각한 순간…….
‘안돼……!’
이엘카타는 몸이 붕 뜨는 감각과 눈앞이 새하얗게 물드는 것을 느끼며 정신을 놓고 말았다.
‘굉장하군.’
이엘카타가 절정에 오르는 순간 환인의 기둥은 그녀의 강한 질압에 의해 저절로 뽑혀버렸다.
=흐으으윽……! 으으그으윽……!!=
직후 눈을 까뒤집고 허파를 쥐어 짜는듯한 신음과 함께 메뚜기처럼 엉덩이를 쳐올리며 물줄기를 쏘아내는 이엘카타.
분수가 얼마나 셌는지 침대를 두드리는 소리가 요란할 지경이었다.
5번이나 분수를 쏘아낸 이엘카타는 풀썩, 침대에 엎드린 채 죽을 것처럼 벌벌 떨었다.
헉, 그흑, 흐아아.
흐릿해진 눈동자로 숨을 몰아쉬는 모습은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괴로워 보였지만, 환인은 믿고 있었다.
사람은 이 정도로 죽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절정을 느낀 직후의 질압은 굉장했지만 들어가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환인은 체중으로 그녀를 짓누르듯이 뒤에서 결합했고, 다시 시한폭탄의 초침이 돌아가는 듯한 이엘카타의 신음을 들으며 이번에는 그녀의 성감대로 추정되는 귓가, 유두, 목덜미를 함께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엘카타의 집으로 들어와 살을 섞기 시작한 지 이제 20분.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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