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화 〉 070 마을 레힐 외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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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두두두
한 번 습격을 당한 이상 이 근방은 위험하다고 여긴 스사는 속도를 줄일지언정 쉬지 않고 짐마차를 몰았다.
미궁의 역류 현상이 얼마나 크고 방대하게 벌어졌는지 정보가 없는 상황이다. 이 근처는 마물로 뒤덮여있다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
그 증거로 비슷하게 레힐을 빠져나온 다른 마차들도 속도를 늦추고 짐마차 주변을 함께 달리는 중이었다.
“…….”
마차들은 여러 형태였지만, 공통점을 꼽자면 서너 명을 겨우 태우는 사이즈에 몇 명의 호위를 대동하고 있었고 하나같이 외관이 고급스러웠다.
환인이 마차를 주시하고 있는 것을 본 스사가 말했다.
=환인 님의 활약을 보고 얹혀가려는 속셈인 거겠지요.=
“그렇습니까?”
=마차가 소형일수록 비술을 걸기 쉬워집니다. 짐마차보다 주행 성능이 훨씬 뛰어난데다 주황 쿠에나 회색 쿠에를 매 놓고도 앞서나가지 않는 것을 보면 뻔한 일이지요.=
환인은 율캄의 촌장에게 들은 이야기를 떠올렸다.
쿠에는 여러 가지 색이 존재하며 밀짚색이 가장 흔하고 갈색, 주황색, 회색, 검은색, 빨간색, 초록색 순으로 희귀도가 정해진다.
밀짚색부터 회색까지는 밀짚색 쿠에끼리 교배시켜도 태어나지만, 검은색과 빨간색(노을색), 초록색은 자연형 미궁에서만 발견된다.
검은색과 빨간색(노을색), 초록색은 희귀한 쿠에로 특수한 능력을 쓸 수 있고, 그외에는 희귀할수록 체력과 날개 힘, 각력이 쎄서 밀짚색보다 지구력도, 질주 속도도 빠르다고.
“마차만 보면 좋은 집안의 인물들 같습니다.”
=예. 여행 중이거나 수행 중인 고족 가문의 자제들, 혹은 지주들일 겁니다.=
어쩐지 호위 중에 아우라를 몸에 두른 자도 있더라니. 이쪽을 명백하게 신경 쓰는 다른 마차의 호위들 시선을 무시하며 스사에게 물었다.
“아까 여관에서 이야기하다가 중단한 것 말입니다.”
=아. 오버플로우가 일어나는 미궁 말씀이시지요?=
“예.”
=오버플로우가 벌어지는 미궁은 한 종류뿐입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타입의 미궁이죠. 개방된 지형의 미궁, 그러니까 자연과 어우러지는 미궁은 주변의 이형종이나 짐승이 유입되기도 하고 내부의 이형종이나 짐승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등 숫자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편입니다. 하지만…….=
지하 미궁은 층으로 이루어진다.
게다가 지하 미궁은 기본적으로 내부의 생물에게 정신 침해를 상시 가하기 때문에 미궁 내부의 괴물들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일이 거의 없다.
역류라고 부르는 현상은 그렇게 쌓이고 쌓인 괴물들이 모종의 이유로 폭발해 일제히 뛰쳐나오게 되는 것.
=……이라는 게 미궁을 연구한 학자들이 오버플로우 현상에 대해 내놓은 설입니다.=
“그래서 치안 유지 겸 오버플로우가 벌어지지 않도록 주기적인 관리를 위해 도시 근처의 미궁에 군대를 주둔시키는 거군요.”
=예.=
환인은 이제 보이지도 않는 레힐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미궁의 정보를 알면 알수록 어떤 곳인지 호기심과 함께 궁금증이 치솟는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 미궁을 맛보기는 어렵겠지.
‘적어도 이실리테와 종속 계약을 맺은 뒤가 좋겠지. 실력 좋은 동료를 더 구하면 금상첨화일 테고.’
속으로 이런 생각 중인 환인은 가라앉은 눈빛으로 미간을 지그시 찌푸린 상태였는데, 고뇌로 인해 우수가 깃든 남자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당연히 그 모습에 속아 넘어간 스사가 애써 밝은 투로 환인을 위로한다.
=마물의 파도에 당한 마을은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마을 정도 되는 곳이면 공설 치안 부대가 존재하고 그건 레힐도 마찬가지니까요. 나름 대원들의 실력도 훌륭한데다 직업자들도 포함되어있고 방벽도 높고 두터워서 인근 도시와 마을에서 구조가 올 때까지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겁니다.=
“…….”
스사가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지만 환인은 대답 대신 입을 다물었다.
‘구조가 온다니. 마법적인 원거리 연락망이라도 갖추고 있는 건가.’
생각해보면 전이 사고를 당했다는 자신의 핑계를 율캄의 촌장과 스사는 일체의 의심 없이 받아들였다.
전이 기술이 존재할 정도라면 비상 연락망을 구축할만한 마법적인 기술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겠지. 그 비술이라던가 하는 것으로 말이다.
달이 머리 위를 한참 지났을 즈음 스사는 슬슬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적당한 야영 포인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윽고 눈에 익숙한 몇몇 지형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었고, 구릉을 넘자 기억에 있는 작은 관목숲이 나타났다.
짐마차를 끄는 쿠에들의 상태를 확인한 스사는 아까부터 말없이 묵묵히 앉아있는 환인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영혼사님. 저기서 쉬었다 가겠습니다. 난리 통에 쿠에들도 지친 거 같아서요.=
“예.”
관목숲이 가까워져 스사가 짐마차의 속도를 줄이자 앞서가던 마차들도 슬그머니 속도를 줄인다.
스사가 관목숲 근처에 짐마차를 세우니 그들도 각자 길 가장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이쪽에 빌붙으려 하는 명백한 모습에 스사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꼴에 신분 높으시다고 자존심 세우는 꼴을 보라지.’
여행자들이나 자신 같은 상인이었다면 모여서 임시로 행렬을 만든다거나 했을 거다.
하지만 저들은 쫓아오던 마물을 막아줘서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없이 이쪽에 관심도 주지 않고 자기들끼리 따로 모닥불을 피우고 앉았다.
배알이 꼴리는 광경이지만, 일개 행상인에 불과한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일.
‘기분 나쁜 일에 심력을 쓰기보단 영혼사님과 친분을 더 쌓는 게 중요하지.’
스사는 똑같이 저쪽을 무시하고 짐꾼이 피워놓은 모닥불 근처에 조용히 앉아있는 환인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슬쩍 옆에 앉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후우~. 이번 상행은 정말 크나큰 이득만 남기고 있군요. 상인으로서 가슴이 다 뿌듯합니다.=
“……예?”
환인은 순간 스사가 미치기라도 한 건가 싶었다.
기존 계획은 레힐에서 사흘 정도 머무르며 레힐의 특산품과 몇몇 사치품, 가공품 및 공산품으로 짐마차를 채운 뒤 다음 목적지인 에트브룩 촌락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레힐에 도착한 날 밤에 마물의 파도가 밀려왔고, 스사는 상품을 무엇하나 싣지도 못하고 마을을 도망쳐 나온 상황이다.
“레힐에서 짐을 채우지 못하고 출발하셨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득이라니요.”
무역 1회를 강제로 쉬게 되었으니 그게 고스란히 손해로 남게 됐을 텐데 이득이라니.
안타까움에 정신이 나갔다고 의심하는 게 정상이지만…….
=이실리테 씨가 말씀하셨다시피 목숨보다 소중한 보물은 없습니다. 그런데 환인 님 덕분에 목숨을 두 번이나 건졌으니 큰 이득을 얻은 게 아니고 뭐겠습니까. 흐하하하.=
“하하.”
사회생활을 하면서 스사처럼 긍정적인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던 환인이었다. 그랬기에 스사의 너스레에 피식 웃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텅 빈 짐마차는 공허한 느낌이니…… 에트브룩 촌락으로 가는 길에 짐승이 많이 덤벼왔으면 좋겠군요. 빈 수레를 끌고 들어가면 기분이 안 좋으니까요.=
“상인의 자존심 문제기도 하겠습니다.”
=크으~. 상인의 마음을 이렇게나 잘 알아주시는 분은 환인 님이 처음입니다. 그에 비하면…….=
스사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보자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마차 캠프가 환인의 눈에도 들어왔다.
전혀 신경쓰고 있지 않아서 저들이 저러고 있다는 것도 이제 알게 되었지만, 환인은 그들이 무생물이라도 되는 양 여전히 무반응이었다.
=저어…….=
그때 작은 솥으로 뭔가를 끓이던 짐꾼이 두 손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은제 컵을 가지고 왔다. 육포로 만든 고기 수프였다.
“잘 먹겠습니다.”
=고맙네, 엘레스.=
포타주처럼 걸쭉하고 약간 매콤한 수프를 후후 불며 조금씩 마시고 있는데 환인의 기감이 인기척을 느끼고 위기를 알리기 시작했다.
“…….”
환인은 컵을 오른손으로 들고 왼손은 잔디를 짚는 척, 흑창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곁눈질로 누가 다가오는지 확인했다.
‘전사?’
생김새는 검붉은 모피의 인랑족이었다.
키는 거의 2.3m로 자신보다 머리 2개는 더 컸고, 우연의 일치겠지만 그에게서 능선의 숲 초입에서 싸웠던 바르둘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싸우면 고양감과 함께 희열을 얻을 수 있을 거라는 느낌.
“…….”
환인의 눈이 빠르게 남자의 장비를 훑었다.
어둠 속에서도 달빛에 반짝이는 회색 흉갑cuirasse과, 흉갑하고 같은 재질의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회색 다리 보호구greaves에 갑옷용 장갑gauntlet. 그리고 허리춤에 걸려있는 흑색 장검까지.
이 세계의 무구에 지식이 없는 환인의 눈에도 고가의 장비처럼 보였다.
저자와 싸우면 틀림없이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겠지만…….
“…….”
환인은 창대에서 손을 떼고 다시 컵을 두 손으로 잡았다.
적대하지도 않고 적의도 없는 무고한 사람이다. 싸울 수는 없다.
하지만 브릴릿과 이실리테는 그렇지 않은지 슬그머니 스사와 환인의 뒤에 서서 접근하는 남자를 경계한다.
=휴식중에 실례하겠습니다.=
남자는 실로 정중하게 목례를 하며 말을 걸어왔고 스사도 자리에서 일어서서 그를 맞이했다.
=예. 실례지만 누구신지?=
=자기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아윅크 3급 호족님의 자제분의 호위 임무 중인 크타치난이라고 합니다. 귀하가 일행의 책임자이십니까?=
호족?! 대열에 호족까지 있었나!
깜짝 놀란 스사였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한층 더 공손히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스사 행상의 스사라고 합니다만…… 아윅크 가문의 호위 전사님께서 저 같은 일개 상인에게 어쩐 일이신지요.=
=이것을 받아주십시오.=
크타치난은 군말 없이 손바닥 두 개를 합친 크기의 회색 나무 상자를 내밀었다.
그의 손에 올려진 상자를 보자마자 의미를 눈치챈 스사는 놀라운 듯이 눈썹을 살짝 들었다가 두 손으로 공손히 상자를 받아들였다.
=루크랑의 영광된 호족 가문의 일원으로써, 손수 앞장서 따라붙은 마물을 막아섰어야 했으나 그러지 못하고 여러분께 그 역할을 미뤄버린 것에 큰 괴로움을 느끼며. 아윅크 가문의 제2 공자이신 아에렐트 님이 스사 님께 드리는 감사와 보답입니다.=
=허어, 귀공자님의 하사품이라니……. 제가 찾아뵙고 감사 말씀을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시종일관 정중한 태도로 스사와 대화를 나눈 크타치난은 아주 잠깐 환인에게 시선을 주었다가 돌아갔다.
스사가 작게 감탄한다.
=3급 호족의 직계를 호위하는 전사라면 가문에서도 높은 위치일 텐데 저렇게 정중하다니, 놀랍군요.=
“지배하는 자들 중에 선민의식을 가진 자들이 많나 봅니다.”
=음, 그 정도는 아닙니다. 그저 신분 차이가 난다고 서민과 대화를 나누려 하지 않는 정도지요. 그나저나 장비가 정말 훌륭합니다.=
스사의 눈에 크타치난의 장비는 다 합쳐서 50 금화는 되어 보였다. 하나같이 마력문이 새겨진 마법 갑옷에 무기도 마법 무기였던 거다.
“비싸군요.”
이 세계의 물가가 은근히 지구와 비슷하다는 점으로 보았을 때 50 금화라면 대충 50억. 서울 강남에서도 고급으로 분류되는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가격이다.
어떤 마법이 걸려있길래 그렇게 비싸냐고 물어보자 갑옷에 거는 마력문은 대체로 신체 강화 보조 쪽이라는 설명이 돌아왔다.
=무구를 강화하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위상석을 코어로 삼는 술식마도기, 다른 하나는 마력문자를 빼곡히 적어 만드는 마법무구. 양쪽 모두 장단점이 있어 어느 쪽이 좋다고는 못하죠. 지금 같은 호위 임무라면 아무래도 범용성이 높은 신체 강화 보조 쪽이 아닐까요?=
“…….”
신체를 강화해주는 마법 갑옷이라니, 자신의 강령과 비슷한 효과인 걸까. 비슷하다면 중첩 적용이 될지 궁금해졌다.
중첩된다면 저런 장비에 강령을 더해서 근접 직업군과 차이 나는 신체 능력의 간격을 좁힐 수 있을 테니까.
=받으시지요. 이건 영혼사님 것입니다.=
환인은 스사가 두 손으로 내미는 상자를 받아서 열어보았다.
설마 바로 열어볼 줄 몰랐는지 상자를 건네줬던 스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슬그머니 환인의 옆에 붙어서 상자 속을 들여다본다.
=오. 2금화라니, 역시 호족 가문 직계다운 씀씀이입니다.=
‘이게 호족의 프라이드라는 건가.’
시세 변환을 하면 한국 돈으로 2억 원 정도지만, 직전에 50억이라는 한국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상품 가치와 비교되어 피부에 잘 와닿지 않는 느낌이다.
하지만 큰돈은 맞다. 고급 여관의 숙식비용으로만 보아도 1금화면 약 3년을 지낼 수 수 있으니까.
‘그러고 보니 레힐의 고급 여관은 4성 호텔 숙박비용과 비슷하군.’
환인은 금화 두 장 중 한 장을 스사에게 내밀었다.
자신이 다 챙겨도 불만은 없겠지만 그래도 이럴 때 나누어주는 쪽이 호의를 사기 좋다.
스사의 처세술이나 대응을 본다면, 행상을 포함해 상인의 길을 30년째 해오고 있다는 점을 보면 그와 인연을 길게 이어가는 쪽이 이득일 테니까.
=아니, 왜 제게 나누어주십니까? 마물 떼를 물리친 것은 영혼사님의 활약이었습니다.=
“지금은 스사 씨의 일행으로 동행중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도움도 받았으니 스사 씨에게도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스사는 받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환인의 손을 조심스럽게 도로 물렸다.
=영혼사님의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돈을 거부하는 게 솔직히 이해되지 않지만, 스사의 완고한 태도는 설득이 통하지 않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금화를 챙기는 환인이었다.
‘돈보다 인맥을 중요시하는 타입이군.’
이런 타입은 회사생활 중에 몇 명 본 적 있었다.
인맥도 재산이라며 수중의 여윳돈을 주변인들과 인맥을 다지는데 지출하는 유형.
이런 사람의 특징은 여러 사람과 두루 친하며 사람들 사이에서 평판도 좋기에 가까이하기에 나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게 환인의 인식이었다.
‘에트브룩 촌락에 도착하면 그들의 식사와 식비를 책임지는 것도 괜찮겠지.’
그렇게 40분 정도 휴식했을 때였다.
“……?”
진주색 돌멩이를 쥐고 정신을 집중하고 있던 환인의 감각에 주변을 자유로이 떠다니던 연한 녹색과 연한 하늘색의 정령들이 파르르 떨면서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 꺄아, 꺄아~
— 온다. 온다.
— 아하하. 아하하하.
그리고 들려오는 환청과 비슷한 속삭임들.
“……!”
환인은 저도 모르게 미간에 힘을 주고 창을 움켜쥐며 일어섰다.
그 서슬 퍼런 기세에 반쯤 졸고 있던 스사가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고, 조용히 모닥불을 응시하고 있던 브릴릿과 이실리테도 반사적으로 무기를 챙겨 들며 일어섰다.
=으어, 으으흠! 영혼사님, 무슨 일이십니까?=
“뭔가가 옵니다.”
차가운 환인의 목소리에 스사는 찬물을 끼얹어진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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