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화 〉 028 쌍둥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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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가량의 짧은 잠으로 정신적 피로를 해소한 환인은 동굴에서 나와 아궁이 형 훈연기의 재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훈연기 제작과 영혼 구슬 확보를 위한 싸움을 반복하며 알게 된 거지만, 영혼을 다룰 수 있게 된 뒤부터 놀라울 만큼 육체적 피로에 내성이 높아졌다.
대부분의 피로는 정신적으로 지쳐 느끼는 일종의 착각이며 눈을 감고 잠깐만 휴식을 취해도 한나절은 거뜬히 행동할 수 있을 정도.
그간 선잠으로 밤을 보내면서도 보름 넘게 멀쩡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거다.
‘쉬는 것은 훈연기를 완성한 뒤에 해도 된다.’
본격적으로 훈연을 시작하게 되면 그때부터 시간이 남아돌 테니까.
꽥! 꽥꽥!
푸드드득! 퍼더덕!
약간 굴곡진 땅에서 낮은 곳부터 땅을 평평하게 직선으로 파고 있던 환인은 비상식량의 성난 울음소리와 활개 치는 소리에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
비상식량이 화난 모습으로 처음 보는 새를 혼쭐내는 중이다.
혼나는 새는 자연 건조 중인 고기를 노리고 날아든 야행성 조류인 듯 했다.
삐, 삐롱, 삐로롱!
꽤애액!!
성난 부리 질과 발톱 질에 깃털이 사정없이 뽑히던 새는 결국 허둥지둥 동쪽 쌍둥이 산으로 도망치기 시작했고, 그 뒤를 맹렬하게 추격하던 비상식량은 산 근처까지 쫓아가다가 봐줬다는 듯이 우아하게 선회해서 돌아왔다.
환인은 비상식량이 저렇게 셌던가 의아해하다가 하던 일에 다시 집중한다.
강가에서 찾은 납작한 돌을 디귿 모양으로 파놓은 땅 주변에 차곡차곡 쌓는다.
납작한 돌로 토대를 쌓은 다음은 허벅지 굵기의 나무를 여러 그루 끌고 와서 돌도끼로 나무껍질을 제거한다.
알나무가 된 통나무의 좌우 끄트머리를 일자 모양으로 깎고 통나무집을 만드는 것처럼 차곡차곡 돌 위에 포개자 어느 정도 아궁이 형태가 만들어졌다.
“음…….”
환인은 팔짱을 끼고 훈연기의 동작 원리를 생각하다가 불을 피워 연기를 보내는 입구, 그리고 연기가 빠져나올 굴뚝의 거리를 1m 정도로 늘려놓았다.
이러면 아궁이 입구에서 굴뚝으로 이동하며 연기가 식을 테고, 굴뚝에 매단 고기에 연기가 코팅되어 박테리아의 번식을 막게 될 거다.
그 후 통나무를 일정 간격으로 자른 뒤 사각형 굴뚝 모양으로 차곡차곡 포개서 70cm 높이로 쌓았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4시간.
‘힘이 세지고 체력이 좋아지니 작업 속도가 말도 안 되게 빠르군.’
이 세상의 밀림에 떨어진 직후였다면 하루가 꼬박 걸렸겠지.
마지막으로 훈연기의 틈을 메우기 위해 아궁이 형 훈연기의 터를 만든다고 파낸 흙에 물을 뿌려가며 주물러 진흙으로 만든다.
투박한 나무 그릇으로 떠온 물을 조금 부족하게 뿌린 덕에 뻑뻑한 황토 같다.
“…….”
만들어놓고 보니 양이 부족할 것 같아서 근처 땅을 헤집어 진흙을 좀 더 보충했다. 그렇게 수십 킬로그램은 될 법한 양의 진흙으로 훈연기의 틈을 꼼꼼히 메웠다.
이제 불을 피워 연기의 흐름을 확인할 차례.
아궁이 입구에서 불을 피우자 약간 비스듬하게 만들어놓은 덕분에 연기가 안쪽으로 흘러 들어가 굴뚝으로 빠져나온다.
그러나 틈새로 새는 연기도 있어 그런 곳을 더 보강하자 완벽한 훈연기가 완성되었다.
현 시각 새벽 3시 20분. 텐트형 훈연기에서 훈제를 시작한 지 5시간 째고 영혼 구슬의 잔여 유지 시간은 2시간가량 남은 상태.
슬슬 사냥하러 나갈 시간이다.
그전에 텐트형 훈연기의 스모크칩을 좀 더 보충할 생각으로 텐트에 다가가던 환인은 코끝을 스치는 시큼한 냄새에 인상을 확 쓰며 움막의 한쪽 면을 거칠게 뜯어냈다.
와사삭!
“…….”
고기 상태는 볼 것도 없었다. 제대로 상한 듯 시큼한 냄새가 옅은 스모크향 사이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으니까.
“역시 온도가 문제였나.”
두 가지 훈연기가 비슷한 이유로 실패했다. 공통점이라면 불의 온도와 거리.
고기는 일단 딱딱한 막대기처럼 변했지만 색계통은 ‘먹으면 죽음’이라고 주장하듯 강렬한 적색을 띤 상태다.
‘적색은 독 관련이었을 텐데.’
어쨌든 자연 건조 중인 고기의 색계통은 멀쩡한 백색이니 열기에 부패한 게 틀림없다.
아궁이 쪽은 저온 훈연법이니 이제 남은 것은 불을 강하게 피우는 열훈법뿐이지만, 환인은 더 이상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아궁이 형마저 실패하면 스텝 기후 지역을 돌파하는 것은 포기하고 숲과 산지를 따라 이동하는 수밖에.’
고기는 땅에 파묻어버리고 움막은 해체해서 절벽 근처 아무 데나 던져놓는다.
손을 박박 씻은 뒤 아궁이 형 훈증기의 굴뚝에 적당히 마른 고기 조각을 채워 넣고 미리 만들어둔 뚜껑을 덮었다.
뚜껑이라고 해도 길고 가느다란 나무막대기를 능직?? 짜듯 엮고 그 위에 나무이파리가 많이 붙은 가지를 올려둔 것이지만.
아무튼, 뚜껑의 틈으로 연기가 솔솔 빠져나오는 것을 보며 이번에는 성공하길 바라고 있을 무렵이었다.
꽥. 꽥괚. 꾸엑.
푸드득 날개짓 소리와 함께 날아온 비상식량이 환인의 어깨에 앉아 뭔가 중요한 것을 본 것처럼 귓가에 대고 꽥꽥거린다.
“적이냐? 어느 쪽이지?”
뀃!
비상식량이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는 것을 보고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강줄기 저 끄트머리에서 뭔가 꾸물거리고 있는 것을 포착했다.
눈에 힘을 주자 영혼 시야가 펼쳐지며 세상이 회색톤으로 물들고, 회색톤 세상과 어울리는 옅은 백색이 강가에서 꾸물거리는 것도 보였다.
창과 지팡이를 가져온 뒤 잠시 기다리자 꿩, 꾸엉, 땅물개의 울음소리와 철벅철퍽 물장구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땅물개는 강을 따라 상류로 이동 중이었고 그 강은 쌍둥이 산의 절벽을 관통하고 있었으니까.
잠시 후 선행하고 있었는지 꽤 덩치 큰 땅물개 한 마리가 절벽으로 진입하다가 환인을 보고 흠칫 놀라며 멈추더니 잘못을 저지른 강아지처럼 우뚝 서있는 환인을 힐끔거린다.
꾸, 꿩. 꾸엉꾸엉.
안 되겠다 싶었는지 몸을 돌려 퍼덕거리면서 본진으로 돌아가 버리는 땅물개.
얼마 지나지 않아 땅물개 무리에서 웅성거리듯 우엉우엉거리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땅물개도 지능이 높은가.’
앞서 정찰을 보내는 거나 정찰 나온 개체가 도를 넘는 위험을 감지하고 헐레벌떡 돌아가는 거나.
긴급회의하듯 술렁거리는 행동만 봐서는 사람과 다를 바 없다.
땅물개 스무 마리 가량이 한데 모여 웅성거리고 있지만, 환인의 마음은 평온했다.
훈기도 다 회복된 상태고 영혼 구슬의 등급도 근래에 이런 적이 있을까 싶을 만큼 평균이 높다.
땅물개의 전략 전술과 기술도 안다. 싸움이 벌어지면 공격과 이탈을 병행하며 적어도 다섯, 여섯 마리는 확실하게 죽일 자신이 있다.
그 이상 죽이려 하면 이쪽도 크게 다치거나 죽을 각오를 해야겠지. 그러나 안전하게 네 마리 정도 죽이고 후퇴, 영혼 구슬을 확보해서 다시 덮치는 걸 반복하면 시간은 오래 걸려도 전부 죽일 수 있을 것이다.
“…….”
그러나 일부러 싸움을 걸 생각은 없었다.
계획이야 있지만 세상일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경우가 많음을 환인도 알고 있었으니까.
무엇보다 수적 열세의 불리함은 절대 무시하지 못한다.
고작 영혼 구슬의 유지 시간을 10시간으로 리필하고 구슬을 전부 땅물개의 영혼으로 채우자고 목숨을 거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일단 땅물개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행동할 생각으로 기다리던 환인은 땅물개 무리에서 세 마리가 나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눈을 빛냈다.
‘사절인가.’
이쪽을 명백하게 의식하며 조심스레 다가오는 모습은 평화사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설마 저 정도로 지능이 뛰어날 줄은 몰랐기에 혹시 함정은 아닐까 하며 여차하면 세 마리만 쳐죽인 뒤 도주할 생각으로 지팡이를 꾹 쥐는데…….
환인의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꾸엉. 꾸엉.
“……?”
적당한 거리를 두고 멈춰서더니 세 마리중 유독 큰 상처를 입어 상처가 쩍 벌어진 한 마리만 다가온다.
지방층을 넘어 새빨간 속살이 보일 정도의 찢어진 상처만 세 곳. 움직일 때마다 피가 흘러나와 강에 스며든다.
환인의 근처까지 다가온 땅물개는 그의 앞에서 몸을 축 늘어트리더니 환인을 힐끔거리기 시작했고, 나머지 두 마리는 큰 눈을 끔뻑이면서 환인을 쳐다보는 중이다.
환인은 뒤늦게 이 행동의 의미를 깨달았다.
‘산제물이라니.’
크게 상처 입어 생존 여부가 불투명해진 동족을 통행세로 낼 테니 나머지는 보내달라는 땅물개들의 제스처였던 거다.
땅물개들도 생각 없이 이 방법을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지능이 높은 덕에 이 계곡 일대가 환인의 영역이라는 것을 강 주변의 흔적에서 눈치챘다.
무리는 낮의 전투에서 전력의 30%가량을 잃었고 나머지 70%도 소모한 힘을 채 회복하지 못한 상태.
그때 보여준 환인의 전투력을 고려했을 때 이대로 맞붙을 경우 심각하면 무리가 전멸할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낸 땅물개들은 상호 간에 가장 피해가 적을 방법을 생각했다.
만약 환인이 상처를 입었다거나 자신들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할 만큼 둔했다면 조금 더 온건한 교섭을 선택했겠지만, 척 봐도 전투 준비가 만반인 모습에 물을 떠나 살 수 없는 땅물개 무리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가지뿐이었다.
싸워서 전멸. 혹은 산제물을 바치고 통과.
꿩……. 꿩꿩.
환인이 목숨을 내놓은 것처럼 늘어져 있는 땅물개를 응시하고 있으니 다른 두 마리의 땅물개들이 불안해하는 울음소리를 낸다.
“…….”
그 시각 환인은 머리로 어떤 선택지를 고르는 게 자신에게 가장 이로울지 계산하는 중이었다.
솔직히 제물이라고 해도 환인의 입장에서 끌리는 것은 아니었다.
먹을 것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땅물개 한 마리의 영혼 구슬이 더해져도 사냥을 나가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으니까.
스읍 숨을 들이마시는데 묘하게 달콤한 냄새가 난다. 땅물개의 피에서 나는 냄새다.
‘이 냄새에 홀려서 짐승들이 모여든 거였나.’
고기가 얼마나 맛있길래 짐승들이 목숨 걸고 사냥하는지 궁금하긴 해도 딱히 식도락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환인이다.
‘그냥 통과시킨다고 해서 이쪽을 얕보는 그런 성향은 아닌 것 같고……. 이쪽을 기억하고 있을 정도에 교섭까지 하려 할 만큼 지능도 높으니.’
생각을 이어가던 환인은 결정을 내리고 서너 걸음 물러선 뒤 지팡이로 지나가라는 듯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슥슥 젓는다.
꿔, 꿩?
“동족도 데려가라.”
땅물개 두 마리는 환인의 태도에 잠깐 당황한 듯이 꾸물거리다가 다친 동족을 데리고 무리로 돌아갔다.
가면서도 몇 번이나 이쪽을 돌아보는 모습이 이쪽의 의도를 읽었음에도 의심하는 모양새라 신기하다.
세 마리가 합류한 무리는 다시금 웅성거렸지만, 환인이 강가에서 떨어진 장소의 바위에 걸터앉는 모습을 보여주자 그제서야 조심스레 움직이기 시작했다.
꾸엉. 꿩.
꿩꿩.
스무 마리 가량 되는 땅물개들 사이사이 절반 크기도 되지 않는 새끼 땅물개도 있으니 이동이 소란스러울 법도 한데 땅물개들은 최대한 환인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움직임이 조심스럽다.
‘강 상류를 따라가면 대호수가 나오는 게 맞나보군. 이 더럽게 넓은 숲에 우기와 건기가 나누어져 있는 건가.’
우기와 건기가 나뉘어 있다면 땅물개들이 전쟁에 가까운 전투를 이어가며 목숨 걸고 행군하는 게 설명된다.
건기가 다가와 물이 줄어들고 있다든가 하는 거 말이다.
그즈음 땅물개 무리는 환인이 있는 계곡을 거의 벗어났고, 환인도 사냥을 나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땅물개 무리에서 가장 덩치가 큰 땅물개가 처벅처벅 소리를 내며 다가왔다.
가죽에 주름이 심하게 잡혀있고 가죽도 군데군데 흰색으로 물들어있는 걸로 보아 무리에서 가장 나이 많은 개체로 보인다.
적의가 있는 것 같지는 않아서 환인은 앉은 채로 지켜보는데, 그 땅물개는 환인의 앞까지 다가와 목을 꿀렁이더니 무언가를 툭 토해내고는 꾸엉, 한 번 울고서 무리로 돌아갔다.
“……?”
회색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는 땅물개들, 그리고 늙은 땅물개가 토해놓고 간 점액질 덩어리를 번갈아 보던 환인은 나뭇가지로 점액질 덩어리를 쿡쿡 찔러보았다. 그러자 단단한 뭔가가 나뭇가지에 닿는 것이 느껴졌다.
점액질 덩어리를 쥐고 강가로 가져가 씻자 주먹 절반 크기의 진주색 돌덩어리가 드러났다.
겉만 봐도 범상치 않은 물건이었다. 더욱이 쥐고 있으니 몸속의 훈기와 한기의 흐름이 한층 부드러워지는 것이 느껴진다.
어떤 효과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자신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것은 알겠다.
그리고 얻기 힘든 귀중한 물건이라는 것도.
“…….”
자신의 선택이 가져온 대가에 만족한 환인은 진주색 돌덩어리를 주머니에 넣고 사냥에 나섰다.
서서히 해가 떠오르는 새벽녘까지 한참을 돌아다녔지만, 좀처럼 짐승이 눈에 띄지 않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먹이를 찾아 넓은 분지를 헤매던 하이에나와 종종 마주쳤는데 오늘 밤은 그마저도 안 보이고, 비상식량도 짐승을 찾지 못했는지 하늘을 선회하다 환인의 어깨로 내려와 딴청을 피운다.
아무래도 어제 있었던 대규모 전투의 여파로 짐승의 수가 급감한 듯했다.
‘나만 해도 스무 마리 가까이 죽였지. 땅물개들이 죽인 숫자까지 합하면 족히 백 마리 이상.’
아무리 분지가 서울만큼이나 넓다고 해도 100마리 이상이면 육식동물의 개체 수가 바닥까지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
주머니에서 싱싱한 곤충을 꺼내자 냉큼 부리로 빼먹은 비상식량이 기분 좋은 듯 꾸엑, 울고 다시 하늘로 날아오른다.
환인은 곤란하다고 생각하며 주머니의 진주색 돌멩이를 만지작거렸다.
‘강령 효과가 없으면 전투 수행 능력이 절반은 떨어진다고 봐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면서 영혼 시야로 어두운 새벽의 분지를 살피고 있을 때 비상식량이 짐승을 발견했다는 희소식을 가져왔다.
꽥. 꾸엣.
“잘했다.”
꽥!
비상식량이 가리키는 곳이 멀다는 걸 눈치챈 환인은 근처 구릉을 올라가서 비상식량이 날아온 방향을 살폈다.
초원처럼 펼쳐진 넓은 장소에서 말 떼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 보인다.
무채색계통의 회백색 말 무리.
흡혈마다.
평소 마주치면 놀리듯이 푸르릉거리며 멀어지던 것들은 이른 새벽이라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듯, 두 마리의 보초를 세우고 나머지 여덟 마리가 옆으로 드러눕거나 엎드려 자고 있었다.
‘아니면 어제 전투의 여파로 피곤한 상태이거나.’
흡혈마는 초식 동물이 아니라 육식동물이라 그런가, 적의 습격을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새다.
푸른표범을 두 차례 강령하며 익힌 은밀 행동으로 소리 없이 흡혈마 무리에 접근한다.
운 좋게도 바람은 흡혈마 무리 쪽에서 불어오고 있고 땅은 옅은 잔디라 발소리도 크지 않다.
보초가 있지만, 새벽이라 그런지 신경이 많이 분산된 듯 주변 경계를 게을리하고 있다.
환인은 보초마의 뒤쪽으로 살금살금 움직여 60m 정도까지 거리를 좁힌 뒤 땅물개의 영혼을 강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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