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 021 수해외곽
* * *
촤악 투두둑.
환인은 팔에 힘을 가득 주고 어둠 속에서 커튼처럼 늘어져 앞을 가리는 덩굴을 돌도끼로 쳐냈다.
“흡!”
쿵! 콰작! 뜨드드드…….
그리고 그 뒤에 나타나는 갈대인지 나무인지 분간되지 않는 식물도 후려쳐서 끊고.
팍, 팍팍팍팍!
가슴 높이까지 올라오는 덤불을 십수 번 후려쳐서 길을 만든다.
앞을 가로막는 식물군을 헤치며 힘겹게 나아가던 환인은 점차 누적되는 피로감에 이마의 땀을 훔쳤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영혼 시야 덕분에 회색으로 보이는 한밤중의 숲을 살펴보았다.
‘식생이 이렇게나 다를 줄이야.’
위에는 4~5m 정도 되는 작은 나무들이 빼곡하고 아래에는 가슴 높이까지 올라오는, 걸음을 내디딜 수조차 없을 만큼 덤불과 덩굴이 무성히 얽혀있다.
시선을 들면 나무들로 인해 시야가 가려지는 그 끝까지 덤불이 바다처럼 이어져 있는 게 눈에 들어온다.
삐꾹. 끼룩
정체를 알 수 없는 울음소리도 잔잔히 들려오고 작은 벌레도 성가실 정도로 앵앵거리며 날아다니며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꽧!
비상식량이 좌우 어깨를 오가며 얼굴로 날아오는 벌레를 계속 잡아먹어 주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더더욱 짜증이 나 있었을 것이다.
“후우.”
강을 넘기 전에는 그곳이 밀림인 줄 알았는데 진짜 밀림은 여기고, 저쪽은 그냥 수해였다.
믿기 어렵지만, 잘 생각해보면 저쪽은 무언가 보이지 않는 손길에 정돈된 느낌마저 들었다. 드문드문 들풀이 나긴 했지만 달리기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수풀이 많지 않았다.
이를테면 사람의 손길이 닿은 국립공원이라고 할까.
반면 이쪽은 밀림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숲의 모습과 거의 다르지 않았다.
기온도 저쪽은 약간 서늘할 정도로 유지되어서 활동하기 나쁘지 않았는데 이쪽은 조금만 움직여도 슬슬 땀이 날 정도로 후덥지근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강을 건너온 환인은 공기가 바뀐 것을 느꼈다.
수해에는 긴장감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다. 그곳에 있을 땐 느끼지 못했는데 이쪽으로 넘어온 뒤 그 점을 확실하게 체감한 환인이었다.
저쪽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생존을 위해 고민했다.
밤에는 잠도 잘 못 자고 선잠으로 때웠다. 무기를 들고 항상 긴장하며 돌아다녔다.
그러나 이쪽은 비록 후덥지근하고 떼지어 몰려다니는 벌레와 허리 위로 올라오는 빼곡한 수풀 때문에 짜증은 나지만 긴장감은 심하지 않다.
비현실적인 강 저편. 현실적인 강 이편.
강 하나를 두고 현실과 비현실로 나뉘는 것은 역시 푸른불꽃 호랑이 때문일까.
“…….”
피로에 찌든 한숨을 내쉰 환인은 다시 돌도끼를 휘둘러 엉망으로 엉킨 채 자라고 있는 덤불을 자르고 앞으로 나아간다.
강변을 떠난 지 4시간이 다 되어간다. 그런데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무성한 덩굴과 수풀 때문일까, 괴물이나 동물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전투는 치르지 않았지만, 강을 건너 온 뒤 쫒기듯 쉬지 않고 움직인 탓에 육체적 피로가 무시 못 할 정도로 쌓이고 있다.
게다가 지난 48시간 동안 겪은 일이 절대 평범하지 않은 것들이라 정신적인 피로도 상당한 수준.
육체와 정신, 두 피로가 서서히 발목을 잡는 것이 느껴진다.
“음.”
아직 해가 뜨려면 5시간이나 남았고 개구리 인간의 영혼 구슬 유지 시간은 3시간도 채 남지 않았다.
1시간 정도 쉬었다가 가는 게 좋을까, 아니면 영혼을 보충할 생명체를 찾아 좀 더 나아가는 것이 좋을까.
잠깐 고민을 거듭하던 환인은 주변 나무 중 가장 두껍고 높이 자란 나무를 타고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두 꼬리 원숭이의 영혼을 두 번 강령해서일까, 그때의 지식이 어렴풋이 남은 느낌을 따라 팔다리를 놀리자 그럭저럭 나무를 오르는 것이 가능했다.
느티나무처럼 일정 높이부터 넓게 퍼져나가는 식의 나무여서 쉴 자리는 많았다.
대충 자리 잡고 쉬려던 환인의 눈에 무성한 나뭇잎으로 가려진 위쪽이 마침 시야에 들어왔다.
피로에 물든 몸은 이대로 쉬는 것을 종용하지만, 머리는 쉬더라도 조금 더 안전한 곳을 골라야 한다고 설득한다.
“…….”
인내심을 발휘해 좀 더 위로 올라온 환인은 생각보다 쉬기에 적절한 나뭇가지의 굵기와 배치에 올라오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나뭇가지가 의자처럼 등을 잡아주는 곳에 자리 잡은 환인은 어깨에 메고 있던 짐승 가죽 짐을 등받이처럼 걸어놓고 지팡이와 창도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해놓는다.
그리고 등받이에 등을 기대자 우드득, 혹사당한 척추가 비명을 지르며 시큰하면서도 시원한 감각이 등줄기를 뒤덮었다.
흘러나오려는 신음을 억누른 환인은 잠시 발밑을 살폈다.
단풍나무처럼 잎이 작고 손가락처럼 퍼져있는 데다 무성하기까지 해 가까이서 봐도 아래가 안 보일 정도다. 이 정도면 괴물이 지나가더라도 발견하지 못하겠지.
반대급부로 정면과 위쪽이 훤하지만 여긴 6m 정도, 2층 건물 옥상 높이다.
푸른불꽃 호랑이 같은 괴물이라면 무의미한 높이겠지만…….
“그런 괴물이 흔할 리 없지.”
조금 안도하며 고개를 젖힌 환인은 짐승 가죽 봇짐이 알맞게 뒷머리를 받쳐주는 느낌에 이대로 곯아떨어지고 싶다는 수면욕을 강하게 느꼈다.
눈을 감으면 8시간은 가볍게 삭제될 것 같은 감각.
잠시 생각해본 환인은 뒷머리를 무언가에 붙이고 쉰 적이 2주 동안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입을 살짝 벌린 채 멍하니 있던 환인은 정말로 곯아떨어질 것 같아 등에 힘을 주고 정자세로 앉았다.
쉬더라도 긴장을 풀지 않고 쉬어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다.
뀍.
푸드드득.
그때 나뭇가지를 이리저리 오가던 비상식량이 부리에 앵두 같은 열매를 몇 개 물고 날아왔다.
환인의 허벅지에 착지한 비상식량은 먹으라는 듯이 적당히 늘어놓은 환인의 손바닥에 열매를 툭 던져놓고는 푸드득, 다시 날아갔다.
비상식량이 나무 높은 곳에 맺힌 열매를 콕콕 쪼아 먹는 것을 잠시 바라보다가 영혼 시야로 열매를 확인한 뒤 입에 넣고 조심스레 씹어보았다.
색계통은 먹을 수 있는 녹색이었지만, 맛이 이상하거나 하면 바로 뱉을 생각이었는데 이건…….
“설탕?”
말랑말랑한 젤리 같은 식감이지만 맛은 설탕 한 숟가락을 입에 털어 넣은 듯이 달다.
당분이 보충되자 피로가 조금 가시는 느낌에 환인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렇게나 즉각적인 피로 해소 효과를 느낄 정도라니, 얼마나 당분이 부족했던 걸까.
비상식량이 가져다준 나머지 5개도 모두 먹어 치운 환인은 1시간 정도만 쉴 생각으로 몸을 적당히 편히 하며 고르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정확하게 1시간만, 다른 나뭇가지에 다리까지 뻗어 편히 쉰 환인은 바로 나무에서 내려와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1시간을 쉬었다고 피로가 꽤 가셨다.
푸드득 날아와 어깨에 착지한 비상식량의 머리며 부리 밑을 긁어준 환인이 말했다.
“고맙다.”
꼬액?
“이거 말이다.”
꽥!
단맛이 흘러넘치는 하얀 열매. 비상식량은 그 뒤로도 하얀 열매를 계속 가져다주었다.
맛있는 거니까 같이 먹자는 뜻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새가 직접적인 보답을 해줬다는 게 놀라웠던 환인이었다.
신기한 이야기나 전래동화에서 은혜 갚은 새 이야기는 흔한 단골 소재지만, 직접 경험해볼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었으니까.
덕분에 하얀 열매가 17개 정도 모였다. 보존기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한 끼마다 2개씩 먹으면 괜찮겠지…….
푸스석 푸스스스.
“……!”
덤불의 바다에서 돌도끼로 길을 만들어내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던 환인은 앞쪽에서 풀숲이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나타난 토끼의 모습에 흠칫 놀라 걸음을 멈추었다.
토끼다.
하얗고 몽실몽실한 털. 길게 자란 귀. 앙증맞은 코와 ㅅ모양의 귀여운 주둥이에 동글동글한 검은 눈.
그런데 크다.
많이 크다.
뒷발로 서서 성인의 팔뚝 굵기만 한 넝쿨을 새싹처럼 갉아 먹고 있는 하얀 토끼.
그 키가 자신보다 50cm는 더 큰 것에 순간적으로 뇌 정지가 왔던 환인은 움직임을 멈추고 거대 흰토끼를 주시했다.
겉모습은 무해하기 짝이 없는 생후 3개월의 토끼 모습이지만, 덩치 탓에 방심할 수가 없다.
저쪽 숲에서 마주쳤던 일정 크기 이상의 생물은 죄다 호전적이었다. 저 토끼도 호전적일 가능성이 크다.
엉망진창인 풀숲을 헤치고 나가느라 오른손에 돌도끼, 왼손에 지팡이를 들고 창은 등에 메고 있었는데 그게 후회스러운 환인이었다.
여차하면 영혼 폭발을 쓸 생각으로 지팡이를 쥔 왼손에 힘을 주는데 토끼가 환인을 쳐다본다.
우저적. 파삭, 꽈지직.
이윽고 무해한 얼굴로 덤불을 깔아뭉개며 다가오는 토끼의 모습에 환인은 갈증이 심해지는 것을 느꼈다.
저 덤불은 그냥 덤불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억센데다 날카롭고 뾰족한 가시 같은 게 난 흉물이다.
그런 걸 무슨 버들잎처럼 몸으로 밀고 다가오는데 하얀 털가죽에 생채기 하나 나지 않는다.
도망을 칠까 생각해봤지만, 토끼가 질주에 적합한 뒷다리를 가지고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친 환인은 도주를 포기했다.
등을 돌리고 도망쳐봤자 얼마 뛰지도 못하고 잡히겠지.
도망칠 수 있다고 해도 환인이 서 있는 주변도 저런 덤불로 둘러싸여 있다. 움직일 수 있는 곳은 오면서 만든 좁은 길뿐.
점차 가까워지는 토끼의 모습에 환인은 각오를 굳혔다.
거대 토끼가 더 가까이 다가오기 전에 왼손의 지팡이를 쭉 내밀어 위협을 드러낸다.
“접근하지 마라.”
환인의 행동에 거대 토끼가 다가오다 말고 움찔 멈춘다. 그 틈에 환인은 돌도끼를 허리에 차고 등의 창을 재빨리 꺼내 쥐었다.
거대 토끼가 조금이라도 공격 징후를 보였다면 환인은 영혼 폭발을 쏴대면서 강령을 펼치고 달려들 생각이었다. 도망치면 죽음뿐, 조금이라도 살 가능성을 높이려면 싸우는 수밖에 없으니까.
환인의 투지를 느낀 거대 토끼는 멈춘 그 자리에서 Y자 모양의 코끝을 움찔거리며 킁킁 냄새를 맡는다.
끼으.
그리고 거대 토끼는 고개를 옆으로 휙, 돌리더니 왼쪽으로 덤불을 깔아뭉개면서 떠나갔다.
“하……. 천만다행인가.”
거대 토끼가 얌전히 떠나간 것을 행운이라고 여기며 조용히 중얼거리는 환인이었지만, 실상은 환인의 생각과 달랐다.
거대 토끼는 나름 숲을 지키는 수호수??? 중 한 마리였고, 환인이 푸른불꽃 호랑이라 부르는 혁벽수???의 보이지 않는 흔적이 그의 몸에 묻어있었기에 비켜준 것이었다.
푸른불꽃 호랑이와 마주치지 못했다면, 그리고 푸른불꽃 호랑이가 환인을 스쳐 지나가지 않았다면 환인은 지금쯤 수호수의 숨겨진 발톱과 드러나지 않은 예리한 앞니에 수십 조각으로 갈라져 죽었을 테지만, 그걸 알지 못하는 환인은 긴장을 다잡으며 거대 토끼가 만들어놓은 길을 따라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좌우로 펑퍼짐한 덩치가 만들어놓은 길은 적당히 넓었다.
이때까지 느리게 움직였던 것을 만회하려는 것처럼 환인은 빠른 속도로 나아갔다.
덤불의 바다라고 해도 될법한 숲. 그리고 그런 숲을 모세의 기적처럼 좌우로 벌려놓은 거대 토끼.
부러지고 짓이겨진 덤불의 길을 걸어가며 다른 거대 토끼와 마주쳤을 경우 어떻게 싸울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짜던 환인은 영혼 구슬의 유지 시간이 다 되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러고 보면 강령도 시계를 보지 않아도 남은 지속 시간을 알게 되었지.’
처음 영혼 구슬을 만들었을 때나 처음 강령을 했을 때는 잘 몰랐지만, 경험이 쌓인 뒤에는 강령의 지속 시간이나 영혼 구슬의 남은 유지 시간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원리가 무엇인지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환인은 개구리 인간의 영혼으로 강령을 펼치고 천천히 달리기 시작했다.
‘괴물이 정말 없군.’
개구리 영혼을 강령으로 전부 소모할 때까지, 20분 넘게 가벼운 조깅하듯 달렸는데도 괴물을 하나도 만나지 못했다.
소동물은 덤불 때문에 보진 못했지만, 소리를 통해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괴물은 왜 하나도 보이지 않는 걸까. 정말 많은 덤불 때문인가? 아니면 거대 토끼가 다른 괴물을 학살하고 다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달리고 있으니 서서히 나무 사이로 햇빛이 비쳐 들며 주변이 밝아진다.
“음.”
강 건너 밀림은 나무가 워낙 높이 자란데다가 이파리도 무성해서 대낮에도 지면 쪽은 조금 푸르스름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여기는 햇볕이 풍부하게 내리쬐어 눈이 부실 지경이다.
꽥!
뒤따라 날아오던 비상식량이 꽥, 기분 좋은 울음소리를 낸다. 이렇게나 밝은 햇빛이 마음에 든 눈치다.
‘혹시 대호수 쪽을 빤히 바라보던 것은 단순히 햇빛이 좋아서였나.’
마지막 개구리 인간 영혼의 강령 효과도 사라지고 뱀의 길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던 거대 토끼의 흔적도 왼편으로 확 꺾이는 곳이 나타났을 때 환인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
“…….”
주변을 살펴본 환인은 떡갈나무처럼 낮고 펑퍼짐하게 자란 나무 한 그루 앞에서 다른 짐은 모두 내려놓고 돌도끼와 흑곤봉만 옆구리에 차고서 나무를 기어올랐다.
나무가 몸무게를 버티지 못할 정도로 가늘어질 때까지 오른 환인은 그 상태에서 주변에서 가장 높은 나무의 위치를 확인, 나무를 내려간 뒤 그곳으로 이동해서 소나무처럼 비틀리듯 자란 나무를 재차 타고 오른다.
그리고 비슷한 행동을 여러 차례 반복한 끝에 숲의 위쪽을 시야에 담을 수 있었다.
여느 평범한 숲이었다면 키 높이가 평균을 이뤄서 이런 식으로 주위를 살피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 숲은 가장 높은 나무가 7~8m 정도에 평균 4~5m인, 한창 성장 중인 나무여서 가능했다.
“…….”
머리만 숲 위로 겨우 내민 채 360도 사방을 둘러본 환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우려하던 최악의 상황에 맞닥트렸기 때문이었다.
‘야트막한 언덕 하나 없다니.’
이정표로 삼을만한 장소가 없다.
비교적 지대가 높은 언덕이나 야트막한 산이 있었다면 그곳을 목표로 해서 정상에 오른 뒤 주변을 살폈을 텐데 보이는 것은 오직 푸른 하늘과 숲숲숲.
해가 지는 방향으로 유달리 높게 자란 숲, 떠나온 수해가 보인다.
‘기분 탓인가. 푸른 안개에 휩싸여있는 것 같은데’
그쪽을 응시하던 환인은 나무를 내려와 답답한 한숨을 내뱉었다.
이런 숲에서 목적지도 없이 무작정 이동하며 헤매는 것은 매우 멍청한 행동이다.
그리고 자신은 그런 행동을 저질렀다.
아무리 푸른불꽃 호랑이의 위압감에 짓눌려 밀림을 빨리 벗어나려 했다지만 너무 바보 같은 짓이었다.
‘강을 건넌 뒤 상류로 올라가서 대호수를 따라 이동해야 했군. 그러고 보면 거대 토끼가 방향을 꺾은 쪽도 대호수 쪽이었지.
선택지가 없다.
환인은 짐을 챙겨서 길을 되짚어나가기 시작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