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화 〉 015 수해강줄기
* * *
죽은 자리에서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유령의 모습에 환인은 놀람보다 약간의 의아함을 느꼈다.
말과 사슴을 섞은 듯한 동물 유령을 이미 본 마당이다. 여기서 또 놀라는 게 이상하다.
의아함을 느낀 이유는 짐승 머리 괴물의 유령은 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흐릿했기 때문이었다.
지우개로 대충 지운 것처럼 흐릿하고 뭉개진 일곱의 유령, 작은 모닥불처럼 일렁이는 유령들이 강 위를 둥실거리며 떠다닌다.
도마뱀 인간들은 물속에서 뭐 하는지 나오질 않는 상황.
잠깐 고민하던 환인은 환각 시야를 열어놓은 채로 유령들을 불러보았다.
“…….”
반응이 없다.
희뿌연 연기 같은 유령들은 저 하늘로 올라가거나 강 건너편으로 느릿하게 날아가거나 뭔가 두서없이 이리저리 떠다닐 뿐.
말 사슴 유령이 근처에서 서성이길래 무의식적으로 불러서 온 건가 했었는데 아니었나.
속으로 중얼거린 환인은 무의식중에 사슴뿔 지팡이를 보았다.
혹시나해서 지팡이를 쥐고 다시 불러보았지만, 반응이 없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그럴지도 모르겠군.’
교감이든 공감이든 가까이 있어야 효과가 좋은 법이다.
짐승 머리 괴물의 유령이 있는 곳은 여기서 대강 30~50m 거리. 가장 가까운 곳이 30m이니…….
잠시 생각하던 환인은 환각 시야로 도마뱀 인간의 위치를 모두 파악한 뒤 짐과 비상식량을 수풀 속에 숨겨놓는다.
그리고 창과 사슴뿔 지팡이, 허리춤에 돌도끼만 차고 짐승 머리 괴물들이 내려갔던 비탈길을 통해 강변 자갈밭으로 내려섰다.
“…….”
방금 사냥을 끝마쳐 배가 불러서일까. 도마뱀 인간들은 강바닥에서 자기 몸집만 한 바위를 끌어안거나 바위 틈새에 끼어있기만 할 뿐 다가오질 않는다.
환각 시야 덕분에 모습을 숨긴 도마뱀 인간이 잘 보였기에 조금 대담하게 움직였다.
강에서 4m 거리까지 접근한 환인은 10m 정도 떨어져 있던 유령을 뚫어져라 보면서 속으로 말했다.
‘와라.’
───…….
절반 정도의 확신을 두고 부른 건데 정말로 느릿하게 다가오는 유령의 모습에 환인은 등줄기가 짜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부르기 전까지는 아무런 행동도, 반응도 하지 않던 유령이다. 그런데 오랬다고 진짜 오다니.
이제 유령을 부릴 수 있게 된 건가.
바로 앞까지 다가온 짐승 머리 괴물의 유령을 응시하던 환인은 문득 유령에게서 무언가가 느껴지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슬픔? 고통?
너무 옅고 희미한 감정이다. 거기다 뭔가 말을 건네면 반응이 있을 것 같은 느낌.
유령에게 무언가를 말하려던 환인은 오른쪽 강변에서 모습을 숨긴 도마뱀 인간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위치를 파악해둔 7마리 중 1마리가 아니라 멀리서 새로이 다가오는 도마뱀 인간이다.
그보다, 멀리서 볼 때는 미처 몰랐는데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보니 성능 좋은 위장막을 뒤집어쓴 것처럼 도마뱀 인간이 있는 곳이 울렁이는 게 보였다.
저렇게 천천히 걸어오는 것은 도마뱀 인간의 본래 속도일까 아니면 사냥을 위해 조심스레 움직이는 걸까.
자신을 먹잇감으로 보고 다가오는 듯한 모습에 환인은 적당히 퇴로를 확보한 뒤 주먹만 한 자갈을 들어 도마뱀 인간에게 던졌다.
쉬익 퍽!
후르르.
깔끔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자갈은 도마뱀 인간의 머리를 타격했고, 약간이지만 충격이 있었던 듯 도마뱀 인간의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허물이 벗겨지듯 모습을 드러내는 도마뱀 인간.
두 발로 걸어오던 도마뱀 인간은 돌팔매질에 기분이 나빠졌는지 뱀 같은 혀를 두어 차례 날름거리더니 상체를 숙여 네 발 상태가 된다.
그 상태로 성큼성큼 걸어오는데 솔직히 거북이가 질주하는 것처럼 느려 위협이 되지 않았다.
머리는 싸울 이유가 없다고 하는데 심장은 도마뱀 인간과 싸우라고 부추기듯이 쿵쾅거려 조금 혼란스러워하던 환인은 이윽고 피식 웃으며 창대를 움켜쥐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따르기보단 심장이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니, 이게 욕망인가.
싸우기로 마음먹은 환인은 주위를 살폈다.
근처 강 속에 잠겨있는 7마리는 꼼짝달싹도 하지 않는다. 주변에는 오직 접근 중인 눈앞의 1마리뿐.
환인이 창대를 쥐고 찌르기 자세를 잡자 겅중겅중 네 다리로 걸어오던 도마뱀 인간도 5m 거리에서 멈추었다.
‘점프 공격.’
도마뱀 인간의 점프 동작을 읽은 환인은 무릎에 힘을 주며 살짝 굽혔고.
쉬익
도마뱀 인간이 점프하자마자 주둥이가 살짝 벌어지는 것을 포착한 환인은 대각선 앞으로 치고 나아가며 혀의 공격 궤도를 예상해 창을 올려 쳤다.
서걱.
은빛 섬광이 호선을 그리며 지나가자 주먹만 한 살덩어리가 실 끊어진 연처럼 잘린 단면에서 피를 뿌리며 날아가고, 땅에 착지한 도마뱀 인간은 눈을 질끈 감고 도리질 친다.
주둥이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다 못해 사방으로 튀는 것을 보면 혀에 피가 많이 통하고 있었던 것 같다.
고통에 혼란스러워하는 도마뱀 인간을 보고 기회라고 여긴 환인은 쿵, 오른발로 땅을 강하게 내디디며 창을 질렀다.
푸욱
40cm 가까이 되는 날의 절반 이상이 도마뱀 인간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비늘의 방어력이 예상보다 낮다. 찌를 때의 감촉과 저항으로 비늘과 거죽의 두께를 가늠한 환인이 이대로 창을 휘두르려 한 순간.
‘결합부가 약해. 부러진다.’
창대와 날의 결합부에 부하가 집중되는 것을 느끼고 황급히 창을 회수했다.
그게 아니었더라도 사람으로 치면 명치 부근에 창날이 박힌 도마뱀 인간이 괴로워하는 듯한 소리를 내며 창대를 잡으려 들었었다.
30kg에 가까운 짐승 머리 괴물의 저항을 무시하고 수월하게 강으로 끌고 들어가는 도마뱀 인간이다. 힘 대결로 가는 것은 멍청한 짓.
환인이 뒤로 크게 물러서자 도마뱀 인간이 그다지 무력화되지 않은 모습으로 성큼성큼 접근한다.
콧김 같은 게 슛슛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면 상당히 화가 난 모양이다.
환인은 도마뱀 인간의 하체 움직임에 주의하며 거리를 유지하다가…….
크쉭.
도마뱀 인간이 왼발을 내미는 순간 단숨에 거리를 좁히며 재차 가슴을 찔렀다.
푹!
쉬이잇!
이번에는 창이 가슴을 뚫고 관통했지만, 도마뱀 인간은 아랑곳하지 않고 파충류의 눈을 부릅뜬 채 두 팔과 주둥이를 쫙 벌리고 환인을 덮쳤다.
“……!”
짧지만 날카로운 여덟 개의 발톱이 좌우에서 쇄도하고 앞에서는 톱니 같은 이빨이 잔뜩 돋아난 주둥이가 다가온다.
환인은 창을 놓고 피하기보단 오히려 창을 더욱 밀어 넣고.
“흡!!”
그대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듯 창대를 휘둘러 도마뱀 인간을 내동댕이쳤다.
쉬리릭!
걸릴 곳이 없는 일자형 창이었기에 원심력의 힘에 의해 창에서 빠져나가 자갈밭을 뒹군 도마뱀 인간은 꼬리를 이용해 순식간에 자세를 바로잡았다.
‘찌르기로는 저지력이 부족해.’
두 번이나 찔렸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잘린 혀를 몇 번 날름거린 도마뱀 인간은 납작 엎드리고서는 환인을 향해 우다다 달려들었다.
쉬이잇!!
네 발로 돌진해오는 도마뱀 인간을 뚫어지게 노려보던 환인은 자신을 물어뜯기기 위한 주둥이를 벌린 순간.
“훗!”
주둥이 속으로 창을 쑤셔 박았다.
창날이 무언가 단단한 것을 드드득 긁으며 지나가는 것이 창대를 통해 전해져온다. 동시에 달려오던 도마뱀 인간이 체중에 밀려 넘어지지 않도록 허리와 다리에 힘을 주고 단단히 버텼다.
돌진이 멈춘 도마뱀 인간은 1m가 넘게 창을 삼켜 꼬치처럼 꿰인 채 꾸억, 끄억 온몸을 비틀며 발악을 시작했다.
그에 절반가량 박힌 창이 부러질 것처럼 휘어지는 것을 느낀 환인은 황급히 창과 함께 뒤로 물러났다.
쿠억, 카칵! 퀴시시익……!
도마뱀 인간은 배가 보이도록 몸을 까뒤집더니 사지를 버둥거렸다.
붉은 피가 주둥이를 통해 꾸역꾸역 밀려 나오고 산채로 물 밖으로 끌려 나온 생선처럼 펄떡펄떡 뛴다.
환인은 땀방울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며 끈질기게 숨이 붙어있는 도마뱀 인간을 주시하다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동족 의식이 낮은 건지 다가오는 도마뱀 인간은 아직 없었다.
허리춤에서 돌도끼를 꺼낸 환인은 망설임 없이 버둥거리는 도마뱀 인간의 목을 내려쳤다.
콰각!
‘비늘이 찌르기에만 약한 건가.’
있는 힘껏 내려쳤는데도 비늘 몇 장에 금만 갔을 뿐이다.
팔이 더욱 힘을 준 환인은 같은 자리를 연달아 수 차례 내려쳤다. 쪼개지고 박살난 비늘 파편이 튀어오르고 살점이 너덜너덜해지며 피가 사방으로 튄다.
한참을 더 내려치고서야 목뼈를 끊을 수 있었 환인은 소매로 이마의 땀을 훔치며 후우, 작게 숨을 내뱉었다.
격한 움직임을 해서일까 심장이 쿵쾅거리고 땀이 비 오듯이 흐른다.
목이 절반쯤 잘린 채 덜렁거리는 도마뱀 인간의 시체를 보며 숨을 고른 환인은 돌도끼로 도마뱀 인간의 배를 가르기 시작했다.
‘내장 기관의 위치를 확인해야겠어.’
베기는 창의 내구성 때문에 불가능하다. 더욱이 도마뱀 인간의 비늘은 타격에 강한 내구성을 지녔다.
찔러 죽여야한다는 뜻인데 폭 7cm 정도밖에 되지 않는 날로 찔러 죽이려면 주요 내장 기관이나 급소를 노려야 한다. 하지만 환인은 도마뱀에 관한 지식이 많지 않았다.
정보 습득을 위해 뱃가죽을 좌우로 벌린 환인은 도마뱀 인간의 내장의 위치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했는데…….
“……후.”
심장의 위치가 양팔의 가운데에 있었다.
즉, 처음 창을 찔렀을 때 10cm만 위로 찔렀으면 도마뱀 인간은 즉사했을 거라는 뜻.
간과 폐는 심장과 반쯤 겹치듯 갈비뼈 사이에 걸쳐져 있었는데 갈비뼈는 가슴뼈와 갈비연골로 내장을 보호하는 사람과 다르게 가슴뼈가 없었다.
잘 노리고 찌른다면 도마뱀 인간도 일격에 죽일 수 있다는 뜻이다.
나머지 내장은 사람처럼 복막??에 감싸인 채 배 아랫부분에 모여있었는데 이게 지구의 도마뱀과 같은지 환인은 알 지식이 없어 관심을 끊었다.
어쨌든 좌우 어깨선의 중심을 노리면 되니까.
“후우…….”
환인은 얼굴에 흐른 땀을 닦으며 몸을 일으켰다.
꼬리를 제외하고 덩치가 성안 남자만 한 생물을 해부하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힘이 많이 드는 행위였다.
주변을 둘러보니 자신에게 접근했던 유령이 근처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그 외 다른 유령은 1마리도 남지 않은 상황.
저건 왜 혼자 남아있는 걸까.
잠깐 생각하는 사이 해부당해 죽은 것 같은 도마뱀 인간의 시체에서도 희끄무레한 것이 빠져나왔는데, 짐승 머리 괴물과는 전혀 다른 형태에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크기는 생전과 비슷했고 모양 또한 육안으로 보기에 도마뱀 인간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
투명도 또한 높아서 건너편을 확실히 볼 수 있을 정도다.
‘형태가 이렇게 차이 나는 이유는 뭐지?’
일곱의 짐승 머리 괴물 유령은 다 같은 형태였다.
말과 사슴을 섞은 듯한 동물 유령은 색과 투명도만 제외하면 살아있는 동물과 다를 게 없을 만큼 선명했었다.
도마뱀 인간도 모습이 뚜렷하긴 하지만 동물 유령과 비교하면 2160p 화질과 144p 화질만큼이나 차이 난다.
그 말은 종족 간 차이가 있다는 말인가.
궁금한 것이 늘어나는 가운데 환인은 조심스럽게 짐승 머리 괴물의 유령에게 다가가 사슴뿔 지팡이의 헤드 부분을 내밀어보았다.
…….
안개처럼 퍼져있던 유령은 환인의 행동에 아무 반응도 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 생각하던 환인은 자신의 부름에 반응했던 것을 떠올리고 머릿속으로 명령했다. 이리 오라고.
────…….
그러자 짐승 머리 괴물의 유령이 한차례 일렁이더니 작고 희미한 구슬로 변해 지팡이의 뿔에 달라붙었다.
“……!”
지정 대상이 없는 명령은 광역으로 이루어지는 건가. 도마뱀 인간의 유령도 다가오는 것을 보고 도마뱀 인간의 유령에게 멈추라고 하자 움직임을 멈춘다.
심장이 쿵덕쿵덕 뛰기 시작했다.
‘이게 녹색 괴물이 쐈던 무색의 폭발 준비 단계인가?’
유령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유령이 지팡이에 구슬 형태로 붙는다.
두 가지 사실을 통해 한 가지를 유추한 환인은 만약 그런 거라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생각하며 도마뱀 인간의 유령에게 자신을 따라오라고 지시 내렸다.
유령에 대해 좀 더 알아봐야겠다.
비상식량과 소지품을 숨겨놓은 절벽으로 돌아온 환인은 강의 근처에서 밤을 보낼 생각으로 야영 준비를 시작했다.
강가 절벽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지점으로, 1~1.5m 정도의 수풀이 조금 큰 정원 수준으로 무성하게 자라있어서 몸을 숨기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다.
녹슨 단검을 꺼내 수풀을 3평 정도 넓이로 베어낸 환인은 수풀을 모아 그 위에 짐승 가죽을 펼쳤다.
꽥.
비상식량을 잠자리에 던져둔 환인은 본격적으로 유령과 자신의 능력의 탐구를 개시했다.
‘그러면…….’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환각 시야의 개방으로 생명체의 색계통을 볼 수 있는 것과, 따스함과 서늘한 기운을 몸으로 받아들여 훈기와 한기로 변환하는 것 두 가지다.
여기에 지팡이로 영혼에게 명령을 내리는 게 추가되었다.
일단 색계통을 보는 것에는 더 검토할만한 것은 없다.
훈기와 한기는 혈액처럼 몸을 순환하는 게 아닐까 짐작하는데 현재로서는 그것을 확인할 방법이 없는 상황.
“…….”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던 환인은 도마뱀 인간의 유령을 앞에 두고 이것저것 시험해보기 시작했다.
명령의 수준은 매우 기초적인 것들이다.
와라. 가라. 서라. 따라와라.
그 외 명령은 내려도 알아듣지 못한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오라는 명령은 지팡이를 내밀고 하면 둥그렇고 희미한 빛의 구체로 변해 지팡이의 사슴뿔에 달라붙는다. 그리고 이 빛의 구체는 다른 이들의 눈에 안 보일 거라고 짐작했다.
그야 스스로 빛을 내는 데 비해 수풀이나 땅, 가죽에 대봐도 빛은 다른 사물을 비추지 않았으니까.
꽥. 꾸욱.
테스트를 대충 끝낸 환인은 마지막 확인 작업을 남겨두고 자신이 던져주는 산호 버섯 부스러기를 콕콕 찍어 먹는 비상식량을 깊어진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
유령으로 할 수 있는 거라면 환인의 지식 속에서는 세 가지가 있다.
강령??과 빙의??, 그리고 사령死?.
사령은 자신의 능력과 관련 없는 듯 하니 제외.
강령과 빙의는 대상에게 유령을 씌운다는 점은 같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전혀 다르다.
강령은 영혼의 힘을 빌린다는 측면이 강하고 빙의는 영혼에 쓰여 혼에게 주도권을 내어주는 쪽이다.
‘8마리 녹색 괴물들.’
그놈들이 보여주었던 날랜 움직임을 환인은 강령의 효과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환인은 수풀 위로 둥둥 떠 있는 도마뱀 인간의 유령에게 시선을 주었다.
저 유령을 강령시킬 수 있을까. 가능하다면 어떤 효과가 나올까.
강령이라고 확신한다지만 그것은 출처를 정확히 할 수 없는 신뢰감과 마찬가지다.
그런 것을 자기 몸으로 시험해보는 것은 안 될 말. 그렇다고 해서 괴물을 찾아 괴물에게 강령시키는 것은 적을 강화하는 행위다.
꽥?
먹이를 주는 손이 멈추자 비상식량이 환인을 보며 꽥, 운다.
그 모습을 보며 환인은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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