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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595화 (595/615)

Chapter 595 - 595 짐 정리

어찌어찌 짐을 다 실었다. 조수석에 앉자 이예나가 바로 뒷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매우 부담스러운 위치 선정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손부채질을 반복했다.

'...그건 그렇고 바로 오늘 올 줄은 몰랐는데.'

아무리 그래도 하루이틀 정도는 고민해봐야 정상 아닌가? 어떻게 다음날 이사를 결정할 수 있지?

참으로 엄청난 결단력이다. 이 정도는 해야 대기업 대리를 다는 건가?

흘끗 눈동자를 돌렸다. 사이드 미러로 얼핏 보이는 그녀의 얼굴을 응시했다.

"후우... 덥다."

먼 산을 보며 땀을 식히던 이예나. 그러다 딱 눈이 마주쳤다. 그녀가 입꼬리를 스윽 올리더니 몸을 앞으로 했다.

"왜 그렇게 쳐다봐? 내가 여기 있는 게 신기해?"

"당연히 궁금하죠. 미리 귀띔해준 것도 아니고."

"미리 말하면 재미 없잖아. 그리고... 이유는 뻔하잖아?"

"아침에 말했던 그거요?"

"아니?"

이예나가 팔을 뻗었다. 의자와 나를 통채로 끌어안을 기세로는 얼굴을 가까이 했다.

그리고는 비밀을 말하듯, 작게 속삭였다.

"당연히 조건이 좋으니까 그런 거 아니야. 방 넓지, 월세 공짜지, 회사랑 거리는 비슷하지... 게다가 밥도 나온다고? 이거는 안 들어가는 게 멍청한 거야."

듣고 보니 확실히 미친 듯한 혜택이다. 누가 보면 사기라고 단정 지을 정도로 엄청난.

고개를 끄덕이자 이예나가 바람을 후 불었다.

"게다가 밤에는 그렇고 그런 서비스가 있다고 듣기도 했고..."

"그거 다 헛소문이에요."

"그래? 진짜면 좋았을 텐데 좀 아쉽네."

이예나가 웃음을 흘리며 몸을 원상태로 돌렸다. 지쳤는지 어깨를 두드리며 눈을 감았고, 집에 도착할 때까지 별 다른 대화는 없었다.

*

"자, 도착했어. 이제 내리자."

"이거 다 옮기려면 2번은 왔다갔다 해야겠는데?"

"글쎄, 다들 내려오지 않을까?"

박서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1층 문이 열렸다. 입주민들이 우르르 몰려오더니 차를 둘러쌌다. 하나같이 기다렸다는 얼굴이었다.

'이거 무슨 연예인이라도 된 기분이네.'

느낌이라도 내볼 겸 창문을 살짝 내렸다. 손을 흔들자 그녀들이 피식 웃음꽃을 피웠다.

"오늘도 고생했어요."

"기다리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다고요."

아영이가 자연스럽게 문을 열더니 나를 밖으로 이끌었다. 이어 혜윤이가 가방을 건네 받았다.

자유로워진 손을 위로 쭉 올렸다. 짧은 스트레칭을 끝내자 나머지 인원들이 상자를 하나씩 들고 있었다.

"놓고 온 건 없지?"

"네, 다 꺼냈어요."

"그럼 이제 들어가자."

모두 함께 5층에 도착했다. 일단 상자를 대충 내려 놓자 채아 누나가 옷깃을 잡아당겼다.

"일단 밥부터 먹자. 아까부터 놨던 거라 좀 있으면 다 식을 것 같아."

"알겠어요."

평소보다 늦게 왔으니 군말 없이 테이블에 앉았다. 그렇게 한참 밥을 먹다 이예나가 박서윤을 흘끗 눈짓했다.

그걸 모를 리 없는 박서윤이 시선을 마주쳤고, 이예나가 용건을 꺼냈다.

"근데 월세 공짜라는 거 진짜지?"

"당연하죠. 아니면 관리비 명목으로 조금이라도 받을까요?"

"어... 음. 정중히 사양할게."

"장난이고, 지내다가 혹시 불편한 점이라도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제가 다 해결할 테니."

아량 넓은 집주인의 씀씀이에 이예나가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냈다. 그러자 아영이가 슬쩍 운을 띄웠다.

"근데 예나 언니 4층 끝 방이라고 했죠?"

"응. 맞아."

"흐응... 가끔 거기에 유령이 출몰한다고 들었는데..."

유령이라는 말에 모두 흠칫 어깨를 떨었다. 나를 포함한 7명은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나머지 한 명은 진짜 놀라서.

"유... 유령?"

"저도 어디서 들은 거라 정확하지는 않아요. 근데 본 사람 말로는 푸르스름하고 알몸인 듯한 모습이라던데요?"

"에이 설마... 세상에 그런 게 어딨어..."

놀리는 거라 생각했는지 이예나가 멈췄던 젓가락질을 이었다. 하지만 뭔가 어색한 움직임이었다.

장난끼가 돌았는지 희진이가 바통을 넘겨 받았다.

"유령이래봤자 별 거 있나요? 잠깐 무서울 뿐이지, 때리거나 이상한 짓을 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으음... 덮치기는 할 것 같은데..."

"그런가?"

"그럴 수도..."

아영이와 희진이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물론 조용히 듣고 있던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장본인인 나는 가슴이 찔렸다.

'...이거 빨리 정체 밝히라고 압박하는 건가?'

한 집에 살게 됐으니 좋든 말든 비밀은 알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 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밤에 제대로 즐길 수가 없게 된다.

아바타나 여러 능력들의 봉인은 물론, 대화하는 데도 흐름이 끊길 수도 있으니까.

그래도 어느 정도 조절을 하려는지 아영이가 어깨를 으쓱였다.

"근데 소문이에요 소문. 누가 지어낸 것일 수도 있고."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건데 그런 얘기는 괜히 나오는 게 아니더라? 설마 비슷한 경험이라도..."

"에이, 그게 무슨 소리에요. 세상에 귀신이 어딨다고."

다들 이예나가 아예 모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분명하다. 하지만 아침에 그 경고를 받았던 나는 느낄 수 있었다. 나를 무섭게 째려보는 이예나의 눈빛을.

'벌써 눈치 챈 것 같은데...'

일단 모르는 척 숟가락을 계속 움직였다. 그리고 밥그릇을 비운 건 금방이었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다 함께 이예나의 방으로 모였다.

"딱히 안 도와줘도 되는데..."

"꽤나 많은 것 같은데 빨리 정리하고 쉬어야죠. 언니도 내일 회사 가잖아요?"

"그렇긴 한데, 아! 그 박스는 내가 할...!"

말릴 새도 없이 혜윤이가 첫 상자를 뜯었다. 망했다 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주인과 달리, 안쪽에 있는 물건들은 한없이 평범했다.

화장품, 고데기, 드라이기 등등. 딱히 숨길만한 건 없었다. 하지만 구석에 있는 걸 본 순간 이유를 알아챘다.

"역시..."

"없을 리가 없긴 하지."

"근데 생각보다 작다?"

내 자지와 비교하면 턱없이 작은 딜도. 몇 번이나 봤던 터라 용도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엉덩이 구멍용. 당연히 혜윤이도 눈치를 챘다.

"이거 애널에다 하는 거죠?"

"으아아...! 아, 아니야!"

"에이, 강한 부정은 오히려 긍정이라고요? 게다가 이런 크기면 당연히..."

"뻔하지."

모두가 이예나의 엉덩이를 쳐다봤다. 그러자 이예나가 몸을 휙 돌렸다.

"아... 아니거든요. 전 그런 구멍으로 자위하지 않는..."

그녀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이건 누가 봐도 변명조차 안 된다. 본인도 포기했는지 결국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뭐... 조금 했어요. 흥미가 있어서."

"괜찮아요. 오빠의 자지를 느낄 수 있는 곳이 하나 더 늘은 거니까 오히려 좋은 거죠!"

"넌 그런 얼굴로 참 무서운 소리를 하는구나..."

해맑은 혜윤이의 표정에 이예나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한층 긴장이 풀린 기색으로 물건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일단 대충 배치만 해줘요. 세세한 건 제가 나중에 정리할 테니까."

"네에~"

*

그렇게 새로운 입주자의 정리를 도와준 뒤 내 방으로 돌아왔다. 이예나를 제외한 6명이 쫄래쫄래 뒤따라 들어왔다.

-털썩!

김세정이 대뜸 침대에 몸을 눕혔다.

"궁금해서 묻는 건데, 너 저 언니한테 몹쓸 짓은 하지 않았지?"

"몹쓸 짓이라는 행위의 수위가 어떻게 되는데?"

"음... 그냥 시도때도 없이 덮치기나 몰래 뒤에서 오나홀로 괴롭히기 같은 거?"

"꿈에서 조금 하긴 했는데, 그 사실은 모를 거야."

"아, 꿈에서 시작했구나..."

대충 상황 파악을 끝냈는지 그녀가 뒹굴거리기 시작했다. 이어 채아 누나가 입을 열었다.

"그러면 예나한테 정체를 밝혀도 딱히 부작용은 없겠다. 여기까지 왔는데 더 늦추는 건 의미가 없을 것 같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긴 하는데 타이밍이 조금 애매해져서요."

"어차피 이미 8명이서 즐기기까지 했는데 뭐 어때? 이것도 충분히 비현실적인 상황인데."

"맞아, 그냥 아예 오늘 덮쳐버려."

박서윤의 마지막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희진이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아바타 떡밥까지 뿌려놨는데 아예 반투명 모드하고 찾아가지 그래?"

"그러면 다들 오늘은 참아줄 수 있어요?"

순간 모두의 몸이 움찔했다. 하지만 대의를 위해서인지 금방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하루 정도야 뭐. 자위하면서 잠들면 되죠."

"쉬는 날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고."

말은 그래도 아쉬운 티가 전부 났다. 입맛을 다시는 그녀들을 보며 옆에 있는 아영이의 가슴에 손을 댔다.

동시에 감각 공유를 켰다.

"자위보다는 더 좋은 거 해드릴게요."

*

"드디어 다 끝났다...!"

원래 사용하던 대로 위치 조정을 끝낸 이예나가 만세를 했다. 당장 어제까지 머물렀던 원룸보다 훨씬 더 넓고 깨끗한 방.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곳이었다.

'살다살다 이런 곳에서 지낼 수 있을 줄이야...'

물론 대기업 월급으로 뭘 못하겠냐만은. 이런 20평 집은 혼자 사는 그녀에게 엄청난 사치였다.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침대에 누웠다. 푹신함을 만끽하기를 잠시, 스멀스멀 이상한 생각이 올라왔다.

'섹스는 밤 몇 시부터 하는 거지? 혹시 지금 나 빼고 하고 있는 건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가서 끼워달라 해도 되나?'

몰래 5층으로 가볼까 했지만 멈췄다. 입주 첫 날 이러면 너무 속보였기 때문.

일단 털어냈지만 당장 어제 했던 격렬한 섹스가 머리를 맴돌았다.

8명이서 짐승처럼 몸을 섞고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그 시간. 바로 하복부가 욱씬거렸다.

"한 번만 하고 잘까..."

원래도 자기 전에 자위를 했던 터라 거부감은 없었다. 자연스럽게 옷을 한 커풀씩 벗었고, 알몸이 된 건 금방이었다.

-스윽...

다리를 벌렸다. 새로운 장소에서의 첫 자위. 알 수 없는 흥분감에 휩싸여 만지려는 순간.

눈앞에 푸른 형체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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