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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585화 (585/615)

< 585화 > 585. 대망의 콘서트

다음날. 눈을 뜨니 이예나가 옆에 딱 붙은 채 자고 있었다. 눈부신 아침 햇살을 손으로 가린 뒤 그녀의 얼굴을 확인했다.

"새액...새액..."

일정하게 숨소리를 내고 있는 그녀.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몸을 섞던 사람이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평화로웠다.

그렇게나 내 위에서 날뛰고 신음을 내뱉었던 사람이 이런 모습을 하다니. 더 보고 싶은 마음에 몸을 움직이려던 찰나.

"으응..."

가슴팍에 왼쪽 팔이 올라왔다. 내 몸뚱아리를 휘감으려는 듯 아주 길게.

어쩔 수 없이 눈동자만 슬쩍 내렸다.

제일 먼저 눈을 사로잡는 건 역시 커다란 가슴이었다. 호흡 때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게 멍 때리기 정말 좋은 광경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특이한 건 핑크빛 유두였다.

'원래 저런 크기였나?'

뭔가 어색했다. 맨날 커져 있었던 것 같은데 이런 얌전한 크기라니.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충분히 괴리감을 느낄만했다. 생가슴을 볼 때면 매번 자위하느라 바쁜 상태였으니 말이다.

나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흐트러졌음에도 부드럽게 잘 갈라졌다.

신비한 감각에 손이 멈추지 않았다. 딱 깨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빗질을 반복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얼마나 피곤했는지 이예나는 깰 기미가 아예 보이지 않았다.

방전된 장난감처럼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위에서 그렇게 허리를 흔들었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건가?'

술에 덜 취한 걸 들키기 싫은 건지 이예나는 쉼 없이 기승위를 했었다. 침대가 삐걱거릴 정도로 엉덩이를 세게 내리찍고, 이리저리 현란하게 허리를 돌리고.

보는 내가 감탄이 다 나올 정도의 움직이었다.

"진짜 변태라니까."

움찔!

나지막이 중얼거린 말에 그녀의 몸이 떨렸다.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바로 숨소리가 튀어나왔지만 방금의 타이밍은 매우 수상했다.

귀를 가리고 있는 옆머리를 치운 뒤 입을 가까이 댔다.

"지금 바로 해도 돼요?"

움찔!

"누나 보지에 박고 싶은데."

움찔!

갈수록 떨림은 커졌지만 여전히 눈을 감긴 상태였다. 마지막 수단으로 바람을 후 불었다.

"아흐으으응... 그만..."

"그러게 왜 자는 척을 하고 있어요."

"그냥..."

그녀가 무안하게 웃으며 눈을 떴다. 하지만 바로 눈동자를 휙 돌리고는 입을 우물거렸다.

"어제 더한 짓을 해놓고 이제 와서 부끄러워요?"

"아니, 얼굴을 그렇게 가까이 들이밀면 누구라도 그럴 걸?"

"이 정도면 괜찮죠?"

"훨씬 낫네."

고개를 뒤로 하자 이예나가 한숨을 쉬었다. 슥슥 앞머리를 정리하더니 나를 흘끗 쳐다봤다.

"넌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나냐? 안 힘들어?"

"누나가 가슴으로 눌러대는데 어떻게 안 일어나요."

"내가 언제?"

"알고 있으면서 발뺌하기는. 그보다 언제부터 깨어 있었어요?"

"머리카락 만질 때부터."

나름 살살 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보다. 다시 베개에 머리를 눕혔다.

"혹시 쑤시거나 아픈 곳은 없죠?"

"나 너보다 딱 1살 많거든? 무슨 할머니한테 할 법한 질문을 하고 있어."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어제 허리 돌린 거 생각하면 절대 멀쩡할 리는 없고, 게다가 술까지 취했었으니."

"미리 숙취해소제 마셔서 괜찮... 아."

그게 비밀이었구만. 나는 옆으로 돌아가는 그녀의 고개를 붙잡았다.

"왠지 멀쩡하다 싶었더니 미리 꼼수를 부렸군요."

"꼼수가 아니라 예방책이라 순화해줄래?"

"그래도 덕분에 좋은 구경했어요. 멀쩡한 정신으로 '우진이 자지 맛있어, 자지 존나 커, 따먹어줄게. 같은 말을..."

"그건 제발 잊어줘."

이예나가 내 입을 틀어막았다. 손바닥을 핥자 기겁을 하며 떼어냈다.

"흥, 그래도 이번엔 증거 영상 같은 건 없으니 곧 잊겠지."

"평생 갈 기억인데 뭘 잊어요."

씨익 웃으며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작게 튀어나오는 목소리와 함께 주물거리기 시작했다.

"누나가 방아 찧을 때마다 가슴 출렁이는 거 진짜 개꼴렸어요."

"닥쳐."

"근데 야한 말까지 해주니까 자지가 죽질 않더라고요. 다음에 또 해줄 거죠?"

"미친놈..."

그녀가 몸을 빙글 돌리더니 침대 밖으로 빠져나갔다. 똑바로 서나 싶더니 갑자기 허리를 굽혔다.

"아야야..."

"저게 반오십의 벽. 내년이 두려워지는데요?

"뒤질래?"

눈을 부라리는 이예나를 침대로 끌어당겼다.

"물 갖다줄 테니까 누워있어요."

"그게 아니라 화장실..."

"같이 갈까요? 그게 아니면 페트병이라도?"

"넌 진짜...!"

*

때아닌 대청소가 끝났다. 나는 깨끗하게 돌아온 방을 보며 박수를 쳤다.

"이제야 좀 사람 사는 곳 같네요."

"원래도 이렇게 하고 살거든? 어제는 너 때문에 이렇게 된 거고."

"누나 몫도 절반은 있으면서."

"그렇긴 하지. 뭐 그보다 넌 오늘 몇 시에 갈 예정이야?"

편한 복장의 이예나가 방금 탄 커피를 내밀었다. 한 모금 마신 뒤 대답했다.

"글쎄요... 내일 스케줄이 있어서 너무 늦게는 안 있을 거예요."

"그 스케줄 아니면 아예 오늘 머물렀을 기세다? 도대체 상사의 집을 뭐라 생각하는 거야?"

"에이, 끌고 온 건 대리님이면서."

"그래도 마침 잘 됐네. 나도 내일 나갈 일이 있었거든."

그녀가 핸드폰을 몇 번 터치하더니 내게 내밀었다. QR 코드가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는 티켓이었다.

"사실 김세정 콘서트에 가게 되었거든. 어쩌다 보니 얻게 되어서."

"어? 누나도 여기 가요?"

"이런 걸 얻었는데 안 갈 수는 없... 누나도?"

이예나가 눈을 끔뻑였다. 박수를 짝 치더니 날 가리켰다.

"맞다, 너 김세정이랑 친구라고 했지? 그럼 무조건 가겠구나!"

"걔한테 직접 티켓도 받았어요. 자리는 아마 맨 앞자리, 특석일 거예요."

"맨 앞자리!? 거기를 어떻게..."

"누나는 어디인데요?"

"나는 보다시피 중간 어딘가. 콘서트장이 하도 커서 무대가 보일지도 모르겠어."

아쉽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이예나. 그러더니 흘끗 내 눈치를 봤다.

"혹시 나도 한 장..."

"바로 전날인데 안 될 걸요?"

"쩝, 그러면 어쩔 수 없고. 이런 데는 처음이라 아는 사람이랑 같이 가면 괜찮을 것 같았는데..."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그녀가 돌연 표정을 굳혔다. 매서운 눈으로 나를 똑바로 쳐다봤다.

"근데 혹시 혼자 가?"

"아니요? 5명이랑..."

"...5명? 우진이는 참 친구가 많네?"

"어쩌다 보니... 하하."

멋쩍게 웃자 그녀가 터벅터벅 걸어왔다. 바로 앞까지 다가와서는 허리에 양손을 올렸다.

"혹시 전부 여자?"

"아마...도요?"

"아마도는 뭐야. 빨리 대답해."

이미 예상하고 있던 것 같은데 거짓말을 해봤자다. 고개를 끄덕이자 이예나가 불알을 살며시 움켜쥐었다.

"혹시 이름도 알 수 있을까? 내가 아는 사람이 있는 듯한 느낌이라서 말이야."

"음... 아영이."

"아영이. 검은 머리 과 후배."

"혜윤이."

"저번에 애널로 한 갈색 머리 여자애..."

"그리고."

쭉 나열했다. 채아 누나와 희진이를 언급했을 때의 손아귀 힘은 정말이지 무서웠다.

"사업가 누나에 금발 머리까지... 능력 좋네?"

"제가 좀..."

"그래서, 마지막 한 명은 누군데?"

"서윤이요. 박서윤."

옥죄던 압력이 사라짐과 동시에 이예나가 빙긋 웃었다.

"아아... 같은 그룹 멤버? 하긴, 그 친구가 빠질 리가 없지. 그나마 다행이네."

"뭐가 다행인데요?"

"나는 또 네가 콘서트 끝나고 여러 명이서 질펀하게 즐길 줄 알았지 뭐야~ 근데 박서윤이 있는 걸 보니 안심이다. 설마 걔랑 이미 그렇고 그런 사이일 리 없잖아?"

"...그렇죠?"

나도 모르게 뜸을 들이고 말았다. 아무리 나라도 해도 슈퍼 아이돌을 따먹었다고 말하는 건 조금 그러니까.

문제는 그걸 놓칠 이예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방금 뭔가 목소리 톤이 이상했던 것 같은데? 바로 대답이 튀어나오지도 않았고."

"기분 탓입니다."

"솔직하게 말해봐. 이미 섹파 4명의 존재를 알고 있는 내가 설마 화라도 내겠어? 어차피 4명이나 5명이나 그게 그거인데."

"음... 하긴 했어요."

"뭐어어어???"

재빨리 뒤로 점프했다. 불알에 다가오는 위험을 피했지만 다리에 무언가가 닿았다.

언제 있었는지도 모를 침대가 나를 가로 막고 있었다.

"하하..."

멋쩍게 웃고 있자 그녀가 무서운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우리 우진이... 정말 엄청난 사람이었구나? 그것도 생각보다 훨씬 더."

어느새 바로 앞까지 온 그녀가 나를 툭 밀쳤다. 자연스럽게 침대에 앉게 됐다.

다리 사이로 무릎을 댄 이예나가 그대로 내 위로 기어왔다. 먹잇감을 본 맹수의 얼굴로는 입술을 싸악 핥더니, 입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반팔을 벗어던졌다.

"오늘 집에 좀 늦게 가도 되겠지? 어차피 내일 콘서트는 저녁이니까."

*

"오빠 준비 끝났어요?"

집에서 기다리던 혜윤이가 물었다.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서윤이를 흘끗 본 뒤 대답했다.

"사실 준비라 할 것도 없잖아. 티켓만 잘 챙기면 되지."

"그렇긴 해요. 아, 지금 막 채아 언니네 도착했대요."

"그럼 슬슬 나가자."

재빨리 1층으로 내려가자 채아 누나와 희진이가 기둥 옆에 서 있었다. 평소와 달리 타고 온 차가 보이지 않았다.

"혹시 주차장에 자리 없었어요?"

"아, 오늘은 택시 타고 왔어. 그 차는 좁아서 다 못 타잖아."

"그럼 어떻게..."

"오늘은 이거 타고 갈 거야."

박서윤이 구석을 가리켰다. 검은색 밴이 있었다.

"내가 연예인 시절 때 타고 다녔던 거야."

"너 주차장 요금 제대로 내고 있지? 스포츠 카에 일반 차에 저거까지. 도대체 몇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거야?"

"용도가 다 다른 걸 어떡하냐? 어쨌든 이거면 충분할 거야. 꽤나 넓거든."

제일 중요한 대답을 안 한 그녀가 앞장섰다. 삐빅하고 맑은 소리가 울렸다.

"거기 주변 막힐 수도 있으니까 빨리 가자."

운전석에 앉은 박서윤이 시동을 걸었다. 차례대로 탑승을 완료하자 차가 나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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