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무선 연결 오나홀로 따먹기-581화 (581/615)

< 581화 > 581. 금요일 밤 약속

다음날. 눈을 뜨니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3쌍의 눈동자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던 것.

차례대로 시선을 마주치자 그녀들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다들 잘 잤어요?"

"아주 잘 잤지."

"푹 잤어."

"중간에 한 번도 안 깨고요."

여느 때와 같이 빛나는 피부를 보면 좋은 밤이었던 것 같다. 그 흔하게 생기는 다크서클 하나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온몸에 힘이 돌고 있는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보다 그렇게 뚫어져라 보고 있으면 조금 부담스러운데요."

"에이, 부담스러운 게 아니라 행복한 거겠죠."

"그것도 맞긴 한데, 뭔가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기분이라서."

일단 몸을 일으켰다.

-털썩.

"좀 더 누워있어요."

아영이가 어깨를 눌러 저지했다. 손에 꽤나 힘이 들어가 있던 탓에 얌전히 시키는 대로 했다.

'또 뭘 하려나?'

기대감을 안고 기다리자 아영이가 그대로 옆으로 쓰러졌다. 내 왼쪽 팔을 껴안더니 가슴을 사이에 끼웠다.

닿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는 말랑함. 마침 감각이 돌아오던 순간이라 입꼬리가 멋대로 실룩거렸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런 천국을 맛볼 수 있을 줄이야.

"흐응..."

내 표정을 봤는지 희진이가 반대쪽에 자리를 잡았다. 똑같이 팔짱을 끼더니 매미처럼 찰싹 붙었다. 이렇게 되자 남은 채아 누나는 자연스럽게 위를 차지하게 됐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침부터 우진이를 내려다볼 수 있으니 확실히 좋은 아침은 맞네."

그녀가 인사 및 정리 겸 머리를 흔들었다. 흐트러졌던 헤어 스타일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물론 그뿐만이 아니었다.

'가슴 출렁이는 것 봐.'

보면서 멍을 때려도 될만한 장관이다. 심지어는 함몰 유두라 야릇함은 한층 더 강화된 상태.

지금 두 팔이 붙잡혀있지 않았다면 바로 주물렀을 것이다. 나는 하체에 반응이 오는 걸 느끼며 침을 꿀꺽 삼켰다.

"아, 우진이 거 점점 커진다."

"애초에 안 서는 게 이상한 거긴 하죠."

"그치... 사실 누나는 일어나자마자 완전히 서있을 거라 생각했거든."

그녀가 하복부를 꾸물거리며 자극을 더했다. 말랑한 보짓살이 기둥을 살포시 쓸었고, 뜨거운 즙이 묻어 나왔다.

덕분에 바로 풀발기가 됐다.

"역시 건강해. 그럼... 회사 가기 전에 진정시켜 줘야겠지?"

채아 누나가 허리를 들었다. 예쁜 핑크빛 보지를 자랑하더니 쑤욱 나를 삼켜버렸다.

*

생각보다 일찍 일어난 탓에 시간은 생각보다 널널했다. 한 명씩 박아주고 샤워를 했음에도 여유로웠으니 말이다.

-털썩.

나는 팬티만 입은 채 식탁에 앉았다. 새 제품이라 그런지 꽉 끼는 듯한 기분이었지만 어쩔 수 없다. 어제 입고 온 건 행방이 묘연했으니까.

3일 입은 게 뭐가 좋다고 저렇게 환장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세탁기 안에는 절대 없을 것이다. 피식 웃으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3명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알몸 에이프런. 특히 엉덩이가 실룩거리는 게 아주 예술이었다.

'게다가 저 옆가슴.'

왠지 모르게 생가슴보다 더 야하다. 듣기로는 가림의 미학이라 하던데 격하게 동의한다.

"자, 다 됐다."

넋을 놓고 있자 채아 누나가 김이 모락모락나는 밥그릇을 가져왔다. 뒤이어 희진이와 아영이가 반찬을 두었다.

코를 찌르는 맛있는 냄새. 햇반, 고기 같은 힘이 나는 음식들이 한가득이었다.

"이거 뭐, 사내 식당보다 더 잘 나오는 것 같은데요?"

"우진이에 대한 내 사랑이 들어갔으니 당연하지."

채아 누나가 윙크를 하며 자리에 앉았다. 먼저 젓가락을 든 걸 확인한 뒤 밥을 떴다.

그렇게 입도 눈도 즐거운 식사 중, 어제부터 미묘하게 느꼈던 걸 물었다.

"근데 혹시 방 정리 하셨어요?"

"방 정리? 갑자기 왜?"

"그냥 저번에 왔을 때보다 뭔가 휑한 것 같아서요. 군데군데 비어보인다고 해야 하나..."

"아... 그거? 심심해서 청소 좀 싹 했어. 쓸모 없는 건 갖다 버리고, 어떤 건 위치 좀 옮기고."

"그렇군요."

고개를 끄덕이며 옆의 희진이를 쳐다봤다. 찔리는 게 있는지 움찔했다.

"뭐, 왜?"

"너는 방 청소 좀 했냐?"

"나는 평소에도 깔끔하게 사는 사람이라 딱히 하지 않아도 돼."

"그런가?"

생각해보면 그렇게 더럽진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방이 핑크색이라 거기에 시선을 뺏겨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말 나온 김에 저도 퇴근 후에 오늘 청소 좀 해야겠어요."

"도와줄까요?"

"괜찮아. 솔직히 있는 물건도 별로 없어서 먼지만 대충 털면 되거든."

"은근 많지 않아요? 대형 오나홀에 딜도에 로터에 러브젤에 미약에..."

"왜 나오는 게 죄다 성인용품이냐?"

"솔직히 오빠 방에 컴퓨터랑 책상 제외하면 별로 없긴 하잖아요. 대부분 야한 짓할 때 쓰는 거지."

아영이가 어깨를 으쓱였다. 사실 맞는 말이라 반박할 순 없었다.

그런 우리를 보고 채아 누나가 함박 웃음을 지었다.

"자, 일단 빨리 먹자. 우진이는 이따가 회사까지 데려다 줄 테니까 걱정 말고."

"꼭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감사합니다."

"에이 뭘, 소중한 와이셔츠를 얻었으니 그 정도는 해야지."

그걸 까먹고 있었네. 잠깐 젓가락짓을 멈추자 그녀가 검지를 들었다. 양옆으로 까닥까닥 흔들며 비밀을 하나 더 폭로했다.

"아까 우진이 샤워할 때 슬쩍했지롱. 절대 안 돌려줄 거야."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그거 언제까지 안 빨 거예요?"

"음... 일주일? 이번 주 주말까지는 괜찮을 것 같아."

"...아껴 쓰세요."

"매일매일 써야지."

나는 은근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한희진을 보며 밥을 입에 넣었다.

*

시간은 흐르고 흘러 금요일.

대리님의 술 약속을 떠올리며 평소보다 힘을 빡 주었다. 그렇게 티는 나지 않겠지만 정장 핏도 세우고 머리에도 왁스를 바르며 말이다.

"좋은 아침입니다."

"네에, 우진 씨도요."

자신감 넘치는 상태로 출근을 했지만 옆은 비어있었다. 평소에도 누가 더 빨리 오는지는 반반이었기에 금방 신경을 껐다.

-또각또각.

잠시 후, 익숙한 소리에 바로 칸막이 위로 눈을 돌렸다. 머리를 푼 대리님이 오고 있었다.

'...엄청 꾸몄네.'

나 이상으로 머리를 만진 것 같고. 화장도 평소보다 더 진한 것 같고. 옷 자체는 비슷했지만 딱 느껴지는 아우라가 달랐다.

온몸에서 후광이 비춘다고 해야 하나, 범접할 수 없는 무언가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속으로 감탄하는 사이 그녀가 옆으로 다가왔다.

"좋은 아침이에요."

"네에... 대리님도요."

심지어는 향수도 달랐다. 남자를 자극하는 요염하면서 야릇한 냄새. 티나지 않게 코를 열심히 킁킁거렸다.

문제는 맡으면 맡을 수록 멈출 수가 없었다. 더 진한 걸 맡고 싶은 마음에 나도 모르게 그녀 쪽으로 몸을 살짝 돌렸다.

그건 대리님도 마찬가지였다.

흠칫.

아주 짧은 찰나 눈이 마주쳤다.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괜히 헛기침을 했다. 그녀도 앞머리를 정리하는 듯 눈치를 보더니 먼저 말을 건넸다.

"맞다, 우진 씨. 오늘 약속 잊지 않았죠?"

"당연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주 맛있는 곳을 찾아놨어요. 예약도 해놨고요."

"대충 어떤 곳인지 들을 수 있을까요?"

"으음... 미리 알려주면 감동이 없어지니까 안 되고요. 일단 조용한 곳이라는 것만 알려줄게요."

조용한 곳이라. 술을 마신다고 했으니 나쁘지 않지.

"기대가 되네요."

"절대 실망하지는 않을 거예요."

이예나가 머리를 한 번 찰랑였다. 무슨 초고속 카메라로 찍는 것 마냥 슬로우 모션으로 보였다.

'진짜 개꼴려 죽겠네.'

이거 저녁까지 참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빵빵한 가슴을 곁눈질한 뒤 의자를 빙글 돌렸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슬쩍 돌리게 됐다. 대부분은 가려서 안 보이지만 뒤로 내밀어진 엉덩이만큼은 확실하게 보였다.

아마 12시간 뒤, 저기에 박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침을 삼켰다. 그리고 퇴근 시간이 되었다.

'진짜 미치는 줄 알았네.'

나도 그녀도 오늘만큼은 아무런 짓을 하지 않았다. 일부러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시선을 마주칠 때마다 그녀가 눈웃음을 지었다.

바로 발기가 될 뻔했지만 필사적으로 참았다.

고문이나 다름 없었지만 그래도 드디어 이 순간이 왔다. 먼저 의자에서 일어난 그녀를 따라 움직였다.

-또각또각또각.

멍하니 대리님의 뒷모습을 구경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실룩거리는 엉덩이가 아주 사람을 미치게 했다.

-1층입니다.

약속이나 한 듯 아무런 대화없이 로비를 빠져나왔다. 당연히 내가 따라오고 있을 거란 믿음이 있는지 그녀는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사람이 없는 곳까지 그 상태가 유지됐다.

"후우... 다 왔다. 이제 저기로 들어가면 오른쪽에 술집이 하나 있을 거예요."

"상당히 비밀스러운 곳이네요."

"알 사람은 다 아는 분위기 맛집이죠."

이예나가 어서 오라는 듯 손짓을 했다. 옆에 딱 붙자 그녀가 더 몸을 밀착했다.

어깨가 닿을 듯 말 듯, 조금만 실수해도 손을 잡을 것 같은 거리였다. 뭔가 무안했는지 이예나가 대화를 시도했다.

"근데 오늘 저랑 약속있다고 그렇게 꾸미고 온 거예요?"

"머리 조금 만지긴 했는데 티 나나요?"

"많이 나죠."

"설마 대리님만큼 날까요."

"지금은 회사 밖이니까 이예나라고 불러요."

파격적인 대우. 그래도 나보다 나이가 많은데 이름을 생으로 부르기는 좀 그렇다.

"예나 씨?"

"너무 딱딱한데... 예나 누나."

"예나 누나."

"그거 듣기 좋네요."

그녀가 웃음을 흘리더니 앞을 가리켰다.

"가자, 우진아."

4